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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약 이야기

  밥통의 형편이 많이 달라졌다 

  우리 선조들은 배고픈 설움을 한평생 벗어 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고개 중에 가장
높은 고개는 보릿고개이고, 흥부의 아이들에게 가장 큰 소원은 '횐 쌀밥에 고깃국'이
었다. 그러다 보니 배, 보다 더 구체적으로는 위가 비었을 때 느끼는 괴로움은 무척
컸으리라는 사실은 밥통에 관한 표현이 많다는 것으로도 짐작이 간다. '밥통이 크다'
'밥통이 비었다' '밥통이 아프다'라는 표현 외에도 '밥통' 그 자체가 밥만 축내고 제
구실도 못 하는 사람을 비난조로 이르는 말로 사용되기도 하니 말이다.
  예전에는 '먹기 위해 산다'는 말이 매우 설득력이 있었지만, 요즈음은 체중을 관리
하려고 금식이나 절식하는 사람도 많아진 것으로 보아 그 말의 설득력은 이제 없는 듯
하다. 그만큼 먹을 것이 풍부해 졌다는 말이다.
  그런데 풍요라는 측면에서 보면 바람직해진 이러한 현상이 밥통 즉 위라는 입장에서
볼 때 반드시 좋아진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위가 제일 편한 상
태는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의 음식이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먹을 것은
흔치 않고 할 일은 많았던 옛날 사람들은 보릿고개 같은 때에 식량이 없다면 모를까,
먹기 싫다고 끼니를 거르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먹고 싶다고 한껏 먹을 식량이 없으
니 위에 부담이 될 만큼 많이 먹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위의 입장'에서는
풍족하지 못했던 옛날이 더 그리울는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소수의 양반이나 왕족을
제외하고 말이다.
  사실 요즘 사람들은 위를 너무 혹사시킨다. 기분이 너무 좋아도 너무 나빠도 식사를
거르기 일쑤이다. 반대로 아무 때나 닥치는 대로 먹어대는 사람도 있다. 먹을 것이 풍
부하다 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만을 골라 먹는 편식 습관이 형성된 사람도 많은데,
특히 육 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사람의 위는 늘 과로에 시달리게 된다. 밤에는 자야
함에도 불구하고 야간 작업이니, 나이트 클럽이니 하면서 수면을 취하지 않아 그 자체
만으로도 위가 쉴 수 없어 괴로운데, 거기에다 커피나 술, 담배 등 온갖 자극적인 음
식으로 고문까지 해 댄다. 더구나 입맛이 없다고 매일같이 맵고 짠 음식으로만 식단을
채우는 사람도 많다.
  게다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위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있다.
사람의 얼굴 표정은 위의 표정이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 사람들의 얼굴 표정으로 보아
위의 표정이 좋은 사람이 많을 것 같지는 않다.
  사정이 이러니 위장을 비롯한 소화기계 질환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보건 통계에
의하면 우리 나라의 병원 방문 환자 중 20% 이상이 소화기 계통의 질환을 치료하려는
사람이라 한다. 아마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가스명수니 훼스탈이니 하는 시판 소화제
로 밥통에 탈난 것을 해결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그 비율이 크게 늘 것이다.
  그러면 옛날에는 고파서 괴로웠고 요즘은 아파서 괴롭게 된 밥통, 즉 위장의 병과
그 약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위장의 구조와 역할 

  우리 몸의 위는 내장이므로 웬만큼 아파서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이것은 진통제
의 통증 항목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러나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고 입에서 대충 우물우
물하다가 꿀꺽 삼키면 위에서 다 알아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루 이
틀만 그렇게 대충 꿀꺽 삼켜 대면 위는 당장  SOS를 요청하는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고
만다. 물론 싸이렌 소리는 한 가지가 아니고 매우 복잡하게 나지만, 어쨌든 윗배가 매
우 불편하고 아프기까지 하다.
  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소화 작용을 하는 내강 장기(안이 비어 있는 장기)이
다. 위의 소화 작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로 맷돌처럼 음식물을 가
는 기계적 작용이 있고, 또 하나는 염산과 펩신으로 음식물을 분해하는 화학적 작용이
있다.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옛날에 콩 같은 것을 갈 때 쓰던 맷돌이 투박하고
튼튼하게 생긴 것처럼 우리의 위도 매우 질기고 튼튼한 근육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
고 그 근육은 한 겹이 아니라 가로 세로 경사를 이루며 뻗어 있는 3층의 근육으로 되
어 있어 연동 작업을 한다. 또 음식이 식도에서 들어오는 곳과 십이지장으로 나가는
곳에 수도꼭지의 역할을 하는 괄약근이 있는데, 이것은 음식물의 출입만 통제하는 것
이 아니라 맷돌과 같이 강력하게 음식을 가는 작용도 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이 합쳐
져서 우리가 먹은 음식은 분해 되기 쉽게 잘린다.
  이렇게 기계적으로 잘린 음식은 다음으로 분해되는 과정 즉, 위의 화학적 소화 작용
의 과정을 밟게 된다.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생각하면 입에 침이 고이고, 구미가 당기
는 것처럼 위에서도 위액이 분비된다. 제일 처음 생각할 수 있는 위액은 염산이라는
매우 강한 산이다.
  가끔씩 위액이 거꾸로 올라와 목이나 입에 닿는 것을 경험한 한 사람이 많을 터인
데, 이럴 때 매우 신맛을 느끼게 되는 이유가 바로 위에서 분비되는 염산이 강한 산이
기 때문이다. 위에서 분비되는 위액 중 또 하나의 성분은 펩시노겐인데, 펩시노겐은
염산에 의해 펩신이라는 효소로 바뀌어 우리가 먹은 음식 중의 단백질을 분해한다. 즉
위에서는 염산과 펩신으로 음식물을 화학적으로 삭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
의 위도 역시 단백질이 주성분인 근육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위 자체를
삭혀 버릴 수가 있다. 따라서 그렇게 강력한 화학 작용으로부터 위벽을 보호하기 위해
위점막에서는 중성점액이라는 생체방어액을 분비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기계적 분절 작용과 화학적 분해 작용 그리고 자신을 위한 방어 작용이
위가 가지고 있는 기능인데, 이러한 기능 중 어느 한 가지라도 이상이 있으며 우리는
'아이고 배야' 하면서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우리들이 겪을 수 있는 위장병은 이러한 세 가지 기능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제대
로 작동되지 않으면 발생되게 된다. 그러면 그렇게 발생되는 위장의 여러 가지 고장
즉 위장병도 그러한 세 가지의 기능에 따라 분류하고 그에 맞는 위장약을 알아보자.

  물리적 위장병과 위장약 

  음식물을 기계적으로 잘게 부수는 위장의 기능은 위장의 근육 자체가 튼튼한가 그렇
지 못한가에 따라 '좋다, 나쁘다'로 구분된다. 위장의 근육은 연동 운동 즉 파상 수축
을 통하여 음식을 잘게 부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맷돌도 돌 자체가 튼튼하고 빈틈이
없으면 그렇지 못한 것보다 녹두나 콩 같은 음식물을 더욱 잘 갈 수 있듯이 우리의 위
도 원래 튼튼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어 소화력의 차이가 생긴다.
  또한 원래 생긴 모양의 차이와는 별도로, 지방질이 많은 음식이나 소화가 잘 안 되
는 음식을 많이 먹는 등 위장을 너무 혹사시키게 되면 위장의 근육이 약해지기도 한
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위가 아래로 처지는 위하수증이나 위아토니
증까지 발생하게 된다. 어떤 음식을 먹든지 늘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사람의 경우 대부
분 이러한 위장 근육의 힘이 절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한편 위장 근육의 힘과는 별도로 위장의 근육이 얼마나 원활히 움직이는가에 또한
소화력이 좌우되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이 조절하고 있다. 특히 교감신
경(흥분신경, 긴장신경)이 우세하게 되면 위장 근육은 바싹 죄어들어 마비상태에 이르
게 된다. 따라서 즐거운 기분으로 하는 식사와 불쾌한 기분으로 하는 식사의 소화는
엄청난 차이가 있게 된다. 충격을 받았다든가 밥 먹다가 꾸중을 잔뜩 듣게 되면 위장
이 굳어져서 소화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위장의 물리적인 힘에 관계되는 또 다른 요소는 괄약근에 있다. 괄약근은 위장의 출
입구를 구성하고 있는데, 특히 위장의 출구에 있는 유문부의 괄약근은 수레바퀴같이
생겨 연동 운동과는 다른 방향의 운동(회전 운동)으로 음식물을 간다. 즉 괄약근의 이
러한 움직임이 원활한가에 위장의 소화력이 영향을 받고 있다.
  한편 위장의 괄약근은 맷돌과 같은 작용 말고도 또 하나의 중요한 물리적 기능을 가
지 고 있는데, 이는 음식물 출입 통제의 기능이다. 즉 괄약근은 마치 수도꼭지의 잠금
과 풀림처럼 열렸다 닫혔다 하면서 위장에 들어오는 음식과 나가는 음식을 통제하고
있다. 이러한 괄약근의 여닫이를 조절하고 있는 것은 갖가지 호르몬과 신경이라는 것
이 최근 밝혀졌다.
  그런데 괄약근의 조임과 풀림 특히 수축력은 위장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왜냐하
면 위장의 입구 쪽 괄약근(분문이라고 한다)이 제대로 수축되지 않으면 위장 속에 들
어 있는 음식이나 강한 산이 식도 쪽으로 거꾸로 역류해 들어가 고장이 나게 되고, 출
구 쪽 괄약근 (유문이라고 한다)이 제대로 수축되지 않으면 아직 완전히 소화되지 않
은 음식물이 십이지장 쪽으로 흘러 나가 고장을 일으키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슴
이 쓰리고 아픈 증상이나(역류성 식도염), 배가 고플 때 속이 쓰린 증상(십이지장궤
양)의 많은 부분은 위장의 출입구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서 발생되기도 한다.
  이러한 위장의 물리적 장애에 대한 위장약은 엄밀하게 따지자면 위장약이라고 존재
하는 종류들에는 별로 없다. 따라서 우리의 식사 습관이 매우 중요해지는데, 그 중에
서도 꼭꼭 씹어 천천히 먹는 것이 위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약국에 소화제 사
러 오는 사람 들에게 급하게 먹는지의 여부를 물어 보면, 10명 중 9명은 음식이 다 씹
히기도 전에 꿀떡꿀떡 삼켜 버리는 습관이 있다고 대답한다.
  또한 위장의 근육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위를 혹사시키는 과식이나 과음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며, 특히 근육의 구성 요소인 단백질을 풍부히 섭취해 주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러나 위 근육이 상당히 약해져 있어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는 시판되는 소화 효소제(상품명:훼스탈, 제스탄 등)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
다.
  그런데 물리적 위장 장애의 더욱 큰 열쇠는 자율신경을 비롯한 각종 신경 물질과 호
르몬들이 쥐고 있으므로 우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위장약이다.
따라서 소화불량으로 소화 효소제를 사용할 때에 비교적 안전한 신경 안정제(상품명:
트리민, 제르다실 등)나 자율신경 조절약인, 감마 오리자놀(상품명:오리자놀, 오리놀
등)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한편 이러한 물리적 작용이 지나치게 왕성한 경우도 있는데, 그러한 경우의 증상은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먹고 나서 돌아서면 배가 고픈 소위 속이 허하다고 표
현하는 상태가 된다. 이런 사람을 보고 우리는 뱃속에 거지가 들어 있다고 놀려 대기
도 한다. 이 러한 증상은 대부분 부교감신경의 과잉 분비나, 정신적 이상 즉 욕구불만
에서 비롯되기 쉽다.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사회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어
서 온몸의 긴장이 지나치게 풀려 있거나, 모든 일을 적당히 해결하려는 성격인 경우가
많다. 비만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이럴 때 식욕억제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화학적 위장병과 위장약 

  우리가 삼킨 음식은 위장의 물리적 힘에 의해서 잘리고 그와 동시에 강한 산성인 염
산이라는 화학 물질 (염산은 하수도가 막혔을 때나, 화장실 청소할 때 사용하는 매우
독한 산성 물질이다)에 의해서 우리 몸에 흡수되어, 몸이 이용할 수 있는 영양소의 형
태로 분해되는 과정을 밟게 된다. 사실 가장 최초의 물리적 그리고 화학적 작용은 이
미 입에서 침에 의해 시작되고 있으므로 입에서 꼭꼭 씹어서 천천히 삼키라는 얘기를
앞에서 한 적이 있다.
  화학적 위장병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위장의 염산이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너무
작게 분비되거나 또는 염산의 산도가 너무 강하거나 너무 옅거나 해서 발생되는 이상
이다.
  염산이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염산의 산도가 너무 강하게 되면 음식물의 소화는 잘
되지만, 위벽 자체마저 소화시켜 위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우리가 속이 쓰리다고 표
현하는 통증은 위벽이 상했기 때문에 일어나며, 이러한 위벽의 손상으로 위궤양이나
위염 등이 발생한다.
  염산 즉 위산이 너무 많이 분비될 경우에는 위산의 분비를 억제시키는 약(시메티딘,
라니티딘, 파모티딘 등)이 사용되고, 산도가 너무 강할 경우에는 산성을 중화시키는
약으로 강알칼리제인 탄산 수소나트륨(중조라고 불리는 성분, 상품명:노루모, 건위정
등)이나 약알칼리제인 인산알미늄, 수산화마그네슘, 하이도로탈사이드 등 (상품명:겔
포수 미란타, 암포젤, 탈시드 등)이 사용된다.
  옛날부터 소다 또는 중조로 불리며 중화제로 사용되어 왔던 강알칼리제는 산반동 작
용과 몸 전체 체액의 균형을 깨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면 유해하다.
산반동 작용이란 알칼리에 의해서 중화되면 그 전보다 더욱 강한 산성의 위액이 분비
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의 위는 강한 산성이 정상적인 상태라고 인식되어 있기 때문
에 알칼리제를 복용하여 중성으로 변화되면, 우리 몸은 위액을 정상 상태 즉 산성으로
만들기 위해서 더욱 강한 산성의 위액을 분비하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위산의 산도는
더욱 강해진다.
  반대로 염산이 너무 작게 분비되거나, 염산의 산도가 너무 옅으면 음식물의 분해 작
용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소화불량증에 걸리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위장
을 자극하여 분비가 원활해질 수 있는 고추 성분이나 생강 성분이 들어 있는 약(상품
명:활명수, 가스명수 등)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그러한 성분들의 약은 위벽을 손상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장복해서는 안 된다. 또 소화 효소제도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
다.
  그러면 어째서 이렇게 위산이 적당한 양과 적당한 산도를 유지할 수 없는가? 그것을
알고 그에 대한 대응을 하면 화학적 위장병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되어 있어 서로 반대 작용을 하면
서 가장 기본적인 생명 운동을 조절하고 있는데, 위장 기능의 조절도 그 범주에 속한
다. 앞절의 물리적 위장병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교감신경은 위를 긴장시키고 또 위액
의 분비도 억제시킨다. 그와는 반대로 부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위산을 많이 그리고 강
하게 분비하고 또 위장의 움직임도 왕성하게 한다.
  따라서 자율신경을 균형 있게 조절해 나가면 화학적 위장병은 근절할 수도 있기 때
문에 자율신경 조절약이나 또한 부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항콜린약-스코폴
라민'이 복합되어 있는 소화제(상품명:가스파파, 가스베린 등)가 사용되기도 한다. 그
러나 이러한 약들은 자율신경이 조절하는 다른 기능에 대해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
에 환자 스스로 판단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자율신경 조절에 무엇보다 좋은 약은 즐거운 마음으로, 그리고 규칙적인 생
활을 해 나가는 것이다. 인간이 즐거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가장 좋은 조건은 남을 사
랑한다든가 자신의 꿈이 이루어졌을 때이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늘 속
이 쓰리고 아픈 사람이 있다면, 남을 사랑하려는 노력을 하고 또 자신이 이루 기에 너
무 벅차지 않은 적당한 목표를 만들고 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기를 권한다.
 

  점막 방어 작용의 약화에 의한 위장병과 위장약 

  우리가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서 위벽 표면의 점막에서 매우 강한 산성인 염
산이 분비되고 있는데, 이것은 위벽 자체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 이러한 위벽 자극
의 현상에 대해 우리 몸에서는 몇 가지 방어인자를 가지고 위를 보호하고 있다. 이미
앞에서 말했던 중성점액과 이외에도 점막 자체의 저항성, 점막혈류, 십이지장에 의한
위액분비 억제작용들이 위를 보호하기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원인에 의해서 저항성이 떨어지거나 점액 분비가 감소하거나 점막혈류
의 장애 등이 발생하면 염산이나 펩신 등 공격인자와의 균형이 깨어져 위벽의 손상 즉
궤양이 발생한다. 공격인자 (염산)의 과잉 분비도 위궤양을 일으키지만, 상대적으로
방어인자의 기능이 저하되어도 위궤양이 발생되는 것이다. 결국 균형의 문제이다. 위
액의 염산이 정상적인 산도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산도가 옅어도 위궤양이 잘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방어 작용이 평상시 보다 약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생
한 궤양은 위산과다에 의한 궤양보다 치료하기가 힘들다.
  그러면 방어인자는 어떤 이유로 약화되는가? 그것이 위장병의 중요한 열쇠 중의 하
나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위점막 방어인자의 약화는 중장년자나 노인에게서 많이 발생된다. 즉 나
이가 들면서 신체 모든 저항력이 떨어지는데, 위를 보호하기 위한 저항력의 형태인 방
어인자들도 역시 정상적인 기능을 잃게 되는 것이다.
  또한 육체적 스트레스나 정신적 스트레스도 방어인자를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으로부터 '카테콜아민'이라는 물질이 많
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이 카테콜아민이라는 물질은 위벽에 있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
액 순환이 원 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데, 그러면 위점막에 영양이 공급되지 못하고 산
소 부족이 생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점막의 방어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위벽이 헐고 문드러져 '속이 쓰리고 아픔'을 느끼게 된다.
  한편 술이나 담배 그리고 커피 같은 자극적인 기호식품이나, 고춧가루 같은 자극적
인 음식, 그리고 항생제나 해열 진통제와 같은 약들도 방어인자을 약화시키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물 중에는 약간의 미생물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나 위점막은 위협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위에 자극성
의 물질까지 더해진다면 위에게는 중대한 위협이 된다.
  이렇게 위점막 방어 체계가 약화되거나 무너져서 발생되는 손상 즉 위궤양에는 위점
막 보호제 또는 점막조직 수복약이 사용될 수 있다. 그러한 의약품에는 비스무스제제
(상품명:데놀), 설피리드(상품명:다루마틸), 프로글루마이드(상품명:프로리드), 염산
세트락세 이트(상품명:노엘)등이 있고, 겔(GEL-끈끈한 액)형태의 제산제 (겔포스, 미
란타, 암포젤, 탈시드 등)도 점막조직 수복작용이 있다.
  그러나 약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위점막 방어 체
계가 무너진 것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고 또다시 그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
해서는 먼저 나이가 들수록 소화되기 쉬운 음식을 먹고, 또 신체의 저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리고 육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생활의 여유를 가지
도록 하며, 가능하면 금연 금주하고, 약을 먹어야 할 사정이 생겼을 때는 위장 장애
여부를 가려서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 그보다 좋은 치료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기타 위장병과 위장약 

  #1 식욕부진 

  요즈음 사람들은 비만을 무척이나 두려워해서 식사량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반대로 밥맛이 완전히 떨어져 빼빼 마른 사람의 입
장에서 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일일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밥맛이 떨어지면
살맛도 떨어진 
다'라는 옛말처럼 식욕은 인간의 생명력을 지탱해 주는 하나의 유쾌한 감정이기 때문
이다.
  그러면 식욕부진은 어떻게 오는지 알아보자. 식욕이라는 것은 미각, 취각, 시각 등
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생리적인 욕구이다. 식욕을 느끼게 되는 것은 뇌의 시상
하부에 있는 식욕중추의 자극에 의해서인데, 최종적으로 대뇌에서 조절된다.
  흔히 배고프면 식욕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공복감이 식욕과 일치하지 않은 경
우도 있다. '배는 고픈데 먹고 싶은 마음이 없다'거나, '배는 부른데 계속해서 먹고
싶은' 상태를 경험해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보통의 건강한 사람들은 이 두
가지 느낌이 동행되기 쉽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식욕이 공복감에 뒤따르지
않게 되는 경우가 바로 식욕부진이라는 상태이다. 사실 식욕부진은 그 자체가 병은 아
니고 신체의 다른 여러 가지 병에 의해서 간접적으로 유발된다. 그러한 병 중에서 가
장 많은 것은 위나 장 (특히 췌장) 등의 병과 그 외 전신의 병 특히 발열이 있을 때와
정신, 신경의 영향도 크게 작용한다. 따라서 식욕부진은 그 원인이 되는 질병을 고치
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면 여기서 식욕부진의 원인이 되는 질병과 그를 치료하는 약을 연결지어서 알아
보자. 위염이 있을 때는 상처를 아물게 하는 수용성 아즈렌(상품명: 아즈렌)이 좋다.
위운동 기능저하에는 위운동 촉진제이자 위액분비 증가제인 염화 카프로늄이 좋다. 구
역질이 나 면서 식욕이 없을 때에는 구토제인 메토클로프라미드(상품명:맥소롱)도 위
내용 배출을 촉진하여 식욕을 증가시킨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소화 효소제들은 위
보다는 소장에서 소화 작용을 돕는데, 소화불량에 의한 식욕부진에 좋다. 과산성위염
이나 궤양으로 인한 식 욕부진에는 알칼리제가 좋다. 신경성 식욕부진에는 염산 사이
프로 헵타딘(상품명:사이푸로딘)이나 기타의 신경 안정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여러 가
지 원인이 복합되어 있는 고질적인 식욕부진에는 남성 호르몬의 일종으로서 신진대사
를 왕성하게 해 주는 단백동화호르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식욕부진을 예방하기 위해 일정한 간격으로 식사하는 습관과 즐겁게 식사하는 습관
을 들이는 것이 좋다.

  #2 토기와 구토증 

  토기란 속이 메슥메슥한 증세이고 구토증이란 위의 음식이 거꾸로 올라와 입에서 토
해 나오는 상태이다. 보통 토기가 먼저 오고 나중에 구토가 온다. 토기와 구토가 일어
나는 것은 뇌의 연수에 있는 구토중추가 자극되었을 때인데,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
다.
  약국에 와서 자신의 토기(보통 구역질이라고 표현한다)가 왜 일어나는지 묻는 사람
이 적지 않은데, 그에 대한 대답도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토기와 구토에 관계되어
있는 질병이 무척이나 많기 때문이다.
  구토를 가장 흔하게 일으키는 질병은 역시 위장의 고장이다. 위염이 발생하면 이 자
극이 중추에 전달되어 메슥거리게 된다. 또 췌장이나 간장 그리고 장과 복막의 병에서
도 그러한 과정을 밟는다.
  내장의 질병 이외에 뇌의 병으로 구토중추가 직접적으로 자극되면 구토가 일어난다.
그래서 두통이나 현기증이 심할 때도 구토가 일어난다. 빈혈이 심할 때도 구토가 일어
나며 어린아이들 중에는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심하게 울기만 하여도 구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각종 약이 원인이 될 때도 있는데, 약이 혈액을 통해 직접 구토중
추를 자극하거나(디기탈리스중독), 위 또는 간을 해치고 간접적으로 자극하는 경우(항
생 물질등)도 있다. 멀미와 구토가 동반되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외에 폭음이나 폭식, 식중독과 유독 물질을 섭취했을 때도 구토가 일어나는데,
이럴 때는 위의 내부에 유해물이 존재하는 것이 원인이 되므로 무리하게 멈추지 말고
그것을 전부 토해 버리는 것이 오히려 좋다. 그리고 나서 토기만 남았을 때 약을 써야
한다.
  토기와 구토 치료의 원칙은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편으로 그
원인을 제거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약(제토제)을 사용해야 하는데, 우리가 흔히 사용
하는 제토제에는 중추성 제토제와 말초성 제토제가 있다.
  중추성 제토제란 뇌의 연수에 있는 구토중추가 받은 자극을 가라앉히는 약인데, 그
러한 약의 종류에는 페르페나진(상품명:트리민), 메토클로프라미드(상품명:멕소롱),
돔페리돈(상품명:돔페리돈) 등이 있는데 돔페리돈은 졸리거나 어지럽지 않은 제토제이
다.
  차멀미, 배멀미에 사용되는 제토제는 항히스타민제의 일종인 염산메클리진(상품명:
보미롱)과 디멘하이드리네이트(상품명 피크니에프껌) 등이 있다.
  구토중추보다 상위인 대뇌피질에 작용해서 제토 작용을 하는 약으로는 진정제와 수
면제 등이 있다. 진정제나 수면제는 대뇌피질을 심하게 억제하는데, 대뇌피질이 억제
되면 구토중추의 예민성이 떨어진다.
  말초성 제토제에는 위점막을 마비시켜 위의 자극이 뇌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작용
의 약(에치아민벤조에이트와 옥세타자인)과 부교감신경에 작용하여 위의 자극이 구토
중추에 전달되는 것을 차단 시켜서 제토 작용을 나타내는 항콜린 작용의 약(스코폴라
민, 상품 명:가스파파, 가스베린)이 있는데, 특히 항콜린약은 복통이 함에 있을 때 사
용된다.
  이상과 같이 토기와 구토에는 원인도 많고 약도 많기 때문에, 원 인을 정확하게 알
아 내고, 적절하게 선택하여 사용해야 하며 어떨 때는 몇 가지를 함께 사용해야 될 경
우도 있다.

  #3 위염 

  (가) 급성 위염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은 위장병에 많이 걸리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이 위염이다. 그런데 위염이 어떤 병인가 하는 정의는 사실 애매한 점이
많다. 특히 검사법이 별로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웬만한 위장 질환에 모두 위염이
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내시경 검사와 같은 발달된 검사법에 의해 위 내부를 직접 관찰하여
점막의 염증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위장병과 구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형의 위염인가까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위염은 위의 내벽을 덮고 있는 점막에 염증이 일어나는 병인데, 그 경과나 상태에
따라서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어지며, 급성의 경우는 보통 분명한 원인이 있어 발생하
는 것으로 외인성과 내인성으로 또다시 나눌 수 있다.
  외인성 급성 위염은 음식물이나 약물 등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데, 폭음과 폭식이
주범이다. 특히 출혈성 위염은 대부분 과음이 원인이다. 또한 커피나 홍차, 고추, 겨
자, 후추 등의 자극적인 식품이나 뜨거운 음식 그리고 식중독도 원인이 된다. 아스피
린이나 항생제 와 같이 위벽을 직접 자극하는 약과 농약이나 독극물을 먹었을 때에도
일어난다.
  내인성 급성 위염은 외인성처럼 음식물이 원인이 아니라 급성 감염증에 합병하여 일
어난다. 즉 폐렴이나 디프테리아에 감염되었을 때나 간장병 등에서 2차적으로 일어나
는데, 그 원인은 혈액 속의 세균이나 독소 등이라는 보고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은 경
우도 있다.
  이러한 급성 위염에 걸리게 되면 배가 불쾌하고 기분이 나쁘고 속이 메슥거리며 식
욕이 떨어지고 구토가 심하여 물도 마실 수 없을 때도 있다. 윗배가 탱탱하게 차올라
오는 느낌이 들며 온몸이 나른하고 두통에 설사를 할 때도 있다. 급성 위염의 치료는
위점막의 손상을 회복하기 위해 항궤양작용 약과 위점막을 자극하는 위산을 중화시키
기 위해 제산제 그리고 위 근육의 긴장을 풀기 위해 진경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약에 대해서는 앞에서 설명했으므로 참고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폭음 폭식
을 피하고 식사 습관을 올바르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만성 위염
  음식을 먹어도 불편하고 안 먹어도 불편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를 흔히
만성 위염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실제로 위 내부를 들여다보면 위점막에 오랫동안 지
속되어 온 염증이 있다고 한다. 대개 급성 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체질적으
로 위가 약한 사람에게서 잘 발생하는 만성 위염은 독자적인 질병이라기보다 위의 다
른 질병 즉 위궤양이나 위암 등에 수반되는 수반성 만성 위염과 위에 다른 병은 없고
염증만 발생하는 특발성 만성 위염의 두 가지로 나뉜다.
  만성 위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수반성 만성 위염이다. 우리 주변에 만성 소
화불량에 시달리다가 병원에 가 진찰을 해 보니 진단결과가 위암 말기로 나와 얼마 못
살고 죽는 사람이 드물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위험성을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만
성적으로 소화불량이나 속쓰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내시경 검
사를 받고, 만약 다 나았다고 생각되더라도 병원에서 검사는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만성 위염의 치료는 반드시 식이요법과 약물요법 이 두 가지를 겸해서 실시해야 한
다. 식이요법도 위염의 원인에 따라 나뉘는데, 위산이 많은 사람은 자극적인 식품과
다량의 육식은 피해야 하며 우유, 계란, 생선, 두부, 식물성 기름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위산이 모자라는 사람은 약간은 자극적인 식품을 소화하기 좋게 조리하여 각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1회 식사량을 적게 하는 것도 좋다.
  어떠한 경우에도 술이나 담배는 완전히 끊어야 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실제로 위장 병 때문에 약국을 찾는 남성 중에는 담
배를 입에 물고서, 자신의 증상에 맞는 약을 달라는 사람이 적지 않다. 또한 자신의
위장병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며 계속 술을 마시는 남자들도 적지 않다. 그들의 미
래는 어떤 모습일까? 또한 외식을 하지 않는 것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치료약으로는 항궤양약과 제산제 그리고 소화제를 함께 사용하는데, 병의 경과가 길
기 때문에 약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적어도 3~4개월 동안은 지속해야 한다.

  #4 십이지장궤양 

  위나 십이지장의 내부 표면을 덮고 있는 점막의 일부가 진무르거나 헐어서 상처가
생기는 병을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라고 한다.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은 상처가 생기
는 장소만 다를 뿐이고, 내용 적으로는 같은 병이라고 보기 때문에 보통 위, 십이지장
궤양이라는 하나의 병명으로 부르고 있다. 위궤양에 대해서는 이미 자세하게 언급하였
으므로 여기에서는 십이지장궤양이 위궤양과 다른 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다.
  일반적으로 위궤양은 위산의 분비량은 정상이지만 방어인자인 점막의 저항력이 약하
기 때문이 생기기 쉬운데 반하여, 십이지장궤양은 위산이나 펩신의 분비량이 많아서
생기는 질병이다.
  따라서 위궤양이 점막의 저항력이 약해지는 중, 노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데 비해,
십이지장궤양은 젊은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또 위궤양은 식후 20~30분 즉 음식이
위에 도착했을 때에 복통이 오는 데 반해, 십이지장궤양은 식후 2~3시간 즉 음식물이
소화되어 위를 빠져나가 십이지장에 도착했을 때 복통이 온다.
  위, 십이지장궤양의 증세와 치료는 거의 비슷한데, 특히 증세는 세 가지(복통, 출산
과산) 로서 특징을 띠고 있다.
  #5 식도염
  식도는 원래 음식물을 입에서 위로 보내 주는 통로이다. 따라서 식도 그 자체에서는
소화기능이 없기 때문에, 위 내부에 강한 산성의 위액이 존재하고, 위가 그로부터 스
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과는 달리 식도에는 특별한 방어 체계가 존재하
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가 먹은 음식이 매우 뜨겁거나, 맵거나 해서 식도벽을 자극한다든가,
위액이나 담즙이 어떤 원인 때문에 거꾸로 올라가 식도에 닿게 되면 식도에 상처가 생
기고 식토염이 발생된다.
  그러면 어떤 이유 때문에 위액이나 담즙이 거꾸로 올라가는 일이 발생할까? 비만이
나 임신 등으로 배 전체의 압력이 높아지면 위의 위치가 식도보다 높아지는 일이 생기
는데, 위의 위치가 식도보다 높아지면 식도와 위의 경계에서 수도꼭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분문의 힘보다 위의 내용물이 내려 누르는 힘이 더 커지므로 위액이나 담즙
이 거꾸로 올라갈 수 있게 된다.
  또한 나이를 먹으면 식도 주위에 살이 붙어서 그 무게가 증가하게 되어 위를 누르게
되는데, 이때 뚱뚱해서 배 전체의 압력이 높으면 위는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오히
려 위로 올라가서 식도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식도염은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서 많이 볼 수 있다.
  한편 분문 가까이에 병이 있어 분물을 잘라 내는 수술을 받은 사람의 경우는 대부분
역류성 식도염을 앓게 될 가능성이 많다.
  식도염에 걸리면 주로 가슴이 쓰리고, 흉골 뒤쪽이 아프며, 오목 가슴에 통증이 느
껴진다. 식도염을 치료하는 약은 위염의 치료약과 거의 유사하여, 점막 보호제(데놀,
다루마틸, 프로리드, 겔포스액, 미란타액, 암포젤액, 탈시드액)와 중화제(노루모, 건
위정, 미란타 정, 암포젤정, 탈시드정)가사용된다.

  #6 췌장염 

  췌장은 소화액을 분비하는 장기인데, 음식을 굶다가 갑자기 많이 먹거나 급하게 먹
는 습관이 있으면, 췌장은 소화액을 언제, 어느 때, 얼마만큼 분비해야 하는지를 잘
조절하지 못하고, 급기야 췌장 스스로를 소화시켜 버리는 췌장염이 발생하게 된다. 실
제로 췌장염이 발생되는 직접적인 계기는 불규칙한 음식 습관으로 쓸개에 돌(담 석)이
생긴 후 그 담석이 십이지장 안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또한 췌장염은 음식보다는 과음
에 의해서 더 잘 발생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췌장염이 발생하면 상복부 특히 왼쪽 배가 뜨끔거리면서 아프고 등쪽이 아프기도 하
며, 구역질이 나기도 한다.
  췌장염의 치로는 무엇보다 술을 끊고, 식사량을 줄여 췌장을 쉬게 해야 한다. 급성
췌장염일 경우에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트립신의 분비를 억제하는 약인 항트립신제가
사용되는데, 이는 매우 위독한 증세이므로 왼쪽 갈비뼈 아랫부분에 심한 통증이 오면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또한 만성 췌장염일 경우에는 식후에 췌장의 부담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 소화 효소제를 복용하고, 수분과 비타민이 부족하지 않도록 보충해 주어
야 한다. 췌장에 염증이 있으면 당뇨병이 생기기 쉬우므로, 당뇨병의 여부도 진단 받
아야 한다.

  #7 과민성대장증상 

  밥만 먹으면 배가 아파서 화장실로 뛰어가고, 설사나 변비가 번갈아 계속되고, 트림
이나 구역질 그리고 변을 보고 나와도 뱃속에 아직 변이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장에 가스가 차서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배가 꾸르륵거리거나, 배가 팽팽하게 느
껴지다 못 해 아프기까지 하는 증세를 통틀어 과민성대장증상이라고 부른다.
  이 병은 소화기 이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2/3 이상이나 차지 할 정도로 빈번하
게 발생되고 있다. 또한 이 병은 원래 대장의 이상(염증)으로 발생되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정신적으로 예민한 사람이 폭음, 폭식, 딱딱한 음식, 차가운 음식으로 대장을
혹사하거나, 몸 을 차게 했을 때나 감기에 걸렸을 때 발생하기 쉬운 질병이다.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잘 일어난다.
  이러한 과민성대장증상에 걸리게 되면 두근거림, 불면, 땀이 많고, 얼굴이 붉어지
고, 어깨결림, 피로감, 집중력의 저하, 불안감, 초조감 등 여러 가지 증세가 동반되는
경우 가 많은데, 이러한 현상으로 미루어 보아 과민성대장증상은 자율신경의 이상이
그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는 병원에서 그 원인을 진단받고 (비슷한 증상의 질병
이 많다), 과민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다음과 같은 약을 사용할 수 있다.
  염산 메버베린(상품명:듀스파타린)-대장근육의 세포내에 작용하여 수축을 막는 약으
로 대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피나베리움(상품명:디세텔)-염산 메버베린의 작용과 같다.
  이소프로프라미드+트리플로페라진 (상품명: 스콜론) -부교감 신경을 억제하여 대장
이 과잉으로 움직이는 것을 막고, 정신신경 을 안정시켜 외부의 스트레스에 이겨 낼
수 있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위장약의 종류별 사용법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위장병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이와 마찬가지로 위장약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소화가 조금 안 될 때 우리가 별 생각 없이 마시는 드링크 타
입의 활명수나 가스명수와 같은 물약과 훼스탈, 베스타제, 제스탄 같은 알약은 어느
집이나 비상약 통에 들어 있을 만큼 우리의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다.
  그러나 위장병의 상태가 삼각한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소화제만으로 그때그때 거북함
을 가라앉히는 습관을 들인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위장병을 키우는 결과가 된다. 따
라서 아무리 작은 알약 하나의 소화제이더라도 그 약이 적절한가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본 후에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위장병에 걸려서 사용할 수 있는 위장약에 대해서는 앞에서 산발적으로 대부
분 언급했지만 다시 한번 계통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위장약을 사용함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 같아 정리해 본다.

  #1 소화 효소제(상품명:훼스탈, 베스타제, 제스탄, 판크레온-F등) 

  소화 효소는 음식물의 당질, 단백질, 지방 등을 분해하여 소장에서의 흡수를 촉진하
는 작용을 갖는 물질이다. 원래 소화 효소는 위액과 장액 중에서 분비되는데, 가장 강
력한 것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췌액의 소화 효소이다. 
  우리 몸의 어떤 이상으로 인해 소화 효소의 분비가 감소하면 소화 장애가 일어난다.
보통 소화불량으로 소화 효소제를 사용할 때는 위장에서 소화가 안 된 채로 가득 담겨
있는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소화 효소제는
위에 작 용하는 약이 아니고 오히려 소장 그 중에서도 췌장의 병에 사용하는 것이 원
칙이다. 또한 소화액이 충분히 분비되어 있는 경우에는 소화 효소제를 먹어 봤자 의미
도 없고 효과도 없다.
  따라서 배가 불편하다고 무턱대고 소화 효소제를 사용하면 안 되며, 소화 효소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여전히 불편할 때 계속해서 소화 효소제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복약 습관이다.
  한편 활명수나 가스명수 같은 물약으로 된 소화제는 위장을 자극하여 소화력을 높이
고, 위산을 제거하는 작용이 있는 생약을 추출한 약으로 소화 효소제와는 그 작용기전
이 다르다.

  #2 위점막 보호제(상품명 겔포스, 미란타, 암포젤 탈시드, 데놀, 아즈렌, 노엘 등 ) 


  폭음, 폭식, 커피, 고추 같은 자극적인 음식이나 위산과다 등으로 위점막이 손상을
입었을 때, 제일 먼저 위점막을 보호하는 보호제를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이러한 위점막 보호제는 위액이나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부터 위점막을 지킨다. 이 위
액은 음식물을 먹어서 그것을 소화시킬 때 많이 분비되고, 음식물도 식사와 동시에 위
내에 들어오므로 위가 자극받는 것은 거의 식사와 함께 발생한다.
  따라서 위점막 보호제는 식사하기 전에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공격인자가 나타나
기 전에 방어벽을 쌓아 그 공격을 막아 내려면 반드시 식전 복용의 원칙을 지켜야 한
다.

  #3 위산분비 억제제(상품명:타가메트 잔탁, 큐란 등)

  음식물을 화학적으로 분해하기 위해 분비되는 염산등 위산이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그 산도가 너무 강해서 위에 손상을 입히게 되었을 때 사용되는 약이 위산분비 억제제
이다. 사실 위산분비 억제제는 속이 쓰리거나 아프다고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약
이다. 왜 냐하면 그러한 증상은 위산이 과다해서만 발생되는 것은 아니고 방어 체계에
이상이 있어도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약은 병원에서 위산과다라는
진단을 받은 후에만 사용해야 한다. 자 체 방어 체계의 이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러한 약을 오래 복용하게 되면 오히려 소화불량에 걸리고 만다.
  그 대신 위산분비 억제제를 사용하라는 병원의 처방이 있을 때는 적어도 3개월 정도
는 꾸준하게 사용해야 손상된 위점막을 복구하고 치료할 수 있다. 만약 이 기간을 지
키지 않고 증상만 없어졌다고 약을 중단하면 또 다시 위궤양에 걸릴 뿐 아니라, 이때
부터는 만성 위 염으로 들어가게 되기 쉬운데, 만성 위염은 위암의 온상이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4 기타 위장약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위장약을 제외한 제토제, 신경성 위장약, 자율신경조
절약, 항콜린작용약 등은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 과정을 통해서 사용해야 하므로 여기
에서 언급하지는 않겠다. 또한 십이지장궤양, 식도염, 췌장염에 대한 약도 위장약과
비슷한 약을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진단을 병원에서 정확하게 받고 그에 따른 처방대
로 약을 사용하여야 한다.
  다만 어떤 위장약이든 복용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완전히 나을 때까지 사용해야 하
며, 복용 중 위장을 해치는 행동(폭음, 폭식, 흡연, 자극적인 음식 섭취, 과로, 불안
감 등)은 절대금물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위장병의 생활요법 

  앞에서 이미 언급한 것처럼 위장병은 폭음 폭식 등 식사 습관에서부터 비롯되는 것
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위장병을 치료할 때에는 반드시 식사를 조심하고 생활을 규칙
적으로 하여 위장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위장병 환자들은 위장을 '신주 단지
모시듯이' 해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두고 배가 아파서 못 먹는 고통이란 이
세상 살아가는 즐거움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을 잃어 버리는 것 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다행히 원래 타고나기를 돌도 소화시킬 수 있을 것같이 튼튼한 위장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만 많이 먹거나 조금만 매운 음식을 먹어도 속이 쓰리
거나 위가 꽉 막혀 버릴 정도로 약한 위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다. 이러한 경향
은 유전적 요인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원래 튼튼한 위를 가진 사람도 스스로를 너무
나 믿고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먹어대는 등의 식사
습관을 가지게 되면 위에 탈이 나게 되고, 약한 위의 소유자라도 조심조심 생활하면
수십 년 동안 그 기능을 잘 보존할 수 있게 된다.
  요즈음은 장수시대라 불의의 사고만 아니면 평균 70년은 살 수 있는데, 그때까지 위
장이 튼튼해야 먹고 싶은 음식 먹어가면서 살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따라서 우리
의 위장을 튼튼하게 보존할 수 있도록 부작용 없는 생환요법을 몸에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음 각각의 증상에 해당되는 사람은 반드시 실천해 보기 바란다.

  #1 위산이 많은 사람 

  갑오징어 뼈를 곱게 갈아서 2스푼씩을 보리차 반 컵에 타서 하루에 세 번씩 식후에
마신다. 갑오징어에는 칼슘이 풍부한데 위산이 많은 사람에게는 위산을 중화시켜 주므
로 옛날부터 자주 쓰던 요법이다.

  #2 헛배 부르고 가스 

  찰 때 별다른 원인 없이 불규칙한 식사와 스트레스로 인해 헛배 부르고 가스 찰 때
는 파 10뿌리에 물 2대접을 부어 팔팔 한번 끓으면 은근한 불로 조절해서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달여, 아침 저녁으로 복용한다. 파 뿌리에는 능금산, 당인산, 휘발성 정유
가 들어 있어서 소화에도 도움을 주고 가스를 없애는 역할을 하는데, 식곤증에도 이용
할 수 있다.

  #3 소화불량 

  무 반 개, 사과 1개, 귤 2개를 생즙기에 갈아서 그대로 마시면 되는데, 매 식후에
복용하도록 한다. 무에는 원래 디아스타제라는 효소가 들어 있고, 사과나 글에는 산이
들어 있어 위를 자극한다.

  #4 위궤양 

  양배추 속에는 위의 점막을 수복시키는 작용을 하는 '메틸 메치오닌 설포니움 크로
라이'와 '엘 -글루타민'과 '제파네이' 등이 들어 있는데 생즙을 갈아 마시면 이러한
궤양 치료 효과를 가진 성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복용 방법은 생즙을 아침 식전과
자기 전의 빈 속에 마신다. 또한 양배추에는 비타민 A, B₁B₂ C, K, U그리고 칼슘,
인, 철, 엽록소 등이 들어 있어 궤양뿐 아니라 평소에도 권장하고 싶은 야채이다.

  #5 위산이 모자라는 사람 

  위에 산이 모자라면 소화가 잘 안 되는데, 이럴 때는 볶은 소금을 사용한다. 큰 숟
가락 하나 분량의 굵은 소금을 후라이팬으로 약한 불에 볶는다. 약 5분 정도 볶은 후
작은 숟가락 2개 분량을 물에 타서 마시면 된다. 소금을 볶으면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나트륨의 양이 증가되는데, 나트륨은 알칼리제로서 소화 효소의 분비를 자극하는 작용
이 있다.

  #6 식욕부진 

  사과를 이용한다. 독일에는 '사과를 먹으면 의사가 안달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사과의 위장에 대한 기능은 널리 인정받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사과주를 가정상비약으
로 준비해 둔다고 한다.
  사과의 탁월한 작용과 좋은 맛을 살리는 방법으로 사과주가 있다. 재료는 굵은 사과
5개, 과실용 소주 1.8리터, 얼음 설탕 800g 이다. 사과를 자른 후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한 달 지난 후 먹을 수 있다. 식전에 한 잔씩 마시면 식욕이 촉진되는데, 술을
못 마시는 여성의 경우에는 저녁 식전에만 사용해도 된다. 식욕부진뿐 아니라 위하수
나 위축성 위염에도 효과적이다.

위장약 이야기

밥통의 형편이 많이 달라졌다
  우리 선조들은 배고픈 설움을 한평생 벗어 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고개 중에 가장
높은 고개는 보릿고개이고, 흥부의 아이들에게 가장 큰 소원은 '횐 쌀밥에 고깃국'이
었다. 그러다 보니 배, 보다 더 구체적으로는 위가 비었을 때 느끼는 괴로움은 무척
컸으리라는 사실은 밥통에 관한 표현이 많다는 것으로도 짐작이 간다. '밥통이 크다'
'밥통이 비었다' '밥통이 아프다'라는 표현 외에도 '밥통' 그 자체가 밥만 축내고 제
구실도 못 하는 사람을 비난조로 이르는 말로 사용되기도 하니 말이다.
  예전에는 '먹기 위해 산다'는 말이 매우 설득력이 있었지만, 요즈음은 체중을 관리
하려고 금식이나 절식하는 사람도 많아진 것으로 보아 그 말의 설득력은 이제 없는 듯
하다. 그만큼 먹을 것이 풍부해 졌다는 말이다.
  그런데 풍요라는 측면에서 보면 바람직해진 이러한 현상이 밥통 즉 위라는 입장에서
볼 때 반드시 좋아진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위가 제일 편한 상
태는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의 음식이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먹을 것은
흔치 않고 할 일은 많았던 옛날 사람들은 보릿고개 같은 때에 식량이 없다면 모를까,
먹기 싫다고 끼니를 거르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먹고 싶다고 한껏 먹을 식량이 없으
니 위에 부담이 될 만큼 많이 먹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위의 입장'에서는
풍족하지 못했던 옛날이 더 그리울는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소수의 양반이나 왕족을
제외하고 말이다.
  사실 요즘 사람들은 위를 너무 혹사시킨다. 기분이 너무 좋아도 너무 나빠도 식사를
거르기 일쑤이다. 반대로 아무 때나 닥치는 대로 먹어대는 사람도 있다. 먹을 것이 풍
부하다 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만을 골라 먹는 편식 습관이 형성된 사람도 많은데,
특히 육 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사람의 위는 늘 과로에 시달리게 된다. 밤에는 자야
함에도 불구하고 야간 작업이니, 나이트 클럽이니 하면서 수면을 취하지 않아 그 자체
만으로도 위가 쉴 수 없어 괴로운데, 거기에다 커피나 술, 담배 등 온갖 자극적인 음
식으로 고문까지 해 댄다. 더구나 입맛이 없다고 매일같이 맵고 짠 음식으로만 식단을
채우는 사람도 많다.
  게다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위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있다.
사람의 얼굴 표정은 위의 표정이라는 말이 있는데, 요즘 사람들의 얼굴 표정으로 보아
위의 표정이 좋은 사람이 많을 것 같지는 않다.
  사정이 이러니 위장을 비롯한 소화기계 질환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보건 통계에
의하면 우리 나라의 병원 방문 환자 중 20% 이상이 소화기 계통의 질환을 치료하려는
사람이라 한다. 아마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가스명수니 훼스탈이니 하는 시판 소화제
로 밥통에 탈난 것을 해결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그 비율이 크게 늘 것이다.
  그러면 옛날에는 고파서 괴로웠고 요즘은 아파서 괴롭게 된 밥통, 즉 위장의 병과
그 약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위장의 구조와 역할
  우리 몸의 위는 내장이므로 웬만큼 아파서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이것은 진통제
의 통증 항목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러나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고 입에서 대충 우물우
물하다가 꿀꺽 삼키면 위에서 다 알아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루 이
틀만 그렇게 대충 꿀꺽 삼켜 대면 위는 당장  SOS를 요청하는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고
만다. 물론 싸이렌 소리는 한 가지가 아니고 매우 복잡하게 나지만, 어쨌든 윗배가 매
우 불편하고 아프기까지 하다.
  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소화 작용을 하는 내강 장기(안이 비어 있는 장기)이
다. 위의 소화 작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로 맷돌처럼 음식물을 가
는 기계적 작용이 있고, 또 하나는 염산과 펩신으로 음식물을 분해하는 화학적 작용이
있다.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옛날에 콩 같은 것을 갈 때 쓰던 맷돌이 투박하고
튼튼하게 생긴 것처럼 우리의 위도 매우 질기고 튼튼한 근육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
고 그 근육은 한 겹이 아니라 가로 세로 경사를 이루며 뻗어 있는 3층의 근육으로 되
어 있어 연동 작업을 한다. 또 음식이 식도에서 들어오는 곳과 십이지장으로 나가는
곳에 수도꼭지의 역할을 하는 괄약근이 있는데, 이것은 음식물의 출입만 통제하는 것
이 아니라 맷돌과 같이 강력하게 음식을 가는 작용도 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이 합쳐
져서 우리가 먹은 음식은 분해 되기 쉽게 잘린다.
  이렇게 기계적으로 잘린 음식은 다음으로 분해되는 과정 즉, 위의 화학적 소화 작용
의 과정을 밟게 된다.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생각하면 입에 침이 고이고, 구미가 당기
는 것처럼 위에서도 위액이 분비된다. 제일 처음 생각할 수 있는 위액은 염산이라는
매우 강한 산이다.
  가끔씩 위액이 거꾸로 올라와 목이나 입에 닿는 것을 경험한 한 사람이 많을 터인
데, 이럴 때 매우 신맛을 느끼게 되는 이유가 바로 위에서 분비되는 염산이 강한 산이
기 때문이다. 위에서 분비되는 위액 중 또 하나의 성분은 펩시노겐인데, 펩시노겐은
염산에 의해 펩신이라는 효소로 바뀌어 우리가 먹은 음식 중의 단백질을 분해한다. 즉
위에서는 염산과 펩신으로 음식물을 화학적으로 삭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
의 위도 역시 단백질이 주성분인 근육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위 자체를
삭혀 버릴 수가 있다. 따라서 그렇게 강력한 화학 작용으로부터 위벽을 보호하기 위해
위점막에서는 중성점액이라는 생체방어액을 분비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기계적 분절 작용과 화학적 분해 작용 그리고 자신을 위한 방어 작용이
위가 가지고 있는 기능인데, 이러한 기능 중 어느 한 가지라도 이상이 있으며 우리는
'아이고 배야' 하면서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우리들이 겪을 수 있는 위장병은 이러한 세 가지 기능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제대
로 작동되지 않으면 발생되게 된다. 그러면 그렇게 발생되는 위장의 여러 가지 고장
즉 위장병도 그러한 세 가지의 기능에 따라 분류하고 그에 맞는 위장약을 알아보자.

  물리적 위장병과 위장약
  음식물을 기계적으로 잘게 부수는 위장의 기능은 위장의 근육 자체가 튼튼한가 그렇
지 못한가에 따라 '좋다, 나쁘다'로 구분된다. 위장의 근육은 연동 운동 즉 파상 수축
을 통하여 음식을 잘게 부수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맷돌도 돌 자체가 튼튼하고 빈틈이
없으면 그렇지 못한 것보다 녹두나 콩 같은 음식물을 더욱 잘 갈 수 있듯이 우리의 위
도 원래 튼튼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어 소화력의 차이가 생긴다.
  또한 원래 생긴 모양의 차이와는 별도로, 지방질이 많은 음식이나 소화가 잘 안 되
는 음식을 많이 먹는 등 위장을 너무 혹사시키게 되면 위장의 근육이 약해지기도 한
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위가 아래로 처지는 위하수증이나 위아토니
증까지 발생하게 된다. 어떤 음식을 먹든지 늘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사람의 경우 대부
분 이러한 위장 근육의 힘이 절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한편 위장 근육의 힘과는 별도로 위장의 근육이 얼마나 원활히 움직이는가에 또한
소화력이 좌우되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이 조절하고 있다. 특히 교감신
경(흥분신경, 긴장신경)이 우세하게 되면 위장 근육은 바싹 죄어들어 마비상태에 이르
게 된다. 따라서 즐거운 기분으로 하는 식사와 불쾌한 기분으로 하는 식사의 소화는
엄청난 차이가 있게 된다. 충격을 받았다든가 밥 먹다가 꾸중을 잔뜩 듣게 되면 위장
이 굳어져서 소화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위장의 물리적인 힘에 관계되는 또 다른 요소는 괄약근에 있다. 괄약근은 위장의 출
입구를 구성하고 있는데, 특히 위장의 출구에 있는 유문부의 괄약근은 수레바퀴같이
생겨 연동 운동과는 다른 방향의 운동(회전 운동)으로 음식물을 간다. 즉 괄약근의 이
러한 움직임이 원활한가에 위장의 소화력이 영향을 받고 있다.
  한편 위장의 괄약근은 맷돌과 같은 작용 말고도 또 하나의 중요한 물리적 기능을 가
지 고 있는데, 이는 음식물 출입 통제의 기능이다. 즉 괄약근은 마치 수도꼭지의 잠금
과 풀림처럼 열렸다 닫혔다 하면서 위장에 들어오는 음식과 나가는 음식을 통제하고
있다. 이러한 괄약근의 여닫이를 조절하고 있는 것은 갖가지 호르몬과 신경이라는 것
이 최근 밝혀졌다.
  그런데 괄약근의 조임과 풀림 특히 수축력은 위장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왜냐하
면 위장의 입구 쪽 괄약근(분문이라고 한다)이 제대로 수축되지 않으면 위장 속에 들
어 있는 음식이나 강한 산이 식도 쪽으로 거꾸로 역류해 들어가 고장이 나게 되고, 출
구 쪽 괄약근 (유문이라고 한다)이 제대로 수축되지 않으면 아직 완전히 소화되지 않
은 음식물이 십이지장 쪽으로 흘러 나가 고장을 일으키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슴
이 쓰리고 아픈 증상이나(역류성 식도염), 배가 고플 때 속이 쓰린 증상(십이지장궤
양)의 많은 부분은 위장의 출입구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서 발생되기도 한다.
  이러한 위장의 물리적 장애에 대한 위장약은 엄밀하게 따지자면 위장약이라고 존재
하는 종류들에는 별로 없다. 따라서 우리의 식사 습관이 매우 중요해지는데, 그 중에
서도 꼭꼭 씹어 천천히 먹는 것이 위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약국에 소화제 사
러 오는 사람 들에게 급하게 먹는지의 여부를 물어 보면, 10명 중 9명은 음식이 다 씹
히기도 전에 꿀떡꿀떡 삼켜 버리는 습관이 있다고 대답한다.
  또한 위장의 근육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위를 혹사시키는 과식이나 과음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며, 특히 근육의 구성 요소인 단백질을 풍부히 섭취해 주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러나 위 근육이 상당히 약해져 있어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는 시판되는 소화 효소제(상품명:훼스탈, 제스탄 등)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
다.
  그런데 물리적 위장 장애의 더욱 큰 열쇠는 자율신경을 비롯한 각종 신경 물질과 호
르몬들이 쥐고 있으므로 우선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위장약이다.
따라서 소화불량으로 소화 효소제를 사용할 때에 비교적 안전한 신경 안정제(상품명:
트리민, 제르다실 등)나 자율신경 조절약인, 감마 오리자놀(상품명:오리자놀, 오리놀
등)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한편 이러한 물리적 작용이 지나치게 왕성한 경우도 있는데, 그러한 경우의 증상은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먹고 나서 돌아서면 배가 고픈 소위 속이 허하다고 표
현하는 상태가 된다. 이런 사람을 보고 우리는 뱃속에 거지가 들어 있다고 놀려 대기
도 한다. 이 러한 증상은 대부분 부교감신경의 과잉 분비나, 정신적 이상 즉 욕구불만
에서 비롯되기 쉽다.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사회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어
서 온몸의 긴장이 지나치게 풀려 있거나, 모든 일을 적당히 해결하려는 성격인 경우가
많다. 비만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이럴 때 식욕억제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화학적 위장병과 위장약
  우리가 삼킨 음식은 위장의 물리적 힘에 의해서 잘리고 그와 동시에 강한 산성인 염
산이라는 화학 물질 (염산은 하수도가 막혔을 때나, 화장실 청소할 때 사용하는 매우
독한 산성 물질이다)에 의해서 우리 몸에 흡수되어, 몸이 이용할 수 있는 영양소의 형
태로 분해되는 과정을 밟게 된다. 사실 가장 최초의 물리적 그리고 화학적 작용은 이
미 입에서 침에 의해 시작되고 있으므로 입에서 꼭꼭 씹어서 천천히 삼키라는 얘기를
앞에서 한 적이 있다.
  화학적 위장병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위장의 염산이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너무
작게 분비되거나 또는 염산의 산도가 너무 강하거나 너무 옅거나 해서 발생되는 이상
이다.
  염산이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염산의 산도가 너무 강하게 되면 음식물의 소화는 잘
되지만, 위벽 자체마저 소화시켜 위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우리가 속이 쓰리다고 표
현하는 통증은 위벽이 상했기 때문에 일어나며, 이러한 위벽의 손상으로 위궤양이나
위염 등이 발생한다.
  염산 즉 위산이 너무 많이 분비될 경우에는 위산의 분비를 억제시키는 약(시메티딘,
라니티딘, 파모티딘 등)이 사용되고, 산도가 너무 강할 경우에는 산성을 중화시키는
약으로 강알칼리제인 탄산 수소나트륨(중조라고 불리는 성분, 상품명:노루모, 건위정
등)이나 약알칼리제인 인산알미늄, 수산화마그네슘, 하이도로탈사이드 등 (상품명:겔
포수 미란타, 암포젤, 탈시드 등)이 사용된다.
  옛날부터 소다 또는 중조로 불리며 중화제로 사용되어 왔던 강알칼리제는 산반동 작
용과 몸 전체 체액의 균형을 깨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면 유해하다.
산반동 작용이란 알칼리에 의해서 중화되면 그 전보다 더욱 강한 산성의 위액이 분비
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의 위는 강한 산성이 정상적인 상태라고 인식되어 있기 때문
에 알칼리제를 복용하여 중성으로 변화되면, 우리 몸은 위액을 정상 상태 즉 산성으로
만들기 위해서 더욱 강한 산성의 위액을 분비하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위산의 산도는
더욱 강해진다.
  반대로 염산이 너무 작게 분비되거나, 염산의 산도가 너무 옅으면 음식물의 분해 작
용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소화불량증에 걸리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위장
을 자극하여 분비가 원활해질 수 있는 고추 성분이나 생강 성분이 들어 있는 약(상품
명:활명수, 가스명수 등)을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그러한 성분들의 약은 위벽을 손상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장복해서는 안 된다. 또 소화 효소제도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
다.
  그러면 어째서 이렇게 위산이 적당한 양과 적당한 산도를 유지할 수 없는가? 그것을
알고 그에 대한 대응을 하면 화학적 위장병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되어 있어 서로 반대 작용을 하면
서 가장 기본적인 생명 운동을 조절하고 있는데, 위장 기능의 조절도 그 범주에 속한
다. 앞절의 물리적 위장병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교감신경은 위를 긴장시키고 또 위액
의 분비도 억제시킨다. 그와는 반대로 부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위산을 많이 그리고 강
하게 분비하고 또 위장의 움직임도 왕성하게 한다.
  따라서 자율신경을 균형 있게 조절해 나가면 화학적 위장병은 근절할 수도 있기 때
문에 자율신경 조절약이나 또한 부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항콜린약-스코폴
라민'이 복합되어 있는 소화제(상품명:가스파파, 가스베린 등)가 사용되기도 한다. 그
러나 이러한 약들은 자율신경이 조절하는 다른 기능에 대해서도 작용할 수 있기 때문
에 환자 스스로 판단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자율신경 조절에 무엇보다 좋은 약은 즐거운 마음으로, 그리고 규칙적인 생
활을 해 나가는 것이다. 인간이 즐거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가장 좋은 조건은 남을 사
랑한다든가 자신의 꿈이 이루어졌을 때이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늘 속
이 쓰리고 아픈 사람이 있다면, 남을 사랑하려는 노력을 하고 또 자신이 이루 기에 너
무 벅차지 않은 적당한 목표를 만들고 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기를 권한다.

  점막 방어 작용의 약화에 의한 위장병과 위장약
  우리가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서 위벽 표면의 점막에서 매우 강한 산성인 염
산이 분비되고 있는데, 이것은 위벽 자체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 이러한 위벽 자극
의 현상에 대해 우리 몸에서는 몇 가지 방어인자를 가지고 위를 보호하고 있다. 이미
앞에서 말했던 중성점액과 이외에도 점막 자체의 저항성, 점막혈류, 십이지장에 의한
위액분비 억제작용들이 위를 보호하기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어떤 원인에 의해서 저항성이 떨어지거나 점액 분비가 감소하거나 점막혈류
의 장애 등이 발생하면 염산이나 펩신 등 공격인자와의 균형이 깨어져 위벽의 손상 즉
궤양이 발생한다. 공격인자 (염산)의 과잉 분비도 위궤양을 일으키지만, 상대적으로
방어인자의 기능이 저하되어도 위궤양이 발생되는 것이다. 결국 균형의 문제이다. 위
액의 염산이 정상적인 산도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산도가 옅어도 위궤양이 잘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방어 작용이 평상시 보다 약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생
한 궤양은 위산과다에 의한 궤양보다 치료하기가 힘들다.
  그러면 방어인자는 어떤 이유로 약화되는가? 그것이 위장병의 중요한 열쇠 중의 하
나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위점막 방어인자의 약화는 중장년자나 노인에게서 많이 발생된다. 즉 나
이가 들면서 신체 모든 저항력이 떨어지는데, 위를 보호하기 위한 저항력의 형태인 방
어인자들도 역시 정상적인 기능을 잃게 되는 것이다.
  또한 육체적 스트레스나 정신적 스트레스도 방어인자를 약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으로부터 '카테콜아민'이라는 물질이 많
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이 카테콜아민이라는 물질은 위벽에 있는 혈관을 수축시켜 혈
액 순환이 원 활하지 못하도록 만드는데, 그러면 위점막에 영양이 공급되지 못하고 산
소 부족이 생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점막의 방어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위벽이 헐고 문드러져 '속이 쓰리고 아픔'을 느끼게 된다.
  한편 술이나 담배 그리고 커피 같은 자극적인 기호식품이나, 고춧가루 같은 자극적
인 음식, 그리고 항생제나 해열 진통제와 같은 약들도 방어인자을 약화시키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물 중에는 약간의 미생물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나 위점막은 위협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위에 자극성
의 물질까지 더해진다면 위에게는 중대한 위협이 된다.
  이렇게 위점막 방어 체계가 약화되거나 무너져서 발생되는 손상 즉 위궤양에는 위점
막 보호제 또는 점막조직 수복약이 사용될 수 있다. 그러한 의약품에는 비스무스제제
(상품명:데놀), 설피리드(상품명:다루마틸), 프로글루마이드(상품명:프로리드), 염산
세트락세 이트(상품명:노엘)등이 있고, 겔(GEL-끈끈한 액)형태의 제산제 (겔포스, 미
란타, 암포젤, 탈시드 등)도 점막조직 수복작용이 있다.
  그러나 약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몸이 원래 가지고 있는 위점막 방어 체
계가 무너진 것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고 또다시 그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
해서는 먼저 나이가 들수록 소화되기 쉬운 음식을 먹고, 또 신체의 저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리고 육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생활의 여유를 가지
도록 하며, 가능하면 금연 금주하고, 약을 먹어야 할 사정이 생겼을 때는 위장 장애
여부를 가려서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 그보다 좋은 치료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기타 위장병과 위장약
  #1 식욕부진
  요즈음 사람들은 비만을 무척이나 두려워해서 식사량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반대로 밥맛이 완전히 떨어져 빼빼 마른 사람의 입
장에서 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일일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밥맛이 떨어지면
살맛도 떨어진
다'라는 옛말처럼 식욕은 인간의 생명력을 지탱해 주는 하나의 유쾌한 감정이기 때문
이다.
  그러면 식욕부진은 어떻게 오는지 알아보자. 식욕이라는 것은 미각, 취각, 시각 등
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생리적인 욕구이다. 식욕을 느끼게 되는 것은 뇌의 시상
하부에 있는 식욕중추의 자극에 의해서인데, 최종적으로 대뇌에서 조절된다.
  흔히 배고프면 식욕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공복감이 식욕과 일치하지 않은 경
우도 있다. '배는 고픈데 먹고 싶은 마음이 없다'거나, '배는 부른데 계속해서 먹고
싶은' 상태를 경험해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보통의 건강한 사람들은 이 두
가지 느낌이 동행되기 쉽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식욕이 공복감에 뒤따르지
않게 되는 경우가 바로 식욕부진이라는 상태이다. 사실 식욕부진은 그 자체가 병은 아
니고 신체의 다른 여러 가지 병에 의해서 간접적으로 유발된다. 그러한 병 중에서 가
장 많은 것은 위나 장 (특히 췌장) 등의 병과 그 외 전신의 병 특히 발열이 있을 때와
정신, 신경의 영향도 크게 작용한다. 따라서 식욕부진은 그 원인이 되는 질병을 고치
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면 여기서 식욕부진의 원인이 되는 질병과 그를 치료하는 약을 연결지어서 알아
보자. 위염이 있을 때는 상처를 아물게 하는 수용성 아즈렌(상품명: 아즈렌)이 좋다.
위운동 기능저하에는 위운동 촉진제이자 위액분비 증가제인 염화 카프로늄이 좋다. 구
역질이 나 면서 식욕이 없을 때에는 구토제인 메토클로프라미드(상품명:맥소롱)도 위
내용 배출을 촉진하여 식욕을 증가시킨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소화 효소제들은 위
보다는 소장에서 소화 작용을 돕는데, 소화불량에 의한 식욕부진에 좋다. 과산성위염
이나 궤양으로 인한 식 욕부진에는 알칼리제가 좋다. 신경성 식욕부진에는 염산 사이
프로 헵타딘(상품명:사이푸로딘)이나 기타의 신경 안정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여러 가
지 원인이 복합되어 있는 고질적인 식욕부진에는 남성 호르몬의 일종으로서 신진대사
를 왕성하게 해 주는 단백동화호르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식욕부진을 예방하기 위해 일정한 간격으로 식사하는 습관과 즐겁게 식사하는 습관
을 들이는 것이 좋다.
  #2 토기와 구토증
  토기란 속이 메슥메슥한 증세이고 구토증이란 위의 음식이 거꾸로 올라와 입에서 토
해 나오는 상태이다. 보통 토기가 먼저 오고 나중에 구토가 온다. 토기와 구토가 일어
나는 것은 뇌의 연수에 있는 구토중추가 자극되었을 때인데, 그 원인은 매우 다양하
다.
  약국에 와서 자신의 토기(보통 구역질이라고 표현한다)가 왜 일어나는지 묻는 사람
이 적지 않은데, 그에 대한 대답도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토기와 구토에 관계되어
있는 질병이 무척이나 많기 때문이다.
  구토를 가장 흔하게 일으키는 질병은 역시 위장의 고장이다. 위염이 발생하면 이 자
극이 중추에 전달되어 메슥거리게 된다. 또 췌장이나 간장 그리고 장과 복막의 병에서
도 그러한 과정을 밟는다.
  내장의 질병 이외에 뇌의 병으로 구토중추가 직접적으로 자극되면 구토가 일어난다.
그래서 두통이나 현기증이 심할 때도 구토가 일어난다. 빈혈이 심할 때도 구토가 일어
나며 어린아이들 중에는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심하게 울기만 하여도 구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각종 약이 원인이 될 때도 있는데, 약이 혈액을 통해 직접 구토중
추를 자극하거나(디기탈리스중독), 위 또는 간을 해치고 간접적으로 자극하는 경우(항
생 물질등)도 있다. 멀미와 구토가 동반되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외에 폭음이나 폭식, 식중독과 유독 물질을 섭취했을 때도 구토가 일어나는데,
이럴 때는 위의 내부에 유해물이 존재하는 것이 원인이 되므로 무리하게 멈추지 말고
그것을 전부 토해 버리는 것이 오히려 좋다. 그리고 나서 토기만 남았을 때 약을 써야
한다.
  토기와 구토 치료의 원칙은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편으로 그
원인을 제거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약(제토제)을 사용해야 하는데, 우리가 흔히 사용
하는 제토제에는 중추성 제토제와 말초성 제토제가 있다.
  중추성 제토제란 뇌의 연수에 있는 구토중추가 받은 자극을 가라앉히는 약인데, 그
러한 약의 종류에는 페르페나진(상품명:트리민), 메토클로프라미드(상품명:멕소롱),
돔페리돈(상품명:돔페리돈) 등이 있는데 돔페리돈은 졸리거나 어지럽지 않은 제토제이
다.
  차멀미, 배멀미에 사용되는 제토제는 항히스타민제의 일종인 염산메클리진(상품명:
보미롱)과 디멘하이드리네이트(상품명 피크니에프껌) 등이 있다.
  구토중추보다 상위인 대뇌피질에 작용해서 제토 작용을 하는 약으로는 진정제와 수
면제 등이 있다. 진정제나 수면제는 대뇌피질을 심하게 억제하는데, 대뇌피질이 억제
되면 구토중추의 예민성이 떨어진다.
  말초성 제토제에는 위점막을 마비시켜 위의 자극이 뇌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작용
의 약(에치아민벤조에이트와 옥세타자인)과 부교감신경에 작용하여 위의 자극이 구토
중추에 전달되는 것을 차단 시켜서 제토 작용을 나타내는 항콜린 작용의 약(스코폴라
민, 상품 명:가스파파, 가스베린)이 있는데, 특히 항콜린약은 복통이 함에 있을 때 사
용된다.
  이상과 같이 토기와 구토에는 원인도 많고 약도 많기 때문에, 원 인을 정확하게 알
아 내고, 적절하게 선택하여 사용해야 하며 어떨 때는 몇 가지를 함께 사용해야 될 경
우도 있다.
  #3 위염
  (가) 급성 위염
  맵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은 위장병에 많이 걸리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이 위염이다. 그런데 위염이 어떤 병인가 하는 정의는 사실 애매한 점이
많다. 특히 검사법이 별로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웬만한 위장 질환에 모두 위염이
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내시경 검사와 같은 발달된 검사법에 의해 위 내부를 직접 관찰하여
점막의 염증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위장병과 구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떤 형의 위염인가까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위염은 위의 내벽을 덮고 있는 점막에 염증이 일어나는 병인데, 그 경과나 상태에
따라서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어지며, 급성의 경우는 보통 분명한 원인이 있어 발생하
는 것으로 외인성과 내인성으로 또다시 나눌 수 있다.
  외인성 급성 위염은 음식물이나 약물 등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데, 폭음과 폭식이
주범이다. 특히 출혈성 위염은 대부분 과음이 원인이다. 또한 커피나 홍차, 고추, 겨
자, 후추 등의 자극적인 식품이나 뜨거운 음식 그리고 식중독도 원인이 된다. 아스피
린이나 항생제 와 같이 위벽을 직접 자극하는 약과 농약이나 독극물을 먹었을 때에도
일어난다.
  내인성 급성 위염은 외인성처럼 음식물이 원인이 아니라 급성 감염증에 합병하여 일
어난다. 즉 폐렴이나 디프테리아에 감염되었을 때나 간장병 등에서 2차적으로 일어나
는데, 그 원인은 혈액 속의 세균이나 독소 등이라는 보고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은 경
우도 있다.
  이러한 급성 위염에 걸리게 되면 배가 불쾌하고 기분이 나쁘고 속이 메슥거리며 식
욕이 떨어지고 구토가 심하여 물도 마실 수 없을 때도 있다. 윗배가 탱탱하게 차올라
오는 느낌이 들며 온몸이 나른하고 두통에 설사를 할 때도 있다. 급성 위염의 치료는
위점막의 손상을 회복하기 위해 항궤양작용 약과 위점막을 자극하는 위산을 중화시키
기 위해 제산제 그리고 위 근육의 긴장을 풀기 위해 진경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약에 대해서는 앞에서 설명했으므로 참고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폭음 폭식
을 피하고 식사 습관을 올바르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만성 위염
  음식을 먹어도 불편하고 안 먹어도 불편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를 흔히
만성 위염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실제로 위 내부를 들여다보면 위점막에 오랫동안 지
속되어 온 염증이 있다고 한다. 대개 급성 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체질적으
로 위가 약한 사람에게서 잘 발생하는 만성 위염은 독자적인 질병이라기보다 위의 다
른 질병 즉 위궤양이나 위암 등에 수반되는 수반성 만성 위염과 위에 다른 병은 없고
염증만 발생하는 특발성 만성 위염의 두 가지로 나뉜다.
  만성 위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수반성 만성 위염이다. 우리 주변에 만성 소
화불량에 시달리다가 병원에 가 진찰을 해 보니 진단결과가 위암 말기로 나와 얼마 못
살고 죽는 사람이 드물지 않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위험성을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만
성적으로 소화불량이나 속쓰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내시경 검
사를 받고, 만약 다 나았다고 생각되더라도 병원에서 검사는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만성 위염의 치료는 반드시 식이요법과 약물요법 이 두 가지를 겸해서 실시해야 한
다. 식이요법도 위염의 원인에 따라 나뉘는데, 위산이 많은 사람은 자극적인 식품과
다량의 육식은 피해야 하며 우유, 계란, 생선, 두부, 식물성 기름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위산이 모자라는 사람은 약간은 자극적인 식품을 소화하기 좋게 조리하여 각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1회 식사량을 적게 하는 것도 좋다.
  어떠한 경우에도 술이나 담배는 완전히 끊어야 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실제로 위장 병 때문에 약국을 찾는 남성 중에는 담
배를 입에 물고서, 자신의 증상에 맞는 약을 달라는 사람이 적지 않다. 또한 자신의
위장병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며 계속 술을 마시는 남자들도 적지 않다. 그들의 미
래는 어떤 모습일까? 또한 외식을 하지 않는 것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치료약으로는 항궤양약과 제산제 그리고 소화제를 함께 사용하는데, 병의 경과가 길
기 때문에 약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적어도 3~4개월 동안은 지속해야 한다.
  #4 십이지장궤양
  위나 십이지장의 내부 표면을 덮고 있는 점막의 일부가 진무르거나 헐어서 상처가
생기는 병을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라고 한다.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은 상처가 생기
는 장소만 다를 뿐이고, 내용 적으로는 같은 병이라고 보기 때문에 보통 위, 십이지장
궤양이라는 하나의 병명으로 부르고 있다. 위궤양에 대해서는 이미 자세하게 언급하였
으므로 여기에서는 십이지장궤양이 위궤양과 다른 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다.
  일반적으로 위궤양은 위산의 분비량은 정상이지만 방어인자인 점막의 저항력이 약하
기 때문이 생기기 쉬운데 반하여, 십이지장궤양은 위산이나 펩신의 분비량이 많아서
생기는 질병이다.
  따라서 위궤양이 점막의 저항력이 약해지는 중, 노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데 비해,
십이지장궤양은 젊은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또 위궤양은 식후 20~30분 즉 음식이
위에 도착했을 때에 복통이 오는 데 반해, 십이지장궤양은 식후 2~3시간 즉 음식물이
소화되어 위를 빠져나가 십이지장에 도착했을 때 복통이 온다.
  위, 십이지장궤양의 증세와 치료는 거의 비슷한데, 특히 증세는 세 가지(복통, 출산
과산) 로서 특징을 띠고 있다.
  #5 식도염
  식도는 원래 음식물을 입에서 위로 보내 주는 통로이다. 따라서 식도 그 자체에서는
소화기능이 없기 때문에, 위 내부에 강한 산성의 위액이 존재하고, 위가 그로부터 스
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과는 달리 식도에는 특별한 방어 체계가 존재하
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가 먹은 음식이 매우 뜨겁거나, 맵거나 해서 식도벽을 자극한다든가,
위액이나 담즙이 어떤 원인 때문에 거꾸로 올라가 식도에 닿게 되면 식도에 상처가 생
기고 식토염이 발생된다.
  그러면 어떤 이유 때문에 위액이나 담즙이 거꾸로 올라가는 일이 발생할까? 비만이
나 임신 등으로 배 전체의 압력이 높아지면 위의 위치가 식도보다 높아지는 일이 생기
는데, 위의 위치가 식도보다 높아지면 식도와 위의 경계에서 수도꼭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분문의 힘보다 위의 내용물이 내려 누르는 힘이 더 커지므로 위액이나 담즙
이 거꾸로 올라갈 수 있게 된다.
  또한 나이를 먹으면 식도 주위에 살이 붙어서 그 무게가 증가하게 되어 위를 누르게
되는데, 이때 뚱뚱해서 배 전체의 압력이 높으면 위는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오히
려 위로 올라가서 식도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식도염은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서 많이 볼 수 있다.
  한편 분문 가까이에 병이 있어 분물을 잘라 내는 수술을 받은 사람의 경우는 대부분
역류성 식도염을 앓게 될 가능성이 많다.
  식도염에 걸리면 주로 가슴이 쓰리고, 흉골 뒤쪽이 아프며, 오목 가슴에 통증이 느
껴진다. 식도염을 치료하는 약은 위염의 치료약과 거의 유사하여, 점막 보호제(데놀,
다루마틸, 프로리드, 겔포스액, 미란타액, 암포젤액, 탈시드액)와 중화제(노루모, 건
위정, 미란타 정, 암포젤정, 탈시드정)가사용된다.
  #6 췌장염
  췌장은 소화액을 분비하는 장기인데, 음식을 굶다가 갑자기 많이 먹거나 급하게 먹
는 습관이 있으면, 췌장은 소화액을 언제, 어느 때, 얼마만큼 분비해야 하는지를 잘
조절하지 못하고, 급기야 췌장 스스로를 소화시켜 버리는 췌장염이 발생하게 된다. 실
제로 췌장염이 발생되는 직접적인 계기는 불규칙한 음식 습관으로 쓸개에 돌(담 석)이
생긴 후 그 담석이 십이지장 안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또한 췌장염은 음식보다는 과음
에 의해서 더 잘 발생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췌장염이 발생하면 상복부 특히 왼쪽 배가 뜨끔거리면서 아프고 등쪽이 아프기도 하
며, 구역질이 나기도 한다.
  췌장염의 치로는 무엇보다 술을 끊고, 식사량을 줄여 췌장을 쉬게 해야 한다. 급성
췌장염일 경우에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트립신의 분비를 억제하는 약인 항트립신제가
사용되는데, 이는 매우 위독한 증세이므로 왼쪽 갈비뼈 아랫부분에 심한 통증이 오면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또한 만성 췌장염일 경우에는 식후에 췌장의 부담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 소화 효소제를 복용하고, 수분과 비타민이 부족하지 않도록 보충해 주어
야 한다. 췌장에 염증이 있으면 당뇨병이 생기기 쉬우므로, 당뇨병의 여부도 진단 받
아야 한다.
  #7 과민성대장증상
  밥만 먹으면 배가 아파서 화장실로 뛰어가고, 설사나 변비가 번갈아 계속되고, 트림
이나 구역질 그리고 변을 보고 나와도 뱃속에 아직 변이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장에 가스가 차서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배가 꾸르륵거리거나, 배가 팽팽하게 느
껴지다 못 해 아프기까지 하는 증세를 통틀어 과민성대장증상이라고 부른다.
  이 병은 소화기 이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2/3 이상이나 차지 할 정도로 빈번하
게 발생되고 있다. 또한 이 병은 원래 대장의 이상(염증)으로 발생되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정신적으로 예민한 사람이 폭음, 폭식, 딱딱한 음식, 차가운 음식으로 대장을
혹사하거나, 몸 을 차게 했을 때나 감기에 걸렸을 때 발생하기 쉬운 질병이다.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잘 일어난다.
  이러한 과민성대장증상에 걸리게 되면 두근거림, 불면, 땀이 많고, 얼굴이 붉어지
고, 어깨결림, 피로감, 집중력의 저하, 불안감, 초조감 등 여러 가지 증세가 동반되는
경우 가 많은데, 이러한 현상으로 미루어 보아 과민성대장증상은 자율신경의 이상이
그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는 병원에서 그 원인을 진단받고 (비슷한 증상의 질병
이 많다), 과민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다음과 같은 약을 사용할 수 있다.
  염산 메버베린(상품명:듀스파타린)-대장근육의 세포내에 작용하여 수축을 막는 약으
로 대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피나베리움(상품명:디세텔)-염산 메버베린의 작용과 같다.
  이소프로프라미드+트리플로페라진 (상품명: 스콜론) -부교감 신경을 억제하여 대장
이 과잉으로 움직이는 것을 막고, 정신신경 을 안정시켜 외부의 스트레스에 이겨 낼
수 있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위장약의 종류별 사용법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위장병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이와 마찬가지로 위장약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소화가 조금 안 될 때 우리가 별 생각 없이 마시는 드링크 타
입의 활명수나 가스명수와 같은 물약과 훼스탈, 베스타제, 제스탄 같은 알약은 어느
집이나 비상약 통에 들어 있을 만큼 우리의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다.
  그러나 위장병의 상태가 삼각한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소화제만으로 그때그때 거북함
을 가라앉히는 습관을 들인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위장병을 키우는 결과가 된다. 따
라서 아무리 작은 알약 하나의 소화제이더라도 그 약이 적절한가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본 후에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위장병에 걸려서 사용할 수 있는 위장약에 대해서는 앞에서 산발적으로 대부
분 언급했지만 다시 한번 계통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위장약을 사용함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 같아 정리해 본다.
  #1 소화 효소제(상품명:훼스탈, 베스타제, 제스탄, 판크레온-F등)
  소화 효소는 음식물의 당질, 단백질, 지방 등을 분해하여 소장에서의 흡수를 촉진하
는 작용을 갖는 물질이다. 원래 소화 효소는 위액과 장액 중에서 분비되는데, 가장 강
력한 것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췌액의 소화 효소이다.
  우리 몸의 어떤 이상으로 인해 소화 효소의 분비가 감소하면 소화 장애가 일어난다.
보통 소화불량으로 소화 효소제를 사용할 때는 위장에서 소화가 안 된 채로 가득 담겨
있는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소화 효소제는
위에 작 용하는 약이 아니고 오히려 소장 그 중에서도 췌장의 병에 사용하는 것이 원
칙이다. 또한 소화액이 충분히 분비되어 있는 경우에는 소화 효소제를 먹어 봤자 의미
도 없고 효과도 없다.
  따라서 배가 불편하다고 무턱대고 소화 효소제를 사용하면 안 되며, 소화 효소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여전히 불편할 때 계속해서 소화 효소제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복약 습관이다.
  한편 활명수나 가스명수 같은 물약으로 된 소화제는 위장을 자극하여 소화력을 높이
고, 위산을 제거하는 작용이 있는 생약을 추출한 약으로 소화 효소제와는 그 작용기전
이 다르다.
  #2 위점막 보호제(상품명 겔포스, 미란타, 암포젤 탈시드, 데놀, 아즈렌, 노엘 등 )

  폭음, 폭식, 커피, 고추 같은 자극적인 음식이나 위산과다 등으로 위점막이 손상을
입었을 때, 제일 먼저 위점막을 보호하는 보호제를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이러한 위점막 보호제는 위액이나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부터 위점막을 지킨다. 이 위
액은 음식물을 먹어서 그것을 소화시킬 때 많이 분비되고, 음식물도 식사와 동시에 위
내에 들어오므로 위가 자극받는 것은 거의 식사와 함께 발생한다.
  따라서 위점막 보호제는 식사하기 전에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공격인자가 나타나
기 전에 방어벽을 쌓아 그 공격을 막아 내려면 반드시 식전 복용의 원칙을 지켜야 한
다.
  #3 위산분비 억제제(상품명:타가메트 잔탁, 큐란 등)
  음식물을 화학적으로 분해하기 위해 분비되는 염산등 위산이 너무 많이 분비되거나,
그 산도가 너무 강해서 위에 손상을 입히게 되었을 때 사용되는 약이 위산분비 억제제
이다. 사실 위산분비 억제제는 속이 쓰리거나 아프다고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약
이다. 왜 냐하면 그러한 증상은 위산이 과다해서만 발생되는 것은 아니고 방어 체계에
이상이 있어도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약은 병원에서 위산과다라는
진단을 받은 후에만 사용해야 한다. 자 체 방어 체계의 이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러한 약을 오래 복용하게 되면 오히려 소화불량에 걸리고 만다.
  그 대신 위산분비 억제제를 사용하라는 병원의 처방이 있을 때는 적어도 3개월 정도
는 꾸준하게 사용해야 손상된 위점막을 복구하고 치료할 수 있다. 만약 이 기간을 지
키지 않고 증상만 없어졌다고 약을 중단하면 또 다시 위궤양에 걸릴 뿐 아니라, 이때
부터는 만성 위 염으로 들어가게 되기 쉬운데, 만성 위염은 위암의 온상이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4 기타 위장약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위장약을 제외한 제토제, 신경성 위장약, 자율신경조
절약, 항콜린작용약 등은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 과정을 통해서 사용해야 하므로 여기
에서 언급하지는 않겠다. 또한 십이지장궤양, 식도염, 췌장염에 대한 약도 위장약과
비슷한 약을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진단을 병원에서 정확하게 받고 그에 따른 처방대
로 약을 사용하여야 한다.
  다만 어떤 위장약이든 복용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완전히 나을 때까지 사용해야 하
며, 복용 중 위장을 해치는 행동(폭음, 폭식, 흡연, 자극적인 음식 섭취, 과로, 불안
감 등)은 절대금물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위장병의 생활요법
  앞에서 이미 언급한 것처럼 위장병은 폭음 폭식 등 식사 습관에서부터 비롯되는 것
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위장병을 치료할 때에는 반드시 식사를 조심하고 생활을 규칙
적으로 하여 위장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위장병 환자들은 위장을 '신주 단지
모시듯이' 해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두고 배가 아파서 못 먹는 고통이란 이
세상 살아가는 즐거움 중 매우 중요한 부분을 잃어 버리는 것 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다행히 원래 타고나기를 돌도 소화시킬 수 있을 것같이 튼튼한 위장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만 많이 먹거나 조금만 매운 음식을 먹어도 속이 쓰리
거나 위가 꽉 막혀 버릴 정도로 약한 위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다. 이러한 경향
은 유전적 요인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원래 튼튼한 위를 가진 사람도 스스로를 너무
나 믿고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먹어대는 등의 식사
습관을 가지게 되면 위에 탈이 나게 되고, 약한 위의 소유자라도 조심조심 생활하면
수십 년 동안 그 기능을 잘 보존할 수 있게 된다.
  요즈음은 장수시대라 불의의 사고만 아니면 평균 70년은 살 수 있는데, 그때까지 위
장이 튼튼해야 먹고 싶은 음식 먹어가면서 살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따라서 우리
의 위장을 튼튼하게 보존할 수 있도록 부작용 없는 생환요법을 몸에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음 각각의 증상에 해당되는 사람은 반드시 실천해 보기 바란다.
  #1 위산이 많은 사람
  갑오징어 뼈를 곱게 갈아서 2스푼씩을 보리차 반 컵에 타서 하루에 세 번씩 식후에
마신다. 갑오징어에는 칼슘이 풍부한데 위산이 많은 사람에게는 위산을 중화시켜 주므
로 옛날부터 자주 쓰던 요법이다.
  #2 헛배 부르고 가스
  찰 때 별다른 원인 없이 불규칙한 식사와 스트레스로 인해 헛배 부르고 가스 찰 때
는 파 10뿌리에 물 2대접을 부어 팔팔 한번 끓으면 은근한 불로 조절해서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달여, 아침 저녁으로 복용한다. 파 뿌리에는 능금산, 당인산, 휘발성 정유
가 들어 있어서 소화에도 도움을 주고 가스를 없애는 역할을 하는데, 식곤증에도 이용
할 수 있다.
  #3 소화불량
  무 반 개, 사과 1개, 귤 2개를 생즙기에 갈아서 그대로 마시면 되는데, 매 식후에
복용하도록 한다. 무에는 원래 디아스타제라는 효소가 들어 있고, 사과나 글에는 산이
들어 있어 위를 자극한다.
  #4 위궤양
  양배추 속에는 위의 점막을 수복시키는 작용을 하는 '메틸 메치오닌 설포니움 크로
라이'와 '엘 -글루타민'과 '제파네이' 등이 들어 있는데 생즙을 갈아 마시면 이러한
궤양 치료 효과를 가진 성분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복용 방법은 생즙을 아침 식전과
자기 전의 빈 속에 마신다. 또한 양배추에는 비타민 A, B₁B₂ C, K, U그리고 칼슘,
인, 철, 엽록소 등이 들어 있어 궤양뿐 아니라 평소에도 권장하고 싶은 야채이다.
  #5 위산이 모자라는 사람
  위에 산이 모자라면 소화가 잘 안 되는데, 이럴 때는 볶은 소금을 사용한다. 큰 숟
가락 하나 분량의 굵은 소금을 후라이팬으로 약한 불에 볶는다. 약 5분 정도 볶은 후
작은 숟가락 2개 분량을 물에 타서 마시면 된다. 소금을 볶으면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나트륨의 양이 증가되는데, 나트륨은 알칼리제로서 소화 효소의 분비를 자극하는 작용
이 있다.
  #6 식욕부진
  사과를 이용한다. 독일에는 '사과를 먹으면 의사가 안달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사과의 위장에 대한 기능은 널리 인정받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사과주를 가정상비약으
로 준비해 둔다고 한다.
  사과의 탁월한 작용과 좋은 맛을 살리는 방법으로 사과주가 있다. 재료는 굵은 사과
5개, 과실용 소주 1.8리터, 얼음 설탕 800g 이다. 사과를 자른 후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한 달 지난 후 먹을 수 있다. 식전에 한 잔씩 마시면 식욕이 촉진되는데, 술을
못 마시는 여성의 경우에는 저녁 식전에만 사용해도 된다. 식욕부진뿐 아니라 위하수
나 위축성 위염에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