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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중인 결핵환자와는 접촉하지 말 것?

서정은
  서울시립대문병원 결핵과

  결핵의 전염원과 전염경로를 잘못 알고 있는 일반인의 생각 때문에
결핵환자들의 정상적인 생활과 취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확한 지식으로
결핵환자를 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나는 결핵을 전공하여 결핵전문병원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날마다 많은
결핵환자와 보호자들을 접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결핵환자들이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전염성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친구나
직장동료, 혹은 가족들로부터 소외를 당함으로써 질병 자체에 의한 신체적 고통
뿐만 아니라 정신적, 경제적으로도 무척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웠던 적이 많았다.
  가장 마음 아팠던 일은 폐결핵이라는 진단을 내렸을 때 대부분의 직장에서
취업에 불합격판정을 내리게 되어 신체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는 의욕왕성한
젊은이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여 실의에 빠지게 되는 경우들을 보았을 때이다.
진단서에 현재 결핵이라는 진단하에 투약받고 있지만 결핵균이 음성상태로 되어
전염력이 없으며 신체상태도 양호하여 직장생활에 지장이 없을 것이고, 결핵은
소정기간 투약 후 완치가 가능하다고 자세히 기록해주어도 채용해주는 직장을
별로 보지 못했다.
  또한 이미 취업중인 사람도 휴직(심한 경우는 해고까지)을 당하게 되어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우리사회에서는 이처럼
결핵이라는 진단명만 붙으면 치료과정이야 어떻게 되었든간에 무조건
직장에서는 휴직시켜야 하고 주위 사람들과도 일체 접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결핵환자들 중에는 병원에 입원후 보호자들이
면회 한번 오지 않는다거나, 병이 다 나은 후에도 가족들이 집으로 데리고
가기를 꺼려해 병원에서 마냥 집에 갈 날만 기다리고 있는 버림받은 사람들도
드물지 않게 생긴다. 심한 경우에는 식기마저 같이 쓰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잘못된 일들이 이토록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가장
큰 문제는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에서 뿌리깊게 전해져 내려온 결핵에 대한
잘못된 지식, 즉 결핵은 한 번 걸리면 평생 고치기 어려운 병이며 결핵환자
옆에는 가까이 가기만 해도 병이 옮아 자신도 그처럼 결핵환자가 된다는 인식이
만연되어 왔다. 그러나 이것은 효과적인 항결핵치료가 개발되기 이전의 오랜
옛날 이야기일뿐이다. 예전에 비하면 이제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질병 중 하나인 결핵에 대해서 이처럼 막연한
지식에 의거해 무조건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 모두가 결핵의
전염원과 전염로 등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림으로써 올바른 대처, 효과적인
예방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결핵의 주된 전염원은 현재 객담(가래)에서 결핵균이 배출되고 있는
폐결핵환자로서 그 전파경로는 환자의 객담중에 포함되어 있는 결핵균이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 혹은 말을 할 때에 공기중으로 배출되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가서 감염이 이루어지게 된다. 결핵에 걸린 시기는 대부분 결핵환자라고
진단받은 시점으로부터 1--2개월 전에 대부분 이루어졌다. 이는 결핵환자가
진단되기 전에 접촉한 사람들 중에서 감염될 사람은 이미 감염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말한다. 치료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감염이 상대적으로 적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결핵치료가 일단 시작되면 객담내 결핵균수는 급격히
감소하여, 치료시작 후 대개 2주일쯤이면 (객담에서 균이 나오는 환자라
할지라도) 전염성이 소실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 일단 치료를 시작한 후
2주까지는 격리시킬 필요가 있으며, 그 이후에는 전염성이 소실되었으므로 다른
사람과 접촉하여도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국민적 입장에서 결핵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결핵균이 양성인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여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결핵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무턱대고
접촉을 기피하는 것은 잘못된 지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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