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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장 동물들의 언어

    목소리와 표정과 몸짓
  인간과 동물간의 대화를 주제로 한  전설이나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수히 많다.
그러나 20세가가 되어서 이것을 과학적인  연구대상으로 삼고 실제적인 면에  응용시키려고
생각한 사람은 과연 있을까? 그런데 동물과의  대화는 실제로 가능한 것일까? 동물의 언어
란 것이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또한 동물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의미 있는 정보를 전하거
나 받거나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인간의 언어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지만 일부 동물이 언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밝혀
졌다. 다만 그것은 '언어'라기보다는 좀더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편이 적당할지도 모른다. 그
러나 그것은 정보의 전달과 교제의 수단이라는 기능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즉 개체가 같은
종류끼리의 교류를 도와서, 먹이를 찾거나 적에 대항하는 방어를  하는데 있어서 동일 족속
의 활동을 조정하고, 전통을 세대에서 세대로 전하고, 만족, 분노, 공포 등 감정의 상태를 표
현한다.
  일 예로 옛날부터 인간과 친구인 개를  살펴보자. 개에게는 두 개의 언어가 잇다.  하나는
같은 개끼리, 또 하나는 주인과의 사이에 주고받는 언어이다. 후자는 인간과 교제하는  과정
에서 몇 세기에 걸쳐서 완성된 것이다. 코끼리는 주로 판토마임을 사용한다.
  하등동물인 긴꼬리원숭이의 일정인 망토비비는 음성과  몸짓으로 된 복잡한 언어를  갖는
다. 그들의 음성 언어에는 약 20개의  신호가 있는데 각각 일정한 정보를 나타낸다.  위험을
알아차린 보스가 특별한 소리를 지르면 그 무리 전체가  도망치던가 방어태세를 취한다. 무
리에서 뒤쳐진 비비는 다른 소리를 지른다. 무리에서 성인이  된 동료관계를 나타내는 각종
의식에서는 전혀 다른 소리를 지른다. 예를 들면 무리 안에  있는 비비가 보스나 또는 서열
이 위인 비비를 만나면 반드시 그 앞에 몸을 웅크리고 여러 번 계속해서 '아아∼'하고  소리
친다. 이것은 복종을 의미한다. 망토비비는 이런 음성신호  외에도 눈짓, 포즈, 제스처, 표정
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보스는 눈짓만으로도 멀리서부터 무리  전체의 행동을 지배할 수가
있다. 그 비밀은 눈꺼풀 위쪽 피부의 하얀 부분에 있다. 눈썹을 올리면 잿빛 얼굴 안에 있는
하얀 눈꺼풀이 확실히 눈에 띄게 된다. 때문에 금지나 위협을 나타내는 눈짓은 멀리서도 볼
수가 있다.
  망토비비는 또 코앞에서 꼬리 끝에  이르기까지 민첩하게 움직이는 몸  전체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꼬리를 일정한 형태로 세워 그것을 좌우로 흔들어서 암컷은 수컷에 대한 좋고 나
쁜 감정을 나타낸다. 그러나 망토비비의 언어 속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표정이
다. 그들의 표정이 풍부한 것은 표정근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귀, 눈, 입, 머리의 피
부를 움직여서 공포, 분노, 호기심 등을 나타낸다. 이들 다양한 표정, 제스처가 15개의  눈짓
과 20개의 음성과 함께 망토비비의 언어를 매우 표현력이 풍부한 언어로 만드는 것이다.
  박쥐도 상당히 복잡한 언어를 갖고 있다. '치프', '브즈즈', '쵸루쵸루' 같은 22개 이상의 단
어가 있다. 박쥐가 자기네들 끼리끼리 나누는  소리는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그룹은 어미와 새끼의 대화용, 둘째 그룹은 '군사행동'용, 수컷끼리 벌이는 싸움과 관계가 있
고, 셋째 그룹은 사랑의 언어, 넷째 그룹은 경보용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동물학자 닐슨 교
수에 의하면 보초를 서는 박쥐는 클라리넷의 단속적인 음색과 비슷한 음색으로 소리쳐서 동
료 박쥐들에게 위험을 알린다.
  인간의 언어와 비교하면 동물이 내는 소리는 단어가 아니라 완전한 하나의 문장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콜라트 로렌츠  교수가 거위의 언어를  번역하는데 성공했는데 "가·가·가·
가·가·가"라는 6개 이상의 음절이 연속되면 "여기는 기분이 좋다. 먹을 것이 많이 있으미
까 여기세 있도록 하자."라는 의미이다. 음절이 정확히  6개라면 "여기는 풀이 적다. 잎사귀
를 조금씩 먹으면서 천천히 가도록 하자.",음절이 5개라면 "좀더 빨리 걷자." 4개면  "머리를
앞으로 쑥 내밀고 빨리빨리 걸어라." 3개면 "가능하면  빨리 걸어라. 주변을 경계하라. 날아
오르도록 하라." 가능하면 빨리 걷지 않으면 안되지만  날지 않아도 좋을 때에는 "가·기·
가"의 3음절인데, 한가운데 음절이 높은 "가·기·가"로 된다. 예를  들면 개를 발견했을 때
의 경계경보는 별로 크지 않게 코에 걸린 것  같은 1음절의 음인 "라"이고, 그것을 들은 무
리는 날개를 푸드득 푸드득 치면서 일제히 날아 오른다. 경계경보 해제는 길게 "가"이다.
  서독 엘리히 보이마 교수는 60년간에 걸쳐서 관찰한 것을 기초로 꿩과에 속하는 모든 새
들이 겨우 소리의 높낮이가 다른 30개의 소리로 도니 한 개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
혀냈다. 이들 소리는 일정한 기분이나 희망을 나타낸다. 보이마 교수는 마이크로폰과 테이프
레코더를 사용해서 닭이 안면을 트고 친구가 되는 모습이나,  암탉이 병아리에게 곡식을 쪼
아먹는 법을 가르치고, 흥분해 있는 병아리를 진정시키는 모습을 여러번 선보였다.
  연구 결과가 나타내듯이 많은 새들의 소리는 극히 복잡한  정보를 전달한다. 그것들은 먹
이, 집짓기, 산란, 이동 등 특히 중요한 생활 기능과 관계를 갖고 있다. 둥지 속의 암컷과 수
컷, 어미새와 병아리, 또는 무리 가운데 있는 새들 사이의 연락을 하기 위한 음성신호는  각
각 다르다.
  새의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노래, 즉 '지저귀는 것'이다. 지저귀는  능력은 유
전에 의해서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된다. 새의 지저귐은 일정의  이야기 언어인데 삼림 속에
서 길을 잃지 않으려는 수단, 자신의 세력권을 나타내는  신호, 자기 동료를 발견하는 수단,
자기의 힘을 과시하기도 하고 또는 사랑의 기쁨을 나누기  위한 수단이다. 새의 지저귐에는
아직 과학자들이 알지 못하는 또 하나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어
느 미국 과학자의계산에 따르면 새의 목소리를 분류하는데는 대략 400개의 카테고리가 필요
하다고 한다. 새의 언어 중에서도 까마귀의 언어는 특별하다.

    까마귀의 방언과 여치의 구애
  최근 과학자들은 까마귀의 언어를 약 300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그 대부분은 아직 의미를
알지 못하지만 중한 일부 언어만은 이미 해명되었다. 예를 들면 특히 목쉰 소리로 까아까아
하고 연속적으로 우는소리는 들판에서 모임이 있으니까 모든 까마귀는 모두 모이라는  소집
령이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후버트·플링스 교수는 이 모임에서 무엇을 하는가를 살작 엿듣
기 위하여 옥수수밭에 마이크로폰고 스피커를 숨겨 놓고 옥수수밭 상공으로 까마귀떼가  통
과할 때마다 테이프에 녹음했던 앞에 언급한 소집령을 틀었다. 몇 번인가 실패를 거듭한 후
드디어 성공했다. 까마귀떼는 스피커에서 방송한 소집령을 우연히 듣게 되자 곧, 교수가  예
상했던 장소에 내렸다. 그리고 처음에는 개개의 소리를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까아까아하고
소리질렀다. 그런데도 교수의 노력은 드디어 보답을 받아서 마이크로 폰과 증폭기는 이제껏
그 누구도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를 포착했다. 플링스 교수는 그것이 아마 사랑의 속삭임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플링스 교수는 또 하나 매우 흥미있는 언어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시골에 사는 까마귀는
도시에 사는 까마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미국에 사는  까마귀는 유럽에 사는 까마귀와
'대화'를 할 수가 없다. 분명히 까마귀의 말에  방언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프랑스에 사는 까마귀의 울음소리를 테이프에 녹음하여, 그것을 미국의 까마귀
가 둥지를 틀고 있는 곳에서 재생해 보았다. 그러나 미국의 까마귀는 프랑스의 친구들이 우
는 소리에 반응하지 않고, 그들의 경계경보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도시에서 도시로,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방랑하는 까마귀도 있다. 그 까마귀들은  가을
이나 봄에 이동하다가 다른 까마귀떼와 조우하여 그들의 방언을  이해하게 된다. 그들은 갈
가마귀나 갈매기의 말조차 알아듣는다. 예를 들면 이러한 뛰어난  어학 능력을 가진 동부아
메리카에 사는 까마귀의 일종은 그때까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방언'을 말하는 유럽 까
마귀의 울음소리를 곧장 이해한다. 장기간에 걸친 실험을 한 결과 플링스 교수는  '지방까마
귀'는 약 1년간 '국제 까마귀언어학교'에서 공부하면 이같은  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동일한 종족 내에서도 '교양이 높은' 놈과 '교양이 낮은'놈이 있는 것 같다.
  곤충의 교제방법은 대단히 다양하다. 예를 들면 많은 곤충은  냄새를 언어로 사용하고 잇
다. 흰개미는 일종의 전신을 사용해서 멀리까지 정보를 전달한다. 그들은 개미가 다니는  길
의 벽을 머리로 두드려서 동료에게 적의 접근을 알려준다. 모기는 전자파, 꿀벌은 춤을 가지
고 상대에게 의사를 전달한다. 유명한 독일의 과학자 카를 프릿슈가 증명했던 것처럼,  꿀벌
의 춤은 일종의 판토마임이다. 춤을 가지고 그들은 꿀이 있는 장소의 방향, 그 곳까지의  거
리, 꿀의 많고 적음을 동료에게 알려준다. 뮌헨의 하롤드 엣슈 박사는 꿀벌의 춤에는 소리가
덧붙여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는 이들 소리를 녹음하여 분석한 결과 , 춤을 출 때  날개를
비비는 소리의 길이는 벌집에서 꿀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를  나타내고, 소리의 세기는 꿀의
품질을 나타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귀뚜라미나 여치가 치이치이하고 우는 언어도 매우 다양하다. 튀빙겐 대학의 후버 박사는
귀뚜라미가 내는 약 500종류의 소리를 녹음했다. 귀뚜라미의  언어는 기술적인 면으로 보면
새의 언어보다 나으면 나았지 떨어지지는 않는다.
  또 레겐 교수는 녹음한 소리가 귀뚜라미의 언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암컷 귀뚜라미를
전화로 불러냈다. 전화로 수컷의 소리를 들은 암컷은 곧 수화기 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귀
뚜라미는 바이올린처럼 다양한 소리를 낸다. 즉 시맥(곤충의 날개에 무늬처럼 있는 맥)을 뒷
다리에 달린 가시로 긁는다. 소리의 길이, 크기, 가락은  시맥의 마찰부를 가시가 몇 번이나
문지르는 가에 따라 달라진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 근육의 힘을 차례로 변화시킨다. 보통
은 처음에 수컷이 우는데, 그것은 이런  의미를 갖고 잇다.  "여기에 있는 나는  이러이러한
종류의 귀뚜라미이다. 나와 같은 종족의  여자  친구를 매우 사귀고 싶다"  그 소리를 들은
같은 종류의 귀뚜라미가 약간 간격을  두고 그 소리에 대답한다. 수컷은  이 상대방이 있는
방향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대를 향해  휙하고 날아간다. 그러나 상대
가 암컷이 아닌 수컷일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격투를 피할 수 없다. 그 때문에 수컷은 그
렇게 되지 않으려고 때때로 구애의 노래에 싸움소리를 섞는다. 만약 싸움소리가 되돌아오지
않는다면 상대는 암컷임에 틀림이 없다. 곧 상대를 부르는  노래를 교환한 후에 2마리의 귀
뚜라미는 사랑의 이중창을 부른다. 그러나 수컷은 그렇더라도 근처에 있는 라이벌에게 위협
을 가하기 위해서 싸움소리를 계속해서 낸다. 그러나 근처에 있는 라이벌이 이 암컷을 포기
하지 않을 때는 역시 싸움이 일어난다. 2마리의 수컷은 서로  마주 보고, 서로 접근하여, 촉
각을 흔들고 몸을 진동시킨다. 그리고 때때로 몸통을 들어오려,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기  위
해서 두꺼운 뒷다리를 뒤로 쳐올린다.  그래도 효과가 없을 때는 두  마리의 라이벌은 서로
싸움소리를 내면서 입을 벌리고 상대에게 덤벼든다. 앞다리로 격렬하게 때리고 들소처럼 서
로 들이받고 뒷다리로 상대를 차버리려고 한다. 혹시 이  킥이 명중하면 상대는 20센티미터
나 하늘로 붕 뜬 다음 조용히 전장터를 떠나고 승리한 수컷은 그곳에서 승리의 노래를 부른
다.

    전화로 이야기하는 돌고래
  바다에 사는 생물은 특수한 언어를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아조프 해에 사는 어쩐 물고기
는 둥지를 틀 때에 웅웅거리는 낮은 소리를 낸다. 이  웅웅거리는 소리를 들은 동료 물고기
는 그 세력권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집짓기가 끝나면 수컷은 암컷을 부르는 높은 소
리를 낸다. 이 물고기가 내는  소리는 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신호이고  또다른 어떤 소리는
위험을 알려준다. 산란기에는 처음에 토막토막 끊어지는 소리로 부르는 것이 들리고 이윽고
그 소리가 대합창이 되었다가 마지막에는 점차 조용해진다. 즉 산란이 완료된 것이다.
  갑각류는 매우 '수다스럽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끄러운 것은 게로 딱딱하는 소리와 매우
흡사한 30종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  극동지방에 사는 게는 가위로 적을  놀래킬 뿐 아니라
사냥감이 거의 귀머거리가 될 정도로 커다란 소리를 낸다. 새우도 대단히 시끄럽다.  새우가
내는 소리는 삭정이가 타면서 탁탁 튀는 소리와 흡사하다.  이른바 도깨비새우는 첫째 다리
의 가위로 딱딱하는 소리를 낸다. 이 소리는  그 음파가 술잔을 깰 정도로 강할 때가  있다.
도깨비새우는 보통1평방미터에 200마리가 군생하는데 1년 내내 주야를 가리지 않고  소리를
내고 있다. 제 2차 대전중에 일본은 이 새우를  미국 해군기지근처에 대량으로 풀어 놓았는
데 그것들에 의해서 적으니 구중 음파탐지기의 기능은 완전히  마비되었다. 일본은 그 틈을
이용해 잠수함으로 침투하여 적함에 어뢰를 발사한 후에 무사히 돌아왔다고 한다.
  바다에 사는 생물가운데 가장 복잡한 언어를 갖고 있는  것은 돌고래이다. 주위의 조건이
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신호를 사용한다. 어떤 놈은 정위난 유영이나  측정,
먹이감 찾기, 어떤 것은 동료들과 연락을 취하는데 사용된다  수중에서 연락을 취하기 위해
돌고래가 사용하는 많은 소리는 공중으로 뛰어 오를 때 낸다.  돌고래는 혼자 있을 때는 보
통 말이 없지만, 두 마리만 되면 활발하게 신호를 주고받는다. 대화는 항상 상대방이 부르는
것과 그에 대한 응답으로 시작한다. 뒤이어서 길이, 높낮이, 세기가 다른 일련의 호각소리가
계속된다. 이것에 의해서 정보를 여러 가지로 변화시키는 셈이다. 돌고래의 대화는 말하자면
신사다운 대화라고 할 수 있는데 한 마리가 지껄일 때는 상대방은 입을 다물고 경청하기 때
문이다.
  1961년에 존 릴리는 두 마리의 돌고래가 전화를 통해서 이야기하도록 하는 재미있는 실험
을 실시했다. 음파가 닿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두 개의  풀장벽에 마이크와 스피커를
설치했다. 그리고 두 개의 풀장을 잇는 전화선을 연구소의  중앙 지령실로 접속시켜서 과학
자가 돌고래의 대화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풀장에는 한 마리씩 돌고래를 풀어 놓았다.  돌
고래는 헤엄쳐 다니면서 콜 사인(호출부호)을 내기 시작했다. 응답신호를 들은 돌고래는 곧
스피커에 바짝 접근하여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렇게 해서 최초로 돌고래
들의 전화로 수다떨기가 시작되었다. 처음에 돌고래들은 같은 신호만을 반복하면서 눈에 보
이지 않는 상대방을 쓸데없이 찾아다녔다. 그러나 몇분이 지나자  이 전화장치가 어떤 것이
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대화'는 대단히 '정중하게' 진행되었다. 어느쪽의  돌고래도 상대방의
말을 도중에 가로막는 법이 없이  주의 깊게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이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말하기 시작하였다. 이 대화(잡담,수다)는 약 1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랑과 스미스가 실시한 실험은 좀더 귀중한 결과를 가져왔다.  데시와 도리스라는 부부 돌
고래의 대화를 녹음한 후 그것들을  따로따로 분리했다. 4개월이 지난  뒤에 데시를 격리된
풀장에 넣고 녹음한 도리스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데시는 도리스의  콜 사인에 즉각 응답했
다. 두 사람은 타임 워치를 손에 쥐고서 돌고래와 녹음테이프와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일곱
개의 높낮이가 있는 호각 소리를 듣자마자 데시는 침묵해 버렸다.  이 실험을 두 번 반복됐
는데 데시는 매번 처음에는 이야기를 하다가 테이프가 동일한 곳에 이르면 흥미를 잃고 입
을 다물어 버렸다. 테이프에 녹음된 처음의 '대화' 가운데에  도리스가 뭔가 '지껄인' 것이 4
개월이 지난 뒤에는 완전히 무의미하게 되었고, 그것을 들은 데시가 입을 다물어 버렸을 것
이라고 랑과 스미스는 생각했다. 이 실험은 돌고래가 언어와 같은 것을 갖고 있다는 가설을
어느 정도 입증했다.
  게다가 동물학자인 노리스는 돌고래의 언어가 만국 공통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는 태
평양에서 붙잡은 돌고래와 대서양에서 자란 돌고래를 전화로 이야기를 시켰던 것이다. 하와
이 제도의 어느 풀장에 있는 돌고래가 특별하게  입구를 제작한 하이드로폰(청음기)에 주둥
이를 찔러서 여러 가지 소리를 내자 8,00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상대방 돌고래가 그 소리를
듣고 응답했다. 두 마리는 서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상당히 오랫동안 계속 수다
를 떨었다.
  이상으로 동물의 언어와 그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의  예를 몇 가지 들어보았
지만, 우리들은 현재까지 아직 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가 없다. 그러나 만약 동물과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다면 과학분야 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 부문에서도 대단히 유익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 예로 비버를 들어보자. 비버가 쌓은 제방의 크기, 장소 선정의 타당성, 구조의  복잡성,
주거의 다양성에는 전문가들조차 깜짝 놀랄 정도이다. 더군다나 그러한 건설기술은 결코 보
통 기술이 아니다.
  프랑스의 과학자들은 비버가 만든 제방의 토대가 된 곳에  파이프를 찔러 넣었다. 저장됐
던 물이 삽시간에 줄어들기 시작했다. 비버들은 수위가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처음에
는 제방에 진흙을 쌓아서 높여  보았다. 그것이 효과 없다는 것을  알자마자 돌출되어 있는
파이프를 발견하고, 그 파이프를 진흙으로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러리란 것을 미리  예상
하고 파이프에는 옆에도 구멍이 나 있어 거기서부터란 것을 미리 예상하고 파이프에는 옆에
도 구멍이 나 있어 거기서부터도 물이 들어가도록 했다. 그 구멍을 진흙을 발라서 메꾸려는
일은 비버에게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장시간 파이프 끝을  계속해서 막았지만
어떤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행동만을 갖고도 비버가  초보적인 사고능력을 갖고 있다
고 간주하기에는 충분하다. 마지막에 이르자 비버는 제방 토대의 위치가 파이프보다 아래에
오도록  완전히 제방의 형태를 바꾸어서 물이 새는 것을 막는데 드디어 성공했다.
  만약에 이들 비버의 언어를 완전히 습득하여 그들의 행동을 지배하는 메타니즘을  이해할
수 있다면 아마 수중공사에 비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의 행동을 지배할 수 있으
려면 우리들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그들의 언어로 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 바꾸
어 말한다면 "이곳으로 오라.""저쪽으로 가라.""이것을 해라." 또는 "이것을 하지 마라.""이것
을 먹어라."라고 동물에게 지껄이지 않으면 안된다.
  콘라트 로렌츠 교수는 거위의 말을 연구해서, 그 울음소리를 흉내내는데 성공하여, 거위떼
와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거위의 말을 연습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는 거위
와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되어 그가 "빨리 걸어라.""좀더  천천히 걸어라.""그 풀밭에
조금 더 있어라.""새로운 곳으로 옮겨라."라고 명령하면 거위는 그대로 행동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소련의 리야잔 시 근처네 있는  양봉연구센터의 과학자들은 꿀벌의 '대화'를
이해하여 그들이 내는 소리에서 그 기분을 알아내는 것을 완전히 습득했다. 꿀벌이 서로 꿀
을 훔치는 것조차 소리를 통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꿀벌들끼리 하는 대화를
'도청'해서 그들 일족의 상태를 진단하고 근처벌통에서 일어난 사건을 예상하는 새로운 방법
이 생겼다. 이 방법은 양봉에 널리 이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수화를 기억하는 침팬지
  최근의 미국의 가드너 부부는 인간과 침팬지가 서로 의사를 소통하는데에 성공하였다. 침
밴지에게 영어를 가르치려는 최초의 시도는 1955년에 헤이즈 부부에 의해  행해졌다. 6년간
의 훈련 끝에 이 침밴지가 불안전하지만 그럭저럭  발음할 수 있었던 것은 겨우 네 단어에
지나지 않았다. 이 실험으로 알게된 것은 예컨데 침밴지가 성대를 진동시킬 수 있다 하더라
도 일생에 걸쳐서 기억하는 언어는 극히 적다는 사실이다.
  침밴지의 발성기관은 인간과 눈에 띄게 달라서 인간은커녕 앵무새처럼 조잘거리는 것조차
불가능하며, 자연조건 아래서는 침밴지는 음성이 아니라 주로 몸짓 언어로 의사를 소통한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한 가드너 부부는 미국 농아들이 사용하고 있는 수화(각각의 몸짓, 손짓
으로 어떤 단어나 개념을 나타낸다)를 침밴지에게 철저하게 가르치기로 했다.
  실험에 선발된 것은 '와시우'라는 이름을 가진 침밴지  암컷이었다. 와시우는 생후 18개월
이 되었을EO 밀림에서 잡혀와 가드너 부부의 '양녀'가 되었다. 실험대상으로 와시우가 뽑힌
이유는 성격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랐기  때문이다. 와시우는 잘 웃고 결코 울지  않았다.
얼굴 근육이 매우 잘 움직이므로 그녀의 기분을 관찰하기가 매우 간단했다.
  실험은 와시우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하여 비교적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
하였다. 와시우는 귀가 매우 밝았으므로 가드너 부부가 서로 나누는 대화가 그녀의  '미숙한
머리'를 혼란시킬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서로 같은 언어로 말하지 않고  수화만으
로 의사소통을 하기로 했다. 이 사항은 와시우와 접촉하는 사람 모두가 엄격히 지켰다. 처음
켳 개월 동안에 와시우는 실험담당 직원과의 환경에 익숙해졌다.  그녀는 가족과 함께 식사
를 하고 과자를 먹었다. 그리고 하루의 대부분을 잠을 자든가, 그렇지 않으면 자기 기분  내
키는 대로 하든가, 또는 그녀가 하는 것과 똑같이 수화를 하고 있는 이간들을 천진난만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따뜻하고 친밀감 있는  환경에 놓여졌기 때문에 와시우는  침밴지 특유의
노여움, 또는 절망의 소리를 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
  가드너 부부는 유인원에게 공통적인 흉내내는 능력을 기초로 해서  실험 계획을 짰다. 점
차로 와시우는 인간의 제스처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와시우가 말의 의미와 일치하는 올바른
손짓을 했을 때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든지 먹이를 주었다. 수화가 정확하지 않을 때는 특별
히 강조해서 올바른 손짓을 해보였다.  와시우는 목욕을 시킨다는지, 밥을 먹인다든지  하는
일상의 동작을 그 각단계를 나타내는 제스처를 섞어서 허풍을  떨면서 했다. 가드너 부부는
와시우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물건과 그림을 보여주며 이 학습을 그에 대응하는 수화로 뒷받
침했다.
  와시우는 빨리 배웠다. 매일 목욕했지만 어느 때는 놀이  상대인 인형을 목욕시키는 일도
있었다. 우선 목욕탕의 수도꼭지를 틀어 탕에 충분히 물을 채운 후 인형을 턱까지 목욕탕에
담근 후 비누로 씻고 나서 수건으로 닦았다. 또 이를 닦는 것과 그에 대응하는 수화를 기억
했다. 즉 칫솔을 의미하는 집게손가락으로  이를 닦았다. 처음에는 이런 시도에  저항했지만
곧 그것조차 좋아하게 되었다. 식사가 끝나면 의자에서 뛰어 내려 세면장으로 뛰어갔다.
  2개월이 지나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가드너 부부를 따라서 가드너 부부의 친구가 있
는 곳에 손님으로 갔을 때 와시우는 목욕탕으로 다가가서 주의를 둘러보다 칫솔을 발견하지
곧 이를 닦는 시늉을 했다. 그녀에게 칫솔을 필요로 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그녀에게  처
음으로 물건의 이름을 부르고자 하는 바램이 나타났다. 꽃에 큰 관심을 둔 것도 처음  2,3개
월이다. 이러한 일들은 속성학습에 이용되었다. 미국의 농아들이 사용하는 수화로는 꽃은 인
간의 냄새를 맡는 것처럼 주먹을 콧구멍의 하나에 붙이는  동작으로 표현된다. 와시우는 이
손짓을 기억하고 있다가 어느 날 가드너 부부가 꽃가게에 갔을 때 스스로 이 수화를 해보였
다.
  가드너 부부는 수화학습의 제1단계에서는 유아기의 더듬거리며 말을 지껄이듯이 서툰  수
화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더듬거리는
단계가 시작된 것은 훨씬 후의 일인데, 즉 자신이 기억한  상당한 수에 이르는 단어를 가지
고 문장을 짜맞춘다는 곤란에 부딪쳤을 때에 일어났다. 문맥이 통하지 않는  다종다양한 와
시우의 손동작은 그의 심적인 갈등을 나타내고 있었다. 한편으로 그녀는 확실하게 표현하기
를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알지  못했다. 절망에 빠진 와시우
에게 가드너 부부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야생의 침밴지는 물건을 달라고 조를 때 벌린 손을 내민다. 가드너 부부는 이것을 이용했
다. 미국의 농아들이  사용하는 수화 중에서 '주십시오'와  '이쪽으로 와라'는 지금 침밴지가
한 손동작과 매우 비슷한데, 후자의 손동작은 거기에 손가락을  자기 쪽으로 접어 구부리는
동작이 붙는다. 와시우는 즉시 이 차이점을 이해하고 이들 수화는 그녀의 말의 일부가 되었
다.
  와시우는 남을 웃기기 좋았던 '익살맞은' 짓을 그만두자 좀더 계속적인 것을 요구하여  상
대방의 양손을 잡아 끌어 자신의 양쪽 겨드랑이나 머리 근처에 갖다댔다. 가드너 부부는 이
것을 '좀더'라는 수화를 기억시키기 위해서 이용했다. 그것은 손등으로 엄지손가락과 집게손
가락과 가우데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듯이 해서 손목째로 그것을 자기쪽으로 향하게 하는 몸
짓이다. 와시우는 곧 이 손동작의 의미를 이해하여 지금까지  하던 본능적인 손동작을 이것
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다른 때에도 이 '좀더'라는 수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6개월이 지나자 가드너 부부는 다른  놀이를 발견했다. 즉 세탁물이  들어 있는 바구니에
와시우를 집어 넣었더니 와시우가 매우 좋아했으므로 또 한번  집어넣어 주었다.  그랬더니
와시우는 또 그러고 싶어서 애원하는 듯한 눈으로 가드너를 쳐다보았다. 그는 거기에 '좀도'
라는 수화로 대답했다. 그리고 와시우는 남을 웃길 때와 같은 손동작을 세탁물이 들어 있는
바구니 앞에서 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와시우가 손동작을 하면  가드너는 정중하게
그녀를 바구니 속에 집어넣었다. 그 일이 있은지 몇  개월이 지나자 와시우는 '좀더'라는 수
화를 다른 경우에도 사용하게 되었다.
  동일한 방법을 써서 '열어라'라는 수화를 철저히 가르쳤다.  이것은 손바닥을 아래로 하고
양 손을 꼭 붙여서 나란히 한 다음에 두 손을 떼어서  손바닥을  위로 하는 동작이다. 처음
에는 닫힌 문을 통과하려고 할 때 와시우는 보통 양손의 손바닥으로 문을 두드렸다. 그녀가
양손을 내밀었다가 제자리로 빼는 몸짓(동작)을  보고 "열어라"라는 손동작을 대충가르치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 손동작을 했을 때만 닫힌 문을 열어 주었다. 이렇게 해서  와시우
는 마침내 이 수화를 습득하여, 문이나 책장 서랍뿐만 아니라 단단하게 잠근 수도꼭지를 열
어 달라고 부탁할 때에도 이 수화를 사용하게 되었다.
  게다가 와시우는 오른손의 집게손가락을 왼손 손바닥에 대어 그것을 돌리는 '열쇠'라는 수
화도 습득했다. 와시우의 방에는 작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데 그것은 간단한 열쇠로 열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자물쇠를 여는 일은 와시우에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어떤 원숭이라도 기계적 동작을 할 수 있을 만큼 잔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
이다. 가드너는 어떤 자물쇠라도 열 수 있게 될 때까지 와시우에게 실물 교육을 시켰다.  이
윽고 와시우는 그녀에게 열쇠를 보여줄 때나, 또는 열쇠가 보이지  않을 때 그 열쇠를 달라
고 그녀가 조를 때 '열쇠'라는 손동작을 하게 되었다.
  처음 7개월이 되자 와시우는 네개, 다음 7개월째에는 더욱  능숙해져서 아홉 개의 손동작
기호를 습득했다. 그리고  2년이라는 기간이 끝날 때쯤에는 약  60개의 손동작 기호를 이해
하여 그 중의 서른 네 개 예컨대 '먹는다' '간다' '좀더 많이' '위' '아무쪼록' '바깥'  '안' '서두
르다' '냄새' '듣다' '개' '고양이' 등을 혼자서도 하였고, 일상 생활에 사용했다. 그 뿐만 아니
라 와시우는 겨우 열 개의 손동작 기호만으로는 기억할 수  없을 때, 그것을 적당한 형태로
결합시키는 것에 생각이 미쳤다. 그 의미라는 점에서는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유아가 사용
하는 무구와 매우 비슷한 '두 개의 단어' 로 된 문장을 스스로 만들게 되었다. 예를 들면 꽃
가게에 가고 싶을 때에는 와시우는 '꽃을 열어라' , 또는 자물쇠가 채워진 문의 열쇠가 필요
할 때에는 '열쇠를 열어라'의 손동작을 했다. 단어의 수가  들어남에 따라 와시우는 점차 그
것들을 결합해서 구를 만들게 되었다.
  일부의 구는 그녀 자신이 발명했다. 가드너 부부는  와시우 앞에서 늘상 '춥다'와 '상자'라
는 두 개의 손동작 기호를 결합하여 '냉장고'를 표현했다. 그러나 와시우는 이 경우 '열다' -
'먹을 것' - '마실 것'의 세가지 기호를 사용하는 편이 간단하고 논리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
다. 어떤 때는 개가 짖는 소리를  듣고 스스로 '듣다'와 '개'라는 기호를  결합했다. 와시우는
게다가 '나(나에게)'와 '너(너의)'라는 기호를 기억하여 '나에게  여는 열쇠를 달라'라든가 '실
례합니다. 나는 개를 듣고 있다.'라는 짧은 구에 그것을 넣어서 사용하게 되었다.
  가드너 부부는 이 침밴지의 '지식'을 실험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우선 작은 창이 있는 상
장에 물건이나 그림을 넣었다.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지 못하는 시험관이 와시우
에게 작은 창으로 무엇이 보이는가를 '말하게 했다'. 만약 상자 속에 자신이 기억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을 때는 와시우는 그것을 수화로 전달했다.
  역사 이래 처음으로 인간과  고등한 원숭이와의 사이에 정보의 교환이 가능하게 된 것은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가드너가 침밴지에게  가르친 것이 그 능력의
한계는 아니다. 고등원류는 8살에 성숙한다. 과학자는 와시우처럼 2년이 아니라, 예컨대 4-6
년을 가르친다면 좀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면 고등한 원
숭이를 인간의 조수로서 과학부문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부문에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
라고 기대하도 크게 틀린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미 원숭이는 우주 비행사, 유모, 트럭
운전사로서, 또는 야자 열매를 수확하는 일에  이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직업'은  모두
조련, 즉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 의해서 교환이 가능하게 된다면 침밴지에게 다양한 많은 습
관을 만들어서 반사적이고 기계적인 노동이 아니라  의식적인 많은 노동 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교육시킬 수가 있게 될 것이다.
 
    물고기의 음향을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는다
  바다 생물과의 교류는 인간에게 많은 것을 약속해 줄 것이다. 바다 동물의 '언어'와 그 음
향적인 특성에 대해서 현재까지 알고 있는 사실만을 갖고도 현재 전인류가 직면해 있는 바
다나 하천에 존재하는 식량자원을 이용해야 한다는 일련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새로운 가
도에서 몰두할 수 있을 것이다.
  유엔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20-25년 동안에  세계의 어획고는 2.5배  증가하여 1966년에
6,400만 톤에 달했다. 그렇지만 이처럼 어획고가 급증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재의  어로방법은
원시적인 어로방법의 영역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사실 물고
기가 모여 있는 구역은 고작해야 해양의 전체 면적의 0.1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바
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현재의 방법은 산처럼 쌓인 건초더미 속에서 바늘을 찾는 거와 같다.
그러나 세계의 인구 증가를 고려한다면 1975년에 전세계 어획고는 1억 톤이 되었다. 그러나
학자들은 1억 2천만 톤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현재까지 획득한 동물의
언어에 관한 생물음향학적인 지식, 즉 그들이 어떤 정보를 교환하고, 어떤 방식으로  그들의
사회를 구성하는가에 대한 지혜가 어업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
다. 소련의 아카데미 회원인 블레포프스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물고기 사냥꾼인 현재의 어부는 가까운 장래에 반드시  목동으로 바뀔게 틀림없다. 그들
은 마치 피리를 불 듯이 먹이를 줄 때 물고기가 내는 소리를  흉내 낼 것이다. 이런 것들이
단순한 예화는 아니다. 어부들을 특수한 음향장치를 사용해서 물고기떼를 그물 안으로 끌어
들이는 일이 가능하게 될 게 틀림없다."
  음향 어로법은 이미 실용화되어 있다.  예를 들면 소련의 참치잡이  어선에는 살수장치가
실려 있는데, 참치떼가 졸고 있는 구역으로 들어서면, 배 주위의 바다에 물을 뿌린다. 이 인
공비의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는 수면에서 작은 물고기가 튀어오를 때 내는 소리를, 또 물
방울이 낙하하면서 만드는 물의 진동은 운동하는 물고기떼가 만드는 물의 진동을 모방한 것
이다. 이런 것들에 유도된 참치떼는 인공비가 떨어지는 지점으로 몰려 들지만, 그곳에는  낚
시대가 기다리고 있을 따름이다.
  청어, 삼치, 꽁치의 어획량을 대폭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새로운  방식의
음향 어로법이 채용되었다. 보통 건착망(그물을 둥글게  쳐서 줄을 당겨 주머니의 아가리를
조르듯이 해서 물고기를 잡는 그물)에 들어간  이들 물고기는 그 3분의 1이  그물코 사이로
빠져 나가 버린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었지만 어떤 방법도
효과가 없었다. 여기에 힌트를 암시해 준 것은 돌고래이다. 돌고래가  삼치떼나 멸치떼를 잡
을 때에는 위협하는 듯한 강한 호각소리를 내서 그 물고기떼를 밀집시킨 다음 사방에서 일
제히 공격한다. 태평양 어업의 해양학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이  돌고래가 내는 호각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장치를 개발했다. 현재 건착망을 사용하는  어획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
로 진행된다. 우선 물고기를 유인하는 소리가 배에서 발사된다. 배의 엔진소리 같은  소음이
있더라도 물고기는 신경쓰지 않고 그 발사되는 소리를 듣고서  그물로 모여든다. 그 다음에
는 건착망의 아가리를 단단히 조일 때까지 위협하는 듯한 호각소리가 발사되는데 그 소리에 
겁을 집어먹은 물고기떼는 열린 아가리에서 앞을 다투어 그물 깊숙히 도망쳐 들어간다.
  이상은 생물 음향학을 실용화하는 그 첫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바다는 다양한 생물이 성
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겨우 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방산충에서 지구에서
가장 큰 포유 동물인 고래에 이르기까지 다종다양한 생물이 이곳에서 풍부한 먹이를 찾아내
고 번식한다. 만약 인간이 바다를  자신의 곡창지대로 만들고 싶다면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단순한 방관자에 그쳐서는 안된다. 인간에게 쓸모가 없는 물고기보다는 유용한
물고기가 많아지도록, 즉 쓸모가 없는 물고기의 숫자를 조절하고, 바다에 사는 대형  맹수류
들의 행동을 감시하여 그들을 지배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서도  생물 음향학이 매우 유용
하게 쓰인다. 그 일 예로써 마이애미 대학의 아서 미우버그의 업무를 소개해 보자. 그는  바
하마 제도에 있는 노스 비미니 섬에 위치한 작은 연구실에서 바다의 맹수를 제어하는 재미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버튼을 누르면 바다밑에 설치한  수중 텔레비전과 저주파 음파
발생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바다의 맹수들은 저주파의 음을  상당히 멀리 떨어진 거리
에서 듣더라도, 그것을 먹이를 먹을 때나 적에게 습격당했을 때에 물고기가 내는 소리로 착
각하여 그쪽으로 몰려든다. 그리고 음을 발사하고 나서 30초  안팎 사이에 텔레비젼 화면에
상어, 하타, 쏨뱅이의 모습이 나타난다.
  마우버그는 물고기의 행동을 연구하는 동안 아주 우연히 상어를 유인하는 방법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는 노스 비미니 섬의 투명한 수역에 많이 사는  매우 민첩한 작은 물고기인 자
리돔의 일종을 사용하여 실험을 실시했다. 이 물고기가 내는 소리를 계통적으로 녹음하면서,
동시에 그 행동을 텔레비젼으로 관찰하던 중에 그들의 '음성 언어(구어)'를 습득하고 그것을
사용해서 그들의 행동을 제어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일정한 소리, 특히 쩍쩍 하는 듯한 소리
를 테이프로 재생하면 이 물고기는 45도 회전하여 산란기 때와 똑같이 U자 모양의 호를 그
렸다. 또 다른 어떤 소리로 재생했더니  물고기의 몸색깔이 바뀌었다.  어느 날 미우버그는
쩍쩍 지껄이는 소리를 재생하는 버튼을 눌렀지만  물이 흐려 앞이 보이지 않아 이 물고기의
행동을 관찰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다른 소리를 내주도록 다른 직원에게 지시했다. 소리
가 발사되자마자 금세 그곳은 상어떼로 묻혀 버렸다. 이렇게 해서 아주 우연한 계기로 미우
버그는 대형 육식어종의 행동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가 있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상어의 행동을 제어하는 일이 커다란 실용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어장, 진주 채취수역, 해수욕장 등에서 상어를 쫓아낼 수 있기 때문이
다. 그러나 미우버그 자신은 자기의 연구가 우선 첫째로 어업의 확대, 따라서 식량의 확보를
촉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에  어떤 물고기를 텔레비젼 카메라로  찍을 수 있다면
또 한 마리의 물고기를 그물 안으로 끌어들이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라고 그는 말하고 있
다. 상어는 한 마리씩 헤엄쳐 다니므로 상어를 어획하는 것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 그러나
음파를 발사하여 포획에 편리한 좁은 구역으로  상어를 모을 수가 있다면 충분히  채산성을
맞출 수가 있다.
  이와 같이 가까운 장래에는 생물 음향학이 확보한 최신의 성과를 이용하여 물고기나 기타
바다 동물에게 각종 음파를 발사하여 이들 동물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
고 바다 생물이 인간에게 유용한 역할을 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나 그때까지 가
지 않더라도 물고기의 생물 음향학은 가까운 시일 안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하천에 수렴 발전소의 댐이 건설되어 있는데, 이 댐이 물고기가 산란
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그러나 음파를 사용하면 커다란 댐 근처에 설치한 양
어장으로 물고기를 보낼 수가 있다. 이미 많은 과학자들이  이문제에 매달려 있으므로 가까
운 시일 안에 댐 앞에 설치한 하이드로폰을 사용하여  물고기와 '대화'를 나누고, 초음파 발
진기는 산란장으로 향하는 모든 물고기가 알아듣도록 동시에 '몇개 국어'로  '방송'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장치에 의해서 하천의 어족  보호가 가능하게 될 것이 틀림없
다.
 
    메뚜기를 '언어'로 쫓아낸다.
  동물 가운데는 농업, 임업, 공업, 주택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또 인간이나  가축에게 전염
병을 옮기는 것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미국에 서식하는 10만  종의 곤충들 가운데 1만 종
은 해충인데 그 중의 90퍼센트가 농업 해충이다. 게다가 그 가운데 20퍼센트는 농업에 해를
끼치는 피해가 어마어마하다. 흰개미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피
해를 끼치고 있다. 세인트헬레나 섬에서는  한 도시가 흰개미의 습격으로  전멸되어 버렸던
일도 있다. 현재 파리, 함부르크, 볼로냐, 베니스  등 유럽의 각 도시가 흰개미의 공격을  받
아, 오래된 목조 가옥이나 도서관의 귀중한 장서가 못쓰게 되었다. 또 매년 전세계에서  2억
명이 1년간 먹을 분량의 곡물을 해충이 망쳐 놓고  있다. 농산물의 20퍼센트는 해충에 의해
서 소실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평균치이고 미개발 국가에서는 피해가 때로는 30퍼센트에
달하고 있다.
  이들 유해한 동물, 특히 해충의 방제를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그들이 매우 다산성이어
서 세대 교체가 빠르다는 점이다. 한 마리의 바구미는 10개의 알을 낳는다. 집파리는  번식
이  매우  빨라서  한  쌍의  집파리가   번식을 가로막는   조건만 없다면   여름 한철에
200,000,000,000,000,000(2십경)마리의 자손을 남긴다. 편리하기로는  병충해 방제의 챔피언인
농약이 있지만 이것은 양날의 칼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병충해를 방제함과 동시에 꿀벌 같
은 유익한 벌레까지도 죽여 버린다. 농약 사용이 새로운  병충해의 대번식을 초래하는 경우
도 드물지 않다. 예를 들면  펜실베니아 주나 기타 다른 주에  딱정벌레의 일종을 방제하기
위해 과수원에 DDP를 살포했다. 그런데 그  결과 사과에 붙어 사는 진딧물의  일종이 대량
발생했다. 이것은 이 진딧물이 기생하는 숙주이면서  진딧물의 번식을 억제하는 노란어리공
기생벌의 일종보다 DDP에 대한 저항력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에서도 똑같은 경
우를 볼 수 있다. 살충제를  살포해서 무파리를 방제할 수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무파리의
번식을 방해하는 딱정벌레를 죽여 버렸다. 그 결과 무파리의 숫자가 증가했다. 또 이런 경우
도 있다. 행동, 구조, 생리의  대수롭지 않은 차이로 병충해가  살충제의 작용에서 벗어나서
살아 남는 경우가 있다. 만약에 이변이(같은 종류의 생물의 개체 사이에 있는 여러 가지 차
이)가 유전된다면 이 변이를 갖는 형태는 그 종 가운데서 급격하게 증가해 버릴 것이다. 살
충제에 저항을 갖는 곤충의 계통은 이렇게 해서 발생한다.  그 결과 살충제를 살포하더라도
예상했던 효과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곤충 세계의 복잡한 생물학적  연쇄에 간섭하는 경우
에는 개개의 경우마다 구체적인 상황을 면밀히 연구하여 그에 따른 병충해 구제 수단을 사
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곤충은 진화 가정상 극히 고도의 단계에 도달했다. 곤충의 세계에 끼어 드는 일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 실현은 가능하다. 그 첫 번째 방법으로 들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언어
를 아는 일이다. 캐나다의 위생감독관 노먼 호이티커는 모기를  구제하는데 이 방법을 채용
했다. 그는 마이크가 내장된 상자에  모기 암컷과 수컷을 각각 한  마리를 집어넣고 암컷을
부르는 수컷의 '소리'를 녹음했다.  현재 이 테이프는 특별히  설치한 살충제 에어 커튼(Air
curtain; 냉난방 장치가 있는 건물 입구에 외부공기의 유입을 막기 위해 위에서 아래로 흐르
는 공기의 벽)으로 모기를 유인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또 비용이 드는 배수용 수로를 건
설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소형 초음파 발생장치로 광대한 구역에서 모기를 일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뚜기 종류는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몸무게라고 해봐야 불과  2,3그램에
지나지 않지만 작은 무리라 하더라도 그 전체 무게는 1만 톤 이상에 달한다. 거대한 메뚜기
대군이 때로는 수백, 수천 킬로미터에 퍼진 일도 있다. 어느 박물학자는 아프리카에서  홍해
를 횡단해서 날아가는 이동메뚜기의 대군을 관찰했다. 이 대군이 차지한 면적은 약  5,800평
방킬로미터에 이르고 구 숫자를 계산해 보니 250,000조마리(25경마리), 그 전체 무게는 놀랍
게도 4,400만 톤이나 되었다. 정말 천문학적이 숫자이다. 메뚜기의 종류의 무리는 거의 일직
선으로 난다. 그 메뚜기떼의 앞에는  국경도, 자연의 장해물도 없다.  메뚜기 대군이 습격한
밭은 몇 시간 안에 그야말로 파란 줄기도 남지 않을  정도로 뿌리째 먹어 치운다. 프랑스의
뷔넬 교수는 효과적인 메뚜기 방제수단을 개발하기 위해 메뚜기의 언어를 연구하는데  매달
렸다.
  우선 처음에는 메뚜기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고감도 마이크를 설치하여 다양한 종류의 메
뚜기 '솔로(독창)'를 녹음해서 메뚜기가 내는 소리의 의미를 해독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리
고 장시간에 걸쳐 피나는 연구의 결과  암컷을 유혹하는 수컷의 외침소리를 해독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 콜 사인을 전자장치를 가지고 들판에서 재생했더니  금방 암컷이 데이트를 할
려고 물밀 듯이 밀어닥쳤다. 이 연구는 현재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는 스피커
로 수컷의 콜 사인을 방송하여 구제수단을 준비해둔 장소로 암컷을 유인한다든지 또는 반대
로 메뚜기 대군이 밭에 착륙하기 잔에 그들의 경계경보를 중계방송해서 그들을 내쫓아 버리
는 일도 꿈만 같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병충해 방제에는 해충이 내는 음성신호를 일정한 소리로 방해하는  방법
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실험 결과가 보여주듯이 이것  때문에 많은 해충의
행동에 대혼란을 일으켜 암컷과  수컷의 데이트를 곤란하게 하든지,  또는 전혀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외에 곤충의 '냄새 언어'를 이용하여 병충해를 방제하려는  시도도 실시되었다. 이를 위
해서 냄새로 유인하는 특수한 물질이 연구되고 있다. 이 물질을 병충해로 오염된 지역에 사
용하여 수컷을 유인하여 죽여버린다. 그렇게  하면 암컷이 알을 낳더라도  무정란밖에 낳지
못한다. 이 구제 방법은 대단히 유망하다. 이 물질은 무해하여 다른 종류의 곤충에게는 작용
하지 않고 목적한 해충에 대해서만 효과가 있다. 여러  다양한 '냄새 언어'를 인용하면 자연
계의 균형을 크게 파괴하지 않고 해충에게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 이 새로운 방법에
의하면 어느 해충을 전멸시키지 않고도 그 대량 발생을 방지할 수가 있다.
 
    비둘기의 긴급 경계신호
  여름이 끝날 무렵이면 밭이나 과수원에서 들새를 쫓아버릴 유효한 수단을 개발하는  일도
해충을 방제하는 문제에 뒤지지 않는 긴급한 과제이다. 가을에 수천 마리 무리를 지어서 건
너오는 찌르레기는 남유럽이나 북아프리카의 포도원과  과수원의 수확을 20-30퍼센트 정도
망가뜨리고 있다. 또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에서는 까마귀가  농작물에 커다란 피해를 끼치
고 있다.
  이외에 일부 새들은 대도시의 주민이나 기업에 적지 않은  손해를 끼치고 있다. 대도시에
는 특정한 새가 자리잡고 있다. 그 큰 특징은 숫자가 적은 종류의 새가 군생하고 있다는 사
실이다. 유럽의 대도시에 사는 새의 80-90퍼센트는 참비둘기와 참새의 일종이다. 그들은 소
음, 야간의 밝은 조명, 빈번한 자동차의 왕래라는 근대 도시의 생활에 적응하여 급격히 번식
하였는데 문자 그대로 이들이 도시를 점령하고 있다. 그리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구 배설
물을 뿌리고 밟아서 도시를 오염시키고, 또 배설물 속에 포함되어 있는 산이 석조건물의 토
대를 침식시켜 건조물의 노후화를 재촉하고 있다.
  이들 새, 특히 참비둘기는 바이러스성  병원체를 마구 뿌린다. 또 참비둘기나  참새에게는
벼룩, 진드기, 빈대가 재생하고 있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은  인간이나 가축에게도 꾀어들어
각종 질병을 옮긴다. 이외에 참새나 비둘기의 다리나 부리에는  닭에 기생하는 회충의 알이
붙어 있다. 가을이 되어 쌀쌀해지면 참새나 제비의 둥지에  있는 빈대는 지붕밑이나 처마밑
에서 인간의 주거로 대이동을 시작한다. 독일의 블레메르하펜, 빌헬름스하펜, 쿠크스하펜 등
의 도시는 최근 갈매기 때문에 커다란 피해를 받고 있다. 엘베 강과 우에자 강 하구 사이에
현재 약 2만에서 2만 5천마리의 갈매기가 서식하고 있다. 이들 불손한 '강도'의 대군은 금속
성의 울음소리로 시민들의 수면을 방해하고  캠프장을 습격해서는 야외의 식탁을  망쳐버린
다. 갈매기의 배설물은 연못이나 하천을 더럽히고 물고기를 엉망으로 망가뜨린다. 그리고 사
람까지 습격하게 되었다. 갈매기의 최대 피해는 어업이다. 어선에서 물고기를 내리는 안벽에
대거 덤벼들어 최고 품질의 물고기부터 청어에  이르기까지 송두리째 먹어치운다. 블레메르
하펜 시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이 시에만도 매일 15만톤의 싱싱한 생선이 갈매기의 '아침식
사'로 사라진다.
  그러면 이들 새떼의 피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 방법으로 생각해낸 것이 새의 언어를 연구하여 그들이 내는 소리 가운데에서 긴급 경
계신호를 분리·녹음하여 그것을 위협수단으로 역이용하는 것이다.  이들 신호의 최대 특징
의 하나는 서로 이웃하여 서식하는 다른 종류의 새에게도  공통으로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인간이 발견한 개똥지빠귀의 특징이 있는 울음소리는 숲에 사는 많은 새들에게도
위험을 알려 주고, 흰죽지참수리를 발견한 작은 새의 날카롭고  요란한 울음소리는 다른 종
류의 새에게도 동일한 반응을 일으킨다.
  최근에 이르러 과학자들은 어떤 종류의 새의 '언어'속에서 위험신호를 분리하여  테이프에
녹음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 신호를 재생해 보니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독일의 라인란
트팔츠 주에서는 찌르레기의 경계신호가 포도원에서 찌르레기의 내습으로부터 과수원을  지
키기위해 이 방법이 사용된다. 도 뮌헨이나 런던에서는 월동하는  새를 쫓아내기 위해서 그
들의 경계신호를 테이프로 재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또 까마귀의 언어를 연구하여 긴급 위험신호를 분리하여 녹음하는 데  성공했
다. 그것을 인간의 언어로 번역하면 "위험하다! 빨리 도망쳐라!"라는 말이 된다. 그 테이프를
녹음기에 넣어서 까마귀 떼가 즐겨 찾는 장소에 눈치채지 못하게 설치한다. 까마귀 떼가 가
까이 오면 녹음기는 자동적으로 돌기 시작하고 그 테이프의 소리 때문에 까마귀 떼는 대혼
란에 빠져서 날아가 버린다. 까마귀는 몇천 마리가 한 장소에  즐겨 모이는 습성을 갖고 있
지만 이렇게 쫓겨나면 최소한 1년 동안은 그곳에 접근하지 않게 된다. 도 이 신호를 까마귀
둥지가 있는 쪽을 행해서 울리게 하면 어미 까마귀는 둥지 속에 있는 새끼나 알을 버려두고
도망쳐 버리므로 까마귀의 번식을 방지하는데도 효과가 있다.
  동물의 언어를 연구하여 얻어진 지식은 얼마 되지 않지만 지금 이야기한 바와 같이 실제
적인 면에 활용되어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동물의  언어를 연구하여 그것을 습득하는
일은 현대 과학에 부여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문제의  하나일 것이다. 그것을 해결하
는 일은 진화과정에서 잃어버렸던 인간의 먼 조상과 동물계와의 연결고리를 부활시키는  것
을 의미한다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동물과 교류하는 새로운 방법·수단을
개발하여 짐승이나 새 또는 물고기나 곤충이 지닌 다양한 능력을 인류를 위해서 좀더 효과
적으로 이용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것이 현대가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우주인과 돌고래, 언어로 이야기한다
  이것으로 동물의 언어에 고나한 장에 종지부를 찍어도 좋다. 그러나 이 문제는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하면서도 흥미로운 측면을 갖고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지구 이외에 우주문명이
존재한다는 것은 오늘날에는 이미 SF영역을 벗어나서 과학의 최전선의 하나의 문제가 되어
있다. 예를 들면 1971년 9월 소련의 뷰라칸 천문대에  지구 이외의 우주문명과의 교신에 관
한 제 1회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는데 소련,  미국 영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급의 이론  물리학,
전파 천문학, 생물학, 천체물리학의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그 가능성과 기술적인 수단등에 대
해서 구체적인 토론을 하였다. 이 장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는 각 방면의 과학자들의
일치된 협력이 필요하고, 생명과 지적생물발생의 필연성과 우연성, 문명발전의 일반법칙, 우
주문명과 접촉하는데서 일어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예측등 이 문제의 여러 다양한 측면을
우선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주 저편에서 보내오는 전파 속에
서 우주인의 전파를 찾아내어 해독하는 일일 것이다.
  일부 미국의 과학자들, 특히 동물과 인간의 대화의 문제에 몰두해  있는 존 릴리 등은 돌
고래 언어가 우주인의 언어를 해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우주 문명
과 교신하는 것 같은 어려운 문제는  돌고래 언어를 전면적으로 연구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 릴리 등이 이처럼 돌고래에게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무
슨 이유일까? 어떤 근거로 그들은 지구인과 우주인의 대화에 돌고래 언어를 연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릴리는 최근 출판된 《돌고래의 세계》라는 책에서  이 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
있다. "우리들은 돌고래가 모두 지능을  갖고 있다는 기본 원칙에서  출발한다.………그처럼
커다란 뇌를 가진 포유동물을 상대하는 동안, 돌고래가 발달된 지능을 갖추고, 우리들이  돌
고래와 교류하고 싶어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그들도 인간과 교류를 원하고 있다는 작업가설
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렇게 해서 선택은 이미 끝났다. 더구나 상당한 근거도 있다. 돌고래는 인간의 뇌와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크고 복잡한 뇌, 뛰어난 학습능력을 갖고, 인간과 곧 친해지고, 인간의  언
어를 능숙하게 흉내낼 수 있다. 특히 릴 리가 주장하는  것처럼 돌고래는 우리들 인간을 이
해하고 인간과 교류하기를 갈망하고 있다. 이상의 사실들을 가지고  릴리는 이미 10년 전에
다음과 같이 언명하였다. "20년이 지나면  인간이 다른 생물과 대화를  나눌 수가 있으리란
점을 나는 확신하고 있다. 그 상대는  다른 혹성에서 날아온 우주인일 수도 있고,  지구상의
생물일지도 모른다. 후자인 경우에는 그것이 돌고래라는 사실에 나와 내기를 해도 좋다." 그
후 다수의 실험이나 돌고래의 중추신경계, 그 들의 행동, 언어 및  그 법칙성의 연구(컴퓨터
를 사용했다)를 통해서 그는 더욱더 강하게 그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장래에 인간과 돌고래가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능하리라는 릴리의 낙관적인  견해
에 동조하는 과학자는 그리 많지는  않다. 돌고래가 우주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든가
이 우주언어가 돌고래 언어를 기본으로 해서  만들어졌다는 점에 이르러서는 더 한층  그렇
다. 그렇다고 해서 돌고래가 지능이나  회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릴
리가 내세운 사실이나 논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릴리가 내세운  사실이나
논리를 일률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고래류에 대한 전문가는  릴리가 돌고래에 대해 갖고
있는 견해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어느  쪽의 입장에 선다하더라도 그의 연구결과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생물학 박사인 야블로코프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릴리의  가설과 결
론을 그처럼 간단히 부정해 버리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고 부적당하다.…돌고래가 지능을 갖
고있다는 그의 결론이 비록 아무리 공상적으로 보인다 하더라도,  그것을 부정할 사실 없다
는 것도 분명하다. " 인간과 돌고래  사이에는 아직 거리가 먼 존재이고, 둘  사이에 대화가
실현된다는 것은 아직 요원한 이야기이다. 또 릴리의 기대와 예측이 빗나갈지도 모른다.  그
러나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적인  생물과 교류하는 문제는 일정에서 뺄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쏟는 어떠한 노력도 과학에 있어서 결코 쓸데없는 짓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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