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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병은 전염병이다?

이봉구
  이피부과이원

  우리들이 알고 있는 피부병 중에서 실제로 전염되는 것은 얼마나 될까? 또
피부병환자는 자기 병을 감추고 스테로이드연고제를 남용하는 것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것을 명시해야 한다.

  얼굴에 하얀 반점을 보이는 할머니 한분이 근심스런 표정으로 며느리로
보이는 중년부인과 함께 진찰실로 들어오셨다. 멜라닌세포 결핍으로 발생하는
백반증으로 진단되었다. 이 병은 쉽게 치유되는 병이 아니므로 매우 고민이
되는 피부병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원인 및 치료법, 그리고 치유 가능성을
자세히 설명해 드렸더니 할머님의 표정이 상당히 밝아졌다. 두 분이 진찰실을
나간 잠시 후 중년부인이 조용히 상의드릴 것이 있다면서 다시 들어왔다.
손자들이 할머니의 피부병이 옮을까 걱정되어 같이 밥을 안 먹으려 하고,
할머니 방에 가려고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말 옮기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다. 나는 잘못된 지식 때문에 가족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할머님의 서글픈 처지를 안타까워하며 다시금 백반증은 전염병이
아니라는 것을 누누히 강조해야 했다.
  피부과의사는 이 병 옮기나요? 또는 수건을 같이 사용해도 되나요? 와 같은
질문을 흔히 듣게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남에게 옮기는 피부병은 극소수이고 옮기지 않는
피부병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일상생활 중 흔히 보는 피부병 중 전염력이 있는
것들은 어린이에게 많이 생기는 농가진과 같은 세균감염증, 수두나
단순포진(헤르페스)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증, 옴이나 머릿니 같은 기생충성
피부병, 입질이나 매독 같은 성병, 그리고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에이즈등이다. 이들 몇몇 전염성이 있는 피부병도 평상시 자기 몸을 청결히
하고 건전한 성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
  언젠가 피부와 전문의 시험에 특이한 문제가 출제된 적이 있다. 환자를
진료할 때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진찰할 때의 이점은 무엇인가? 우선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줄 것이고, 또 무엇보다 중요한 점으로서 의사가 직접 환부를
만지는 것을 본 환자는 스스로 자기 병에 대해 안도감을 느끼게 되어 숨기려
하지 않고 진료에 협조하게 되어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이 정답이었다.
  이처럼 모든 피부병은 전염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피부병환자를 무조건 멀리 하려는 잘못은 없어져야 하겠다. 또한 피부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자기 병을 감추지 말고 조기에 의사를 찾아 가서 정확한
진단을 믿고 적절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며,
그럼으로써 무분별한 스테로이드연고제 남용으로 인한 갖가지 부작용과
합병증을 줄일 수 있고, 혹시 전염성이 있는 병인데도 치료가 지연되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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