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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장자>
    저자: 장자(BC 365?--290?)

 모든 관념과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나 해방된 <절대자유의 경지>를 탐색한 장자,당시의 시대적 혼미를 깨우기 위해 제창된 그의 개방주의는
각파 간의 이론적 대립을 해소시키고 철학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고, 사람들로 하여금 숨막히고 답답한 속박에서 벗어나 넓고 시원한
세계를 호홉하며 삶을 향유하는 청량제구실을 했다. 우리는 <장자>속에서 일체의 전체주의적 권위와 이념적 독단론을 부정하고, 더 나아가
인륜도덕이나 문명의 발전보다는 무한한 우주의 변화 속에서 개성의 해방과 자유추구의 예술적 경지를 맛볼 수 있다.

   생애

 자기 아내가 죽었을 때 노래를 불렀다는 장자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로,제자백가 가운데서도 노자의 철학을 발전시킨 도가의 대표자다.
 우리는 흔히 유교에서의 공자와 맹자를 도교에서의 노자와 장자와의 관계로 비유하곤 한다.
 성은 장,이름은 주,전국시대에 송나라의 몽 출신을 잠시 말단관리를 지낸 것을 제외하곤 자유로운 생활을 했다. 중국남방의 학풍과 특히
달인 정신을 이어받아 환상이 풍부했고 모든 일에 초월,달관했던 개방주의 철학가다.
 일설에 의하면 하루는 장자가 푸강에서 낚시절을 하고 있는데 주나라 이를 다음과 같이 사양했다고 한다.
 <<왕의 구중궁궐 속의 존경받는 거북이보다는 진흙탕 속에서 꼬리치는 거북이로 살고 싶다.>>
 문장을 교묘하게 잘지어 세상일을 예리하게 직시하고 인정을 밝힘으로써 유가나 묵가를 공격했기 때문에 당시의 석학들도 그의 예봉을 꺾지
못했다 한다. 그의 말은 광대무변하면서 자유분방했기 때문에 당시 제후들은 그를 기이한 사람으로 여겨 등용하지 않았다.
 논리학파의 혜시와 친하게 교유했지만 그밖이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보통 그를 가리켜 노자의 사상을 이어받고 도가사상을
집대성한 사람으로 일컬어지고 있으나, 노자의 사적과 연대가 애매하다는 사실과 두 사상의 차이 등에서 그 전후관계에는 의문점이  많다.

     시대적 배경과 장자의 사상

   1. 시대적 배경
 당시의 중국 철학계는 현실적인 문제에만 집착,극히 협소한 가ㅊ체계 속에 말려들어 자기 학설만이 옳다고 고집하여 학파간의 논쟁이
치열했다.
 순수경험에 바탕을 두고 출발했던 중국철학은 이 시기에 오면서 개인적인 주관주의로 전락, 모든 것을 자기중심에서 보고 해석하는 이른바
백가쟁명의 상황이 벌어졌다. 제가들은 각기의 문호를 폐쇄하고 남의 주장을 거부하여 극단적인 대립과 분열을 가져왔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범한 당시의 철학적 과오는 부분적인 것에 치우쳐 전체를 보지 못하는 편집과, 세상사를 인간중심.자기 위주로 하려는
망념,권위의식에 빠져들어 자연의 진면목은 여러가지 가상에가려졌으며, 여러 가상을 더듬어 생긴 단견은 다시 인간본성을 흐리게 만들었다.
 장자철학은 이 같은 가상과 가식.편집을 철저히 타파하고 본래의 자연과 적나라한 인간으로 직접 빈틈없이 만나도록 함으로써 모든 문제를
문제 이전으로 환원시키고 인생의 가장 순탄하고 자유로운 삶을 되찾도록 하는 데 그 취지를 두었다.
 이러한 시대적 혼미를 깨우기 위해 제창된 그의 개방주의는 각파 간의 갈등과 대립을 해소시키고 철학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숨막히고 답답한 속박에서 벗어나 넓고 시원한 세계를 호홉하며 삶을 향유하는 슬기를 갖게 했다. 나아가 장자사상,특히
달관적 인생관은 때로 불우에 처한 이들의 고뇌를 씻고 안위를 주는 종교적 기능도 했고, 그의 심미적 자연관은 각박하고 단조로운
인간세상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생활의 담박과 정신적 소요를 가져다주는 청량제 구실을 하기도 했다.
   2. 장자의 사상
 장자의 사상은 <제물론>이 기초를 이루고 있다. 제물론이란 현실의 모든 차별상을 평등시하는 일종의 관념철학으로서,
생사.귀천.대소.시비.선악 등 모든 문제의 대립상을 제일시 하는 초월적 입장을 강조하고, 그 대립상에 의해 발생하는 현실적 고뇌를
초탈하려는 것이다. 이런 높은 경지를 <도추(도의 중심)> 또는 <천균(천의 중심)>이라 했다.
 그리고 세속의 속박에서 벗어나 해방된 절대자유의 경지를 <소요유>(구애받는 것이 없는 느긋한 놀이)라 이름지었고 이 경지에 도달하려는
방법을 <인순>이라 했다. 다시 표현하면, 이 세상의 모든 구별과 차별.대립은 도의 관점에서 보면 무의미하며, 선도 약도, 아름다움도
추함도, 나도 타인도,자연과 인간도 구별이 없다는 것이다.
 장자는 우주만물의 전체성을 토대로 모든 사물을 판단할 때 너와 나의 구별은 사라지고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물이일체의 경지에 있을
때만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다고 했다. 즉, 천균을 따르는 경지야말로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느긋한 정신의 자유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여기에는 일종의 초월적인 종교성이 있다. 만물제동.만물제일.물이일체의 철학과 거기에 기초를 두는 인순주의에 의해서 정신의 자유와
평안을 추구하는 것이다.

     <장자>의 내용

   1. <장자>의 내용
 <장자>는 총 33편으로 내편 7,외편15, 잡편11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장자가 직접지었다는 내편(??  ?? ??)이 그의 사상을 충실하게 전하고
있고, 외편과 잡편은 후학들이 내편의 뜻을 연구.발전시킨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여기서 노자와의 절충이나 다른 사상과의 교류등을 엿볼 수
있다. 내편 중에서도 처음의 <소요유>와 <제물론>의 2편이 장자의 핵심사상을 담고 있다.
 <소요유>는 장자의 이른바 <유>즉 도를 터득한 초월자의 생활을 말한 것이고, <제물론>은 <유>의 성립근거로서의 <도>를 뚜렷이 한
것으로서, 이 <도>와 <유>가 장자사상의 기본개념이자 <장자> 내용의 중핵이다.
 장자에 의하면 <도> 란 일체의 존재를 생멸변화시키면서 그 자신의 생멸변화하는 것이 없는  것, 모든 공간과 시간 속에 편재하는 것,
현상체계의 일체의 차별과 대립상들을 하나로 싸서 인간의 분별지와 언어로써는 아무도 규정할 수 없는 큰 카오스, 즉 <혼돈>이다. 이것은
모든 시간과 공간 속에 편재하고 있으므로 일체의 차별과 대립을 포용하여 거기서는 <<서시의 미도 문둥병의 추와 같고 태산의 크기도
추모(매우 잔털)의 작음과 같다>>고 한다. 인간의 분별지에 성립되는 가치적 차별, 즉 현우미추.선악시비.성패영욕도 여기서는 상대적인
편견에 지나지 않고, 이 대립을 하나로 포용해 무한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계속 생멸변화하는 크나 큰 변화의 흐름 자체, 이것이 장자의
<도>다.
 따라서 <장자>에 있어서 도는 일단 일체의 존재를 생멸변화시키면서 그 자신의 생멸변화하는 일이 없는 불변자로서 설명되고는 있으나, 그
불변자란 고정된 형이상학적 실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불변한 변화, 즉 생멸변화하여 다하는 일이 없는 유전의 흐름 그 자체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장자>가 말하는 이와 같은 <도>는 인간이 좌상을 버리고 이 천지자연의 이법인 <도>에 허심하게 매달려서
거기서 편안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려고 하는 것이 <장자>의 이른바 <유>다.
 <장자>의 <유>란 한마디로 말하면 자기에게 주어진 현재를 자기의 현재로서 적극적으로 긍정하고, 그 적극적인 긍정 속에서 자기의 삶을
가장 깊고 가장 풍부하게 영위해나가는 것이며, 인간의 자유로운 삶을 속박하는 분별욕이나 가치적 편견을 버리고 일체의 차별과 대립이
본래 하나인 <도>의 입장에 몸을 두고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눈으로 자기와 세계를 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에게 주어진 현재를 자기의 현재로서 적극적으로 긍정해나가는 데에서 추도 또한 나의 추로서 사랑하고 죽음도 또한 나의
죽음으로서 긍정하는 경지가 성립되고,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눈으로 일체를 보아가는 데서 모든 개인을 존중하고, 새로운 미와 가치를
창조해가는 풍부한 입장이 실현된다. 이른바 <<생을 선으로 하고, 사를 선으로 하고>> <무용의 용>을 발견하고, <<받아서 기뻐하고 잊어서
되돌리는>> 자유인의 생활이 <장자>의 <유>다. <장자>는 이와 같은 자유인을 <지인>이라 부르고 <신인>이라고도 부르는데, 그는 이것을
9만리 상공을 나는 <대봉>에 비유하고 있다.
 장자는 이러한 <유>를 바탕으로 달관된 인생관을 형성하고 있는데, 그 인생관의 요지는 자연에 순응하라, 항상 자기를 겸허하게 하라,
피차의 입장을 바꾸어서 시비를 보라, 유용과 무용 사이에서 처신하라고 요약할 수 있다.
 자연에 순응하려면 타과난 그대로 살아라, 오리발이 짧다고 잡아 늘리고 학의 목이 길다고 짧게 줄이면 오히려 제구실을 못한다. <<감관이
없는 <혼돈>에 일곱 구멍(감관기능)을 파놓고 보니 혼돈는 죽었더라>> 고 한 장자의 비유처럼 있는 것을 다르게 개조하거나 없는 것을
인위로 만들어내면 자연의 생태가 파괴되고 형평이 깨져서 자연과 만유는 다 같이 피해를 보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장자는 <<인위를 가지고
자연을 파괴하지 마라>>고 외쳤다.
 항상 자기를 겸허하게 하려면 욕심을 버려라. 자아를 텅 비게 개방하라. <<배를 산속에 감추고 산을 또 못 속에 감추었는데 한 밤중에
도적이 와서 이를 훔쳐갔다. 그러니 천하에 천하를 감추지 (결국 내놓은 것이 된다) 않으면 지켜지지 않는다.>> 이와 같이 없는 것을 억지로
가지려는 마음, 있는 것을 언제나 지키려는 행위에서 벗어나야 속박에서 풀린다.
 세상의 혼란은 피차의 시비에서 비롯된다. 너와 나는 구별이 없고 평등하다. 본래 잘나고 못난 것이 없다. 그런데 자기만 옳은 양 남을
용납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자. 자기 한계를 알아라. <<하루살이가 밤낮을 알 리 없고 여름벌레가 겨울을 경험했을리 없다.>> 즉,
편지는 전체를 알 수 없는데 자기 기준으로 모든 것을 규정하니 시비가 생길 수밖에 없다. <<모든 시비는 피차으 입장을 고집하는 데서
생기므로 그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지 않으면 무한히 계속된다.>> 그러니 피차 자기를 초월해서 전면을 보고 두 면을 합해서 판단하라.
 끝으로 장자철학의 실용성은 <양싱>과 <처세>에 있다. 자연과 마찰없이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이 최대의 양생법이다. 즉, 자기의 자유를 잃지
않고 모든 주위와 융통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겸허해야 바람을 맞지 않는다. 이 세상에는 쓸모없어서 꺾이는 것도
있고 쓸모가 있어서 꺾이는 수도 있다. 그러기에 장자는 <<유용과 무용 사이에 처신하라>>고 했다.

   2. 읽는 법
 <장자>는 우언.중언.치언의 세가지 화술로 씌어졌다. 우언은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비유법이나 상징법으로 언어를 넘어서서 있는 진의를
상대방으로 하여금 암시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이요, 중언은 자기의 말을 성인의 말처럼 가장해서 사람들을 권위적으로 심복시키는
화법이며, 치언은 어리석은 말로 자연을 대변하는 소리다. 장자는 언어의 약점과 또 그횡포를 누구보다도 일찍 간파한 철학자다.
 <장자>는 무엇보다도 그 문장의 특징을 이해하고 다음 순서에 따라 읽으면서 철학체계를 세워가야 한다. 즉, 잡편의 <우언>은 <장자>의
범례요, <천하>는 서론격이다. 이 2편은 <장자>의 안내와도 같은데, <천하>편은 중국철학사상 최초의 비평서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제물론>을 읽으며 전체구조 속에서 환위법에 의해 모든 대립과 갈등에서 해방되는 경지를 맛볼 수 있을 것이며,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소요유>에 들어가 <대붕>이 되어 우주를 향해 비상하는 장지정신의 극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자철학의 체계는 현세간을 버리고 초월만을 일삼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계속해서 <덕충부> <응제왕> <전자방> 등을 읽어 인생과
자연을 개관하고 자연에 임하는 슬개를 터득한 다음, <대종사> <지북유>편에서 성숙된 인격으로 화하여 다시 <인간세> <산목> 편을 읽으면
초월해서 보았던 소요의 경지가 바로 현세간이었음을 깨닫고 본래의 자리로 환원하게 된다.

     장자사상의 평가

 동양문화의 전통은 인간윤리의 존중과 자연과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공자가 내세운 <인>이나 <수기치인>은 바로 인간윤리의 전형이며,
도가에서 내세우는 <무위자연>사상은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는 사상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가 지배층의 철학이라 한다면, 도가는
피지배층의 철학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인들의 사고방식되 크게 나눈다면 <유가형>과 <도가형>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유가형의 사고는 엄숙하여 윤리.교육.정치 등 구체적인 현실세계를 지배했으며, 도가형의 사고는 자유분방하여 문학.예술 등 인간의
내면세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렇다고 두 사상이 반드시 대립적인 것은 아니다. 세상에 도가 행해지고 있으면 나아가 벼슬을 하고,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물러나 숨는다는 유가의 군자로서의 몸가짐이 세상의 모든 가치를 멀리하고 홀로 자연속에 은거하는 도가의 가르침과
서로 통하는 데가 있다.
 흔히 중국인들은 <공인으로서의 유가, 개인으로서의 도가> 라고 하듯이,고도의 긴장생활을 요구하는 유가와 이를 풀어주는 도가는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상에서 본동양문화의 정신은 어떻게 보면 상반되는 양면같이 보일 수도 있으나 <유가적
참여사상>과 <도가적 은퇴사상>은 동양사상을 깊이 이해하면 이들이 항상 대립되는 개념은 아니다. 동양의 지식인들은 <<써 주면 나가서
정성을 다해서 일하고, 물러날 경우에는 미련없이 물러나 자기의 지킬 도리를 다한다>>는 <행사장>의 정신에 투철했다. 즉,
<달즉겸제천하>하고 <궁즉독선기신>했다.
 위에서 살편본 것처럼 장자의 사상은 1. 인간의 무력과 자연의 위대함에 대한 자각 2. 피동의 적극성 (필연으로서의 자유) 강조,즉 소극적
염세주의, 숙명론적 사고 3. 낙천주의 (인간성의 본래적 선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 4. 범신론적 다원적 사고(유일신의 부정) 5.개성과
개물의 존중 6. 보편화(무한대화) 사고 7.절대적 진리의 부정과 상대성 주장 등이 있다.
 맹자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굳은 신뢰로 무장하고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은 데 비해, 자장는 통일전쟁으로 치닫은 거대한 역사의 흐름
앞에서는 자신의 해박한 지식과 아무 쓸모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세상을 구제하겠다는 당시의 여러 사상도 혼란만 부채질할 뿐 이라는 것을
깨닫고 궁극적인 자유의 경지를 홀로 찾아나선다.
 장자는 모든 현실적 제약, 모든 상식적 통념,기존의 모든 사상으로부터 벗어난 절대적인 자유의 경지를 추구한다. 그리고 그 절대적인
자유의 경지에서 자신을 묶고 있는 모든 것을 상대화해 버린다. 상대화를 통한 자유와 추구는 장자의 아내가 죽었을 때 장자가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 (<장자> 외편 <지락>에서 극에 달한다. 여기서 장자는 삶과 죽음을 상대화하고 기쁨과 슬픔이라는 감정까지도 상대화하는
냉정함을 보인다.
 장자는 절대적 자유를 추구했지만 절대를 규정하지도, 절대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제약하지도 않았다. 장자는 모든 관념을 상대화시키면서
자신의 말까지도 상대하시켜버린다. 그리고 절대의 세계는 미지수의 상상력에 맡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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