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llow my blog with Bloglovin FraisGout: 제4장 냄새 탐색기

제4장 냄새 탐색기

    현대인의 후각과 냄새
  바닷물의 냄새나 만발하게 피어서 흐드러진 봄날 꽃밭의 향기로운 냄새, 라일락이나 장미
의 달콤한 향기, 소나무숲이나 건초의 향기로 둘러싸인 여름밤... 우리들을 둘러싼 이러한 자
연의 선물보다 더 근사한 것이 있을까? 이러한 냄새 중에 어떤 것은 가끔 부지불식간에 우
리들에게 익숙해진 것도 있고 도 익숙해지지 않은 것도 있다. 이러한 냄새는 우리들을 흥분
시켜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신선한 느낌을 주며, 우리들의 기억에 멋진 추억이나 즐거운
연상을 일깨워서 인간생활에 정서가 넘치도록 해준다.
  도대체 지구상에 있는 어떤 생물이 처음으로 자기 주위로 다가온 특수한 화학물질의 분자
를 감각할 수 있었는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지구에서 일어난 생명의 발생과 진화
라는 위대한 역사를 펼쳐보면 최초의  눈이나 귀가 나타나기 훨씬 전에,  즉 동물이 요람의
땅인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기 훨씬  이전에 그 일이 일어났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유명한 미국 과학자 L. 미린 및 M.미린은 후각이  다른 모든 감각에 우선했고 그에 의해서
동물은 먹이나 이성의 존재, 위험이 접근하는 것을 멀리서도  감지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각과 냄새의 연구에 권위가 있는 캐나다 R.H.라이트도 이 견해에 동의한다.
  물론 현대인의 후각은 동굴 생활을 하던 우리들의 먼 조상의 후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
다. 현재 우리들은 사냥하러 나가서 영양이라든가 무서운 적인  호랑이나 사자의 냄새가 어
디에서 나는 가를 구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몇백만 년이라는 진화의 과정에
서 자연은 인간에게 예민한 후각을  남겼다. 현대의 과학기술이 아무리  진보했다 하더라도
미량의 유기물이 섞인 것을 감각하여 결정하는 능력 면에서는 인간의 코 보다 뛰어난 측정
장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50cc의 공기 중에  겨우 100조분의 2그램의 스카톨이 존재한
다 하더라도 우리들은 그 냄새를 감각 할 수 있다. 또 스밀렌의 냄새가 나는 이오논(ionone:
단환식 세스퀴테르펜에 속하는 케톤으로 무색의 액체, α,β의 두 종류가 있는데 각각  비등
점이 다르고 민들레꽃 냄새가 나며 irone의 대용품으로 쓰임.  분자식은 C13H20O 임)이 공기
중에 30억분의 1만 있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냄새를 맡을 수가 있다.
  아침과 저녁은 인간의 후각이 예리해진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침식사
를 마치면 후각은 현저하게 저하된다. 또 후각은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 쪽이 냄새에 민감한 법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쪽 콧구멍이 오
른쪽 콧구멍보다 더 냄새에 대해서 민감하다는 사실이다.《나는 주변의 세계를 어떻게 감각
하는가?》라는 제목의 유명한 책을 쓴  맹인에다 벙어리인 올 리가 스콜로호드와는  집안에
들어설 때 냄새로 그 집에 누가 있는가를 정확하게 맞출 수가 있다고 한다.. 어느 날 그녀는
선생님 집에 새로운 신문 대신에 낡은 옛날 신문이 배달된  사실을 냄새로 알아냈다. 또 동
일한 방법으로 행길에서 그녀가 알고 있는 여인을 구별했다.
  장님에다 귀머거리의 삼중고를 극복한 유명한 헬렌 켈러 여사는 체취로 많은  친구들이나
방문객을 구별할 수 있었다. 인간은 훈련이 되면 많은 후각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그러
나 한편으로는 후맹이라고 해서 일정한  냄새를 전연 맞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천 명
중에서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은 스컹크의 고약한 냄새조차도 맡지 못한다. 모든 종류의 냄새
를 맞지 못하는 신천성 백피증인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의  모발은 백발 또는 금발인데 홍
채나 후각기관에 보통 사람들처럼 황색 색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계에는 수십만, 수백만 종류의 냄새가 있다. 문헌에 의하면 보통사람은 그 중에서  수
천 종류의 냄새를, 또 전문가는 수만 종류의 냄새를 구별할 수가 있다고 한다. 이와같이  방
대한 구별능력을 지닌 감각은 다른 데는 없다. 그처럼 많은 냄새를 감각, 식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후각 계통의 정보용량이 크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자연도 이점을 고려하였다.. 우
리들의 후각은 비강 깊숙히 있는 두 개의 내비공에 집중되어  있다. 그 곳에는 뇌의 하부와
연결된 후세포(후세포: 후각기로 냄새의 화학적 자극에  작용하는 감각세포. 지지세포, 기저
세포와 함께 비강 상부에 점막을 형성하여 한쪽에 몇 개의 후모가 있고 다른 쪽은 후신경에
이어져 있음)는 점액을 분비하는 얇은 막에 의 해서 옆을 통과하는 공기로부터 보호받고 오
염되자 않게 된다. 후세포의 집합 - 후상피 - 의 면적은 5평방센티미터로 망막의 면적과 비
교하더라도 훨씬 넓다. R.H 라이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주목하지 않으면 안될 것
은 감각수용면이 노출된 신경 자체라는 사실이다. 눈에는 신경과  외부 환경 사이에 수정체
가, 그리고  귀에는 고막이 있다. 냄새를 맡을 때 우리들은 외부 환경과 가장 직접적으로 접
촉하고 있는 셈이다."
  각각의 후신경의 일단은 후상피 표면의 점막층에 펴져서 약간  노출되어 있다. 그 끝에는
여러 개의 후모가 존재하는데, 이것은 분비선에서 끊임없이 공급되는 점액으로 축축히 젖어
있다. 이 후상피가 바로 냄새를 내는 분자와 신경세포가 접촉하는 접촉면이다. 후신경의  한
쪽 돌기 - 축삭은 사판의 소공을 통해서 뇌의 전단부로 뻗어있다. 이 축삭의 수효는 1억 개
에 달한다. 덧붙여서 말하면 시신경의 신경섬유의 수는 10만 개. 청각 신경의 신경섬유는  8
만개이다.
  좌우의 후와 속에 있는 이 축삭은 뇌의 각각의 측에  대응하는 후구를 향해서 모여 있다.
후구에는 약 2,000개에 이르는 사구라 부르는 소구가 포함되어 있다. 이 사구와 약 25,000개
의 후세포가 연결되어 있다. 후구와  뇌의 후각중추와는 쌍축신경으로 결합되고  이 사이에
일차 감각수용기인 후상피에서 정보가 종합되어 처리된다고 생각되어진다.
  파이트는 거듭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외에  후상피의 일차수용기면과 뇌의 후각중
추와의 사이에는 단지 한 개의  시냅스가 존재할 따름이다...주위 환경과  이 이상 밀접하게
결부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또 빌프레드 루글로스 클라크는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후구는 진화라는 입장에서 보면
변연부에 돌출한 대뇌반구의 일부분인데, 그것과 후각 수용기와의 직접 결합은 진화의 입장
에서 보면 척추동물에게는 대뇌반구가 우선 후각기관으로써 발달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우리들 인간의 냄새 분석기는 1초의 몇 분의 1이라는 단시간 내에 냄새를 수용해서 식별
한다는 또 하나의 극히 중요한 장점을 갖고 있다. 현대 화학공업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이것
은 초고속 분석이다. 물론 인간이 자신의 코를 소홀히 다루어서 그것이 망가뜨려 버리는 일
은 결코 생각하지 말아야지 매일 담배연기와 담뱃진 투성이에다가, 가솔린 냄새로 마비시키
고, 각종 화학제품으로 중독시킨다면 이러한 냄새 분석기는 그다지  유용하게 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예리한 후각을 지닌  데다가 자신의 코를 소중히 하는  사람은 매우 많은
냄새 뿐만 아니라,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라면 놓쳐버릴 그런  냄새의 미묘한 뉘앙스까지도
구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향수 조향사가 그 한 예다.
  향수 조향사는 진귀한 직업이다. 인간에게 유쾌한 느낌을 주는  그런 향기를 가진 향수를
조합하는 것이 업무다. 바꾸어 말하면 향수 조향사는 예술가이다. 그러나 단지 향료의  분야
에서만 예술가이다. 그들의 작업장은 향료가  들어있는 병을 일렬로 늘어놓은  말굽 형태의
책상인데, 이것은 화가에게 있어 팔레트와 같은 것이다. 향수 조향사의  주요한 '생산용구'는
자신의 코다. 그러나 향수를 조합하는데는 민감한 코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향수 조향사는 화
학에 관한 지식과 후각에 대한 기억이라는 이 두 가지를  겸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향수 조
향사를 양성하는 학교 따위는 전세계에 한 군데도 없다.  향수 조향사는 화학계열의 대학을
졸업한 후 강습을 받고, 거기다가 수십  년을 현장에서 경험을 쌓지 않으면 안된다.  냄새에
대한 기억은 다른 기억과  같이 끊임없이 훈련해야  하며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된다. 항상
300개 이상의 냄새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코를 소중히 여겨서, 감기  특히 코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 하고 후각을 저하시키는 음식물을 먹지 않도록 한다. 또 독한 음료수 - 술 -를
마셔서는 안되고 어떠한 경우에도 담배를 피워서는 안된다. 초원, 과수원 거기다가 소나무숲
의 냄새가 넘치는 기적의 향수를 조합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이런 것들을 잘 지킨 덕택이
다.
  기적의 코를 소유한 사람으로 향수 조향사 뿐만 아니라 술  감정사도 있다. 뛰어난 술 감
정사는 각 나라에 문자 그대로 아주 조금밖에 없고 그 이름은 같은 분야의 동료들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저명한  물리학자인 폴 랑주방은 한편으로는  훌륭한 술
감정사였다. 과학의 계획화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 석상에서 P. L. 카피차는 다음과 같은 에
피소드를 소개했다.
  1925년 취리히에서 열렸던 학회에서 점심을 먹기전에 랑주방은 와인을 마시고 그 맛과 향
기, 그 와인의 이름뿐만 아니라 양조된 연도가지 정확하게 맞췄다. 그는 자타가 공히 인정하
는 술 감정사로 때로는 물리학에서 이룬 업적보다 술 감정사라는 것을 더 자랑스러워했다.
영국 브라이트 시에 사는 베티 메디슨 양도 예리한 코를  갖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아주 깨
끗해 보이는 병에 남아 있는 비누, 버터, 파라핀 냄새를 즉각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후각은 발달됐다. 그녀의 근무처는 레모네이드 공장인데 1년에 약 17만 본의 병을 냄새맡아
서 레모네이드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냄새가 남아 있는 병을 한 병도 놓치지 않았다.
 
    동물들의 행동과 냄새
 현대인에게 있어서 예리한 후각은 어느새 일종의 사치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동물의 세계에서는 후각은 시각이나 청각과 동일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동물이
라 하더라도 냄새의 구름에 '둘러싸여' 있고, 이 구름이 마치 동물의 몸을 확대시킨 듯한 모
양이 되어, 그 때문에 멀리서도 그 동물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맹수는  땅거미
가 져서 어스름 할 무렵 짐승을 습격할 경우에는 우선 코로 그 범위를 정해놓은 다음에  사
냥감을 습격한다. 후각은 맹수의 부족한  시각을 보충하여 숨어있는 사냥감을  찾아낼 뿐만
아니라 적과 아군을 식별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풀이나 유충을 먹고사는 물고기도 후각을 이용한다. 그 일례는 거의 시각을 상실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먹이를 계속 포획하고 있는 늙은 잉어에서 볼  수 있다. 눈이 거의 퇴화되
어 버려서, 진흙 속이나 동굴 같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사는 동물이나 고등어, 대구 등의 물
고기도 그렇다. 이런 물고기는 먹이를 얻기 위해 주로 후각에 의존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
둥이가 긴 해오라기라는 새는 이런 물고기의 예민한 후각을 능숙하게 이용한다. 해오라기는
얕은 여울에서 무릎가지 물에 잠긴 채 서서 날개로 두세 번 수면을 탁 친다. 그러면 날개에
서 냄새가 강한 지방분이 흘러간다. 그로부터 잠시 후에는 한쪽 다리로 서서 냄새에 끌려서
떠올라온 물고기를 기다렸다가 긴 주둥이로 잡으면 되는 것이다.
  물고기의 후각기관은 육상동물의 '코' 하고는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물고기는 불순물이나
혹은 물에 녹아 있는 물질의 냄새를 물을 맛봄으로써 비로소  알 수가 있다. 때문에 물고기
의 후각기관은 미각기관과 함께 입 주위나 입술에 있다. 어떤 종류의 물고기에는 이들 기관
이 지느러미, 때로는 몸 전체에 분포되어 있는 일조차 있다.
  몇 년 전 과학자들은 각종 물고기의 피부에 피부세포와는 전혀 다른 방추상의 세포가 포
함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기묘한 세포가 주변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받는 화학
적인 수용기 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가설을 발표하였다.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니 이
가설이 맞았다. 칼라아브라바야의 아가미 딱지와 아가미에  접한 피부부분에서 발견된 방추
상의 세포가 신경섬유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 세포의 말단은 그저 약간 피부
표면에서 돌출되어 있다. 그리고 이 세포는 물고기가 미각을  감지하는 세포와 구조가 매우
비슷했다.
  곤충은 매우 예민한 후각과 근사한 냄새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다. 그들은 지상이나 공중
에서 냄새를 내뿜는 목표나 자기 집에 있는 개체의 특별한  냄새를 기억하고 있다. 예를 들
면 동일 종족에 속하는 개미는 촉각으로 감지한 냄새로 서로를 구분한다. 그리고 혹시 다른
곳에 사는 개미가 자기 집에 침입하려고 하면 당장 죽여버린다. 다른 종족 개미의 추출물을
바른 개미는 동료들에게 살해당한다. 꿀벌도 냄새로 꿀이 많은 꽃을 발견하나. 뒤웅박벌, 투
구벌레, 특히 흰개미는 먹이 저장소나 이사갈 장소로 가는 길을 나타내기 위해 특수한 냄새
가 나는 물질(페로몬,pheromone)을 분비한다. 모기나 파리매는 인간이나 커다란 포유동물을
냄새로 찾아낸다.
  많은 곤충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냄새는 성적인 매력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된다. 예를 들
면 산누에 암컷 한 마리가 125마리의 수컷을 모은 경우가 알려져 있다. 수컷들의 일부는 창
문을 닫아버리니까 이번에는 굴뚝을 타고 들어왔다. 제이콥슨이 이끄는 미국 농무성 곤충부
팀은 30년에 걸친 연구 끝에 1960년에 50만 마리의 마이마이나방의 암컷으로부터  20밀리그
램의 성 유인물질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것을 '지브톨' 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마이마이
나방의 암컷 한 마리는 1만분의 1밀리그램의 지브톨을 만들어  낸다. 많은 수컷을 유인하는
데도 이만큼의 양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짝짓기가 끝난 후의  마이마이 나방의 암컷은 주변
공기 속에다 지브톨을 분비하는 것을  멈춘다. 이상과 같이 성  유인물질은 수컷에게 "여기
성적으로 완전히 성숙한 미혼의 암컷이 있다."는 신호가 된다.
  냄새는 그 발생원이 존재하는 곳이 때로는 며칠 동안이나 남아 있기도 한다. 이것은 동물
이 다른 동물에게 남긴 일종의 '편지'이다. 많은 종류의  동물들에게 냄새에 대한 감각이 이
상하게 발달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여러 가지 복잡한 조건 아래에 있다 하더라도 동물
이 위치를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냄새가 미묘하고도 상세한 정보를 가져온다는 결론이 나
온다. 그것은 경찰견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경찰견에게 범인이 지닌 물건의 냄새를
맡게 하면 많은 사람들 중에서  범인을 찾아낸다. 냄새를 추적할 때  개는 인간이나 동물이
지상이나 공중에 남긴 뭔가 실재하는 것을 지각한다. 개는  발자국, 자동차의 흔적, 발에 밟
혀서 부러진 풀 따위의 흔적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탐색의 주요한 수단은 후각이
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경우가 알려져 있다. 트빌리시 시 교외에 차브라라 부르는 목양견
이 있었다. 그 개의 주인이면서 가장 친한 친구는 국민학교 2학년 학생인 산드로였다.  어느
날 콜호지의 의장인 산드로의 아버지는 산 속에 있는 목장으로 차브라를 파견해 달라는 부
탁을 받았다. 양치기가 차브라를 데려가려고 왔다. 그리고 겨우 산드로에게서 차브라를 떼어
서 자동차에 싣고 산 속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목적지에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차브라는 끈
을 끊고 도망쳤다. 그 곳에서 산드로가  살고 있는 마을까지는 산을 넘고 골짜기를  오르고,
물이 불은 개천을 건너고 낯선 사람들이나 개가 있는 마을들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될 먼 거
리였다. 덮개를 씌운 자동차 안에 있었기  때문에, 물론 도중에 바깥 풍경을  볼 수도 없다.
청각도, 미각도, 접촉감각도, 그리고 운동감각 등. 어떠한 정보도 차브라에게  주어지지 않았
다. 어쨌든 차브라는 그 곳까지 길을 달려온 것이 아니라 차로 운반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
리고 이틀 후에 상처투성에다가 여위어 초라해진 차브라가 주인 곁으로 되돌아 왔다.
  많은 물고기에게도 냄새는 길잡이 별의 역학을  한다. 그 좋은 예가 연어이다. 봄이  되면
냇가에 알에서 깨어난 수십억 마리의 연어 치어가 나타난다. 곧 치어는 냇가를 떠나 바다로
나간다. 그리고 바다를 몇천 킬로미터나  헤엄쳐 돌아다니다가 몇 년후  (종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2년에서 7년 후)에 소년시절을 보냈던 고향의 냇가로 놀랄만큼  정확하게 되돌아 와
서 그 곳에다 알을 낳는다. 미국의 해양생물학자 아서 하슬라가 실시한 많은 실험결과 연어,
송어가 고향의 냇가로 되돌아오는 것은 '귀소본능' 이라든가 미비의 제 6감적인 감각 때문이
아니라 후각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어, 송어 같은 부류는 냄새에 대한 뛰어난
기억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기나긴 여행을 출발할때 물의  냄새가 어떻게 변하는가를 기억
하여 그 코스의 '냄새의 곡선'을 작성한 후 실제의 거리를 그것과 비교하면서 고향의 냇가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곤충 중에서는 냄새로 정위의 거리 기록을 세우는 것으로 쓰메아카나가히라다다무시가 있
었다. 몇 년전 캘리포니아에서 12만 톤의 석유가 불타버린 일이 있었다. 이 화재 현장을  목
표로 쓰메아카나가히라다다무시의 대군이 날아들었는데, 도처에  머물면서 때로는 구경꾼에
게까지 달려들었다. 이 곤충이 사는 침엽수는 가장 가까운  곳이라 하더라도 화재 현장에서
8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다. 화재연기 속에 들어 있던 어떤 물질이 이 곤충을 유인했는
가는 알 수 없으며 확실히 밝힌다는 것은 극히 어렵다. 그러나 담배 연기 역시 이 쓰메아카
나가히라다다무시를 유인하는데, 축구 시합을 할 때 때때로 팬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
종 있다.
  이상 각종 동물의 후각기관의 구조나 기능에 대해서 기술했다.  그러나 더욱 확실히 하기
위해 살아있는 냄새 탐색기의 정교함과 놀랄만한 선택성, 감도를  말해주는 몇 가지의 사실
을 들어보자. 보통 집지키는 개라 하더라도 50만 종류에 달하는 냄새를 식별한다. 예를 들면
개는 1cc의 공기 중에 유산균 분자가 9,000개를 넘으면 그 냄새를 감지한다. 더욱 자세히 비
교를 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보면 공기 1cc 속에  들어있는 분자는 268×1017개라는 방대한
수에 달한다. 따라서 3.36×10-16의  농도이면 개는 유산균을 감지한다.  이렇게 감도가 높은
이유는 개의 후각기관의 구조에 있다. 대구과의 한 종류의  물고기도 매우 예민한 후각기관
을 갖고 있다. 이 물고기는  몸길이 6센티미터의 작은 물고기가 5분  동안 헤엄치고 있다면
그 물이 흘러내려오는 장소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이  물고기의 '코'는 100미터 떨어진 곳에
서 새가 앉았던 풀밭뿐만 아니라 15분 정에 그 새가 앉았던 장소에 사냥꾼을 안내하는 세터
(영국산 사냥개)의 코에 맞먹는다.
  또 보통 파리는 3만 종류에 달하는 화학물질을 후각기관으로 식별 할 뿐만 아니라 그  개
개 종류에 대해서 확실하게 반응을  나타낸다. 그러나 후각기관의 감도라는  점에서는 개도
파리도 산누에나방을 당해낼 수 없다. 과학자들이 이 나방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우선 산누에나방 암컷한테서 수컷을 떼어논 후에 수컷에게 페인트로 표시를 했다.  그
다음 수컷을 작은 바구니에 담아서 여러 군데로 이동시킨  후 바구니에서 내놓았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일까? 30분도 채 지나기 전에 표시를 한 최초의 수컷이 암컷이 들어 있는 바구
니로 되돌아왔다. 이 수컷은 5킬로미터의 거리를 날아왔는데, 개중에는 11킬로미터나 날아온
수컷도 있었다. 계산 따르면 이 정도 떨어지면 공기 중에는 암컷이 만든 성 유인물질은 1입
방센티미터의 공기중에 겨우 한 개의 분자밖에 없다. 겨우 이  한 개의 분자에 불과한 냄새
가 수컷에게 먼 거리를 날아서 정확하게 암컷이 있는 곳으로 인도하는 등대의 역할을 한 것
이다.
  곤충은 또 하나 매우 흥미있는 후각의 특질을 갖고 있다.  곤충은 대상에 닿지 않고도 촉
각을 그 대상 위에서 움직이는  것만으로 그 형태를 알아낸다. 이에  대해서 인간은 아무리
냄새를 맞아 보아도 냄새를 내는 물체가 어떤 형태를 하고 있는가를 알아 맞출 수가 없다.
 
    인공의 '코'를 개발한다
  지금까지 인간이나 동물의 후각기관을 자세하게 언급한 것은 몇억년에 걸친 진화의  과정
에서 완성된 이들 기관에는 그것을 모방해서 인공적으로 후각장치를 개발할 무한한  가능성
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주선이 랑데부하는 것과 약간의 성 유인물질의 분자
에 이끌려서 산누에나방의 암컷과 수컷이 만나는 경우와는 정말 비슷하지 않을까? 여기에는
문자그대로 모든 것, 즉  정보처리장치, 유도장치나 자기조준장치에  흥미가 솟는다. 예컨대
냄새가 공기 속나 물 속에서만 신호로 이용될 수 있고 우주공간에서는 사용될 수 없다고 무
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 냄새 '레이다'는 많은 부문에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80킬로미터나 떨어진 먼 거리에서 화재 현장으로 날아온 나방의  후각
기관을 모방한 장치를 ask든다면 원격식 화학화재 경보장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인
공 후각기관은 각종 화학공업부문에 다시없는 소중한 장치가 될 것이다. 화학반응의 진행상
황에 간한 정보를 모으는 현재의 전자 센서의 종류는 매우  적고, 그들 센서의 성능도 현재
및 장래의 화학공업에도 극히 불충분하다.  인간의 코와 비슷한 인공후각장치는 향료,  특히
향수 생산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향수생산부분에서는 인조코가 향수조향사나 전문기사
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생산과정이나  제품의 품질을 관리할 수 있다.  또한 값싼 원료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 향수라 할지라도 인공적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공 후각기관은
식품공업에도 그 용도가 광범하다. 예를 들면 부패 검지기나  원료제품을 검사하는 장치 등
에 이용할 수 있다. 유독물질을 취급하는 연구소나 기업에서는  인간의 코를 가지고는 감지
가 불가능한 독극물의 유출을 인공의 코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각국의 과학자나 기술자들은 인공 후각장치를 개발해 내려고  결사적으
로 매달리고 있다. 이 연구는 목적에 걸맞게 몇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인공후각기관의 개발은 첫째로, 군사용이나 경찰용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연구하
고 잇다. 뱀장어의 후각을 연구한 결과  뱀장어가 6×1020배로 묽게 탄 알코올을  그 냄새로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바꾸어 말한다면 용적이 3,500입방킬로미터인 라도가 호수
에 1그램의 알코올을 떨어뜨린다면 뱀장어는 알코올을  탄 이 호수의 물과 다른 곳을  물을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당황했다. 혹시 그러한 장
치를 인공적으로 제작이 가능하다면 적군의 함선이 남긴 '흔적'을 대양에서도 추적할 수  있
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 몇 년 동안  미국 기술자들은 냄새에서, 즉 함선이 항해 중에  남긴
냄새가 나는 물질의 존재로부터 그 함선을 발견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는 데 몰두해 있
었다.
  '유에스 뉴스 앤드 레포트'지에 따르면 미국  과학자들은 국무성이 주문한 인간의 체취를
식별할 수 있는 '전자코'를 개발했다. 그 전자코를 발명한  사람이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헬
리콥터에 실린 이 장치는 아득히 먼 곳에 있는 인간 집단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일리노
이 공과대학에서는 항공회사와 계약한대로 갱들이 비행기에 장치한 폭탄을 발견하는 데  걸
리는 시간을 비행기 문을 닫고서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향하는 4분간이면 충분하다.
  어느 렌터카 회사는 술주정뱅이에게는 엔진이 시동되지  않는 장치를 자동차에 부착했다.
그 민감한 소자 - '장치의 코' -  는 자동차 안에 있는 와인 증기에 반응한다.  와인 증기를
내뱉어낸 사람이 아무리 자동차키를 돌려도 플러그를 점화할 수 없다. '전자코'가 장치의 동
작부에 운전자가 술에 취했다고 알리면 동작부가 점화 플러그와 밧데리 사이에 있는 회로를
끊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코'는 자동차 안으로 틈새를  비집고 바람이 들어오거나 불순물이
있는 경우에도 회로를 끊어버릴 정도로 예민하다.
  이외에도 로자노와 스케프스 두 사람이 개발한 '전자코'도 알려져 있다. 이 장치는 냄새를
내는 물질의 작용으로 전류의 세기가 변화한다. 이 변화는 일정한 냄새를 식별하는 데에 이
용할 수 있다. 어떤 종류의 알코올(예를 들면 에틸 알코올)에 대해서 이 전자코는 인간의 코
보다 100배나 더 민감하다.
  미국 '하니벨'사에서는 일부 기체가 자외선을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원리에 기초한  장치를
만들었다. 이 장치에는 특수한 자외선 램프가 있는데 거기서  나오는 자외선이 예민한 검파
관에 초점이 맺히도록 한다. 자외선 램프와 검파관 사이를  기체가 통과하면 자외선의 일부
가 흡수된 결과 검파관이 받는 에너지가 감소한다. 기체의 농도가 일정한 수치에 이르면 검
파관이 경보장치의 스위치를 켠다. 이 장치는 극히 예민하여 물질의 농도가 0.00001퍼센트만
되어도 그 냄새를 감지한다. 이 장치는 드라이클리닝 공장에서 유독한 과염화에틸렌을 검출
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그 외에 이장치는 가솔린, 도료, 암모니아, 산의 냄새나 신선한 사과,
바나나 등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도둑이나 살인자는 범행현장에  손수건이라든가 장갑
같은 소지품을 남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문이 남지 않도록 장갑을 끼는 경우도 많
다. 과학자들이 상당히 오래 전에 증명했듯이  인간은 각기 특유의 체취가 있다. 분명히  이
체취는 유전에 위해서 결정된다. 이란성 쌍둥이만이 유전적 구조가 동일하기 때문에 체취도
매우 비슷하다. 이 의미는 지문과 동일하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피부 분비선이 몇 개인가  있다. 땀샘, 피지샘, 등이 있다.  발바닥에는
땀샘 밖에 없지만, 그러나 그 대신에 땀샘이 발바닥 1㎠에 최고 100개나 있다. 따라서  냄새
를 지닌 흔적의 근원은 아마 이 발바닥의 땀샘이라 할 수 있다. 조건만 양호하다면 개는 하
루 전에 남겨진 족적을 가지고 범인을 충분히 추적할 수  있다. 그와 다름이 없지만 감도와
선택성이라는 점에서 개의 후각기관보다 뛰어난 '전자 경찰견'은 미국 경찰당국이  의도하는
바에 의하면 냄새를 가지고 범인을 수사하는 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혹시 살인이 일어났
던 집에 '전자경찰견'을 데려가서 스위치를 누르면 피해자 외에도 범행이 일어나기 전  하루
동안 이 집에 있었던 사람들을 딱 알아 맞출 것이다. 예를 들어  범인이 지문 등 모든 흔적
을 지워버렸다 하더라도 범인 자신의 체취는 반드시 남게 마련이다. 이  '전자 경찰견'의 구
조와 작동원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극비에 부쳐져 있다. 그러나  절도범과 살인범의
체취 카드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대기오염 자동경보시스템 개발의 제1단계가  끝났다. 이 시스템은
큰 공장 근처에 설치되어 공기중의 아황산가스(SO2)의  함유량을 감시하는 31개의 전자'코'
로 되어 있다. 아황산 가스의 양이 허용치를 넘으면 장치에 연결된 컴퓨터가 경보를 울리고
전자지도 상에 오염된 지역의 위치가 나타난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상이한 원리로 작동하는 인공코가 개발되었는데 그 어느 것도 전술한
것처럼 바이오닉스적 장치는 아니었다. 이들 장치는 예민했지만 덩치가 꽤 큰 가스분석기로
구조, 작동원리, 작동속도의 어느 면에서도 자연의 후각기관과는 다르 . 예를 들면 가스=액
체 크로마토그래피법(chromatography ; 색소물질의 분별 흡착에 의한 분리법, 여러 가지 혼
합물의 용액을 알루미나, 실리카 젤, 이온 교환수지 등의 흡착제를 채운 수직으로 된 유리관
을 통하여 흐르게 하여 흡착성의 차이에 따라 혼합물의 성분이 여러 곳에 흡착되게 하는 방
법임.)으로 네덜란드 딸기 냄새를 분석하는 장치에는 길이 120미터나 되는 나선형의 유리관
이 붙어 있다. 작동을 시키는 데는 프로그램으로 제어된 서머스타트(thermostat ; 온도를 일
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자동조절기)가 필요하다. 분석하는 데는  약 1시간이 걸리는데 그 과
정이 끝나면 이 장치는 분해해서 세척하고 재충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의 앤드류 드레브닉스 교수는 후각기관을 모방한 바이오닉스적 장치를 연구해 온  선
구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 교수의 목표는 진료용 전자 '코'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어떤 종
류의 질병은 그 병 특유의 냄새를 발산하는데 이것은 환자의 체내에 화학적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전자 '코'는 여러 가지  질병에 특유한 냄새를 발견해서  그것을 분석하고 추정할
뿐만 아니라 그 후각 능력은 피로라든가 순응과 같은 현상과는 관계가 없어야 한다.
  냄새의 주인공이 유기물의 증기라는 것 때문에 드레브닉스 교수는 냄새를 내는 물질의 작
용으로 접촉전압이 변화하는 현상을 이용해서  인공코의 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이 장치를
작동하는 근본원리가 되는 화학적,  전기적 과정은 상당히 복잡한데도  불구하고 그 구조는
비교적 간단하게 되어 있다. 이 후각장치는 냄새를 내는 혼합물이 들어오는 유리로 만든 뚜
껑 아래에 놓인 고정된 4개의 금제 전극과 회전하는 금제 날개로 구성되어 있다. 고정된 금
제 전극판은 각기 다른 흡착제로 덮여서 스위치 접점에  연결되어 있고, 스위치의 슬라이드
는 금제 날개와 동시에 회전하게끔 되어 있다. 냄새를 내는 물질의 작용에 따른 접촉전압의
변화에 딸서   저항을 흘리는  전류,  즉 그   전압이 변화하고,  그  변화가  오실로그래프
(oscillograph ; 물리적인 진동이나 전기 진동, 즉 전류, 전압의 시간적 변화를 가상곡선으로
표시하는 장치)로 들어간다. 이 후각장치에 냄새가 없을 때는 오실로 그래프의 스크린에 직
선이 나타나지만 냄새가 있으면 특징있는 파형이 생긴다. 그  파형과 파동의 산과 골짜기의
크기로부터 냄새를 내는 물질과 공기 중에 있는 그 물질의 농도를 알 수가 있다.
  드레브닉스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이 '전자코' 사용하여 냄새로부터 각종 질병을 정확히 진
단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방대한  실험을 되풀이했다. 피실험자인 환자는  일정하게 조성된
공기가 항상 들어오는 유리로 만든 집에 들어간다. 그리고  더러워진 공기를 분석해서 환자
가 배출한 화학물질을 결정한다. 지금가지 24개의 물질이 결정되었다. 현재 드레브닉스 교수
는 이들 물질 중에 무엇이 건강한 사람의 특징이고 또 어떤 물질이 어느 정도 농도로  각종
질병과 관련됐는가를 밝히려고 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과학자 R. 몬클리프도 각종 물질의 냄새를 식별하여 그 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장치를 개발했다. 그는 이 장치를 제작할 때 다음의 세 가지 현상을 이용했다. 즉 조성이 다
른 다공질의 박막이 여러 가지 향료를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능력, 이들 박막이 향료를 흡착
할 때 열이 방출된다는 점, 온도 변화에 따라서 반도체 저항기가 저항을 바꾸는 성질이다.
  이 '전자코'의 토대가 된 것을 몇 개의 동일한 크기의 작은 용기를 병렬로 연결 시켜 거기
에 냄새를 내는 혼합가스를 불어넣는 장치이다. 이 혼합가스는 공기가 콧구멍에서 축축해지
는 것과 같은 원리로 미리 축축하게 만든다. 각 용기 속에는 두 개의 똑같은 반도체 저항기
(열저항기)가 있는데 그 중 한 개는 흡착막으로 덮여 있다(물론 흡착막의 재질은 용기에 다
라서 다르게 선택한다). 열저항기는 휘트스톤 브리지(wheatstone bredge ; 영국의  물리학자
휘트스톤이 개량하여 실용화한 전기저항 측정기. 저항과 검류계 및  전지를 접속 한 회로를
주요부로 함. 콘덴서의 용량과 인덕턴스의  크기를 알아내는 데 쓰임)와  인접한 변에 들어
있다. 주위의 온도 변화는 양쪽 저항기에 작용하고 브리지(bridge ;  각 변이 회로소자로 된
사각형의 전기회로. 평형 상태에서의 성질을 이용하여   전기 저항 및 자기 측정, 발진기의
안정화, 여파기 등에 응용함)는 균형을 유지한다. 그런데 냄새를 내뿜는 물질이 흡착되면 흡
착막으로 덮힌 저항기만 가열되어 저항을 변화시킨다. 이 결과  균형이 깨져서 그 대각변에
전기신호가 나타난다. 증폭된 신호는 밀리암페어 계측기나 마이크로암페어 계측기에 측정되
는 것과 동시에 기록장치로 보내진다. 어떤 화학물질이 어떤  용기에 민감한가를 안다면 신
호가 나타나는 채널 번호를 가지고 냄새를 내뿜는 혼합 가스의  조성을 알 수 있고, 신호의
크기를 가지고 그 농도를 결정할 수가 있다.
  몬클리프의 인공코는 인간의 후각기관과 다음과 같은 몇 개의 유사점을 같고 있다. 즉 냄
새를 내는 물질에 즉각 반응하고, 냄새를 멀리하면 반응이 소멸된다. 이 장치를  작동시키려
면 공기를 그 수용면 위로 통과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또 이 장치는 '피로'를 느끼기 때문에
다음 번 실험을 하기 전에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 이 장치는 약한 냄새보다 강한
냄새에 빠르게 순응한다. 즉 아무리 자극(냄새)을 강하게 하더라도 일정한 세기 이상이 되면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몬클리프의 인공코에서 얻어낸 곡선이 개구리 후상피의 전기  활동곡
선과 대단히 비슷하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는 점이다.
  이 상과 같이 몬클리프는 자신이 만든  장치에다 흡착제를 임의의 온도 측정장치와  직접
연결시키면 후상피의 모형이 된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 혹시  온도 측정장치가 온도 변화
를 전기적 변화로 변환시킬 수  있다면 이 모형은 더욱더 진짜에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나
냄새의 질과 세기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닉스적 후각장치의 개발이 초기에 아
무리 성공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드레브닉스나 콘클리프가 개발한 장치는 생물의 화학적  감
각장치와는 아직 거리가 먼 모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후각 구조에 대한 3가지 가설
  그러면 생물공학자나 기술자들이 전기회로나 금속을 사용하여 이간이나 동물의  후각기관
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거기에는 많은  장해가 있다. 일
예로 곤충의 후각 수용기를 들어 보자. 냄새나 맛을 감지하는 곤충의 화학적 감각기관은 입
주위에 있는 촉각과 길이 1천분의 몇 밀리미터 또는 1백분의 몇 밀리미터의 털이 촘촘히 나
있는 촉수이다. 니쿠피티의 일종의  촉각에는 3,500개, 쇠파리에게는 6,000개  이상, 또 꿀벌
중 일벌에게는 약 12,000개의 화학적 수용기가 있다. 냄새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여 처리하기
위한 수용세포와 신경망이 분포해 있는 촉각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곤충의 후각기관의  구조
를 연구하여, 그것을 모방해서 인공적인 장치를 만들려고 시도하는 생물공학자의 노고가 얼
마나 큰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장해가 되는 것은 냄새에  관한 물리학과 화학적인 지식이 오늘날가지도  여전히
불명료한 점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역설적으로  들린 하더라도 냄새에 관한
본성은 지금가지 참된 의미에서는 연구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잇다. 동일한 물질의 냄새라 하
더라도 사람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방향이 다르다. 어떤 물질은 강한 냄새를 갖지만 어떤 물
질은 냄새가 전혀 없고, 또 상쾌한 냄새가 있는 하면 불쾌한 냄새가 있는 것은 어째서일까?
그 이유를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잇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도 의견
이 나뉘어 진다. 우리들이 소리의  세기가 밝기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금에도 냄새의
세기를 재는 척도조차 없는 것이 현 상황이다.
  냄새의 발생과 후각의 구조를 설명하는 가설이 지금까지 30개 이상 제안되었지만  그것을
크게 나누면 다음의 3개로 된다.
  화학적 가설은, 냄새의 질과 그 세기는 물질의 화학 조성에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주지하
다시피 각양각색의 물질의 개개 분자는 후상피라 부르는 점막표면에 잇는 신결종말에  어떤
형태로든 작용한다. 정지상태에 있을 대에는 신경섬유로 덮여 잇는 점막은 바깥 측이 정(+),
안측이 부(-) 전하를 띠고 있다. 신경을  흥분시킨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전위차를 발생시킨
다는 것을 의미한다. 냄새를 내는 물질의 분자에  의해서 감극 (전해질 용액 안에서 일어나
는 전해분극을 방해하여 그 진행을 막는 일)이  발생한다. 감극은 극히 짧은 시간에 급속히
신경섬유로 퍼져 중추신경계에 일정한 반응을 일으키게 해서 인간은 냄새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물리적 가설, 이른바 파동설은 냄새를 내는 물질의 능력과 물질 분자의 진동과 일정한 파
장의 빛을 결부시킨 것, 즉 후각 메커니즘은 시각 메커니즘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설이다.
즉 적외선의 양자가 후색소의 분자에 작용하여 그 구조를 변화시킨 결과 신경신호를 발생시
킨다는 것이다.
  제3의 물리=화학적 가설은 로마의 시인이며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에  기원을 둔다. 그는
코 부분에 형태와 크기가 다른 구멍이 있어서 그 속으로 물질이 내는 휘발성 냄새의 입자가
들어온다고 생각했다. 냄새를 지닌 각각의 물질 입자는 그에  특유한 일정한 형태와 크기가
있어서, 냄새를 감지한다는 것은 어떤 구멍에 이들 입자가  딱 들어맞는가에 따라서 결정된
다 즉 구멍이 틀리면 냄새도 달라진다.
  푸크레티우스의 이러한 생각은 20세가 중반가지 실험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분자의 공간
적 구조를 연구하는 입체화학(19세기 말에 성립했다)도 아직  없었고 원자의 크기나 원자간
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분광학적 방법(20세가 후반에 발달했다)도 전재하지 않았다. 그리
고 앞에서 기술했던 몬클리프가 1949년에 푸크레티우스의 설과 매우 비슷한 입체화학적  가
설을 주장했다.
  몬클리프는 다음과 같이 가정했다. 후각기관에는  몇 개의 다른 형태의  수용기의 구멍이
있어서 각각의 형태의 구멍은 일정한 '1차'적인 냄새 - 시각의  3원색, 미각의 4가지 기본적
인 맛에 상당하는 원향 - 에 대응하여  냄새를 지닌 물질의 분자가 이들 수용기의 '구멍'에
딱 들어맞을 때 냄새를 감지한다. 바꾸어 말하면 냄새가 있는 물질의 분자는 후상피에 화학
적 혹은 그 진동 에너지에 의해서 자극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형태나 크기에 의해서  자극
을 주는 것이다. 여기서 분자와 수용기의 구멍사이에 기계적인 상호작용이 생긴다. 각각  배
열된 분자는 플러그 다리가 콘센트에 들어가는 것과 대체로 비슷하게 수용기 구멍으로 들어
가서 신경 임펄스를 만든다. 또 일부분자는 두 개의 다른 콘센트로 들어간다. 즉 한쪽은  좀
더 폭이 넓은 수용기로 또 한족은 폭이 좁은 수용기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경우에는 복잡한
냄새를 감지한다.
  1952년에 이 가설은 미국의 유기화학자인 J. E. 암웨어에  의해서 실험적으로 입증되었다.
600개에 달하는 유기  화합물의 냄새를 연구했던  그는 100개 이상의  유기 화합물이 장뇌
(camphor, 진장, 유장, 방장 등 장목의 등치·뿌리·가지를 증류하면 장뇌유와 같이 무색 투
명한 고체 또는 반투명의 광택이 있는  결정. 독특한 향기가 있음. 물에  녹지 않으나 주정,
에테르 등에는 녹으면 상온에서 승화하기 쉬움.  셀룰로이드, 무연 화약, 필름, 강심제  등의
제조 및 방충제, 방취제의 제조에 쓰임.C10H16O)의 냄새를 갖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 외에
에테르 냄새, 사향 냄새, 꽃 냄새, 박하 냄새, 톡 쏘는 냄새, 썩는 냄새를 불리했다. 이들 7개
의 냄새를 여러 가지 비율과 조합으로 혼합시킨 결과 암웨어 교수는 지금까지 알려진 냄새
를 모두 재현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물질의 냄새가  그 화학적 성질보다는 오히려 분자의
크기와 배열, 때로는 그 전하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사향 냄새를 내는  분
자는 원반 형태인데 장뇌 냄새를 내는 분자는 공같이 둥근 모양이다.
  또 다음과 같은 실험이 실시되었다. 암웨어 교수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물질의 분
자를 설계하여 그 물질에서 나는 냄새를 예언했다. 화학자들은  교수의 희망대로 그러한 분
자를 갖는 물질을 합성했다. 그것을 숙련된 향수 감정사가 조사했더니 그 냄새는 암웨어 교
수가 예언한 대로였다. 그 후의 연구결과 냄새는 분자의  형태나 크기뿐만 아니라 후상피의
'수용부분'과 분자의 접촉을 촉진하는 특별한 기능을 지닌 원자단이 분자 내에 존재하는  것
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상과 같이 인간의 후각기관은 분명히 '열쇠와  열
쇠 구멍'의 원리로 작동되고 있다.
  이상 열거한 3개의 가설은 언뜻 보기에는 수미일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것도 중대한
결함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화학적 가설(미립자설)은 화학적으로 매우 비슷한 물질의 냄새
가 어떻게 해서 다른 가를 설명하지 못한다. 화학 조성과 냄새를 내는 성질사이에는 직접적
인 관계가 없다고 보는 과학자의 의견이 옳을지도 모른다. 파동설도 아직 해결이 안된 부분
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진동수가 다른 빛을 흡수하는  물질이 어째서 똑같은 냄새를 내는
가. 또는 역흡수 스펙트럼이 완전히 똑같은데도 냄새가 다른  물질이 잇는 것은 어째서일까
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현재 물리학자들은 어떤 파장의 빛도 만들 수가 있지만 '냄새를  일
으키게 하는' 전자파를 발견하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후각에 관한 현존하는 가설 중에서도 가장 확실하다고 보여지는 제3의 입체 화학적 가설
에도 약점이 있다. 후각기관의 정보 처리량이 크다는 것과 식별할  수 있는 냄새의 수가 매
우 많다는 것이 겨우 7개의 기본적인  냄새로는 설명할 수 없다. 도  후구 내의 승모세포의
수와 수용기의 구멍 형태의 수와 보통 식별이 가능한 냄새의 수가 크게 차이가 나는 이유도
설명할 수 없다.
 
    반쯤 '살아있는' 후각기관
  이처럼 냄새에 관한 엄밀한 물리적 이론은 현재로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오래
되었고 동시에 중요한 감각의 하나인 후각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냄새이 본성과
그 수용 메커니즘을 밝히고 지금까지의 지식을 토대로 해서 다양한 인간의 활동분야에 냄새
라는 정보의 수리와 처리를 자동화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마 아직도 몇 년이 걸릴 것이
다. 그리고 최근에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새로운 방향이 제시되었다. 그것은  기술자
가 만든 후각장치를 '생물학화'하는, 즉 '반쯤 살아 있는 후각기관을 개발하는 일이다. 그 부
분의 개척자의 한 사람은 미국의 로버트 케이이다.
  그의 목표는 대기 중에 있는 유독가스의 존재를 신속히 발견하여 그 농도가 인체에 위험
한 수준에 도달하면 경보를 내는 그런 구조를 한 간단한  장치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이 장
치는 공기가 유독가스에 오염될 위험이  늘상 존재하는 탄광, 광산,  잠수함, 우주선 안에서
연속적이면서도 확실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케이는  살아있는 파리를 유독가스 냄새
를 감지하는 소자로 사용했다. 파리의 후각기관인 촉각은 와상  감각기인데 그 속에는 신경
종말이 한곳에 모인 감가신경이 있다.  케이는 파리의 뇌를 대신하는  신경절에 미소전극을
접속하여 최초로 그 생물전류를 증폭한  후 분석기로 보였다. 그  곳에서 '후각' 생물전류를
다른 모든 생물전류로부터 분리했다. 유독가스를 감지한 파리가 특이  있는 파형의 펄스 전
류를 발생하면 분석기가 즉시 경계신호를 내는 구조로 되어 있다.
  케이가 '냄새 검파관' (그는 자신이 만든 장치를 이렇게 불렀다)으로 파리를 고른 것은 더
음과 같은 몇 가지의 이유 때문이다.
  파리는 우선 입수하기가 간단하고, 그 생물전류를  해독하기가 쉬운데다가 무엇보다 후각
이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이 '장치' 는  사용하기가 매우 쉽다. 혹시 이 '살
아 있는 블록'이 망가진다 하더라도 성냥갑 속에는 미리 준비해둔 수십 마리의 파리를 곧장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주위에 파리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파리 대신데 바퀴벌레를 사용해도
좋다. 미국의 일부 탄광에서는 최근 6년 동안 유독가스의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바퀴벌레를
감각소자로 하는 장치를 사용해 왔다.  바퀴벌레는 지금까지 어떤 장치라  하더라도 검출이
불가능한 탄광의 갱내에 있는 극미량의 유독가스를  검출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위험요인
이 생기면 즉시 경계신호를 낸다.
  생물공학자들은 파리, 바퀴벌레, 기타 다른 곤충의 후각기관의 작동원리가 장차  컴퓨터나
가스 크로마토그래프의 입력장치로 광범위하게 응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
는 각종 생산 및 연구분야에서 가스분석기나 냄새 탐지기의 기능을 독립해서 수행하는 동물
을 찾는 단계이다. 이러한 역할을 수향하려면 생물은 두  가지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즉 극미량이라 하더라도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냄새를 감지할만한 예리한 후각기관
을 지니고 있을 것, 검지된 냄새에 대한 반응이 신속하면서도  간단 명료한 것이 아니면 안
된다.
  이와 같은 아이디어는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바로 최근까지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가 없었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동물의 후각기관의 능력과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동물
  동물계에는 각양각색의 동물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간이 오랜 기간 냄새 탐색기로  사
용해 온 것은 겨우 3∼4종이다. 예를 들면 금세기 초에는  많은 나라의 탄광에서 갱내 가스
검지기로 카나리아를 이용했다. 카나리아는 갱내에 극히  미량의 유독가스가 들어있다 하더
라도 의식을 잃을 정도로 유독가스에 민감했다. 그러나 산소의  양을 충분히 공급하면 카나
리아는 다시 의식을 회복한다.
  일찍이 잠수함의 승무원으로 인간이 아닌 흰쥐가 승선한 적이 있었다. 7대 해양을 제패했
던 영국 잠수함조차 조금만 취급방법이 잘못되어도 대형사고를 일으키는 가솔린을 조명용으
로 사용했다. 그런데 흰쥐는 가솔린  냄새에 대단히 민감해서 가솔린이 새면  찌익 찍 하는
울음으로 위험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흰쥐를 사육하기 위해 전체  함대의 예산에서 일정 비
용을 데어놓을 정도이다. 이 흰쥐의 냄새 탐색능력은 오늘날에도 이용되고 있다. 일부  국가
의 광부들은 갱내 가스를 검지하기 위해 흰쥐를 바구니에 넣고 다닌다 한다. 흰쥐는 갱내의
가스 냄새를 맡자마자 바구니 속에서 몹시 허둥대기 때문이다.
  광부에게는 또 하나 오랜 충실한 친구 마히와가 있다.  영국 맨스필드의 탄광에서는 매일
아침 작업을 시작하기 저에 두 사람의 전문가가 마히와가 들어 있는 큰 바구니를 들고 갱내
로 들어간다. 광부들은 여러 번 자신들을 위험으로부터 구해  주었던 마히와에게 커다란 신
뢰를 보내고 있다. 이것은 마히와가 일산화탄소에 대단히 약해서 조금이라도 공기중에 일산
화탄소가 잇으면 질식해서 죽어 버리기 때문이다.
  매년 겨울이 되면 눈사태로 큰 피해를 입는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방에서는 네발 달린 짐
승으로 오랜 친구인 개가 구조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알프스 지방 주민들은 눈
사태가 날 위험이 있는 경사면의 징후를 숙지해 두고 일정한 장소와 일정한 시기에 일어나
는 눈사태에 '칼루라'라든가 '요한나'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다. 그리고 이들 눈사태의 내습에
대비해서 대책을 세운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 산악지방에서는 스
키를 즐기는 사람, 나무꾼, 농민 또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끊임없이  눈사태
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매년 많은 사람들이 눈사태로  생매장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즉시
구조대가 조직되지만 때로는 눈사태가 광범한 지역에 걸쳐 있을  때가 있다. 그러한 때에는
깊은 눈 속에 매몰된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 대단히 힘들다.
  그 곳에서 활약하는 것이 바로 개다. 눈사태로 생매장된  사람을 찾아낸다는 이런 곤란한
일을 아무 개에게나 다 맡길 수는 없다. '눈사태' 전용견은 우선 첫째로 후각이 예리하지 않
으면 안된다. 그런데 도시에서 기른 개는 후각이 아무래도 조금은 둔하다. 더구나 눈보라 속
에서 눈속에 매몰된 낯선 사람을 냄새만 가지고 찾아내는 일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 냄새를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일과는 전혀 별개이다. 다라서 '눈사태' 전용견을 훈련시키는 일
은 수비지가 않다. 우선 눈속에 매몰된 주인의 소지품을 찾아내게 한다. 그 일이 가능해지면
눈ㄴ속에 파묻힌 주인을 찾아내는 훈련을 한다. 그 다음은 좀더 어려운 '낯선 사람을 찾아내
는' 훈련을 한다. 잘 훈련된 '눈사태' 전용견은 안개나 어둠 때문에 산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
들도 찾아낸다. 그들은 어떤 악천후라 하더라도 곤란한 구조활동을 훌륭히  해낸다. '베리'라
는 이름을 가진 스위스의 '눈사태' 전용견은 난 고타르 고개 부근에서 50명에 달하는 사람들
을 구조했다.
  카나리아, 흰쥐, 마히와, 개는 말하자면 냄새 탐지업의 선구자이다. 최근에는 다른 많은 동
물이 그 동료가 되었다. 그 하나의 예가 앵무새이다. 앵무새는 인간의 목소리를 흉내낼 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 있는 청산(시안화 수소)이 극히 미량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어떤 근
대적인 장치보다 더 정확하게 감지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헝가리
의 제약공장 '코바니야'에서는 10마리의 앵무새를 사들여 청산화합물에서 각종 약을  제조하
는 공장에 배치하여 청산 중독 방지를 맡겼다.
  최근 25∼30년 동안에 개는 그 예리한 후각 덕택에 많은 새로운 임무를 맡았다. 제2차 세
계대전 중에는 교묘하게 감추어진 지뢰를 탐지하는 수단은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 당시 지
뢰 탐지기는 쇠로 도니 껍데기로 둘러싸인 지뢰밖에 탐지하지 못했고 나무나 유리로 된 껍
데기에 들어있는 지뢰는 예리한 철침(쇠바늘)이 붙은 긴 장대로 더듬어서 찾는 수밖에 없었
다. 이 때문에 지뢰를 제거하는 임무를 지닌 공병대의 생명은 늘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그러나 몇천, 몇만 개나 r되는 지뢰를 탐지해서 제거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조금이라도 잘못
되면 저승행이었다. 그런데 개는 상자에  들어 있든 들어 잇지 않든  간에 상관없이 폭약의
냄새를 알아낸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 능숙하게 되려면 특수한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1942년 소련 중앙 군용견 훈련소에서 최초로  지뢰탐지견을 배출했다. 지뢰탐지견을 사용
함에 따라서 소련군의 지뢰 제거 공병대의 업무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뢰 제거 공병대
와 지뢰 탐지견은 전쟁터에서 완전히 혼연일체가 되어 활동했다.  지뢰 탐지견의 뒤를 따라
가면 이미 발밑에서 지뢰가 폭발할  위험성은 사라졌다. 지뢰를 탐지하는  폭도 10∼15배나
넓어졌고, 지뢰를 탐지하는 속도도 20배  이상이나 빨라졌다. 게다가 지뢰 탐지기나  탐지용
장대를 사용할 수 없는 장소나 키가 큰 풀이 자라는  장소, 수목이 울창한 장소라 하더라도
지뢰 탐지견은 그 임무를 완수했다. 키예프, 오데사, 노브고로드, 베오그라드, 바르샤바, 프라
하, 부다페스트, 빈, 베를린 등 소련이나 동유럽의 각 도시가 해방될 때 지뢰 탐지견은 대활
약을 했는데 수천명의 인명과 많은 건물을 폭파의 위험에서 구했다.
  가스 누출을 발견하는데도 개가 이용된  바 있다. 처음으로 그 일을  시작한 것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시의 가스회사이다.
 새로운 시가지에 가스관을 부설할 때  매설된 가스관에서 가스가 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때에는 가스관을 파내지 않으면 안되는데 가스가 새는 곳을 찾아내는 일도 큰 고생이
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래서 후각이 예민한 개가 동원되어  가스가 새는 곳을 짧은 시간
안에 찾아내도록 시킨다. 타린 시에서는1968년부터 동유럽계의  목양견을 가스 누출 탐지에
사용해 왔는데 그 중에서 가장  우수한 놈은 '딩고'호이다. '딩고'호는  3개월의 훈련을 받고
전체 길이 5,713미터에 이르는 시내의 23개 거리를 맡았는데  시의 정식 직원으로 임용되어
매월 약 20만원의 월급까지 받았다. 이외에도 폴란드와 다른 나라에서도 수십마리의 목양견
이 가스 누출을 탐지하는데 활약하고 있다. 전문가의 의견에 의하면 그 개들은 어떤 장치를
갖고도 검출이 불가능한 미량의 가스 누출이라도 알아 맞춘다고  한다. 가스 누출을 발견한
개는 그 곳에 쭈그리고 앉아서 응급처치반이 달려올 때까지 계속해서 짖는다.
  몇 년 전에 개의 예리한 후각을 지질 조사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것을 생각해낸
사람은 광물학 연구소의 바실리예프 박사이다. 우선 교통성에서 몇 마리의 개를 페트로자보
츠크 지질학 연구소로 데려왔다. 처음에는 황철광의 광석을 잘  감추고 그것을 찾는 훈련을
시켰다. 이윽고 개는 모암이나 다른 광석 속에서 어느 특정한 원소만을 함유한 광석을 골라
낼 수 있었다. 이 훈련을 우수한 성적으로 끝마친 한 마리의 '무트라'라는 개는 1966년에 큰
공적을 세웠다. 시추를 시작하자마자 '무트라'는 그곳으로 가까이 와서 몇 번이나 그 주위를
빙빙 돌다가 갑자기 한쪽 옆으로 달려가 50미터 떨어진  곳에 멈춰서서 짖어대기 시작했다.
지질 조사대가 그곳에 시추를 해보니 훌륭한 황철광 광상이  발견되었다. 그후에도 많은 지
질조사대가 개를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1970년에는  일루티시 지질조사대가 8마리의 동
유럽 계열의 목양견으로 상당한 실적을 올렸다.
  마약 밀수입에 애를 먹던 핀란드에서는 마약 밀수 방지에  개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세관
에는 특별한 훈련을 받은 라브라드르 개를 배치하여 세관이나 항구로 입국하는 입국자의 의
복이나 수하물을 감시하게 하였다. 마약 냄새를 맡은 개는 즉시 짖기 시작한다. 스웨덴도 핀
란드의 경험을 도입하여 마약 단속에 개를 이용했다. 그  중에서도 '검은 악마'라고 하여 밀
수입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놈은 '코케트'라 부르는 라브라도드개로 마약 냄새를 기가  막
히게 잘 맡아서 자동차에 숨겨둔 마약을 찾아내는 것이 그 개의 임무이다. 이 네발 달린 탐
정은 자신의 임무에 대단히 충실해서 대형 트럭을 조사하는데도 불과 3시간밖에 걸리지 않
다 한다.
  이상과 같이 개를 비롯해서 카나리아, 흰쥐등 '살아있는' 냄새 탐색기가 이미 이용되고 있
지만, 앞으로 점점 그 숫자는 늘어날 것임에 틀림없다. 동물의 후각은 다양해서 각각의 용도
에 맞는 '살아 있는' 냄새 탐색기가 발견될 게 틀림없다. 그러나 단지 그것만이 목적은 아니
다. 살아있는 후각장치는 진화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한계를 뛰어 넘을 수가 없다. 현재 화학
공업은 눈에 띄게 발달한 결과 강력한 생리적 작용을 갖지만 그 분자가 후상피를 자극하지
않는 많은 인공물질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인공의 후각기하면 이들 물질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많은 국가의 과학자들이 다양한 조건  아래서 생물의 후각기관에
대한 생리학적 연구나, 생물이 냄새에 고나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바이오닉스
적 연구에 몰두해 있다. 또 불질의 냄새와 그 물리적 및 화학적 성질과의 관계에도 더욱 메
스를 가해서 인공 후각기의 개발을 진행시키고 있다.  유명한 생리학자인 파블로프는 "후각
은 생리학에서도 가장 어려운 문제중의 하나다."라고 말했지만 생리학, 바이오닉스, 화학, 전
자공학 등의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여태껏 비밀의 베일에 감춰진 '냄새의 정원'의 실체가  가
까운 장래에 밝혀질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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