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미
단국의대 가정의학과
자신이 젊다고 해서 여러 질병이 피해가지는 않는다. 특히 요즘에는 고혈압이
점점 젊은 층으로 내려오고 있다. 스트레스와 과로가 심한 직장인들은 다시
한번 건강을 확인해야 한다.
어느 날 삼십대 중반의 젊은 남자분이 생명보험에 가입하기 위하여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건강진단을 받기 위하여 진료실을 방문하였다. 몇 가지
간단한 문진을 한 후 신체검사에 앞서 혈압을 측정하였는데 수축기 혈압은
170mmHg, 확장기혈압은 110mmHg정도였다. 혹시 흥분상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약 5분 정도 휴식을 취하게 한 후 다시 혈압을 측정했을 때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전에 혈압을 재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전에도 혈압을 잴
때마다 높다는 애기를 들었다며 "저는 원래 정상적으로 혈압이 높은
모양이예요. 이런 경우는 치료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 하고 되묻는 것이었다.
이 환자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며,
체중도 점점 늘어나서 전에는 정상이었는데 지금은 165cm정도의 키에
77Kg정도로 비만해졌고, 담배도 하루에 한갑 정도는 피우고 있었다.
이 환자의 생각은 이렇게 젊은 나이에 혈압이 높다는 것은 날 때부터 높은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고, 따라서 병이라기보다는 성격이나 외모 등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가지는 어떤 특징의 일부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잘못되고 위험한 생각이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에 의하면
고혈압은 젊은 연령층에서보다는 고령층에서 훨씬 더 만이 발견된다. 그러나
이것이 젊은 사람의 고혈압은 병이 아니고 나이 든 사람의 고혈압만이 병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은 그 자체로 심장이나 신장의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고,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또한 그 위험이 나이가 젊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혈압임이 확인되면 누구를 막론하고 정상혈압 유지를 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고혈압을 가진 환자의 나이가 젊은 경우 나이가 많은 환자보다 남은
생명은 더 길다. 따라서 고혈압과 관련된 질환으로 인하여 초래되는 괴로운
삶을 예방하기 위해 혈압조절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또 젊은 사람일수록
고혈압과 관련된 사망의 위험을 높이는 흡연이나, 정신적 긴장과 같은 요인을
갖기 쉬우므로 고혈압치료를 더 열심히 받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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