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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약에 대한 이야기

  임신의 시작一약은 언제부터 주의해야 하는가 

  우리는 좀 모자라는 듯한 사람을 보고 "너는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 다 못 채우고
나왔냐?"라며 놀려 댄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자라면 이
세상에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때의 열 달이란 날로 쳐서 280일, 그러니까 한 달을 30 일로 잡으면 9개월
하고 10일이다. 28일을 한 달로 생각하는 이유는 여성의 생리 주기가 28일인 것과 밀
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사실 280일이란 수정된 날로부터의 기간이 아니라 수정에 필요한 난자가 배
란을 위해 난소에서 준비될 때부터의 기간이다. 여성의 난소는 배꼽의 양쪽 아랫배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난자를 배출하고 있는데, 한 쪽에서 배란하는 기간은 2개월마다이
고 그것이 좌우 교대로 배란하기 때문에 배란이라는 현상은 한 달에 한 번꼴이 된다.
  배란된 난자가 수정되지 못하면 배란된 지 24~48시간 이내에 변질되어 대하(냉)와
섞여 자신도 모르게 질을 통해 배출된다. 한편 난자가 수정되어 수정란이 되었을 때를
그것이 착상할 수 있도록 자궁내막은 증식하여 두터워지는데, 만약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난 자가 배출되어 버리면 증식된 자궁내막은 떨어져 나가게 되어 생리 현상이 일
어난다.
  이렇게 한쪽에서 배란된 난자가 배출된 후 자궁 내막이 떨어져 나가는 생리현상(월
경)이 시작되면, 나머지 한 쪽의 난소에서는 새롭게 임신을 위해서 또 하나의 난자를
성숙시키려고 원시난포가 준비된다. 우리가 임신 기간을 280일로 잡는 첫 기준은 원시
난포가 준비되는 날, 즉 그 전 달에 증식된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가는 현상으로서의
생리가 시작되는 날이다. 그래서 임신여부를 알기 위해서 산부인과를 방문하면 간호사
가 제일 먼저 물어 보는 것이 마지막 생리의 시작일이다.
  원시난포가 준비되기 시작하여 14일이 지나면 난포와 그 속에 있는 난자는 성숙해져
서 난자가 난소에서부터 배출되는데, 이때 난자가 정자를 만나게 되면(보통 나팔관에
서 만난다) 수정란이 되어 사실상 임신에 돌입하게 된다. 따라서 엄밀하게 임신의 기
간을 따진다면 280일에서 14일을 뺀 266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9개월이 약간 모자
라는 기간이다.
  전자현미경을 통해서 수정란을 보면 '천천히 자전하면서 나팔관을 빠져 나와 수정된
지 6~7일 사이에 착상하기에 적당한 자리를 골라서 가장 좋은 곳에 안착'하게 된다(이
때 자궁의 어떤 사정으로 인해 나팔관을 제대로 빠져 나오지 못해서 수정란이 나팔관
에 착상되면, 모체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는 자궁외임신이 된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서 우리는 수정란이 착상된 상태를 '정식으로 임신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때가 바로 '임신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
체에서 태아가 자라는 기간은 약 260일이 되는데, 여기에서 우리의 관심 즉 약을 주의
해서 사용 해야 하는 기간도 260일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수정이 되었다고 해서
모두 임신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수정란이 착상을 하지 못하여 불임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공 수정의 경우는 착상의 여부가 성공과 실패를 가름짓고
있다.
 

  태아와 모체의 연결-어린 생명에게 독한 약을 먹이지 말자 

  예로부터 탯줄은 인간의 질긴 생명력으로 비유되어 왔다. 그만큼 탯줄은 우리 인간
의 생명의 근원으로 인식되어 오고 있으며, 사실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정란이 수정된 지 6~7일이 지난 후에 자궁내막에 착상하여 탯줄이 형성되면, 그때
부터 259~260일 동안 탯줄을 통해 태아와 모체는 연결된다. 태아와 모체를 연결시키고
있는 탯줄은 엄밀히 말하자면 혈관 즉 핏줄이다. 탯줄은 착상된 곳에 있는 모세혈관이
점점 굵어져 태아에게 영양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된 것이다. 이 세상
의 어떤 사람도 어머니 뱃속에서 자랄 때 탯줄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호흡마저도 전
적으로 어머니에게 의지하는데, 그 증거인 배꼽은 죽을 때까지 남는다.
  탯줄에는 한 가닥의 정맥과 두 가닥의 동맥이 통하고 있어, 어머니로부터의 유용한
혈액은 정맥을 타고 들어오고, 태아에게서 배출되는 노폐물이 포함된 혈액은 동맥을
통해 내보내게 된다.
  어머니 뱃속의 태아는 어머니의 핏속에 들어 있는 영양분을 먹고 자란다. 어머니가
과일을 많이 먹으면 태아도 과일을 많이 먹은 것과 같게 된다. 어머니가 단백질을 많
이 섭취하면 태아도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과 똑같아서 그렇지 못한 태아보다 체
력면에서 유리해진다. 어머니가 술을 마시면 태아도 술을 마시는 것과 같게 되고, 담
배를 피우면 태아도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게 된다. 다른 음식들과 달리 술이나 담배
는 해독 작용을 하는 간을 거치면서 당장 인체에 큰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태
아의 간은 이제 막 생기 기 시작했거나 이미 생겼다 하더라도 모양만 갖춰져 있을 뿐
그 기능은 전혀 없기 때문에, 태아는 어머니에 의한 술이나 담배의 독을 피할 길이 없
어진다.
  특히 어머니가 담배를 피우게 되면 담배의 작용에 의해 탯줄 속의 혈관이 긴장되어
태아에게로 가는 영양의 유통이 힘들어진다. 따라서 술이나 담배는 마시고 피우는 어
머니보다는 태아에게 그 위험이 훨씬 복합적이고 크게 나타난다.
  그리고 약은 술이나 담배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아무리 약을 모체에게 적당한 양만
큼 사용했다 하더라도 태아에게는 과잉으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신할 가능성
이 있는 여성이 피임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언제나 임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살아
야 하며, 약, 술, 담배, 그리고 X-선 검사 등은 항상 임신을 고려한 후에 행동으로 옮
겨야 한다.
  그러나 만약 생리 예정일 전에 약을 복용했는데, 생리가 없어서 임신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약 때문에 유산을 한다든지, 약 때문에 기형아가 태어날까를 염려하여 지나
친 걱정을 하지는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만약에 임신을 했다 하더라도 생리 예정일 1
주일 전까지는 아직 수정란이 착상되지 않았고, 생리 예정일을 앞둔 1주일 동안은 수
정란이 착상은 되었어도 모체로부터 본격적으로 영양이 공급되지는 못하고 수정란의
자체 분열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때에 어머니가 약을 먹었다 하더라도
태아에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실제로 어머니가 사용한 약이 태아에게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임신
후 27~67일 가량이다. 따라서 생리 예정일 지났는데도 임신의 가능성을 고려치 않고
약을 복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아니 그 이전에 임신을 준비하면서 피임을 하지 않
는 여성이라면 자신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몸가짐을 조심하고 약이 필요없도록 주의해
야 할 것이며, 부득이 약을 사용해야 할 경우라면 의사나 약사와 반드시 의논을 해야
한다.
 

  어머니가 먹은 약이 태아에게 치명적인 예들 

  1961년 11월 서독 함부르크 대학의 소아과 과장이었던 렌츠 박사는 끔찍하고 놀라운
사건을 발표하였다. 임신중에 탈리도마이드라는 새로 발명된 수면 진통제를 먹은 산모
가 양팔이 없고 손이 어깨에 붙은 기형아를 낳았다는 것이다.
  산모들이 탈리도마이드를 먹은 이유는 입덧이었는데, 입덧이 너무 심해서 괴로울 때
아예 수면 작용이 있는 탈리도마이드를 먹고 푹 자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
다. 탈리도마이드를 생산한 제약회사가 '부작용이 없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약'
이라고 과대 광고를 해서 믿고 복용했음은 물론이다.
  이것이 이른바 '탈리도마이드 사건'이다. 생각만 하여도 끔찍한 양팔이 없는 기형아
(의학 전문 용어로 '포코멜리아'라고 한다)가 서독에서만 10만 명이 태어났고, 이 약
을 수입해서 사용하던 영국, 프랑스, 일본 등 20여개 국에서도 숫자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기형아가 태어났다. 다행히도 우리 나라에는 그 약을 들여오기 전이어서 아무 피
해도 없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하여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먼저 약의 안전성
을 요구하게 되었다. 더욱이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산모일 경우에 태아에 미치는 영
향, 즉 기형아를 낳게 하는 성질인 최기성이 있는가에 대해서 철저하게 연구하게 되었
다.
  연구결과 태아에 나쁜 영향을 주는 약은 탈리도마이드말고도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
이 점차 알려져서 임신중인 어머니들은 함부로 약을 사용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사
실이 확실해졌다.
  약은 특수한 용도를 위해 먹게 되므로 약이 몸에서 가는 곳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질병이 발생한 부분에서 통증과 같은 강한 신호를 보내 약이 그 부분
에 더 많이 집합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한 원리는 약의 성분이 목표하는 부분에
모이기 쉽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을 먹은 임신중인 어머니의 아픈 부위의 조직과 태아의 신체 조직중 어느
부분이 닳아 있다면 자연히 태아에게도 많은 양의 약이 이동해서 병이 든 부분이 아니
어도 강한 작용이 미치는 결과가 나타난다.
  태아에게 나쁜 약의 종류는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약에는 진
정제, 진통제, 항생제 등이 있다. 특히 탈리도마이드 같은 진정제 계통은 그 구성상
태아에게 치명적으로 제조되어 있다.
  진정제는 대개 뇌조직 안에 쉽게 들어가고 오래 잔류하여 진정 효과를 장시간 유지
하도록 만들어져 있는데, 사람의 뇌조직은 인지질등 지방이 많은 조직이므로 진정제는
지방조직에 오랫동안 체류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태아의 몸을 구성하는
조직에도 지방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임신한 어머니가 진정제를 복용하면 태아
에게도 진정제가 유입되고 계속 쌓여 기형아를 낳게 되는 것이다. 즉 태아는 진정제에
의해서 오랫동안 취한 상태에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진통제 중에도 통증을 지각하는 뇌를 마비시키도록 작용하는 종류들(마
약성 진통제)은 진정제와 같은 기전으로 태아에게 매우 위험하다. 또한 감기약에 들어
있는 항히스타민제 역시 뇌에 작용하는 약으로 태아에게 위험하다.
  한편 입덧이 심할 때 사용하는 진토제는 진정제와 마찬가지로 뇌의 구토중추를 억제
하고 소화관의 역류를 조종하는 작용이 있는데,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된 진토제는 때
때로 태반에 강한 자극을 주어 출혈을 유발하거나 자극에 의한 유산 같은 부작용을 일
으키기도 한 다.
  항생제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항생제 편에서 언급했지만, 대부분의 항생제는
임신중에 사용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특히 단백질 합성을 저
해하는 작용이 있는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면 태아가 기형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임신을 하게 되면 변비가 심해지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 무심코 사용한 변비 치
료약 중에는 대장을 자극하여 배변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있다. 이러한 변비약
은 모체의 골반내장기에 울혈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변비라고 해서 함부로 약을
먹을 것이 아니라 우유나 물, 과일을 많이 먹고 변을 보는 습관을 형성하도록 노력해
야 한다.
  특히 평소에 약을 사용하는 습관이 있는 여성의 경우, 자신이 임신 연령이면서도 임
신이 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임신 초기 즉 임신 3개월까지의 기간은 태아의 세포분열
이 왕성히 일어나고 주요 장기가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약의 종류에 따라서는 사소한
부작용이 원인이 되어 유산이 되거나 선천적인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임신 연령의 여성은 언제나 약을 조심하여야 한다.
 

  그러나 어머니의 병이 더 치명적이다 

  앞에서 임신중에 어머니가 약을 복용했을 때 태아에게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해서 언
급하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임신한 어머니 가 매우 심한 증상의 질병으로 앓고
있는데도 태아만을 생각해서 약을 먹지 않은 채 무턱대고 견뎌 내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도 좋지 않다. 그러면 어머니뿐 아니라 태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낳
게 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모체가 감기에 걸리면 태아에게 영향을 주는데, 심한 경우 심장판막증등
을 일으켜 선천적으로 심장에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날 수도 있다. 이렇게 모체뿐
아니라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질병에는 감기 외에도 신우신염과 같은 요
로감염증, 양수감염, 풍진 등의 급성 전염병, 폐결핵, 담낭염 등이 있다.
  이상과 같은 질병들은 모두 어머니에게 발열을 일으키므로, 임신했을 때 몸에서 열
이 있으면 참고 기다리기보다는 빨리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럴
때 치료제를 제대로 쓰기만 한다면 약의 부작용을 너무 겁내지는 않아도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태아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약을 필요로 하지 않는 생활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질병에 시달리
고 있는 모체는 할 수 없이 약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그것마저도 거부하겠다는 단
순한 생각으로 약의 부작용을 막으려고 한다면, 병의 증상만 더욱 악화되거나 아니면
병이 길어지거나 해서 모체의 질병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주게 되어 더욱 나쁠 수도
있다.
  그러면 임신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을 알아보자. 임신중에 사용
할 수 있는 약과 사용할 수 없는 약을 구분하는 방법으로 A, B, C, D, E 효능군 분류
방법이 있다. 이들 중에서 A 나 B군은 임신중에 사용할 수도 있는 비교적 안전한 약들
이고 C, D, E군은 임신 중에 절대로 사용할 수 없는 약들이다.
  그렇다고 어떤 약들이 A나 B군에 들어 있는지 자세히 알 필요는 없지만 A, B군중에
서 임신했을 때 가장 걸리기 쉬운 질병에 사용되는 약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소화불량: 소화 효소제(상품명:훼스탈, 베스타제, 제스탄)
  설사, 변비:유산균제제(상품명:락테올, 미아리산, 메디락)
  두통, 치통, 근육통: 아세트아미노펜(상품명: 타이레놀, 스파맥)
  콧물: 졸리지 않는 항히스타민제 (상품명: 지미코 )
  가래: 브롬헥신 (상품명: 비졸본)
  염증: 페니실린계 항생제(상품명: 펜브렉스, 아모넥스, 펜그로브 등)
  물론 임신했을 때는 이상의 약들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병이 들었는데도 무턱대고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여기서 말한 약들은 우
리들이 접할 수 있는 약들 중에서 비교적 안전한 성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임신했더
라도 사용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되면 사용할 수도 있게 분류되어 있는 것이다.

  입덧과 이에 사용되는 약 

  그러면 임신한 거의 모든 어머니가 겪게 되는 입덧과 임신중독증에 대해서 알아보고
그에 대한 올바른 대책도 함께 찾아보자. 입덧과 임신중독증은 임신이라고 하는 양성
의 신생물에 대해서 모체가 반응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임신이 계속되는 한
이 반응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된다. 그러나 양성의 신생물이기 때문에, 또한 자기 자
신의 몸에 잘 합치하는 성격을 지닌 신생물이므로 임신이 진행되어 가면서 익숙해져
차츰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임신 5~6주경부터 나타나는 메슥거움, 구역질, 식욕부진, 입맛의 변화, 타액증
가 등을 통틀어 입덧이라고 하는데, 입덧은 전체 임산부의 50~80% 정도에서 나타나고
처음 임신한 어머니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또 쌍둥이를 임신하였을 때 특히 심하
다.
  입덧의 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날 때는 이른 새벽등 공복시이며 모체가 임신이라는
이상의 상태에 익숙해져 가는 임신 14~16주가 되면 대개는 멎게 된다. 그런데 입덧이
너무 심하여 소변 속에서 '케톤체'가 검출될 때도 있고, 입덧이 일어나는 기간이 너무
길어 태아를 출산할 패까지 입덧으로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소변에서 케톤체가 검출
되면 그
치료를 위해 포도당 주사(흔히 링게르라고 한다)를 맞거나 비타민을 먹기도 한다. 입
원해서 치료받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입덧이 발생되는 가장 큰 원인은 '자궁 벽에 붙어 있으면서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
는 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태반'의 융모 조직에서 분비되는 '고나도트로핀'과 같은 물
질 때문이다
  이러한 입덧의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10년 전까지만 해도 진토 제나 진정제를 사
용하기도 했었으나, 그에 의한 부작용이 계속 밝혀지면서 지금은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하고 최악의 경우에 포도당 주사, 비타민 공급(특히 비타민 B6가 효과적임이 밝혀졌
다), 그리고 영양수액 주사를 이용하여 모체와 태아를 보호하기도 한다.
  한편 일본의 의사들(일본에는 한의사가 없다)은 입덧에 한약을 처방하기도 하는데,
물론 한약에도 부작용이 있지만 양약의 A, B군에 해당될 정도로 순한 약들을 여기에서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1 증상이 매우 가볍고 건구역질 정도에는 계지탕
  #2 구역질이 있으면서 목이 마르면 오령산
  #3 심장이 두근거리고 어지럽고 구토가 심할 때는 소반하가복령탕
  #4 체력이 떨어지고 구토가 심하고 배의 힘은 약한데 명치가 단단 할 때는 건강인삼
한하환
  #5 명치가 답답하고 식사 후에 체한 것 같지도 않은데 토하며 목구멍에 무엇이 걸려
있는 것 같을 때는 복령음합반하후박탕
  일본에서 이상과 같은 한약을 쓰는 것과는 달리 우리의 전통적인 민간요법에서는 연
근을 이용한다. 연근에는 '네룸빈' '누훼린' '로투신' '알메타빈' '당분'과 같은 성분
이 들어 있어 식용으로도 많이 이용되어 왔는데, 입덧을 가라앉히기 위해 사용할 때는
연근을 갈아 즙을 내어 하루에 반 컵씩 마시는 것이 좋다.
 

  임신중독증과 이에 사용되는 약 

  임신중독증은 입덧과 마찬가지로 임신이라는 양성의 신생물에 대한 모체의 반응이라
고 볼 수 있다는 것을 앞에서 이미 말하였다. 그런데 입덧이 임신 초기에 일어났다가
차차 적응해 가는 것과는 달리 임신중독증은 임신 말기 즉 임신 8개월에서 10개월 사
이에(임신 28주 이후) 많이 발생한다.
  임신 초기에 임신이라는 신체의 변화에 대해서 몸이 적응해 가더라도 임신 말기에
이르면 태아가 점점 커지고, 달걀만하던 자궁이 박덩이같이 커진다. 그 결과 신장이나
혈관이 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여 임신중독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임신중독증의 뚜렷한 증상에는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고, 소변을 통해 단백질이
빠져 나오는 등의 세 가지가 나타난다. 이러한 임신중독증의 위험이 높은 여성은 특히
쌍둥이를 임신하였을 때, 유전적으로 고혈압의 가능성이 높을 때, 만성신장염이나 당
뇨병 등의 합병증이 있을 때 등의 경우이다.
  우리가 쉽게 임신중독증을 판단할 수 있는 증세는 임신한 어머니의 정강이 앞을 손
가락으로 누르면 움푹 들어가서 잘 복귀되지 않는 것이며, 그 밖에 손이 뻣뻣해지고
저리며 1주일에 500g 이상이나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 등인데, 이럴 때는 빨리 병원에
서 임신중독증 여부를 진단 받아야 한다.
  임신중독증을 치료하는 약으로는 고혈압 치료제, 이뇨제, 강심제, 경련 예방제 등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약들은 태아에게 미칠지도 모르는 나쁜 영향을 고려하여 신
중히 투여하게 된다. 전문의의 판단 없이 사용할 수 없는 약들이다.
  임신중독증에 걸렸을 때 임신한 어머니가 취해야 할 행동은 몸과 마음을 안정하고
가급적 똑바로 누워서 지낸다. 식이요법으로는 소금을 조금만 섭취하고 고단백, 저칼
로리 음식을 먹어야 하며 동물성 지방은 먹지 말아야 한다. 또 당분도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임신중독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태아 발육 지연, 태아 가사, 태아 사망 등 태
아에게 치명적인 상태를 초래할 뿐 아니라, 임산부 사망률이 가장 높은 위험한 질병으
로 이어진다. 또한 무사히 태아를 출산하게 되더라도 모체의 신장에 오랫동안 해를 끼
치게 된다.
  이렇게 위험한 임신중독증은 특히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평소에 혈압
이 높거나 신장에 병이 있는 여성은 임신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며, 일단 임신하
게 되면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음식물 섭취에 유의하고 심신의 안정과 휴양을 충분히 취하여 임신 이외의 스트레스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일본의 의사들이 임신중독증에 처방하는 한약을 참고로 소개하겠다.
  #1 빈혈과 냉증 그리고 어지러움과 두통이 있으면서 배꼽의 양쪽 아랫배가 단단하고
또한 통증이 있을 때는 당귀작약산
  #2 목이 마르고 물을 많이 먹는데도 오줌은 잘 안 나오며 땀을 잘 흘리고 구토가 있
을 때는 오령산
  #3 땀이 국고 허리 아래가 무거우며 부종이 심할 때는 방기황련탕

  건강한 어머니에 건강한 태아가 

  어머니 뱃속에 있는 태아에게는 어머니가 우주요, 자궁이 환경이요, 탯줄이 생명줄
이다. 즉 태아가 정상적이고 건강하게 자라나서 완전한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는가 어
떤가는 어머니의 모든 조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유전적으로 특히
아버지의 유전자 이상으로 이미 어떤 결함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부모도 어찌할 수 없는 유전적 소인으로 이상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 예를 들어
대머리, 혈우병, 주근깨, 색맹, 간질과 같은 이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현대 의학기술
로 개선이 불가능한데, 그러한 종류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태아 이상은 어머니의 건강
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앞에서 임신한 어머니가 약을 복용하면 태아에게 어떻게 위험을 초래시키는가
에 대해서 언급하였지만, 가장 좋은 것은 임신했을 때 병이 들어도 태아를 위해 참고
약을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예 아프지 않아서 약이 필요없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
요한 생활 태도이다.
  평소에 감기, 신경통, 불면증 같은 증상에 시달리는 여성이 임신을 하여 약이 태아
에게 나쁘다고 약을 먹지 않고 견뎌 낸다고 하더라도, 평소에 감기 한번 안 걸리고 치
통 한번 앓아 보지 않은 여성이 임신했을 경우와 비교하여 '어느 쪽의 태아가 좋은 영
양을 공급받고 어머니의 면역체를 많이 받아서 세상의 각종 병균들을 잘 막아 낼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그 답은 분명하다.
  따라서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여성은 아들인지 딸인지, 몇 월 며칠에 낳아야
좋은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갖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자신의 몸에
더 많은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에게 평생 간직될 재산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임신한 어머니가 임신 3개월 이내에 풍진에 걸리면 기형아, 특히 심장병,
신장병, 백내장, 난청 등 선천성 기형아가 태어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임신하기 전의
모든 여성은 자신이 풍진에 면역성이 있는지를 검사하여 면역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예방 주사를 맞아서 임신했을 경우에 걸릴지도 모르는 풍진을 미리 막아야 한다.
  한편 생후 6개월까지의 아기는 스스로 면역력을 키울 능력이 없기 때문에 어머니 뱃
속에서 받은 면역력으로만 각종 병균과 싸워야 한다. 이러할 사실로 미루어 보더라도
임신한 어머니가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약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아예 병
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많은 면역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한 노력이 선행된 후에 태교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어머니에게 갖추어진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일본 속담에 '가을 가지는 며느리에게 먹이지 말라'라는 속담이 있
다. 이 말은 가을 가지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알칼로이드'라는 약의 성분이 몸에 자
극을 줄 수 있고, 더욱이 며느리는 임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태중의 아이를
생각해서 전해져 내려오는 속담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옛부터 임신중에는 약을 써서는 아니될 뿐 아니라 음식도 가려 먹
어야 한다는 금기사항이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현대 의학적으로 보면 근거 없는 금기사항도 많지만(예를 들어 임산부가 닭고기를
먹으면 닭살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는 등의 금기사항), 하나하나씩의 근거를 따지기
전에 그에 담긴 어머니와 태아에 대한 존중 사상을 우리가 계승하는 데에 의의가 있을
것이다.
 

  피임약에 대한 오해 

  약국을 찾는 젊은 주부들 가운데는 '지난 달 생리가 없는 걸로 봐서 아무래도 임신
한 것 같은데, 피임약을 먹고 생리를 하면 임신이 중단되는 거 아니냐?'며 피임약을
찾는 경우가 가끔씩 있다. 아마도 피임약을 사용하면 임신이 안 된다는 사실이 언제나
적용된다고 오해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행동인 것 같다.
  먹는 피임약은 임신을 위해서는 가장 기본 조건인 '난자가 배란' 되는 것을 억제하
여 임신을 막는다. 먹는 피임약 속에는 모체가 임신을 하게 되면 분비를 증가시키는
호르몬이 들어 있다. 그래서 피임약을 먹게 되면 임신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
신했을 때와 같이 임신호르몬이 몸 속에 존재하게 된다. 그러면 난소에서는 모체가 임
신한 것으로 착각하고 난자를 성숙시키지도 않고 또한 배란시키지도 않게 되는 것이
다.
  따라서 만약 임신이 된 다음에 임신호르몬이 들어 있는 피임약을 먹으면 임신이 중
단되지는 않는다. 만약 생리가 없어 임신인 것 같은 생각이 들면 임신진단시약으로 확
인하여 임신 여부를 가려 볼 수는 있지만, 임신이 확인되었을 때 먹는 약으로 임신을
중단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리 나라의 여성 가운데는 이렇게 피임약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
다. 그러한 잘못된 지식이 사전 피임을 철저히 하지 않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피임약 먹으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 나라가 낙
태의 천국이라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특히 모성보호를 위해서도
그러한 잘못된 현상을 고쳐야 한다.
  그런데, 혹시 그렇게 낙태가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잘못된 피임 상식 때문은 아닌
지? 그러면 여기서 먹는 피임약을 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먹는 피임약은 한
단위의 분량이 21정으로 되어 있다. 피임약을 먹기 시작하는 날은 생리 첫 날이다(이
날은 제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날 수도 있으므로 각 제품의 설명서를 잘 읽고 사용해야
한다) 복용 방법은 매일 1정씩 21일 동안(3주 동안) 복용하고 7일 동안(1주 동안) 쉬
었다가 다시 21일 동안 복용하는 것을 반복한다. 생리는 약을 쉬는 시기에 시작되어
그 사이에 마치게 된다. 복용 날짜 세는 방법은 주 단위이므로 복용하기 쉽게 되어 있
다. 복용 시간은 취침 전인데, 만일 잊어 버렸을 때는 늦어도 다음날 아침에 전날분을
복용하고 그 날 밤에 또다시 1정을 복용하면 피임에 실패하는 일이 드물다.
  그러나 먹는 피임약은 사람에 따라서는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특히 호
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거나 간장병이 있거나 자궁암, 유방암 등이 있을 것으로 의심스
러울 때에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피임약을 먹으면 마치 임신했을 때와 같
은 입덧 증상의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럴 때는 비타민 B6를 다량 복용하면 그
런 증상이 없어지므로 이용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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