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llow my blog with Bloglovin FraisGout: 서유기

서유기

(서유기)
    작가: 오승은(1500--1582)

중국 명대의 오승은이 이전의 자료를 취합하고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편찬한 소설로, 삼장법사 및 손오공 등이 81종의 고난을 겪으면서
불경을 가져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무한한 중국적인 상상력과 낭만적 정신이 나타나 있는 중국 최초의 소설이다. 작가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이성과 낭만감성의 대표적인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사실은 이들의 성격이 한 인간의 내면에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서유기의 성립과 저자
중국의 소설들이 대개 그렇듯 이 소설도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당나라 태종 때 현장삼장(596--664)이 서역을 거쳐 인도에 가서 전후
17년 동안에 100여 나라를 순방한 끝에 600여 부의 산스크리트 어 불교경전을 중국으로 가지고 돌아와서 여행기 (대당서역기)를 지었다. 이
여행이 얼마나 고생그러운 것인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아서, 당나라 말엽(7세기 이후)에는 이미 그것을 신비스럽게 전설화시킨 설화까지
민간에서 생겨났다.
그것은 시대와 더불어 꼬리가 붙어서 자꾸 늘어났는데, 오늘날 남아 있는 최고의 텍스트는 (대당삼장취경시화) 3권으로 남송말기의 것으로
보인다. 문장이 예스럽지만 줄거리가 간단하여 (서유기)의 축소판 같다. 손오공도 후행자라는 이름으로 활약하고, 사오정도 심사신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원말이 되어 거기에 살을 더 붙인 이야기로 된 책이 간행된 듯하며, 그 단편이 명나라의 (영락대전) 속에도 들어
있는데, 여기서는 후행자도 다시 손오공이란 이름으로 바뀌어 있다. 또한 원대에는 이 이야기가 극에 도입되어 양경현의 (서유기잡극) 같은
것이 생겨났다.
저자 오승은은 이들 민간에서 발달된 설화를 근거로 삼아서 100회의 장편소설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오승은의 조부는 학관벼슬을 지냈으나
부친대에 와서는 몰락하여 소상인이 되었던 가정에서 출생했다. 그는  영민하여 많은 책을 읽었으며 붓을 들면 시문이 이루어졌으나
과거에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43세 때 어머미가 늙고 가정이 가난하여 조그만 벼슬을 했을 뿐 글을 팔아 자급자족하는 청빈한 생활을 했다.
이런 생활경력은 그로 하여금 당시 민중들이 당하는 질고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했다. 그리고 그는 이런  민중의 불행은 모두 지배층이
조성한 것 임을 알고 일찍이  사악한 것을 베는 칼 을 휘둘러 나라와 인민을 해치는 악당들을 없애버리려고 했으나 힘이 모자람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낙담하지 않고 영웅과 호걸들에게 백성을 안정시키고 나라를 보호할 희망을 기탁했다. 이런 사상을 갖고 있는데다가 어려서부터
야사나 신화 이야기를 즐겨하던 그는 중년시절에 지괴소설 (우정지)(제목만 전해짐)를 썼고, 만년에는 (서유기)를 써서 당시 사회의
암흑성을 폭로, 풍자한 동시에 그에 대한 반항자의 형상을 부각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유가의 봉건사상이 있었고 작가의 이러한 극적인
사상은 그의 작품세계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 주요 등장인물
손오공: 화과산에서 태어난 돌원숭이로 5백 년 동안 오행산 밑에 까려 있다가 불경을 구하기 위해 천축구에 사는 삼장의 제자가 된다.
저팔계: 천궁의 천봉원수로서 월궁의 상아를 건드린 죄로 하계에 태어난다. 입이 뾰족하고 이빨이 삐져나온데다 귀가 커서 돼지의 모습이다.
사오정: 천궁의 권렴대장으로 죄받아 하계로 내려와 유사하의 요괴가 된다. 관세음보살의 가르침을 받아 삼장이 제자가 된다.
삼장법사: 전생에는 여래의 제자인 금성장로였으며 천축으로 불경을 구하러 떠난다. 후에 정과를 얻어 전단 공덕불이 된다.

  * 주요 내용
이야기는 3부로 나누어진다. #1 손오공이 천궁에서 심술궂게 행동하는 이야기(1--7회) #2 당태종이 지옥을 순례하는 이야기(8--12회) #3
삼장법사와 3종자가 인도를 향해가는 도중에서 만난 81가지의 대란(13-100회)
화과산 바위에서 태어난 원숭이가 신선 밑에서 수업을 쌓은 뒤 손오공이란 이름을 받는다. 그는 한번 공중제비를 돌면 10만 8천리를
날아간다는 술법(근두운)이나 자기 몸을 여러 개로 분산시키는 신외신의 술법 등 72가지의 도술을 터득한 뒤, 바다 밑 용궁의 용왕에게
금테를 두른 무게 1만 3천 5백 근짜리 여의봉(일격에 상대방을 쓰러뜨릴 수 있다)을 얻는다. 이 여의봉은 크기를 마음대로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막대기다. 신통한 힘을 얻은 손오공은 천궁으로 달려가서 제천대성이라 자처하며 심통을 부린다. 천궁에서 이를 말리지 못하고
골치를 앓고 있었는데, 마침내 서방정토의 석가여래의 법력으로 손오공을 오행산 밑에 가두어버린다.
그뒤 5백 년이 지나 당의 삼장법사는 당태종의 명령을 받고 서방 인도로 경전을 구하러 떠나게 되었다. 법사는 오행산 기슭을 지나다가 그
산 밑에 깔려 있는 손오공을 구출해준다. 이래서 손오공은 삼장의 제자가 되어 인도까지 따라간다. 그리고 이어서 저팔계라는 돼지의 영물과
사오정이라는 물귀신의 영물들이 삼장법사의 제자가 된다. 이것들은 모두 천상에서 쫓겨나 요괴의 무리 가운데 숨어 있던 자들이었다.
그리고 백마 한 마리, 이것 역시 천상에서 추방당한 용의 화신이다.
삼장법사는 이 용마를 타고 3종자를 거느리고 인도를 향해 가는데, 도중에서 81가지의 크고 작은 난을 만나게 되어 온갖 요괴화신들과
싸운다. 손오공은 그때마다 눈부신 활약을 보이며 그다지 도움이 못되는 저팔계나 사오정과 힘을 합쳐서 스승인 삼장법사를 지킨다. 마침내
인도에 무사히 도착, 많은 경전을 얻어가지고 일행은 중국으로 돌아온다. 그 공으로 주종 4인과 백마는 모두 훌륭하게 성불한다.

  * 작품해설
삼장법사와 3종자란 멤버의 구성이 재미있다. 제일 인기가 있는 것은 역시 손오공인데 천의무봉하고 난폭하다. 행동이 민첩해서 대단히
통쾌하다. 그러나 약은 만큼 매우 타산적인 현실주의자이기도 하다. 그는 자연법칙의 제한에서 벗어나  절대적 자유 의 경지에 이른다. 이런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경지는 봉건적인 압박에서 벗어나며 자연을 정복하고 자기의 운명을 자기가 쥐려는 당시 민중들의 염원을 반영한
것이다.
저팔계는 돼지의 영물이니만큼 본래 대단히 착하고 정직한 자다. 톡톡히 천심도 가지고 있으나 어쨌든 음식과 여자라면 주책이 없다. 몸이
둔하기 때문에 하는 일마다 실수투성이다. 항상 손오공에게 자기가 저지른 잘못의 뒷처리를 맞기지만 애교가 있어서 이 녀석이 모습을
나타내기만 하면 독자는 배꼽을 쥐게 된다.
그런데 사오정은 말이 없어 묵상하는 철학자 같다. 멋은 없으나 매우 성실하고 온순한 영물이다. 이 3종자는 이미 원대의 설화 속에서
나오지만, 거기에다 이만큼 명확한 성격을 부여한 것은 오승은의 공적이라 하겠다. 한편 삼장은 실제로는 그와 같은 모험적인 대여행을 해낸
강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에서는 요괴나 악마와 직면했을 경우 오직 합장하고 염불밖에 외지 못하는 매우 무기력한 인간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중국소설에 나오는 대개의 주인공들, 예를 들면 (삼국지연의)의 유비나 (수호지)의 송강 등이 모두 어리석게 보일 만큼 무기력한
인물(이것은 중국 사람이 생각하는 덕자의 상이기도 하다. 사려깊은 행위가 겉으로는 이렇게 표현된다)의 대명사란 점에서 미루어볼 때
흥미롭다.
(서유기)에서 기발한 구성과 묘미있는 문장이 가장 발휘된 곳은 81난의 장면일 것이다. 실로 오만가지의 요괴와 악마들이 삼장일행의 앞길을
가로막고 손오공 등이 그것을 하나씩하나씩 물리치며 뚫고 나가는데, 그 변화무쌍한 장면의 변화가 의표를 찔러서 조금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이심의 싸움(57--58회), 화염산의 싸움(59--61회) 등 작자의 공상은 신출귀몰하면서도 매우 동화적인 색채에 넘쳐 있다.
그 까닭은 작가 오승은이 문장에 능했을 뿐만 아니라 대단히 재미있는 사람이기도 해서 세상을 우습게 풍자하는 성격도 작용한 것 같다.
악마와 싸우는 장면 등에도 유머가 넘쳐 저절로 웃음짓게 된다. 그 때문에 신선은 물론 악마나 요괴들까지 모두 인간미가 넘치는 존재로
그려져 있다. 명대 이후 소위  신마소설 이 숱하게 나왔으나 모두 (서유기)를 능가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서유기)의 예술성과 평가
(서유기)는 독특한 예술적 풍치를 갖춘 걸출한 낭만주의적 고전소설이다. 작자는 사회생활에 기초한 자기의 염원의 이상을 대담한 환상과
낭만적인 수법으로 표현했다. 그는 신화전설잡극 및 자신의 풍부한 상상을 결부시켜 신화적인 손오공 등 인물형상을 창조했을
뿐더러 그들의 활동무대인 천궁 등 신화세계를 그려냈으며, 그들의 투쟁대상인 각종 신선과 요마의 형상을 그려냈다.
(서유기)의 낭만주의적 특색은 또 인물형상을 부각함에 있어서 인간의 개성, 동물의 특징과 초자연적인 신성을 하나의 형상에 잘 융화시킨
데서 표현되었다. 자유를 사랑하고 신권에 반항하며 인간을 해치는 요괴와 투쟁하는 손오공의 정신은 봉건통치를 반대하며 자연을
정복하려는 민중들의 염원을 반영한 것이다.
유머와 풍자는 (서유기)의 또 한 가지 예술적 특색이다. 손오공은 이런 특성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형상이다. 그것은 또한 손오공의
낙관주의적인 정신과 투쟁정신의 반영이기도 하다. 손오공과 저팔계의 전형적 형상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며, 손오공이  천궁을 뒤흔들다 
세 번만에 파초선을 얻어내다   백골정을 세 번 치다  이야기들은 일반대중들 사이에 널리 전해지고 있다. (서유기)를 비평한 책으로는
청나라 오일자의 (서유진전), 장서신의 (서유정지), 오원도인(유일명)의 (서유원지) 등이 있다. 모두가 서유기의 주된 뜻을 해석하고 유학을
해명하기 위해, 또는 불교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도교를 선전하기 위해 썼다는 등 갖가지로 평하고 있다. 그러나 작자 자신은 별로
그처럼 어렵게 생각하고 쓴 것은 아닌 듯하다. 작자는 원래 유학을 배운 선비로서 심심풀이로 이 소설을 쓴 것이다. 5행설을 이따금 섞고
있으나 특히 도를 주장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작자의 불교에 대한 지식이 어설퍼서 당시의 상식 이상의 것이 아니다. 유불선
3교의 혼합은 당시의 풍조이기도 하나 작자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오직 우습고 재미있게 소설을 꾸미면서 붓장난을 하고 있다는 편이 맞을
듯하다.
(서유기)의 속작으로서는 (후서유기) 6권 40회가 있다. 작자는 알 수 없으나 명말청초의 것인 듯하다. 내용은 화과산에 또 돌원숭이가
태어나 신통력을 얻은 후 소성이라 자칭하며 대전화상을 따라 인도로 향한다. 도중에 저일계와 사미를 만나 함께 여러 악마를 정복하고
영산에 도달, 마침내 진해를 얻어서 돌아온다는 줄거리로 되어 있다. 요컨대 (서유기)의 재탕에 불과하며 문장도 신통치 않다.
그러나 (서유보)는 걸작이다. 모두 16회로 명말청초의 문인 동설의 작품이다. 이야기는 (서유기) 제61회의 뒤를 이어 손오공이 시주를
받으러 가서 청어의 영물에게 홀려 몽경에 들어간다. 거기서 손오공은 진시황을 찾아 화염산을 달리고 만경루에 들어가 물구나무서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구한다. 또한 미녀로 변하거나 염라대왕으로 변하기도 하나 마침내 허공주인의 부름으로 몽경을 떠나면서 전부가 허무임을
깨닫는다는 것이 그 줄거리다. 이 책은 명나라 말엽의 세태를 풍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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