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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주사를 맞으면 그 병에 안걸린다?

최지호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예방주사 한방 맞으면 그 병에 관한 한 안심할 수 있다' 과연 그런가?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결핵 등 예방효과는 몇 퍼센트나 될까?

  국민학교 5학년 남자 어린이가 엄마 손에 이끌려 진료실을 들어왔다. 오른쪽
귀밑이 붓고 열이 났다. 전형적인 볼거리였다. 볼거리라고 일러 그렸더니 아이
엄마는 "이 애는 볼거리 예방주사도 맞았는데 왜 볼거리에 걸립니까?" 하고
의아해 했다. 예방접종의 효과에 대해 설명을 했지만 내내 미덥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그 엄마는 예방접종을 하면 그 병에 대해 100p 예방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예방접종이란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일부분을 일부러 사람의 몸
안에 넣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몸에 들어간 세균이나 바이러스(이것을
병원체라고 한다)에 대한 방어물질(이것을 항체라고 부른다)이 생기게 되어, 그
병원체가 다시 침입을 하여도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몸의 특성상 이렇게 예방주사를 맞았다 하더라도 그 병에 대해
100p의 예방효과가 있는것은 아니다. 예방접종을 하였지만 방어물질인 항체가
아예 생기지 않을 수가 있는 데, 이것을 의학적으로는 일차실패라고 한다. 한편
항체는 생겼는데 그 병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것을 이차실패라고 한다.
  일차실패는 면역성의 개인차, 보관 등의 문제로 예방주사제의 약효가 떨어진
경우, 접종방법이 잘못된 경우 등에 의해서 생긴다. 이차실패는 접종 후 시간이
오래 지남에 따라 항체가 적어져 인체의 방어효과가 적어지는 것이 대표적인
이유이다. 예방접종을 하고 항체가 생기는 비율을 질병별로 살펴보면, 홍역
96p-100p, 볼거리 90-100p, 풍진 99-100p, 수두 94-100p 등으로 이런 종류의
예방접종은 한번 접종으로 거의 100p에 가깝게 항체가 생기게 되므로 3차에
걸쳐 접종을 해야 한다.
  예방접종의 효과가 낮은 것도 있다. 결핵에 대한 비씨지(BCG) 접종의
예방효과는 0-80p, 장티푸스의 경우 주사는 79-88p, 경구용은 51-76p, 콜레라는
50p로 낮은 편이다. 더욱이 콜레라의 경우 3-6개월이 지나면 효과도 없어진다.
한마디로 예방접종을 하면 그 병을 100p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믿으면
곤란하다. 특히 장티푸스, 콜레라 등의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했다고 해서
개인위생을 소홀히 한다면 오히려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결핵예방접종(BCG)을 할건지 말건지 하는 문제이다.
일부 사람들이 접종 후 부작용(발열, 가려움증)이나 낮은 예방효과 때문에
비씨지 접종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어린이에서는
60p 이상이 예방효과를 보이므로, 우리나라와 같이 결핵이 유행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다른 것에 비길 수 없는 좋은 결핵예방 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