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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되는 토속주 몇 가지

우리나라에는 지방마다 전래되어 오는 특색있는 토속주가 많이 있다.
조상들의 슬기와 정성이 담겨 있는 이러한 민속주들이 일제에 의해
밀주라는 오명으로 제조금지를 당하고 1962년에는 양곡관리법에 의해
완전히 숨통이 끊겨 버리고 말았다. 1990년에 다시 제조허가가 나옴으로
해서 빛을 보게 되었지만 그간의 단절로 인해 완전한 복원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지금까지 발굴된 토속주는 거의 100여 가지에 이르지만 그중 아주
이름난 술만 몇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1) 안동소주
  경북 안동에서 전해지는 술로 탁주를 빚어 발효시킨 후에 다시 증류시킨
소주다. 이 술은 알콜도수가 45도나 된다. 소주 한 말 정도 내리는데 백미
2말, 누룩 2말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 술은 밑술과 덧술이 필요없이 단 한
번에 빚어 발효시켜 소주를 내린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 백미 3.4kg, 누룩 1.9kg, 물 8l를 고루 섞어 빚어넣은 후
약 13일간 보존하면 숙성된다.
  백미를 하루밤 물에 담갔다 시루에 넣어 찐 다음 완전히 식힌다. 여기에
누룩가루를 넣고 고루 섞어 물과 혼합하여 단지나 독에 빚어 넣는데 누룩과
술밥의 비율은 1:3이다. 이렇게 빚어 발효시켜 숙성된 술을 소주를 내리면
된다.
  안동소주에다 각종 약재를 가미하여 약술을 만들면 약성분이 침출이 잘
된다고 한다.

  2) 함양국화주
  경남 함양 지방에 전해지는 토속주다.
  국화주를 마시면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으며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즐겨 마셨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 먼저 밑술을 담는다. 찹쌀 2되를 백설기떡으로 찐 다음
식혀 딱딱하게 굳으면 잘게 부숴 누룩가루 1되를 넣고 잘 섞은 뒤 물 3되를
붓고 버무려 20--30도에서 4--5일간 두면 밑술이 된다.
  여기에 덧술을 첨가하는데 찹쌀 8되를 물에 담가 불렸다 시루에 찐 후,
더운 기운이 없도록 완전히 식힌다. 여기에 누룩가루 4되를 넣어서 고루
섞이도록 혼합한다. 국화, 생지황, 구기자뿌리 껍질 등을 각각 1되씩 하여
물 2말에 달인다. 달인 물이 1말이 될 때까지 달여서 완전히 식힌 다음
앞에 준비해놓은 재료와 섞어서 먼저 담가놓은 밑술독에 붓는다. 22
전후에서 5--6일 정도 보존시키면 술이 완숙된다. 술의 도수는 약 15--6도
정도 된다고 하며 향기와 맛이 좋고 두통이 없으며 뒷끝이 깨끗하여
명약주로 부족함이 없다.

  3) 복분자술
  전북 정읍의 토속주인 이 술은 내장산에서 나는 검은색이 감도는
복분자(산딸기)를 가지고 술을 담근다. 강장의 효과가 크고 오래 먹게 되면
불로장수한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 배갈이나 45도 이상 되는 소주에 담는데 술의 양은 복분자
재료의 3배를 붓는다. 이때 오미자와 생지황이나 숫지황을 복분자의
  정도씩 넣으면 더 좋다. 밀봉하여 3개월 후에 마시는데 먹을 때는
건더기는 건져버리고 술만 따로 담아 놓고 조금씩 마신다. 술을 빨리
먹으려면 설탕을 조금 넣으면 된다고 한다. 복분자의 유효성분은 구연산,
인과산, 포도당, 휘발성 정유, 비타민C 등이다.
  본초학에 나오는 복분자의 약효능은 강장성이요 발기불능, 조루 등에
효과가 있고 뜻을 이루기 전에 눈으로 보기만 해도 정액이 흘러버리는
유정을 다스린다. 또 여인이 먹게 되면 신경쇠약, 시력감퇴와 이명에
좋으며 불임을 치료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데 효력이 있다고 한다. 남녀
오래 먹게 되면 반드시 효력을 본다고 한다.

  4) 강하주
  전남 영광의 토속주로서 지금껏 전해지고 있다. 이 술도 생약을 가미해서
담는데 주약은 광활이다. 일명 신청주라고도 한다. 필자의 성인체육관에서
운영을 맡아 하던 김사범의 부친께 제공받았는데 제조방법은 이렇다.

  만드는 방법: 찹쌀 1말을 하루밤 물에 담갔다 고두밥을 해서 식혀
놓는다. 누룩가루 2되에 물을 약간 넣고 잘 섞은 다음 독이나 항아리에
담아 놓고 그 위에다 생약재료를 넣는데 약재는 광활, 용안육, 계피,
구기자, 대추, 생강을 각각 3근씩 넣는다.
  생강은 짓찧어 베주머니에 넣어 담고 구기자는 불에 살짝 볶아서
베자루에 담는다. 대추는 시루나 찜통에 푹 쪄서 식힌 후에 쓴다. 광활과
용안육은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가 제거되면 사용한다. 이렇게 준비된
생약재를 술독에 넣은 다음 물을 살짝 뿌려 다독거려 손질한 뒤 2주일쯤 방
아랫목에 담요를 덮어 보존하다. 2주일이 지나면 뚜껑을 열고
독한술(배갈이나 소주)을 붓는데 독에 든 내용물(재료)이 넉넉히 잠기도록
붓는다. 이렇게 하여 2--3일 두었다 걸러 내면 된다.
  이 술은 강장과 보양에 좋은 술이라 한다. 광활은 미나리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인 강호리 뿌리를 말한다. 전국 어디서나 산야에서 볼 수 있다.
  유효성분은 휘발성 정유를 함유하고 있으며 효능은 혈액 순환, 관절염,
중풍, 발한, 감기, 전신 지절통 등에 효과가 좋으며 하지 신경통, 다리가
땡기는 증세에도 좋다.

  5) 대추술
  충북 청주의 대추술은 대추와 인삼을 주 재료로 하는 이 지방의 토속
향토주이다.

  만드는 방법: 일반 탁주를 빚는 방법과 유사한데 옛날에는 누룩을
빻아서 청주를 섞어 담았다고 한다. 백미로 고두밥을 지어 누룩을 혼합한
뒤 담글 때 대추와 인삼을 넣어서 차곡차곡 담는다. 이때 간간히 물을
적당하게 뿌려준다. 방 아랫목에 보자기나 이불을 씌워 약 7일 정도 두면
술이 익는다.

  6) 연엽주
  충남 아산의 토속주로 연근과 솔잎이 주재료이다. 연엽주는 서리가
내리기 직전에 담그면 오래 동안 보존할 수 있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 찹쌀 1말을 물에 하루밤 담갔다 시루에 푹 쪄서 고두밥을
만들어 식혀 놓는다. 누룩가루 7홉을 섞고 끓여서 식혀 놓은 물 2되를 부어
잘 혼합하여 독에 담는다. 연잎과 솔잎을 그 위에 적당히 얹어 발효시킨다.
  위장을 보호하며 불로장수하는 약술이 된다고 한다.연엽주는 아무리
취하게 마셔도 두통이 없고 배탈이 없으며 뒤가 깨끗하다고 한다.

  7) 동동주
  경기도의 특산주인 동동주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술로서 지방마다
조금씩 제조방법이 다르다. 일명 부의주라고도 하는데 이는 술 위에 밥알이
떠다니는 것을 비유해서 생긴 말이다.

  만드는 방법: 우선 누룩을 만들어야 하는데 호밀을 물에 깨끗이 씻은 후
말려서 빻아 체로 쳐서 밀가루를 조금 제거하고 물에 반죽하여 누룩을
만든다.
  창고나 헛간에 보존하는데 바닥에 짚을 깐 다음 그 위에 가마니를 펴고
또 그 위에 솔잎을 깔아 누룩 성형시킨 것을 얹어놓고 삼베로 덮어서
20--30일간 띄운다. 누룩을 만드는데 가장 알맞은 때는 6--7월경이다.
  찹쌀 5되를 물에 담가 하루밤 지낸 후 시루에 넣고 고두밥을 찐다.
깨끗한 항아리에 고두밥과 누룩 1되, 엿기름 2홉을 넣고 물 6되를 섞어
발효시킨다. 온도 20도 정도에서 2--3일간 이불을 감싸서 두었다가 단지
안의 온도가 30도 이상 되면 이불을 제거한다. 이런 상태로 5일간 그대로
두면 술이 익기 시작하여 15일 후에는 덧술이 끓지 않고 잠잠해지며 쌀알이
동동 뜨며 밑에 술이 맑게 고여 있다. 이 술은 단맛이 나며 도수도 높아
좋다. 1년 내내 만들어 먹을 수 있다.

  8) 감자술
  감자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작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이나
부식으로 널리 쓰이는 이 감자는 영양가도 많아 이것을 이용한 음식이
여러가지로 개발되어 왔으며 감자술도 강원도 특유의 맛을 내는 아주
훌륭한 토속주이다.

  만드는 방법: 감자를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후 큰 가마솥에 대나무나
나무로 만든 상서리를 걸쳐 놓고 그 위에 베보자기를 깐 다음 감자를 얹어
물기 없이 쪄낸다. 감자가 완전히 쪄졌으면 꺼내어 주걱으로 으깬 뒤
완전히 식혀 쌀이나, 싸래기, 또는 옥수수 찐 것과 혼합한다. 여기에
호밀로 만든 누룩을 가루로 내어 적당량 넣고 물과 섞은 다음 독이나
단지에 담아 따뜻한 방 아랫목에 4--5일간 둔다. 술이 완전히 익으면 물을
적당히 타서 가는 체로 걸러서 마시면 된다.

  이 술은 어혈, 타박상 등에도 좋으며 혈액순환도 잘되고 식사대용이
되기도 한다.

  9) 옥수수술
  강원도를 대표하는 또하나의 작물인 옥수수는 맛도 좋지만 크기도 커서
모두가 즐겨 먹는 음식이다. 옥수수가 워낙 많이 재배되다 보니 술도
이것을 이용해 담가 먹었는데 맛은 별로 좋은 편이 못된다.

  만드는 방법: 옥수수가루 1말을 물 4말에 5일간 담가 두었다 엿기름 2되
정도를 넣고 약 2시간 끓인 후 불을 끄고 식히는데 끓인 재료가 약 30도
정도 되면 엿기름 2홉 정도를 다시 넣어서 완전히 식힌다. 이것을 다시
100도 이상 끓인 후 베자루에 담아 즙액을 짜내어 즙액이 15도 정도 될
때까지 식힌 후 독이나 항아리에 담는다. 여기에다 누룩 1되 정도를
삼베자루에 담아 넣고 보온을 하는데 담요나 이불 등으로 감싸 약 7일 정도
두면  술이 익는다. 이때 누룩담은 베자루를 꺼내고 술독을 밀봉하여
서늘한 곳에 두면 옥수수술이 된다.
  이 술은 신장에 좋다고 한다. 어떤 이는 이 술에 옥수수수염을 넣어서
2--3일간 두었다 마시면 신장 방광염에 좋은 술이 되며 특히 소변 불리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10) 한주
  제주도의 토속주인 한주는 소주로 내릴 수 있고 그냥 청주로 먹기도 하며
걸러서 탁주로 먹기도 한다.

  만드는 방법: 우선 누룩을 만들어야 한다. 밀이나 보리를 멧돌에 갈아
미지근한 물로 반죽한다. 보리가루 4되에 물 8홉 정도의 비율로 반죽하면
된다. 반죽한 것을 누룩틀에 넣어 단단히 다진다. 누룩틀이 없으면 보통
체바퀴에 삼베 보자기를 깔고 반죽한 누룩재료를 넣어 발로 밟아 다진다.
  이렇게 성형시킨 누룩을 창고에 보존하는데 바닥에 짚이나 헝겊을 깔고
올려 놓아야 하며 차곡차곡 한 켜마다 짚을 깐다. 누룩이 뜨기 시작하면
덮어둔 헝겊이나 짚을 걷어 내고 서서히 건조시킨다. 건조된 누룩을 다시
한데 모아 짚더미 속에 묻어 약 20일 정도 두면 거의 완성된다. 다시
햇빛에 어느 정도 말려서 망태기에 넣거나 짚으로 묶어 처마끝에 매달아
두고 술을 담글 때마다 적당량 꺼내 사용한다. 어떤 이는 멧돌에 대강
갈아서 항아리나 독에 담아 보관하기도 한다.
  누룩이 다 준비되었으면 메조쌀을 적당량 준비하여 물에 8시간 정도 담가
둔다. 건져서 멧돌에 갈아 시루에 담고 적당히 물을 뿌려가면서 푹 찐다.
다 쪄지면 큰 그릇에 퍼서 완전히 식힌 다음 덩어리가 지지않게 누룩가루와
물을 조금씩 뿌려가며 잘 섞어 술독에 담는다.
  재료가 3말이면 물 2말을 재료담은 위에다 붓고 뚜껑을 덮어 방안
아랫목이나 부엌같은 곳에 10여일 정도 두면 발효가 된다. 그때부터 먹기
시작하는데 술독 위에 고인 술을 청주로 마실 수 있고 술이 떨어지면 다시
누룩가루와 메조쌀 떡을 쪄서 반죽하여 먼저 술독에 담아 보충하면 다시
발효가 되어 술이 된다. 소주를 내릴 경우 청주를 뜨지 말고 그대로
내린다.
  술의 도수는 약 25도 정도 된다. 청주를 떠 마시고 남은 재료를 체로
받쳐 걸른 술을 탁배기 또는 모주라고도 한다.

  11) 밀주와 유자주
  경남 남해지방의 토속주로 남해는 필자의 고향이라 토속주를 몇 가지
알고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만드는 방법: 샘물을 펄펄 끓여 식힌 것 1말에 누룩가루 약 5되를 넣어
하루밤 둔다. 멥쌀(찹쌀도 됨) 1말을 깨끗이 씻어 시루에 푹 찐 다음
완전히 식혀 여기에 누룩 담은 물을 섞어 독이나 항아리에 넣는다. 방
아랫목에 두고 이불이나 담요로 덮어 2--3일간 두면 술이 발효하여
완숙된다.
  이렇게 하여 급하게 마시기도 하지만 술밥 1말에 누룩가루 5되를 넣고
끓여 식힌 물을 1말 붓는데 이때 유자를 한 되 정도 썰어 독에다 같이 담고
독한 소주 1사발을 다시 부어 방 아랫목에 이불을 덮어 2--3일 정도 둔다.
이렇게 해서 발효가 되면 이불을 걷고 다시 3--4일 두어 술이 잠을 자면
먹을 수 있다.
  이 유자술은 기관지, 천식, 해소, 오래된 기침 등에 큰 효과가 있다.
  남해에서는 또 치자꽃이나 치자열매를 밀주에 담가 먹기도 한다. 술이
향기롭고 뒤끝이 깨끗하여 널리 보급되어 가정마다 담가 먹고 있다.
  또 한 가지로 속성탁주가 있다. 쌀 1말을 깨끗이 씻어 시루에 푹 쪄서
식힌다. 여기에 청주나 정종 1사발, 누룩가루 2되, 물 3사발을 고루고루
섞어 독에다 담아 방아랫목 따뜻한 곳에 이불을 덮어 두면 담근 지 약
30시간 정도면 술이 완전히 숙성된다.

  12) 수환동주: 흰머리가 다시 검어지고 젊어지는 술.
  상천 삼원춘이라고도 하는 이 술은 오랜 세월 민간에 전래되어 오던
술이다. 필자는 이 술을 만들어 보았는데 술맛이 기가막힐 정도로 좋았다.
오래 먹지 못해 약효능은 느끼지 못했지만 술을 먹고난 후 뒤가 깨끗하고
기분이 상쾌한 것이 약술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만드는 방법: 정월 초하루부터 열흘 사이에 녹두 1말을 멧돌에
갈아(대충 한두 번 돌리면 껍질이 까진다) 물에 하루 정도 담가 놓는다.
다음날 시루에 얹져 푹 찐 다음 절구에 넣고 찧는데 찹쌀 5되를 가루로
만들어서 이것을 여기에 골고루 뿌려 한데 섞이도록 찧는다. 누룩같이
만들어지면 창고나 곳간같은 곳의 바닥에 솔잎을 깔고 그 위에 얹는다.
일주일 후에 누룩을 뒤집어 놓는데 또 일주일이 지나면 창고문을 열고
솔잎을 걷어낸다. 또 일주일이 지난 후에는 누룩을 짚으로 싸매어 완전히
마를 때까지 매달아서 말린다.
  이렇게 해놓은 다음 초복 무렵이 되면 찹쌀 1말을 깨끗이 씻어
고두밥(지에밥)을 쪄낸 후 시루째 쳇다리(시루를 얹어 놓을 수 있는
받침대) 위에 놓고 냉수를 2말 정도 밥 위에 끼얹어 더운 기운이 없도록
저어가면서 식힌다. 술밥(고두밥)이 완전히 식었으면 녹두로 만들어 놓은
누룩을 가루로 만들어 2되쯤을 고두밥에 고루 섞어서 술을 빚는다. 일체의
다른 재료나 물을 섞지 않는다.
  잘 버무려 넣고 단단하게 밀봉한 뒤 냉암소에다 보존하는데 3주 정도면
술이 완숙된다. (보존하는 방법에 따라 또는 누룩을 많이 넣고 적게 넣는데
따라 술이 완숙되는 기간이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대개 3--4주 정도면
술이 완숙된다) 완숙된 술은 물을 타지 말고 전액을 그대로 걸러 먹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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