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와와...!"
"저 성을 공격하라. 물러서는 자는 살아남지 못하리라!"
왜군 장수는 부하들에게 소리쳤어요.
임진왜란이 한창일 무렵 서울의 서쪽 행주 산성에서 큰 싸움이 벌어졌어
요. 임진왜란은 선조 임금 때 바다 건너 일본이 쳐들어와 일으킨 전쟁이에
요.
당시 행주 산성을 지키고 있던 분은 권율 장군이었어요. 권율 장군은 조
선의 이름난 장군이었지요. 하지만 적은 군사로 수많은 왜적을 막아 내자
니 여간 힘겨운 것이 아니었어요. 자칫하면 성이 왜적들의 손에 떨어질지
도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권율 장군은 성안의 군사들과 백성들을 불러모았
어요.
"모두들 들으시오. 지금 왜적은 바로 우리 코앞까지 쳐들어왔습니다. 이
성을 빼앗기는 날에는 성안에 있는 우리 모두는 물론이요 조선 백성 모두
가 왜적의 발아래 짓밟히게 됩니다. 지금 우리에겐 군사도 부족하고 무기
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백성이 똘똘 뭉쳐 싸운다면 왜군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자, 모두 나를 따라 목숨을 걸고 싸우겠습니까, 아니면 왜놈들의
노예가 되겠습니까?"
"우리는 장군님을 따라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그래요, 차라리 싸우다 죽을지언정 조상 대대로 살던 우리의 땅을 왜놈
들이 짓밟게 놔 둘 수는 없습니다!"
백성들은 하나같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겠다고 다짐했어요.
마침내 왜적이 총공격을 퍼부었어요.
"공격, 공격하라!"
왜적은 긴 사다리를 타고 성에 오르려고 했어요. 우리 군사들은 성 위에
서 화살을 쏘아대며 죽을 힘을 다해 왜적을 막았어요. 하지만 개미때처럼
달려드는 왜적을 막아 내기엔 역부족이었죠.
"큰일났군, 화살이 떨어졌다!"
성안의 우리 군사들은 화살 대신 왜적을 향해 꿇는 물과 고춧가루를 뿌
렸어요.
"으악, 뜨거워!"
"에취! 아이고 매워라.... 에취!"
백성들도 군사들과 힘을 합쳐 끈질기게 싸웠어요. 그러나 물밀듯이 쳐들
어오는 수많은 왜적을 물리치기란 쉽지 않았어요. 나중에는 고춧가루와 끓
는 물도 떨어졌어요. 그 때 아낙네들이 무언가를 앞치마에 가득 담아 와
군사들 앞에 쏟아 놓았어요.
"이 돌을 던지세요!"
성안의 아낙네들까지 한 마음이 되어 싸움을 도왔던 거지요. 결국 왜적
은 성을 함락시키지 못한 채 후퇴하고 말았어요. 이 싸움이 바로 그 유명
한 행주 대첩이에요.
부녀자들이 행주 산성을 지키기 위해 앞치마로 돌을 날랐다고 해서 행주
라는 지명을 따 행주치마라 부르게 되었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