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llow my blog with Bloglovin FraisGout: 2. 발달연령별 상담사례

2. 발달연령별 상담사례

  이제까지는 내담자의 증상별 유형에 따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살펴보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사례를 분석하였다. 그러나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는 내담자의
연령도 상담자로 하여금 내담자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조정하게끔 하는 또 다른
중요한 변인이다. 내담자가 국민학생인가, 중학생인가, 고등학생, 대학생인가
혹은 노인인가에 따라 상담자가 사용하는 언어나 상담의 목표, 상담전략 등은
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각 연령마다 당면한 문제라든지 발달과업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내담자의 연령수준에 초점을 맞추어 발달적
특징과 적절한 상담방식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 중등학생 상담사례
  1. 1. 중등학생 상담의 특징 및 유의점
  중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의 인간교육에 있어서 핵심적인 존재이다. 교육이란
학생들을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키우기 위한 활동인 만큼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교과목 외에도 생활지도와 상담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교사는 상담자이어야 한다(전교사의 교도교사화)'는 주장도 나옴직하다.
교사는 특정한 과목만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특정한 교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것은 전인적 교육을 하기 위한 한 방편일
뿐이지 목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중, 고교생들은 발달단계에 있어서 어느시기보다도 많은
문제와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청소년기는 신체적 발달, 친구관계와 이성관계,
학업, 진학, 부모로부터 독립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격동기이다. 또한 정신적, 신체적으로 불안정과 불균형이 심하여 불안과 갈등이
고조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오늘날 한국의 중, 고교 학생들은 자신의 성격이나 행동, 가정문제뿐 아니라
학업이나 진학, 취직문제 등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이는 일류학교
진학에 대한 열망과 기대, 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 등 사회적인 압력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학습지도는 학업과 관련된 개인의 문제해결능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개인적 발달 문제 등이 방치된
상태에서 일정한 수준의 주입식 학업 성취만을 요구하는 현재의 교육풍토는
오히려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청소년 상담에 있어 기본은 책임 있는
성인으로서 우선 학생들의 문제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학생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성실한 경청은 학생과의 관계를 확립하는 기초이다. 그리고
학생 자신이 현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의 입장에서 들어주고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말이 오고간다고 해서
의사소통이 된 것은 아닐 것이다. 건전한 의사소통은 의미와 느낌이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선생님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라든가 '선생님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학생들이 갖게 된다면, 상담은 물론 성공하기
어렵다. 이해를 받았다는 느낌을 학생들에게 주려면, 상담교사는 면접장면에서의
학생들의 감정을 감지,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상담을
받으러 온 학생이 '나는 정말 형을 미워해요'라고 말할 때 상담교사는 '아니야,
그래선 안 되지'라고 말하기에 앞서, 그렇게 말하는 학생의 감정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감정이 받아들여졌다고 느낄 때, 학생들은 자신이 이해
받았다고 느끼며 기꺼이 도움을 받으려 할 것이다.
  아울러 상담교사는 상담장면에서 유발되는 자신의 감정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학업부진에 관한 상담에서 성적부진에 대한 학생의 반응을 마치
교사의 권위와 능력에 도전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화를 내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학생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거나 불쾌한 감정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바람직하지 못하고 무책임한 학생의 생각과 행동을 내버려 두라는 뜻은 아니다.
교사는 학생들의 말을 경청하고 이해하는 한편, 미래에 대한 건설적인 학습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
  상담교사가 학생의 감정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자칫하면 동정이나 일반적인
이해에 그칠 위험이 있다. 사실 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제자를 동정하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동정이 언제나 동정을 받는 쪽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으로 하여금 자기가 처한 상황을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인식시키고 행동에 옮기도록 하기까지에는 상담자의 많은
경험과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자칫 교사 입장에서 설교나 충고를 하는 것이 상담자의 주요역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상담자는 교사인 동시에 상담자라는 특수한
역할을 효과적으로 해내기가 어렵다. 학생들은 상담을 하고서도 '에이, 선생님은
상담교사라 해도 별 수 없구나'하는 생각에서 마음의 문을 더 이상 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되지 않으려면 상담자는 무엇보다도 학생의 감정과
생각을 그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보다 바람직한 행동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1. 2. 중학생 상담사례
  대체로 소년기 혹은 청년 초기에 속하는 중학교 시기는 신체적 발달이 두드러진
시기이다. 키와 몸무게, 그리고 2차 성징의 발달, 음성의 변화 등 신체적 변화와
아울러 성적욕구가 증진되므로 이러한 신체, 외모에 대한 관심, 성적욕구, 성행동
등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이성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게
되고 뿐만 아니라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는 과정에 있으므로 친구도 점차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학업 역시 중학생들의 생활에 있어 매우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학업, 성격, 생활태도, 친구문제 등에 있어서 부모와 많은
갈등을 경험하게 되고 성적욕구 및 성행동, 외모와 관련된 신체적 관심,
친구관계, 이성교제 등 이 시기 특유의 고민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을
상담할 때는 신체적 발달상태, 신체상, 성적발달에 대한 생각과 행동, 학업성적
및 친구관계, 가족관계, 교사와의 관계 등을 특히 잘 탐색해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언어구사가 성인과 같이 완전하지 못하고 언어표현이 미흡하여 은어가
자주 사용되므로 내담자에게 적절한 수준의 언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음에 제시된 두 사례는 담임교사 또는 부모가 상담전문가에게 의뢰하여
10회의 유료상담을 합의하고 진행된 것들이다. 청소년 기관과 중, 고등학교
상담실에서 접하게 되는 사례에는 비행이라든가 사춘기 고민, 진로문제 등 다양한
문제 유형이 포함된다. 다음의 (사례 6)은 학업문제를 가진 남자 중학생의
상담사례이고, (사례 7)은 외박 및 흡연 등의 비행문제를 가진 여고생의
사례이다.

  (사례 6) "학교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1. 내담자의 인적사항: 중학교 3학년 남학생, 만 15세
  2. 내담자가 호소한 문제 (내담 목적): 성적부진
  3. 부모가 의로할 때 호소한 문제: 공부에 관심이 없고 주의가 산만하다.
이성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4. 가족사항: 할아버지(87년 사망), 할머니(68세), 부(49세, 회사원), 모(50세,
교사), 내담자(중3), 남동생(국6)
  5. 상담목표
  공부를 안하는 의미를 통찰 - 자신을 위해 스스로 하고 싶어지도록 학습동기를
갖게 한다. 부정적, 긍정적 감정의 인식과 건강한 감정표현을 격려, 집에서 의견,
느낌을 표현할 때 경험하는 불안을 감소시킨다.(표현훈련 실시)
  6. 심리검사결과 (주제통각검사(TAT)): 별첨 참조
  7. 상담의 진행과정
  (1회: 19xx. 5. 27)
  부모, 내담자, 상담자, 교육지도 교수가 함께 만나 내담자를 의뢰하게 된
과정과 내담자 자신의 의견, 상담횟수, 상담비용 등 상담의 구조화를 하고
가족관계를 비롯한 기본적 인적사항을 알아보았다.

  (2회: 19xx. 6. 3)
  가장 문제되는 것은 성적이 안 오르는 것이다. 현재 30등 내외. 중2까지는 10등
내외에서 중2 2학기부터 서서히 떨어져 현 상황. 성적은 별로 올리고 싶지 않다.
공부하던 방법이 예전과 달라지질 않으니 어려워는지고 성적은 안 오르는 것
같다.
  토, 일요일 날은 놀고 싶은데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책을 들고 보면서 내가
나가지 않는가 감시한다. 나는 방으로 돌아와 책 펴놓고 가만히 있다. 어머니는
무섭지 않으니 말 좀 안 들으나, 아버지는 무서워서 말을 듣는다. 그렇다고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상: 감시당하는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기분이 나쁘지
않은가?) 하도 많이 당해서 기분이 나쁜 줄도 모르겠다. 동생은 활발한 편이나
집에서는 그도 아무 말 못한다. 과외선생(입주제 대학생 과외교사)은 계획표
짜주고 저녁에 검사한다. 이는 기분 나쁘다.

  내담자의 신체발달: "중2때 목소리 변한 게 좀 그랬다." 성기 주변 등은
괜찮았으나 가슴과 넓적다리에 체모 생길 때 좀 창피. 성적욕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임. 몽정시 속옷만 세탁하도록 처리 - 내담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임.
  내담자의 성장과정: xx동에서 출생. 1세경 xx동으로 이사, - 4세경 xx동으로
이사, 국2 때 현재의 xx동으로 이사. 이사 후 친구와 사귐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음. 국교 때 공부는 잘하는 편이었으나 중2 2학기 이후부터 서서히 떨어짐.
어린 시절에 아버지는 지방에 있었고 주말에 옴. 어린 시절(국민학교 때까지)엔
무섭지가 않고 좋았다. 장난감 같은 거는 아버지에게 사달라고 했었고, 매맞기
시작한 건 중1 때부터... 공부 안한다고. 아버지는 사범학교 나와 교사 근무 후
다시 대학을 진학하고 졸업 후 회사생활로 전직. 국교 때는 아버지를 좋아했다.
국교 때 친구관계는 좋은 편. 국교 때 컴퓨터 게임, 야구, 축구를 많이 함.
(녹음 테이프 주고 듣고 오도록 함)

  (3회: 19xx. 1. 10)
  녹음 테이프 들으니까 목소리도 이상하고 말을 이상하게 하는 것 같다.
재미있다.
  (상: 특별한 일?, 이야기하고 싶은 것?) 학교서 나쁜 일이 있었다. 소지품
검사. 어떤 애가 가져온 책(성인용 잡지)을 딴 반에서 보다 선생님에게 걸려
소지품 검사 - 20권 정도가 걸렸다.
  (상: 나쁜 일 같은 표정이 아닌데?) 조마조마했다. 나도 봤는데 책 임자만
걸려서 혼이 났다. 선생님이 둔탁한 사람. 별명이 '산적'.
윗몸 일으키기 잡아주는 사람이 세는 건데 웃겨서 못하겠다.
  (상: 2회 이야기 중 생각나는 거?) 그냥 성적 같은 거.
  (상: 공부해야겠다는 생각 드는가?) 아니다. 나가 놀고 싶다.
  (상: 애들하고 놀고 싶은데, 왜 안 노는가?) 아빠한테 혼난다. 5시경 학교
끝나면 곧바로 귀가. 아버지가 다 아니까 놀다 들어갈 수 없다. 용돈을 쓰는 데가
없다. 모았다가 문제집 사고 그런다.
  (상: 햄버거 집 같은 데 안 가봤는가?) 엄마와 한 번 가보고 친구들과는 안
가봤다.
  (상: 아버지가 야단 안 치면 스스로 할 수 있는가?) 잘 모르겠다. 학교서 오는
시간 알고 있다가 늦으면 아버지가 야단치는 데 분위기가 무섭다.
  (상: 늦을 만한 핑계?) 안 만든다. 거짓말 안 시킨다. 아빠가 다 아니깐.
  (상: 거짓말을 하고자 하면 할 수는 있을 거 같은데...) 아빠는 다 알 것 같다.
  (상: 답답할텐데?) 별로 그런 건 못 느낀다.
  (상: 아버지는 왜 xx를 감시하실까?) (침묵)
  (상: 대학 가도 똑같지 않을까?) 아닐 거 같다. 대학을 가긴 가야 될 거 같다.
  (상: 아버지에게 공부 잘해 칭찬받고 싶지 않는가?) 별로다.
  (상: xx는 공부를 안해야 아버지를 골릴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 건 아니다.
아버지에게는 피해 나가기만 하면 된다.
  (상: 상담오는 것이 어떤가?) 좋다. 이야기 하는 것보다 집에서 나올 수 있는
핑계인 것이 더 좋다.
  (상: 상담중 심정은?) 편안하다.

  TAT(주제통각 검사) 실시
  TAT 후 내담자의 소감

  (상: 복합적으로 생각이 많이 드는 것 같던데?) 예.
  (상: TAT중의 심정?) 얘기하다 보니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 또 생각하기가
귀찮다.
  (상: 너무 이것 저것 물어 대답하기 곤란?) 그렇지 않았다.
  (상: 내가 너무 드러나는 것 같은 불안은 없었나?) 좀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은
알고 있지만 평소에 표현하지 않은 것들에 드러나는 것 같았다.

  TAT(주제통각 검사) 후 상담자의 소감
  (1) 상상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
  (2) 카드 1, 2까지는 저항이 나타남.
  (3) 상담자가 지나치게 캐묻는 것이 내담자로 하여금 방어의 필요를 느끼게
하지 않았는가 생각됨.
  (4) 내담자는 감정 변별이 안 되어 있고 억압되어 있다. 표현을 못할 뿐 아니라
스스로도 자신의 욕구, 감정 변별이 안 됨. (우울 경향이 있는 것으로 추측됨)

  (별첨) 주제통각 검사(TAT) 기록
  카드; 1  반응시간: 180"  반응내용: 얘가 violin을 하다가 힘들어 잠깐 놓고
그냥 있다. Q: how old? 8세. sex? male. 이전후? violin했었고 앞으로 다시 할
것 같다. 기분? 침울. why? 자기가 하기 싫은데 남이 시켜 갖고. 누가 시킴?
부모들이. 다같이? Yes.  질문: 이전에 계속하던 일을 현재 안하고 미래 다시
하게 됨. feeling? 침울. 침울의 원천: 부모가 하기 싫은 것 강요.
  카드; 2  반응시간: 164"  반응내용: 말을 타고 학교 갔다 왔는데 (좌 female)
남자가 하인인데요. 말을 마굿간으로 데리고 가... Q: (좌 f.) 잘 모르겠음. ->
관계가 없는 것 같다. center male. 이전에는 말을 타고(좌 f.) 이 사람은
(c. m.) 뭐 딴 일을 하고 있었겠죠... (Q?) 밭 같은 거 갈았겠죠. 후 그냥 집에
가고(좌 f.) 이 사람은 (c. m.) 아까 하던 일 마저 하고. Q?(좌 f.). 그냥 경치
구경하는 거. Q? 전후? 계속 이러구 있었을 거. Q?(how old?). left. f. & Center
m. 은 25세, right f. 35세. Q?(기분은?) 남 잘 모르겠고 (좌 f.) 약간 심각.
침울. (좌 f.) 웃고 있는 것 같다. Q?(그 기분은 왜 들었을까 상상?) 표정이 굳어
있다. (그 이유?) 학교서 선생님에게 혼나거나 시험을 본다 그래 갖고.  질문:
남녀 이야기 상상가. 기타 요인 organize 못함. -> defense로 보고. feeling?
침울. -> feeling의 원천: 혼남, 시험.
  카드; 3  반응시간: 4"  반응내용: 이 사람이 부모에게 혼나 갖고 자기방서
울고 있는 거 같다. Q?(전후?) 전: 부모나 선생님에게 혼나고 나중엔 일어나
놀겠죠. Q?(혼난 이유?) 잘못했겠죠. (뭘?) 부모 말을 안들어 갖고. (뭐 시켰나?)
심부름 같은 거. (무슨 심부름?) 시장 갔다 오라. Q? 여, 18세 가량 (기분?)
나쁘다.  질문: feeling? 울고 있다. 기분 나쁨. 원천: 부모나 선생의
명령불복종. -> 아무 대처 없이 울고 있음.
  카드; 4  반응시간: 18"  반응내용: 이 남자가 전쟁터 같은 데 나가려 하는데
이 여자가 붙잡고 있는 거 같다. 전: 이 남자가 여자에게 전쟁터 나간다 말을
하고 후: 이 남자가 전쟁터 나갈 거 같다. Q?: 전쟁터 나가면? 총들고 싸우겠죠.
뭐. Q(총들고 싸우면 그 운명은?) 살아서 돌아온다. Q(feeling?) 여자는 별로
안 좋고 남자도 약간 심각. Q(둘 사이는?) 애인. age? 여 26세, 남 30세.  질문:
feeling: 심각. 기분 안 좋다. 미래: 살아 돌아옴.
  카드; 5  반응시간: 11"  반응내용: 이 사람 자녀가 공부를 하고 있는데 보고
있다. 전: 다른 데, 부엌이나 이런 데 있다가 후: 나가겠죠. Q(심정은?) 공부
하나 안하나? 호기심에 (age?) 50 가까이. Q(자녀 심정은?) 기분 나쁘다 (why?)
약간 감시 당하는 기분.  질문: 남녀관계: 모: 호기심 자: 감사당하는 기분
자, feeling: 기분 나쁨.
  카드; 6  반응시간: 15"  반응내용: 이 사람 모(여). 이 사람(남) 아들인데
잘못해서 꾸중듣고 있다. 전: 바깥에 나가서 너무 오래 있다가 집에 며칠 안
들어와 모에게 혼나는 것. 후: 이 애는 자기 방으로 올라가고 (여자는?) 그냥
앉아 있겠죠. Q(심정?) 모는 기분이 별로 안 좋고 아들도 기분이 안 좋다.
Q(아들은 기분이 안 좋으면 어떻게 할까?) 금방 풀리는 것 같다. Q(모는?) 계속
끌고. Q(age?) 모는 60 가까이. 아들은 25세. Q(왜 집에 안 들어왔나?) 바깥서
노느라고. (뭐하고?) 친구들하고 돌아다니며 놀았다. Q(어디서 잤을까?) 친구네
집.  질문: 모자관계: 꾸중. (원천: 밖에 너무 오래 나가 있음.) feeling: 현재
둘 다 기분 나쁘다. 아들은 금방 풀리고 모는 오래 끈다. (나간 이유: 친구들과
논다.)
  카드; 7  반응시간: 9"  반응내용: 이 사람 부. 이 사람 아들인데 아버지가
아들에게 무슨 얘기하는 것 같은데요. 그 전에도 얘기하고 그 후에도 계속 얘기할
거 같다. Q(얘기하는 심정?) 부는 흐뭇, 그 아들은 찝찝한 얼굴. Q(무슨 얘기?)
얘가 뭐 좋은 일을 했는데 그 얘기, 근데 부가 그냥 흐뭇해 하니깐요. 얘는 뭐
그런 일 갖고 그러느냐 비웃는 것. Q(무슨 좋은 일 했을까?) 학교에서 공부를
잘했다. Q(age?) 부는 쉰 정도. 얘는 20살 조금 더 되어 뵌다. Q(부자관계는 평소
어떨까?) 원만했을 거 같다. (원만?) 별탈 없이. Q(clarify->심정을 주고 받는 게
아니라 큰 마찰이 없는 것?) 예.  질문: 부자관계: 부가 흐뭇해 함과 아들의
심정감의 괴리. 아들은 이를 비웃으나, 표현없음. 부와 마찰이 없는 원만함을
소망.
  카드; 8  반응시간: 30"  반응내용: 이 사람(누운 사람)이 사냥 같은 걸 하다
심하게 다쳐 이 사람(가운데)이 수술 비슷한 것. (우) - 친구한테 같이 그냥.
사냥 같은 거 갔다가 잘못해 뭐가 박혀 갖고 그랬는데 후에는 수술해 붕대 감고
누워 있을 거 같다. Q(더 미래?) 나아 갖고 퇴원해 갖고 집에 그냥. Q(친구
심정은?) 착잡. Q(친구는 사냥과 무관?) 문병 비슷. Q(친구심정 착잡한 이유?)
친구가 다쳤으니까. 꽤 친하다. 군대인데 이동하다 잠잔다. 그 전에는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고 나중에는 깨갖고 다시 갈 거 같다. Q(심정?) 피곤. Q(기분?) 별로
안 좋다. Q(why?) 죽으러 가는 거. Q(죽는 이도 있을까?) 예. 일부만 죽음.
(왼쪽 깔린 자세로 있는 사람이) 죽을 거 같음. 이동->휴식->다시 이동. 현재
피곤하고 기분 안 좋음. (자신의 의사보다는 명령에 의한 움직임)  질문:
친구관계: 친하고 애정 있음. 미래: 원상복구.
  카드; 9  반응시간: 20" 아빠(좌), 얘(우)가 딸인데 자기 엄마가 돌아가셔서
슬퍼 안고 있다. 이전에는 이 둘 중 한사람이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말해 나중에는
엄마 시체 앞에 앉아 있을 거 같다. Q(더 먼 미래의 부모상태?) 좀 심각하게,
아니 약간 침울하게 생활할 것 같다. Q(엄마 죽음의 원천?) 병? Q(?) 암 같은 거.
Q(age?) 딸 20세 부는 45세.  질문: 모 부재 시의 부녀관계. 모 질병으로 죽음.
침울, 그러나 그대로 생활존속.

  상담자의 주된 개입내용
  (1) 가족들이 나에게 다르게 행동하게끔 하려면 내담자 자신도 변화시킬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도록 함.
  (2) 상담자와 친구같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상담자와의 촉진적 관계형성에
역점을 둠.
  면접 후 상담자의 소감
  (1) 감정표현을 못하고 혼자만 삭히려고 애쓴다. -> 친구들과는 통하고. 나가고
싶은데 부모는 못 나가게 하고.
  (2) 침울. 평소에 기분은 나쁘고. 매일매일 큰 탈만 안 나고(아버지와 마찰만
없이) 넘어 갔으면 하는 심정이다.
  (3) 침울한 기분은 감시에 대한 분노와 자유스럽고 싶은 욕구가 좌절된 데서
기인한 것이므로, 적절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어느 정도 욕구가 충족되어야
해소될 것이다.

  (4회: 19xx. 6. 16)
  시험을 잘 봤다. 저번보다 시험공부는 좀 했다. 친구랑 같이 놀려고 했는데 놀
게 없어서 집에 갔다. 가정교사는 도움이 된다. 그 사람은 놀기가 좋다. 옛날에
공부 못한 적 있단다. 둘이 있으면 잘 논다. (상: 형 같은 사람 생긴 게 어떤가?)
좋다. 특별히 공부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좋다. 어머니는 나 낳기
전 몇 번 유산되고 35세에 나를 낳았다. 어머니는 학교 나가시고 처음에는
고모들이, 그리고 대부분은 외할머니가 키우셨다. 고모가 시집가고 때마침
외할머니 뒷집으로 이사와서 외할머니가 키우셨다. 고모는 둘. 큰 고모가 좋다.
34살 정도 되셨다. 1년반 정도 돌보았다고 한다. 4살 정도까지 외할머니가
키우셨는데 가정부가 데리고 가고 그랬다. 외할머니 기억은 별로 없고 지금은
가끔 뵙는다. 유치원은 거의 혼자 다니고 외할아버지가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학부모 회의에는 외할아버지가 오시고 그랬다. (상: 엄마가 못 와서 섭섭하지는
않았지?) 그런 것 같다. 별로 활발한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상: 부모나
타인에게 요구를 해 본 적은 있는지?) 요즘은 없다. 성적이 떨어지고 나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요구해 본 적이 없다. 중2 정도까지는 안 그랬었다. 요샌
하고 싶은 게 별로 없다. 중1 때 처음 아버지가 때리셨다. 처음 시험성적이
아빠 생각보다 못했나보다. 성적표 드렸더니 때렸다. 성적표는 보통 엄마한테
먼저 보인다. 중2 때는 아빠가 먼저 보셨다. 처음 맞아 본 것. 국교 때는 전과목
수. 중1 처음 성적은 17등. 중학교 들어갈 때는 2등으로 들어 갔다. 화가 나서
때리신 것 같다. (상: 그 때 기억하면 기분은?) 별로 (10초) 아무렇지 않다.
아팠을 것이다. (상: 그래서 어떡했지?) 모르겠다. 막 때리셨다. 보통 때리시면
그냥서서 얻어 맞는다. 처음에는 울었는데, 많이 맞다 보니까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온다. 아무 소리도 못한다. 다 때리고 나면 방에 가라고 그러신다. 방에 가서
그냥 앉아 있는다. 커서는 외교관이 되고 싶다. 외국에 나가서 우리나라 위해
일하기도 하고 구경도 하고 싶다. 이 꿈은 스스로 생각한 것이다. 아니면 법관이
되고 싶다. 지배할 수 있는 법관. 유죄, 무죄다 선고할 수 있는 사람. 아빠가
사다 놓은 책 중에 판결집이 있었다. 그 책 보고 나니까 법관이 재미있을 것
같다. (상: (쪼그리고 앉아 있는 자세를 지적하며) 그렇게 불편하게 앉아
있으니까 여기서 혼나는 기분인가?) 아니다. 원래 그렇다.
  (편하게 앉도록 권유. 안락 의장에 기대어 앉게 함). 내가 시험 잘보면
아버지가 아무 말도 안해서 좋다. 중학교 들어오면서 공부하란 소리를 많이
하신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들이 별다른 간섭도, 잔소리도 안하셨다. 중학교
와서 왜 성적이 떨어졌는지 모르겠다. 국민학교 때는 열심히 안했는 데도 성적이
좋았다. 친구집에는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놀러가기도 한다. 친구들과 운동하는 게
좋다. 토요일에 공부하라고 그러면 방안에서 가만 있고 일요일에는 운동하러
가라고 그러면 운동하러 간다. 거의 아버지 명령대로 움직인다. 토요일에는
친구들과 놀았으면 좋겠다. 일요일에는 책상에 앉아 있기가 지겹다. (상:
토요일에 소원대로 하면 평일에는 공부 열심히 할 것 같은가?) 모르겠다. 그냥
하고 싶을 때 공부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 같다. 평일하고 토요일은 전혀 TV를 못
본다. TV를 못 보니까 친구들하고 얘기가 안 되는 적이 많아 소외되는 적도 있다.
중2 때부터 그랬다. 얘들이 TV 얘기할 때는 소외감도 들고 아버지도 원망스럽고
그렇다. 일요일 운동하는 시간이 제일 좋다. 공부 잘하는 얘들이 TV 그런 거 더
많이 안다. 제 시간에 밥먹고 쉬고 공부하고 그래야 한다. (상: 자신의 생활이
답답하지 않은가?) 쌓인다. 쌓여도 어쩔 수 없다. 내 방에 아버지 책상이 모두
있어서 가정교사 있기 전에는 자주 들어오시고 그랬다. 가정교사 때문에 덜 들어
오시긴 한다. 동생한테도 공부하라고 그러신다. 국민학생한테 너무 공부하라고
그러시는 것 같다. 동생도 TV 못 보고 공부만 하게 한다. 요즘은 아버지가 집에
일찍 오신다. 친구하고 같이 있으면 놀게 된다고 요즘은 못 데리고 오게 하신다.
xx스포츠 센터도 정해진 시간 내에 다녀와야 한다. 늦게 오면 혼난다. (상:
슬프고, 화가 나고, 즐겁고 그런 감정들이나 경험들을 찾아보고 다음에 말해
주도록)

  (5회: 19xx. 6. 24)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친구들하고 영화구경 하기로 했다. 그런데 애들은 오전
10시경 가자고 그랬는데 아버지는 오후에 가라고 그러신다. 아침에 가야 한다고
다시 말씀드릴 것이다. 요즘 아버지가 달라지신 것 같다. (상: 변화된 요인은?)
시험을 잘 봤다. 등수가 8등 올랐다. 시험 끝나고 친구집에 놀러 갔었다.
친구집에서 놀다 가니까 좋았다. 아버지가 출장가셔서 자유로와서 좋았다. 자꾸
공부하라고 그럴 때는 화가 난다. 아버지한테 맞을 때는 화 안 난다. 아무
기분도 없다. (상: 보통 사람들은 어떨까?) 모르겠다. 아버지가 안 계실 때 TV
보고 그랬다. 유행어 같은 거 잘 몰라도 친구들한테 물어보지 않는다. 친구들은
우리집이 그렇게 엄한 줄 모른다. 그런 표시는 안 낸다. 집 얘기는 안한다.
모이면 그냥 논다. 컴퓨터 오락. 아버지는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다
해주신다. (상: 그런 생각에 대해서는?) 별로다. 반에서 1/3정도는 해외에
여행갔다 온 애들이다. 여행가는 애들 보면 부럽다. 대학교 가면 나도 가고 싶다.
엄마하고 아빠하고는 비슷하다. 안 때리는 점만 다르고 똑같다. 집에서는 동생
빼고는 말할 사람 없다. 엄마, 아빠는 공부하라고만 하신다. 아빠가 늦게 오셔도
엄마 때문에 별로다. 지난 주말에는 엄마, 아빠 여행 가셨는데 별로 못 놀았다.
가정교사 형도 놀라고 했는데 그 형이 공부하고 있어서 책보고 있었다. 아빠는
나가셔도 전화하신다. 친구들 데리고 오면 가정부 아줌마가 싫어한다. 시험
때라고 xx스포츠센터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 갔다. 그 사이에 엄마가
전화하셨단다. 수시로 전화하셔서 나갈 생각조차 못한다. 스포츠센터 간 일은
예외적으로 야단 안 맞았다. 맞았으면 전치 2주다. 형(가정교사)이 있으면 아빠가
감시를 안하니까 좋다. 아버지 안 계실 때 형하고 있으면 많이 논다. 손해봐도
친구한테 싫은 소리 안한다. 예전에는 친구들 돈도 다 내주었는데 요즘은 안
그런다. 놀러간 친구네 집은 개방적이다. 주간잡지를 보고도 뭐 이런 걸 보냐
한다. 우리집 같으면 난리가 났을 거다. 그 친구는 날 보고 딱딱하다고 볼
것이다. (상: 딱딱하다는 것은?) 규율 속에 매인 사람. 평범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만큼 안 노는 애들도 없을 것이다. 안 노는 게 아니라 못 노는 거다.
부모님 안 계셔도 수시로 전화하시니까 놀 수 없다. 일요일 날에 놀게 해주면
좋겠다. 일요일이 가장 짜증나고 토요일 오후도 그렇다. 공부해야 할 시간은
아빠 아니면 엄마가 지키신다.

  (6회: 19xx. 7. 1)
  극장 구경 갔다가 늦게 들어왔다. 늦게 들어와도 아무렇지 않았다.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영화보고 점심먹고 그러고 들어갔다. 아침 10시 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 애들이 늦게 와서 1시 영화를 봤다. 들어갔더니 아빠는 안
계셨다. 일요일 날은 3시까지 들어오라고 했는데 3시가 넘으니까 야단맞을까봐
불안해서 재미있는지, 없는지도 잘 몰랐다. 아침에도 기다리느라 시간이 가니까
불안했다. 영화 끝나고는 집에 가자고 내가 그랬다. 그랬더니 애들이 좀더 있다
가자고 해서 분식집에 갔었다. 집에 가서 야단 맞을까봐 불안했다. 집에 가서는
피곤해서 잤다. 아이들하고 얘기할 때, 떠들 때는 잊어버린다. 요즘은 야단 잘 안
치신다. 맞을 거리가 없다. 성적이 자꾸 올라가니까. 전보다는 공부를 조금 한다.
(상: 공부만 잘하면 아버지가 간섭 안하실 것 같은가?) 아닐 것 같다. (상:
대학교 가면...?) (침묵) 시험있으면 미리 얘기한다. 얘기 안하면 성적표에 도장
찍으면서 왜 얘기 안했냐고 하신다. 시험보기 한 2주 전에 시험 있다고 얘기한다.
시험이나 학교행사는 미리 부모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 아빠에게서
좋은 점과 싫은 점을 이야기 한다면?) (15초 침묵) 잘 모르겠다. (상: 엄마,
아빠를 소개한다면?) (23초 침묵) 애들은 나보고 착하다고 그런다. 난 안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애들은 날 보고 내 것 별로 안 챙기고 그러는 아이로 안다.
그렇게 보는 것이 그렇게 달갑지는 않다. 공부는 그냥 대학교 갈 만큼만 했으면
좋겠다. 옷 잘 차려 입고 그런 것 싫다. 지금 내 성격에는 불만 없다. 쉽게
화내지 않고 속으로 삭일 수 있는 사람. 수줍음을 안 타면 좋겠다. 가정교사 형은
좋아하기는 하지만, 감시당하는 기분이 부쩍 많이 든다.

  (7회: 19xx. 7. 15)
  (축어록 별도 제시)

  (8회: 19xx. 7. 22)
  xx문화센터에 수영등록을 못했다. 내일은 애들하고 수영하러 간다. 오늘은
애들하고 스포츠센터 갔다. 오면서 애들하고 간식도 먹었다. 아빠가 허락하셨다.
성적은 조금 올랐다. 성적표 보시더니 엄마는 아무 말씀 안하셨다. 아버지는 조금
더하라고 그러시고 별말씀 없으셨다. 오늘도 아빠한테 허락받고 나왔다. 몇 시간
놀다 오라는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8시쯤 일어나서 밥먹고 공부 조금 하다가
놀고 오후엔 도서실 가고 저녁엔 3시간 정도 공부하고 잔다. 요즈음은 형이 나를
감시하는 기분은 안든다. 최근 한 달 동안 큰 일은 없다. 하지만 언제 다시 무슨
일이 날까 불안하기도 하다. 요즘 한 달이 중학생이 된 이후로 가장 원만한
상태이다. 혼자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도 조금 줄었다. 엄마하고는 얘기 많이
안한다. 동생하고는 잘 지내는 편이다. 싸우고 나면 동생에게 과자 사주고
그런다. 방학이라 용돈은 많이 필요하지 않다. (상: 이제 우리가 하고자 했던
얘기를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느끼는 변화는?) 감시하는 기분이 줄어든 것.
공부는 여전히 하고 싶지 않다. (상: 기분을 아는 것은?) 화가 나지만 어쩔 수
없다. 화가 난 것을 스스로 알면 절제할 수 없을 것 같다. (상: 사람들이 화가
나면?) 소리지르고, 때리고, 부수고. (상: 화가 난다라는 언어표현을 하면
절제되지 못한 것 같은가?) 아니다. 지금까지 관심 가져 본 여자친구는 없다.
친구들은 착한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애들하고는 부딪히지 않고 잘 지내는 편.
친구들한테 기분 나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9회: 19xx. 7. 26)
  동생하고 컴퓨터 게임 하고 놀았다. 아빠한테 들켜도 혼나지 않는다. 같이
하신다. 7시 30분쯤 일어나서 밥먹고 공부한다. 아직도 형이 방학중 계획표를
같이 짜주고 그런다. TV에서 농구도 보았다. (상: 예전보다 많이 보네?) 아빠가
안 계신 적이 많기 때문이다. (상: 그 전에는 안 계셔도 못 봤잖은가?) 오시면
그만 보고 스포츠 같은 건 그냥 본다. 가끔 일요일 날 아빠랑 같이 운동하러
간다. 아빠가 묻지 않으면 말 안한다. 아빠가 아침 드실 때는 같이 식탁에 있어야
한다. 자고 있으면 깨운다. 엄마는 성질이 급하시다. (상: 예를 들면?)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자꾸 재촉하신다. 상담하고 가면 보고 안한다. 엄마는 늘
공부하라고 하신다. 동생한테도 그러신다. 내가 부모라면 그러지 않겠다. 내가
아버지라면 보수주의적인 걸 바꾸겠다. (상: 보수주의적인 것은?) 말로는 하지
않지만 그냥 내가 하는 것에 대한 분위기. 공부를 해야 하는 기분은 드는 데
열심히 해야지 하는 것은 아니고, 않자니 대학을 안 가면 안 될 것 같고.
공부하는 것은 귀찮다. 집에서는 전보다 자유스럽다. (상: 아버지로부터의
위험스러운 분위기는?) 여전하다. (상: 집안 분위기가 바뀐것보다는 자신의
마음이 자유스러워진 건가?) 조금은. 별다른 생각 안한다. 혼나고 들어와서도
그냥 아무 생각 안한다. 애들이 귀찮게 하면 화가 나는 것 같다. (상: 귀찮은
것은?) 와서 건드리고 그러는 것. (상: 애들이 귀찮게 굴면?) 신경질 낸다.
"아이씨" 그러고. 동생한테는 마음대로 화낸다. (상: 동생을 때린 일은?) 많다.

  (10회: 19xx. 8. 12)
  집안 분위기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같은 상황 속에서도 마음이 약간 자유로와진
것 같다. 감시당하는 기분은 적어졌다. 보충수업 하느라 방학때도 학교 가니까
싫다. 컴퓨터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몇 번 코피가 났다. 좀 줄여야겠다.
  학원서 첫 시험은 중간 정도. 이번 시험은 2등. (상: 상담을 더 하고 싶은가?)
그렇다. (상: 아버지께 하고 싶은 말?) 좀 보수적인 게 줄었으면. (상: 방학
동안 여행?) 친구네 별장 있다고 가자고 했는데 어머니가 그런데 가면 그 전후에
들떠 공부 안 된다고 허락 안한다. 아버지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허용하겠다고 했는데 어머니의 말에 내가 더 할말이 없었다. (상: 해외여행?)
가고 싶은데 아버지는 전혀 허락 안하실 거다. (상: 얘기는 해봤는가?) 전에 몇
번. 매번 허락 안한다. (상: 그럴 때, 어떻게 했는가?) 방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
있었다. (상: 기분이 어떤 거였나?) 나쁘다.

  8. (7회)의 축어록
  상1: 그 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별일은 없었나. (상담을 시작하는 질문으로서
일주일간의 생활을 검토하도록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내1: 별일은 없고. 시험 봤어요.
  상2: 며칠 동안 시험이었지? (3일 동안이요) 매일 서너 과목씩? (네) 어떻게
봤어요? (시험을 봤다는 사실에 상담자가 초점을 맞추고 물어보고 있다. 시험이
며칠간, 몇 과목씩이었나보다는 그냥 어떻게 시험을 잘 치루었나만을 물었으면
좋았을지도 모른다.)
  내2: 저번보다 조금 잘 봤어요.
  상3: 요새는 부모님들이 xx대하는 게 어떠신가. 좀 나아졌어요? (일상생활을
점검하는 과정으로서 너무 질문 - 대답의 느낌이 든다.)
  내3: 네. (침묵) (일상생활을 점검하는 과정으로서 너무 질문 - 대답의 느낌이
든다.)
  상4: 시험 끝나고는 어떻게 지냈어? (일상생활을 점검하는 과정으로서 너무
질문 - 대답의 느낌이 든다.)
  내4: 운동하고... 일요일 날 친구랑 운동하러 갔어요. (일상생활을 점검하는
과정으로서 너무 질문 - 대답의 느낌이 든다.)
  상5: 어떻게 아버지가 안 계셨나 보죠? (일상생활을 점검하는 과정으로서 너무
질문 - 대답의 느낌이 든다.)
  내5: 아니예요. 계셨어요. (일상생활을 점검하는 과정으로서 너무 질문 -
대답의 느낌이 든다.)
  상6: 그랬어. 이상하다. 아버지가 변하셨나? xx가 변한 거니... 그렇게
싱글싱글 웃으니까 보기가 좋네. 그 친구는 누구지? (내담자의 웃음을 자연스럽게
지지하고 있다.)
  내6: 공부도 잘하고 제가 좋아하는 친구예요. 요번에 짝이 되었어요.
  상7: 그럼 요샌 학교 다니기가 좀 나아졌겠다. (상담자가 좋아하는 친구와 짝이
됨으로 해서 내담자의 학교생활이 나아졌겠다는 가설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으나, 내담자의 반응은 그렇지 않다.)
  내7: 그렇지도 않아요. 담임 선생님 때문에... 원래 정규 등교시간이 8시
반인데 7시 반까지 오래요. 누구더러 아침에 문제내 오라고 해서 문제풀고...
  상8: 요전날 일요일 날 애들하고 놀러 갔다가 늦게 왔는데 아버지한테 야단 안
맞고 지나갔는데, 그렇게 하고 별말씀 없으셨어? (내담자의 반응을 너무 한정하여
질문하고 있다.)
  내8: 네.
  상9: 아버지가 좀 달라지신 것 같으네. 어때요, xx생각은? ((상8)에 비해,
(상9)는 개방질문으로 볼 수 있다. (내8)과 (내9)의 반응에서도 차이가 있어서,
(내9)에서는 내담자 스스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9: 8일 날인가 9일 날인가도 운동하고 와서 아버지하고 TV 같이 봤어요.
권투.
  상10: 그랬어요? 왠일이시니. (내담자의 이야기를 계속하라는 수용 반응이다.)
  내10: 같이 보다가 재미없으니까 아버지는 그냥 책 보시고 저는 계속 TV
봤어요... 어제도 봤는데, 어머니가 계셨는데 아무 말 안하셨어요?
  상11: 이제 TV도 보고 그러니까 숨통이 트이지 않아? 어떤 기분일까? (아버지의
변화에 대한 내담자의 감정을 묻는 질문이다. 그러나 이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침묵과 연결되고 있다.)
  내11: (침묵)
  상12: 공부하란 소리는 덜 하시나? ((내11)의 침묵에 이어 상담자가 화제를
전환하였다. 이보다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지속시키는 것이 필요했다.
예컨대 '변화된 집안 분위기는 xx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나요?')
  내12: 네.
  상13: 그 대신 공부는 좀 하니? (공부에 대해 해야 한다는 강요의 질문으로
느껴진다.)
  내13: 네. 조금요... (중략)
  상14: 오늘은 어떻게 아버지가 데려다 주셨니? (아버지가 내담자를 직접
상담실에 데려다 준 것을 잊지 않고 상담자가 아버지와 관련된 화제에서 적절히
시작하고 있다.)
  내14: 백화점에 갔다가... 수경사고... 방학 동안 수영할 거거든요. 엄마가
수영할 거냐고 물어서 하겠다고 했더니 하래요.
  상15: 아버지랑 같이 나가면 xx는 어떤 기분이니?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아버지에 대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상11)에서 침묵으로 반응했음에도
다시 감정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있음은 이 상담자의 상담목표와 연결되는
것이다.)
  내15: 그저 그래요.
  상16: 싫으니? (아니요) 싫은 것 아니다. 물건 사주는 건 좋은데 같이 나가는
건 그저 그래? (네) ((내15)의 반응을 상담자가 너무 앞서서 질문하고 있다.
이보다는 (내15)의 반응을 탐색하는 것이 필요했다.)
  (중략)
  내16: 토요일 날 애들이 미팅하자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못 갈 것 같아요. 저번
주에 너무 많이 놀아가지고 나가기가 좀... 그래서 못 간다 그랬어요.
  상17: 지난 주에 조금 더 놀았기 때문에 xx가 걱정이 되는구나. 이제 한 방
얻어맞을 때가 됐는데. xx하고 싶은 대로 한 번 해보고 혼나지, 왜 이렇게 지레
겁을 먹었어. 미리 걱정하는 거 아니야? ((내16)의 반응에 대한 해석과 내담자
자신의 반응양식에 대한 의문을 유도하고 있다.)
  내17: 그렇죠.
  상18: 늘 그러면 살얼음판 걷듯이 살잖아. 그런 기분 안 들어? ((내17)에서
상담자가 추측할 수 있는 감정을 반영하고 있다.)
  내18: 네. 꼭 그렇다기보다 너무 많이 놀았으니까.
  상19: 그러니까 xx자신이 너무 많이 놀았으니까 절제하자는 생각이 스스로 든단
말이지. 조금 이러다가 야단맞지 하는 기분도 섞여 있지만 어쨌든 그 결정은 xx의
결정인 거란 말이지.
  내19: 네... 내일은 운동하러 갈려고요. 아버지는 3시간 정도만 하고 오라고
하지만, 너무 빠듯해요. 근데 또 너무 많이 하면 피곤하구요. (내담자가 스스로
내린 결정임을 확인한 후 그에 대한 확인을 하고 있다.)
  상20: 그럼. 빠듯하긴 하지만 아버지가 제시한 시간이 합리적이긴 하네.
(상담자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합리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내담자에게는
아버지의 편으로 느껴지므로 (내20)과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내20: 그래도 너무... 놀다 보면 빠듯해요.
  상21: 하지만 꼭 xx가 3시간만 할 필요는 없잖아. 적당히 이 정도 하면 되겠다
하고 판단되는 시간에 오면 되잖아. 근데 그래도 또 아버지가 뭐라 그럴까
걱정되고 초조하긴 하지. 올 때 되면 초조하진 않아? (내담자의 행동을
직접적으로는 지시하고 있으면서 내담자의 당시의 감정을 탐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해결적 접근을 위해서는 행동의 직접적 지시 후 내담자의 반응을 지켜보거나
내담자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는 것이 필요했다.)
  내21: 조금 그래요. (중략) 애들한테 전화오면 엄마가 시켜요. 어디 간다
그래라...
  상22: 그럼 시키는 대로 해요? ((내21)에 대해 상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는
한정해서 질문하고 있다. 이보다는 '그럼 xx는 어떻게 하나?')
  내22: 그럼요.
  상23: 옆에서 시키면 기분 나쁘지 않아? (내담자의 감정에 계속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23: 네. (침묵)
  상24: xx도 친구들하고 같이 놀고 싶지? (네) 그러면은 원하는 거 하고
반대되는 것을 엄마가 요구한단 말이야. 그러면 엄마 요구대로 반대되는 것을
하는데 그런데도 화가 안 나? (감정의 인식이 부족한 내담자에게 계속해서 화제를
감정으로 이끌고 있다.)
  내24: 으례 그러다 보니까...
  상25: 대학교 때까지만 이렇게 할거니? (네) 그 다음에는 xx 혼자 스스로 할
자신이 있어? (네) 근데 이렇게 습관이 되면 나중에는 엄마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미리 알아서 자발적으로 하게 되기가 힘들지 않을까? (내담자의 현재 행동에서
예측되는 미래 행동을 예상하고 있다.)
  내25: 그럴 리는 없죠.
  상26: 그렇지는 않아... 자신이 뭘 원하는지는 그 당시에 알아? 만약에 xx가
공부 잘한단 말이야. 잘하는 데도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할까? ((상26)의 첫 질문
후 내담자의 반응을 조금 더 기다려 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내26: 그거야 상황에 따라 달라지죠.
  상27: xx는 말 잘 듣는 자기 자신이 좀 이상하진 않아?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게 있을텐데 그걸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고, 아버지가 싫어한다고 하고 싶은 걸
다 억누르고 있잖아. 그렇게 자기 욕망을 억누르고 나면 화가 날텐데... 화나는
것도 표현도 못하고... 그러니까 우울한 거 아닌가... 방 안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그저 그렇지. 기분이 별로다만 있지, 우울한 것은 모르고 있지. 왜 그런
상태인지 스스로 생각해 보진 않았어? 엄마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이 맞지
않은데 엄마 원하는 대로 하다 보니까 내가 기분이 나쁜데 기분 나쁜 걸 표시는
못하고. 니가 기분 나쁜 걸 삭이는 방식이 그냥 가만히 방에 들어와서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있는, 유일한 방편이라는 건 아니? ((내21)~(내26)까지의
행동을 해석하고 있다.)
  내27: 네.
  상28: 그러면 방 안에 xx가 가만히 있을 때는 기분이 나쁜 상태다. 기분이 나쁠
때는 xx가 원하는 걸 못하고 엄마가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했을 때. 학교에서
xx는 참 밝지? ((상27)의 내용을 내담자에게 무조건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듯한
인상이다.)
  내28: 그런 편이예요.
  상29: 학교에서 네 모습과 집에서의 네 모습이 굉장히 다르지 않아?
(내담자보다 상담자가 한발 앞서고 있다.)
  내29: 네.
  상30: 왜 그렇게 다를까? 학교 가면 애들하고 있으면서 기분이 좋기 때문이고
그러면서 막 얘기하고 싶고. 떠들고 싶고. 근데 집에 오면 기분이 나쁘고
울적하니까 그렇게 다른 것 같아. ((상30)의 첫 질문 후 내담자의 반응을 조금
기다렸으면 하였다.)
  내30: 그런 것 같아요.
  상31: 그러면 적어도 우리가 두 가지는 알았다. 학교에 가면 기분이 좋고, 집에
오면 기분이 나쁘다. 자기 감정은 알아야지... 그러면 집에서도 기분이 좋으려면
xx 원하는 걸 할 수 있어야 해. 사람이 원하는 걸 다 할 수는 없지만, 원하는
것의 일부는 할 수 있어야 한단 말이야. xx가 원하는 것의 일부라도 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면, 그렇게 기분 나쁘지 않을 거야. 그럼 이제 오늘, 아버지랑 같이
나가는 건 싫지만 물건 사는 건 좋은 거고, 수영장에 가는 것도 좋은 일이고.
엄마가 학교 오는 것은 싫은 거고. 친구들 만날 때는 기분이 좋은 거다. (이
회기의 상담내용을 상담자가 요약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담자에게 이 회기의
내용을 요약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했다. 상담자가 내담자에 비해 주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내31: 네.
  상32: 지금 우리가 한 식으로 xx가 자기 감정을 좀 변별했으면 좋겠어.
그래야지 맨날 그저 그렇고, 모르겠고... 너무 메말랐잖아. 그리고 나는 xx가
원하는 것 중에서 일부는 좀 표현을 했으면 좋겠어. ((상31)에 이어 내담자의
앞으로의 행동에 대한 직접적 지시를 하고 있다.)

  9. 본 사례에 대한 다른 상담자의 논평
  앞 지면들의 하단에 표기된 상담자 언어반응에 대한 언급들은 경험이 1년
정도인 '초심 상담자'가 본 상담자의 축어록을 분석한 것이다.
  내담자가 중학생이기 때문에 언어적 전달능력과 감정적 표현능력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으므로 효율적인 상담 운영이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담자는 내담자가 앞으로 자신의 생활을 더 잘 영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한 인간으로서 믿으면서 내담자를 지지하고 있다. 또한 아버지,
어머니의 과다한 기대와 요구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는
내담자에게 감정의 자연스럽고 적절한 인식과 표현방법을 면접과정에서
학습시키고 있다.

  10. 교육지도에서의 토의내용
  본 상담자가 교육지도를 받기 위해 기록해 둔 상담과정에 대한 총평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내담자가 상담자를 만나러 오는 것이 좋다고 표현했는데 그것도 상담자를
만나는 것보다는 집에서 나올 수 있는 핑계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내담자 편에서 상담자를 좋은 사람으로 평가하였는데, 이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내면감정을 언어화시켜 주고 그의 입장에서 지지해주기 때문일
것이라고 해석된다. 10회 상담 후, 내담자가 '기분이 나쁘다'라는 식의
감정표현을 하기 시작하였으며, 공부에도 집중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상담의
효과로 표현하였다. 또한 내담자가 상담자의 말을 정확히 잘 기억하는 능력이
있으며, 부모 면접시 상담자가 부모를 설득해 준 것이 상담자를 더욱 신뢰한
계기가 된 것 같다.
  사례에 대한 교육지도에서 토의된 내용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은 직접 내담자에게
질문하거나 언급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상담자에게 느끼는 감정은 어떠한지,
어떤 점이 좋은지 혹은 싫은지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하면서 구체화하는
것이 내담자에게는 감정표현의 연습이 될 것이다.
  둘째, 중학생 정도의 발달단계에 있는 내담자에게는 상담자가 '제2의 부모'로서
실제 부모들이 소홀히 하는 면들을 보살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내담자 말의 반영뿐만 아니라, 차후의 동일 상황에서의 대처방법(행동)의
연습이나 내담자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이 내담자에게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중요한 지지기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잠재력이 있는 내담자로 평가된다. 그러나 상담을 지속하게 될 경우, 이 내담자의
변화 의욕, 지구력, 상담관계의 응집성 등을 고려하여, 그에 부합되게끔
상담목표를 설정 또는 조정해야 할 것이다.

  11. 상담자의 총평
  이 사례에서는 내담자가 중학생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 상담 초기에 신체발달
상태와 그에 따른 자아 개념 등을 자세히 검토해 두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 성적저하에 따른 부모와의 갈등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
따라서 일차적으로는 부모와의 갈등으로 야기된 내담자의 우울감을 해결하고,
점차 갈등 자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반응양식의 학습, 그리고 가능하다면
성적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상담의 목표로 삼았다. 이 연령의
내담자들이 대체로 그러하듯 이 사례에서도 내담자의 언어구사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으므로 내담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상담자가 대신하고 충분히
표현되지 못한 내면감정을 반영하는 반응을 자주하였다.

  (사례 6)을 읽고
  부모로부터 의뢰된 청소년을 상담하는 경우 내담자와 라포(rapport)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이다. 그런데 이 사례의 경우 상담자는 이런 과제를 능숙하게
잘 풀어내고 있다. 상담초기부터(2회) 상담자는 내담자가 다양한 화제, 심지어
'잘 모르는 어른'에게 말하기가 껄끄러운 성적인 주제까지 이야기하도록 잘
이끌어 주고 편안한 느낌을 준 듯하다.
  이 내담자에게 시험성적은 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내담자는
상담기간 중 다행스럽게도 성적이 계속 향상되었는데(4회, 8회 참조), 이것은
내담자의 자신감을 높이고 부모와의 갈등을 약화시킨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그런데 8회 요약에 나타나고 있는 것 같이 내담자의 부모는 아들의
성적향상을 매우 담담하게(?) 별로 기쁘지 않은 것처럼 반응하고 있다. 이
내담자의 부모는 다른 많은 부모들처럼 자녀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서투르고 권위적인 훈육 방식에만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우 상담자는
내담자의 부모에게 바람직한 부모역할을 교육 혹은 조언하거나, 부모역할
프로그램 같은 것에 참여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부모의
절대적인 영향력하에 놓여 있는 중학생의 경우에 환경의(즉, 부모의) 변화없이
내담자 쪽의 변화만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1991. 9. x대 상담 전공생)

  하나의 논평

  1. 내담자의 심리적 가족구도
  아버지: '나를 감시하고 때리고 야단치는 사람.' 화가 나지만 늘 그러니까 이젠
화나지도 않음. 어머니: 때리지만 않을 뿐 아버지와 똑같음. 요구가 많음.
내담자: 매맞아도 화 못냄. 하고 싶은 것 허락 없이는 못함. 동생: 내담자의
화풀이 대상.

  2. 주요 문제
  (1) 내담자의 방어기제
  성적에 대해서 화내고 생활의 모든 부분에 대해서 일일이 간섭하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억압되어 전혀 표출되지 못하거나 수동적이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자신의 성적부진 때문인 것으로
돌리며 아버지를 미워하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
  (2) 병렬적 왜곡과 내담자 반응의 특징
  치료자를 아버지의 편으로 인식하고 있어 좀체로 마음을 열지 못하고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수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치료자의 개입이 부적절해 보이는
시점에서조차 저항하거나 그것을 지적하지 않는다.

  3. 상담의 목표와 접근방식
  (1) 치료자가 설정한 목표: 공부 안하는 의미 통찰 - 공부의 동기를 높인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도록 격려, 집에서의 불안 감소를 위한 표현 훈련.
  (2) 치료자의 접근방법: 주로 탐색적 질문을 통하여 내담자의 자기 감정인식과
그에 따른 통찰을 이끌어 내고자 함.

  4. 상담과정의 개요
  1회: 구조화
  2회: 호소문제 확인. 성적이 떨어져 아버지와 갈등이 생김. 떨어져 살던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중1 이후로 성적부진, 이로 인하여 매맞게 되고
화내지도 못함.
  3회: 아버지의 간섭에 대해 느끼는 내담자의 느낌 탐색. T. A. T 검사.
  4회: 성장과정 탐색. 어머니 35세 때 낳음. 큰 고모와 할머니, 외할머니가
키움. 학부모 회의에 외할아버지가 오심 - 서운함. 아버지에게서 매맞던 기억.
집안에서 아버지는 TV도 못 보게 하고 공부방에 들어와 혹은 거실에서 나를
감시한다. 나는 방 안에서 아무 것도 안하고 앉아 있는다.
  과제: 감정 찾아오기
  5회: 부모의 여행과 자유시간. 적극적으로 누리지 못함. 놀러 갔던 친구집의
개방적인 분위기가 부럽다.
  6회: 성적이 올라가면서 아버지의 태도가 달라진 것 같다. 나는 쉽게 화내지
않고 속으로 삭일 줄 아는 사람이다. 치료자가 부모의 좋은 점에 대해 질문 -
침묵.
  7회: 1주일간의 생활탐색 - 아버지와 함께 TV를 봄 - (상: 아버지가 변한
건가?) 글쎄 (상:아버지가 데려다 줌 지적) 같이 있을 때 아무 말 안함. 이번
주는 너무 놀아서 미팅할 수 없다 - 자신의 결정으로 공부한다는 것 격려 -
수영에 관한 자기의 판단과 아버지의 제시가 일치하지 않아 갈등 - 어머니는
아버지처럼 요구가 많고 나를 가두어 둠. (상: 대학가서도 그럴 건가?)
학교에서는 하고 싶은 것 하니까 활달하다 -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면 즐겁다.
학교에서의 모습과 집에서의 모습간 차이 지적, 변화를 독려함.
  8회: 아버지가 간섭을 덜 한다. 최근 아무일 없지만 앞으로 어찌될지 모른다.
화가 나면 방에 그냥 앉아 있는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9회: 아버지와 함께 컴퓨터 오락했다. 집안 분위기는 달라진 것 없지만 내가
자유로워진 것 같다. 동생한테는 맘대로 화낸다.
  10회: 방학 동안 여행하고 싶지만 허락하지 않으실 거다. 가고 싶다고 말해도
늘 허락 안하신다.

  5. 치료적 요소
  (1) 아버지와의 감정적 관계를 부각시켜 내담자가 억압하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의식의 세계로 끌어들이려는 반응이 성과는 부족하지만 내담자에게
자극이 될 수 있었다.
  (2) 아버지와의 관계가 조금 나아진 것에 대한 치료자의 적극적 지지.
  (3) 중학생으로 자신의 내면세계에 관한 통찰이 결여된 내담자에게 적절한
교육(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적극적으로 해 보라)과 지지가
자신을 상당히 억압하고 있는 환자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하다.

  6. 대안적 접근방법
  (1) 공부보다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룰 수 있다: 내담자의 문제는
공부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내담자와 아버지와의 관계(감시와 매,
지나친 요구로 일관 - 수동적인 방식으로 거부하거나 표현하지 않고 견딤)
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담자와 아버지와의 의사소통과
관계방식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겠다.
  (2) 아버지를 상담에 직접 개입시켜 가족치료의 형태로 진행시킬 수 있다:
문제의 발생과 유지에 아버지가 공헌하는 바가 있으므로 아버지를 상담에 함께
참여시켜 내담자와 아버지간의 인식의 차이를 교정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겠다.
  (3) 아버지의 태도가 변한 것에 대한 구체적인 탐색이 필요하다: 내담자는
아버지가 변했다고 하고 그렇지 않다고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워졌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아버지의 행동이 그리고 내담자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탐색해 보아야겠다.
  (4) 상담자에 대한 내담자의 태도: 수동적이고 거리감을 유지하며 자신에 대한
표현이 부족한 점 등 상담과정의 지금, 여기에서 나타나는 내담자의 행동을
지적하여 그로부터 내담자의 내면세계와 행동에 관한 탐색과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7. 대안적 상담자 반응
  상6: 아버지가 변한 거니 네가 변한 거니? 그 친구는 누구니? - 아버지가 변한
점이 있다면 뭘까?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야기해 보자.
  상11: 공부하란 소리는 덜하시냐? - 한마디로 이야기하기 어려운 심정이었나
보구나. 좋기도 하구 이게 웬일인가 싶어 언제 무슨 일이 터질까 싶기도 했나
보다.
  상19: 어쨌든 결정은 xx의 결정이란 말이지? - 놀았으니까 이젠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니? 아버지 때문이 아니라 너 스스로 말이지? (유정아,
서울대 대학원, 상담심리 전공)

  (사례 6)에서의 연구문제
  1. 이 사례의 내담자는 사회적 기술의 습득과 진로계획의 수립 및 준비라는
발달과제를 안고 있는 중학생이다. 현실적으로는 전직 또는 현직 교사들인
부모로부터 학교성적에 관한 부단한 압력에 소극적인 저항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상담실에 오는 이유는 어떤 변화보다는 부모 아닌 다른 사람을 집
밖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내담자의 상담면접중의 태도 및 반응양식에 있어서 어떤 특징이 발견되는가?
대학생 내담자들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 내담자에게 있어서 상담자의
역할을 어떤 의미가 있는가?
  2. 이 사례에서 설정된 상담목표 즉 '학습(공부)동기의 제고'와 '자기 감정의
인식 및 표현' 가운데 어느 쪽이 우선적으로 성취되어야 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3. 7회에서 확인된 내담자 아버지의 일부 행동 변화(내담자와 같이 TV시청,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 것 등)는 이 사례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4. 이 사례에서는 정규적인 형태의 부모 및 가족 상담은 없었어도 상담자가
내담자의 부모들을 수차례 접촉했음을 시사하고 있는데, 상담과정에 대해서 이
내담자의 부모들은 어떤 태도를 취했다고 추측되는가?
  5. 상담자의 면접중 개입은 제3자에 의해서 폐쇄적 질문, 침묵의 의미를
간과하거나 '앞질러 반영하고 있다'는 등의 비교적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독자의 의견은 어떠한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에서는 성인상담과 달리 지식적 - 지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6. 이 사례와 같은 청소년 상담의 추수면접에서 특히 유의해야 할 생활 지도적
접근은 무엇인가?

  (사례 7) "엄마는 항상 저런 식이다..."
  1. 상담의 배경
  상담자가 본 사례를 접하게 된 것은 서울 시내에 개인 상담 연구실을 마련한
후, 서울 시내 모여고 교도교사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10평 안팎의 이 연구실은
장차 연구, 상담, 훈련 등을 하는 본격적인 상담소로 발족시키기 위한 곳으로서,
현재는 본 상담자의 개인 부담으로 유지하면서 상담교사들을 위한 집단지도,
대학원 전공생 강의 그리고 본 상담자의 원고집필 장소 또는 휴식처로 사용되고
있다. 본 사례를 의뢰해온 상담교사는 서울시 카운슬러 협회 회원으로서 내담자가
자신의 담임학급의 문제학생이며, 학교 상담실에서 지도하기 어려운 '불량'
행동이 지속되기 때문에 본 상담자에게 의뢰한다고 했다. 이 상담교사는 10회
전후의 유료 '계약 상담'을 하되, 부모 동의하에 내담자(학생)가 매부 본
상담자의 개인 상담실로 와야 한다는 조건 등이 양해되었음을 통보해 왔다. 이에
따라, 상담자는 내담자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학생의 문제에 대한
부모측(어머니)의 의견을 듣고 면담일자를 약속했다.
  2. 내담자의 문제와 가족관계
  이상의 사전 협의 및 면담약속 과정에서 학생의 어머니와 담임교사가 표현한
내담자의 문제는 다음과 같이 집약되었다.
  (내담자 어머니의 표현)
  성격과 행동 - 부모에게 반항적, 신경질이 많다.
  학교성적 - 최하위다. 내신등급은 아예 포기했다.
  상담에 대한 기대 - 공부보다 사람이 좀 되었으면 싶다.
  (담임교사의 표현)
  머리는 나쁘지 않으나 성적은 바닥이다. 성격이 방종하고, 불량 망나니임.
교칙위반 다반사. '좋은 선생님(상담자)을 만나도록' 권했을 때 내담자는 달가워
하지 않는 반응이었고, 어머니의 '열성' 때문에 찾아가기는 할 것임. "그러나
선생님(상담자)도 상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
  1차 면담(접수면접) 및 내담자 어머니와의 면담에서 확인된 가족관계는 다음과
같다. 부(60세, 건물임대업, 말이 없는 분), 모(56세, ?), 언니(20세, 재수중(?),
놀고 있는 중), 언니(19세, 고3, 내담자와 동일교), 오빠(18세, 고2),
내담자(16세, 고1)
  3. 상담과정의 개요
  상담의 기본과정은 어머니와 같이 내방하여 내담자와 함께 면담한 접수면접(87.
11. 12)부터 상담의 종결 후 담임교사와의 면담(88. 3. 8)까지 약 4개월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 기간중 내담자와의 개별상담면접은 10회, 전화를 통한 연락, 협의
12회, 어머니와의 면담 4회, 담임교사와의 면담 1회가 이루어졌다.
  이후부터 6개월간의 추수지도 기간중에 5회의 전화통화, 1회의 내담자 면대,
2회의 서신상담이 있었고 상담종결 6개월째인 8월 24일에 추수면접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상담활동 일람표
  정규상담; (3개월) 87. 11. 12  내담자 면접: 접수면접  전화연락(일자):
담임->상담자 (87. 11. 3), (내)->(상)(11. 8)  어머니 합석, 상담계약서 서명
  87. 11. 18  내담자 면접: 1회  전화연락(일자): (상)->(내)(11. 25)
  87. 11. 25  내담자 면접: 2회  전화연락(일자): (상)->담임(11. 27),
(상)->(내)(12. 1)  내담자 가족측의 반응을 확인
  87. 12. 2  내담자 면접: 3회  전화연락(일자): (상)->내담자 어머니(12.
7)  어머니와의 비정기 무료 면담을 제안
  87. 12. 8  내담자 면접: 4회  부모, 담임 면담: 12. 9 어머니(1차)
  87. 12. 16  내담자 면접: 5회  전화연락(일자): (상)->(내)오빠(12. 18)
  87. 12. 26  내담자 면접: 6회
  87. 12. 30  내담자 면접: 7회  88. 1. 4: (내)로부터의 연하장 접수
  88. 1. 6  내담자 면접: 면담불발  전화연락(일자): (88. 1. 5)(상)->(내)언니,
(내)->(상)(1. 6), (1. 8)(상)->(내)(집)  부모, 담임 면담: 어머니
면담(2차) (1. 6)  (상)의 외출중 (내)가 약속시간 전 2분 기다리다가 감
  88. 1. 13  내담자 면접: 8회
  88. 2. 3  내담자 면접: 9회  전화연락(일자): (2. 10)(상)->(내)(학원),
(내)->어머니(상)(2. 20)  부모, 담임 면담: 어머니 면담(3차)(2. 21)  종결을
앞두고 면접일자의 간격을 늘리기로 (내)와 합의
  88. 2. 24  내담자 면접: 10회  면접 후 점심을 같이함
  추수지도: (6개월)  전화연락(일자): (상)->(내)어머니(3. 9)  부모, 담임
면담: 어머니 면담(4차)(3. 3), 담임 면담(3. 8)  담임교사가 (상)의 연구실
내방, 상담 성과를 치하
  전화연락(일자): (3. 16)(상)->(내)언니, (3. 23)(내)모->(상)
  88. 5. 14  내담자 면접: (내)가 (상)의 연구실 예방  전화연락(일자):
(3. 31)(상)->(내)어머니  "스승의 날이기에-" 선물전달
  88. 5. 21  내담자 면접: (상)이 (내)에게 상담 성격의 서신우송  전화연락
(일자): (내)->(상)(집)(5. 27)  연극초대권 동봉
  88. 7. 26  내담자 면접: (상)이 (내)에게 상담 성격의 서신우송  전화연락
(일자): (상)->(내)(7. 25)  상담종결 6개월인 8. 24일에 재회(추수면접)할 것을
제의
  88. 8. 24  내담자 면접: 면접(추수)

  4. 접수면접과 '상호실천계약서'
  접수면접은 내담자와 내담자 어머니가 합석한 가운데 상담에 관한 기본적
안내(오리엔테이션)로부터 시작되었다. 상담에 대한 안내에서는 다음 사항을
강조했다.
  1) 담임교사로부터 사전 지식을 얻고 왔어도 10회의 계약 상담을 할 것인지의
여부는 내담자 스스로 확정할 것
  2) 상담자는 모녀 또는 모녀교사와의 관계에서 중립적 입장임
  3) 상담의 내용 중 내담자가 동의한 사항에 한해서 관계자(모, 담임 등)에게
알리거나 합의함

  상담에 대한 안내설명 이후의 접수면접은 내담자에 대해서 갖는
가족(어머니)측의 염려, 내담자의 장점, 내담자의 성장배경 중의 특징적 사항,
기타 상담에 대한 내담자의 의견 등을 상담자가 묻고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이것들의 내용과 상담자가 관찰한 내담자 및 내담자 모친의 면접 중
행동양식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내담자 어머니의 염려, 관심사: "x이 학교생활을 성실히 하는 것"
  [-, ?]: 안경을 유별난 것으로 하고 다닌다. 머리모양(파마), 입는 옷도 모양을
너무 낸다. 반발적 언행...[?]엄마인 나에게 그렇다.
  [-, ?]: 하루 2, 3회 정도로 그 남자친구(지난 봄 심성훈련에서 만난 고교
중퇴생)에게 전화를 하고, 최근 그 아이의 고모집에서 두 쌍이 동숙을 한 다음에
전화를 해왔다.
  [-, ?]: 교제까지는 이해하나 너무 빈번히 외출을 한다. 공부는 기대도 안한다.
  [-, ?]: (장점이라면?) 언니 등 주변 인물로부터 판단력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외출시 늦으면 집에 전화를 한다. [?]국민학교 6학년 때 6. 25 관련 웅변대회
참가, 원고 골격을 본인이 작성했다.
  [-, ?]: 복장 등을 본인에게 맡기고 싶고 그렇게 이해도 하지만, 학교에서
문제시 한다. [?]담임은 이해적이나 타교사들이 문제시 할 것이다. [?]부모의
책임이기도 하다. 부모로서 교육방침 차원에서 곤란하다.
  [-, ?]: x의 남자친구 부모님이 최근 x의 학교를 찾아간 적이 있고, 내가 그
부모를 만나기도 했다. [?]x 때문에 자기네 아들이 대입공부를 못한다고 했다.
[?]나는 기다려 보자고만 말하고 있다.
  (면접중 내담자 어머니의 행동특성)
  열심히 이야기 함. 약속시간 30분 전부터 현관 수위실에서 대기했고("처음 오는
길이라 늦지 않기 위해서"), 면접중의 이야기를 자기중심적으로 이끌어 가는
경향이 있었음. 교양과 체면을 중시하는 듯한 인상이었고, 정서적으로 다소
각성(흥분)되어 있다는 추측을 갖게 함. 수수한 옷차림. 평균 신장에 비교적 여윈
체격.

  (2) 내담자(학생)의 의견 및 반응
  [-, ?] 엄나는 항상 저런 식이다.
  [-, ?] 아무리 사랑이라도 간섭, 참견은 싫다.
  [-, ?] 예, 전혀 이해를 못한다. 더 할 말이 없다.
  [-, ?] (다음에 혼자 만날 때-) 그 때 이야기하겠다.
  (면접중 내담자의 행동특성)
  어머니의 이야기중 가끔 고개를 가로 젓거나 비웃음의 표정을 지음. 언어
유창성이 높을 듯 싶으나 반응의 횟수, 내용, 깊이 등에 있어서 극히 제한됨.
성격은 외향적이고 고집스러울 것이라는 추측을 갖게 함. 상담자가 자기를 이해
또는 지지해줄 수 있는 인물로 기대하는 듯했음. 평균보다 작은 키에 다소 체중이
있는 귀여운 용모에 속함.

  (3) 상호실천계약서의 작성
  이상의 내용이 진행된 후 상담자의 제안에 의해 상호실천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의 목적을 설명해 주고, 내담자와 내담자 어머니가 상호간의 기대사항 중
실천할 수 있다고 믿는 항목 2개씩을 계약서의 주요 내용으로 하는 데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는 내담자가 운동화로 등교하고 외출시에만 구두를 신기를
원했고, 내담자는 이를 자기에게 맡기기를 주장했다. 이 문제는 어머니가
내담자에게 새 운동화와 구두를 동시에 구입해 주는 조건으로 양자가 합의,
해결하도록 권했다. 이 계약서는 내담자가 정기상담(10주 예정)을 받기로 스스로
결정, 상담자에게 통보하는 때부터 발효하고 내용의 수정 및 조정은 상담자를
포함한 3자의 합의에 의해서 하기로 했다. 계약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호실천계약서
  계약일: 1987. 11. 12.
  실천자 갑(어머니)
  (1) 어머니는 x의 외출시 귀가시간을 현재의 저녁 9시에서 10시까지로
양해한다.
  (2) 어머니는 x의 안경, 머리모양, 옷(복장) 등에 대해서 x에게 일임한다.
  실천자 을(x)
  (1) x는 앞으로 6개월 동안 학교수업에 결석하지 않는다. 단, 어머니에게 사전
연락이 된 1일 정도의 결석은 양해될 수 있다.
  (2) x는 '어머니를 위해서' 매일 약 30분간의 설거지를 한다. 단, 특별한 사정
등이 있어서 못하게 될 경우 사전 또는 사후의 양해하에 1주 1일 정도까지는
실천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위의 사항을 서로 실천할 것에 합의함.
  1987. 11. 12
  실천자 갑(어머니): _ (서명)
  실천자 을(x): _ (서명)
  증인(상담자): _ (서명)

  (4) 기타 참고사항
  내담자는 막내로 출생, 영아기에 다른 자녀들과 달리 부모들이 함께 내담자의
기저귀를 갈아 줄 정도로 정성을 들였다고 했다. 당시 내담자의 아버지는 큰
사업을 하다가 부도수표 사건이 있어서 회장직을 내놓고 피신생활을 하는
중이었다. 87년 봄 언니가 다녀온 공개 심성계발훈련을 내담자가 참가했는데,
거기서 현재의 남자친구를 만났고, 그 후부터 내담자의 태도가 "확 달라졌다"고
했다.

  5. 상담면접의 요약 (내담자가 녹음을 반대했기 때문에 요약은 면접 후
상담자의 기록에 의거함.)
  (1) 1회 면접
  [-, ?] 그저 그렇게 지냈어요. [계약실천-, ?] 잘 지키지 않아요. [-] [?]
엄마보다 오빠가-. 10시까지 귀가(허용)시간이 연장된 것을 오빠가 모르고
있어요 (내담자의 침묵, 무반응) [-, ?] 아버지는 연세가 높고 좀처럼 말씀이
없어요. [-, ?] 지난번(11월 1일) 외박 후 오빠에게 뺨맞고 엎드려 뻗쳐식으로
몽둥이로 맞았어요. [-] 예, 보기도 싫고 무서워요. [?] 국민학교까지는 서로
친했으나 중학교부터는 사이가 멀어지고 요즈음은 이야기도 안해요. [-, ?]
그렇게 되어요. 언니하고는 이야기가 돼요... [-, ?] 집에선 답답해요. 나가고
싶고, 돈벌고 싶기도 하구요. 친구 중 돈버는 애가 있는데 나도 그렇게 하구
싶어요. 나중엔 후회할지 몰라도 (내담자의 침묵, 무반응) [-, ?] (내담자의
침묵, 무반응) [?] (답답할 때는) 주로 잠자요. 음악을 듣기도 하고-[?] 팝송과
가요예요. [?] 이종환의 시간을 들어요. [-, ?] 이정석을 좋아해요. 노래는
'사랑하기 때문에'...[-, ?] 10회 정도는 같은 요일, 시간에 오겠어요[-, ?]
(스스로의 결정 여부). 그래요. [?] 네, 그래요. [-, ?] (담임 교사를) 오늘
만났는데 '오늘 상담하러 가는 날이지?'라고 물으시데요...[-] 7시 이후에 선생님
댁에 전화할 수 있을 거예요.

  상담자의 요청에 의해 내담자가 이 날의 이야기를 요약하고, 지지적 언급을
해준 후 면접을 끝냄.

  (1회 면접에서의 주요 상담 노력)
  예상대로 내담자가 상담자의 선도 반응 없이는 스스로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해적 반응 및 탐색적 질문을 포함한 상담자의 주도적 노력([-] 이해 또 반영적
언급의 표시, [-, ?] 내담자의 말에 대한 이해 반응 후, 탐색적 구체화를 위한
질문, ...: 요약 기술에서 생략된 대화부분의 표시)에 의해 대화가 진행되었다.
  1회 면접중 상담적 노력은 (1) 오빠로부터 구타당한 후의 자존심의 상처 및
혐오감 등의 감정 토로, (2) 가수 이정석의 노래말 '아픈 만큼 커가고...'를
비유 자료로 한 성장과정의 의미에 대한 교육적 설명, (3) 상담자와의 유대
형성을 강화하고 귀가시간의 준수를 확인하기 위해 상담자에게 전화를 걸도록 한
것 등으로 집약될 수 있다.
  1회 면접 후 상담의 진행계획으로서 상담자가 기록해 둔 것은 다음과 같다.
(1) 계약서 사본을 만들어 내담자와 어머니에게 보내는 것, (2) 내담자와 오빠의
대화관계를 형성키 위한 역할연습의 도입 필요성, (3) 내담자가 집에서 느낀다는
'권태감'의 구체적 목록의 작성 후 행동 수정적 방법의 활용가능성, (4) 집에서의
모녀관계의 개선 및 내담자 어머니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어머니와의
개별상담(격주 또는 월례)을 제안하는 일 등.

  (2) 초기 상담과정(2, 3, 4회)의 요약
  1회 면접 후 4일째인 일요일 저녁 친구와 같이 연극구경을 하고 그 친구 집에서
자려고 했으나, 새벽 1시경 어머니가 그 집으로 찾아가 내담자를 데려온 사건이
있었음. 내담자는 연극구경 도중 집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늦게 귀가할 것을
허락받고자 했으나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또-" 하는 식의 신경질적 반응에 화가
나서 연극 후 친구 집에 갔다고. 어머니에 대한 사과성 표현의 요령과 오빠와의
기본대화를 역할연습을 통해 학습시키고 집에 가서 시도해 볼 것을 '숙제'로 줌.
  수업태도는 나아지고 있다고 믿으나 설거지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상담받으러) 오는 것 싫지는 않으나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함.
  2회 면접 후 내담자와의 통화에서 내담자가 어머니와의 대화는 시도했으나
'컨디션이 나빠 보이는' 오빠와는 안했음을 확인하고, 나머지 숙제도 시도해 볼
때까지 면접의 연기 가능성을 시사. 내담자가 '오늘 해볼께요'라고.
  3회 면접은 약 15분으로 단축. 오빠와의 의사소통시도 약속을 이행치
않았으므로-. '가서 해보고 연락드리겠다'고 내담자와 상담자간의 신의,
자기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함을 강조하고 유자차를 대접하고 비교적 꽉 잡은
악수로 격려의 뜻을 전달하면서 작별. 어머니와의 별도 상담을 위한
전화통화에서, "왜 그런지 x가 상담실에 오기를 꺼려 한다"고 또 x가 불량한
남자친구를 새로 사귄 듯하다고 어머니가 걱정(상담자는 숙제의 이행 여부에
관계없이 예정 면담일에 오도록 하라고 부탁함).

  (4회 면접)
  [-] 그런대로 (숙제를) 해 보았다. [-, ?] '나를 생각해 주는 것은
이해하지만...' 식으로 말을 (오빠에게) 걸었다. [-, ?] (귀가시간의 연장건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겠다"고 하더라. [?] (11월 초 외박 후 구타당한 건에
대해서는) 그건 얘기하지 않았다. [-, ?] 내가 홀가분해졌다. [-, ?] (상대방의
반응) 그저 그렇다. [?] 설거지는 해주고 있으나 몇 번 못했다 - 피곤해서 자는
바람에... [-, ?] (별도 면담 예정인 어머니에게 상담자가 전해주었으면 싶은
것) 엄마가 나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 내가 사귀는 친구는 무조건 나쁘게
보고... 그 전 남자친구에게서 (말다툼 후) 전화가 와도 안 만나주고 있는데도,
엄마가 그쪽 부모와 연락을 한다. [-] 남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오기만 하면
꼬치꼬치 캐묻고, 넘겨짚는 식의 말을 하시는데 아주 싫다. [-, ?] (어머니의
마음이) "이해도 안 가요. 싫어요!" [-]...[-, ?] "이해는 가지만, 자존심
상해서 싫어요" [-] "엄마는 극성파예요...싫어요", "내 앞은 내가 가릴 줄
알잖아요!" [-] "예. 그래요" [-, ?]... ...[-, ?] (아침에 화장실 같은 데서
오빠와 만났을 때 간단한 인삿말을-) 참 괴롭다. 이때껏 안하던 것을 하려니-.
우리 식구 모두가 그렇다. [-]

  (3) 상담과정의 중반기
  (5회 면접)
  실천하기로 계약한 설거지는 대체로 하고 있다. 수업은 지난 한 달 동안 빠진
적이 없고 복장에 관한 지적을 받지 않았다. "오빠와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다..." 그 동안 제가 담임 선생님을 많이 속상하게 했을 것이다. 선생님께
카드를 보내겠다.
  "제가 좀 변하는 것 같아요. 옛날 같으면 학교시험 때 수업 후 놀러다니고
그랬는데. 요즈음은 집에 돌아가서 책을 뒤적이게 돼요. 공부는 제대로 안했어도
말이에요. 그리고 방학 때 학원에 나가려는 생각 같은 것은 전에는 꿈도 꾸지
않았던 것이죠."
  외출했다가 귀가하는 시간이 (계약상) 10시가 아닌 9시로 자꾸 되고 있다.
집에서 그렇게 만들고 있다. (계약과 다름이) 불만이다.

  이 밖에 새 남자친구와의 관계, 사진학원 또는 미술학원을 다니거나 아르바이트
및 며칠간의 여행 등 겨울방학중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함.

  (6회 면접)
  상담 날짜에 맞추기 위해 가족여행을 하루 앞당겨 귀경했다. x대 부근
분식점에서 오후 3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한다. 어머니는 미술학원을 권하나
나는 사진학원을 가고 싶다.
  어머니에게 용돈 문제를 거론 안했다. 아침 인사와 선생님이 권하신 일기쓰기를
못 하고 있다. 설거지 해주는 것을 빠뜨릴 때가 있다.

  이 밖에 성탄절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그전 남자친구와 새 남자친구와의
연락관계, 지금까지의 상담과정에 대한 소감 등을 이야기하게 함.

  (7회 면접)
  성탄절을 집에서 보냈다.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머니와 오빠가 싫어한다. 어머니를 따로
만날 때 아르바이트에 대한 이해, 등록할 사진학원에 대한 수소문, 용돈의 증액
문제를 거론해 주었으면 좋겠다. 방학중에 할 계획이 많은데... "공부 좀
해야겠죠?" 영어공부는 필요할 것이다.
  어머니가 단순해지고 '감정적'이 되어가는 듯하다. 선생님이 말하는 가족상담은
부모님께서 찬성하면 나로선 괜찮다.
  지난번 학기말 시험을 잘 못쳤다. 담임 선생님께 카드를 쓰기는 했는데 부치지
못했다.

  이 밖에 설거지 약속을 못 지켰을 때의 사전 사후에 양해를 구하도록 하는 것,
아르바이트 경험의 의미, 지난 6개월 동안의 '즐거운 일'과 '신경질 났던 일'에
관한 이야기 등을 함.

  (8회 면접)
  아르바이트를 2주만에 끝냈다. 신체적 피로보다 아버지의 반대등 정신적 부담
때문이었다. 아르바이트 월급을 받아 친구 빚 갚고 엄마에게 팬티를 선물로
사주고도 수천원이 남았다. 답답해서 꼭 x시의 친구하테로 여행을 가고 싶은데,
학교 소집일이 있고 세 과목의 시험 때문에 못 떠났다. 아버지는 오빠를, 엄마는
나를 더 생각해 주는 듯하다. 오빠는 우리 집에서 머리가 제일 좋다. 전에는
집에서 포기했던 아들인데 요즈음엔 성적도 오르고 있다. 엄마는 "너와 네 오빠
때문에 못 살아!"라고 말씀하시는데, 엄마까지 우리 세 사람이 제일 고집이 세서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정월 초하루에 오빠로부터 구타당함) 온풍 스팀기의 코드를 뺄 때 오빠가
독서실에 갈 시간을 맞추어 놓은 시계까지 꺼졌는데 오빠가 "누가 그랬느냐?"고
해서 "내가 그랬다."고 대꾸하면서 시작되었다. "다시 한 번 그러면-" 하길래
"그러면 날 죽이겠네." 했다. "니가 오빠한테 반말이냐?"하면서 두세 대를
맞았다. 아버지 방으로 호소하러 갔는데 그 앞에서 또 맞았다. 아버지는 나중에
"내 앞에서 x를 때린 것은 나를 때린 것이나 다름없어. 분명 나쁜 짓이나, 내가
또 그 애를 때릴 수는 없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말씀은 나에겐 하나도 위로가
안 됐다. 집을 뛰쳐 나오고 싶었다. 외출나간 엄마에게 급히 전화를 해서 1시간
이상 기다리는 동안 마음이 가라 앉았다. "제가 참았죠." 요즈음은 다시 이야기도
안한다.

  이 밖에 이번 구타와 지난 11월 초의 사건에서 x의 행동 차이, 사진학원의
등록건, 새해의 포부 그리고 상담계약종결을 앞둔 면접일정의 연장 조정 등에
관해서 이야기 함. 이 기간중 상담자가 소개한 사람의 주선으로 사진학원에
나가기 시작했다.

  (9회 면접)
  (처음으로 15분 늦게 도착, 다소 침울한 표정) 사진학원은 중간에 입학해서
따라가기 힘들어 며칠 쉬었다가 2월 초의 새 과정부터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오늘 개학했고 시험을 쳤으나 그저 그렇게 쳤다. "관심이 없으니까요." 엄마와
오늘도 다투었다. 약속을 안 지키신다. 귀가시간을 (계약서대로) 지키고 대체로
7, 8시에 귀가하는 데도 "너무 자주 외출한다."고 하시고, 방과후의 복장은 간섭
않기로 했는데 "무슨 옷이 그 모양이야."는 식으로 간섭하신다. "괴로워요!"
학교갈 때 내 옷의 색깔까지 신경쓰시니- 저의 머리모양 정도는 다른 학생들도
있다. 매니큐어는 다 지웠다.
  오빠는 학교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하겠다고 해서 아버지 엄마가 반대하시니까
친구 집에서 자는 식으로 2일째 가출 상태이다. 그렇다 - 작년의 내 모습과 같다.
  (상담의 종결전) 엄마가 "네 의견이 어떠냐?"고 해서 앞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다시 하기로 했다고 했더니 아무 말이 없으셨다.

  이 밖에 오빠와의 경쟁심리의 가능성, 어머니의 계약사항 위반에 대한 이해 및
대처방식 등을 언급. 그리고 상담자로서는 상담이 최소한 몇 회 정도 연장될
필요를 느끼나 내담자와 어머니의 의견을 존중, 언제고 x가 필요시 다시 재개될
수 있음을 알리고, 다음의 10회의 면접 이후에도 상담자를 부모 다음의 가까운
어른으로 알고 전화연락(면접일인 수요일로 지정)하도록 제안하는 등의 종결
준비 작업의 내용이 진행됨.

  (4) 종결 면접(10회)의 요약
  ...지난 토요일(2. 21) 외박 수 귀가해서 엄마에게 야단 맞았다. "학교를
다니려면 다니고 말려면 말아라!"고 했다. (이런 반응을 자제키로 한 상담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함) "전 앞으로 외박 안해요. 잘못했어요."라고 말했다.
선생님(상담자)과의 통화에서 엄마가 "속상해서 한숨도 못잤다."함은 거짓이고
과장이다. 아버지와 오빠 때문에 말다툼이 있었다. 엄마는 집에 안 들어가고
밖에서 잠자는 자식 때문에 잠을 못 잤을 리가 없다. 아버지와 오빠에 대한
화풀이를 나에게 하는 경향이 있다. 오빠는 자기 자신이 가출했었기 때문인지
이번 나의 외박에 대해서 아무런 말이 없었다.
  (상담이 끝나가는 것과) 나의 외박은 관계가 없다. 친구의 하숙하는 또 다른
친구 집에서 9시경까지 놀다 보니 나만 빠져나올 수 없었다. 집에 못 들어간다고
언니한테 전화했고, 다음 날 아침엔 엄마에게 전화했다. 사전의 허락은
엄마로부터의 '원천봉쇄' 때문에 안 되고 해서 미리 말할 수 없다. 그 날도 그
친구와의 저녁 약속이 예상돼서 학원의 저녁 수업 대신 아침 수업을 받으러
간다고 하니까 "어디 가니?", "왜-?"식으로 엄마로부터 꼬치꼬치 간섭당했기
때문에 아침부터 기분 잡쳤다. 그 날 저녁에 (엄마가 생각한 것처럼) 디스코에는
안 갔다. 그저 친구집에서 수다떨고 놀다 보니 늦고 말았다.
  ...상담은 예정대로 끝내고 문제가 있으면 다시 오기로 하겠다. "제가 스스로
하는 것 아니니까요." 선생님과는 대화를 하고 답답한 것을 토로하는 기회로
안다. 그리고 엄마와의 관계를 개선하도록 지원해 주시는 것으로 안다.
..."선생님 때문이 아니라, 변화해도 내가 하는 것이죠." 엄마와 집식구들은
"무슨 이야기했니?"라고 자꾸 묻기는 해도 내 기대와는 다르다. 나의 변화나
선생님이 꾸짖어 줄 것을 바랐던 것 같다.
  엄마도 답답증을 풀어야 할 사람이다. 엄마와 같이 세 사람이 만나는 것은
반대한다.

  이 밖에 이 시점에서의 종결의 의미, 상담과정의 소득 및 미흡했던 점,
상담자에 대한 건의 등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눈 후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점심을
사주고 작별.

  (5) 내담자 어머니와의 개인면접
  (1회: 1987. 12. 9)
  어머니에게 내담자의 심리적 위상 - 중학교로부터 고등학교로의 진학, 공개
심성계발훈련 후부터의 남자친구 교제, 막내딸로서의 성장배경, 오빠와의
대립관계를 포함한 가족관계 그리고 청소년기적 충동성과 주체성 추구의 행동 등
- 을 설명해 주고 어머니의 의견을 듣다. "내 앞은 내가 꾸려갈 수 있다."는 딸의
주장에 대한 어머니의 염려를 이해해 주면서 딸의 그러한 희망을 수용하도록
노력할 것을 권유.
  내담자의 문제행동의 개선 또는 바람직한 성장의 촉진을 위해 상담자와
어머니가 2, 3주마다 회합(면담)을 갖되, 우선 다음의 사항을 어머니가 집에서
고려하거나 실행키로 합의했다.
  새 남자친구와 과거의 남자친구 관계를 포함한 내담자의 이성교제에 대해서
앞으로 3개월간 수용적 관망자세를 취한다.
  '충동적 행동을 예방하고 성장적 경험으로 보다 승화시키기 위해' 내담자가
희망하는 방학중의 아르바이트 계획을 긍정적으로 대한다.
  내담자에게 주는 용돈을 '고정급'과 '필요급'으로 구분하며, 고정급의 증액을
고려한다.
  (참고 사항) 1987. 11. 27. 담임교사와의 통화에서 내담자의 어머니는, "상담자
선생님을 소개해 주어 고맙다, 의지할 곳이 생겨서 안심이다. x를 버린 아이로
생각했고 고등학교 졸업도 포기 상태였다."고 했고, '상호실천계약'에 따라 x의
행동을 간섭하지 않겠다고 함.

  (2회: 1988. 1. 6)
  x가 뚜렷한 변화는 없으나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 노력을 한다.
귀가시간을 지키는 경향이고, 신통하게도 성탄 전날 저녁에 집에 있었다. [-, ?]
그것에 특별히 격려하는 반응을 할 필요가 없었다. [-, ?] 설거지는 "언니가 하고
있는데 네가 거들어 주는 시늉이라도-" 했더니 반항하던 옛날과는 달리 발딱
일어나서 부엌으로 갔다. 상담자 선생님에게 계약의무를 잘 실천 안했음을 알리지
말라는 부탁도 했다. [-] 그렇다. 마음은 순진하고 착하다고 본다.
  ...[-] 요즘 손가락 몇 개에 매니큐어를 했더군요. "선생님 아셨어요." [-]
(머뭇거리면서 x가 오빠에게 맞은 사건을 이야기하고) 서로 고집을 부리고
신경질을 부리다가 주먹이 날라간 것 같다. 제가 외출중이었는데 제가 간 곳에
전화를 걸어 "못살겠다"고 호소했다. x의 오빠가 성격이 급하다. 요즘음 4시까지
학원에 있다가 집에 와서 저녁 먹고 잠을 잔 후 10시경에 독서실에 가서 밤을
샌다. [-] 그렇다. 다른 식구들과 생활하는 시간이 정반대이다... (가족상담의
가능성에 대한 답을 피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딸애 얘기가 "싫다, 챙피할
것"이라고 했다. [-] 더 생각해 보기로 하겠다... [-] x가 나를 감상적이라고
보는 이유는 그 애 앞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속상하고
화났는데 말을 잇지 못하고... [-] 버스 칸에서 그런 생각을 하면 남이 보는
앞에서도 또 눈물이 나온 적이 있다. "마음이 약해지는 듯하다."...[-]...
(상담 면접의 연장에 관해서) (선생님이) "x와 상의해 보시지요." 나로서는 당장
큰 변화가 없어도 상담을 더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저로선 선생님과의 대화가 많이 도움이 된다." [-, ?] 반성도 되고, -, [-]
x를 대할 때 두 마디 할 것을 한마디로 말한다든가 - [-, ?] (좀더 이해적으로
된다는 뜻?) "글쎄요."
  방학중 x의 아르바이트 관심을 상쇄하고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방책으로
사진학원에 등록시키기로 합의하고, 상담자가 소개하는 사람을 어머니가 x와 같이
만나 보기로 함. 어머니와 면담을 무료로 할 것이라는 제안에 구체적 반응이
없음.

  이 밖에 x가 계약사항을 소홀히 할 경우에 어머니의 대처방식, x가 느끼는
자신의 변화, 어머니에 대한 의지심, x의 형제 및 아버지와의 관계 등이
이야기됨.

  (3회: 1988. 1. 21)
  x가 사진학원에서 늦게 돌아온 적이 있고, 별 재미를 느끼는 것 같지 않다고.
"학원경비는 무조건 대주겠다." x시의 친구집에 여행가는 것을 아버지가 말렸다.
"저는 가만히 있었고, 떠나는 날 말씀드리려고 했더니-"...
  자기 할 일은 실천 안하고 요구만 한다. 설거지는 안하는 날이 하는 날보다
많다. "그냥 놔두면, TV를 다 보고 내가 하겠다."식이다. 복장과 머리는 개학이
되면 나아지리라고 본다. "분명히 나아지고 있는 듯해요." (2월로 10회를 한 후
상담이 끝나는 것이 미흡할텐데) "그것은 선생님의 시사 때문이 아닌가요?"...
"(연장하도록) x에게 이야기하겠어요."

  어머니는 투자액(상담료)에 비해 x의 변화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보는 인상이며,
자신의 영향력의 감소, 자기를 포함한 식구들의 책임이 의식됨에 따른 부담
등으로 상담의 연장 및 가족상담에 대해 유보적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상담자는
우선 3, 4회 정도로 x와 면접이 연장되기를 희망하면서, x에게 지금이 중요한
'정착기'임을 강조하고 연장 여부는 스스로의 의사를 존중키로 합의했다.

  (4회: 1988. 3. 3)
  x와의 총 10회의 상담결과에 대한 의견을 교환. 어머니가 생각하는 상담효과는
(1) 과거와는 달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높아졌고, (2) 대학진학에 대한
계획(생각)이 있고, (3) 어머니와의 관계가 덜 저항적이며 '어머니의 비위를
맞추려 한다'는 것 등으로 집약되었다. 상담을 연장하기보다 종결을 하고 문제가
있을 때 재개하기로 합의. 상담자로서는 이 종결을 '잠정적인 것'으로 본다는
점과 "전처럼 걱정을 하지 않아도 결코 안심은 말도록" 당부하면서, 앞으로 2주
간격으로 문안 전화 형식의 연락을 취하도록 권함.

  (담임교사의 내방 면담 88. 3. 8)
  87년 말 x의 어머니를 학교에서 만났을 때 상담과정에 대해 대단한 고마움과
만족감을 표시했다. 어머니 자신의 태도 변화에 감명을 받을 정도 - 즉 짜증이
없어 보였고, 전에는 감사 표시를 거의 하지 않는 형으로 기억된다. 2월말
현재까지는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 반항적인 표정과 행동이 많이
없어졌고 수업태도도 전보다 집중하는 듯한 인상이다. "상담을 선생님께 의뢰한
결과로 저 자신이 유능한 교사라는 평을 듣게 되었어요" 제일 골치 아픈
문제학생의 담임으로 x가 그만해지도록 지도했다는 뜻이다.
  상담자는 x와의 상담종결이 다소 불안정한 종결이었고 가족상담에의 권유가
성사되지 못했음을 밝혔고, 3월부터 타학교로의 전근이 예정된 담임교사도 이에
대한 이해를 같이함.

  6. 상담과정의 종합, 추수지도
  (1) 10회 상담과정의 종합
  총 10회의 상담과정과 종결의 시점에서 발견된 결과로서는 (1) 외출시에는 저녁
10시 이전에 귀가, (2) 등교시 요란하지 않은 복장을 착용, (3) 여자친구들의
외출 권유에 불응하는 횟수의 증가 및 남자친구와의 교제 중단, (4) 방학중
대학진학(사진예술 분야)을 위한 사진학원 수강, (5) 어머니의 입장 및 심정에
대한 이해폭의 확대 등을 꼽을 수 있겠다.
  1회 면접에서 작성했던 '실천계약서'의 내용에 따라 상담의 성과를 보면,
'6개월간 결석하지 않는다'는 사항은 100% 실천되었으나 어머니를 위한 설거지
봉사는 59% 정도밖에 실천되지 않은 셈이다. 이 두 번째 실천사항에 있어서는
내담자가 방학중 2주간의 아르바이트를 했고 사진학원에 다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체로 무난한 수준의 성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요컨대, 내담자의
가족측(어머니)이 상담으로 예방 또는 교정되어야 할 것으로 기대한 것들은
학교를 포기한 남자친구와의 교제 중단,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있은 학교에서의
'불량행동'(87. 6월 - 수업중 잡담으로 교사로부터 뺨을 맞음; 87. 10월 -
교문에서 상급생과 상소리로 언쟁)의 예방, 저녁 외출 후 귀가시간의 준수
등이었다. 가족측이 '위기적' 수준으로 보았던 이 내담자의 문제행동들이 해소된
것이 1차적 성과일 것이다. 그리고 친구집에서의 외박(1회)은 있었으나 6개월
이상 수업을 결석하지 않았고 대학진학의 준비에 관심을 두게 된 것 등은 본
상담의 2차적 성과이다. 고등학교 졸업조차 '난망'으로 보였던 상담 전 상태에
비추어보면 이 2차적 성과가 보다 의미있는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담자는 가족으로부터의 거리감, 어머니 및 오빠 관계의 불안정성,
고집스런 개성 및 외부 지향적 관심을 바탕으로 한 충동성 등 때문에 언제고 다시
'문제행동'을 일으킬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상담자는 면접의 연장과 가족상담의 필요성을 느꼈고 차선책으로써 평균 이상의
추수지도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았다.

  (2) 내담자에 대한 추수지도
  추수지도는 월 1회 이상의 전화연락 및 종결 6개월째의 추수 면접의 예정 등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추수지도는 학교 상황이 아닌 유료상담에서는
쌍방간에 실천 동기가 약화될 우려가 있고, 상담효과의 정착 및 근본적 해결이
아닌 불안정 상태의 지속을 조장할지도 모른다. '언제고 문제가 있을 때 다시
상담한다.'는 종결시의 합의도 상담자 쪽의 별도의 관심이 투여되지 않는 한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결 후 6개월까지의 추수지도 내용과 관련자료는
다음과 같다.

  (88. 3. 9) 상담자가 내담자 집에 전화: 내담자 부재로 어머니와 통화, x와
같은 청소년기 자녀 지도에서 어머니의 입장의 중요성과 노고를 언급하면서 x에게
자율성의 폭을 주면서 계속 사랑해 주기를 당부.
  어머니 자신의 심정 이해와 행동의 지도방법 협의를 위한 면담을 다음 주로
제안. (이 계획은 내담자의 '집안사정이 생겨서'라는 이유로 연기를 통보해
옴[계속 보류상태])

  (88. 3. 16) 상담자가 내담자 집에 전화: 어머니 및 내담자의 부재로 언니와
통화, 전화했음을 x에게 전하도록 요청.

  (88. 3. 23) 내담자 어머니가 상담연구실로 전화: x가 다른 두 학생과 학교
화장실 근처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됨으로써, 학생 징계위의 결정에 따라
'퇴학조치가 마땅하나 자퇴하여 타학교로의 전학을 권고' 받았음을 알려와 "이
교수님에게서 상담을 받아도 소용없다!"는 심정을 토로. 상담자는 전학 권고의
응락에 앞서 새 담임교사와 학생 주임교사 등을 뵙고 보다 교육적인 면에서의
대책을 의논하도록 권고하고 그 결과를 상담자에게 알려 주도록 요청.

  (88. 3. 31) 상담자가 어머니에게 전화: x의 흡연사건에 대한 징계조치로
1주일간 정학을 받았음을 확인, 정학 기간중 수업은 받지 못했으나 등교는
했다고. 사진학원에 다니면서도 눈화장을 해서 "다니지 말라!", "용서 못해,
다니려면 집을 나가서 다니라"는 꾸짖음에 x가 "그렇게 하겠다!"는 식으로 응수해
왔다고. 상담자는 어머니의 실망적 분노에 대한 이해를 표시하면서 부모쪽에서
먼저 자식을 포기하는 결과의 인상을 주지 않도록 노력할 것과 앞으로 다소간의
속상할 x의 행동이 있을 것에 대한 각오를 갖도록 당부. x는 어머니가 "왜
상담자 선생님에게 전화했느냐?"는 항의를 했다고. 며칠간의 냉각 상태 후 x와의
상담 재개 가능성 등을 고려 후 연락을 주도록 권고.

  (88. 5. 14) 내담자가 예고없이 상담연구실로 내방: 당시 다른 내담자와의 면담
때문에 x와의 면접이 이루어지지 않음. "스승의 날 인사를 드리려-"왔다면서
인삼차 상자를 선물로 주고 감.

  (88. 5. 21) 상담자가 서신상담 성격의 편지를 내담자에 우송: 고교생 딸을 둔
가정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연극("표류하는 너를 위하여") 초대권 2매 동봉,
연극 관람 후 답신을 하도록 권고.

  (88. 5. 27) 내담자가 상담자 집에 전화(상담자 부재중): 연극 초대권의 입수를
확인하고, 상담자가 같은 시간대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을지의 여부를 문의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고.

  (88. 7. 26)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서신: 1회 면접시 작성했던 '실천계약서'의
사본 2매(x와 어머니 회상 참고용)를 동봉하면서, 상담종결 6개월째인 8월
24일경에 상담실에서 재회할 것을 제의.

  (88. 8. 24) 추수면접: 상담성과의 유지 정도를 확인하고 내담자에게 점심을
사주면서 격려.

  (3) 상담과정에 대한 상담자의 사후 소감
  본 사례의 처리과정을 회고해 보면서, 상담자는 상담자 자신의 작업기록 및
상담계획을 충분히 실천하지 못했음을 발견한다. 그중에서도 '실천계약서'
내용의 구체성 결여 및 계약서 사본의 송달 지연, 불충분한 역할연습 후의
숙제부과, 타상담자와의 연구적 사례 협의를 못한 점 등이 부각되고 있다.
  우선 실천계약서에 관해서 말하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상호기대에 따른
실천과정을 촉진하는 유력한 방법(수단)으로서 도입된 것이었다. 그러나 계약서의
내용이 내담자와 그의 어머니가 상호합의한 것이었지만,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내담자의 귀가시간이 저녁 10시까지라는 사실에 내심으로는 납득하지 않았던 것
같다. 즉, 상담자로서는 11시 이후에 귀가하거나 외박을 하던 당시의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하나의 절차로서 우선 도저히 실현되지 않고 있던 '9시 이전
귀가령'을 1시간 연장하도록 조정시킨 것인데, 어머니는 3자 회동에서 그렇게
양해는 했어도 그 시간이 너무 늦다는 일반적 통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담자가 불평했던 것처럼 어머니가 귀가시간에 대한 합의를 저버리고
계속 '압력'을 가했을 것이다. 또한 내담자(실천자 을)가 실천할 것으로 합의된
'매일 약 30분간의 설거지 도움'은 가족성원임을 일깨워줘야 하겠다는 어머니쪽의
강경한 주장을 반영한 것이었지만, 사실은 '매일'이 아닌 1주 3일 이상으로
완화하고 시간도 '가급적 저녁 식사 후'로 명시하는 것이 보다 실천되기 용이했을
것이다. 그리고 타자된 계약서 사본의 송달이 지연된 것은 조수가 없는 개인
상담실에서의 바쁜 상담자의 일과 때문이기도 했지만 분명 상담자의 불찰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로 피력하고 싶은 사후 소감으로는 역시 10회 면접으로는
불완전한 종결의 사례임에 비추어, 가족상담으로 연결되지 못한 아쉬움이다. 물론
10회 '계약' 회기 훨씬 이전부터 내담자의 어머니와의 개별면담(4회)에서
가족상담(상담자가 내담자 가정으로 출장하여 하거나, 적어도 내담자 - 어머니 -
상담자의 3인 복수면담)의 가능성을 제안했을 때 어머니가 소극적이거나 양가적인
태도로 일관한 배경이 있었다. 이러한 어머니의 태도를 상담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설득하거나 적어도 내담자와의 개인상담을 5, 6회 정도로 연장시키지 못한 것은,
'그만큼 권유해서 안 들으면 할 수 없다. 스스로 다시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라는 상담자의 평상시 견해(다소 권위적인?)가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다.
부모쪽에서 선뜻 응하지 않은 이유의 하나로는, 문제의 책임 중 상당부분이
자기(어른들)쪽으로 돌려짐을 의식하기 시작한 데서 불안과 저항이 느껴졌기
때문으로 상담자는 이해하였다.
  끝으로 이 사례에서의 추수지도 및 면접 외 지도활동에 관한 것이다. 3개월간의
정규상담과정(4회의 무료 부모쪽 상담 포함), 이후 6개월간의 추수시간중의
관심유지와 추수면접이 있었다. 비록, 가족적 위기로 부각되어 상담에 의뢰된
기본 동기인 '며칠씩의 외박, 무단결석 및 부모에 대한 극히 반항적인 태도'는
거의 해소됨으로써 상담의 1차적 성과는 달성되었다고 보더라도 변화과정의
공고화를 위한 연장상담이나 가족상담이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
사례에서의 추수지도만으로서는 결코 문제의 재발 가능성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없는 것이다. 내담자가 상담종료 후 1년 반 동안 1회의 연하장과 2회의
문안전화를 통해 상담자와의 유대를 나타냈으나, 상담자는 바쁜 일정탓으로
생각해 두었던 생일카드의 발송이나 그 이후의 추적 확인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말았다. 아마도 보조인원이 갖추어진 본격적인 상담소에서는 이와 같은 연장된
추수지도 과정이 가능했을 것이다.

  (사례 7)을 읽고
  (1) 본 사례에서는 상담종결 직전의 내담자의 외박과 종결 후의 흡연사건
발생은 상담연장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고 어머니의 약속 불이행과 오빠의 또 한
번의 구타는 가족상담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상담의 연장에 대한
상담자의 제의에 내담자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어머니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으로 해서 상담이 더 이상 연장되지 않았다. 상담자가 상담을 연장할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내담자측의 의견에 전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럴 때 상담자가 어떤 역할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상담연장에 대한 어머니의 행동변화에 대한 어머니의 적절한 반응을 지도하는
상담이 필요한 듯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내담자의 긍정적인 행동변화가
있었으나, 가족들의 무성의한 태도로 추수지도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내담자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피드백과 어머니의 약속이행을 위한 보다
적절한 상담대책이 필요한 듯하다. (1991년 10월, x대 상담 전공생)

  (2) 10회에 걸친 상담만으로는 외적인 행동의 교정만 된 것같아 문제행동이
다시 재발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상담초기에 작성한 '상호실천계약서'를 보면,
수정해야 할 목표행동을 정할 때 내담자가 스스로 느껴서 호소하는 문제가 아니고
주로 타인(어머니와 교사)이 지적한 행동들을 수정할 것을 목표로 정하였다.
이것이 상담에 임할 때의 내담자의 자율성을 감소시키는 결과가 된 듯하다. 이
점은 '선생님 때문이 아니라 변화를 해도 내가 할 것이라는' 내담자의 항변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내담자에게 숙제를 해주는 것이
상담에 촉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억압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다. 10회 이후에댜 상담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 같은데 10회로
종결한 것은, 내담자에게 미약한 영향만을 미쳤을 것 같다. (1990년 7월 x중학교
상담교사)

  (사례 7)에서의 연구 문제1
  1. 이 사례의 내담자 행동이 과연 그리고 어느 정도로 '문제' 행동인가?
  2. 상담성과의 받침대가 될 내담자의 잠재능력과 자질의 발휘를 보다
촉진하려면 어떻게 했어야 하는가?
  3. 10회 면접에서 "선생님 때문이 아니라, 변화를 해도 내가 할 것"이라는
내담자의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4. 내담자와 어머니의 관계개선 및 부모상담 등에서 노출된 본 사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5. 10회 계약 과정 후 상담의 연장 및 가족상담의 필요성은 상담자의 비현실적
인식인가?
  6. 2월 말의 10회 종료 전 내담자의 외박과 3월 초의 흡연사건은 상담의
종결과정에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인가?
  7. 본 사례의 과정은 시중 '유료상담소의 모형'의 맥락에서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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