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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를 과소평가하는 일은 위험하다.

1) 방귀를 참는 것은 건강을 헤치는 첫걸음
  방귀에 대해서 한 친구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느날 택시를 타고 가다가 그만 방귀를 뀌고 말았는데 그 냄새가 얼마나 고약했던지 자신도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여 그냥 몸을 도사리고 입을 꼭 다물고 있으려니, 잠시 후 운전사가 인상을 쓰며 살며시 창문을 열더라는 것이었다. 얼마나 무안했던지 그날의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부부 사이에서도 상대방의 방귀를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되면 진짜 부부라는 말도 있다.
  영어에서는 방귀를 가리켜 '윈드(wind)' 즉 '바람'이라고 한다. 서양습관에서는 트림을 할 경우 반드시 '익스큐즈미(Excuse me)'라고 사과하지만 방귀는 뀌어도 별달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일본의 정치평론가인 오모리 미노루씨가 젊었을 무렵, 외국의 요인과 인터뷰할 때는 자신의 긴장감을 풀기 위해서 사전에 한 번 기세좋게 방귀를 뀐다고 하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한다면 예의가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서양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과연 방귀가 바람이 부는 정도의 일이었을까?
  그야 어찌 되었건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성의 경우이고 여성의 경우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역시 그렇게 당당할 수는 없다. 그래서 여성은 약간 허리를 꼬고 몸의 각도를 조정하여 소리없이 방귀를 뀌는 기술에 숙달되어 있는데 실은 그것이야 말로 대단히 중요한 기술인 셈이다.
  왜냐하면 의사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어떤 사정이 있든간에 방귀를 참는 것은 몸에 해롭기 때문이다. 때문에 장내의 가스를 내보내고 싶은 때 바로바로 내보내 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방귀를 참는 것은 백해무익하다. 그러므로 장내의 가스는 내보내고 싶을 때 바로바로 내보내 주는 것이 건강에 좋다.

    2) 위에 가득찬 가스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장이나 위에 가스가 가득찬 채로 체외로 배출하지 못함으로써 옷지 못할 심각한 사태로까지 발전하는 예도 있다. 그런 예를 몇가지 소개하겠다.
  한밤중에 갑자기 배가 아파오는 경우가 있다. 열은 없다. 그러나 상복부를 중심으로 숨이 막힐 정도로 통증이 격심하다. 이러한 경우 담석증이나 급성폐렴, 장의 이상, 자궁외 임신 등 다양한 병의 증세를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아주 염려스럽다.
  드디어 참을 수가 없으므로 구급차를 의뢰한다. 병원으로 실려가는 동안 무슨 영분인지 장이 꿈틀꿈틀 움직이는 느낌이 들어 체면이고 뭐고 할 것 없이 기세 좋게 가스를 방출해 버린다.
  그러자 지금까지의 통증이 마치 거짓말같이 깨끗이 멎고 만다. 혹은 구급차로 운반되는 도중에 가스가 나와버려 병원에 도착하였을 때는 깨끗이 통증이 나아 있다.
  이런 경우 "방귀가 나오더니 나은 것 같습니다"라며 몹시 쑥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상복부 바로 주변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로지르고 있는 힁행결장에 가득 차 있던 가스가 이런 류의 격렬한 통증을 초래하는 일이 흔히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방귀의 얄궃은 장난이라고나 할까, 생명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으니까 가스가 움직여서 통증이 낫게 되면 '다행이군요'라고 당장은 일단락지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하게 끝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요즈음 돌연사(심장마비 따위로 주로 자다가 급사하는 병)로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평상시 건강에 자신있어 하던 젊은이가 잠이 든 사이에 문자 그대로 급사하고 만다고 하는 원인불명의 병이다.
  내가 병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던 시절의 이야기다. 당직하고 있을 때 돌연사(급사병)의 급한 환자를 다룬 일이 있다.
  급한 환자라고 해도 구급차로 운반되어 왔을 때는 이미 사망해있었는데 이러한 경우 가족의 양해를 얻은 후에 사인을 알아보기 위해 사체를 해부하게 된다. 하지만 돌연사는 내가 다루었던 8명의 예도 그러하였지만 뇌나 심장, 나아가서 심장의 혈관이라든가, 이른바 돌연사의 원인으로 여겨질 만한 모든 부위에서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결국은 원인 불명의 병, 즉 '돌연사'로서 결말지어져 버리게 된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나도 임상의사다. 원인불명인 채로 결말 짓기에는 아무래도 뒤가 석연치 않다. 따라서 내가 조사해 볼 수 있는 범위의 일이라면 샅샅이 조사해 보리라는 생각에서 8명의 환자들에 대해서 특별히 공들여 해부를 실시하였다.
  8명을 해부하여 상세히 살펴보고 조사해 본 바에 의해 공통점이 있음을 알아냈다. 그것은 어느 케이스에서나 위가 팽창해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중에 위와 장 속에 들어있는 것을 조사해 보았더니 위에는 평균 1킬로나 되는 음식물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다가 이것이 발효하여 가스가 발생하였고 나아가서 위주머니가 팽팽하게 부풀어 폐와 심장을 밀어올리며 압박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환자들의 생활 스타일, 특히나 식생활의 리듬에 어떤 공통점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8명의 환자들이 평상시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든가를 조사해 보기 위해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취재를 하게 되었다.
  그 중에는 형제 4명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4명의 형제 중에 두 명이 32세 때 돌연사로 죽었다고 하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맥주를 오징어나 땅콩 같은 마른 안주와 함께 마시게 되면 그것들이 맥주의 수분이나 위액을 흡수하여 팽창하게 되므로 위에 크게 부담을 준다.

    3) 위장의 가스가 심장을 멈추게 한 수 많은 비극의 예
  그의 어머니에게 사정을 여쭈어 보았더나 자녀들은 한결같이 맹렬 샐러리맨의 전형적인 타입으로서 아침 식사는 거의 먹지 않았고 점심은 너무 바빠 느긋하게 식사할 여유가 없었다. 때문에 하루의 영양을 저녁 식사에서 거의 섭취하는 생활을 계속해 왔다. 그래서 어머니도 가능한 한 영양가 있는 것을 먹이고 싶어 육류를 중심으로 한 저녁을 푸짐하게 준비해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피곤을 풀도록 술이나 맥주를 곁들여 "많이 먹어라, 어서 먹어"하고 배가 그득해질 때까지 권해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배가 잔뜩 부르게 되면 가뜩이나 피곤해 있는 데다가 알콜의 취기도 가세하여 잠을 재촉함으로 털썩 누워 잠을 자는 반복된 생활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저녁에 잔뜩 먹고, 그것도 음식이 완전히 소화되기 전에 잠이 들게 되면 이튿날 아침에는 아침 식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이러한 식생활의 악습관이 상습적으로 몸에 배어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극도의 피곤이나 수면부족 따위의 악조건이 겹쳐지게 되면 당사자가 정신없이 잠에 빠져 있는 동안 음식물이 위액이나 수분을 흡수하여 팽창하고, 발효하여 생겨난 가스가 위주머니를 잔뜩 부풀리게 한다. 그리고는 폐나 심장을 압박하여 순간적으로 발작을 일으켜 심장을 멎게 하고 말았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추측하게 이르렀다.
  다른 7명의 위 역시도 마찬가지로 잠자리에 들기 전에 폭음이나 과식을 한 흔적이 역력하였다. 생활 스타일도 앞의 형제들과 흡사하였다.
  일에 늘상 쫓겨서 언제나 수면시간은 부족했으며 거기에 가세하여 분주하고 정신없이 아침과 점심은 대충 먹고, 저녁에는 폭음과 폭식을 계속해 온 생활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있을 때 단숨에 차가운 것을 들이키게 되면 위의 작용은 급격하게 저하한다.
  그런 의미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맥주다. 맥주도 소량만 마신다면 스트레스 해소나 식욕촉진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러운 일이 못 된다. 특히 맥주는 마른 안주와 함께 먹게 되는 일이 많은데 그것은 위장에 커다란 부담을 주게 되기 쉽다.
  앞서 언급하였던 급사병 환자의 경우, 위 속을 살펴보았을 때 특히 신경이 쓰였던 것은 소위 말하는 건조식품이었다. 그린파스(청완두, 완두콩의 일종)나 땅콩 등 콩 종류는 위 속에서 약 3배 정도로 불어나게 된다. 땅콩이나 마른 오징어, 그리고 딱딱한 과자류도 맥주의 수분이나 위액을 흡수하여 크게 불어난다. 여기에 발효하여 생성된 가스까지 가세하여 풍선마냥 위를 팽창시켜 놓고 있었던 것이다.
  가스에 의해서 불어나게 된 위가 심장을 압박하여 멈추게 했다는 것은 그러한 결과로부터 추측한 사실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결단코 기상천외한 발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것을 가르쳐 준 것은 사실은 어느 수의사였다. 그 분에 의하면 위에 음식물과 가스가 가득 차는 병은 소에게 빈번하게 일어나는 '팽창증'이라는 병명으로 불리고 있어서 수의사라면 누구든지 알고 있는 지극히 초보적인, 하지만 긴급한 조치를 요하는 병 중의 하나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소가 목초지에서 날풀을 잔뜩 먹고 물을 마신 후 외양간으로 돌아와서 건조된 사료를 먹었을 때 내용물들이 섞어져서 이상발효에 의한 가스가 발생하게 되면 위가 팽창하게 된다. 이것을 그냥 방치해 두게 되면 인간의 돌연사와 마찬가지로 눈깜짝할 사이에 죽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소의 경우는 위에 있는 좌협복이 이상한 형태로 부풀어지는 것을 발견하기 쉬우며, 이것을 발견하게 되면 좀 거북스런 이야기이긴 하지만 주사 바늘 같은 뾰족한 물건으로 찔러서 우선 가스를 빼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이내 개복수술을 하여 위 속에 있는 것을 꺼내야 한다.
  돌연사로 병원에 실려오는 사람들의 상복부는 대부분 부풀어 있다. 증상은 급성 심장질환과 거의 비슷하다. 이 때 조속한 단계에서 가스를 빼는 조치를 하게 되면 생명은 구할 수가 있다. 체내의 가스, 다시 말해 방귀나 트림도 이러한 비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불규칙한 식사, 스트레스, 저녁에 잔뜩 먹고 음식이 소화되기 전에 잠이 들게 되는 식생활의 악습관 등이 돌연사의 원인이 된다.

    4) 아버지와 남편을 앗아간 암과 체내 가스의 상관관계
  돌연사의 원인에 대해서 내가 위 속의 가스에 주목을 하게 된 것에는 별도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내가 인간의 체내 가스의 작용에 남들보다 두드러진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아버지와 남편의 암에 의한 사망이 원인이 되었다.
  나의 아버지는 내가 19세 때 직장암으로 타계하셨다. 의사였던 아버지는 환자들을 진료하는 데 쫓겨서 심신이 모두 지친 상태에서 무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분은 몹시 뚱뚱하셨고 육류나 마늘, 향신료를 듬뿍 사용한 요리를 즐겨 드셨다.
  아버지의 죽음이 암이었기 때문에 별달리 손을 쓸 수가 없다고 결국 체념한 지 얼마 안 되어 이번에는 남편을 폐암으로 잃고 말았다. 내가 26세 때의 일이었다.남편이 사망했던 그 당시 내 몸에는 다섯번 째 아이가 잉태되어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소중했던 남성을 두 사람이나 다 암으로 잃은 슬픔과 어린 아이들을 돌보며 앞으로 살아가야만 한다는 불안 등 그런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여 살아갈 기력마저 상실한 적도 있었다.
  그 후 아이들에게 고생을 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나는 스스로 격려했고, 의사가 되고자 노력하였다. 암을 어떻게든 박멸시켜야겠다는 일념에 가득차 어린아이를 무릎 위에 재우고 그보다 높은 곳에 대받침을 만들어 책을 올려 놓고 공부를 계속하였다.
  갖은 고생 끝에 의사 시험에 합격하게 된 것은 33세 때였다.
  의사가 된 이후에는 암 치료에 관계가 있을만한 정보를 닥치는대로 수집하였다.
  그러한 것들 중에서 가장 확실하게, 더구나 풍부하게 모을 수 있었던 것은 환자들의 생활에 관한 데이타였다. 요컨대 어떤 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수면시간은 어느 정도 취하고 있으며, 어떤 식생활을 하고 있는가 하는 정보이다.
  나는 이러한 정보들을 모으기 위해 '생활조사표'를 만들어 환자들에게 직접 기입해 주도록 요청하였다.
  이 암 환자들이 제공해 준 자료들을 모아 분석해 본 결과 여성의 경우는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이 '자궁암'이나 '유방암' 등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여러가지를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내가 젊은 시절에 잃은 아버지와 남편의 생전 생활이 어떠했는가 하는 것에 대해 별안간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너무나도 가까이에서 지냈고 하니, 너무나도 애정이 깊었기에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어려웠던 생전의 두 사람의 생활패턴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기억해 내고자 애를 썼다.
  아주 비만하셨던 아버지는 자주 트림을 하셨다. 나는 그런 아버지에게
  "다른 사람들 앞에서 트림을 하면 그만큼 아버지 체면이 말이 아니예요."
  하며 자주 주의를 주고는 했었다. 직업상 불규칙하기 쉬웠던 식사 시간도 그런 것에 영향을 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남편은 야윈형으로서 다소 성격이 급했으며 방귀가 몹시 잦은 편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빠, 또 폭죽이 터졌나요?" 하며 놀리곤 했었다.
  두 사람의 음식에 대한 기호도 아주 대조적이었다. 아버지는 야채를 몹시 싫어하여 거의 입에 대지 않은데 반하여 남편은 야채나 신 것을 즐겨 먹었다. 다만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책임감 있고 성실한 성격만은 서로 매우 비슷하였다.
  머릿속 하나 가득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있던 중에 나는 암이라고 하는 병으로 죽은 두 사람에게 어떤 공통점이 있었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돌연사나 암이라는 중병은 물론이고 어떠한 병이든 그 환자가 병을 앓게 되기 전의 생활방식이나 식생활에 중대한 원인이 있음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것에 의하여 발생하는 체내 가스가 조직이나 기관의 기능을 저하시켜 갖가지 노화현상의 원인을 제공하며 마침내는 그러한 기관이 약화되어 병에 걸리게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어떠한 병이든 병을 얻게 되는 데는 환자 자신의 생활방식이나 식생활에 중대한 원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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