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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분만보다 제왕절개수술이 더 안전하다?

이필한
  동암산부인과의원

  최근 의료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임산부 5명 중 1명 꼴로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제왕절개수술은 어떤 상황에서 해야 하는지 과연
정상분만보다 안전한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지금으로부터 16년전쯤 인턴으로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어느 겨울날 새벽에
임신 8개월의 임신부가 심한 하혈을 하여 쇼크상태로 쓰러져 응급실로 왔다.
시급한 응급처치를 하면서 태아의 심장박동은 정상임을 확인하였고, 수혈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과장님께 연락드렸다. 곧 바고 나오신 과장님께서
진찰하신 후 전치태반이니 빨리 수술준비를 하라고 열화같은 재촉이
대단하셨고, 허둥지둥 수술실과 마취과에 연락하고 필요한 수술전 검사와
준비를 마친 후 제왕절개수술을 시작할 때는 환자가 병원에 들어온지 1시간이
채 안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수술실에서 과장님의 귀신같은 수술솜씨에
탄복하면서, 아하, 태반이 자궁의 입구를 가로막아 정상분만이 불가능한 것이
바로 전치태반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한편으로는 옛날, 이런 수술을
못하던 시절에는 이 산모와 아기는 죽을 수밖에 없었겠구나라는 당연한 결론을
얻었다. 수술을 받은 산모와 아기는 그후 별탈 없이 건강하게 퇴원하였고
의사로서 뿌듯한 보람을 느꼈던 경험이 있다.
  이와 같이 제왕절개수술은 절박한 응급상황이거나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산모나 태아에게 중대한 위험이 예측될 때 시행되어야 함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 제왕절개수술을 너무 남용하는 경향이
있으며(의료보험공단의 통계에 의하면 임신부5명중 1명 이상이 수술로 분만함),
정상분만이 가능한 임신부들조차 많은 수가 저마다의 이유에 따라 수술 분만을
하고 있다.
  제왕절개수술이 많아지는 원인은 병원측(의사)과 환자측(임신부) 양쪽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병원측으로서는 우선 가능한 의료사고로부터 회피할 수 있는
방어진료의 수단으로 수술을 이용하고 있으며, 게다가 정상분만에서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면서도 정상분만보다 훨씬 많은 영리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모들 중에도 고통없이 분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제왕절게수술을 해주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 과연 정상분만보다 제왕절개수술이 더 안전한가? 우리나라보다
의료시설과 의료관리가 잘 발달되어 있고 철저한 방어적 진료를 하며 우리와
비슷한 비율로 제왕절개수술을 하는 미국에서 발표된 10년간에 걸친 한 통계를
살펴보면, 모성사망률(분만과 관계된 산모의 사망)은 정상분만에서는 10만명중
2.7명인 반면, 제왕절개분만에서는 10만 명중 30.9명으로 무려 11배에 달하고
있으며 그 사망원인으로는 과다한 출혈, 패혈증, 폐전색증, 마취사고 등이
중요한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분만후의 합병증이나 후유증들도 개복수술인 제왕절개수술에서 훨씬 많다.
예를 들면 요관이나 방광 등 비뇨기계통의 손상, 장의 손상, 혈관손상 및 출혈,
자궁 및 나팔관, 난소 등의 감염, 비뇨기계통의 감염, 마취 및 수혈로 인한
사고와 합병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정상분만을 한다면 이들 대부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제왕절개수술을 받은 산모는 입원기간이 길어지고 회복도 늦어지므로
출산비용이 많아지고 가사노동 또는 직장으로 복귀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가정경제 및 사회경제적인 손실도 많다.
  이 기회에 보건행정당국은 의료기관에서 정상분만을 선호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해주기 바라며 일반국민들에게 홍보하는 일에도 힘을 써야 할 것이다.
불필요한 제왕절개수술은 정상분만보다 결코 안전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