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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기 쉬운 것들의 약효 2

율무

  율무는 생긴 모양이 보리쌀과 비슷하나 굵고 통통하다. 식품 또한
보리와 같아서 밥과 죽을 지어 먹을 수 있으며 껍질째 볶아
보리차처럼 마실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미숫가루를 만들어 간식으로
먹어도 좋으며 떡과 빵의 재료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처럼 식량으로 조금도 손색이 없는 작물인데도 보리가
그러하듯 율무도 벌써 오래 전부터 식용으로의 인기가 떨어진채 일부
지방에서만 산발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원래 율무는 우리나라에 전래될 당시부터 약용식물로만 인식된
데다가 전래과정에서 귀양식품으로 오해받아 처음부터 그 인기도가
낮았다는 것이다. 즉 후한 광무제 때, 다른 나라에서 벼슬을 하고 있던
선비가 전염병에 걸려 죽게 됐을 때 율무를 먹고 고비를 넘기자
귀국길에 이것을 잔뜩 가지고 돌아왔다. 이를 수상히 여긴 주위
사람들은 그가 많은 뇌물을 가져왔다고 관청에 밀고하여, 선비는
뜻하지도 않게 귀양길에 올랐으며 율무는 결국 귀양식품으로 천대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후 율무는 의이인이라 하여 신진대사 촉진제, 혹은 노폐물
청소제로 한방의 명약제가 되었고, 적으나마 일반식품으로도 이용되어
내려왔다.
  화본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인 율무는 전분이 대부분이나 단백질,
지방, 인 및 각종 비타민이 들어있어 자양강장 효과는 물론 스테미너와
미용식으로 좋은 효력을 갖고 있다.
  율무쌀은 질이 단단하기 때문에 밥을 지을 때는 이틀정도 담가뒀다가
이용해야 하고 약용이나 보건식으로서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30% 이상을 혼합해야 한다. 그러나 장복할수록 효과가 나타나고
건강은 물론 장수를 할 수 있는 식품으로 꼽힌다.
  '식료본초'나'명의별록'같은 고서에도 율무는 빼어난 자연식품으로서
노후의 신경통이나 근육통, 풍병 걱정을 덜게 하고 오래 먹으면 몸이
가볍고 체력이 강해진다고 쓰여 있다. 율무는 또 근육과 골조직을
튼튼히 하고 사지의 마비를 막으며 위장을 튼튼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율무는 제암작용을 겉부분에 들어있는 성분, 즉 글루텐이 부종을
없애고 피부병을 막게 한다는 분석결과에서 나온 것으로 거칠게
도정한 율무쌀을 달여 먹거나 또는 날 것을 씹어먹는 생식을
바람직하게 여기소 있다. 율무 역시 희게 도정하면 영양손실이 많다.
  이밖에도 중병한자를 위한 유동식으로 죽을 끓여 먹으면 소화기능을
항진시키고 원기를 도우며 근육의 활동을 원활케 한다. 또 술을 빚어
장복하면 신경통, 각기병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듯 율무는 인체에 여러 가지 유익한 곡류이지만, 피부와 장기의
막을 튼튼히 하는 효력도 갖고 있어서 각종 병원균이나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세균, 또는 그보다 더 작은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는
간접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인체의 피부는 외부의 병원균과 끝없이
싸움을 전개하는 치열한 전쟁터, 따라서 이 기능이 약해지면 질병의
감염율이 높음은 물론, 유행성 질환을 잘 앓게 된다. 입은 침으로 눈은
눈물로 소독작용을 하여 보호하고 있는 것처럼 피부도 막 자체를
건강하게 지녀야 방어조직이 강하고 병원균을 재빨리 격퇴시키게 된다.
율무는 이와 함께 장내의 위산작용을 도움으로서 음식물과 함께
들어오는 여러 가지 위험한 침입균들을 곧 바로 죽여 없애는 역할도
한다. 다만 어떠한 방법으로든 임신부에게는 금기식품으로 돼 있는 게
큰 단점이다. 강한 이뇨 작용 때문이다.
  율무의 이뇨 작용 때문에 수척하게 마른 사람이거나 몸에 수분 등을
보충해야 할 조건일 경우에는 율무를 쓸 수 없다.


          인삼

  오가과에 속하는 다년초이고, 그 뿌리를 건조시켜 보혈, 강장에
사용된다.
  한국의 민간방으로서는 인삼이 만병통치의 영양이다. 특히 산삼을
채집하는 특수한 직업적인 집단이 있을 정도로 인삼을 신성시했다.
입산할 때는 목욕 재계하고, 산신에게 고사를 지내고, 속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은어를 사용했다. 채집 과정이 이렇게 엄하다고 해서가
아니겠지만, 사실상 산삼은 재배삼보다 그 가치를 훨씬 높이 친다.
옛날부터 중국에서도 한국산의 산삼을 영약으로 간주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서양에서도 두릅나무과의 1속, 즉 인삼 속의
인삼"Panax ginseng"이라 하여 그 인기가 대단하다.
  한국산의 인삼은 그 재배지에 따라
  1. 직삼: 김포
  2. 반곡삼: 풍기
  3. 곡삼: 금산, 등으로 구분했던 것 같다.
  등이 있고, 백삼, 홍삼 등의 가공품도 있고, 약재는 물론이려니와 각종
드링크, 차에도 활용되고 있다.
  인삼의 맛은 감(미고)이고, 약성은 미온이며, 폐, 비경에 작용하는데,
비교적 상체부위에 속한다.
  원기를 보충하고 소화, 흡수를 촉진한다고 해서, 폐나 신장의 양허,
당뇨병, 신경쇠약, 성기능 쇠약, 빈혈 등에 사용된다.
  최근 TV에서의 소개에 의하면, 일본의 모대학 연구팀에서
에이즈"AIDS"의 실험동물에 인삼의 엑스를 주사하였더니 헬퍼
T세포"Helper T cell"가 되살아났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
기대한 대로 좋은 성과를 거두어, 임상적으로 실용화될 단계에
이른다면, 에이즈의 특효약으로서의 인류에게 신이 베풀어주시는
영약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약효를 가지고 있는 인삼도 과용한다든가,
적재적소에 적용되지 않으면 역효과를 낳을 수가 있다. 즉,
  1. 폐에 열이 많아 발열 상태가 지속될 때와 변비가 심할 때는 인삼의
사용을 중단하는 편이 좋다. 이것은 인삼의 온성이 염증을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2. 상체에 열이 많아 보이는 경우, 예를 들면 얼굴이 유난히 붉어
있고, 더위를 타고, 가래도 짙어지고, 갈증도 자주 생기는 경우에는
역시 인삼을 삼가는 것이 좋다. 그런 증상들이 개선되고 난 다음에
인삼을 사용하면 효과가 더욱 돋보일 것이다.
  인삼은 한국산 6년근"산삼은 제외"이 가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정평이
있다. 캐나다를 비롯하여 미주 대륙에서도 인삼이 생산되어 한국산의
유사품으로써 선전되고, 일본에서는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여 5년근이
개량되어 있는데, 질적인 약효보다는 상혼이 더 작용하고 있는 감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산 인삼이 고유의 특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도 남음이 있다고 하겠다.
  인삼과 꿀:
  간혹 인삼과 꿀을 배합하여 매일 복용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여기에는 좀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다.
  문헌에는 꿀은 우리 몸의 체액, 즉 진액이라고 하여, 이 진액이
부족하여 약간 수척하거나 피부가 거칠거나, 그러면서도 변비가
생기거나 할 때 사용하는 편이 훨씬 좋은 효과가 있다고 했다. 꿀에
대해서는, '꿀의 약효'라는 독립된 항목에서 상술한 바 있지만, 사실은
꿀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맹신하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묘약은 아니다.
만병을 다스리거나 불로장생을 누리게 해 주는 영약은 아니다.
  인삼이 좋다고 해서, 꿀이 좋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인삼과 꿀을
상복한다는 것은 재고할 문제이다. 예를 들면 변비가 있을 때는 꿀이
좋다. 변비를 약간 풀어 대변의 배설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꿀이다.
따라서 약간 설사를 하는 기미가 있을 때는 꿀이 좋지 않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인삼은 꿀과는 반대작용을 한다. 인삼은 변비를 더욱
악화시키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
  인삼과 꿀은 우리의 몸에 진액을 보충하고, 보혈, 강장의 공통되는
약효가 있기는 하지만, 부분적으로 상술한 바와 같이 서로 다른 작용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약 좋다고 남용 말고, 약 모르고 오용 말라"라는 참뜻을 이해해야 한다.
  장기간에 걸쳐 복용하면, 약재는 자체가 가지고 있는 성분과 성질을
정직하게 표현한다. 약효의 실수란 없다. 처방상의 지시는 정확히
준수해야 한다.


        잣의 약효

  열매는 약용으로, 나무는 훌륭한 제목으로 정평이 나 있는 잣나무는,
서리를 맞고 나야 제 몫을 다한다는 뜻으로 흔히 상강송이라고
부르지만, 해송, 유송, 오엽송, 과송 등의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열매는 또한 실백, 송자, 해송자, 백자 등 여러가지로 불리운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사옥, 교목인 잣은 고지대 혹은 저지대에
자생하지만, 경기도 양주의 강원도 일대가 명산지이다. 특히 우리나라
잣은 그 질이 우수하며, 목재 또한 가볍고 튼튼하여 외국에서는 한국의
특산물로까지 인정하고 있다.
  높이가 보통 10__30m, 직경이 1.5m나 되는 잣나무는 이렇듯 수익성이
높은 유실수이고, 항상 푸른 침상의 잎을 가지고 있다. 5월이 되면
담록색의 단성화가 곡물의 이삭 모양으로 피고, 열매는 구과로서
10월에 익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만주, 시베리아 등지에
널리 퍼져 있다.
  잣의 중요한 성분은 단백질, 당분 등이며, 비타민A, B1, B2도 많다.
특히 잣 속에는 100g당 약 670Cal의 열량이 들어 있고 고혈압
자양강장에 아주 좋은 식품이다. 지방성분도 역시 올레인산, 리놀산,
리놀레인산 등이 들어있는 불포화 지방산으로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혈압을 내리게 하는 작용을 한다.
  의료혜택이 거의 없던 시절, 우리의 선조들은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죽에다가 잣을 섞어 환자식으로 이용했고, 신경통이나 관절질환의
환자는 상식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그만큼 병중, 병후의
영양식품으로서 인정을 받았던 것이다.
  또 건조한 호흡기의 윤활제로서 기흉증과 천식에도 사용했고, 잎이 늘
푸르다고 하여 거풍지제로도 이용했다. 또 입맛이 없거나 위장이 냉할
때 보위보온한다고 하여 씹어 먹기도 했다.
  성혜방이라는 문헌을 보면,
  '잣을 찧어 고약같이 만들어두고 하루 세 번 달걀 크기만큼 100일을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300일을 계속해서 먹으면 하루에 500리를
걸을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지금은 잣은 기운을 돋우고 풍기를
예방하며, 장수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잣, 효도, 찹쌀을 각각 같은 양으로 갈아 죽을 쑤어 먹으면,
웬만한 기침에는 치료제가 되고, 변비에는 삼씨와 함께 같은 양으로
꿀에 타서 먹으면 좋은 효과를 얻는다. 또 종기에 잣을 짓이겨 달걀
흰자위와 섞어 바르면 가라앉았다.
  뿐만 아니라 가을철에 손발이 터지고 아물지 않을 때, 잣진을 바르면
쉽게 치료되고, 산전, 산후의 부인병에 잣죽을 먹이기도 하고, 탄닌
성분이 있는 잣껍질을 생강과 함께 달여 먹어 여름철 이질을 고치기도
한다.
  식용으로서는 대표적으로 잣죽을 들 수 있다. 식욕이 없고 기운이
떨어졌을 때 훌륭한 영양식이라면 바로 잣죽이다. 또 엿, 강정, 기름이
있는가 하면, 정과의 양식의 종류에 이용되는 고명도 있다. 이 밖에도
유밀과로 만든 잣단자, 잣박산"산자에 잣을 붙인 유밀과 또는 잣을
꿀이나 엿에 버물려 네모반듯하게 만든 것" 등의 주요 식품으로서
전해지고 있으며, 탕, 찜, 신선로, 약식, 편 등의 중국요리에 있어서도,
입맛을 한층 돋우어 주는 장식품이자 귀한 약식으로서 알려져 있다.
  한편 잣에는 지방이 많은 대신 칼슘이 매우 적기 때문에, 일시의
다량섭취를 금하고, 장기간 먹을 때는, 미역, 다시마, 우유 따위의 칼슘
식품을 곁들여 먹는 편이 좋다. 여름철에 식욕부진으로 힘이 없는
샐러리맨들은 많이 이용하여 여름을 이겨내도록 권장하고 싶다.
  그러나 비만한 사람이거나 대변을 묽게 보는 사람들에게는 역시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잣은 살을 찌게 할 수 있는 지방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척하고 피부가 건조하며 대변이 굵게 나오는
노인들에게 좋은 것이다.


          지네

  지네는 매운 맛을 가지고 있으며, 약의 성질은 온성이다. 옛날부터
경련에 의한 풍을 진정시키며 해독작용이 있다고 한다.
  지네에 물리면 독이 있다. 벌에 쏘였을 때, 쏘인 자리가 부어 오르고
통증이 있는 것과 유사시 두 가지 유독성분이 적용한다.
  임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지네가 이용되었다고 한다.
  1. 파상풍이나 소아의 급성열성경련에 대하여 지네"오공"의 강력한
진경작용을 이용했다.
  2. 안면신경의 마비에 대해서는 지네 두 마리의 분말을 방풍이라는
생약 15g과 함께 끓여서 복용시키기도 했다.
  3. 피부궤양"버거시 병", 결핵성 림프선염, 뱀이나 곤충에 물렸을 때
외용으로 사용했다. "지네의 건조분말+감초가루+밀납" 각각 동량씩
섞어서 바른다"
  이상과 같이, 경련에 의한 마비나 허리가 아플 때는 지네를 달여서
먹기도 하고, 술에 담가 먹기도 했다고 한다. 이것은 지네의 활혈
작용을 이용한 것으로 보이며, 피가 뭉쳐서 혈액의 원활한 순환을
방해할 때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하면 피를 파혈시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지네의 약효가
아무리 좋다 해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즉 지네의 활혈 작용은, 심장이
약한 사람에게, 또 허혈, 즉 피가 부족한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쥐도
잘 일어나고, 얼굴이 창백하고 피부도 거칠어지고, 변비도 생기고,
빈혈의 증상이 뚜렷하고 등등예는 해로울 수 있으므로 지네의 사용은
금기가 된다.
  허리가 아프다고 해도 원인은 아주 많이 있다. 따라서 지네를
무턱대고 사용할 수만은 없다.
  옛 선인들은 "오공의 성질은 맹폭하고 혈액을 마르게 한다"라고 하여,
어느 경우든지 효과가 나타나면, 곧바로 중지하고, 특히 임산부에게는
사용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지네의 머리와 발을 모두 제거한 것이 효과가 더 있다고 한다.


          치자

  꽃의 향기가 그윽하기 이를 데 없는 치자, 그 그윽한 향기와 더불어 꽃이 지고
나면 황토빛 과일이 맺힌다.
  물감이 그다지 발달하지 못했을 때, 이 치자의 성숙한 과일을 건조시켜 훌륭한
물감의 원료로 사용했다. 또 식용품의 색소로도 이용되었다.
  치자가 훌륭한 식용물감으로 사용됨에 따라 일거양득이라는 효과가 나타났다.
치자는 일반적으로 한성을 지니고 있다. 옛부터 치자는 심장, 폐장, 위경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치자는 청열냉화약, 즉 열을 말끔히 가셔 주는 약으로
서 사용되었다. 특히 발열시의 뇌출혈과 신경의 흥분에 의한 불면증,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증상을 진정시켜 준다.
  또 담즙의 분비를 촉진하므로, 습과 열에 의한 황달, 요즘 같으면
급성전염성간염이나 혈청간염 등에 사용되었던 것이다.
  시집살이에 시달렸던 며느리가 항상 억눌려, 마음도 가두어 놓고 살다보면,
가슴에 병이 생긴다. 가슴이 답답하고 화끈화끈 열도 난다. 이런 때 치자물로 반죽하

만든 밀가루 '전'을 지져 먹는다고 하는데, 이것은 치자의 청열작용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방앗잎이나 깻잎과 치자물을 함께 넣어서 만든 전은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며, 또한 효과도 아주 좋다.
  오늘날 같으면 타박상에 현대 의약품들이 즐비하게 준비되어 있다. 치자는
여기도 사용되는데, 밀가루, 달걀 흰자위와 함께 이겨서 붙여 놓으면 훌륭한 소염,
진통의 작용을 해낸다.
  한편 눈의 충혈, 구갈, 구건 등이 발생하고, 가슴이 뜨겁고 고통스럽고, 야간의
수면 불안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또 유행성 결막염 따위에 걸리면, 치자를
이용했다. 신기하게도 코피가 흐르거나 토혈을 할 때, 불에 태운 치자탄을 가루로
하여 마시면 지혈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자도 추위를 많이 타고, 대변이 묽거나, 설사를 자주하는
경우에는 사용을 금해야 한다. 즉 음체질이어서 소화에 장애가 있으면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치자, 탱자, 유자 등의 나무가 집 주위의 울타리를 형성하면, 우선 그 향기에
도취되고, 열매를 얻어 약재로 쓰게 되면 그야말로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격이 된다.


          황기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식욕이 떨어지고 전신이 나른해지며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흔히 이런 경우에는 닭죽에 황기라고 하는 약재를 넣어서 같이 먹으면 기운도
나고 식욕도 생기며, 땀도 어지간히 가셔진다고 하여 마구 이용되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 약효도 상당히 뚜렷하다.
  그러면 이 황기라고 하는 것은 대체로 어떤 약재인가? 그런데 이 황기를
알아보기 전에 '기'라고 하는 것을 알아 두는 것이 도움이 되겠기에 이 기를 먼저
알아보기로 한다.
  흔히 '기가 허하다' 또 속담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 모양으로 축 쳐져 있다'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즉 외관상 힘없이 축 쳐져있는 상태를 주관적으로 표현하여,
'기가 없다' 또는 '기가 허하다''기가 약하다'라고 한다. 어떤 정량적인 수치나
객관적인 기준을 두고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기라고 하는 것은 5가지 중요한 일을 인간의 몸에서 수행하고 있다. 즉
  1. 발육, 성장을 촉진하는 신진대사를 수행한다.
  2. 체온을 유지하고 활동 에너지를 생산한다.
  3. 외부로부터 침입하려는 발병 원인을 막아주는 방어작용을 수행한다.
  4. 혈액과 체액을 생산하고 또 노폐물이 된 것들을 땀과 소변을 통해서
배출시키는 작용도 수행한다.
  5. 혈관 밖으로 새어나가는 혈액을 억제하는 작용과 땀이나 소변이 다량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작용을 겸해서 완수한다.
  이상 5가지의 작용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기'이다. 양의학적의 소견과는 좀
다르기는 해도 이 '기'를 뒷받침하는 것이 소화와 흡수이다.
  소화와 흡수가 나쁘면 신진대사의 기능, 체온유지의 기능, 저항력의 확보, 땀을
조절하는 기능 등의 수행에 장애가 발생할 것이고, 코피가 자주 나오든지,
모세혈관이 터져 피하출혈이 생기든지, 혹은 피가 혈관 밖으로 새어나가든지 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기운이 쭉
빠져서 항상 피로를 느끼고, 목소리도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상과 같은 '기'의 작용을 소화와 흡수를 통한 신진대사로 촉진하여 붇돋아
주는 것이 바로 황기이다.
  다년생의 뿌리로 알려져 있는 황기는 콩과에 속하며, 그 뿌리를 건조시켜 약재로
사용된다. 황기에는 플라보노이드 속의 유효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중추신경계의 흥분과 관련되는 것으로 생각되는
강장작용도 탁월하게 수행한다. 또 비타민P의 작용과 비슷한 항출혈성 작용도
우수하다고 한다.
  따라서 기가 허해서 피부의 순환이 나빠지거나 땀샘의 분비가 불량일 때는
황기의 약효가 뚜렷이 나타난다. 즉 신체의 표층부의 순환을 촉진하여 피부의
영양상태를 개선하고, 또 땀샘의 분비기능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듯 탁월한 약효를 가지고 있는 황기도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각별히
조심하여, 약사 한의사 등 전문가들의 지시를 받는 편이 현명하다.
  고혈압 환자는 물론, 두부 안면 등의 염증, 혈열, 치통, 안면 홍조 등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런 경우에 사용하면 상체 부위의 염증을 더욱
악화시키고, 심장에 불필요한 열을 조장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기는 양체질
에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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