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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코

'클레오파트라' 하면 흔히 동양의 양귀비와 쌍벽을 이루는 서양의 대표적
인 미인으로 알려져 있어요.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왕국의 마지막 여왕이에요.  아버지 프톨레마이오
스 12세가 죽자 동생인 프톨레마이오스 13세와 함께 이집트를 통치하게 되
었어요. 그러나 점차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지게 되었어요. 따라서 궁정도
두 파로 나뉘어 싸움을 벌이게 되었지요.
  이 때 마침  로마의 실권자인 카이사르가 이집트로 원정을 왔어요.  클레
오파트라는 매우 기뻐했어요.
  '옳지, 좋은 기회다! 그의 힘을 빌어야지....'
  마침내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의 도움으로 왕권
을 잡았어요. 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 케사리온도 낳았어요.
  그 후 카이사르가 암살을 당하자, 클레오파트라는 새로운  실력자인 안토
니우스에게 접근하여 그와  결혼을 하였어요. 그는 당시 로마의 보호  아래
있던 이집트를 완전히 독립시키고, 대제국을 건설하려는 야심이  있었기 때
문이지요.
  그러던 중 카이사르의  양자인 옥타비아누스와의 전쟁이 벌어졌어요.  클
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와 연합군을 형성하여 악티움 해전에서 운명을 건
싸움을 했어요.  그러나 싸움 도중  클레오파트라가 함대를 이끌고  달아나
싸움은 싱겁게 끝나 버렸어요.  싸움에 패한 뒤 안토니우스가 자살하자, 클
레오파트라는 옥타비아누스까지도 유혹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어요. 결
국 클레오파트라는 로마 개선식에 포로로 끌려가 모욕을 당할까 두려워 스
스로 독사에 팔을 물려 목숨을 끊었어요.
  클레오파트라는 강국 로마로부터 자기 왕국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로마
의 힘을 빌어 대제국을 세워  보려는 야심을 가진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이
었지만 결국 이와 같은 비극적인 최후를 맞고 말았지요.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의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
다.'라는 말은  프랑스의 철학자 파스칼이  '팡세'에서 쓴 말이에요.  하지만
원문을 충실히 번역하면 이래요.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더 짧았더라면 세계의  얼굴이 변했을 것이
야.'
  이 말을 깊이  해석하다 보니 '세계의 역사' 운운하게 된  것인데, 이것만
보더라도 그녀의 미모가 어떠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어요.
  그러나 실제 클레오파트라는 아름다웠으나 절세의 미인이라고까지 할 정
도는 아니었어요. 미모만으로 여러 영웅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니었
죠.
  풍부한 교양과 재치 있고 세련된 말솜씨가 진정한  그녀의 매력이었어요.
특히 그녀의 목소리는  더없이 감미로웠는데, 고대 그리스의 전기 작가  플
루타르크는 그녀의 목소리를 '줄이  많이 달린 현악기가 울리는 음색' 같다
고 표현했어요. 또한  그녀는 외국어에도 능통하여 몇 개 국어를  마음대로
구사했다고 해요.
  로마의 대표적인 장군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매혹시킨 클레오파트라
는 로마인들로부터 '나일의 마녀'라는 악담도 들었으나 최후의 깨끗한 죽음
은 높이 평가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