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llow my blog with Bloglovin FraisGout: 실수 투성이의 술자리 대화

실수 투성이의 술자리 대화

1. 술자리 대화시의 본심은 어디에 있는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

  하루 종일 회사에서 얼굴을 맞대고 있으니 술을 마실 때 정도는 편한 마음으로
혼자서 마시고 싶다. 혹은, 직장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 쓸데없는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상사와 마시는 것은 정말 사양하고 싶다고
말하는 비지니스맨이 많다.
  그러나 비지니스 사회에서, 퇴근길에 상사나 동료와 술을 마시는 것이 여전히
중요한 일이다.
  직장은 종적 서열이 지배하고, 원칙 발언이 엇갈리는 장이다. 그 딱딱함에서
해방되어 자신들의 본심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곳, 그것이 술자리이다.
  '조만간 한 잔 하지', '오늘 밤 마시면서 이야기하지', '자네와 한번 마실
기회를 만들어야지'등의 표현은 상사가 부하를 술자리로 불러낼 때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러면 술자리에서는 평소 들을 수 없었던 상대의 본심을 들을 수 있을
것인가? 또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과연 인간 관계가 깊어질 것인가?
  유 대리는 술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 탓에 그는 직장 동료나 상사와 일이
끝난 뒤에 술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 말수가 적은 사람이지만 술이 들어가게 되면
말이 많아진다. 자연스러운 자리이므로 그들을 목소리가 커지기도 하고, 때때로
불평을 말하기도 한다.
  일이 일단락 된 시점에서 과장이 자리를 만들어 유 대리는 동료 세 명과 함께
술을 마시게 되었다.
  유 대리는 과중한 업무 때문인지 술에 빨리 취해 버리고 말았다.
  "유 대리,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옆자리의 동료가 놀린다.
  "유 대리는 술을 마시면 얼굴이 밝아지고 말도 많아져 평소와는 딴판이잖아"
  아니나다를까, 유씨는 목소리를 높여 과장에게 불평을 말하기 시작했다.
  "과장님 이번일 말입니다. 판매 2과는 좀 이상하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하나?"
  "그렇게 생각하냐니요? 과장님도 알고 계시면서 어째서 말해 주지 않는 거죠?
과장님이 좀 더 분명한 태도를 취하셨으면 좋았을 것 아닙니까?"
  옆에 있던 후배가 '저어, 선배님, 그 이야기는 나중에'라고 하면서 말렸지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술자리니까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라고 과장님이
말씀하셨다구"
  유 대리는 이렇게 말하면서 계속 과장을 쏘아붙였다. 과장은 '내가 그랬나?
그랬어?'라며 듣기만 했다.
  다음 날 눈을 뜬 유 대리는 숙취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일도
일단락 되었기에 그는 그날 회사를 쉬었다. 다음 날 출근해서 과장에게 인사를
했는데 태도가 어딘지 모르게 서먹서먹한 것 같았다.
  '설마 술에 취해서 했던 말 때문은 아니겠지?'
  그러나 생각해 보자. 종적 사회인 비지니스 사회에서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가 즐기는 술자리'란 있을 수 없다. 그것은 상사를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일이다. 회사 일에서 떠났다고 해서 직함도 없어진다는 논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술자리도 예외는 아니다. 즉, 어떤 말을 해도 용서되고, 관대하게 보아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상사로서는 부하 직원이 터놓고 말해 주기를 바라는 반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곤혹스러움을 겪게 되는 것은 오히려 상사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유 대리는 이럴 때 어떻게 대처했을까? 그는 오후 세 시 정도에 과자를
사 가지고 와서 모두에게 돌리고
  "그저께에는 죄송했습니다. 피곤하기 때문에 술이 빨리 취해서 모두에게 폐를
끼쳤습니다.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했다. 그러자 모두들
  "술자리의 일이야. 마음 쓸 것 없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마음을 쓰고 있는 것은 과장 쪽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동안은 이쪽에서 가능한 한 밝고, 싹싹하게 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후 유 대리가 술자리에서 말을 조심하려 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신입 사원한테 관대하게 구는 것은 한 번만

  술자리에서 신입 사원이 경우 없는 행동을 하면 대부분의 상사들이나 선배들은
'재미있는 녀석인데', '원기 발랄한 것이 좋군'이라고 하면서 관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주의할 것이 있다. 그 관대한 태도는 처음 한 번에서 끝난다는
사실이다. 매번 그렇게 되면 '얄미운 놈이다'라는 평판을 듣게 된다.
  신입 사원 환영회에서 잘 보여 '믿음직스럽다'라는 소리를 들은 후, 망년회,
신년회, 친목 여행 등에서 평소의 딱딱함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경계하라. '편한 마음으로 술자리나 갖자'라는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나중에 호된 보복이 돌아온다.
  평소 까탈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던 부장이 술자리에서 '자네, 긴장은 좀 풀게.
한 잔 하지'라는 식으로 말해도 '저희 과장님의 잔소리에는 질렸습니다'라는
식의 불평의 말을 하게 되면 '이 녀석은 입이 가볍군'이라는 인식이 부장의
머리에 찍혀 버릴 수 있다.
  우리 나라 사람은 술로 인해 빚어지는 추태에 비교적 관용적인 편이다. 그러나
술자리는 분명 업무의 연장이다. 술기운에 인간의 본성이 나타나는 것이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실수이다. 당신을 지켜 보는
사람은 평소보다도 엄한 관찰력으로 당신을 지켜보고 있음을 기억하라.
  술자리를 선배나 동료간의 커뮤니케이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우선시 되는 것은 직장에서의 인간 관계에는 절도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학창 시절 친구와의 우정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술자리에서는 평소
직장에서의 교제 범위를 탈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술자리는 인물 평가를 하기 쉬운 장소

  김씨는 성격이 밝고, 일도 잘하며 술도 상당히 센 샐러리맨이다.
  어느 날 김씨는 과장, 계장, 그리고 동료 네 명과 함께 한 잔 마시면서
스스럼없는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김씨 맞은편에는 박 계장이 앉아 있었는데
그는 정년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동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군. 생각해 보니 자네들과도 앞으로 2년 후면
헤어지게 되는군. 좋은 기회니까 나에 대해서 평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면 거침없이 말해 주게"
  계장이 평소와는 달리 온순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김씨는 스스럼없이
말하리라 생각했다. 게다가 술이 들어가 있었던 탓에 김씨는 자신도 모르게 열을
내며 이것저것 말해 버렸다.
  처음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던 계장도 차츰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김씨의
말을 가로막았다.
  "자네, 그런 식으로 나를 보고 있었나? 그렇다면 나도 할 말이 있지. 자네는
어떤가?"
  계장의 호된 말투에 김씨도 울컥했다.
  "무슨 말씀입니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스스럼없이 말하라고 계장님께서 먼저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김씨는 계장에게 뒤지지 않는 큰소리로 대꾸했다. 나중에는 두 사람이 격렬한
말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동료가 중간에 끼여들어 그 자리가 무마되기는 했지만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남았다.
  다음 날 김씨는 자신이 너무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어 계장에게 정중하게
사과했다. 계장은 '아니, 나야말로 어른스럽지 못했어'라며 말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가 딱딱했다.
  상사는 술자리라 하더라도 부하의 행동을 은밀히 관찰하고, 마음속으로 점수를
매기고 있음을 기억하라. 특히 술이 들어갔을 때는 그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성격 판단을 하기가 더욱 쉽다고 상사들은 생각한다.
  동석하고 있던 과장은 김씨의 성질이 급하다는 것을 재확인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술자리에서의 말다툼은 이야기하는 상대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옆 사람의 눈에 당신이 어떻게 비치는가 하는 것을 백일하에 드러나는
결과를 낳는다.
  만일 이러한 일이 일어나 버렸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이때에는 자신의 행동을 과장에게 사과하고 동시에 조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술자리였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성질이 급한
제가 실수한 것입니다. 과장님께도 실례를 범했습니다. 계장님께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언제나 원기 발랄한 김씨가 착 가라앉은 분위기로 이렇게 말하면 과장도
다음과 같이 대답할 것이다.
  "자네의 혈기를 이해하나 앞으로는 자네의 생각을 80퍼센트 정도만 말하는
것이 좋겠네. 계장 쪽에는 내가 잘 이야기해 놓지.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 자네도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해지게. 특히 술자리에서 말이야"
  술자리에서 '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해 주게'라고 재촉 받은
경우에는 '그렇다면 솔직히 말하겠습니다'하는 말을 서두에 달아 둔다.
  이렇게 하면 상대는 무슨 말을 하려나 싶어 잔뜩 긴장하게 된다. 그 상태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것이 60__80퍼센트 정도만 얘기하라. 그 정도가 딱 알맞다.
처음에 '사실대로 말한다'라고 양해를 얻은 상태이므로 실제로 그만큼 강하게
지적하지 않아도 상대방은 스스로 자극 받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는 잘 말해 주었다고 자연스레 받아들일 것이며 말싸움 없이 끝날 것이다.
  술자리에서는 술기운 때문에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기 쉽다. 그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솔직히 말하겠다'는 한마디이다.


    "술버릇이 나쁘다"라는 평판은 지우기 힘들다

  의욕적인 사원,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회사에 대한 주문이다 불평이
많다.
  그런데 불평을 하는 상대가 부하 직원인 경우, 상사에게 그 불평은 듣기
거북한 것이 된다. 때에 따라 상사는 부하의 말을 '나한테 대들 생각인가?'하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부하도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술자리에서이다. 한 잔 술이 들어가게 되면 긴장이 풀리게 마련이다.
  어느 어느 과장은 어떻고, 어느 어느 부장은 이렇다고 하는 상사에 대한
험담은 술자리에서 항상 도마 위에 오르기 마련인데, 마음이 맞는 동료와
이야기할 때는 오히려 연대감을 깊게 해 주는 윤활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상대가 상사인 경우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상사와 같이
있을 때 자주 화제에 오르는 주제가 '회사의 체질'이다.
  윤씨는 술에 취해 회사의 우유부단함을 입에 담게 되었다. 그것은 일에 대한
그의 정열 때문이었다.
  "판매 중점 위주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워 놓고도 적극적으로 밀어 붙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없으니,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희 아랫사람들은 의욕을
잃습니다"
  "나도 답답하지만 갑작스럽게 무엇을 바꿀 수는 없겠지"
  "그게 저희 회사의 문제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윤씨는 취하면 입버릇처럼, '솔직히 말해서'라는 표현을 썼다.
  "관리직은 어째서 좀더 위에 압력을 넣지 못하나? 우리 회사가 이렇게
한심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런 회사에 들어오는 게 아니었다..."
  차분하게 듣고 있던 과장이 '이봐, 자네, 잠깐만'이라고 하면서 윤씨의 말을
막았다.
  "이런 회사에 들어오는 게 아니었다니, 말이 좀 심하군"
  "아니,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정말로 그렇게 생각됩니다"
  그것이 회사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었다 하더라도 회사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었다는 말은 분명 너무 지나친 표현이다. 이제까지 회사를 만들어 온 것은
다름 아닌 과장, 부장과 같은 사람들인 것이다. 윤씨 이상으로 회사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들에게도 크다. 그러므로 아무리 논리적으로 정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분이 불쾌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 '말이 지나치다'라고 생각되면 즉시 사과하라. '술버릇이
나쁘다'라는 평판은 가볍게 생각할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의 당신의
평판으로 낙인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낙인은 우선 인사 고과에 영향을 미친다. 동료, 상사가 멀어지고
커뮤니케이션이 없어진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사내에서 고립된 채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렇게 되면 만사 끝이다.
  만약 당신이 술자리에서 실수했다고 느꼈다면 술기운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다.
  "아, 죄송합니다. 정신없이 말하다 보니 말이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
대한 과잉한 정열을 가지고 있는 탓입니다"
  이런 식으로 사과하면 분위기는 눈 녹듯 풀릴 것이다.


    상사가 다니는 술집에서 불평 이야기는 금지

  최씨는 일이 겹치면 휴일에도 나와서 잔무 처리를 한다. 최씨가 맡은 업무
내용은 다른 부분과 관련된 것이 많고, 또한 기술 서비스 쪽이었기 때문에
거래처 방문으로 매일 뛰어다녀야 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앉아서 하는 일은
야근을 하거나 휴일에 하게 된다.
  그런 최씨를 지켜 보던 과장이 부장에게 '최씨가 잘 해 주어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라고 치켜올려 주었다.
  부장은 이사직을 겸하고 있어 평소 일반 사원과 접할 기회가 적다. 그 부장이
어느 날 야근을 하고 있던 최씨와 동료에게 '일이 대충 끝났으면 한 잔 마시지
않겠나?'라고 제안해 왔다.
  '부장과 함께라니, 거북할 텐데' 한순간 그렇게 생각했지만 상대해 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판단, 셋이서 밖으로 나갔다.
  술자리라 해도 부장과 함께인 만큼 최씨는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옆에 앉은
호스티스가 분위기를 잘 맞추어 주어 차츰 편안한 기분이 되었다.
  매일 일에 쫓기고 있던 최씨로서는 푹신푹신한 소파에 기대어 앉아 젊고
아름다운 호스티스를 상대로 마시는 술맛이 여간 각별하지 않았다.
  불평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신경 쓰면서도 김씨는 호스티스 상대로 거래처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술이 들어가자 최씨의 본심이 나오게 된 것이다.
  "A거래처의 부장은 잔소리가 많아서 자질구레한 자료까지 이것저것
지적하는데, 세상에는 별 째째한 사람도 다 있지. 아무것도 아닌 것은 가지고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말이야"
  일에 대한 불평을 평소에는 해 본 적이 없었던 최씨도 술이 들어가자,
자연스럽게 억눌렀던 감정이 터져 버리고 말았다.
  다음 날 과장에게 전날 밤에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보고하니, 과장도 기뻐해
주었다.
  "그래, 잘 했군. 그 클럽은 부장이 자주 가는 곳이지"
  들어 보니 어느 호스티스나 부장과 친한 모양이었다. 그 말을 들은 최씨는
갑자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1주일 정도 지난 어느 날 최씨는 부장의 호출을 받았다.
  "전날은 감사했습니다"
  "그것보다 자네는 술을 마시면 말이 많아지는 모양이지. 그 술집은 A사의
임원도 자주 이용하는 곳이야.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말이 좀 지나쳤다 싶었는데 그날 한 얘기가 부장의 귀에 들어간 모양이었다.
최씨는 묵묵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옆에 당사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험담이나 불평은 삼가 하는 것이 좋다. 어디에
귀가 있을지 알 수 없고, 특히 그러한 종류의 이야기는 전해지기 쉬운 것이다.
  다행히 최씨는 일 처리에 있어서 과장에게도 높게 평가받고 있었다. 이때
사과를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떨까?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완전히 마음을 놓아 버리는 바람에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인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방심했었습니다"
  주눅들지 말고 사과해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자신이 마음에 들어 하고 있는 술집에 대해서 좋게 말해 두면, 부장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에게 그런 기회가 온다면 그 자리에서 호스티스에게 '부장님은 자주
오십니까?'라고 물어 확인해 두는 것도 잊지 마라.

  술자리에서야말로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근무 시간 외의 시간에서까지 긴장하며 상사와 술을 마실 필요는 없다'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면서 상사가 함께 술이라도 마시러 가자고 해도 그냥 집으로
돌아가 버리는 젊은 사원이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부하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할 수 없는 상사도 곤란하지만, 술자리가 업무의 연장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젊은 사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그들은 비지니스 사회의
생리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
  어느 날 몇 번이나 방문했던 적이 있는 대기업의 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오늘밤 한 잔 하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그들은 작은 음식점에서 술잔을 나누고, 2차로 노래방에 갔다. 부장은
유쾌하게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렀다. 동석했던 미국인도 단 한 곡 알고 있는
우리 나라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박수 갈채를 받았다.
  부장은 아주 기분이 좋아져서 그의 손을 잡았고, 그날 밤은 늦게까지 마셨다.
  그런데 다음 날 그 부장이 K에게 전화를 걸어 그때까지 거절하던 계약에
응했다고 한다. 상당히 거액의 계약이었다. 그 계약을 체결한 미국인은 과연, 이
나라에서는 "술자리 커뮤니케이션이 필요 불가결하다"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그는 거의 매일 밤, 우리 나라 비지니스맨들과 술을 마시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그 자신의 캐릭터를 팔기 위함이다.
  우리 나라에서 술자리는 일의 연장이며 상거래뿐 아니라 사내 정보 교환,
포섭, 인간 관계 정리의 장이기도 하다.
  때때로 업무를 떠나 개인적인 관계로 술을 마시고 싶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때에도 술을 같이 마시는 동료는 회사 관계자가 많다. 그때, 술자리에서
갑자기 업무상의 화제나 상하 관계를 화제로 삼으면 오히려 욕을 먹을 수 있다.
술자리에서는 일 이외의 화제로 상대를 휘어잡아야 하는 것이다.


    업무 이외의 화제를 술자리에서 꺼낼 수 있나

  민 계장은 막 마흔 살을 넘겼으며 일 욕심이 대단한 사람이다. 고집이 세고,
명령조의 말투가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남을 잘 보살펴 주어 부하들이 많이 믿고
따른다.
  어느 날, 일이 끝나고 나서 여사원 두 명을 포함, 전부 일곱 명이 술을 마시러
갔다. 나갈 때 부장도 끼게 되어 평소와 달리 술자리는 떠들썩한 분위기가
되었다.
  작은 음식점에 여덟 명이 앉았는데 부장이 상석, 맞은 편에 민 계장이 앉았다.
  위스키와 얼음이 날라져 왔을 때, 민 계장은 두 여사원에게
  "자아, 둘이서 좀 따르지?"
하고 언제나처럼 명령조로 지시했다.
  그러나 부장이 말했다.
  "아니, 오늘은 내가 하지. 두 사람 다 가만히 있으라구"
  "우와, 정말이요"
  그녀들은 기쁜 듯이 환성을 질렀다. 부장은 사람 수대로 각각 잔에 얼음을
넣고 술을 따라서 돌렸다. 도중에 민 계장이 말렸지만 부장은 살짝 웃으며 들은
척도 안한다.
  이윽고 떠들썩하니 좋은 분위기가 되었다. 두 여직원의 목소리가 옆자리의
사원과 이야기하고 있던 민 계장의 귀에 들렸다.
  "부장님, 멋있다. 매너가 좋잖아. 사모님은 어떤 분이실까?"
  민 계장이 모두를 돌아보니 몇 명의 젊은 사원들이 부장을 둘러싸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화제는 도자기에 대한 것이었다. 민씨의 취미는 기껏해야
단 달에 한 번 볼링을 치는 것이 전부였다.
  '이래서는 내가 완전히 소외되어 버리겠군' 민감한 민 계장은 바로 눈치를
채고 자신도 부장과 젊은 사원들의 대화에 낄려고 무진히 애를 썼다.
  그 날은 정말이지 피곤했다고 민 계장은 말한다.
  "술자리는 업무의 장이 아닌 듯하면서도 업무의 장이다. 이 미묘한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술자리에서 소외되어 버리기 쉽다"
  마시는 것도 업무 가운데 하나이지만, 마실 때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도 때에 따라서는 중요한 술자리 매너임을 잊지 말라.


    술자리에서의 약속은 가능한 한 피한다.

  오 과장은 지금 근무하는 과에 온 지 1년이 된다. 실무적인 것은 베테랑인 유
계장이 처리해 주고, 상사인 부장도 호의적이어서 극히 순조로운 1년을 보냈다.
그러나 2년째가 되는 올해는 자기 나름대로의 방침을 표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유 계장이 그대로 남아 자신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는데, 그는 이미 이 과에서
5년을 보냈다. 이번 이동에서는 본인의 희망대로 다른 곳으로 보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인사 이동에 대한 검토 시기가 촉박해 있던 어느 날, 오 과장은 유 계장에게
술을 마시러 가자고 했다.
  두 사람 다 술을 좋아하는 편으로 오 과장은 본인 스스로도 술에 강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술을 마시기 시작하고 취기가 돌기 시작하자 오
과장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이제 곧 인사 이동이 있지 않나? 이 과에 5년이나 있는
자네도 발령의 대상이지. 그래서 오늘은 자네의 생각을 좀 듣고 싶네. 어느
부서로 가고 싶은가?"
  다른 부서의 이름을 바로 대면 과장도 별로 좋은 얼굴을 할 리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부서에 남는 것도 원하는 바는 아닌 유 계장은 조심스럽게
말했다.
  "특별히 희망하는 부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말하자면 판매 추진 1과에
가고 싶습니다"
  판매 추진 1과라면 회사에서는 제 1의 부서이다. '특별히 바라는 곳은
없다'라고 말하면서도 분명하게 부서명을 밝혔기 때문에 오 과장은 1년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래, 알겠네. 가능한 한 자네의 희망대로 될 수 있도록 내가 힘써 보지"
  과장이 된 지 1년, 부하에게는 가능한 한 흠이 잡히지 않으려고 오 과장은
무심코 약속을 해 버렸다. 술기운이 허세를 부리게 만든 것이다.
  이 한마디에 유 계장은 감격해서, '고맙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이며 기뻐했다.
  이렇게 되면 빼도 박도 못한다. 그 밤은 둘이서 코가 삐뚤어지도록 마셨다.
  다음 날, 부장이 부내의 과장들을 모아 회의를 열었다. 인사과에 제출할 이동
자료 작성을 위한 회의이다. 그 자리에서 오 과장은 유 계장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되도록 힘써 줄 것을 부장에게 부탁했다. 그런데, 부장은
  "그건 곤란해. 유 계장은 1년 더 그 부서에 남기로 했거든"
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유 계장은 이미 5년이나 있었으니 옮기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저도 힘써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 일을 어떻게 자네 마음대로 결정해서 약속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렇게 나오자 오 과장도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내가 유 계장에게 이야기해 보지. 유 계장이 남아 있으면 결국 자네에게도
좋은 일 아닌가?"
  동석한 과장들의 비웃음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오 과장은 머리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저를 위해서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가 다른 부서로
옮겨가더라도 지장이 없도록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제가 납득시킬 테니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회의가 끝난 오 과장은 유 계장을 따로 불러
  "미안하게 되었네"라고 사과하였다.
  "1년 더 여기에 남아 주지 않겠나? 부장님에게 자네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부장님은 내 마음을 이미 읽고 계시더군.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자네가 1년 더
우리 부서에 남아 있었으면 했거든. 미안하네. 1년 더 힘 좀 써 주게"
  술이 들어가면 허세를 부리게 되는 타입이 많다. 그러므로 술자리에서 약속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약속이란 술자리에서 했다고 해서 없던 일로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전력 회사에서 용지 교섭을 담당할 요원을 모집했다. 응모해 온 사람
가운데는 술이 세다고 자신해 온 사람이 많았다. 용지 교섭 일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술자리를 같이 해야 할 기회가 많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담당 부장은 술에 자신이 있다고 한 사람은 모두 탈락시켰다고 한다.
술자리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약속을 남발해 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술김에 한 "자네한테 맡기겠네"라는 상사의 말은 발뺌이라 생각하라

  조씨는 OA 추진실의 주임이다. 그러나 남의 말을 듣지 않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조 주임은 남의 말을 들어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버리는
경향이 있었다. 조 주임의 업무는 지점이나 영업소의 사람들과 접촉이 많기
때문에 그의 태도는 그 사람들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었다.
  그 점을 걱정한 과장은 현장 사람들과의 회합 때, 가능한 한 조 주임 혼자 내
보내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한 조 주임은 자신이
시스템이나 시스템화에 관한 설명을 잘하는데도 OA 추진 업무에 관해 전면적으로
일을 맡겨 주지 않는 상사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
  3일간의 외부 연수에서 돌아온 조 주임은 과장에게 의뢰를 받았다. 총무과가
사보에 OA 화 추진에 관한 특집 기사를 꾸미고 있으므로 현재 OA 화를 맡고 있는
지점 사람들과의 좌담 형식의 기사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과장이 말했다.
  "누가 어떤 부분을 분담할지는 2, 3일 안에 자네에게 알려주겠네"
  조 주임은
  '저한테 맡겨 주십시오'
라고 말하려다가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 날 퇴근할 때, 과장이 술이나 마시면서 연수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조 주임은 연수회에 대해 대충 설명하고, 사보 특집 건에 대한 말을 꺼냈다.
자신에게 일임시켜 주었으면 한다는 것, 업무에 정통한 자신이 적임자라는 것,
지점의 사무 담당자와도 이미 안면이 있다는 것 등을 조 주임은 열심히
설명했다. 그 동안 과장은 눈을 감고 가만히 듣고 있다가 조씨의 설명이 끝나자
대뜸 '자네한테 맡기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조씨는 내심 속이 다 시원했지만 그날 밤은 과장과 늦게까지 마시고
비틀거리며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조씨는 사보 특집 기사 업무에 착수했다...
  그렇다면 조씨의 판단이 과연 올바르다고 할 수 있을까?
  '자네한테 맡기겠네'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에게 일임하겠다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지만 그것은 경솔한 생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과장은 전혀 다른 소리를 할 수도 있다. 그때 조씨가
  "저한테 맡기시겠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라고 반론하며 과장은
  "맡긴다고 했지만 사전에 의논도 없이 마음대로 하라고는 하지 않았네"
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이 때, 상사와 말다툼을 하거나 '그렇습니까? 저는 이제
손을 떼겠습니다'라고 심통을 내면 '말버릇이 나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혀
버릴 것이다.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면서 상사가 부하에게 말하는 '자네한테 맡기겠네'라는
표현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사는 술자리에서 부하로부터 집요하게 추궁
당하거나 비판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하는 술의 힘을 빌려 설득을
시도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는 상사에게, '저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할말을 못하나 보지?'라는 인식을 갖게 만든다. 상사의 '자네한테
맡기겠네'라는 발언은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말인 것이다.
  이러한 때에는 '어제 이야기한 건에 대한 말입니다만'라고 해서 상사에게
기억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만일 '좋아, 해 보게'라고 하더라도 a.사전에
상담을 할 부분, b.그 때마다 보고할 필요가 있는 부분, c.최종적인 보고만을
필요로 하는 부분, 이 세 가지를 상사와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술자리에서 상사의 약속, 명령, 지시 등은 일상적인 업무의 범위 내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__술자리에서의 철칙이다.@ff
      2. 술자리 대화 매너의 상식


    남들이 옆자리에 앉기 싫어하는 네 가지 술버릇

  환송회, 송별회, 망년회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도 언제나 비어 있는
자리가 있다. 그 자리는 사람들이 모두 앉기 싫어하는 사람의 옆 좌석이다.
  과내에서도 베테랑이고 고참인 박 대리가 바로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다.
술자리에 늦어 자리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박 대리의 옆에 앉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박 대리의 옆자리는 늘 비어 있었다.
  그런 이유로 박 대리는 본인이 일어나 다른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박 대리는 술자리에서 특히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반면 일을 할 때에는 까탈스럽지만 '술만 들어가면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술이 들어 가면 밝아지고, 잘 떠들고,
남을 즐겁게 한다. 따라서 주위에 사람들이 들끊는다.
  박 대리는 직장에서는 업무에 정통하고 친절하기 때문에 주위에서도 믿고
따르고, 동료나 후배가 업무에 대한 것을 상담해 올 정도이다. 그러나
술자리에서만은 경원 당하고, 그의 옆으로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것은 술이 들어가면 박 대리의 말투가 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는 술이
취하기만 하면 남에게 신경 쓰지 않고 커다란 소리로 상대와 논쟁을 하곤 했다.
  술만 마시면 박 대리는 '그렇지만 말이야', '아니, 그것은'이라는 말을
연발한다. 상대는 비난당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되어, 그 말에 반박한다. 그러면
박 대리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큰소리로 맞받아 친다. 주위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는 것을 본인은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다.
  업무에 베테랑인 그는 주위 사람들의 업무 태도가 마음에 안들 때가 많다.
업무의 장에서는 그런 불만을 억누르고 있다가도 술이 들어 가면 박 대리는
그것을 터뜨려 버린다.
  설교나 충고는 듣는 사람에게는 듣기 괴로운 이야기다. 이러니 술을 마실 때는
즐거운 마음이길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박 대리는 거북스러운 존재인 것이다.
  상사에게 충고를 받는 것이라 얼굴을 찌푸리기도 어렵다. 표면적으로는 기꺼이
듣는 척을 하지만 '달갑지 않은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 비치게 되는 것이다.
술을 마시면 설교를 하게 되는 것은 고참 사원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술자리에서 남을 욕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것은 없다.
  큰소리로 따지고 들거나, 후배를 꾸짖거나, 알고는 있어도 실행으로 옮기기
어려운 정론을 들고 나오거나 해서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드는 사원이 있다면
상사는 '그 사람도 그 버릇을 고치지 않으면 안돼'라고 하면서 낮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술자리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사항을 들어보자.
  a.논쟁을 유발하는 말버릇에 주의할 것.
  b.설교보다도 후배나 동료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것.
  c.실패담 등을 끄집어내서 자리를 즐겁게 만들 것.
  이 세 가지가 포인트이다.
  술자리에서 소외당하면 직장에서도 소외당하기 쉽다. 특히 여사원들에게
'술버릇이 나쁜 사람'이라는 딱지가 붙게 되면 업무에서도 경시 당한다. 물론
술자리에서 '남자를 아주 잘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가슴이 아주
매력적이야'라는 식의 성적 폭언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논쟁을 좋아하거나 혼자 정의로운 척하거나 설교를 하는 것 외에 옆자리에
남들이 앉게 싫어하는 치명적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술주정이다. 악을 쓰고,
책상을 두드리며, 술을 엎지른다. 이러한 행동은 극도의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는 사람에게 많은데 이러한 사람은 따돌림을 받게 됨을 명심하라.


    거래처 사람에게는 겸손한 태도를

  접대는 우리 나라 비지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이다. 이는
직장 일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사원간의 술자리와는 다르다. 접대는 업무의
성과에 직결되는 것인 만큼 술김에 추태를 보일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그러므로 접대는 베테랑, 혹은 부장, 이사역 등의 상사들이 맡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거래처를 직접 담당하고 있을 경우 당신이 동행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거래의 성패 여부는 상사가 쥐고 있으므로, 당신은 보좌역이 될
경우가 많다.
  당신이 신입 사원일 경우 애를 먹게 되는데 신입 사원 혼자서 거래처 접대를
하게 되는 일은 없지만, 상사나 선배와 함께 가서 보좌역을 맡게 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으므로 접대 방법을 익혀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처음으로 접대 자리에 나가게 되면 선배, 상사가 상대방에게 당신을 소개할
것이다.
  "아, 올해 입사한 업무과의 M입니다. 이쪽은..."
  아마 상대는 붙임성 있게 한 두 마디 이야기를 할 것이다.
  "아, 어느 학교를 졸업하셨습니까?"
  이 물음을 상대방이 당신에게 던졌다면 상사나 선배가 대신해서 답할 수 있을
정도의 틈을 주는 것이 좋다.
  상대를 모르는 상태에서 너무 정직하게 대답하다가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불쾌하게 만들어 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상대가 학력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고 하자. 그럴 때, 당신이
냉정한 얼굴로 얼굴로 일류 대학 출신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치명적인 마이너스가
된다.
  혹은 거래처 상사가 막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자신을 내세우기 위해
  "저는 대학에 다닐 때 골프를 좀 배웠습니다. 한동안은 프로 골퍼가 될 까도
했었습니다만..."
  이렇게 대답했다고 하면 상대는 골프 자랑을 할 수 없게 되고 만다.
  이때 상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선배나 상사라면 재치를 발휘해서 상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지 않는 대답을 해 줄 것이다.
  또 상대와 이쪽이 같은 대학 출신이라든가 취미가 같다고 해서 우쭐해서는 안
된다. 그때에는 선배나 자신의 상사가 기분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 선배나
상사가 자신을 어떻게 소개해 주는가를 관찰하면서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파악해 재치 있게 행동할 수 있을 정도의 감성을 익히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중대한 계약이 채결되기 직전에
계약하려는 회사의 담당자와 그 상사를 접대하게 되었다. 베테랑 선배와 계약
직전까지 함께 노력해 온 신입 사원 차씨도 동행하였고 접대는 원활하게
진행되어 거래처 사람들의 기분도 상당히 들떠 있었다.
  하지만 차씨에게는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 있었다. 이미 두 시간이나 술을
앞에 놓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도, 일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골프 이야기나 세상
이야기뿐이다.
  그들은 1차를 끝내고 2차로 클럽에 갔는데 거기에서도 업무상 이야기는 아무도
하지 않았다. 모두 일에 대한 것은 잊은 듯 왁자지껄하다. 차씨는 선배에게 슬쩍
물어 보았다.
  "선배님. 계약에 대한 이야기는 끝났나요?"
  "쉿, 이런 자리에서 마구 입을 놀려서는 큰일나네"
  다음날 그 선배로부터 설명을 들은 차씨는 그때서야 납득을 할 수 있었다.
우리 나라 비지니스 사회에서 통용되는 접대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접대 자리는 비지니스다워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젯밤 같이 상대방이 비지니스에 대해서 한마디도 꺼내지 않을 때에는
접대를 받고 즐거워 해주면 이미 OK표시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아. 섣불리
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서 기분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구. 언제나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접대는 저쪽이 즐겨 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 있는 거야"
  이후  접대에 함께 참여하게 되면, 차씨는 자신이 정한 방침에 따라 행동한다.
그것은 a.보좌역에 충실히 임해서 쓸데없이 입을 놀리지 않는다, b.선배나
상사에게 지시 받은 일은 틀림없이 실행한다는 것이었다.


    술김에 한 말다툼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 것

  술자리에서 상사와 말다툼을 한 다음날은 솔직하게 사과하라고 앞에서
지적하였다. 이 때 상대가 '기억이 안 나'라고 얼버무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젯밤은 죄송했습니다. 술에 취해서 건방진 소리를 한 것 같습니다"
  "응, 무슨 말이지?"
  "저, 주임님에게 말대답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랬었나? 나는 생각이 안 나는군. 나도 많이 취했었거든"
  그러나 이때는 상대방이 그 전날의 일을 99퍼센트 기억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특히 언쟁을 벌였다면 상대는 반드시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깊이 캐는 것은 금물. 상대는 이미 양해를 했다고 생각하고 '어제
일은 그렇고, 언제 한번 함께 마시러 가죠'라고 말하면 그것으로 일단락 된다.
  일반적으로 술에 취하면 상대방도 자신과 같은 정도로 취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윗사람의 경우는 그 나름의 자각과 책임이 있기 때문에
취해 보여도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나쁜 상황인 경우,
고의적으로 취한 척하는 연기파도 있으므로 평소 취하면 어떠한 입버릇이
나오는지, 주량은 어느 정도인지 정도는 알아 두기 바란다.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기 전에 '얼었습니다'라고 스스로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그래도 여유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로 얼어 있을
때에는 그런 말조차 나오지 않는 법이다. 술도 마찬가지여서 '상당히 취했는
걸', '완전히 취했다구'라고 말한다면 완전히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해도
틀림없다. 오히려 '아직 안 취했어', '저는 취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취해 있는 것이다. 자신이 이러한 말을 하기 시작하면 '이쯤에서
그만두자'라고 마음을 다져 먹으라. 결국 즐겁게 술을 마실 것인가, 말다툼을
해서 후회를 남길 것인가가 이때 정해지기 때문이다.
  만일 상사가 이 말을 했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 '갑시다'라고 제의하는
것이 좋다.
  상사가 뭐라 건 마음을 굳게 먹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 현명하다. 다음날
출근해서 얼굴을 마주했을 때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라. 상사는 내심
반성하고 있을 것이다.


    술을 마시자는 상사의 제안을 거절하려면

  어떤 회합이건 술자리에는 반드시 얼굴을 내민다는 소리를 듣는 과장이 있다.
언제 가자고 해도 거절하는 일이 없다. '몸이 잘도 견디어 내는군'이라고 하며
주위 사람들은 놀란다. 게다가 그는 술을 마시고 늦게 돌아가는데도 아침 일찍
출근한다.
  도대체 어떠한 비결이 있는 것일까?
  "실은 요령을 피우고 있는 거지요. 첫째, 저의 철칙은 술자리에 오래 있지
않는 것입니다. 잠깐 얼굴을 내밀고 시끄럽게 떠든다는 인상을 주고는 타이밍을
잘 포착해 재빨리 자리를 떠나는 겁니다. 모든 회합에 나가게 되면 내 몸 역시
견딜 수가 없어요. 사내에서도 눈에 띠는 모임이나 중요한 집회에는 반드시
출석해서 자신을 인상 지워 두는 것입니다. 나머지 작은 회합은 업무를 이유로
해서 거절합니다. 이렇게 하면 이상하게도 내가 어떤 모임에나 반드시 출석하는,
사교성이 좋은 남자라는 인상을 주게 되더군요"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은 거절도 잘한다. 반대로 늦게까지 상대해
주고 있으면서도 거절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교성이 나쁜 사람'이라는 나쁜
평판을 듣게 되는 사람도 있다.
  과장은
  "맡긴다고 했지만 사전에 의논도 없이 마음대로 하라고는 하지 않았네"
라고 얘기할 수도 있다. 이때, 상사와 말다툼을 하거나 '그렇습니까? 저는 이제
손은 떼겠습니다'라고 심통을 내면 '말버릇이 나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혀
버릴 것이다.
  일반적으로 술을 마시면서 상사가 부하에게 말하는 '자네한테 맡기겠네'라는
표현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상사는 술자리에서 부하로부터 집요하게 추궁
당하거나 비판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하는 술의 힘을 빌려
설득을 시도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태도는 상사에게, '저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할말을 못하나 보지?'라는 인식을 갖게 만든다. 상사의 '자네한테
맡기겠네'라는 발언은 그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말인 것이다.
  이러한 때에는 '어제 이야기한 건에 대한 말입니다만'라고 해서 상사에게
기억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만일 '좋아, 해 보게'라고 하더라도 a.사전에
상담을 할 부분, b.그 때마다 보고할 필요가 있는 부분, c.최종적인 보고만을
필요로 하는 부분, 이 세 가지를 상사와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술자리에서 상사의 약속, 명령, 지시 등은 일상적인 업무의 범위 내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술자리에서의 철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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