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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상담사례의 연구

  I.문제유형별 상담사례
  1.정신분열증 병력의 상담사례
  1.1. 정신분열증의 증상과 치료
  여러 정신병적 장애들 중에서 정신분열증은 매우 심각한 장애중의 하나이다.
실제 발생 빈도는 전체인구의 0.5~0.6%에 불과하나, 정신과 병동에 입원하고
있는 정신병 환자 중의 약 50% 정도가 정신분열증으로 진단 받은 환자들이다.
또한 재입원율 역시 여느 다른 정신병적 장애에 비하여 월등히 높으며, 증상이
경감되어 퇴원한 정신분열증 환자들도 반수 정도는 2년 이내에 재입원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정신분열증은 가장
흔하면서도 심각한 정신병적 장애라 할 수 있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사고,
지각, 주의, 감정 혹은 정서 등 적응에 필요한 여러 정신 영역에 심각한
장애를 수반하게 된다. 정신분열증의 증상은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하지만 몇
가지 특징적인 증상들이 있다. 여기에서는 먼저 정신분열증의 주요 증상들을
살펴보고 두드러진 특징에 따라 어떠한 하위유형들로 분류되고 있는지를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정신분열증에 대한 치료적 접근방법들을
간략히 살펴본 후, 실제상담사례를 통하여 정신분열증 환자에 대한 바람직한
상담과정을 검토하고자 한다. 그러면 우선 정신분열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증상적 특징을 우선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정신분열증의 주된 증상은 대체로 다음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사고기능에 심한 장애를 보인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사고내용은 통합되어 있지
않아 지리멸렬 상태이고 사고(생각) 와 사고(생각) 간의 관계가 비논리적이며
조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생각을 선별하여 논리적이고 조리 있는 사고를
하는 능력에 결함이 오는 까닭이라고 본다. 따라서 정신분열증 환자의 말이나
글을 보면 현실을 지각하는 데 여러 가지 무관한 연상이 조리 없이 나열되어
있어 이해하기가 어렵고 기이한 느낌을 준다.
  둘째, 현실을 지각하는 데 큰 장애를 보인다. 현실을 왜곡하여 보기 때문에
심한 경우 망상적 사고를 나타내기도 하며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지각하는 환각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환각이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시각적, 청각적, 통각적 혹은 기타 감각적 현상을 지각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인데, 흔히 나타나는 것이 환시와 환청이다. 그래서 때로는 무슨 일을
하라고 명령하거나 자신을 비난하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이상한 냄새를 맡기도
한다.
  셋째,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감정표현 혹은 정서반응에 있어 장애를 보인다.
즉, 전혀 무감각하게 감정반응이 없거나 부적절한 반응을 보인다. 예를 들어
가족을 잃은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다든지 즐거운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아주 슬픈 기색을 보인다든지 하는 식으로 감정표현이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
  넷째,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정상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세계 (현실적 환경) 와의 접촉을 피하고 자기 세계에만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외부세계에 대하여 반응이 별로 없고, 자발적 행동이
드물며 매우 위축되어 있다. 때로 행동이 기이하여 정상적인 사람들은 도저히
취할 수 없는 기이한 자세를 취하고서 오랜 시간 동안 꼼짝 않고 있기도 한다.
요컨대 정신분열증의 주요 증상들은 사고의 장애, 외부세계에 대한 지각장애,
행동의 장애, 감정 및 정서의 장애 그리고 삶에의 적응기능이 정상적인
범주에서 크게 이탈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신분열증적 증상들은 어떤 증상이 특징적으로 더 나타나는가에
따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질 수 있다.
  첫번째로, 해리형 정신분열증 (disorganized schizophrenia) 은 사고의
연상작용에 있어서 심각한 장애를 보이며, 행동이 흐트러지고, 감정에 굴곡과
변화가 없는 단조로운 정서상태를 나타내 보이거나 혹은 상황적 맥락과 전혀
부합되지 않는 부적절한 감정의 표현 등이 특징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의
환자들은 산만하고 퇴행적인 증상들을 나타내 보인다. 또한 단편적인 망상이나
환각은 더러 발견되나 편집형 정신분열증에서와 같은 체계적이고도 조직화된
망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두 번째로, 긴장형 정신분열증 (catatonic schizophrenia) 은 신체운동
영역에 있어서 현저한 장애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유형의 환자들은
긴장성 부동상태를 보이거나 과도한 흥분상태를 보이며, 때로는 이 두 가지
상태 사이를 왔다갔다 하기도 한다. 이러한 긴장형 정신분열증은 비교적
갑자기 증상이 시작되는 경향이 있다. 극단적인 부동상태나 혹은 흥분상태에
있을 때에 자해를 하거나 남을 해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이들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요구되기도 하지만, 최근에 와서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약물치료가 가능하므로 이 유형의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흔하지 않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또 한 가지 전형적 유형으로 편집형 정신분열증 (paranoid
schizophrenia) 이 있다. 이 유형의 두드러진 특징은 체계적이고 조직화된
망상적 사고이다. 대개의 경우 이 유형의 환자들은 피해망상을 주로 나타내
보이는데, 때로는 과대망상, 질투망상 등을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또한
그러한 망상들과 더불어 단일 주제와 관련된 빈번한 환청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 전반적인 불안, 분노, 말다툼 그리고 폭력행위 등이 수반되기도
한다.
  정신분열증은 그 원인적 요인이 복합적이니만큼 치료에서도 복합적이며
총체적 접근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주로 약물치료, 정신치료, 환경치료와 그
밖의 각종 사회치료들을 여러가지로 결합하여 치료하게 된다. 어느 치료방법이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한 많은 통계적 조사가 실시되었으나, 정신치료 혹은
환경치료의 어느 한 가지 방법으로는 충분한 치료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점에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즉,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또는 약물치료와 환경치료 및
가족치료를 함께 하는 식의 복합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약물
단독치료나 약물과 정신치료의 병합치료간에 차이가 없다는 보고도 있으나,
정신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방법이 미흡했기 때문에 보다 잘 짜여진
조사방법으로 장기간의 관찰을 목적으로 한 조사가 현재 진행중이다.
  정신분열증의 정신치료에서는 학파간의 이론적 차이가 크게 문제되지 않고,
상담자 (치료자) 는 어떤 수단으로든지 내담자를 환상의 세계에서 현실사회로
데려와야 할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상담자는 신화의
세계에 사로잡혀 있는 내담자를 현재의 인간적 차원으로 연결시켜 주는
매개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과제는 같지만 정신치료의 치료적 접근방법에는 치료자마다 또는
학파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다. 내담자 (환자) 속에 남아 있는 건강한
자아기능을 최대한 살려 현실과 연결시키려는 지지요법 (supportive therapy),
내담자의 무의식적인 성적 갈등의 소재를 밝히고 대담하게 이를 해석하여
깨닫게 해주는 직접분석 (direct analysis), 내담자의 무의식 속의 창조적
기능을 가능한 한 촉진시켜 분열된 정신을 통일되게 하려는 분석심리학적
시도, 내담자의 현재를 중시하고 이른바 병든 세계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실존적 접근 그리고 환권 보상 치료나 강화 등을 이용하는 행동주의적 접근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든 적어도 여러달 이상에 걸친 치료적 노력, 인내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담자의 고통을 공감하며 그를 도우려는 전문가적 사랑이
요청된다. 치료자에 따라서 취향 및 강조점의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나,
경험이 많은 치료자의 경우 앞에서 말한 여러 방법을 모두 융통성 있게
구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신분열증 내담자에 대한 정신치료에서는 정통 정신분석적 기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는 않고 여러 지지적 기법을 겸용하며, 만나는 시간,
장소 모두 내담자의 상태에 따라 융통성 있게 바꾸어 나갈 수 있다. 내담자의
양가감정 때문에 한편으로는 상담자와 가까이 하고 싶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당담자와의 밀착을 두려워하는 수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짧게 자주 만나는
것이 좋고, 치료자는 너무 친절하지도 너무 냉담하지도 않은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말은 단순명료하게 해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와의 면담시간뿐
아니라 내담자를 만나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자신의 말과 행동 그리고
감정반응이 직접.간접으로 내담자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성장기에 겪어보지 못한 것을 보충해주는 건강한
보조자아 (aixilliary ego) 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할 수 있다. 즉, 과거의
부모형제와의 비뚤어진 관계를 상담자에게 투사하는 전이감정을 감수하며 이의
처리를 도와주어야 한다. 내담자는 건강한 상담자 속으로 들어가 그와 일체가
되고 상담자의 건강한 부분을 닮고, 상담자는 내담자의 갈등 속으로 들어가
그의 복잡한 상징언어의 뜻을 파악하고 그와 함께 모든 성장의 책임을 나누어
가질 때, 내담자는 혼돈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사회현실로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된다. 이 신뢰의 관계를 이루어 나감에 있어 상담자는 솔직하고
허심탄회하여야 한다. 자신의 실수도 인정할 수 있고 내담자 속에 있는 잘못된
생각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의 병적인 판단이나 행동을 고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우선은 내담자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기본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치료 (상담)
과정의 중반 이후부터는 가끔 내담자의 미숙한 부분을 강하게 직면시키거나
해석해주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내담자를 상담해 나가는 데 있어서 상담자가 내담자의 발병에 관련된 각종
사회문화적, 심리적 배경을 이해하고 그가 겪고 있는 의식적, 무의식적 갈등의
근원을 파악해야 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치료자의 태도에 있어서는
환자의 배경을 단순히 캐묻는 태도보다는 환자와의 심리적 교류에 동참하는
참여적 관찰의 입장을 취해야 한다.

  1.2.정신분열증 병력이 있는 내담자의 상담사례
  다음에 제시한 상담사례는 급성 정신분열증으로 입원한 병력이 있는
내담자가 퇴원 후 학교장면에서 새로운 상담자와 상담한 사례이다. 이
내담자는 입원 당시 현실 검증력이 상실되어 있었으며 부적절한 감정표현,
사고장애, 환각 등 정신분열증 환자가 보이는 특징적 증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내담자에 대한 상담요령은 여러 가지 시각에 따라
다르겠으나, 실제사례를 분석검토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상담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사례1: "내 눈이 이상하다고 언니가 말했다..."
  1.내담자의 인적사항; 23세, 여, 대학 2 학년을 마치고 1 년 휴학 후,
3학년에 복학하여 재학중
  2. 상담과정: 19??. 6월 본 상담자와 첫 면접을 한 이래 9개월 후인 19??
(이듬해). 3월에 본격적으로 상담이 시작되었다.
  3. 첫 상담시 내담자의 상태 [19??. 6.21.] : 이 내담자는 약 6개월 전
정신분열증으로 1개월간 모대학병원 신경정신과에 입원하였다. 퇴원한 후
휴학을 하고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은 채, 그냥 집에 있는 상태이다.
  4. 1회 면접 당시 내담자가 호소한 문제: 지난 겨울 (정신분열증 입원
당시) 자신이 굉장히 이상한 일을 경험했는데 왜 그랬는지 알고 싶다.
  5. 심리검사결과 [다면적 인성검사(MMPI)]
  - 1차 MMPI결과 ( 19??. 6. 21. 첫 면접) ; 정신병적 징후를 보이고 있으며
우울한 기분, 환각, 망상 등 정신분열증의 진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2차 MMPI결과 ( 19??. 4. 본격적으로 상담이 시작된 3월로부터 1개월 후);
퇴원 후의 정신분열증 내담자에게 흔히 보이는 결과로 우울, 위축, 사고의
단절 및 정신분열증과 관련된 증상들이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6. 면접시 내담자의 행동특성
  * 첫 면접시 행동특성 (19??. 6. 21.) - 불안해 보이고 다소 수다스럽게
이야기를 계속했으며,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는 간간히 눈물을 흘렸고 울 때의
표정은 슬픈 표정이 살아 있었다. 앉은 자세는 몸을 약간 구부리고 의자 끝에
앉았으며 한숨을 많이 쉬었다.
  * 9개월 후 2회 면접시 행동특성 ( 19??. 3. 30.) - 첫 면접 때보다는 덜
수다스럽고 상담자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하여 일방적이던 이야기 방식에서
대화가 가능하였다. 이야기 내용에 조직력은 약했으나 의사소통이 가능하였고
눈에는 푸른 색 짙은 눈화장을 하고 있었다.
  7. 상담목표와 상담계획
  (1) 상담자와의 관계를 통해 애정과 관심, 이해받는 느낌을 경험함으로써
따뜻한 인간관계를 경험하게 한다.
  (2) 가족에 대한 느낌을 충분히 표현하고 명료하게 함으로써 해결하지 못한
가족에의 부정적 감정을 정화(catharsis)시킨다.
  (3) 내담자의 장점을 재음미하고 이를 부각시켜 강화함으로써 자신감을
증진시킨다.
  (4) 일상생활, 학교생활을 잘 영위하고 기존의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생활 사건을 함께 점검하고 재발을 막는다.
   (5) 상담전략에 있어서는 정신역동적 접근보다는 지지적 접근 (supportive
approach) 방식을 취한다.
  8. 가족 관계
  부: 사망, 내담자 고2 때
  모: 56세
  아들: 35세 회사원.
  딸: 33세 결혼
  딸: 31세, 무직 현재 내담자와 살고 있음
  딸: 26세 가출
  내담자: 22세 대학3
  딸: 20세 취직으로 타도시 거주
  9. 상담과정과 내용
  [1회: 19??. 6. 21.]
  지난 해 겨울, 병원에 가기 전에 이상한 소리를 내고 오줌도 싸고 그러다
병원에 옮겼다. 나는 병원에 있었던 기억이 없다. 그 동안 하느님을 만났다.
하느님 목소리를 실제로 들었다. 지난 12월에 oo 연합 학생회 리더훈련 갔다가
계속 울었다. 주일학교 애들한테 못해줘서 죄스러워서 울었다. 어느 날
밤이었는데 갑자기 뭔가 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는데, 이 때다 하는 기분이
들어서 사람들한테 반말로 '다들 이리와' 라고 얘기했다. 언니가 내눈이
이상하다고 얘기했다. 주위를 보니까 다 변한 것 같았다.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나는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스낵집 문을 여는데 그 집에서 빛이
나왔다. TV 속의 개그맨이 나에게 손가락질했다. 집에서 '여기가 우리 집이
아니야' 라고 얘기했다. 세들어 살던 아줌마 방문을 열며 새시대가 되었다고
얘기했다. 그 순간 아줌마 눈에서 빛이 났다. 그 때부터 헤매기 시작했다.
  병원은 1월에 입원했다. 1남 5녀, 둘째 언니는 동거중이고 바로 위의 언니는
가출했다. 고 2 때 아버지 돌아가셨다. 가정은 풍족하지 못하다. 과수원
다니시며 어머니가 돈번다. 부모가 싸우는 모습만 보고 자랐다. 서로 피흘리고,
때리고, 부수고 나는 맨날 쫓겨나고 나한테 제일 심했다. 엄마도 가출했던 적
있다. 아버지는 술 많이 드시고 의처증이 있었다. 그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고
기도원 가 있다가 거기서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나를 특별히 좋아했다. 중1 때
아침마다 내 구두 닦아 주었다. 싸울 땐 아버지가 미웠다. 술만 드시면
이상해지신다. 학교에서는 전혀 애들이 우리집이 그런 걸 몰랐다. 부자집 딸인줄
알고, 학교가서도 말도 못하고 그랬다. 친한 친구는 없었다. 날 이상한 아이로
봤다. 대학에서는 괜찮다. 그 때 발작했을 때는 혼자서 무의식 상태에서
행동했다. 식구들, 집 기억 없다. 의사가 퇴원하라고는 안했지만 퇴원했다.
발작했을 때 남자이름을 대고 나서 그 애랑 결혼하자고 했다. 그는 두달 정도 사귄
친구인데 그 친구를 좋아했다. 그 친구는 내가 아픈 게 자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고 들었다. 남들이 나보고 사람들한테 잘 해준다고 그런다. 어떤 친구는
역겹다고 했다. 지금은 답답하고 그 때 왜 그랬는지 알고 싶다. 아버지
돌아가신게 기뻤다. 기도원에 갔더니 철조망도 있고 그래서 맘이 아팠다. 아버지 묻을
때 슬펐다. 바로 위 언니가 기도원에 보냈다. 병원에 있을 때 아버지가 내보내
달라고 했는데 그러기 싫었다. 아버지는 치과에 가서 이를 다 뺐다. 그래서
음식도 못 드셨다. 그 기도원에서는 치료보다는 환자를 학대하며 때리고 그랬다.
아버지가 집에 있었을 때는 사람사서 엄마 뒷조사하고 그랬다. 병원에 가기
전에는 일주일 동안 밥을 못 먹었다. 86년 끝날 때쯤 고3 아이가 내가 좋다고
편지했다. 요즘은 그 애가 애인이 되었다. 나도 용납할 수는 없지만 좋다.
나한테 사랑한다고 고백한 남자가 너무 많다. 내가 싫다. 나 자신한테 바람기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모든 책임이 나한테 있는 것 같다. 고3인
남학생은 밤만 되면 데리러 오고 집에 데려다 주고 선물주고 했다. 어린이회관
갔다가 내려오면서 그 애가 내 어깨를 잡았다. 모의고사 끝난 날 같이 놀러
갔다가 키스도 했다. 그 애를 돌이키려 했는데, 그것에 실패했다. 입원하고 학교
안 갔을 때도 매일 전화, 편지했다. 그 애가 배신하기 전에 더 깊어지지 않는
게 낫다.

  첫 면접 후 내담자가 다음 상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집으로 여러 차례 연락을
했으나 연락이 안 되었다. 9개월 후 제 2회 면접에서 물어보니 타도시에 가서
공장에 취직하여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하였다.
  2회: 19??. 3. 30. (1회 상담 후 9개월만에 다시 만남)
  내가 너무 주관이 없다. 남자 쪽에서 날 좋다 그러면 아주 썩 싫지 않으면
좋아지게 된다. 남자친구 (지난 해 첫 면접에서 고3이라고 밝힌 학생)는 oo대
시험을 봤는데 떨어지고 xx대에 다닌다. 여름엔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렇게 무슨
얘기를 하려고 그러면 굉장히 호흡이 가빠지고 그런 걸 많이 느낀다. 특별히
하는 생각은 없는데도 그렇게 혼잡하고 복잡하다. 남들은 어떤 가치관이나
그런 게 보이는데 난 뭐했나 싶기도 하고 그런 게 너무 없는 거 같고, 이렇게
확 풀어진듯한 이런 느낌,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쩔 때는 내가 이렇게
걸어가면서도 또 이렇게 앉아 있으면서도 내가 또 언제 그러지 않을까 그런 걱정되고
또 병원에서 내가 상담 좀 이렇게해보고 확실한 이유를 알고 확실히 치료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나은 게 아니고... 나는 퇴원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깨어보니까 집에 와 있었고, 항상 그 때 생각하면 나를 좀더 병원에
놔두었다면 오히려 낫지 않을까, 근데 엄마는 거기 환자들 보니까 전부 약만 먹고
그래 가지고 그랬다고 그런다. 중학교 때는 공부방이 따로 있었는 데 어떻게
방을 하나씩 세주다 보니까 방 하나에 다 살게 되었다. 둘째 언니가 결혼식을
안 올리고 애기를 낳았는데 그 집에서 살다가 못 견뎌 가지고 애기를 데리고
왔다. 그 애기가 갓난 애기 때부터 공부방에서 같이 컸는데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한 번은 책가방을 챙기고 자고 학교를 갔는데 책을 딱 꺼내 보니까 그
책에 애기똥이 막 묻어 있었다. 언니들이 다 담배피고 술먹고 그러는데 난
그렇게 안되려고 맘먹었다. 오빠,언니들이 모두 엄마 미워하지만 나는 좋다.
집은 내가 태어나서부터 아버지 돌아가실 때까지 시끄러웠다. 피도 보고 칼
휘두르고 유리 다 깨지고 세숫대야도 안 남아났다. 언니도 무섭게 맞았다.
죽인다고 싸웠다. 숨을 쉬어도 가슴이 무언가 얹혀 있는 듯이 답답하다. 어딜 가나
내가 떳떳하지 못하고 주장 못하고 그런다.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얘기도
못하고 그런다. 특히 어른들에게는. 또 병원에 가게 되지 않을까 불안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오빠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가라고 했었다. 막상
시험보고 원서내고 나니 대학 가지 말라고 하였다. 막 울고 언니들한테도 제발
대학 가게 해달라고 울었다. 원서내고 합격했다는데도 집에서 등록금 해주지
않아 대부받아 냈다. 계속 아르바이트 해서 등록금 냈다. 돈벌어 놓으면
엄마가 쓰고 이번 학기 등록금도 겨우 냈다.

  상담자는 오랫동안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파생되는
내담자의 두려움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얘기하였으며, 내담자가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타인들과의 관계에 끌려가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앞으로 주
1회의 상담을 약속하였으며 내담자가 힘들고 어려운 상태에서도 자신의 생활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지하고 내담자 자신이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