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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일하는 미생물

    인간의 편에선 미생물

  세균(박테리아)이라든가 미생물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우선  병균이라는 생각을 머리
에 떠올린다. 아마 지난 몇 세기 동안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해온 병균에 대한 공포 때
문이겠지만 사람들의 뇌리에서 좀처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
아간 콜레라나 페스트의 만연은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릴  정도로 오래 되었다. 인간은
병균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터득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의 적에 대한 공포는 소멸됐
다. 인간은 미생물의 세계를 연구하는 중에 미생물이 인류의  적일 뿐만 아니라 아군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수십억 년의 장구한 진화 과정에서 자연은 수많은 미생물을 만들어냈다. 미생물은 도처에
존재하기 때문에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는 곳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미생물은 다
양한 환경조건에 적응하여 땅속에도, 공기 중에도, 남극의 얼음 속에도, 심지어 온천 속이나
심해의 바닥에서조차 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생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은 땅속이다.
  미생물은 다양한 작업을 하는 '화학  콤비나트'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동일한
진균류(이른바 곰팡이)가 항생물질이나 효소를 합성하는가 하면  레몬산이나 포도산도 합성
한다. 또한 미생물은 다양한  색깔, 탄성, 강도, 내열성을  갖춘 여러 종류의 복잡한  중합체
(polymer)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미생물 화학공장'에서 어떤 물질이  생산될 때에는 가장
이상적인 조건이 구비되어 세포의 생화학적  장치는 놀랄 정도로 일정한  작동을 계속한다.
또 그 '공정'은 최소한의 에너지만을 소비하며 게다가 그 조건 아래에서 최적의 방식으로 진
행된다. 혹시 이러한 조건을 변경시키는 일이 가능하다면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질과 외관
을 갖춘 생산물을 필요한 만큼만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미생물 세포에 X선을 쪼이면 그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과정의 일부가 변화되는데  트레이서(tract)원자를 사용하여
그 변화를 추적할 수가 있다.
  미생물에게는 음식물을 섭취하고 소화하는 특별한 기관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생물은
영양소가 들어있는 배양액 속이 아니면 생존할 수가 없다.  영양소는 미생물의 외벽을 통해
서 그 안으로 침투한다. 미생물이 요구하는 영양소는 매우 다양하다. 동식물의 단백질을  요
구하는 놈이 있는가 하면 공중의 질소나 탄산가스를 요구하는 놈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
하여 연구실이나 공장에서는 질소, 탄소, 인, 황, 기타 미생물의 생활에 필요한  물질이 함유
된 배양액을 만든다.
  이 배양액 속에서 미생물은 급격히 증식하여 인간에게 필요한 약품, 식품, 공업원료를  만
들어 낸다. 미생물은 마치 특정한  물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생산성이 뛰어난  살아있는
공장처럼 보인다. 약 1입방 센티미터 안에 현재 전세계 인구의 몇십 배나 되는 숫자의 미생
물이 생존할 수 있다. 더구나 각각의 미생물은 자기 체중의  30-40배나 되는 배양액을 처리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기후조건이나 지리적 조건에 관계없이 번식속도가 대단히  빠르고, 다양한 종류의 유기물
질을 합성할 수 있다는 점이 농작물이나 가축과 비교해서  미생물이 유리한 점이다. 더구나
최신식 설비를 갖춘 화학공장조차도 미생물과는 경쟁상대가  안된다. 액체 부탄가스를 직접
산화시켜 초산이나 기타 다른 것을 제조하는 비교적 새로운  장치를 예로 들어보자. 제조공
정은 내산성의 특수강으로 제작된 반응탑 안에서 50-60기압, 섭씨 150-170도에서 진행된다.
이에 대해 자연계에서는 동일한 탄화수소의 산화과정이 상온, 상압아래 이루어진다.
  자연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물세포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각종 반응을 개량하기 위해  몇만
년이나 소비했다. 미생물은 화학물질의 보물창고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미생물의 체내에서 비로소  가장 적합한 환경에 놓여져서  유지, 경신에 있어서
최적의 조건을 갖는다. 그래서 미생물이 진행하는 공정을 알아내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하여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 바로 우리들 인간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미생물의 신기한 능력
  미생물이 지닌 독특한 생리적 연구와 응용은 현재 세 가지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방향은 미생물의 힘을 직접 이용해서  식량이나 각종 화학물질을 대량
으로 생산해 내는 것이다. 최근 15-20년간에 약 1천건의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다수의 미생
물이 연구실의 시험관이나 플라스크로부터 공장의 장치로  옮겨졌다. 그리고 이들 미생물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입수할 수 없었던 다수의 항생물질이나 비타민류(B12, D2)가 합성되었다.
예를 들면 부신피질 호르몬의 일종인 코티존의 제조에 미생물을 이용했더니 제조 공정이 매
우 간단할 뿐만 아니라 코티존의 제조에 들어가는 비용이  놀랍게도 100분의 1로 떨어졌다.
또 화학적인 제조법으로는 비용이 매우 비싸게 먹히는 니코틴산(비타민 PP)도 미생물을 이
용해서 제조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1970년에 화학자들은 과학 아카데미의 미생물화학 생리학 연구소의 미생물학자들에게  도
움을 요청했다. 그들은 공업에 필요한 새로운 중합체(polymer)-탄성이 풍부한, 더구나  내열
성이 뛰어난 재료-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그 중간물질의 제조공정을 개발하는 일이 도저히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미생물학자들은 화학자들이 필요로 하는 전화반응을 거침없이 해치
우는 미생물을 자기 수중에 있는 미생물 중에서 찾아냈던 것이다.
  미생물을 이용하는 두 번째 방향은 화학반응과 생물학적 과정을 병용한 공정을  개발하는
일이다. 이것은 약간의 화학물질을 만드는  데에 생물학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을 결합하는
편이 기술적으로도 유리한 경우에 이용된다. 예를  들면 처음에 아미노페니실린산이 순수한
화학적 방법으로 합성하고, 이어서 거기에다 미생물을 이용하여 각종 아미노산을 만들어 낸
다. 또 하나의 예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제조이다. 그때 미생물은 산화와 관계가 있는 개개
의 화학반응을 가장 정확하면서도 간단하게 해치우는 것이다.
  세 번째의 방향은 바이오닉스적, 즉 생물공학적인 방법이다. 이미 알려진 화학적인 방법보
다도 미생물쪽이 훨씬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이다. 일련의  화학반응 과정을 확인한 과학자들
은 그 생물이 사용하는 원리를 실제 생산에 응용하려고 시도하였다. 생물이 사용하는  '화학
공정'의 비밀을 파헤쳐서 그것을 실용화하는 일은 현재 바이오닉스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발
달이 되어가고 있는 부문이다. 이들의 비밀의 일부는 이미  과학자들의 손에 의해 밝혀졌고
20종류 이상의 단백질, 주로 효소의 공간적 구조가 밝혀지고 있다.
  이들 물질의 연구에는 최신의 방법과 과학적인 수단(분광분석, X선분석, 전자현미경, 컴퓨
터, 트레이서 원자 등)이 사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연구가 더욱더 진행되면  그에 기초해서
효소의 뛰어난 특성을 구비한, 효소와 비슷한 물질을 만들어 내는 일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피드백의 원리를 이용해서 세포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제어하는 장치를 완성할 날도 멀지 않
았다. 미생물이 일으키는 과정을 밝혀서 그것을 모델화 하는  연구가 진척되면 가까운 장래
에 수많은 화학적=기술적 공정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바이오닉스의
새롭고도 유망한 한 부문인 화학적 생물공학이  지금 우리들 눈앞에서 태어나고 있는  것이
다.
 
    바이오닉스와 식량문제
  바이오닉스와 미생물학과 화학과의 관계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긴밀해지고 있다. 그 증
거는 우선 첫째로 미생물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과정을 가능한 심도 깊게 연구하여 거기서
얻어지는 지식을 이용해서 화학합성 반응을 촉진시켜 다양한 종류의 물질을 대량으로  또한
연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뛰어난 데다가 충분히 제어가 가
능한 새로운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닉스는 이
제까지 독립되어 있던 생물학과  공학을 결합시켜 서로간에 협력을  시켜서 최신의 수학적,
물리학적, 물리화학적으로 미생물을 연구하는 방법을 토대로  해서 합성화학이 직면해 있는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가장 적당한 해결책을 찾으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생물학자와 생물공학자와 화학자는 지금 무슨 일에 몰두해 있는 것일까? 그들
은 생물의 '화학공정'에 관한 지식을 실제로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미생물을  연구하면
무엇을 약속 받고 기대할 수 있을까?
  첫째로, 문제가 되는 것은 인류를 먹여 살릴 식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인간의 식량과 가축
의 사료는 말할 것도 없이 주성분이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생물체에 질소를 공급하는 주요
한 공급원으로, 하루 평균 성인은 단백질 약 100그램 또는 질소 15그램을 필요로 한다. 생물
체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단백질의 대부분을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로 소비하고, 에너지를 얻
는 데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보조로 사용한다. 그러면 인간은  어디에서 필요로 하는 단백
질을 입수해야 할까?
  여기에는 몇 가지의 방법이 있다.  농업과 축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작지  면적을
확대하고, 아직까지 이용하지 않던 해양자원을 개발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900억의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몇 백년이 지난
후에는 인구 증가율이 지금보다 더 급격하게 진행될 수 있다. 가능하다면 단기간에 식량 생
산을 크게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고찰해보자. 그 방법은  사회과학 연구로는 아직 거의 고려
되지 않은 방법인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의 영양소를  천연이 아닌, 즉 논밭이나 목장이
아닌 공장이나 생물학적 합성 콤비나트에 의해 생산하는 방법이다.
  단백질을 합성하는 능력면에서 생물 중에서는 미생물이 단연 선두다. 미생물의 번식과 성
장의 속도는 가히 경이롭기조차 하다. 조건만 적당하게 갖추어진다면  예를 들어 효모균 같
은 종류의 미생물은 채 한시간도 안되어서 세포의 숫자가 배로 된다. 이렇듯 미생물은 강력
한 단백질원이 된다.
  더구나 식량이나 사료를 얻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하는 일은  그렇게 뜻밖의 일은 아니다.
미생물은 자연계의 물질순환 속에서 항상  중개자의 역할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녹색
식물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서 탄산가스와 무기물을 가지고 유기물을 합성한다. 식물의 유
기물은 직접 혹은 간접적인 형태로 동물의 먹이가 된다. 식물과 동물의 사체는 그 배설물과
똑같이 미생물에 의해 탄산가스와 무기물로 분해되어 식물에게 섭취된다. 이렇게 해서 물질
순환은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그 뿐만 아니라 미생물은 동식물의 영양공급에 직접 참가한다. 동식물의 소화기관에는 중
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류를 체내에  공급하는 특정 세균이 살고 있다.  그 중에서 특별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소 같은 반추동물의 위장 속에  사는 세균이다. 이 세균은 섬유소
나 기타 소화하기 어려운 물질을 분해하여 잘 흡수되도록 만들어 소 사료의 영양가를 높이
는 역할을 한다. 현재 소의 사료에는 요소(카르바민단)가 첨가되어 있는데 반추동물의 위장
속에 사는 세균이 이 요소를 단백질로 바꾼다. 동물의 소화기관에 사는 세균이 동물의 몸에
단백질과 비타민류를 공급하고 있지만 동물이 필요로 하는 전량을 공급하지는 못한다. 단백
질의 대부분은 역시 음식물의 형태로  체내에 들어온다. 그래서 과학자는  충분한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서 미생물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석유에서 단백질을 사료로 뽑아낸다
  생물학자가 오랫동안 거듭 연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단백질을
획득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미생물은 고가의 음식물이나 사료(맥주의 맥아
즙, 당밀, 설탕 등), 혹은 미생물을 생산하는데 기술적인 문제점이 있는 재료를 사용해소 미
생물을 증식시켰다. 그러나 얼마 후 과학자는 입수하기가 쉽고  가격이 저렴한 원료를 찾아
내는 연구에 몰두했다. 그 과정에서 석유의 탄화수소를 이용하여 미생물을 증식시킨다는 아
이디어가 떠올랐다. 이것은 아주 탁월한 아이디어였다. 혹시 탄수화물의 경우처럼 석유나 그
분류물(비등점이 다른 액체 혼합물을 가열하여 비등점이 낮은 것부터 점차  높은 것으로 유
출 분리시키는 조작) 중에서 세력이 좋고 잘 증식하는 미생물을 선택할 수 있다면 기상이나
기후조건에 좌우되지 않는 공장에서 사료용의 '인공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
문이다.
  이러한 매력적인 아이디어에 많은 과학자들이 매달렸다. 이에 관한 연구는 소련뿐만 아니
라 세계 각국에서 대대적으로 시작되었다. 적당한 미생물을 찾아서  그 미생물의 먹이가 되
는 값싸고 입수가 용이한 석유 분류물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미생물의 품종을 개량하여 단
백질 생산성이 뛰어난 미생물을 육종한다. 그리고 이들 미생물이  성장할 때에 대사의 생화
학적 및 생리학적인 특성을 연구해서 이를 기초로 해서 선발된 미생물을 증식시키는 방법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미생물에 대한 연구는 대규모로 진행되었다.
  이어서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얻어진 단백질을 전면적으로 조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여
러 가지 다양한 가축의 사료 속에 그 석유 단백질을 섞어서 사용하는 방법, 그 석유 단백질
의 무해성과 영양가를 조사하고 이 석유 단백질을 사료로 해서 키운 소, 돼지, 닭을  원료로
해서 제조한 축산 가공품을 의학적, 생물학적으로 검사해서 미생물의 양과 질을 콘트롤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우선 첫째로 과학자는 어떤 특정한 미생물뿐만 아니라 많은 종류의 다를 미생물이 탄화수
소를 먹고서 증식한다는 사실, 그런  미생물들이 토양(특히 유전지대의), 진흙, 물속  등에서
생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석유의 탄화수소에서 잘 성장하고, 사료용 단백질을 생산하
는데 적당한 효모의 균주를 품종개량과 유전학적 방법을 써서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것을 파라핀계 탄화수소를 증식시켰다. 과학자는 생산된  단백질을 사료로 사용하는 방법
을 개발하였다. 게다가 석유 단백질을 사료로 해서 키운  가축이나 가금류로 제조한 식품을
조사해서 그것이 양질의 것임을 밝혀냈다. 그 결과 석유의  파라핀 분류물에서 석유 단백질
사료를 생산하는 세계최초의 공장이 조업에 들어갔다.
  현재 이 석유 단백질은 소련의 대다수 양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 많은 축산 기업에서
는 석유 단백질이 전체 단백질 함유량의 15% 혹은 그 이상이 함유된 사료를 가축에게 투여
하고 있다. 그 결과 가까운 장래에 연간 24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일련의 새로운 전문공
장이 건설되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자의 착상은 더욱더 전진하고 있다. 석유는 미생물에게는 비교적 저렴한 먹이
지만, 그것을 채취하여 분류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 쓸데없이  태워버리든
가, 아니면 대기 방출되어 버리는 석유가스를 이용해서 미생물을 증식시킬 수는 없을까? 단
백질의 50%는 탄소로 되어 있는데, 메탄으로부터 이 탄소를 얻을 수는 없을까?
  메탄가스를 사용하여 미생물을 증식시키는 이 시험은 오랫동안 성공하지 못했다. 그 이유
는 이런 먹이를 좋아하는 미생물은 순수 배양해서 그 성장에 적합한 조건을 조성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미생물학자들은 몇 년 동안 이 문제에  몰두해서 악전고투한 결과 마
침내 메탄가스를 산화하는 미생물의 균주를 순수 배양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상에서 기술한 것 이외에 현대의 미생물학은 필요한 양의 사료용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
해서 이미 시험이 끝난 몇 가지의 방법을 갖고 있다. 다가올 다음 시대는 미생물 공업의 시
대가 될 것이다. 미생물을 이용하여  합성시킨 사료를 가축에게 합리적으로  투여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축산업의 생산성과 경제성을 단기간에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게 틀림없다.
 
    미생물이 개발한 미래 식량
  그런데 이미 먹은 영양소 중에 꽤 많은 부분은 흡수되어서 고기나 우유나 계란이 되는 것
이 아니라 단지 동물의 체내에서 분해되고 배출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
용된 사료에 대한 고기, 우유  등의 생산량의 비율은 성장이 빠른  젊은 가축이라 할지라도
20-30%를 넘지 못하며 완전히 자란 가축은 겨우 5-10%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당연히 떠오른 것이 가축에게 주는 영양소를 직접 인간에게 투여하는 것이 가능하
지 않을까 하는 문제이다. 물론 가축 사료를 인간이 그대로 먹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료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 탄화수소, 비타민류 등의 귀중한 영양소를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
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그 경우에는 이들  영양소를 소화가 잘 되고, 먹음직스럽고,
먹기 좋은 형태로 인간의 체내에 흡수되게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바꾸어 말하면 가축의 영
양가도 높으면서 동시에 먹기 좋은 식품으로 적당히 가공하는  것, 즉 합성식품을 공업적으
로 생산하는 일이다.
  그러면 가축 사료인 효모 단백을 영양가가 높으면서도 입맛에 딱맞는 인간의  먹을거리로
제조하기 위해서 어떤 형태로 직접 이용할 수 있을까? 과학 아카데미 회원인 네스메야노프
박사가 지적했듯이 현재로서는 두 가지 방법을 시험하고 있을 뿐이다.
  첫 번째 방법은 효모 단백에 들어있는 아미노산의 필요한 양을 생산하는 효소에 의한 가
수분해이다. 이 가수분해에서 생기는 생성물은 이온  교환수지를 사용해서 불필요한 혼합물
을 제거하여 순수한 형태로 요리에 사용할 수가 있다. 효모  단백을 이용하는 또 하나의 방
법은 기계적, 화학적으로 세포의 외벽을 파괴하여 단백질을 몽땅 분리하는 방법이다. 그  결
과 아무런 맛도 없는 흰색의 분말이 얻어지는데 이것은 저장기간이 무한정이다.
  이 두 종류의 단백식품은 좋은 냄새가 나면서 맛좋고 먹음직스러운 요리로 가공할 수 있
다. 이를 위해서는 적당한 조미료와  향신료를 가미하여, 적당한 모양과 단단함을  구비하여
얼핏 눈으로 봐서는 화학성분도 자연산에 극히 가까운 식품을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 푹 삶
은 고기나 생선 특유의 냄새와 매우 비슷한 향료라든가 여러 가지 식품의 색과 풍미를 인공
적으로 만들어 내는 물질이 이미  특허가 되어 있다. 이런 종류의  물질은 음식물의 맛이나
향기를 돋구게 할 뿐 아니라 위장 호르몬의 분비활동을 자극해서 식욕을 돋구어 준다.
  과학자들은 합성첨가물을 첨가한 농후단백식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에 앞장서서  많은
연구와 실험을 실시하여 여러 가지 복잡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
나 합성인공식품을 제조하는 최초의 실험을 이미 성공했다. 예를  들면 이 문제에 열중했던
네스모야노프나 그의 공동연구자, 기타 과학자들의 노력 덕분에 맛이나 겉모습이 고기, 캐비
어 등과 거의 똑같은 인공식품을 합성하는 방법이 이론적인 면에서나 실제적인 면에서 해결
되었다.
  이렇게 생산된 단백질은 캐비어처럼 구슬  모양의 식품을 합성하는 데  적당하였다. 인공
캐비어는 1964년에 합성되었다. 미국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단백질을 가지고 인공 닭고
기를 만들었다. 또 최근에는 중앙 아메리카  주민들, 특히 어린이들은 옥수수, 목화씨,  건조 
효모, 인공 비타민, 기타 첨가물을 합성한 농축 단백식품인 '잉카팔린'을  음식물로 사용하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어른들의 음식물에 대한 기호 또한  좀처럼 바뀌지 않지만 어린이들은
맛좋은 죽의 형태로 가공해서 공급되는 '잉카팔린'을 즐겨 먹는다.
  미생물에 의한 인공합성을 기초로한 식품공업  덕택에 식품으로 사용하는 원료의  범위가
현저하게 확대되었다. 단백질의 생산량은 단숨에  5배로 증가했다. 미생물을 사용한  합성의
장점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끊임없이 축산업을 위협하든
흉작에 의한 사료 부족이나 전염병의 만연 같은 사건도 미생물을 사용한 인공합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이 합성은 특수한 장치 내부에서 이루어지는데  매우 정확하게 자동으로 감시
하고 있다가 이상이 생기면 즉시 컨트롤 시스템에 전달하도록 되어 있다.
 
    비료와 광물도 만들어 낸다
  미생물은 농수산물의 수확량을 향상시키는 데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잘 알고
있듯이 농업에 있어서는 대량의 질소비료가 필요하다.  소련에서는 질소비료의 생산량이 매
년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절대량이 부족하다.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동화하여 그것을 체
내에 축적한 결과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미생물은 이러한 비료 부족을 해결하는 데 큰 도
움을 준다. 토양 속에 질소의 양을  늘리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는 것으로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동화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있다. 그리고 그로부터 니트로긴이라는 약품이 만들어진
다. 이 약품을 가지고 콩과 식물의 종자를 처리한 후  심었더니 수확량이 눈에 띄게 늘었을
뿐만 아니라 병충해나 일기 불순에 대한 저항력이 일거에 증대했다.
  최근에 소련의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질소고정균과 곰팡이 종류를  토양
속에서 다량 발견하였다. 다음은 미생물 공업에 대하여 이야기할 차례다.
  농업 이외의 분야에서도 미생물은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다.  저수지나 호수는 현대의 농
업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하다. 그런데 일부 지방에서는 저수지나  호수의 밑바닥 흙이 물을
모으는데 적당하지 않아 물이 새 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부근 일대가 늪지대로 변해
버린다. 그루지야에 수력공학 수리연구소 연구원들은 유리된 산소가 없더라도 생존할 수 있
는 혐기성 균을 사용해서 인공적으로 토양에 물이 통과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혐기성 균은 생명활동의 과정에서 연목의 바닥에 불투과성층을 형성시켰다.
  우선 저수지를 건설하기로 예정한 땅의 겉흙을 불도저로 제거한 후 섬유소가 많은 짚, 마
른 풀, 옥수수 줄기 등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덮는다. 이 흙을 통해서 섬유소  속으로 침투한
수분은 그 곳에다 혐기성 균을 대량으로 번식시킨다. 혐기성  균은 토양의 구조를 바꾸어서
사실상 물이 흙을 뚫고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미생물은 암석이나 광물의 형성뿐만 아니라 붕괴에도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상에
있는 철의 원소 순환에는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물에 잘 녹는 일산화철은
물과 함께 지표면으로 운반된다. 여기에서 철박테리아의  작용으로 일산화철이 산화되어 물
에 녹지 않은 수산화철이 되어 가라앉는다. 그 결과 철은 지구 내부로부터 지표면으로 이동
해서 철광상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광상은 모두가 세균의 활동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외에도 해저 형성된 철, 망간 단괴의 거대한 집적도 역시 미생물의 활
동에 의한 것이다. 게다가 석유나 천연가스 광상의 형성에도 미생물이 참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알고 있듯이 소련은 유황 매장량이 세계 굴지이다. 그러나 생산의 증대와 화
학공업의 해로운 부문의 출현에 의해서 점점 더 많은 유황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한편 세계
유수의 유황 광상도 점점 지하로  깊이 들어가야 하고, 새로운 광상을  발견하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러한 애로 사항을 타개할 길을 발견하였다.
  북아프리카 자위야(아이네스)호수의 연안에서 유황을  채굴하는 일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호수에서는 유황의 침전이 계속되고 있고 두께 20센티미터에 이르는  유호항
층이 호수 밑바닥에 덮여 있는 것을 알았다. 이러한 현상은 소련 쿠이비세프주의 셀로에 호
수에서도 볼 수 있었다.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자위야 호수의 모형을 만들
어서 실험을 했다. 즉 물을 가득 채운 플라스크에 자갈과  황산 암모니아를 넣고 황산염 환
원균과 붉은색 세균을 첨가시켰다. 황산염 환원균은 원액으로부터 황화수소를 만들어  냈고,
붉은색 세균이 그것을 유황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리고 플라스크의  벽과 바닥에 유황이 침
전됐다.
  독자들은 천연의 호수에 침전된 것과 플라스크  속에 침전된 것은 다르다고 말할지  모른
다. 미생물에게 과연 수십 만, 수백 만 톤의 유황을 침전시킬 능력이 있을까? 과학자들의 계
산에 따르면 깊이 5미터, 면적 1평방 킬로미터의 연못에 실험실과 같은 조건을 재현하면 유
황세균은 놀랍게도 100일 동안에 10만에서 50만 톤에 이르는 유황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러
한 계산이 현실적인 타탕성이 있다는 점은 다음과 같은 사실로도 증명된다. 즉 조건만 적당
하다면 1개의 세균은 4-5일 만에 1036개의 개체를 만들어 낸다. 그 체적은 태평양 혹은 인도
양과 맞먹는다. 그러므로 문제는 미생물을 번식시키는데 있어서 최적의 조건을 어떻게 갖추
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조건을 발견해서 갖추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컨대 영국의 과학자 바
톨린과 포스가이트는 원재료를 함유한 아프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의 일부 호수에  유황세균
을 드문드문 뿌려서 이들 호수를 자위야 호수와 같은 조건을 갖춘 호수로 바꾸는 방법을 제
안하고 있다. 하수도에 흐르는 더러운 물도 저렴한 비용을  들여서 유황세균이 번식하기 좋
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유황을 생산함과 동시에 하수를 정화시킨다는 일석
이조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유용광물을 헛되게 버리지 말라
  30년도 더 전에 한 과학자가 광산이나 탄광의 배수구에 흐르는 수산화철의 침전물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이 침전물이 오직 산화에 의해서만 생성된다고 생각했었다.  그
런데 실험해보니 증류수에서는 철이 산화되지 않았는데, 광산 배수구에 흐르는 물에는 산화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3일이 지나자 철은 묽은 녹으로 뒤덮여 버렸다. 범인은 현미경에  의
해서 발견되었다. 이전에는 보통 산화반응으로 간주되었던  것이 실제로는 유황세균과 철세
균이 주역으로 활동한 생물학적 과정이라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똑같은 유황세균이 석탄으
로부터 유황화합물을 스스로 분리시키는 일을 한다. 즉 1개월에 30%의 유황을 산화하여 황
산의 형태로 분리한다. 이 과정을 공업적으로 이용하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그 대신
데 특별한 장치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유황세균은 유황광상을 만드는 한편 노출된 황화광상을 파괴해서 물에 녹지 않는  황화철
을 산화시켜 물에 잘 녹는  화합물로 바꾸어 버린다. 물론 황산염  환원균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앞에서 기술했듯이 황산염 황원균은 황산염을 황화수소로 변화시켜 그 과정에서 나오
는 에너지를 획득한 후 황화광상을 엉망진창으로 파괴한다. 물에 잘  녹게 된 귀중한 철 화
합물은 배수나 지하수에 씻겨서 흘러가  버린다. 그리고 이들 미생물을  재교육해서 품위가
낮은 광물을 농축하는 작업을 시키는 일도 가능하다.
  철 세균도 유황 세균도 자신의 화학작용의 산물에는 관심이 없다. 무기물 분자는 이들 세
균에게는 일종의 '장작'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세균은 '화학 아궁이'의 불길 속에서  이 '장
작'을 태워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면 인간이 '아궁이의  재'를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랄 연구소는 지하네 사는 세균의 작용으로 구리와 아연광석으로부터 금속을 알칼리화하
는 최초의 파일럿 플랜트를 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것은 매우 간단한 것이었다.  우
선 파이프로 갱도에 세균 용액을  집어넣어 광상을 물에 잠기게 한다.  세균에 의해 산화된
금속은 물에 녹는데 그것을 지표면에 있는 특수한 홈통으로  퍼올린다. 이것으로 이미 정광
은 끝난 상태인데 그 중의 금속 함유량은  80%에 달한다. 데프차르스키 광상에서 실험기간
중에 실시한 것만으로도 이미 수십 톤의  구리가 세균에 의한 알칼리화 작용으로  채취되었
다. 게다가 그것은 이미 채취가 끝난 광구에서 실시한 것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였다.
  세균에 의한 알칼리화의 기술적 및 경제적 효율성을 이 과정이 행해지는 조건에 크게 좌
우된다. 혹독하게 추운 북극권에서는 세균은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지만 열대지방이나 온대
에서는 그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그 외에 밝은 곳보다는  어두운 곳에서 그 과정이 부드럽
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험결과를  종합해 보면 세균은 금속의  산화를 5배에서 20배
때로는 100배까지도 촉진시킨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그 일례로 가장 '완강한' 광석의 하나인
황동광을 들수 있다. 보통 화학적 산화의 경우에는  400일이 걸려서야 겨우 황동광으로부터
18%의 구리를 추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세균을  사용한 초기의 실험에서는 동일한 기간에
58%의 구리를 광석에서 추출할 수 있었다. 그 후  좀더 적당한 조건이 조성되자 세균이 일
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져서 75일간에 황동광에서 30-40%의 구리를 추출할 수 있었다. 현재
새로운 조건 아래에서는 세균의 활동으로 35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황동광에서  용액의
형태로 95%의 구리를 추출해 내고 있다. 게다가 이 정도로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니라 좀 더
기술을 발전시키면 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즉 한계가 없는 것이다.
  야금의 경우 품위가 낮은 광석을 처리하지 않으면 안될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
기 때문에 좋든 싫든 간에 광석의 품위를 높이기 위해 거액의 설비투자를 해야할 필요에 직
면해 있다. 그러나 현재 이미  기초가 다져진 미래의 고속 미생물  야금에서는 그런 설비가
전연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광산업에서 미생물을  이용한 농축공장이 대대적으로 이용된다
면 구리 광석을 소결(가구 또는 그것을  다른 형태로 압력을 가해서 성형한  것을 가열했을
때 가루가 서로 밀착, 고결하는 현상), 농축하는 공장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지하에서 실시한 알칼리화 실험은 미생물의 이용하는 것이 광산 조업의 최종적인  단계이
며 특히 유효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미생물은 흠잡을 데가 없다.  이미
채취가 끝난 광상에도 아직 5-20%의 광석이 남아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그 남아있는
금속을 채취한다는 것은 현대의 기술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 지하
에 남아 있는 구리의 묘지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은 단지 몇 백만 마리라는 미생물의  대군뿐
이다. 그들은 부지런히 일하는 개비들과  마찬가지로 남아 있는 광석에서  구리를 뽑아내서
그것을 물에 녹이는 작업을 지칠 줄 모르고 계속한다. 이렇게 해서 채취하고 남겨둔 구리의
광석의 최저 4분의 3은 회수가 가능하다.
  유지나야 비클린카 광산은 25년 전에  폐광되었다. 광구 측량기사는 이미  구리가 없다고
단정했다. 그런데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서 수십 톤의 구리가 채취되기 시작했다. 동일한  방
법으로 폐광된 멕시코의 어느 광산에서 불과  1년만에 놀랍게도 1만 톤의 구리가  채굴되었
다.
  전문가들은 광산이 개발되는 데에 따라서 광산 주위에 쌓이는 폐석산에 차츰 눈길을 돌렸
다. 이미 최초의 실험에서 밝혀졌듯이 미생물은 가장 경제적이며, 고생을 마다 않는  야금업
의 훌륭한 일꾼이다. 멕시코의  카나테나 광산에는 약 4천만  톤이나 되는 버력산(광산에서
폐석을 쌓아올린 무더기)이 생겼다. 폐석에 함유되어 있는 구리는 겨우 0.2%로써 병아리 눈
물만 했다. 그러나 그 폐석에 물을 끼얹어서 그 물을  폐광 속에 모아서 미생물로 처리하였
더니 1리터의 물에서 3그램의 구리가 나왔고 1개월만에 650톤이라는 귀중한 구리를  회수하
게 되었다.
 
    금을 녹이는 세균
  자연계에서는 어느 하나의 금속만 함유되어 있는 광석은 비교적  적고, 대부분은 여러 가
지 금속이 함께 함유되어 있다. 예를 들면 티타늄 자철광은 철 이외에도 티타늄과 바나듐을
함유하고 있다. 또 석탄이나 철광석  중에는 게르마늄 등의 분산원소(그  자신은 거의 또는
전혀 광물을 만들지 않지만 광석  속에 소량의 성분으로 존재하는  원소)가 함유되어 있다.
물론 광석 속에 함유되어 있는  모든 금을 가능하면 채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도 미생물의 활약할 무대가 있다. 과학자들은 미생물 야금에 사용되는 새로운
미생물을 찾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아연, 몰리부덴, 철,  크롬은
소련이나 그 외 다른 나라에서 미생물을  이용해서 채취하는 금속의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중세기 연금술사는 어떤 금속이라도 금으로 바꾸어 버리는 현자의  돌을 꿈꾸어 왔다. 그
러나 20세기의 과학자들은 세균을 이용해서 금을 얻어내려고 한다.  언뜻 보면 이런 아이디
어는 현재의 관점으로 보더라도 공상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줄도 모른다.  사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극히 최근까지도 그렇게 생각해 왔다. 그러한 생각에는  유력한 근거가 있기 때
문이다. 금이라는 금속을 활성이 낮기 때문에 진한 황산이나 진한 질산으로 녹일 수가 없다.
금을 녹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왕수-진한 염산과 진한 질산은 3대 1의 비율로 섞은 용액-
뿐이다. 미생물은 이 왕수에 맞설 수 없는 이상 활동범위를  구리나 철이 광석에 한정할 수
밖에 없다고 여겨져 왔다. 그렇지만 미생물계의 놀라운 힘이 있었다.
  아프리카 세네갈 공화국을 가로질러 흐르는 이와라 강변에 금이 산출되는 첫째 언덕이 있
다. 그러나 이광상은 자연금의 직경이 1미크롬 정도이고  광맥도 드문드문 있어서 공업적이
가치는 없다. 단지 현지 주민들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서  겨우 약간의 금을 얻을 따름
이다. 가령 이런 수공업적인 방식일지라도 몇십 년만 계속해서  금을 채취한다면 그렇지 않
아도 빈약한 광맥은 끝장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첫째 언덕의  금 광맥은 파내도 전연 떨어
지지 않았다.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 있는 지질조사의 소장인 R 마르티네 박사는 이  첫째
언덕의 금 광맥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미생물의 활동에 의해서 계속해서 금이 보급되기 때
문이라는 설을 주장했다.
  마르티네 박사의 이러한 설에 찬성한 여류 과학자 이베트 팔레가 그 설의 입증에 몰두하
게 되었다. 그녀는 이 언덕의 흙 속에 사는 미생물의 활동을 상세히 연구했다.
  그 결과 세균의 활동에 의해서 금이 용해되는 과정은 증명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연구
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였다.
  현재 실험실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해서 흙속에 함유되어 있는 금의 82%까지  채취하고 있
다. 이 방법은 이미 특허가 나 있고 공업적으로 실험하는 단계에 와 있다. 혹시 공장 규모로
실시한 실험결과가 실험실에서 한 실험결과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다면 미생물에게는 또  하
나 금을 채취하는 업무가 부여될 것이다.
  석유기사들도 점점 미생물에 주목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일부 유전에
서 발생하는 천연가스는 미생물이 활동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채굴이
불가능해 보이는 유전에 대해서 이 현상을 이용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런 대담한 착상은 즉시 실험에 들어갔다. 천연가스를 만드는 특수한 세균이 유전으로  '출
장'가서 석유에서 메탄, 수소, 질소, 탄산가스를 만들고 있다. 이들 가스가 모이게 됨에 따라
압력이 높아진다. 그 위에 석유속에 가스가 녹아들면 석유는  점성이 감소해서 매끈하게 된
다. 그 결과 유정의 생산성은 눈에 띄게 향상된다. 이외에도 미생물은 석유나 천연가스의 광
상을 탐사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들 광상의 위에  잇는 암석이나 물
속에는 특정한 미생물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장소에서 채취한 물을 분석해서 혹시 이
런 미생물이 발견되면 지하 심층부까지 시추해서  석유를 탐사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장소라는 것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
 
    해양자원과 미생물
  다음 단계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해서 해저에  무진장 깔려있는 해저 광물지원을  개발하는
일이다.
  지구상에 있는 지하자원의 3분의 2는 바다 밑에서 잠자고  있다. 망간 단괴만 하더라도 1
조톤, 인회석 단괴(인산염 22-32% 함유)가 1,000억 톤, 앞으로 생석회를 대체할 시멘트 원료
로써 유망한 글로비게리나 연니(globierina: 해양 퇴적물의 하나, 부유성 유공층의 하나인 글
로비게리나의 석회질 유체를 주성분으로 하는 해저의 진흙, 유백색, 황색, 갈색 등으로 특히
대서양에 널리 분포함)가 1,000조 톤에 이른다.
  바닷물에서 여러 가지 금속류를 뽑아내는 것도 꿈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전체 용적 13억
7천만 입방 킬로미터의 거대한 바다에 가득찬 바닷물 속에는 1조 톤의 5만 배나 되는  염류
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 바닷물  속에 함유된 물질은 모두 육지에서  흘러간 것으로 두께가
200미터인데 거기에는 거의 모든 원소가 다  들어 있다. 마그네슘과 유황이 1015톤,  칼슘과
칼륨이 1014톤, 알루미늄, 루비듐, 리튬이 1011톤, 아연,  납, 셀레늄, 세슘, 몰리브덴, 토륨이
109톤이 들어 있다.
  예를 들어  바닷물 1리터에는 3.34마이크로그램의  우라늄이 들어 있다. 함유량은 이처럼
적지만 바닷물 전체로 보면 원자력에 가장 중요한 이 원소는  40억 톤에 이른다. 또 바닷물
속에 들어있는 금은 100억 톤에 달한다고 한다.
  바다는 광물자원의 거대한 보고이다. 그런데  인류는 이 보물을 겨우  조금밖에 이용하지
못한다. 석탄, 석유, 철 등이 대륙붕이나 얕은 바다에서 채굴되는데 불과하다. 심해저의 자원
을 개발할 수단은 현재로서는 아직 불충분하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를 위해서 또 하나
의 해저광업의 방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된다.
  바다에 사는 미생물은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각각의 원소를 흡수하여 체내에  축척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예컨대 어떤  종류의 세균은 바닷물에서 마그네슘이나  칼슘을 침전시켜
바다 속에 커다란 섬을 만든다. 세슘이나 일부 방사성 원소를 축적하는 미생물도 있다. 일부
미생물이 가진 이런 경이로운 능력의 비밀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세균에 의해서 일어나
는 이러한 과정의 다양한 특징을  좀더 상세히 연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련의
유명한 해양학자 L. A 젠케비치가 말했듯이 인간이 필요로 하는 물질을 미생물을 이용해서
모으는 방법이 유망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해저에 야금용의 미생물 육성장을 만들어서 몇십
억이나 되는 미생물이 구리, 니켈, 마그네슘, 코발트, 금, 은, 백금 등을 채취하는  시대가 그
렇게 먼 장래의 일만은 아니다.
 
    미생물 발전
  다음으로 발전 분야를 살펴보자. 이 분야에서도 미생물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원자력
발전소가 잇달아 건설되고, 또 원자력 전지가 이용되는 것을 알고 있는 독자들은 이러한 착
상을 바보 같은 일이라고 비웃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견해야말로 근시안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원자력 전지의 예를 들어보자. 이 전지는 방사성 원소가 붕괴될때  발
생하는 에너지를 직접 전기로 변환시키고 있다.  이들 전지는 물론 편리하지만, 그 반면  몇
가지의 커다란 단점도 가지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단점은 몇십만 볼트라는 매우 큰 전압이
발생하기 때문에 강압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서 미생물이 만드는 발전은 효율이 높고 경제성, 신뢰성이 모두 뛰어나다. 또 그
원리는 생물의 체외라 하더라도 응용할 수 있을 정도다.  발전소 혹은 발전장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이 원리를 응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생물의 몸을 전부 그대
로 모방할 필요는 전연 없다. 새로운 발전장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진화과정에서 점점 완
전하게 된 원리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족하다. 이것은 순수한 생물학적 방법이지만 미생물이
생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에너지를 직접 이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이미 현재 소형이면서도 경제적인 생화학전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바로 최근에
미국에서 미생물 전지로 작동하는 송신기가 설계되었다. 이 송신기의 유효 반경은 24킬로미
터로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당분을 먹고 생육하는 세균에 의해서 전력이 생산된다. 미생물
전지는 우주선에 산소, 수소, 음료수, 공기 등을 공급하기 위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전지
는 필요하다면 야자 열매의 즙으로 충전시킬 수 있다. 야자  열매의 즙 속에 사는 미생물이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야자 열매 한 개로  전지를 50시간 지탱시킬 수 있을뿐
더러 트랜지스터 회로를 사용하는 일도 가능하다.
  해양은 거대한 생물전지이다. 이미 알고 있듯이 심해저에는 유황세균이 살고 있다. 그들의
생존에는 어떤 생물도 다 그렇듯이 에너지가 필요하다. 유황  세균은 잠깐 변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손에 넣는다. 즉 황산염으로부터 유기화합물 - 해저에 침전되는  동식물의 사체 -
에 산소를 운반해준 대가와 같은 형태로 에너지를 받는다.  유황세균은 황산염의 산소 외에
도 물의 성분인 산소도 유기화합물의 산화를 위해서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생긴 에너지의
나머지를 유황 세균은 소비하는 것이다. 황산염의 이온으로부터 산소가 분리된 결과 바다의
하층부에는 '산성'의 황하수소 용액이 생겨서. 다수의 플러스 수소 이온이  나타나고, 상층부
에는 마이너스 수산기 이온이 많이 발생한다(수소는 분해된 물분자로부터  해조류의 조직으
로 들어가서 탄수화물을 만든다.) 이렇게  해서 바다 속에 플러스  전기와 마이너스 전기를
띈 층이 생긴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전위차가  생겨서 전류가 순환하기 시작한
다.
  지금 이야기한 미생물학 및 전기화학적인 과정을 재현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해양과  매
우 비슷한 생화학적 전지의 모형을 만들었다. 백금 전극과 성분이 다른 바닷물을 넣은 시험
관은 바다의 두 개의 층, 즉 상부와 하층부의 자연 조건을 모방한 것이다. 두 개의 시험관을
묶은 브리지에서 유황 세균을 증식시켰다. 유황 세균은 바다  속에서 일으키는 과정과 동일
한 과정을 일으켰다. 이 보형은 실험실에서 수개월간 계속 작동했다. 이것은 유황 세균에 의
해서 화학적 에너지가 전기적 에너지로 직접 변환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다.  이
생화학적 연료전지는 전압이 0.5볼트,  전류의 세기는 1밀리암페어를 약나  웃돈다. 좀더 큰
전압과 전류를 얻으려면 이러한 전지를 직렬이나 병렬로 연결하면  된다. 현재 이 생화학적
전지는 부표나 무인 등대의 전원으로 사용된다.
  미국 멜파사는 군사용 우주 개발용으로 사용할 생화학적 연료전지의 개발에 전념하고  있
다. 연구가 진행중인 에너지원 중에는  황산염을 먹고사는 세균, 암모니아를 방출하는  미생
물, 메탄을 좋아하는 미생물 따위도 있다. 이 회사는 식물의 잎이나 줄기에서 수소를 뽑아서
연료전지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만큼 성공했다. 군사  관계의 관청사에서는 전차나 트럭의
디젤 연료 등에 직접 작동하는 전지를 개발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연료
전지가 휴대용 전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막는 미생물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또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미생물의 공헌도를 제대로 보
지 않는다면 공평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미생물의 다면적인 '위생업무'에 대한 것
이다.
  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인간은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강력한 수단을 갖고 자연
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때문에  전연 생각지 않았던 사태가 일어
났다. 그 중의 하나가 살충제이다.
  인간은 농작물의 병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다양한 살충제를  개발했다. 그러나
살충제를 대량으로 살포한다 하더라도 병해충을 전멸시킬 수는 없었다. 그 이유는 살충제에
대한 병해충의 저항력이 세졌기 때문이고, 또한 살충제를 살포함에 따라 병해충뿐만 아니라
병해충을 먹고사는 천적도 죽여 버렸기 때문이다. 그 결과  더욱더 새로운 살충제를 개발해
서 살포 횟수를 늘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외에도  살충제를 과도하게 사용한 결과 식물
을 교배시키는 곤충이나 벌레를 먹고사는 새, 게다가 물고기조차도  죽어 버리는 일이 생겼
다. 토양 속에 축적된 이러한 독은 토양의  형성과정을 저지하여  각종 농작물의 성장을 중
지시켜서 수확량을 저하시켰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자 눈을  돌린 것이 바로  토양균이다. 토양균(주로 슈도모나스속의
세균)은 화학공업으로 합성시킨  물질을 그 작용으로(탄산가스  등으로) 분해하려고 체내의
대사를 변화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토양 속에서 이루어지는  살충제의 분해 메커니즘을 해
명하여 이와 같은 분해를 일으키게 하는 가장 활발한 세균을 찾아내어, 그것을 손에 넣으려
는 미생물학적인 연구가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가 일정에 올라 있다. 도시와 도시 인구의 급격한 팽창, 그리고  세
계적인 규모로 진행된 공업 생산의  증대는 이른바 쓰레기처리에 관한  문제를 발생시켰다.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 중에서 가장 귀찮은 것은 플라스틱이다.  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어
떻게 처리해야 좋을까? 플라스틱을 저온에서  연소되지 않고 녹기만 하므로 소각로  바닥에
달라붙어 유해한 연소 생성물로 대기를 오염시키고 악취를 내뿜는다.  폴리 염화 비닐이 포
장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것도 똑같다.  사용하고 난 이 비닐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까?
이 비닐은 자연 그대로 분해되지 않는다. 쓰레기 처리장이나  대도시 주변의 공터는 플라스
틱의 잔해가 산처럼 쌓여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미생물에게 원조를 요청했다. 바로  최근에 영국으로부터 폴리 염화비
닐 시트를 탄소로 바꾸어 버리는 미생물을  육성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왔
다. 또 미국 텍사스 미생물 연구소 연구원들은 거의 어떤 플라스틱이라 할지라도 전부 멀어
치우는 미생물을 육성하는 데에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영원히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도 이들 세균을 이용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웨덴의 과학자들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는 독특한 방법을 개발하였다. 플라스틱을
제조할 때 어떤 종류의 세균을 그 속에 섞는다. 세균은 곧 휴식상태에 들어가지만 플라스틱
폐기물이 버려지면 태양광선이라든가 수분의 작용으로 활발한 활동을 시작하여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법이다. 
  과학자들은 대기에 있는 각종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특수한  세균을 발견했다. 예컨대 최
근 영국의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일본의 어느  화학공업회사의
연구실에서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는 미생물에서 기원한 물질을 발견했다는 것이
다. 이 물질은 강한 산화작용을 가지고 유해한 유황 화합물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16종의
세균을 갖고서 일종의 '산화장치'가  만들어졌다. 그 화학성분은  아직까지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서독에 있는 어느 공장에서는 악취가스를 정화하는 다층식 필터가 제작되었다. 각각의 층
에는 특수한 세균이 있어서 악취를 '먹어' 버린다. 실험용으로 제작된 이 독특한 공기정화기
는 이미 3년간 양돈장에서 작동하고  있다. 이 새로운 '살아있는' 필터는  도시의 하수 정화
장치에서 나온 배기가스의 악취를 제거하는 데도 사용될 예정이다.
  1938년에 영국과 소련의 과학자들은 옛날부터 광부들을 괴롭혀온 메탄가스를 '먹고  사는'
세균을 각기 독자적으로 발견했다. 그리고 보로실로프그라드  주의 '스호도리스카야 2호' 탄
광에서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우선 석탄층에  시추공을 뚫고 거기에 메탄
가스를 먹고사는 세균이 들어 있는 물을 압력을 가해서 주입했다. 이어서 그곳에 세균이 번
식하기에 적당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따뜻한 공기를 펌프로  보내주었다. 측정해 보니 이틀
이 지나자 세균은 시추공 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20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메탄가스도 전부
먹어치워 버렸다. 이렇게 해서 탄광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새로운 방법이 발견되었다.
  현재는 대기뿐만 아니라 하천이나 호수도 오염되었다. 하천은 선박의 엔진이 방류한 석유
제품의 막으로 질식할 지경이다. 이 막이 바로 하천이 대기 중에서 산소를 빨아들이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석유는 하천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 표면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해양까
지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인간은 유조선 사고에 의한 것을 빼고도 일년에 평균 3백만 톤에서
1,000만 톤에 이르는 석유를 바다에 버리고 있다. 석유 속에 들어있는 유해물질은 해류를 타
고 사방 팔방으로 퍼져 나간다. 이 유해물질은 1,000배로 희석시켜도 갖가지 해양생물을  죽
일 정도의 큰 힘을 갖고 있고, 비록 해양생물을 죽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식용으로는 쓸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인류가 직면한 하수나 바닷물에서 독극물을 제거하여 정화해야 하는 이러한 큰 문제를 해
결하는 데도 역시 미생물이 큰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프랑스 응용화학연구소는 산업폐수
를 정화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짚과  폐지로 보드지(마분지, 판지)를 생산
하는 베니젤 제지공장에 채용되었다. 공장폐수는 우선 탑의 위쪽으로  들어가서 그 곳에 섬
유질로 된 접착력이 큰 판을 통과해서 아래로 흘러간다.  탑의 맨꼭대기에서 물속에 특수한
세균을 섞는데 그 세균은 유해한 불순물을 분해해서 용존산소(물 속에  용해되어 있는 분자
형의 산소, 넓은 뜻으로는 물 이외의 액체를 가리킴, 물고기나 호기성 미생물 따위는 이산소
를 호흡에 이용하고 있으므로 이것이 없으면 살지 못함.  하천에 수질오염이 생기면 용존산
소가 감소하는 일이 많음)를 증가시킨다. 그 결과 물은 청정하게 된다.
  '유네스코 뉴스'에 의하면 프랑스 아슐레에서 연간 150만 입방미터의 정화능력을 가진  하
수정화장치가 운전을 시작했다. 정화는 '활성쓰레기'에 의해서 진행된다. 불순물을 없애는 세
균을 섞은 이 쓰레기와 하수를 섞으면 현탁물질의  90%가 제거된다. 세균에 의해서 생기는
발효의 결과 대량의 가연성 가스가 생기는데 이것은 정화장치의 연료로 사용된다. 생화학적
필터를 사용한 덕택에 하수는 음료수로 사용해도 좋을 정도로 깨끗하게 정화된다.
  쿠즈네츠크 제철 콤비나트에서도 폐수를 정화하는 데 세균을 이용하고 있다. 금방 만들어
진 코코스는 물을 끼얹고 불을 끄지만 그 폐수에는 다량의  페놀이 들어있다. 폐수 속에 페
놀이 극히 미량만 들어 있어도 그것이 배출되는 호수나  하천의 모든 생물체는 죽어버린다.
그런데 특정한 세균은 죽지 않고 살아 남는다. 이 세균은  페놀을 흡수해서 유독한 물을 완
전히 무해한 물로 만든다. 현재 이 세균을 사용한  쿠츠네츠크 제철 콤비나트의 정화장치는
페놀이 들어 있는 폐수를 한 시간에 120-130톤씩 처리하고 있다.
  미국의 '안짐스 인코폴레이티드사(뉴저지 주 체리힐 시)는 유조선의 생물학적인 정황에 사
용하는 호기성 균과 혐기성 균, 그리고 산소를 섞은 분말의 '페트로 백'을 개발해서 현재 식
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유조선의 탱크는  깨끗한 물이나 바닷물을 집어넣어 청소하는데,  그
속에 '페드로 백'을 첨가하면 세균과 효소의  혼합물은 짧은 시간 안에 탱크 청소를  끝마친
다.
  소련의 과학자들은 석유에 의한 해양오염을 방지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세균을 여러 방
면에서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여러 군데 바다에서 석유를 '먹고사는' 37종의  세균을 발견했다. 이 세균은 실험
실에서 적당한 조건만 갖추어 주면  석유, 중유, 솔라유를 먹고서  빠르게 번식한다. 가까운
시일 안에 이들 세균은 석유를 출하하는 항구에 보내져서 유조선을 정화시키는 데 한 몫을
톡톡히 볼 것이다.
  현재로서는 동식물에 비교해 보면 미생물은 아직 연구가 구석구석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
다. 현재 미생물학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물속이나 흙속에 사는  세균의 겨우 10분의 1에 지
나지 않는다. 각 분야에서 유익한 활동을 하는 세균을 찾아내는 일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루이 파스퇴르나 로버트 코흐의 시대부터 사용해온 배양기 안
에서 이제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수십, 수백종의 새로운 미생물을 분리하여 그것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주에 파견된 미생물
  가까운 장래에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은 활성도가  높은 세균을 '사육하여 길들이
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과학자들은  '야생상태'의 세균을 배양해서 방사선이나  화학물질에
의한 돌연변이, 교잡 등의 수단을 통해서 보다 새롭고 유용한 세균을 육성하는 작업을 앞으
로 10년 동안 진행할 예정으로 있다. 이렇게 해서 육성된 세균은 효과나 번식률이라는 점에
서는 원래의 야생종을 몇백 배나 앞지를 것이다. 그리고  자연계에 살고 있는 세균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는 기증을 훌륭히 수행할 것이다. 과학은 각각의 부문에 필요한 세균을 주문하
는 대로 만들어 내는 일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 결과 미생물 산업은 굉장히 발달해서 다
방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 농장이나 자연계나 미생물의 세계에서 생물 군집
을 의식적으로 컨트롤하는 일이 가까운 장래에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물론 이 일
은 매우 어려운 문제여서 많은 과학부문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생물 군집 안에 있는
개체간의 상호관계를 기술한 수학적 모델을 작성하려는 시도가 현재 이미 생물공학자의  손
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생물 군집의 컨트롤을 행한 제일 진일보이다.
  생물 군집을 완전히 컨트롤하여 임의로 필요한 미생물의 종을 만드는 일이 가능하게 되는
그때가 되면 지구 가까이 있는  혹성의 대기를 변화시키는 일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예로
금성(혹은 달)에 생물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구에서 보내면 그만이다. 미국의
천체물리학자인 칼 세이건은 금성의 구름 속에다 탄산가스를 먹고사는 지구의 세균을  뿌리
자는 제안을 했다. 이 세균은 탄산가스를 먹고서 산소를 방출한다. 이러한 인공대기를  만드
는 과정은 세균이 늘어남에 따라 점점 빨라져 산다. 그리고 몇백 년 그렇지 않으면 몇천 년
이라는 비교적 단기간에 금성은 인간이 살 수 있는 혹성이 될 것이다.
  혹시 화성 표면의 암석 속에 산소가 들어 있다면, 즉 화성의 붉은 '사막'에 이산화철이 나
올 수 있다면 화성의 대기도 같은 원리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구상에는 산소를 유리시켜 이산화철을 철로 바꾸어 버리는 세균이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
있는 대규모 철광상도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혹성의 일은 우리의 후손에  맡기기로 하고 21세기의 지구를 엿보기로  하
자.
 
    미생물의 세기
  ...탄광, 광상, 유정은 자취를 감출 것이다. 몇십억이나 되는 미생물은 광석을  금속으로 바
꾸고, 바닷물에서 마그네슘, 니켈, 코발트, 금, 은 기타 다른 귀중한 금속을 뽑아내고, 주문한
대로 석유, 천연가스, 유황, 철, 등의 새로운 광상을  만들고, 인간이 만든 계획에 따라 지구
의 지질도도 바꾼다.
  우리를 둘러싼 기계나 장치도 바뀌었다. 그 많던 부품은 생물 폴리머(같은 화합물의 분자
두 개 이상이 결합하여 분자량이 큰 다른 화합물로 된 것)로 만들어져서  생물 조직처럼 재
생한다. 완전히 새로운 타임의 생물발전소도 출현했다. 삼림으로 둘러싸인 평지에는  거대한
벌집 모양의 플라스틱으로 만든 연못이 늘어서 있다. 고압발전소의 옥상에서 바라보면 그것
은 마치 모자이크 세공 같다. 이곳에는 '전기' 세균의 대군이 일하고 있다. 그  '전기' 세균에
의해 발전된 전기는 근처 부지에 나란히 서 있는 인공합성 식품 공장으로 보내진다.
  태양광선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경금속, 플라스틱, 유리로 세워진 건물 내부에는  발효탑이
있다. 이곳에서는 인간의 손에 의해 육성된 세균이 '야생'의  선조보다 200-300배나 더 높은
효율성을 사지고 섬유질, 짚, 석유를 합성인공식료품,  의약품, 세균비료로 다시 만들어진다.
원료의 종류가 증가하여 그것을 경제적으로 사용하게 된 덕택에 경치 좋은 토지를 경작지나
목장으로 바꿀 필요도 없어졌다.
  지구는 새롭게 출현한 과수원이나 삼림에 의해 더욱 아름답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오랫동안 괴롭혀 온 각종 질병도  자취를 감췄다. 인간의 체내에
주사된 세균은 인간의 신체조직을 갱신하여 인간의 수명을 훨씬 연장시켰다. 정말로 미생물
의 세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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