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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기 쉬운 것들의 약효 1

가지

  가지는 늦은 여름철에 그 수확이 한창인 야채로서 인도가 원산지이며,
전 세계적으로 200여종이나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것은
일년초이지만, 인도에서는 한 포기에서 5__6년씩 수확하는
다년초이다.
  가지에는 93%의 수분을 비롯하여 단백질, 탄수화물, 칼슘, 인,
비타민A, C등이 다수 함유되어 있다.
  가지가 가지고 있는 성분들은 우리의 몸안의 혈액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빈혈, 하혈 증상을 개선하고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키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가지의 색깔을 예쁘게 하는 성분은 안토시안이라는 배당체로
지방질을 잘 흡수하는 성질과 혈관 안의 노폐물 용해 배설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가지를 껍질 채 먹으면 피가 맑아질 것이다. 즉
가지를 껍질 채 먹는다는 것은 바로 유성  배당체의 성분인
안토시안을 섭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저명한 식생활 잡지에서는 가지 요리야말로 간장 및 췌장의
기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이뇨작용의 촉진에도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예찬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10대 야채 중의 하나로 그 소비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본다.
  민간 약재로서는 주근깨가 생겼을 때 가지를 생으로 짓이겨 주근깨
부위에 자주 바르고, 동상에 걸렸을 때는 가지의 줄기를 삶아, 그 물에
담그는 등의 방법으로 사용되어 왔다.
  16세기경 스페인에서는 가지가 최음제의 역할을 한다고 해서 '사랑의
사과'라고 불리우기도 했다고 한다.
  식품인 요리로서는 양념과 함께 무친 가지나물이 가장 일반적이고,
특수한 것으로서 가엽포라고 하여 어린 가지잎을 찐 것으로 쌈을 싸서
먹는 요리법이 있다. 기름기를 잘 흡수하여 탈지질에 알맞는 식품이기
때문에 애용될 것이다.
  가지를 고를 때는 통통하고 길이가 짧으면서 윤기가 도는 것이
좋으며, 볶을 때는 청주를 두 숟가락 정도 치면 향기가 좋고, 찔 때는
시루에 명반을 약간 섞고, 데칠 때는 고운 색깔을 유지하도록 약한
열을 하는 편이 영양가나 약효의 유지에 좋고 맛도 제대로 난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목소리를 중요시하는 아나운서나 성우들
또는 기침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일시적이긴 하지만, 목을 거칠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장기간에 걸쳐 많이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명자

  독서의 계절이 아니라도 독서는 언제나 필요하다. 그러나 인쇄물의
글자가 작고, 색채가 자극적이면 눈에 피로를 가져오고, 나아가서는
머리가 무겁고 눈이 따끔거린다. 때로는 속이 메스꺼워지기까지 하는
안정피로가 온다.
  이럴 때는 결명자가 특효약이 된다.
  결명자는 콩과에 속하는 결명의 씨를 건조시킨 것이다. 주된 성분은
비타민C, 에모딘"Emodin", 비타민A의 전구물질로 카로틴"Carotin",
캠페롤"Kaempherol"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차로 끊이면 붉게
우러나온다.
  청간화, 명목, 거열풍의 작용이 있으니, 간장의 열로 인한 급성결막염,
시력장애 등에 사용되고, 열을 끄는 작용이 있으니 청열제의 범주에
속한다.
  동의보감에서도,
  '독서를 너무 하면 시력이 상한다. 눈은 혈액순환에 의하여 시력이
생기는데, 너무 오래 시력을 쓰면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혈액은 간이
주관하기 때문에 책을 너무 오래 보면 결국 간이 나빠진다. 간이
상하면 자연히 풍에 의한 열이 생기고, 그 열기가 위로 올라가면 눈이
아프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보약을 먹어서는 안되고,
혈액을 더해주거나, 간기능을 좋게 하고, 눈을 밝게 하는 약을 쓰면
저절로 나아진다'고 하여 결명자를 권장하고 있다. 그 효과는
확실하다.
  그래서 결명자를 차로 하여 복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복용코자 하는 사람이 창백하고 추워하는 모양이 많으면
좋지 않고, 더워하거나 안색이 좋으며 변비가 있을 때 더욱 좋은
효과가 있다.



          꿀

  꿀은 인류가 가장 오래 전부터 이용해 온 천연 감미료이자, 자연식품
가운데서 저장성이 가장 뛰어난 식품이다. 1만년 이상 지난 것으로
추측되는 동굴의 벽화에서 꿀을 뜨는 장면이 발견되었는가 하면,
이집트의 피라밋 안에서 3천년 전의 꿀단지가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로 발견되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꿀은 다른 식품과 달라, 꿀벌의 식량을 사람들이 이용해 온
것이어서, 정확한 사용 연대나 동기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오래전부터
인류는 꿀을 강장식품의 하나로 이용해 왔고, 귀한 약을 지을 때
반죽의 재료로 사용해 왔는가 하면, 서양 의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히포크라테스도 치료용 약품으로서 꿀을 이용했다는 정도의 기록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꿀은 과연 어떻게 신비로운 식품이기에, 근세에 이르러 우리가
보약처럼 여기고 있으며,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가짜 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가. 미국 FDA"식품 의약국"가 생긴 이유도 원래는
가짜 꿀을 근절시키기 위한 데서 기인했다는 점으로 보아도, 이것은
관심을 끄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꿀은 매우 훌륭한 자연식품일 뿐이지 결코 만병을
다스리는 보약은 아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철저히 신봉하고 있는
토종 꿀도 그렇게 신비로울 정도로 만병을 다스리거나 불로장생을
시키는 비약은 아니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 꿀도 콩팥에 장애를
일으키고, 피부를 거칠게 만들고, 기미가 끼게 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알아 두어야 한다.
  가짜 꿀에 대한 시비도 결국은 꿀에 대한 일반인들의 잘못된 인식과
이에 편승한 일부 비양심적인 식품판매업자들 사이에서 야기되고 있는
것이다.
  꿀은 동양종의 야생 꿀벌에서 얻어지는 속칭 석청과 목청의 토종꿀이
있고, 서양종 꿀벌을 통해 얻는 양봉 꿀이 있다.
  꿀도 나라마다 선호도가 달라서, 우리나라와 항가리에서는 아카시아,
미국에서는 오렌지, 일본에서는 자운영, 독일에서는 소나무,
그리스에서는 전나무 등의 꿀을, 또 대만에서는 용안꿀을 높이 친다.
그러나 현대의 약학에서는 꿀이 '백화의 정액'이라고 하여 그 가치는
인정하고 있으나, 꿀의 종류에 따른 성분이나 영양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꿀은 토종 꿀이건 양봉 꿀이건 별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 이유를 전문가들은 꿀의 생산 과정과 꿀벌의 상태에서 찾고 있다.
꿀은 꿀벌이 꽃에서 빨아들인 성분을 전위에 저장했다가 벌통으로
돌아와서 다시 토해 낸 것이고, 타액의 효소작용에 의해 서당과
포도당과 과당으로 동일하게 변화한다는 점을 우선 들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날마다 자기 체중과 맞먹는 알을 낳는 여왕벌과 자기의 몸
길이의 10억 배를 날아다니는 일벌들의 공통점에서, 그 에너지, 즉
꿀의 성분은 같다고 보는 것이다.
  벌이 꿀 1kg을 채집하려면, 약 560만 송이의 꿀을 찾아 다녀야 하며,
한 마리의 여왕벌을 중심으로 한 1군의 채밀량은 평생 13kg 정도가
된다. 이 때 여왕벌은 한 개에 1.3mg이 되는 알을 연일
1500__2000개씩 낳는 산란작업으로 일생을 마친다. 바로 이런 경이적인
에너지 때문에, 꿀이 강장식품으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꿀은 수분을 보충하는 식품이기 때문에 몸이 수척하며 대변이
단단한 사람들이 상복할 수 있다. 허약체질, 거친 피부, 숙취 치료,
조혈 등 보신에도 좋지만, 체질에 따라 그 효과는 상반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 기회에 알아두기 바란다.
  분명한 것은 체격이 비만하거나, 대변이 항상 묽게 나오거나, 또
소화에 장애가 있거나 하는 경우에는 꿀을 피해야 한다.



          녹용

 보약이라고 하면 인삼, 녹용을 연상할 정도이니, 녹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녹용은 어떤 경우에, 어떤 증상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몸이 차가워서, 즉 냉해져서 흔히 말하는 양기, 즉 태양과 같은
뜨거운 체온을 유지하지 못할 때, 다시 말해서 양기가 허약할 때, 보혈,
강장을 목적으로 하여 녹용이 사용된다.
  전신적으로 기능이 나빠지고, 곧잘 피로를 느끼고, 온몸이 차고,
추위를 타며, 허리나 무릎이 무겁고 힘이 없다.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비뇨생식기에도 영향이 미쳐 유정이 될 수도 있고, 여성인 경우는 백색
대하가 심해지든지, 야뇨"밤에 소변을 보는 일"의 증상도 있겠고, 차고
쇠약해지면 호흡기계도 영향을 받아 호흡곤란, 해수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새벽에 설사를 하는 등의 전신성 신체쇠약이 있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예로부터 녹용은 발육, 성장의 촉진, 조혈기능의 촉진, 강심작용,
자궁수축작용의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하여 애용되어 온 훌륭한
약재이다. 그러나 몸에 열이 많은 양 체질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녹용 대신에 사슴의 피, 즉 녹혈을 직접 마시러 가끔 사슴목장을 찾는
사람이 있다. 사슴에 피를 마시는 것도 보혈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피를 날것으로 직접 마시고, 그 성분을 몇 퍼센트나 흡수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보혈을 굳게 믿는 호사가는 가끔 사슴목장을 찾는
다. 녹용은 확실히 피가 부족해서 빈혈 증상이 있든가, 손이나 발끝
등이 저리다든가, 피부가 거칠어진다든가 하는 여러 증상에 효험이
있고, 또 사용되는 편이 좋다. 그러나 건장한 사람이거나, 혈색이 좋은
사람이라면, 녹혈은 그다지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녹용의 사용에 있어서 한 가지 조심해야 할 일이 있다.
  녹용은 살아있는 사슴의 뿔을 잘라서 말린 것이므로, 녹혈, 즉 피가
엉켜서 말라 붙게 된다. 따라서 피가 엉키는 동안 세균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이 될 수도 있다. 피가 완전히 굳어 녹용이 완성되면, 여기에
붙어있던 균들도 같이 말라 붙어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만일 녹용을
다룰 때 코 가까이에 녹용을 두고 심호흡으로 냄새를 맡는 경우라도
생기면, 세균을 호흡기로 유인하는 결과가 되니까, 아주 위험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해 두고 싶다. 조심이 지나쳐서 해를 입는
경우는 없는 것이다.



          달래

  3월이 되면 계절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향기로운 새봄으로
접어든다. 이제부터는 식탁에도 활기를 불어 넣어야 하는데, 까닭 없이
입맛을 잃어버리기 쉬운 때가 이때이고, 그래서 가정주부들에게는 더욱
신경이 쓰이기도 하는 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봄의 싱그러움을
한껏 맛볼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함으로써 주부들의 센스를 빛낼 수
있는 때도 바로 이 봄철이다.
  상큼하고 산뜻한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것으로는 취나물, 씀바귀, 두릅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쉽게 생각나는 것에 달래가 있다. 말만
들어도 절로 고향의 냄새를 풍기는 달래는 나물로 무쳐도 좋고 된장을
풀어 찌개를 끓여도 그 맛이 그만이다. 비타민이 골고루 그리고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니 영양은 물론이고, 미각을 돋우는 데에도
훌륭한 봄나물이다.
  달래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땅 속에 둥근 모양의 흰 비늘줄기가
있고, 그 밑에 수염뿌리가 나있는 달래는 밑둥으로부터 2__3개의 가늘고
긴 대롱 모양의 잎이 생긴다. 다년초이긴 하나 더위에 약해, 봄철에만
생장하고, 여름에는 줄기가 말라 없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파와 비슷한 냄새가 나는데다가 무기질과, 비타민A, C가 파보다
갑절이상이나 많기 때문에 양념으로 이용해도 손색이 없다. 일본, 중국,
동북아시아 등지에 많이 분포해 있으며 우리 나라에서도 야산이나
들에 흔하게 자생한다. 꿜마늘, 달렁개, 달룽개, 달리 등이 달래를
일컫는 일반적 방언들인데, 이것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생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비타민 C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달래는 화장품이 귀했던
옛날부터 '예뻐지는 나물'로서 인기가 대단했다. 달래는 바구니의
무게에 따라 미용을 가늠했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인가가 높았는데, 그
이유인즉 바로 달래가 함유하고 있는 비타민C의 성분 때문이었다.
  이 성분은 세포와 세포를 잇는 결합조직의 생성과 유지에 중요한
구실을 하게 되며, 부신피질호르몬의 분비와 조절에도 관여하여 피부의
젊음과 저항을 강화한다. 또 빈혈은 물론 간장의 작용을 돕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피부의 색깔을 곱고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것이다.
  달래는 또 순수한 자연 야채로서, 술, 담배를 즐기는 사람과, 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입맛을 위해서는 봄철 내내 권장할만한
식품이다. 이런 경우에는 주로 달래만을 무친 반찬이 좋으며, 술안주로
이용해도 제격이다.
  달래를 이용한 요리로서는 곱게 다진 마늘과 간장, 고춧가루, 깨소금,
설탕, 식초 등을 넣어 버무린 양념에 참기름을 넣어 무쳐 먹는 달래
무침이 대표적 요리이고, 끊는 된장찌개에 달래를 짤막하게 썰어 넣어
먹는 달래 된장찌개와 간장에 넣어 먹는 양념장을 들 수 있다. 이
밖에도 달래를 장에 버무린 뒤 고명을 얹어 먹는 장아찌도 일미이다.
나물을 조리하는 대부분의 방법이 그렇듯이, 달래 역시 생채로 무치는
것이 가장 좋다. 미각을 돋우기 위해서는 여기에다 식초, 설탕을 넣는
것도 좋은 요리법이다. 특히 봄나물의 야채는 주부들의 조리방법에
따라 맛이 여러 가지로 달라지는 만큼 그에 따른 솜씨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해마다 봄이 되면, 잊지 말고 달래 무침을 애용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것이 계절 음식이며 또 보약도 되는 것이다.



          돌나물

  일명 '돋나물'이라고도 불리는 돌나물은 우리나라 각지에 고루 나는
산채의 하나이다. 산기슭의 습한 언덕이나 돌 틈에 흔하게 자생하는
다년초 식물로 줄기가 땅위를 기면서 번식하는데 각 마디마다 뿌리가
나온다. 길둥근 다육질 잎이 잎자루가 없는 채 세 개씩 돌려나는데
6월의 개화기 전까지가 식용으로 적합한 시기이다.
  따라서 봄철에만 맛볼 수 있는 돌나물은 일본, 만주, 중국 등지에도
분포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 돌나물만이 순수한 녹황색을 더 띠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봄이 그만큼 자연 생장에 있어서 더 적합한
계절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돌나물은 칼슘과 인 그리고 비타민C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 몸을 활성화시켜 준다.
  특히 위축된 세포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나른한 뼈마디에 힘을
더하게 해주는 이른바 뼈와 근육의 스테미너 식품이다.
  해마다 봄철이 되면 우리 선조들은 열무와 돌나물을 섞어 김치를
많이 담가 먹었는데 열무에는 비타민이, 돌나물에는 무기질이 많아
상호 영양보조가 잘 맞는데다가 시원하고 상큼한 봄의 입맛을 만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봄을 이기는 자연식품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돌나물을 이용한 음식으로는 거의 다
김치뿐이다. 그러나 나물로 무쳐먹는 것도 아주 훌륭한 별미이며
산뜻한 요리가 된다.
  재료로는 돌나물의 잎과 줄기 300g, 파 반 뿌리, 마늘 3쪽, 그리고
간장과 참기름, 통깨, 화학조미료 등이다. 만드는 방법은 돌나물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놓고 파와 마늘을 곱게 다진 뒤 간장을 넣는다.
여기에 통깨와 참기름, 화학조미료를 넣어 양념장을 만든 뒤 돌나물에
부어 무치는 것이다. 또 초고추장을 만들어 버무려 먹는 돌나물
초무침도 있는데 모두 파릇하고 싱싱한 봄나물로 제격이다. 돌나물은
깨끗하게 씻는 것만으로 기본 조리가 끝나는 식품이기 때문에 식탁에
오를 때까지 싱싱하게 다뤄야 더 먹음직스럽다.
  한편 돌나물의 잎에서 나오는 엽액은 피부에 바르는 민간약재로
쓰여왔는데 독충에 물리거나 쏘였을 때, 또는 화상에 바르면 통증을
가라앉히는 응급처치가 되고 해독의 효과도 얻게 된다. 고성에는
불갑초라 하여 피부 외상에 쓰이는 약재로 기록되어 있다.
  이제 산촌에서는 물론이고 도시에서도 봄의 향토 냄새가 풍기는
갖가지 나물이 많이 나올 때이다. 이 때 조심해야 할 일은 독초에 의한
식중독 사고, 어린 싹은 독이 없다는 낭설을 믿고 아무것이나
데처먹거나 또는 나물을 캘 때 독초의 어린 싹이 잘못 섞일 때가
생긴다. 물론 어린 싹은 일반적으로 독성이 적지만 그렇다고 방심해선
안 된다. 잎의 형태가 갖춰졌을 때는 이미 독성물질이 형성돼 있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또 어린 싹은 모양이 엇비슷해서 구분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식용미나리와 미나리아재비, 원추리 나물과 은방울꽃 등이 그 예이며
미치광이 풀도 대표적인 독초이다. 따라서 산나물을 살 때는 단일
종류의 나물을 고르고 보지 못한 낯선 나물은 피하는 게 좋으며 여러
번 삶고 오래 우린 다음 먹는 것이 안전하다.



          메밀

  녹두묵"청포". 도토리묵과 함께 메밀묵도 우리에게는 구황식품으로서
애용되어 왔다.
  메밀을 빻아 체로 치고 나면 하얀 가루가 밑으로 빠지고 남은
찌꺼기는 메밀나래라고 하며, 메밀가루는 첫번째로 낸 것이 빛깔이
희고 고우나 전문이 많고 영양분도 고르지 않기 때문에 영양가는
우수하지 못하다. 오히려 거뭇거뭇한 껍질이 좀 섞여있는 듯한 것에
메밀 고유의 풍미도 있거니와 영양가도 또한 많다.
  아미노산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날것을 그대로
생식하는 사람들에게는 절대적인 메뉴라고 할 수 있다.
  메밀가루 100g에서 340Cal의 열량이 나오고, 다른 곡목이나 쌀에
비하여 단백질도 높으며, 비타민 B1 B2는 그 함량이 쌀의 세 배에
이른다.
  메밀이라는 말에서 곧바로 연상되는 것이 강원도의 막국수, 평안도
함경동의 냉면이 있다. 여름철에 식욕을 잃고 무엇인가 색다른 것을
찾을 때 생각나는 것이 막국수와 냉면이다. 산뜻하고 시원한
맛이야말로 기분전환의 일역을 담당하는 심리적인 면도 있겠지만,
이열치열과는 반대로 냉식에 의한 이열치열 효과를 노리는
식이요법으로 응용되기도 한다. 다만 냉면을 즐기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두고 싶은 것은, 녹말이 과다하여 소화에 부담이 가니 식초, 겨자,
신맛이 노골적으로 느껴지는 무김치, 이른바 냉면김치를 곁들여 드시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일본에서도 소위 '모리소바'라고 하여 메밀국수를
먹을 때는 양념국물에 무즙을 많이 넣어서 먹는다. 이런 것은 조상들의
식생활에 대한 하나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냉면을 먹으면 그 소화에 있어서 위에 부담이 간다고 하는
것은 한꺼번에 다량을 섭취했을 때의 경우이고, 실은 메밀의 배아에는
전분, 지방, 산, 효소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소화성 식품으로 정평이
있다. 날것을 그대로 먹으면 완화제 구실을 하고, 삼복더위에 즐기는
보신탕에 체했을 때는 메밀이 소화제로 쓰였다고도 한다.
  여름철 당뇨병 환자에게 변비증이 생기면 권하고 싶은 식품이 바로
이 메밀이라고 한다.
  '원앙침 속속들이 메밀껍질을 넣은 것은 어여쁜 님 머리 식혀 편안히
잠들게 한다'는 서정이 흐르기도 하지만, 한편 혈압을 낮추고 통변의
이점도 노렸다면 무드를 깨는 이야기가 될까?아무튼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메밀에는 가끔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물론 삼가해야 할 일이다.



      민들레 약효

  봄이 오면 우리가 부르던 노래에 민들레가 한 부분을 차지하며, 더욱
시정을 불태우는 민들레, 봄의 길목 가장 가까이에서 샛노란 치장을
하고 길손들을 반겨주는 민들레의 꽃웃음은 그 이름이 풍기는
이미지만큼이나 사랑스럽고 다정하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민들레는
우리의 풍류화요, 문화식물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 같이 민들레는 우리에게 관상의 효과도 많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주 훌륭한 봄나물이자 약용식물로 되어 있다.
  민들레는 씀바귀와 그 생태가 흡사하고 식용 및 약용가치도 또한
비슷한 점이 많지만, 정력과 유종에 신속한 효과가 있으며 술로도
가공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음들레, 면들레, 앉은뱅이 꽃 등의
방언이 있지만 한약재로 이용될 때는 포공영이라 한다. 민들레가
정력에 좋다는 것은 옛날부터 인정되어 온 사실이며, 이에 얽힌 몇
가지의 기록도 있다.
  옛날 어느 선비가 말을 타고 가다가 높은 벼랑에서 말과 함께 떨어져
기절하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 선비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사방을 둘러보며 말을 찾아 보았다. 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주위를
거닐면서 풀을 뜯어 먹고 있었는데, 그때 선비가 눈여겨 보니 말은
민들레 잎만 뜯어 먹고 있더라는 것이다. 결국 말이 민들레를 먹고
생기를 되찾았음을 알게 되었고, 민들레를 즐겨 먹음으로 해서 정력이
좋아진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바람에 날려 흩어지는 민들레의 분산 발아를 얼핏
연상할지도 모른다. 말이 돌아다니며 민들레를 뜯어 먹고 기운을
차렸다는 것은 좀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실은 민들레의 전초에는
이눌린, 팔미틴, 세로틴 등의 특수 성분이 들어 있고, 이 성분은 곧
생명체의 스테미너를 높여 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정력에
유효하다는 의학적 근거를 낳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민들레의 꽃씨가
흰 깃털의 힘을 빌려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구조는 물론, 씨앗 자체의
성분에도 위와 같은 요소가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우수한 번식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한편 앞에서 언급한 민들레의 성분은 건위, 강장, 이뇨, 해열, 천식,
거담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꽃이 피기
직전의 민들레 뿌리는 포공영이라 하여 한약 생약재로 쓰이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흥분으로 열이 심하거나 식은땀이 날 때, 혹은
자주 체하는 소화기능 이상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또 민들레 요리는 위궤양과 만성위장장애의 환자에게 치료를 돕는
보조 식품으로 알맞고, 술은 중 장년층의 허약한 사람들에게 좋은
약주가 된다. 꽃과 뿌리를 채취하여 그 양의 2__3배가 되도록 소주를
붓고, 약 한 달 가량 밀봉해 두었다가 마시기 시작한다. 정력에도
좋지만 맛이 부드럽고 흙냄새가 짙어 저절로 식욕도 증진된다.
  또 민들레를 이용한 민간요법도 알아두면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즉 부인의 유종에 짓찧어 붙이면 잘 가라앉는데, 이 방법은 비록
계절적 치료 방법이긴 하나 아주 신속한 효력이 있다. 결국 민들레는
청열해독 작용이 있어 급성유선염이나 급성맹장염에도 이용된다. 또
민들레는 지혈작용이 있어서, 상처부위에 짓찧어 붙이면 피를 멎게
하는 구급제의 역할도 한다.
  그런데 민들레는 생육환경에 따라 약효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아울러
일려둔다. 일반적으로 민들레는 그 생육조건이 질경이와 비슷해서,
건조하고 토박한 땅에 잘 나지만, 습지나 음지에서도 자생한다. 식용에
의한 효과의 면에서는 음지의 민들레보다 양지의 것이 훨씬 낫고,
되도록이면 날씨가 쾌청한 날 오후에 채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주변화로 밤에는 오므라드는 특성이 있으니까 강한 햇빛을 많이
받은 것이라야 민들레 본연의 효능이 높기 때문이다.
  봄철 민들레 잎을 따서 식초와 고추장으로 무쳐서 밥 반찬으로
입맛을 돋우기도 한다. 정말 그 맛은 봄의 일품이다.



          박하

  박하사탕을 먹고 자란 세대는 야릇한 향수를 느낄 것이다. 시원하고
달콤하고 매콤하게 감치는 박하사탕이야말로 모든 아이들에게 뽐내고
싶은 고급 과자였던 것이다. 박하사탕을 하나 입에 넣으면 차멀미도
하지 않는다면서 소중하게 간직하던 할머니들이 있었으니, 박하사탕은
분명히 기호와 약효를 겸한 고급 과자류였다.
  박하는 전초를 잘 말려서 사용한다. 박하의 맛은 매운맛이며, 상당히
시원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박하의 정유성분은
멘톨을 주성분으로 하여 이루어져 있다. 이것에는 소염작용, 진통작용,
건위작용, 정장작용, 소양 해소작용, 그리고 또 항균작용 등이 있음을
입증되어 있다. 또 감기나 상기도염증 따위의 외감풍열에 발한도
시키고, 열도 해소시키는 약제의 보조제로서 훌륭한 구실을 한다.
  특히 두통, 눈의 충혈, 인후의 종창 등의 증상에 적합하고, 인후
점막의 혈관을 수축시켜 팽창해있는 부기나 통증을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박하가 들어있는 트로치는, 비록 박하가 주성분은
아닐지라도, 위에서 말한 효능을 겸해서 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여름철에 열사병에 의하여 머리가 혼미해지고, 열이 오르고, 입이
말라 갈증에 시달릴 때, 차로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박하의 또 다른 용법에 외용 약제가 있다. 즉 박하유를 만들어 바르는
방법이다. 박하유는 지각신경의 말초에 작용하여 신경을 마비
시키므로, 외용으로 바르면 통증이나 가려움을 해소시키는 작용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외용 도포약제에는 박하유를 첨가한 것이 많이
있다.
  무릇 약재란 그 효험이 탁월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금기가 되기
마련이다. 박하도 그 예외는 아니다. 박하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삼가야 한다.
  1. 젖을 먹이고 있는 부인들에게는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은 젖의 분비량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2. 수척해 있으면서 발열이 심한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건기침이 심한 경우에는 더더구나 사용해서는 안된다. 비록 인후의
동통이 아주 심하더라도 발열이 있는 경우에는 박하가 들어있는
약제는 곤란하다.
  3. 일반적으로 음체질이라 하여, 상체에 벌겋게 열이 달아오르지 않고
추워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해가 된다. 이런 경우 입안에
오랫동안 박하제제를 물고 있으면, 목안이 오히려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박하"peppermint"에 얽힌 재미 있는 신화가 있다. 즉 땅속 죽음의
신인 하데스는 지상의 신인 제우스와는 달라서, 화려한 연애의
이야기는 별로 없지만, 그래도 왕비로 삼은 페르세프네와의 로맨스
이외에 두 사람의 님프와 연애를 했다고 한다. 그 하나는 민테"menta",
또 하나는 레우케우케가 사랑의 대상이었는데, 여기서는 민테와의
사랑의 이야기이다.
  민테에게 홀딱 반한 지옥의 신 하데스는 황금마차를 타고 황금빛으로
민테의 눈을 어지럽게 만들어 놓고, 그녀를 유혹하여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다. 하데스의 아내 페르세프네스가 분통이 터져 민테를 찾아가서
묵사발을 만들어 버렸는데, 왕인 하데스가 황급히 찾아가서 그녀를
박하로 만들어 버렸는데, 왕인 하데스가 황급히 찾아가서 그녀를
박하로 변신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박하에는 민테"menta"라는 이름이
붙였다고 한다.
  바람둥이 남편이 본처의 질투가 무서워 자기 애인을 변신시켰다는
애교있는 얘기에 불과하지만, 박하가 지니고 있는 시원하고 달콤하고
매콤한 풍미가 말초신경을 마비시키는 작용을 암시한 것 같다.
  박하로부터 박하유, 박하뇌"Menthol"를 만들어 구토제, 진통제,
향미료, 청량제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요즘 껌의 향료에 사용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봉선화

  "울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날 여름철에..."
  로 시작하는 김형준 자사, 홍난파 작곡의 봉선화... 여름철
울밑에서 볼 수 있는 시골의 정경, 민족의 애환이 담겨있는 처량한
봉선화, 아파트 베란다의 화분에서 외로이 자라는 봉선화 등 보는
느낌이 각각 다르겠지만, 꽃만은 변함없는 봉선화에 대하여, 시적인
이야기는 빼놓고, 약효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기로 한다,
  봉선화의 씨는 급성자라고 하여, 옛날부터 진통, 해독에 사용되어
왔다. 자궁수축의 작용이 있다고 하여, 요즘 같으면 산부인과
영역에서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방면에서의 이용은, 서양 의학의
발달에 따라, 다소 뜸해진 감이 있으나, 최근에는 해독산결의 효능을
이용하여 소화기계의 암에도 시험적으로 봉선화씨의 성분이 시도되고
있다.
  봉선화는 씨의 성분이 약효 이외에, 꽃과 전초가 손톱에 물을
들이려는 여자 아이들에게 애용되어 있다. 여름철 어린아이들의
손톱에서 천진난만한 동심을 볼 수 있고,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의
손톱에서 젊은 날을 회상하여 동심으로 돌아가려는 인간성의 단면을
볼 수 있게 하는 봉선화의 염색은 봉선화의 꽃과 전초를 짓이겨 낸
즙에서 나온 물감을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 즙이 실험에 의하여
피부의 진균에 대한 억제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즉
물기를 많이 다루는 주부들의 습진에도 효과가 있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여름철의 운치도 볼 수 있고, 항진균작용도 기대할 수 있는
이중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 봉선화라고 하겠다. 이것을 발견한
선각자의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우리 조상 중의 한 분이라고
생각하면 자랑스럽게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의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 중에서, 이렇듯 훌륭한 약효를
얻는 일은 동서를 막론하고 많이 있다. 결과만을 보고 당연한 이치라고
속단하기는 쉽겠지만,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에는 장기간에 걸친 꾸준한
노력과 수많은 임상적인 경험과 진지한 연구가 그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유명한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도 그 유래는 주변에 흔히 있는 버드나무에서
민간방 형식으로 비롯된 것이었다. 대부분의 약품의 생성과정을
암시하는 대표적인 예이며, 흥미 있는 이야기이므로 여기서
사족으로나마 한마디 덧붙여 소개하기로 한다.
  기원전 400년경 의학의 시조라고 불리우는 히포크라테스는
임산부들에게 출산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하여 버드나무 잎을 씹게
했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버드나무 잎이나 연한 가지를 삶아 그 물을
마시면 진통효과가 있었다는 민간방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8세기경 영국의 성직자 에드워드 스톤이 버드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을 이용하여 치료를 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렇게 십수세기를 걸쳐 내려오는 동안에, 오늘날의 유명한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이 만들어진 것은. 근대의 경이적인 약학의
발달에 힘입어, 독일의 천재적인 약학자 펠릭스 호프만에 의하여
1900년에 이루어졌다.
  더 재미있는 것은 1608년에 편찬된 동의보감에 수재된
가감청위탕이라는 처방에 버드나무 어린가지를 써서 한열을 치료한
것이 있으니 우리 선조들도 이미 아스피린보다 300년 앞서 이용했던
것이다.
  정제로 만들어져 일단 시판품으로서 선을 보이게 되자 그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염증성으로 인한 관절염, 근육통, 류머티즘, 코감기,
편도선염, 통풍발작, 두통, 신경통 등등에 해열, 진통의 효과를 노려
사용되었다.
  곰팡이가 있는 곳에서는 다른 병균이 생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힌트를 얻어 정제, 생산된 페니실린,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약 중의
약'으로서 군림하여, 심지어는 폐결핵에까지 남용되면서 온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페니실린이 빈번한 쇼크사를 불러 일으켜 물의를
자아낸 것을 상기한다면, 무릇 약물이란 아무리 특효가 있다 할지라도
적재적소에 적절하게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다.
  아무튼 오늘날 합성에 의하여 대량으로 생산되는 아스피린도
처음에는 우리의 주변에 흔히 있는 버드나무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제약의 과정이나 자세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가지
흥미있는 일은, 봉선화씨와 버드나무 잎이 이른바 산부인과 영역에서
사용되었던 것인데, 신약으로 정제되어 해열, 해독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은 양자 사이에 일맥 상통하는 점이 있다.



      삽주 "창출" 뿌리

  국화과에 속하는 창출을 우리말로 삽주라고 하며, 이것의 뿌리와
줄기를 건조시켜 약재로 사용한다.
  삽주 뿌리는 맛이 쓰고, 성질은 온성인 편이다. 옛부터 이 약은
조습건비, 거풍습의 약으로 사용되어 왔다.
  옛 선인들은 이 약을 외습에 유효하다고 하여 풍과 습으로 인하여
오는 근육통, 관절통, 관절염 등에 사용했다. 여기서 습이라고 하는
것은 인체의 조직과 조직 사이에 있는 소화기관 안에 비정상적으로
수분이 많이 정제해 있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인체의 60%를 수분"체액"이 차지하고 있고, 그 복잡한 기서에
의하여 신진대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수분의 정체현상은 매우
복잡하고, 그 원인과 병태도 역시 다양하다.
  따라서 수분대사의 이상으로 인한 습, 즉 수분의 정체에서 올 수 있는
증상에는 감기 몸살, 신경통, 관절통 등을 비롯하여 두드러기 따위의
피부 알레르기, 하체가 붓고 힘이 빠지는 등의 기허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의 치료를 위하여 삽주의 뿌리나 줄기가 사용된다.
  따라서 건조하거나 속이 답답하거나 또는 변비이거나 하는 습이 아닌
증상에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상추

  상추는 시금치와 마찬가지로 거의 세계적으로 널리 재배되어 있으며,
식용으로서도 또한 가장 보편적인 야채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의 야채를 세계적인 2대 야채로 꼽기도 한다. 비공식 집계이긴
하나, 세계인이 먹는 신선한 야채 중에서 이 두 가지가 전체 소비량의
4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 예로써 미국의 경우를 잠깐 살펴보면 시금치가 약 20%, 상추가
이보다 다소 앞서는 25% 정도를 소비하고 있다. 이 두 가지의 연간
소비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시금치가 약 56억 달러, 상추가 약 7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이와 같은 소비 비율은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하다. 더욱이 요즈음은
때를 가리지 않고 사시사철 먹을 수 있게 되어, 가장 흔한 야채인
동시에 소비 패턴이 계속 늘어가고 있다.
  여름철 식탁에 싱싱하고 파릇파릇한 상추를 바구니채 올려놓고
손으로 척척 싸서 소담스럽게 먹으면, 맛도 맛이려니와 식탁도 한결
풍성해지며 볼품이 매우 좋다. 특히 고추장, 된장 따위를 찍어 넣어
밥을 싸서 한입에 넣는 맛이야말로 절로 식욕을 돋우는 동시에
서민적이고 한국적인 우리 식생활의 단편이기도 하다.
  엉거시과에 속하는 상추는 한 해 또는 두 해 살이의 단명초이며,
서아시아, 지중해 지방이 원산지이고 시금치에 비하여 종류가 매우
많은데도 서유럽 등지에서는 품종의 다양화를 위해 계속 시험재배를
하고 있다. 근래에 계량된 상추로는 샐러드용 결구성 상추가 있고,
줄기가 약간 억세어 생채를 해서 먹기에 적합한 서양 상추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상추는 사각사각하고, 약간 쓴맛과 특유한 단맛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생식용으로 환영을 받는 것이다. 특히
우리에게는 식욕이 떨어질 때 훌륭한 반찬으로 인식되어 있다.
  비타민A, B, C, D, E와 철분, 칼슘, 인, 칼륨 등이 골고루
함유되어있고, 적은 양이지만 우수한 질의 단백질도 들어 있으며
신선한 미각을 주는 섬유질도 있다.
  요리로서는 쌈으로 먹는 것이 가장 흔한 방법이고, 그 다음으로는
간장을 살짝 뿌려 놓았다가 마늘, 파 등을 다지고 참기름과 깨소금
등의 양념을 넣어 버무려 먹는 상추 무침이 있다. 옛날에는
상추떡이라고 해서 시루떡에 상추를 넣기도 했는데 지금은 중국에서만
전래되고 있다.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와거병이 바로 상추떡이다.
  그런데 옛날부터 상추를 많이 벗으면 잠이 많아진다고 전해 내려온다.
이에 대하여 현재까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과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나 그 원인을 규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불면증에는
좋은 식품이어서 가벼운 불면증 정도는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황달, 빈혈, 신경과민 등의 증상에 효과가 있고 누런 치아를
희게 하는 작용도 있다. 물론 날거에서 오는 효과이다. 또 젖이 잘 안
나올 때 짓찧어 물에 타서 먹으면 좋고, 담이 결릴 때 잎을 환부에
붙이면 빠른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한편 상추는 자연식의 시조라는 측면에서 아주 소중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즉 자연식을 먹어야 한다는 인류 최초의 식생활 개혁운동이 1890년
독일의 베를린에서 일어났다. 이때 채식주의를 주장하고 나선 일부
유지들이 먼저 베를린 교외로 나가 이른바 건강촌을 건설하고 맨 처음
가꾼 야채가 바로 상추였다. 그래서 오늘날 식생활 운동을
리포름"Reform" 운동이라고 부르고 있고, 상추는 이 운동의
선두식품으로 기록하고 있다.
  굽고, 끓이고, 찌고, 삶고, 튀기고, 데치고 하는 등의 일체의
조리방법이 없다. 따라서 영양 손실 없이 간단히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때나 지금이나 상추는 좋은 자연식품으로 애호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셀러리

  셀러리는 원래 유럽 해안지방에 야생했던 2년초로서 주로 서양에서
많이 이용해 온 식품이다. 재배 역사를 보면 16세기 경 화란에서
단순한 약용식물로 가꾼 적이 있는데, 이때 화란 국민들은 각종
신경증상에 치유 효과가 높다 하여 국민의 약초로 지정했었는가 하면
보배로운 천혜자원으로까지 여겼었다.
  그후 셀러리는 맛과 향이 우수하고 피의 순환을 좋게 하는 효험이
있다 하여 식용으로 재배 보급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18세기의
일이다.
  이렇듯 셀러리는 식용 역사가 퍽 짧지만 오늘날엔 전 세계적으로
재배가 활발하며 우리나라에서만도 연간 약 15만 톤을 웃도는
소비량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소비 패턴이 크게 늘고 있는 까닭은
셀러리가 각종 영양분도 많이 함유하고 있지만, 그보다도 여성들에게
좋은 미용 채소라는 데에 그 이유가 있잖나 여겨진다. 미인일수록
셀러리를 좋아한다는 서양 사람들의 말이나, 매력 있는 여자일수록
셀러리를 많이 먹는다는 중국 사람들의 말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한편 셀러리는 비타민B와 C의 함량이 많아 강장제로서 호평을 받고
있는 동시에 칼슘과 철분이 많은 알카리성 식품이다.
  또 그윽하면서도 독특한 향기가 있어서 치즈나 달걀 등 단백질
식품과 곁들어 먹으면 영양 효과도 높을 뿐 아니라 셀러드의 맛과
향을 살릴 수 있어서 좋다. 셀러리의 또 다른 특징 하나는 활성 있는
유기성 나트륨을 아주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체내의 무기성
칼슘을 분해시켜 축적된 장소로부터 분리 배설시키는 작용을 한다.
다시 말하면 피로와 노폐물을 가시게 하고 영양의 유동성을 유지해
준다는 것이다.
  한편 셀러리를 즙으로 만들 때는 당근이나 토마토, 양배추, 쑥갓,
파인애플 등 다른 야채와 혼합해 만들어 먹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일러둔다. 한 예로 셀러리 한두 줄기를 믹서로 간 다음 우유와 달걀을
휘저어 섞어서 꿀과 포도주 약간을 부어먹으면 중년기 남녀의 양기
부족에 뛰어난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선 셀러리는 여성에게 있어서 미용의 최대 적인 생리불순을
막아주고 피의 순환과 위의 활동을 원활히 해주는 정유성분이
들어있다. 이는 곧 미용과 직결되는 성분인 동시에 영양인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셀러리가 흥분제의 역할을 겸한다는 사실이다. 서양
여자들이 보편적으로 섹시한 이유를 중국의 의서에서는 셀러리의 식용
때문이라고 서술할 정도로 효과를 갖고 있다.
  벌써 오래 전 얘기지만 중국에서는 남성을 만족시키는 여성으로 몇
가지 외모를 조사해 판별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와 같은 행사였다. 이 때 상등을 차지한 여성들 대부분이
채식은 물론 야채를 즐겨먹는 것으로 미의 비결을 설명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미녀를 구분할 때 우선 옥문과 겨드랑이의 털을
상세하게 조사해서 부드럽고 윤기 있는 것을 상등으로 쳤고 황모나
적모는 남성의 몸을 손상시킨다고 해서 꺼렸다. 또 희고, 통통하고,
부드럽고, 붉고, 조이는 여자를 높이 쳤는가 하면 목소리는 허스키한
것을 높이 쳤다. 이런 조건을 갖춘 여성은 남성을 사로잡으면서도
오히려 정기를 길러주는 것으로 여겼다.
  결국 이런 이야기들이 셀러리를 주로 많이 먹는 방법과 무관하지
않으며, 여성의 식품이라는 인식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는 요인이라
하겠다.



          수박

  수박은 최근 몇 년간 여름철 무더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과일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박전업단지가 형성될 정도로 차츰 그
소비가 늘고 있으며 섬유질이 적고 식미가 우수한 품종개발에
종묘회사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닌게 아니라 한창 무더위가 계속될 때 시원하고 달착지근한
수박화채 한 그릇은 무더위를 씻어주기에 안성마춤인 요리이다. 얼핏
보기에 수박은 수분이 많은 관계로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길지 모르나
살결을 곱게 해주고 이뇨의 효과를 크게 높여주며 나아가서는
신장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퍽 효과적인 식품이다. 또 한낮 더위를 피해
수박으로 갈증을 풀고 나면 이내 스르르 졸음이 오는 현상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수박 속에 순수하고도 천연적인 신경안정효과가 들어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박과에 속하는 수박은 1년생 만초로서 아프리카가 원산지이다.
3백여년 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여름철 기후에 맞고
품종개량이 활발했던 때문에 오늘날엔 원산지보다 뛰어난 품종들이
국내에 많다. 잘 알려진 대로 삼배체를 이용한 씨없는 수박이나, 얇은
과피에 단맛이 우수한 교배종들이 그 예이다.
  그러나 수박은 과채류 중 가장 높은 온도를 좋아하는 고온성
식물이기 때문에 개하기와 결실기의 기상이 재배의 성과를 좌우하는
요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6__7월의 최고 기온이 27도 이하로 계속되거나
강우량이 600mm 이상이면 흉작일 가능성이 높다. 생육과정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영양의 차이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자연식품이 그렇지만 수박은 유독 온상 비닐 촉성재배보다는
자연생육된 것이라야 훨씬 더 좋다는 말이 된다.
  그러면 여기서 잠시 재배방법에 따른 영양의 차이를 알아보도록 하자.
자연생육된 수박의 비타민C는 5mg, 비닐 하우스에서 재배했을 경우는
2.3mg이었다. 배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딸기의 경우도 비닐재배
때는 74mg이었지만 자연재배일 때는 99mg이었다. 이렇듯 열매를 먹는
식물의 경우는 입지와 토양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계절과 재배방법,
그리고 성숙도가 훨씬 중요한 것이다.
  한편 수박에는 시트루린이라는 아미노산의 특수성분이 함유돼 있어
소변배출을 도와주기 때문에 이뇨 효과가 뛰어나다. 여름철 신장병
또는 방광염 환자에게 수박을 자주 먹으라는 이유도 시트루린 성분
때문이다. 이밖에도 여름철이면 부스럼이 잦은 사람, 또는 전신부종이
생길 때 수박을 수시로 먹으면 초기인 경우 치유까지도 가능하다. 또
물가에서 피부를 많이 노출시킬 때, 얼굴에 윤기가 없는 여성에게
수박껍질을 권하고 싶다. 자주 문지르면 피부 손상이 적고 살결이
고와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수박 요리로는 붉은 속을 긁어내어 저미고 씨를 발라낸 후 꿀에
재웠다가 꿀물을 넣고 실백을 띄어 먹는 화채가 있는가 하면 겉껍질
채 썰어서 꿀이나 설탕에 먹는 정과도 있다. 그외 딱딱한 껍질부분을
깍두기로 버무려 먹는 반찬도 있으며, 여름을 병으로 보내는 환자식의
수박탕도 있다.
  하열과 염증에도 좋은 수박탕은 수박의 속살을 긁어 헝겊주머니에
넣고 짜서 즙을 낸 다음 평평한 그릇에 붓고 약한 불로 끓인다. 2시간
끓으면 묽은 두부처럼 되는데 이때 즙이 눌어붙지 않도록 자주
저으면서 좀 더 끓이면 수분이 증발하여 유동체가 밑바닥에 남는다.
이것을 주둥이가 넓은 그릇에 밀봉 해두고 하루 3__4회씩 큰 숟갈로
먹는다. 한 홉"0. 18"의 수박탕을 만드는데는 큰 수박 2__3개가
필요하다.
  한편 수박은 찬 과일이기 때문에 일시에 많이 먹으면 비장을 상하게
할 우려가 있으니 만큼, 여러 차례 나눠먹어야 한다.



          쑥

  쑥은 예나 지금이나 부인병 영역의 각종 병에서 오는 출혈을 멈추게
하는 작용에 이용하고 있으며, 또 유산의 예방에도 이용하고 있다.
하체는 차고 냉하거나 또는 냉하고 차면서 복통이 있을 때, 또 임신
중에 유산의 기미가 보이는 출혈 따위가 있을 때, 옛부터 쑥을 이용한
교애사물탕이 사용되었다.
  하체의 냉으로 인한 여성 특유의 월경불순, 복통, 출혈 등에도
사용되었다. 결국 쑥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특히 하복부의 냉과
통증을 몰아내는 좋은 식품이며, 약재이다.
  요즘은 쑥탕이라고 하여 목욕탕에 쑥을 넣는 방법, 쑥뜸질이라 하여
쑥잎을 분말로 만들고 불을 붙여서 뜸을 뜨는 방법 등 외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쑥은 역시 복용하는 것이 단연 효과가 있다. 쑥은 이른봄부터
음력 단오"5월 5일" 이전의 것이 약효가 있기 때문에 봄철에 일년 동안
쓸 양을 준비해 둔다. 봄철의 쑥국은 겨울동안 얼었던 우리 몸을
풀어주는 좋은 음식으로 반드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시금치

  녹음이 짙게 물들어 푸르러 가는 성하를 맞이하면, 자연도 푸르고
계절도 푸르고 우리의 식탁 또한 푸르름으로 장식된다. 시금치, 상추,
쑥갓, 아욱 등의 푸성귀는 물론이고 오이, 호박, 가지 등의 냉국거리도
흔해진다. 녹색 반찬이 주류를 이루는 여름철이야말로 왕성한 식욕으로
여름 건강에 대비하고, 고른 영양 섭취로 체력을 증진시켜야 한다.
  그러면 먼저 녹색 반찬의 대표적 식품이라고 할 수 있는 시금치를
소개하기로 한다.
  열대지방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시금치는 단연 비타민A의 왕자이다. 채소 중에서 가장 많은
320IU"100g당"를 함유하고 있다. 서남아시아가 원산지이고, 동양권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재래종과 그 밖의 지역에서 주로 재배하고 있는
서양종이 있지만, 재배종이 추위에도 강하고 영양가도 다소 높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시금치는 균형 있는 영양을 갖추었으면서도 체중이 불어나지 않는
이른바'저칼로리, 고섬유질의 식품'이기 때문에, 비만증 인구가 많은
미국이나 서독 등지의 선진국에서도 건강 야채로 인기가 높다. 특히
미국에서는 10대 야채 가운데에서 토마토 다음으로 시금치를 꼽는다.
  여름에 먹는 39가지 야채 중에서 영양면으로서는 2위이고,
헤모글로빈을 증진시키는 철분 햐유량이 첫 번째, 칼슘과 비타민
햐유량이 두 번째라는 성분 비교만 보더라도, 시금치의 진가는
무난하게 인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00년이 넘는 재배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계인이 모두 꾸준히 즐겨 먹는 식품이다.
  특히 무기질이 고루 많아서 발육기에 있는 어린이는 물론,
임산부에게도 좋은 알칼리성 식품이며 보혈 강장의 효과가 뛰어난
빈혈에도 좋다. 게다가 사포닌과 섬유질이 함유되어 있어서 변비에도
효과가 있다.
  시금치는 또 수산과, 사과산, 구연산 등의 유기산이 함유되어 있는
것이 색다른 특징이다. 특히 0. 2__0. 3% 가량이 함유되어 있는
수산은, 시금치를 많이 먹으면 체내에 결석이 생긴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그러나 별 문제는 없다. 동물 실험의 결과에 따르면 수백g을 상당히
장기간 먹어야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하니, 이것은 매 끼니마다
시금치만을 주로 먹을 때의 경우일 뿐이고, 실제 우리의 식생활과는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이 내용을 처음으로 발표했던
미국의 영양학자 샤만 박사도 결국 빈축을 사고 물의만을 빚은 꼴이
되고 말았다.
  다만 여기서 참고로 알아 둘 것은 가능한 한 시금치는 날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데친 시금치보다 수산이 많기도 하지만 약간
익힌 것이라야 영양소의 밸런스가 잘 조화를 이루고, 체내의 흡수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시금치쌈보다 나물이나, 국, 죽, 김밥의 재료로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 된다.
  시금치를 가장 이상적으로 데치는 방법은 끓는 물에 소금 1%
가량을 넣고 살짝 데치되, 이때 냄비뚜껑을 덮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분해된 유기산이 증발하고, 엽록소의 푸른색이 남아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데친 시금치의 엽록소에는 세포부활작용, 지혈작용, 강심작용,
말초혈관확장작용, 상처의 치유촉진작용, 항알레르기작용 등 인체의
생리작용을 돕는다. 특히 암이 발생하는 원인 중의 하나가 혈액의
오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는 혈액을 맑게 하는 엽록소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시금치 뿌리의 붉은 부분은 조혈성분인 코발트가 들어 있어서
위를 튼튼하게 하고,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하며, 거칠어진 피부를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또 한 때는 시금치에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조혈에 좋다고 식품으로서 많이 권장된 일이 있었으나 그
이야기가 요사이는 좀 뜸한 것 같다.



          알로에

  알로에"Aloe"는 노회, 알로이, 알로에, Aloe Perryi Baker, Aloe
Barbadensis Miller 또는 Aloe Ferox Miller 또는 이것과 Aloe
Africana Miller 또는 이것과 Aloe Spicata Baker의 잡종 케이프
알로에들의 엽액즙을 농축 또는 건조시킨 것이다.
  알로에는 선인장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다년초이다.
  허준의 동의보감 '노회'라고 하여 그 처방에까지 나와 있으니,
옛날부터 약재로 사용되었음이 확인되는데, 사실은 그보다도 훨씬 전인
BC. 1552년에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약용식물이다.
  알로에의 성분 중에서,
  알로에미틴: 자율신경조절작용
  알로에틴: 항바이러스작용
  알로우에루신: 항궤양작용
  등등의 많은 약리 성분이 발표되어 있다.
  더욱이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해서 여름철에 각광을 받던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알로에는 아주 찬 성질의 생약이다. 따라서 찬 체질, 음장부에
사용하면, 전신을 더욱 차게 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
  알로에는 다음과 같은 증상에 적절하게 적용되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1. 열에 의한 습관성 변비, 변비로 인한 두변부의 염증, 예를 들면
여드름 같은 것에 변비를 풀어주면 효과가 있다.
  2. 소아의 소화, 흡수의 장애로 인한 영양불량과 변비를 수반시키는
신경계의 흥분증상.
  3. 화상과 같이 전신 또는 국소에 심한 열과 염증이 있을 때, 열을
끄고 염증을 해소시키는 구실을 한다.
  4. 변비가 아주 심하고, 긴장과 화를 잘 내며. 두통이나 이명 등이
나타날 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손, 발, 등이 차고 몸이 냉한 음체질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약재라는 점을 거듭 말해두고 싶다.
  동의보감에는 노회라고 하여 찬성질을 가졌다고 기술되어 있어
약재로 오래 전부터 이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양배추

  양배추에 관한 민간 유래설이 있다.
  옛날 중국에서 만리장성을 축조할 때 동원된 일꾼들에게 쌀"현미쌀"과
소금에 절인 양배추를 제공하여 기운을 얻게 했다고 한다.
  만리장성이야 있건 없건 몽고족은 중국을 침공했다. 이때에
양배추절임을 배웠다. 고원의 초지에서 살던 유목민족에게는 소금과
양배추가 신기했을 것이고, 더구나 저장하여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저 놀라기만 했을 것이다.
  13세기에 몽고족의 세력은 헝가리까지 퍼지면서, 유럽에 양배추의
사용법을 전파시켰다고 한다. 독일과 동부 유럽인들이 즐겨 먹는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가 바로 이것이라 한다. 즉 양배추를 채로
쳐서 소금을 담근 일종의 김치이다.
  쌀이나 밀을 통채로 사용한다는 것은 비타민B와 비타민C를 많이
함유한 현미나 통밀을 먹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또 양배추 기타의
채소를 절여서 먹는다는 것은 철분, 염분, 비타민C를 골고루
섭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타민B와 C를 충분히 섭취한다는
의도에서 빚어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도 건강식품으로서
정곡을 찌른 이야기라 아니할 수 없다.
  콜롬부스가 미대륙을 발견했을 당시인 1492년에도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즉 오랜 항해로 선원들이 자꾸 죽어 나갔다. 그 즈음에
푸른 육지를 발견하여 병든 선원들을 육지에 내려 놓고 육지탐사를
떠났다. 몇 달 후에 콜롬부스가 돌아오는 길에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 선원들이 모두 건강하게 살고 있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푸른 채소와 이름 모를 과일을 많이 먹은 탓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
섬을 포르투칼 말로 쿠라소우"Curasao"라 하였는데, 이것은
'치유"Cure"'를 의미한다.
  1593년 영국의 호킨스 제독도 괴혈병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하여
병사들에게 레몬과 오렌지를 공급했다고 했다.
  푸른 식물, 특히 야채를 유럽 농부들은 서바이부 그라스"Survive
grass"라고 부르고 있다.
  아무튼 양배추는 그 보관이 용이하여 겨울철에도 푸른 채소를
공급하게 되니 비타민C는 물론, 웨궤양, 위산과다증에 유효한
비타민U의 공급원이 된다.



          양파

  양파의 약효는 대체로 마늘과 비슷하지만, 여기서는 특이한 몇 가지만
부언하기로 한다.
  양파의 독특한 냄새, 종종 눈물을 유발하는 이 독특한 냄새가 실제의
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때가 있다. 막 새로 지은 집에 입주할 때
집단장으로 칠한 페인트의 역겨운 냄새는, 양파의 즙을 내어 그 냄새를
풍기면 씻은 듯이 역겨운 냄새가 가신다.
  또 이 양파의 냄새는 가래를 삭이는 작용이 있어서, 가래의 배출 및
기관지천식 등에 유용하다. 마늘의 약효와 비슷하여 비록 그 냄새는 안
좋으나, 기관지 천식은 물론, 심장병, 관절염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가
있다. 즉 항생물질 알리신의 전구물질인
사이크로알린"Cycloallin"이라는 성분이 혈관을 강화하고 노폐물화된
혈액의 응고를 방지하며, 응고된 혈괴"핏덩어리"를 용해한다. 다시
말하면 혈액을 정화하다. 이 작용을 이용하여 동맥경화나 심장병 등을
예방한다.
  또 관절의 염증이 진행되면, 관절 안에서 섬유소"Fibrin"의 앙금이
형성되는데 사이크로알린이 이것들을 분해한다. 따라서 양파는 관절염
환자의 식이요법의 식품으로서 권장할만한 가치가 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양파의 껍질을 벗겨도 계속해서 껍질이
나오므로, 양파의 속성을 영원불멸의 생명의 상징으로 생각하여
오른손에 양파를 쥐고 서약하는 벽화를 남겼다.



          오매

  여름철에는 더위에 못이겨 정신적인 자세가 이완되는 탓인지,
자칫하면 신체의 관리가 소홀해지기 쉽다. 냉장고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부패하기 쉬운 음식에 무관심하다든지, 습기가 차 있는
냉방에서 복부를 들어내고 잠을 잔다든가 하면, 위험은 언제 어디서나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여름철이면 으레 찾아오는 것이 배탈인데, 이
배탈을 극복하려고 사용했던 것이 바로 매실주이다.
  매실에는 올레아놀산, 능금산, 구연산, 주석산 등이 주성분으로 되어
있으며, 거담, 진해, 지사, 해열 등의 작용 이외에도 항균, 특히
이질균에 대한 항균작용이 탁월하다.
  매실은 건위작용이 뚜렷하여 소화불량이나 가슴 또는 배가 팽만하여
거북스러운 때도 사용된다. 이런 이유로 습기가 많은 일본에서는
매실을 도시락에 반찬을 겸해서 넣거나, 아침 식전의 차 한 잔에
넣거나 해서 이용된다. 자소엽과 함께 소금에 절여 빨갛게 물들인
이른바 '우메보시'라고 하는 일본의 매실의 활용은, 반찬을 목적으로
한다기보다 다만 한 개를 먹음으로 해서 배탈을 예방하고, 소화도
촉진한다는 뜻 더 크리라고 본다. 참으로 놀라 정도로 정확히 이용한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지혜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실주를 개발하여 그 특성을 이용한 셈이다.
생리화학적인 반응을 여기서 일일이 상술하기에는 시간과 지면의 구애
때문에 차지하기로 하고, 우선 그 특징의 하나인 신맛만을 보아도,
타액선이 자극을 받아 타액(침)의 분비가 활발해지니, 왕성한 식욕을
돋우는 것은 물론, 소화작용도 제대로 수행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서양의 민간요법에서도 역시 식욕 촉진과 갈증 해결에 사용했고, 또
최음제 즉 스테미너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이용한 사례도 있다.
  중국에 매실과 그 특효에 관계되는 유명한 고사가 있다. 즉 삼국지에
의하면, 조조가 음력 6월에 대군을 이끌고 가는데 땀이 비오듯
흘려내려, 갈증으로 더 이상 행군을 계속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을
때, 조조가 대갈 일성으로 외치기를, "듣거라, 십리만 더 가면
매화밭이다. 매화밭 그늘에서 쉬면서 마음껏 매실을 따 먹어라"고
했다. 이 소리를 들은 졸개들이 모두 입에서 군침이 돌아, 목을 축이고
행군을 계속 했다는 것이다. 이 고사에서 '상매소갈'이라는 말이
있는데, 즉 매실을 상상하니 갈증이 사라졌다는 의미이다.
  이같이 여름철에 매실주 한 잔이면, 갈증과 땀을 잠재우며, 장을
정장시켜 소화의 효과도 얻게 되는 여름철 과일이다.
  그러나 세상의 일에는 호사다마라는 경우가 있다. 매실, 매실주가
아무리 식욕증진과 소화촉진에 효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산과다증,
위궤양 따위의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금기가 된다. 그 신맛이 위를
자극하여 속말로 속을 깎으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
갑작스러운 고열로 체표가 뜨거울 때는 매실이 열의 발산을 방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해를 자초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



          오미자

  오미자에는 달고, 시고, 쓰고, 맵고, 그리고 찬 맛의 다섯 가지가 다
들어 있어서 오미자라는 이름이 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역시
신맛이며 또 이 성분이 주가 된다.
  현대 의학적이며, 신체의 쇠약에 의한 자율신경계의 실조, 즉 자한,
도한, 장관의 유동운동 및 분비 항진에 의한 설사, 근육의
긴장저하에서 오는 무기력, 괄약근의 기능저하에서 오는 탈항 자궁탈과
같은 증상들을 개선하는데 오미자가 활용될 수 있고, 또 땀이나 정액
따위가 인체에서 빠져 나가는 것을 막아 주는 작용을 고삽작용 이라고
하는데, 이 고삽작용을 오미자가 훌륭하게 해낸다. 따라서 여름철에
오미자는 차로서 또 약재로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주로 추위를 타면서 자주하는 기침, 폐나 신장의 허약에서 오는 기침
등의 해소, 또는 유정 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옛날부터 허한
치료제로서 사용해 왔다. 또 하체가 냉하고, 이로 안한 만성 설사에도
이용해 왔다.
  한편, 한랭에 의한 증상 뿐만 아니라, 더위로 인하여 원기가 소모된
나머지 몸이 나른하고 땀을 많이 흘려서, 마치 일사병에 걸렸을 때처럼
근육이 무기력해질 때, 오미자를 차로 만들거나 또는 맥문동, 인산"인삼
대신 담상도 좋다" 등과 함께 생맥산을 만들거나 해서 복용할 수 있다.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선수들도 오미자를 잘 이용하면
고삽작용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오미자의 이용으로써 지금은 그리 흔하지 않지만, 오미자 넝쿨을 달인
물에 머리를 감으면 윤기가 흐른다고 해서 옛날에는 민간방으로 많이
이용한 것 같다.
  또 잎의 뒷면에 털이 없던 것을 개오미자라 하여, 어린 순을 나물로
무쳐 먹었는데, 이 나물을 먹으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게
된다고들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상과 같이 효험이 있는 오미자라도 열증의 해소나 호흡곤란,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에는 그 사용이 금기로 되어 있다.



          오이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오이는 여름의 신호였다. 비닐하우스의
덕택으로 대부분의 채소가 사시사철 나도는데 제철을 잃고, 제멋을
잃고 아울러 제맛도 잃었다. 제철에 강렬한 햇빛을 받으며 결실한
오이, 아침 이슬을 온몸에 받아 반짝이는 싱싱한 오이는 한 마디로
멋이 있다. 그러나 비닐하우스에서 연약하게 자란 오이는 그 맛과
영양가에 있어서 도저히 자연 재배의 오이를 뛰따르지 못한다.
  오이에는 수분, 지방, 섬유질, 회분, 당질, 칼슘, 인, 철, 비타민A, B1,
B2, C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다. 그러나 그 많은 성분에도 불구하고
영양가는 그다지 높지 않다. 주요 성분은 당질, 판토텐산, 펙틴 등이고,
단백질은 거의 없으며, 무기질로서는 인산, 칼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비타민C도 들어 있지만 다른 과일에 비해 희소한 편이다. 따라서
오이는 비타민과 무기질의 공급원으로서 중요하기는 하나,
영양가보다는 구미를 당기게 하는 기호식품의 일종이라 하겠다.
  오이의 색깔은 엽록소에서 나오는 것이고, 오이김치나 오이소박 등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생성된 산에 의하여 엽록소가 분해되기
때문이다.
  오이 냄새는 오이 알코올 성분의 냄새인데 신선한 느낌이다. 또
오이꼭지의 쓴맛을 쿠퍼타파신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건조가 심하거나
또는 저온인 기후에서 생육이 나쁠 때 생긴다고 한다.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고 땀띠가 나며, 속이 더워 입맛이 없을 때
오이를 먹으면 수분대사를 조절하는 이뇨 작용이 발동한다.
  오이는 또 소화불량에도 사용된다. 각기 증상으로 종아리가 붓고 저릴
때 넝쿨을 삶아 마시는 민간요법이 있다.
  더운 여름철에 어린이들의 보드라운 살에 땀띠가 솟을 때
오이줄기에서 받은 생즙을 바르면 효과가 있고, 또 생즙은 남성들의
면도 후나 여성들의 피부 미용에 미안수로 이용되기도 하며 특히
해수욕으로 거칠어진 피부에도 이용된다고 한다.
  또 갈증이 심할 때는 줄기를 달여서 차 대용으로 마시는 이열치열
요법도 있다.
  결국 오이는 입맛을 돋우고 소화불량에도 좋지만, 과식하면 너무
냉해서 역효과가 나타날 수가 있다. 오이는 성질이 냉하기 때문에
과식하면 오히려 소화불량이 되는 수도 있으니 유의하기 바란다.



          옥수수

  옥수수는 화본과에 속하는 1년생 식물이다. 원산지는 미국이며,
콜롬부스에 의하여 미대륙으로부터 유럽으로 전해지고, 차츰
전세계적로 전파되었다.
  옥수수는 종류가 많지만 다음의 것들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1. 감미종: 이것에는 당분이 많고, 단백질이나 지방이 다른 종류에
비하여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굽거나 쪄서 먹기도 하고, 수프, 부침개
혹은 떡 등의 요리용으로 주로 이용된다. 중국요리에서 디저트 코스에
옥수수 죽이나 옥수수미음이 나오는 일이 있는데, 이것 또한 별미라고
한다.
  2. 폭열종: 튀겨서 먹기 좋은 팝콘의 원료가 되며, 소화가 잘 되는
장점이 있다.
  3. 유종: 끈기가 많아서 떡이나 과자의 원료로서 적합하고 사료, 공업용
원료로써 그 용도가 매우 넓다.
  옥수수는 녹말이 많고 또 그 질이 좋기 때문에 술을 빚거나 과자의
원료 등 가공식품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과 라이신을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영양상으로 보면 불완전한 단백질이어서 영양가는 좋지
않으나, 쌀에 부족한 트레오닌이나 유황 함유의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쌀과 함께 혼식하면 좋을 것이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대용하기도 하는 남아메리카 사람들은 만일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았더라면, 피부병에 시달렸거나 발육 성장에 지장이 있었을
것이다.
  옥수수의 단백질은 겉껍질 속의 각질층에 많고, 옥수수의 배아에는
양질의 지방이 집중돼 있고, 또 오레인산, 리놀산, 레시틴, 비타민E
등이 많이 들어 있다.
  민간요법으로서 부종이 있는 신장염 환자들에게 죽을 쑤어 먹이기도
하고, 옥수수 수염을 달여서 먹이기도 한다.
  재미있는 일로는, 미국에서도 민간방으로서 옥수수 기름을 1일 3__4회
마시면 천식이나 편두통이 제거된다고 하고, 건선이나 지루성습진,
심지어는 다래끼가 자주 날 때도 이용한다고 한다. 또 발모 촉진이나
호발제로도 이용되고 있다.
  옥수수를 볶아 우려내 차 대신 마시면 소화 촉진과 이뇨 작용이
있으며, 고혈압 환자도 오래 복용할 수 있다.
  또 우리의 민간방법에서는 옥수수뿌리를 달여 마시거나, 줄기 속을
씹어 생즙을 마시면 주독을 풀어준다고 하여 할머니나 아낙네들이
정성을 아끼지 않았고, 또 여름철에 더위를 먹었거나 체했을 때
이용하고 있었다.
  산간지역 밭이 많은 곳에서 소년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옥수수 밭에
들어가서 이삭이 안 달린 옥수숫대를 꺾어, 빳빳한 껍질을 벗기고 속을
씹어 단맛과 함께 생즙을 빨아먹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때 좀 많이
먹었다 하면 오줌이 자주 마렵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뇨 작용의 효력을
발휘한 탓일 것이다.
  아무튼 쌀에 없는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옥수수인지라 보리차,
밀가루빵 대신에 옥수수차, 옥수수빵을 많이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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