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무환
동국의대 안과
시력이 낮으면서도 안경착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안경을 쓰면 눈이 나빠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안경의 기능을 잘
모르기 때문에 갖는 오해다.
학교 신체검사에서 시력저하로 판정받은 후 시력검사를 하기 위하여 안과로
오는 국민학생 중 굴절검사후 안경착용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 많은
부모들의 질문은 '안경을 꼭 써야 하느냐?', '안경을 한번 쓰기 시작하면 계속
눈이 나빠진다고 하는 데 사실이냐?', '안경을 쓰지 않고 눈을 좋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는 것이다.
이 중에서 특히 '안경을 착용하면 눈이 더 나빠지지 않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설명해 보자. 우리 눈의 굴정상태는 원시, 근시, 정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안경착용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인은 근시로서 먼곳을
바라보았을 때 먼곳의 물체가 우리 눈의 망막에 상이 맺히지 않고 망막 앞에서
상이 맺히는 굴절이상을 말한다.
근시안을 크게 생리적근시안과 병리적근시안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생리적근시안은 사람이 성장함에 따라 근시가 진행되다가 성장이 끝나는 20대
중반에 대개 근시의 진행이 중단되는 근시를 말하며, 병리적근시안은 성장이
끝나는 시기를 지나서도 근시가 계속해서 진행되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근시라고 말하는 생리적근시안은 위의 설명과 같이 사람이
성장함에 따라 우리의 눈도 성장하기 때문에 안구의 전후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근시가 진행되므로 일단 근시안이 되면 안경착용 유무와 관계없이 근시가
진행된다. 따라서 안경을 착용하면 눈이 더 나빠진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며
이런 근시안의 경우 안경을 쓰지 않아도 근시는 더 진행하게 된다.
안경은 단지 물체의 상을 망막에 맺히게 하는 도구이지 눈을 좋게 또는
나쁘게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시력이 완성되지 않은 6세 미만의 소아에서
양쪽 눈의 굴절상태가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양안 부동시)에는 한쪽 눈이
약시에 빠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경착용을 해야 약시를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