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성골롬반병원 내과
당뇨병은 소변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다. 일단 요당이 발견되면
혈당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진료실에 찾아오는 환자 중에는 "요즘 몸이 피곤하고 체중이 빠진 듯하여
소변을 손끝에 찍어 맛보았더니 단 맛이 나는데 혹시 당뇨병이 아닙니까?" 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 당뇨란 소변에 당(포도당)이 섞여 나오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당뇨가 있으면 곧 당뇨병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자기병의 진단을 위해
손수 소변을 맛본다는 용기도 좋거니와 소변을 맛보는 일이야말로 가장 손쉽고
간편한 당뇨병진단법(?)이 아닐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요당과 당뇨병은
결코 같은 뜻이 아니다. 누렇게 반짝이는 것이 다 금덩어리가 아니듯이 요당이
있다고 해서 다 당뇨병을 가진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위해 당을 산화시킨다. 그러기 위해 우리 몸의 혈액 중에는 일정
범위내의 당도(혈당치)가 유지되어 활동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혈액속의 당이
끊임없이 몸 세포에 공급되어 신체활동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꺼번에
많은 설탕을 섭취하면 혈액중에 당농도가 급격히 상승하여 혈액중의 당농도를
조절하는 인슐린이라는 물질에 의해 당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전에 소변으로
당이 배설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는 설령 소변에 당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당뇨병은 아닌 것이다. 또 콩팥기능에 이상이 있어 당을 재흡수하지
못해 소변으로 내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소변에 당이 나오더라도
당뇨병은 아닌 것이다. 당뇨병은 위하다 혈당을 일정 범위내로 조정해주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여 공복시나 식사후의 혈당이 기준치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어 콩팥을 통해 당이 배설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변검사에서 당이 나타난다고 해서 무조건 당뇨병이라고 생각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당뇨병의 진단은 소변검사로 확진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공복시 요당이 발견되는 경우엔 당뇨병을 의심해 볼 수는 있으나 요당은
당뇨병이 아닌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요당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혈당검사를 하여 당뇨병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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