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공존의 법칙? 나는 그런 것을 믿지 않는다. 물론 나도 어떤 협회에 가입한 적이 딱 한번 있다. 정부지원이 그 협회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인데 서로 짜고 나눠먹는 곳이었다. 결국 나는 그 협회에서 탈퇴했고 관련 비즈니스를 그만뒀다. 그런 사업에서는 접대와 돈봉투가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어떤 사업이나 장사를 할 때 당신이 아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적군이다. 그 적군의 총알에 당신은 언제라도 죽을 수 있다. 문제는 그 총알이 박혀도 그 자리에서 죽는 법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모르는 사이에 아주 서서히 죽어간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침 깨어보면 몸을 움직이지도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적군은 이미 당신 무덤에 보낼 조화를 주문해 놓은 뒤일 것이며 당신 무덤 앞에서 슬픈 표정을 짓겠지만 돌아서서는 축배의 노래를 부를 것이다.
당신에게는 업계에 친구가 많다고? 적이 없다고? 그것을 자랑하지 말라. 그것은 곧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대단치 않게 여긴다는 뜻일 수도 있다. 내가 어느 직원을 “사람 하나 좋다”고 말한다면 그가 일은 지독히 못한다는 뜻이다. 76세 고령의 경영자 호리바 마사오 역시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읽어보라)에서 적이 없는 사람을 ‘무능의 대명사’로 부른다. 예수에게도 적이 무수히 많았다. 승자에게는 적이 많고 패자에게는 친구가 많은 법이다.
갈등이 없던 것은 아니다. 우리가 토머스 홉스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답습하거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기만 한다면 인류는 곧 멸망할 것이다. 적자생존이라고 하지만 인류가 생존해 온 것은 원시시대부터 협력하는 삶을 살았으며 약자를 배려하여 왔기 때문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적어도 조직 내에서 만큼은 호모 사피엔스로서 모두가 협동하고 하나되게 하려고 노력했다. 때문에 동료들과 협동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를 지배하려는 직원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팀웍을 깨기 때문이다.
일본 외상 다나카 마키코는 말한다. “인간은 세 종류뿐이다. 가족과 피고용인, 그리고 적이다. 피고용인은 나를 충실히 따라라.” 그가 말한 피고용인은 외무성 간부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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