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성관계를 못하는 여성이라면 세상 살 맛이 나겠는가. 이 경우 상대방에까지 스트레스를 줘 가정의 분위기가 엉망이 되고만다.
2년전 출산이후부터 그곳(?)이 아파 남편과 성관계를 한번도 하지 못했다는 김모씨(33). 김씨는 『질 수축이 심해 그곳에 남편의 성기는 물론 자신의 손가락 조차 못 넣을 지경』이라며 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게 됐다.
김씨는 결혼초부터 질 수축 증상이 있어 남성이 들어가지 않아 무척 고생하다 의사의 도움으로 5 년동안 드물게 일을 치러냈다. 그러나 그녀에겐 황홀하고 기다려져야 할 그날이 고통스럽게 느껴 졌다. 그렇다고 성행위도중 올가즘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삽입 자체가 불편할 뿐이 었다. 그녀는 성에 대해선 「무지하다」고 할 정도였다. 콘돔사용법은 물론 자신의 클리토리스가 어디에 있는지, 자위행위를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다.
진단결과 이 여인은 질 바깥 쪽 근육이 반복적· 지속적으로 수축돼 성행위를 할 수 없는 「질 경련」에 해당. 이런 여성은 전체 여성성기능장애 환자의 10%를 차지한다. 질 경련이 심하면 남 성 성기는 물론 자신의 손가락조차 용납하지 않지만 증세가 약한 경우는 애무와 함께 서서히 다 가가면 들어갈 수는 있다. 이때도 여성의 불안· 초조감으로 인해 질 근육통이 나타난다. 질 경련은 반사작용에 의한 것으로 여성이 마음먹는다고 해서 고쳐지지는 않으므로 본인을 탓해서는 안 된다. 이런 여성은 의식적으로는 성관계를 바라지만 무의식적으로 성기의 침입을 꺼리게 된다. 이 런 증상은 △남자의 성기를무기로 생각하거나 △첫 경험에서 심한 통증이 있었다던가 △성행위 자체가 죄악이라는 종교적 의식이 팽배한 분위기속에서 자란 여성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아내가 질 경련에 시달릴 경우 남편은 자신의 행위가 아내에게 고통을 준다는 생각에 스스로 성 행위를 포기, 발기장애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때 아내에게서 문전박대를 받은 남자는 외도를 택하기도.
증세가 심하다면 남편의 좌절감과 성행위도중에 있을 수 있는 성급함을 조절해 주는 정신과 치료 를, 약한 증상의 경우는 질 확장 훈련을 하면 좋아진다. 질 확장 훈련은 방해받지 않는 시간과 장 소를 택해 편안한 자세를 취한 후 따뜻한 손으로 젤리등 윤활제를 그곳에 바르고 손가락 끝부분 에서 시작, 차츰 깊이를 더해 삽입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익숙해지면 손가락 수를 2~3개로 늘린 다.
〈경북대병원 정신과 교수〉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