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홍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시간과 업무에 쫓기는 바쁜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질병이 기능성 위장염이다.
아무리 검사를 해보아도 장기는 정상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병의 주원인과 해결책을 알아보자.
도시의 직장인은 대단히 고달프다. 아침저녁으로 끔찍한 교통지옥에서
시달려야 하며, 이런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아침에 눈을 뜨기가
바쁘게 서둘러야 하고, 겨우 직장에 도착하면 여러가지의 일이 기다리고 있어
이를 부드럽게 처리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고 부착하면 여러가지의 일이
기다리고 있어 이를 부드럽게 처리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강구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며 여러 사람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그런가하면 근무시간이 끝나도 할
일이 아직 남아 있기 일쑤이며, 또 퇴근 후에도 여러가지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역경을 지나 겨우 귀가를 하여도 편안히 휴식을
취하기까지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 집안을 이끄는 가장으로서 할 일이 또
있으니 이를 해결하지 많으면 안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휴식시간이란 거의
없고, 정말 지치는 생활의 연속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신체적으로 어디
한군데쯤 아픈곳이 생기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고 이렇게 해서
나타나는 증상 중에 가장 흔한 것이 소화기 증상, 즉 흔히 말하는
위장장애이다.
식사 후에는 속이 거북하고, 그렇다고 밥을 먹지 않으면 속이 쓰리고,
변비가 생겨서 고생을 하는가 하면 또 어떤때는 아랫배가 아프면서 묽은 변을
보기도 한다. 더구나 이런 증상이 오랫동안 심하게 계속되면 병원에 가서
입원이라도 하겠는데 심할 때는 아주 고통스러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아무런
증상이 없이 멀쩡하고 그러다가 직장에서 속이 상해 술이라도 한잔하게 되면
여지없이 다시 재발되는 식으로 몇 년간 악순환을 한다. 그래도 병원에 가기가
쉽게 마음이 내키지 않아 그냥 지내다 보니 불안하다.
그래서 마침내 큰 결심을 하고 병원에 가서 위 사진도 찍고 내시경도
하였는데 검사결과는 정상이라고 한다. 아니, 정상이라니. 정상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안심이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답답하다. 내가 지금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이런 것이 정상이라면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아마 검사가
잘못되었을 거야 하면서 다른 병원을 찾아가서 똑 같은 검사를 받아보지만
매한가지다.
의학적으로는 이런 병을 통칭하여 기능성위장장애, 혹은 기능성위장염이라고
한다. 이 병은 앞서 말한 소화기의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나면서, 위나 장 등의
소화기관의 형태에 아무런 이상이 없을 때 진단하는 병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형태적인 이상이란 위궤양이나 암처럼 소화기관의 모양이 변형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앞서 검사상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은 이런 형태적인 이상이
없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 것을 종합하여 말하면 기능성위장장애라는 병은
소화기관의 모양은 정상이면서 본래의 기능인 소화작용에 이상이 생긴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병이 나타나는 기전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병은
소화기관의 운동능력에 이상이 온 것으로 정상적으로 운동을 해야 할 곳에서는
운동을 하지 않고, 어떤 부분에서는 과다한 운동이 일어남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이런 병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대개 주위의
스트레스가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것에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이 병을 가진
사람들이 병원에 갔을때 흔히 신경성이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이 신경성이라는
말이 바로 정신적인 원인에 의한 것, 즉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의해서 생긴다는
의미인 것이다.
병이 생기는 원인이 이런 것이므로 이병의 원인적인 치료는 당연히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것이어야 하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위환경을 자신의
뜻대로 조절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위장의 기능을
개선시켜 주는 약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인데, 그전에 식사와 관련된
생활습관을 바꿔보는 것이 좋은 효과를 거둘수 있다. 우선 식사는 가능한한
부드러운 음식을 위주로 하고 조미료의 과다한 사용을 피하도록 하며,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하고 과식을 금해야 한다. 그리고 커피나 담배, 술
등의 기호품을 되도록 억제하도록 하고, 식사시간을 길게 잡아 여유있고
편안한 식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생활습관을 바꾸어 보고 그래도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이제는 병원에서 권유하는 약으로 치료를 하여야 한다.
이 병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악화되거나, 다른 나쁜 병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히 치료를 하면 쉽게 좋아질수
있는 질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