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나 녹차 같은 떫은 맛을 내는 차 속에는 탄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이 탄닌
은 철분과 결합하면 철분의 성격을 변화시킨다. 따라서 빈혈등으로 철분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차를 함께 또는 비슷한 시간대에 마시지 않아야 한다. 차를 마시려면
빈혈약을 복용하고, 한 시간 이상 지난 후가 좋다.
또 다음에 나을 항생제편에서도 말하겠지만, 테트라사이클린과 우유(우유 속의 칼슘
과 결합한다)도 비슷한 관계가 있다. 이러한 예는 약효를 무효화시키는 종류들이다.
청어나 바나나, 맥주, 치즈, 누에콩, 와인, 간, 효모제품 등과 같이 '티라민'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 음식물은 MAO저해제가 주성분인 고혈압 치료제 파르길린(유토닐)의
작용을 억제시켜 고혈압이나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하므로 파른길린을 복용하는 고혈압
환자는 이러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당뇨에 걸려서 혈당치를 낮추기 위해 혈당 강하제를 열심히 사용하면서 단것을 먹으
면 그 작용이 상쇄된다. 또한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이뇨 혈압 강하제를 복용한 경
우, 이 약이 염분을 체외로 배설함으로써 혈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음식을 짜게 먹는다
면 약의 효과는 없어진다.
간질(전간) 환자가 항전간제인 '페니토인'을 복용하고 있을 때에 조미료의 성분인 '
글루타민산 나트륨'을 섭취하면 급격한 흡수로 인해 중독을 일으키고, 전신이 나른해
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시금치 등의 푸른잎 야채는 지혈 작용을 가지고 있는 비타민 K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쿠마린계의 항응고제인 '와르파린'의 효과를 약화시킨다.
결핵 치료제인 '아이나'를 복용하고 있을 때, 치즈나 정어리를 먹으면 얼굴이 화끈
거리거나 오한, 두통 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치즈 속에 있는 '티라민'이나 생
선 속에 있는 '히스타민'을 분해하는 효소가 아이나에 의해서 억제되기 때문이다.
천식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테오필린'을 복용하고 있을 때 석탄으로 구운 고기를
먹으면, 테오필린의 대사가 빨라져서 약효가 없어진다. 왜냐하면 고기를 석탄으로 구
울 때 생기는 '폴리사이클릭 하이드로카본'이라는 물질이 테오필린을 분해하는 간장의
대사 효소를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사용하는 '티록신'이나 '리오티로닌'은 화학적으로 '요드'를 함
유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양배추와 같이 '치오옥사졸리딘'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
는 야채를 함께 먹게 되면 요드의 흡수가 방해된다.
오렌지 주스 같은 산성 음료는 항생제 암피실린, 클록사실린, 에리스로마이신 등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들 약은 산성에서 불안정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