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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스트라테

리시스트라테(Lysistrate)
  저자: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 BC 450-385)

에우리피데스가 아테네 문명의 해체에 대해 비극적으로 반응하였다면, 동시대인이었던 아리스토파네스는  풍자적 희극 으로 반응하였다.
아테네가 시라쿠사에서 대패한 다음해인 기원전 412년에 씌어진 이 작품은 아테네가 파멸을 향해 줄달음치는 것을 막아보려는 용감한 시도
중의 하나이다. 이  구식  희극의 대표작은 당대의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많이 담고 있지만, 그 풍부한 유머와 우스꽝스러운 소동을
통하여, 인간이 절망적인 상황하에서도 건강한 정신을 잃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애와 작품활동
서양고대 그리스의 희극시인. 페리클레스가 다스렸던 아테네 황금시대에 태어났지만, 청장년 시절이 펠로폰네소스 전쟁기간이어서 그의
작품은 정치색이 짙다. 그는 전쟁으로 농지가 황폐해지자, 고통받는 농민의 입장에서 평화론을 주장하고, 수공업자층에서 갑자기 출세한
선동정치가를 증오하며 당시 유행한 사상과 윤리를 풍자하였다.
작품 제목은 44편이 알려져 있지만, 완전한 형태로 전해지는 것은 11편이다. 현존하는 작품을 주제별로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아카르나이 사람들 에서는 국가의 계속적인 전쟁정책에 실망한 한 시민이 개인적으로 적국 스파르타와 화평을 맺어 행복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고, 농부가 풍뎅이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평화의 여신을 찾아내어 평화를 실현하는  평화   여자의 평화  등은 반전을 주제로 한
것이다. 또한  기사 에서는 야비한 방법으로 출세한 정치가 클레온을 비판하였고,  벌 에서는 선동정치가에게 조종된 어리석은 사람들이
죄없는 사람들을 엉터리 재판으로 다스리는 재판제도를 비판하였다.
어리석은 인간세상을 버린 두 사람이 하늘에 이상국가를 세우는  새 는 유토피아 환상이 뛰어난 작품이다. 또한 젊은 시절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겪은 작가는  개구리들 에서 에우리피데스가 그리스 비극을 망치는 것으로 묘사하였고, 또한 선동정치가들이 펠리클레스의 민정을
파괴한다고 비판하였다. 그는  구름 에서 소피스트들이 사회질서를 파괴한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또한 소크라테스를 풍자하기도 하였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끝난 뒤부터는 그의 작품에서 격렬한 공격성이 사라졌으며, 소재도 아테네라는 지역을 벗어나 인간성을 풍자하는
내용으로 넓어졌다. 또한 재산공유와 여성에 의한 남성 공유를 노래한  여성회의 에는 플라톤의  국가 에서 전개된 공산제 사상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며  복의 신 은 세태극이다.
그의 작품에 나타나는 격렬한 개인공격, 저속한 언어와 성적이미지의 빈번한 구사, 초윤리. 초자연적 발상의 기발함은 오늘날 일반적인
희극의 관념에서 보아도 놀랄 만하다 그의 젊은 시절의 작품  바빌로니아 인 에서 당시의 권력자 클레온 등을 비난하여 위험에 처하였는데,
기사 에서 또다시 클레온을 공격하는 대담성을 보였다. 이는 그의 희곡이 권력자로부터 적대시되었던 것 이상으로 아테네 사회로부터는 많은
지지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의 희곡은 평소에 억압되어 잇는 폭력이나 저속성에 대한 시민들의 욕망을 무대 위에서 분출시켜, 평화나 세상변혁의 환상을 잠시나마
맛보게 하였고, 말장난과 기발한 발상으로 웃음을 제공하였던 것이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소재를 찾아 궁리하였다고 자부하는 것처럼,
작품마다 기발한 소재를 준비하였고 관객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최대한의 희극적 기교를 사용하였다.
  주요 작품내용
아테네의 젊고 아름다운 여인 리시( 군대를 해산시키는 여자 라는 뜻)는 적국인 스파르타의 여인 대표 람피트와 중대한 결의를 했다.
전쟁에만 미쳐 가정을 돌보지 않는 남편들에게 전쟁을 중지시키기 위해서  섹스 스트라이크 를 하자는 의논이었다. 처음에는 난처한 표정을
짓던 여인네들도 나중에는 그 말에 모두 동의하게 되었다. 람피트는 고향인 스파르타로 돌아가고 리시는 여인들을 데리고 아크로폴리스
신전으로 들어가, 자물쇠를 잠그고 말았다. 남성들에 대한 섹스를 거절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 결의도 한때여서 오히려 안절부절못하는 것은 여자편이었다. 사흘이 지나자 여자들은 몰래 성문에서 탈출하는 것이 아닌가.
리시는 그 여자들을 잡기에 정신이 없었다. 여자들은 자기 남편이 있는 곳에 보내달라고 애원하지만 리시는 그녀들을 타이르기에 진땀을
뺀다.
 우린 남자와의 접촉을 삼가야 해. 저런, 왜 돌아서는 거지? 어딜 가는 거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가로 젓고, 왜 얼굴빛은 하얗게 되는
거지? 눈물은 왜 흘리는 거지? 자, 그렇게 하겠어, 못하겠어? 왜 꾸물거리는 거야.
 이런 바보같이! 거짓말은 집어치워. 남편이 보고 싶어 그런 게 뻔하지. 하지만 남자들은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줄 알아? 괴로운 밤을
지내고 있단 말야. 난 잘 알아. 그러니까 참아. 조금만 참고 견디면 승리는 우리 것이야.
이러한 설득을 듣고서야 여인들은 다시금 할 수 없이 성 안으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한 사나이가 성 안으로 다가오는 것이 성벽
위에서 보였다. 그 사나이는 리시와 함께 있는 뮤리네의 남편인 키네시아스였다. 뮤리네는 남편을 곯려줄 대로 곯려준 뒤에 성 안에 다시
들어왔다. 키네시아스가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퇴장하자, 이번에는 아테네의 관리와 스파르타의 사자가 등장한다. 스파르타의 사자
말에 의하면 람피트의 음모로 해서 스파르타의 여성들이 일제히 남자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쩔쩔매고 있지요. 바람 속에 등잔을 들고 다니듯 모두 꾸부정하게 걷고 있는 판이요. 여편네들은 우리가 평화조약에 동의하기 전에는
건드리지 못하게 한다오.
그 말을 들은 아테네 관리는 스파르타의 사자에게 전권대사를 보내주면 이편에서도 보내겠다고 제안하는 것이었다. 이윽고 스파르타의
사자에 뒤이어 아테네의 사자가 등장하였다. 어느 편이든 여성들의 섹스 거부로 울상이 되어 있다. 거기에 리시가 등장하여 그녀의 중재로
강화조약이 성립되었다. 그녀는  우리 여인들이 정성들여 대접을 하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서로 서약하고 보증서를 교환하십시오. 그리고 난
뒤에 각자 자기 아내를 데리고 돌아가도록 하십시오.  하며 남성들을 성내의 연회장으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일동이 기쁨 속에
노래하며 춤추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기원전 419년에 재개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중 기원전 415-413년의 시칠리아 섬 원정의 실패는 아테네측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
희극은 그 2년 뒤인 411년에 상연된 것으로서, 작가는 직접적인 정치비판은 지양하고, 뒷면에서 전쟁의 어리석음을 비웃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과는 달리 전쟁은 악화일로를 치달아 기원전 404년에 드디어 패배의 잔을 든다.
  감상 및 문학사적 의의
이 희극의 여주인공 리시는 젊고 아름다운 아테네의 유부녀로  교양을 갖추고 있는 여성 이다. 음탕스러운 대사가 터져나오고 외설스러운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그녀 자신은 그것들과 아무 상관이 없다. 그녀는 남성들보다 뛰어난 지도력과 결단력, 그리고 관대한 마음을 지닌
여성으로 이 극을 이끌어간다.
작품 중간중간에 리시가 가족들을 잊지 못해 가정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이탈자들을 설득하는 장면, 성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남자들의 모습,
아내를 찾아온 남자들을 따돌리고 동료들과 합류해 강화조약을 성립시키는 여자들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또한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성이라는 원초적인 문제와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작품 자체가 재미있게 짜여져 있다. 이처럼 아리스토파네스는 풍자와 재기발랄함을
통해 현실의 잘못된 점을 비꼬고 있다. 아테네의 3대 비극작가와는 달리 이 세 사람을 풍자하기까지 하면서 자신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한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은 그 문제의식과 표현방식으로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아리스토파네스는 본질적으로 보수적이어서, 전원의 소박함과 평화를 사랑하는 반면, 유행과 전쟁을 증오하고, 선동정치가. 소피스트.
변론술. 민중재판. 비극시인 등을 철저하게 비판하였다. 열렬한 반전주의자인 그는 부정에 대한 분노를 풍자의 웃음 속에 감추었고, 전원에
대한 애착은 서정성 풍부한 웃음 속에 실어 표현한 것이었다. 감미로운 서정성을 지닌 그는 천재적인 패러디를 작품 곳곳에 자유롭게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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