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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수명

병이 없이 오래 산다는 무병 장수의 꿈은 우리 인간이 지닌 원시적
본능이다. 그리고 현대의 의학이나 약학이 직면하고 있는 궁극적인
관심사이다.
  천수만세를 달성하기 위하여 우리 인간은 오랜 기간 발버둥쳐 왔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영국의 의사 제너(Jenner
Edward, 1749__1823)가 종두법을 발명하게 되었고, 이어서 수많은
백신이 출연함으로 인하여, 드디어 인간은 제1차 수명혁명의 성공을
보기에 이르렀다.
  아담과 이브 이후, 이집트와 로마의 시대, 그리고 중세 등을 통해
줄곧 평균 연령이 20세라는 처절했던 평균수명이, 제1차 수명혁명을
통해 인생40의 문을 돌파하게 되었다. 이것은 우리 나라의 사정을
생각해 보아도 능히 알고도 남음이 있다. 조선 초기의 전체 인구가
500만이었던 것이 19세기 중엽 말기에도 여전히 500만이었다고 한다.
출산시에 산모와 아기의 희생이 많았고, 무사히 태어나서 자라는
아이들은 무서운 마마귀신(천연두)이 데려갔고, 다행히도 살아남은
청소년 및 장년의 남녀들은 염병(장질부사, 장티푸스)의 재물이
되었다. 이러한 시련의 와중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목숨을 누리면서
죽은 사람의 몫까지 살았으니 겨우 20세라는 평균수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인생 70은 '고희(예로부터 희귀하여 보기 힘들다)'라는 말이
실감할 정도이다.
  여기서 평균 수명이란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의 수명을 모두
합해서 평균치로 계산한 것이다. 따라서 천연두가 발생하여 한 살짜리,
두 살짜리 어린이들이 많이 죽어 나가던 그 옛날에, 이런 어린이들의
수명까지 모두 합해서 평균을 내기 때문에, 비록 40__60세까지 살아있는
장수자들이 많이 끼어 있었다해도 인간의 평균 수명은 20세를 넘지
못했다.
  그런데 19세기에 이르러 천연두의 백신이 발명되고, 그 보급에 힘입어
평균 수명이 20세에서 40세로 껑충 뛰어 오를 수 있었다. 종두를 맞은
아이들은 100% 살아남고, 안 맞은 아이들은 90% 가량 죽어간다는
엄연한 사실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자신들의 생명에 대한 애착은
물론이요, 종족보존의 본능이 작동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것이 종두의 보급에 박차를 가했던 것이다. 이 종두의 보급에 의한
성과를 보건학자들은 제1차 수명혁명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참고삼아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는 지석영(1855__1935)선생님이
1880년 수신사의 수행원으로 일본 동경에 건너가서 종두법을 연구하고
돌아와서 1882년 우두국을 설치하고, 비로소 전국에 보급하였다.
  다음 제2차 수명혁명은 20세기에 이르러, 저명한 영국의 세균학자
플레밍(Fleming, Sir Alexander, 1881__1955)이 1929년
누룩곰팡이과의 1종인 푸른곰팡이 페니실륨 노타늄에서 항생물질인
페니실린 분석, 추출하는데 성공한 공헌으로 그 문이 열리게 되었다.
플레밍은 그의 공로로 1945년 노벨의학, 생리학상을 받았는데, 이를
효시로 하여 주옥 같은 항생제가 1950년대를 장식했다.
  플레밍의 공헌에 의하여 인간의 평균수명은 1950년대에 이르러 인생
60의 관문을 통과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유행하게 되었으니, "인생 70은 고희"라는 공자님의 말씀은 고사하고,
불과 1세기 전만 생각해도 격세지감이 없지 않다. 이 시대를 가리켜
제2차 수명혁명기라고 한다.
  이제 우리는 인생 80의 관문을 통과하려고 온갖 정성을 기울이며, 그
노고를 아끼지 않는다. 단순히 평균 수명을 연장시키려는 차원을
넘어서, 존엄한 인간의 생명을 지키려는 박애정신의 발로이다.
  인생 80, 즉 제3차 수명혁명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대충 꼽아보면, 당뇨병, 뇌졸중,
심장병, 암 등의 성인병과 나병이 있는가 하면, 새로이
에이즈(AIDS)따위가 등장하여 온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극복하는 것이 제3차 수명혁명으로 가는 첩경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의료, 제약, 보건의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정성이 깃든
헌신적인 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재의 횡포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의 인간의 무절제를 간과할 수 없다. 해마다 닥쳐오는 한파, 폭설,
홍수, 태풍, 지진, 화산폭발 등의 천재지변을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인간의 노력으로 그 희생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전쟁에 의한 살상,
교통사고(항공기, 선박, 특히 자동차) 등에 의한 인류의 희생은
그야말로 인재의 횡포에 의한 거룩한 생명의 희생이다.
  이상 노파심으로 한마디 부언했지만, 과거의 사인은 역시 급성질환이
주류였었다. 이에 대해서도 예방의학이 개발되고 위생환경이 개선되어,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급성질환에 대한 일반 대중의 예방지식이 보편화
되면서, 오늘날 급성질환의 발생 빈도가 현저하게 감소되어 있다.
인간이 노쇠하는 양상에는,
  1)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오장육부가 골고루 노화되어 가는 생리적인
자연노쇠가 그 하나이고, 이와 같은 노쇠는 인생 100세를 서서히
향락하면서 곱게곱게 늙어가는 홍안백발의 지혜를 터득한 인생
승리자의 길이다.
  2) 젊어서 방종한 생활을 보낸 결과에서 오는 노쇠가 또 그
하나인데, 이것은 자기 건강에 대하여 게으르고, 건강에 대한 무지로
인해, 자신의 몸 안의 어느 구석이 파괴되어 가는, 병에 의한 노쇠이다.
즉 혈관이 녹슬고, 손발이 저리고, 시력이 약해지고, 혈압이 오르고
피부가 거칠어지고, 정력이 감퇴되어도 당연한 노화라 하여 방관만
아는 우매한 사람들의 길이다.
  유명한 세네카의 금언이 다시 한번 생각난다.
  "사람은 노쇠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자살하고 있다"
라고 로마의 웅변가는 일찍히 간파했다.
  3) 무절제한 음식 섭취와 잘 모르면서 좋다면 무조건 찾아서 먹는
식품이 노쇠현상을 독촉하기도 한다. 조상 전래의 음식을 무시하는
무지를 탓해 무엇하리.



      체질과 기본체온

  체질에 대한 문의가 더러 있어서 여기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기본체온을 가지고 태어난다. 쉽게
말해서 섭씨 37도의 온도를 기본체온이라고 한다. 이 기본체온은 죽을
때까지 유지되며, 이 체온의 변호가 바로 인간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원인이고, 또 병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주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 처음에는 시원하고 갈증도
없어지지만, 조금 지나면 몸 전체에 열이 오르게 될 것이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나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아마도 더위를 자초하여
웃옷을 벗거나, 남자들은 넥타이를 풀어 제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이 현상은 체온과의 차이가 많은 냉한 맥주를 신체의 기본체온의
수준까지 올려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럴려면 자연히 체내의
에네지가 많은 양의 찬 맥주를 따뜻하게 만드는데 동원될 것이고,
에너지가 동원되면 열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기본체온 유지의 하나의 방편이다. 기본체온의 유지는 바로 신체의
자위능력의 발동이다.
  절제하는 능력이 모자라서 찬 음료를 마구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즉 냉한 음료수를 기본체온의 수준까지 그 온도를
올리려면, 에너지가 동원되고, 에너지가 동원되면 열이 나고 열이 나면
갈증을 느껴 다시 찬 음료를 필요로 하여 또 마시게 된다. 이렇게
반복하는 사이클이 계속되면 어떤 결과가 올 것인가.
  상체에서는 열감이 계속되어 편도선염처럼 인후의 염증 상태가 계속
될 수도 있고, 지속적인 열의 발생으로 눈이 시큰거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얼굴이 붉어지고, 심하면 검게 탄 모양이 되어, 여성의
경우는 기미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상체에서 열이 계속되면, 하체는 그 동안에 상체로 계속하여 열을
빼앗기니까, 하체가 냉해지는 것은 뻔한 일이다. 결과로서 상체에는
열이 있으나, 하체는 냉한 체질이 형성되는 셈이다.
  이런 연유로 사시사철 찬 음료수를 절제없이 즐겨 마시는
어린이들에는 편도선염, 비후성 비염, 축농증 증상, 여드름, 건버섯,
심지어는 피부병 등이 나타날 수도 있고, 또 땀을 많이 흘리거나,
이유도 없이 코피를 흘리거나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고, 하체가 냉해지면 대하증과 같은 증상을 어린이들에서도 볼 수
있고, 심한 변비, 혈액순환의 장애마저도 나타나는 수가 있다.
  한여름에 얼음 몇 개를 씹어 먹고, 찬 음료수 몇 잔을 마셨다고 해서
금방 병이 나거나 체질이 변하거나 할까마는, 사시사철 내내 찬 음료수
혹은 얼음물만을 좋아하고 마시는 사람들은 분명히 체질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고, 모르는 사이에 병에 대한 저항력이 뚝 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여기서 옛날의 조상들의 지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말하자면 옛
것을 돌이켜 보며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온고지신이다 .
  우리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밥이나 물에 대한 정성을 생각해 보면,
밥은 그릇을 담아 뚜껑을 덮고, 아랫목 이불 밑에 묻어둔다. 옷감에
솜을 넣어 예쁘게 누빈 보자기로 밥그릇을 꼭 사둔다. 또 식후에는
반드시 숭늉이다. 밥은 적절한 온도로 따뜻할 때가 맛이 있고, 또
영양가도 높다. 밥이 식으면 전분의 분자식이 파괴되어 영양가가
떨어진다. 또 구수한 숭늉의 맛, 이것은 한국 고유의 문화재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특히 식사 후의 숭늉이란 다름 어떤 음료수에 비할
것인가.
  결코 찬 음료가 건강에 좋은 것만은 절대 아니다.



      체온계의 눈금

  체온계의 눈금은 대부분이 42도까지 밖에 없다. 42도 이상의
온도(체온)는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한 육체는 36__37도의 체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병이 들어
체온조절 중추에 고장이 발생하면 높은 열이 난다.
  또 대단히 흥분한 경우에도 체온조절 중추에 혼란이 와서 열이
발생한다.
  그러나 체온은 무제한으로 상승하지는 않는다. 체온이 39도 이상이
되면, 뇌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41도를 넘으면 고열에 취약한
간장이 맨 먼저 파괴된다.
  42도가 넘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42도는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단백질이 마치 삶은 달걀처럼
굳어져서 원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는 체온이다. 이것은 인간의
단백질이 변성되는 온도이니까, 인간에게는 42도가 벽이 된다. 그래서
체온계의 최고 온도는 42도이다.
  인간 뿐만 아니라 고양이, 토끼, 쥐 등의 동물도 42도 전후에서 죽게
된다.



        비타민

  영양을 논할 때에는 반드시 비타민이 거론될 만큼 비타민의 종류가
다양하고, 어떤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면 체내에서 비타민이 합성되는
'예: 알리신_알리티아민_티아민(V_B1)' 등, 비타민의 작용은 신체의
다방면에 관여하고, 또 매우 복잡한 것이어서, 여기서 그 성질과
작용을 세세히 언급하기에는 시간과 지면이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여기서는 일반적이 아닌 몇 가지 요점만을 언급하기로 한다.
  1. 비타민과 의약품
  비정상적인 신체의 여건에서는 박테리아에 의한 비타민의 합성이나,
식품으로부터 비타민의 공급이 영향을 받게 된다.
  예를 들면, 장의 수술, 담낭기능의 저하, 기생충의 감염, 변비약의
사용 등으로 비타민의 흡수능력이 저하한다. 또 만성적인 소화불량,
항생제, 설파제의 복용은 몸에 이로운 박테리아를 파괴하여 정상적인
소화를 방해한다.
  비타민은 반응조건에 따라 파괴하기 쉬운 물질이다.
  날계란의 흰자위 성분의 하나인 아비딘(Avidin)은 향비오틴
물질이어서, 이것이 지나치게 많으면 비타민B 복합체인 비오틴을
불활성화하여 소위 난백 중독증을 발생시킨다.
  날생선의 성분인 디아미나제(Diamimase)는 비타민B1을 불활성화 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감기약, 진통제, 항알레르기의 약재들이
혈액 내에서 비타민A의 농도를 낮춘다고 한다. 비타민A는 코, 목, 폐
등의 점막을 보호, 강화하는데, 이것이 감소되면 미생물이 번식하기
쉽고, 증세가 오래 갈 염려가 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ASA(아세틸살리실산: 아스피린)도 비타민C를
훔쳐가는 약물이므로 소량의 ASA라도 비타민C의 배설을 3배나
빠르게 하며, 엽산(Folic acid)의 결핍도 일으킨다.
  2. 천연 비타민과 합성 비타민
  천연 비타민: 자연계의 식물이나 동물로부터 추출한 비타민을
말하는데, 그 추출과정에서 용매, 가열, 가압이 이용되는 수가 많다. 또
분리과정에서 천연 비타민의 양은 대체로 소량인 경우가 많으므로,
합성 비타민을 첨가하여 그 양을 늘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예를 들면, 장미의 열매로부터 비타민C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비타민C의 필요한 양을 충족시키는 순수한 장미 열매의 비타민C 정제를
만들자면, 장미의 열매가 계란만큼 커야 한다. 따라서 천연 비타민C를
5%, 합성 비타민C를 95%를 섞어서 장미 열매의 비타민C를 만들기도
한다.
  합성 비타민: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비타민이며, 결함이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경우가 있다. 합성 비타민은 효모(Yeast) 곰팡이를
사용하여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합성이든, 천연이든, 그 조성이
같고 작용도 같다. 즉 양자 중에는 어느 쪽이 더 좋다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합성 비타민은 천연의 것에 비하면 불활성 성분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민감한 사람이면 소화기의 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천연 비타민은 식품에서 얻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비타민A: 어류의 간유
  비타민: B효모, 어류, 동물의 간
  비타민: C호박씨 따위의 열매
  비타민: E대두, 밀, 배아, 옥수수, 해바라기의 씨
  3. 비타민의 다양한 형태
  비타민은 열, 빛, 공기에 약하여 변성이 잘 된다. 따라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고안되고 개발되어야 한다. 식품을 통해서 천연
비타민을 섭취하려면 항상 양이 부족하므로 합성 비타민을 복용하는데,
이것이 상품으로서 가치를 확보하려면, 장기간의 보관이 가능하고,
흡수가 잘 되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따라서 열, 빛, 공기 등과의 접촉을
차단하려면, 당연히 정제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지용성 비타민(A, D, E, K)은 캡슐(Capsule)제_정제로 제조한다.
비타민 A, D, E, K를 용해시킨 생선 및 식물성 기름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도 적용되어 있다. 캡슐은 영양상 활성인 성분을
완전히 에워싸고 있으니까, 방부제는 없어도 된다. 다만 비용이 비싸게
드는 결점이 있다.
  최근에 비타민 제조의 획기적인 발전이라고나 할까, 시간을 두고
조금씩 녹아 나오게 하는 시간조절용 비타민이 출연했다. 수용성
비타민C와 비타민B의 복합체가 있는데, 복용 후 2시간이 지나면, 혈액
중의 농도가 최고에 이르렀다가 급격히 감소된다.
  따라서 하루 종일 비교적 일정하게 각종 비타민의 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안한 방법이다.
  그러나 소화 흡수의 과정에는 개인에 따라 차가 있다. 시간조절용
비타민이라고 해도 일률적으로 같은 효과를 본다고만은 할 수 없다.
  4. 비타민도 습관성이 있는가.
  보통 습관상 의약품이라고 하는 것은 장기간 복용하면 할수록 점점
더 소요량이 늘어나는 약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즉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더 많은 양을 복용해야 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약품이다.
  그런데 비타민은 반대로 복용기간의 경과에 따라 그 필요량의 점점
줄어든다. 즉 결핍된 증세가 나타나서 비타민을 복용하여 그것이
회복되어 대사작용이 원활해지면, 비타민의 소요량은 감소되는 것이다.
  더구나 습관성 의약품은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 흔히 부담스러운
증세를 수반하는 것이 특징인데, 비타민은 그 복용을 중단한다 해도
극심한 부작용을 일어나지 않고, 적정량에서 점차적으로 조금씩
줄여가면 큰 탈 없이 지낼 수 있다.
  그러나 비타민에 습관성은 없다해도 외부로부터 다량을
흡수함으로 해서 신체 내에서의 비타민의 합성 또는 환원의 기능이
퇴화해 있으면, 갑자기 복용을 중단하는 일이 신진대사에 의외로 심한
타격을 주는 수가 있다. 따라서 점차적으로 소량씩 줄여 가면서 신체의
기능을 달래야 한다. 신체에서 비타민을 합성시키는 능력이 회복되는
기색을 보아 가면서 점차적으로 감량해야 한다.
  5. 비타민의 복용시기는 언제가 좋은가
  비타민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따라서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아침은 하루의
시작인 식사이므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뒤가 가장 알맞다. 물론
세끼 중 아무 때나 상관없지만, 가장 넉넉히 먹는 식사 후가
바람직하다. 저녁식사를 든든하게 드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저녁식사
후가 좋다.
  비타민을 빈속에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음식과 함께 먹으면 속이
뒤틀리지도 않고, 비타민이 체내에 머무는 시간도 길고, 소화액에
의하여 파괴되는 일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비타민은 식후에 바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6. 음주 전에 비타민C, 비타민B 복합체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완전한 해결책은 못 되지만, 도움은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술을 마시면 비타민B 복합체 중에서 특히 티아민(비타민B1)이 크게
소모된다. 안주에 비타민B1이 충분히 들어있지 않은 경우에는 체내의
비타민B1이 어느 정도 희생될지 모르니까, 사전에 비타민B 복합체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술좌석에서는 으레 담배 피우는 사람이 끼어 있고, 자신도 따라
피우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담배 한 개비 피우면 신체의 비타민C를
25mg 정도 파괴하는 꼴이 되고, 또 술의 대사도 역시 비타민C를 더
많이 필요로 하므로 음주 전의 비타민C의 복용은 유익하다
  본래 알코올은 영양분은 없지만, 그 연소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의
10% 정도는 얻겠지만, 보통 성인 남성에서 권장량 2700칼로리에는
절반도 못 미칠 것이다.  즉 술을 마시면 칼로리 부족, 비타민C
비타민B1의 부족을 초래할 것이니, 식사는 반드시 거르지 않아야 하고,
비타민을 사전에 복용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과일 이야기

  조물주가 우리 인류에게 주신 훌륭한 음료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과일이다. 천연자원을 그대로 이용하여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에던 동산에서 금단의 열매를 따먹었다는 이야기 자체가 벌써
인류의 역사과 더불어 과일이 훌륭한 식품으로서 그 장도에 올랐던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데 그 과일도 태양열을 흠뻑 받은 청순하고 싱싱한 것이야말로
맛과 영양가에 있어서 우수한 것이다. 또 제 철의 것이라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고, 보관하는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장기간 보관된 것은
역시 맛이나 영양에서 그 가치가 뒤지나.
  대체로 모든 과일에 공통적인 것은 수분과 당류이다. 구미를 당기는
것은 역시 시원한 수분과 달콤한 당분이다. 수분이 많을수록
이수작용이 좋아 약효가 좋고, 당분이 많을수록 애용된다.
  수분이 많기로는 뭐니뭐니 해도 수박이 으뜸가고, 딸기, 수밀도 등이
버금간다. 약간 늦은 봄의 딸기, 한여름의 수박에 대해서는 누차 기회
있을 때마다 언급했고 또 별도로 설정하여 상술하였으므로, 여기서는
초가을부터 나돌기 시작하는 포도에 대하여 한마디 부언하기로 한다.
  이솝의 동화에 나오는 포도, 말만 들어도 군침이 돈다. 비록 계몽적인
우화일지라도 어린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포도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신맛은 땀이나 수분이 몸에서 빠져
나가는 것을 억제하는 고삽작용을 해낸다. 여름 내내 열려있기 마련인
땀구멍이 자연스럽게 오므라드니, 즉 전신적으로 수축작용이 일어나니,
체온의 상실을 막아준다.
  그러나 열이 펄펄 나고 더워서 대단히 괴로움을 당할 때 포도는 열의
발산을 막아버리므로 즉 땀구멍을 막아버리므로 체내의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서 더욱 병을 악화시키는 수 있다.
  바야흐로 온 세계적으로 유전공학의 활발한 연구가 성행하여, 이것이
인체의 건강에 관한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의 개량에도
비중 높게 집중되고 있다. 2000년대의 인구폭발로 인한 식량 부족의
해결은 물론, 음료식품으로서의 과일 개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식물학 박사, 고 우장춘씨의 씨없는 수박은
유명하다. 맛도 맛이려니와 영양가와 약리작용도 겸비하는 과일의
개량에 크게 기대하는 바이다.



        과일과 당뇨

  당뇨병 환자들이 제일 경계하는 것이 당분이다. 그렇다고 당분이
전혀 없는 음식만으로는 살 수 없다. 이런 면에서 과일은 여러 가지
이점이 있는 식품이다. 신선한 과일은 천연의 당분(주로 과당)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당분을 함유하고 있는 다른 음식처럼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지 않고서도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과일의 섬유질이 위장에 도착하면 음식의 이동속도가 느려진다.
펙틴(Pectin)과 같은 섬유소로 만들어진 죽상물질이 장의 내벽을 덮어
준다 이로 인해서 포도당의 흡수가 느려지고, 따라서 혈당의 급격한
상승이 없다. 실제로 오렌지 주스를 마신 사람과 오렌지 과일을 통째로
먹은 사람들의 혈당 상승치를 비교해 보면, 날 것인 오렌지 과일을
먹은 사람의 혈당이 서서히 상승되고 있다.
 과일에 함유되어 있는 섬유질은 위장과 안에서 만복감을 오랫동안
지속시키므로 식사의 횟수와 양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것은
특히 비만에 의한 당뇨병 환자의 체중 경감에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또 과일에는 당분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과일을 기피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라고 할 수 없다. 물론
과다한 섭취는 삼가야 하겠지만, 적절한 양으로만 조절하여 섭취하여,
다른 식품에서 당분을 섭취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