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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

천일야화(Alf Laila wa Lailai)
  작자미상

아라비아, 페르시아, 인도, 이란, 이집트 등지의 문화를 솔직담백하게 엮어낸 전숭문학의 총화이자 사라센 문화를 대표하는 환상적인 설화
모음집. 15세기경 카이로에서 채록된  천일야화 는 페르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구전의 아랍계 이야기 모음이다. 아내의 부정에 분노하여 매일
신혼을 치르고 신부를 죽이는 일을 반복하는 왕이, 셰헤라자데라는 처녀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빠져 천일을 보내게 된다는 큰
줄거리를 뼈대로, 꿈과 로맨스를 찾아가는 환상과 대모험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천일야화 의 성립과정
우리들에게는  아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알라딘과 요술램프   신드바드의 모험  등으로 친숙한  천일야화 는 설화문학의 최고봉의 하나요,
세계 기서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그러나 그것이 몇 사람에 의한 합작인지, 아니면 한 사람에 의한 것인지 오늘날까지 알 길이 없지만,
아라비안 나이트 라는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아라비아 문화, 즉 이슬람 문화에 의해 형성된 책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이슬람 문화(사라센 문화)는 10세기를 전후하여 아라비아 반도의 성지 메카에서 발생했으며, 아바스 앙조의 수도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중동일대에서 번영하여, 중세의 세계문화사에 독자적인 기반을 구축함에 따라 아라비아 문학도 아울러 발달하게 되었다. 유럽에 이 작품을
가장 먼저 번역 소개한 사람은 프랑스의 갈랑교수로, 그는 원작자는 한 사람일 것이란 견해를 피력했다.
이밖에 또 이 작품의 연구가로 유명한 레인 교수는, 이 작품의 창작방법으로 보아 한 사람이 집필하여 다른 또 한 사람이 완성시킨
것이거나, 두 사람이 협력하여 창작했을 가능성 짙다는 합작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아직 작가가 누구이며, 또 한 사람의 작품인지 또는
공동 작품인지조차 명확하게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이 작품의 기원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설이 있지만, 오늘날에는 대체로 페르시아의 오랜 설화집  하자르 아프사나 (천의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그 원본은 한 권도 현존되고 있지 않지만, 상당히 오래 전부터 아라비아의 문인들 사이에서
읽혀졌던 것 같은데, 아라비아 어로 번역된 것은 서기 850년경으로 추정된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 작품이 태어난 연대나 작자 혹은 편자를 확정지을 수는 없지만, 대체로 그 기원을 3-7세기경 사산 왕조가 번영하던
시기에 페르시아 민중들 사이에 유포되었던 이야기에 두고 잇다. 그후 페르시아가 아랍 사람들에게 정복당한 뒤, 이 책도 아라비아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고, 중세에 바그다드가 몽고군에 의해 점령당하게 되기까지 여러 가지로 수정 보완되어 보존되었다.
원래 이야기의 근원은 인도에 바탕을 두었으나, 페르시아를 거쳐 아라비아에 전해지면서, 이슬람 교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세 페르시아에 있던  하자르 아프사나 를 기초로하여 십자군시대를 다루는 내용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최종적으로 14-5세기에 이르러
편찬되었던 것 같다.
이 매력적인 이야기의 집대성이 유럽에 알려지고, 그리고 오늘날 세계문학 중 하나로 꼽히게 된 것은 프랑스 인 갈랑이 18세기 초엽에
프랑스 어로 번역해서  천일야화 를 간행하고부터다. 그는 시리아 여성 한나로부터 듣고 쓴 이야기도 여기에 넣었는데, 여기에는 잘 알려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알라딘과 요술 램프  등이 포함되어 있다. 갈랑의 이 번역은 유럽. 미국 등 각국에서 번역판으로 만들어졌다.
번역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영어로 번역한 버턴 판으로, 알리바바. 알라딘. 신드바드의 이야기도 있는데, 그것은 원래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다.
버턴은  천일야화 의 현장무대를 찾아다니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채집 분류하는 동시에, 이 작품이 지니는 의의를 직접
체험했다.  천일야화 가 오늘의 완벽한 모습을 갖게 된 것은 버턴의 불굴의 의지와 피나는 노력에 의한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
샤푸리야르 왕: 천일야화를 듣는 사람. 아내인 왕비의 불륜을 목격하고는, 여성에 대한 혐오감 때문에 밤마다 한 처녀와 동침한 뒤, 그
다음날 아침이면 처녀를 처형한다. 그러나 셰헤라자데의 1001일간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셰헤라자데와 결혼한다.
샤자만 왕: 샤푸리야르 왕의 동생. 아내와 형수의 불륜을 알고 괴로워 하나, 후의 셰헤라자데의 동생 두냐자데와 결혼한다.
셰헤라자데: 천일야화를 이야기 하는 사람. 대신의 큰딸로 샤푸리야르 왕의 신부가 되어, 밤마다 이어지는 이야기를 왕에게 들려준다. 그런
동안 왕의 세 아들을 낳고 마침내 정식왕비가 된다.
  작품의 주요내용
샤푸리야르 왕과 그의 아우 이야기가 전체 줄거리가 되고 있다. 인도와 중국에 군림하고 있는 사산 왕조의 샤푸리야르 왕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마르칸드의 왕이자 아우인 샤 자만에게 보고 싶으니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사자를 보낸다. 샤자만은 기꺼이 이에 응하고 여행길에
나섰으나, 잊고 온 것이 생각나 도중에 궁전으로 돌아와 보니 왕비가 흑인노예와 부정한 짓을 하고 있었다.
이들을 죽이고 형 곁으로 갔으나, 형마저도 그의 왕비로부터 배반당한 것을 알고 마음의 상처를 달래다가, 형도 역시 왕비를 죽이고 형제가
같이 여행길에 나선다.
그러나 여행길에서도 여심의 무서움을 보고 돌아온 샤푸리야르 왕은 그후에도 세상의 여자를 믿지 못했다. 이후부터 왕비를 맞이하기만 하면
하룻밤을 지낸 다음 날 아침에 죽여버렸기 때문에 젊은 여자들은 거의 왕도를 떠나버렸다. 드디어 처녀라고는 대신의 두 딸 셰헤라자데와
두냐자데밖에 남지 않았다. 이때 재상의 총명한 딸 셰헤라자데는, 이제 자기에게 닥칠 운명을 피하려 하지 않고 자진해서 왕에게 시집을 와,
여동생의 협력을 얻어 첫날밤부터 재미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날이 새자 셰헤라자데는 이야기를 클라이맥스에서 중단한다. 왕은 재미있는 이야기의 귀추가 궁금하여 이 신부를 죽일 것을 하루 하루
연기하는데, 그칠 줄 모르는 풍부한 갖가지 이야기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되어, 이야기에 끌린 왕은  천일밤 을 하룻밤처럼 지낸다.
마침내 천하룻밤의 이야기가 모두 끝난 후 셰헤라자데는 침묵에 잠긴다. 이때 옆방문이 열리고 유모가 한 사내아이를 안고 들어온다.
셰헤라자데는 그 아이를 받아 안고  대왕이시여, 이 아이는 대왕의 소생입니다.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라고 왕에게 탄원한다. 왕은 아이를
보고 울먹이면서 셰헤라자데에게  그대는 나의 왕비이니라 라고 이야기한다. 왕은 그후 마음속으로 총명하고 영리한 셰헤라자데를 사랑하게
되어 행복한 여생을 보낸다.
 알라딘과 요술램프
중국 어느 도시에 사는 가난한 소년 알라딘이 서역에서 온 요술쟁이에 의해 지하 보물창고에 넣어져 요술램프와 반지를 손에 넣고, 그것을
이용해 부자가 되고 공주를 아내로 맞으며, 뒤에 왕위를 계승한다는 파란만장한 내용이다. 원전에는 없는 내용이어서 갈랑의 창작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정직한 알리바바는 40명의 도적단이 보물을 감춘 동굴을 발견하여 큰 부자가 된다. 이로 인하여 도적들이 노리지만, 여자 노예의 기지와
용기로 이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 역시 원전에는 없고, 갈랑의 창작인 듯하다.
 신드바드의 모험
신드바드의 항해담은 바그다드에 사는 신드바드라는 가난한 짐꾼이 어떤 인연으로 같은 이름의 부호 응접실에 초청되어, 7회에 걸친
이상야릇한 바다의 모험을 듣게 된다는 줄거리다. 그 내용은 그리스 인이나 아랍 인 또는 아랍 인의 해상기담을 흥미진진하게
엮어나감으로써 결코 가공의 이야기가 아니며, 당시의 지리 지식에 근거를 둔 부분이 많다.
  감상 및 문학사적 의의
이 작품은 우선 처음 이야기부터 체인스토리 형식을 빌렸으며, 순 페르시아적인 민화를 순 아라비아적인 환경에 적응시켜서, 윤색도 하고
개작도 했다. 또한 오랜 세월이 흐르는 사이에 주로 바그다드나 카이로 근처의 민화를 계속 집어넣어 내용을 풍부하게 하여, 드디어
오늘날과 같은 방대한 민화집이 성립된 것이다. 이 책의 두드러진 특징은 그 내용의 다양함과 풍부함인 동시에 인생의 온갖 측면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등장하는 인물도 역사상 실제의 사람들, 가공적인 남녀, 선인과 악인, 미인과 독부, 천사와 요정 등 실로
천태만상이다.
이 이야기에는 180여 개의 장편에 따로 짧은 이야기가 삽입되어 있어 그 숫자를 세기가 어렵고 분류하기가 쉽지 않으나, 내용에 따라
대별하면 다음과 같다.
 연애담
이중에는 환상세계의 연애담도 있고 역사상 실재한 인물들의 사랑이야기도 있다. 한 젊은이가 어딘가 먼 나라에 있는 미인의 말을 듣고
그리움에 못 견디어 가지각색의 위험을 겪으면서도, 마침내 상대를 찾아 결합한다는 줄거리가 여럿있으며, 이것들은 대개가 페르시아 기원의
것이다. 또 고대 아랍인들간에 전해진 연애담, 예를 들면 연인 라이카가 그리움에 빠진 나머지 미치광이가 되었다는 마주눈의 애처로운
이야기 등처럼, 아바스 왕조의 수도 바그다드를 무대로 벌어지는 사랑의 사연도 하나의 장르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대개가 연인끼리 고생을
겪은 뒤 유력한 은인의 도움으로 결합되다는 줄거리이다.
 범죄담
도적. 살인 등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 것으로 탐정. 추리 등의 줄거리가 있는 한편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과 같이 착한 사람은 흥하고
악한 사람은 망친다는 권선징악의 사상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알리바바 이야기 와  알라딘과 요술램프  등은 갈랑이
소개하고부터 세상에 알려졌지만, 대개의 아랍어 원전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출처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범죄 줄거리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것은  이집트의 맘루크 왕조의 바이바르스 대왕과 16명의 경비대장의 이야기 라는 것으로, 카이로의
경비대장들이 제각기 체험한 도둑잡기 이야기를 왕에게 보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여행담
 여러 나라의 진귀한 이야기 도 이 가운데 들어 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뱃사공 신드바드 라든가  놋쇠로 된 성 은 스페인의 서쪽
끝에 놋쇠의 도시가 있으며, 이를 둘러싸고 있는 같은 금속으로 된 성벽이 있었다는 말은 아랍 사서중에도 기록되어 있다.
 신선담
이 이야기 중에는 아랍 사람이 귀신이라 생각하는 신의 일족이 활약한다. 그들은 빛으로 만들어진 천사와 흙으로 빚어진 인간의 중간적
존재로, 알라에 의해 불에서 창조되었으며, 변화가 자유자재이며 또 공중도 날 수 있으나, 사람과 마찬가지로 죽음이 있고 남녀의 구별도
있으며, 성질에도 선악이 있다고 되어 있다. 그 일족 중에는 거대한 이리프트라든가 식인귀 구르 등도 있다. 샤푸리야르 왕과 그의 아우가
여행중 어떤 해안에서 미인을 넣은 괘를 머리에 이고 나오는 이리프트를 만나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  상인과 마왕 에서는 상인이 던진
대추야자씨에 우연히 지나가던 마왕의 아들이 맞아 죽었기 때문에, 마왕은 상인을 죽이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세 명의 장로가 각각
기구한 일신상의 지나온 일을 말하며 마왕을 기쁘게 한 뒤, 그를 구한다는 줄거리도 있다.
이처럼  천일야화 는 긴 세월을 두고 성장하여 이루어진 일대 설화집으로 아랍 어로 되어 있으며, 위에 든 것외에 이 범주에 속하는 짧은
비유, 사화. 일화 등이 적어도 100여 개의 긴 설화 중에 끼여 있다.
이렇듯 한 독립된 이야기에서 다른 또 다른 독립된 이야기를 줄줄이 교묘하게 이어가는 프레임 스토리(frame story)식으로 180여 편의 장편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러한 프레임 스토리의 구성법은 훗날  데카메론 이나  캔터베리 이야기  같은 걸작에도 크게 영향을 준 바 있거니와,
그 내용 또한 끝없는 낭만과 꿈, 그리고 모험의 세계를 그리는 독자들에게 한없이 넓고 화려한 환상의 길을 열어주었다.
특히 아랍 인 특유의 유머, 폐부를 찌르는 야유, 거리낌없는 폭소 등 온갖 희로애락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다. 특히  천일야화 에서 그대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점은 성애생활의 적나라한 묘사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면들이 매우 자연스럽고 천진난만하여 조금도 추한 감을 주지
않는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세상의 다양함과 풍부함은 이제 아랍 인들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다.
한편 이 설화집의 동양적 환상은 예술가들을 자극하였다. 들라크루아, 뒬라크 등의 그림과, 림스키코르사코프, 스트라빈스키 등의 음악에도
영향을 미쳤고 영화로도 자주 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