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을 흔드는 격정의 회오리가 자웅의 요충을 강타한 후 넌지시
도망쳐 갈때면 널브러진 널뛰기의 현장은 어느새 하나 둘, 원래의
모습으로 차분한 U턴...... 가슴 깊숙한 심연을 무자비하게 뒤흔들 던
격랑이 다시 잔잔해지고 핏줄 속의 격류가 여유를 찾아가는 화원......
환성과 탄성, 갈채와 환호의 소리로 가득했던 우리 성의
전당...... 어느새 청중과 함께 빠져나가는 열광...... 그리고 텅빈
객석...... 허전한 바람...... 아직 여진(餘震)이 남아있는 사랑의 온실......
그 바닥을 흘러내리는 애욕의 땀방울...... 한데 알 수 없는 선혈! 붉게
스며적셔진 화장지...... 깜짝 놀란다.
'자궁암인가? 성놀이 후 찍힌 핏자국은 자궁암의 사인이라는데......'
더욱 크게 뜬 눈으로 다시 한번 들여다본다. 끈끈한 점액성 액체와
함께하는 뚜렷한 혈흔이다.
'그렇다면 그 이가? 거의 틀림없다. 그 이의 진수(眞髓)에서 유래한
피가 분명하다.
너무 격렬한 혈전 때문......?'
다시 접전, 이번에는 갑옷을 착용한 후 출전한다.
맞다! 퇴각한 무장(武將)의 외피 내부에 낭자한 피를 또 한번
확인한다. 정액이 붉게 물들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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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정액이다."
오줌이 만들어져 체외로 배출될 때까지의 통로를 요로(尿路)라고
부른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현상을 혈뇨(血尿)라고 하며 요로
어느 한 곳이라도 이상이 있을 때 혈뇨가 나타날 수 있다.
혈정액도 마찬가지다. 정액이 체외로 사출될 때까지의 모든 통로,
즉, 고환, 부고환, 정관, 사정관, 정낭, 전립선을 통틀어
정로(精路)라고 하며 정로 어느 한 곳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혈정액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혈정액은 비교적 흔한 비뇨기과적 증상의 하나이며 중년남성에게
빈발한다. 대개 여성 섹스 파트너에 의해 처음으로 인지되며
당사자는 매우 당황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혈정액은
대부분 간헐적 현상으로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수 주일이
지나면 대개 저절로 치유되는 양성적인 경과를 취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재발되는 혈정액은 정낭이나 전립선의 결핵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혈정액의 확실한 원인은 아직 불명이나
대부분이 정낭, 사정관, 전립선질환과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액은 사정근육의 발작적 수축에 따라 물총 쏘듯 수차례 금거리며
사출된다. 사출된 정액의 초반부에 피가 섞여 나오면 전립선 질환일
가능성이 많고 종반 사출액에 피가 섞여 있으면 정낭에 서 유래한
혈흔일 가능성이 많다. 혈정액은 정낭점막이 두꺼워지는 정낭점막
비후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여성 호르몬제인
ES(diethylstilbesterol)을 하루에 5mg씩 1주일간 투여하면 비교적
좋은 반응을 보인다. 사정액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정낭액과
전립선액은 남성 호르몬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정낭이나 전립선의 비특이성 염증이 혈정액을 유발하며
최근에는 혈정액의 원인 규명 을 위해 경직장 초음파 검사의 이용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까지 초음파만큼 전립선, 정낭, 사정관 의
해부학적 구조를 자세히 이미징해주는 진단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혈정액 환자의 전립선, 정낭을 초음파 영상으로 그려보면 거의 모드
케이스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사정관과 정낭내 결석, 그리고 지름이 1cm 이상의 사정관
낭종(물혹)은 혈정액과 유의한 인과관계가 있다.
그 외에도 정낭 점막의 염증으로 생긴 정낭점막의 궤양, 전립선
요도의 혈관울혈(鬱血)이나 폴립도 혈정액의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혈정액 환자는 동반하는 증상이 없지만 때에 따라서
사정통이나 회음부 통증을 수반하 기도 한다. 이와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혈정액 환자는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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