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름다운 자전거
크리스마스가 되려면 아직 두 달이나 남았을 때였다. 우리집의 열살짜리 딸아이
에이미 로즈가 갑자기 자기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새 자전거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에이미가 타고 다니는 바비 자전거는 너무 어린애용이고, 또 게다가 타이어를
전부 교환해야할 만큼 낡아 있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가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에이미는 자전거에 대한 욕망이
시들해진 듯했다. 아니면 적어도 그애의 부모인 우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에이미가 자전거에 대해 다시 거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가장
최근에 유행하는 선물을 샀다. 아기 보는 인형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동화책,
인형의 집, 나들이 옷 한 벌, 장난감 몇가지 등도 샀다. 그런데 너무 놀랍게도 막상
12월 23일이 되자 에이미는 당당히 선언하는 것이었다.
"전 어떤 것보다 자전거를 선물받기 원해요."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크리스마스 만찬도 준비해야 하고 막바지
선물들도 챙겨야 했기 때문에 우리의 어린 딸을 위해 자전거를 사러 가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우리가 파티에 초대되어 갔다가 돌아왔을 때는 이미 밤 아홉시였다.
우리는 이제부터 몇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줄 선물, 부모님께 줄 선물, 오빠에게 줄
선물,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포장해야만 했다. 에이미 로즈는 이미 자기 방에서 잠이
들었다. 우리는 어떻게든 자전거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부모가 되어 아이를
실망시킬 것이라는 죄책감이 우리를 사로잡았다.
그때 남편이 하나의 영감을 떠올렸다. 그는 내게 말했다.
"점토로 작은 자전거를 만들어서, 그 점토 제품과 진짜 자전거를 바꿔 주겠다는
쪽지를 써서 주면 어떨까?"
좋은 아이디어라고 나는 생각했다. 물건과 교환이 가능한 상품권 같은 것이라고
설명하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내 딸아이는 '정말 대단한 아이'이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마음에 드는 자전거를 고르게 하는 편이 훨씬 좋으리라 판단되었다.
그래서 남편은 마침 집에 있던 점토를 가져다가 자전거 모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을 완성하는 데 무려 다섯 시간이 걸렸다.
남편은 거의 꼬박 밤을 세워야만 했다.
세 시간 뒤 크리스마스 아침이 밝았을 때, 우리는 긴장된 마음으로 에이미 로즈가
하트 모양의 상자에 담긴 점토 자전거와 쪽지를 열어 보기를 기다렸다. 자전거에는
흰색과 빨간색 물감까지 멋지게 칠해져 있었다. 마침내 에이미는 선물 상자를 풀었다.
그리고 쪽지까지 다 읽었다.
에이미는 나를 쳐다보고 나서 다시 제 아빠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래서 이 자전거는 내가 진짜 자전거와 교환할 수 있도록 아빠가 날 위해 만든
것이란 말이죠?"
나는 얼굴을 빛내며 말했다.
"그렇단다."
에이미 로즈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난 아빠가 날 위해 만들어 준 이 아름다운 자전거를 세상의 어떤 자전거와도 바꿀
수 없어요. 진짜 자전거 대신 난 이것을 갖고 있을래요."
그 순간 우리는 에이미에게 자전거를 사주기 위해서라면 하늘이고 땅이고 어디든
뒤지고 다닐 것만 같은 황홀한 기분이 되었다.
<미셀 로렌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