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영국에 존 샌드위치라는 백작이 살았어요. 그는 카드놀이를 무척이
나 좋아했어요. 백작이 어찌나 카드놀이를 즐기는지, 카드만 손에 잡았다
하면 밥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잊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식사 시간만 되면 하인은 고민이었어요.
'어휴, 오늘 식사를 또 어떡한다? 준비해 봤자 드시지도 않을 텐에....'
이 날도 샌드위치 백작은 카드놀이에 푹 빠져 있었어요. 판이 한창 무르
익었을 무렵 하인이 들어왔어요.
"백작님, 식사 준비가 다 됐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한 판만 더 하고...."
그러는 동안 애써 만든 요리는 다 식어서 엉망이 되었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이런 식이니 하인으로선 식사 준비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
었죠.
'카드놀이를 하면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인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옳지! 빵 사이에 고기와 야채 등을 넣으면 카드를 하면서 그냥 한 손으
로 들고 먹을 수 있을 거야.'
하인은 다시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가지고 다시 백작이 있는 방으로 올
라갔어요.
"백작님. 저...저녁 식사를...."
"아, 됐네. 지금 한창 잘 되는데 밥 먹을 시간이 어디 있나? 배가 좀 고
프긴 하지만 그냥 참으려네."
백작은 카드에 완전히 넋이 빠져 있었어요. 그 때 하인이 준비해 온 음
식을 내밀었어요.
"백작님, 그럼 이거라도 드세요."
"아니, 이게 뭔가?"
"그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본 것입니다."
백작은 음식을 받아 한 입 베어 물었어요. 간편하게 손으로 잡고 먹을
수 있어서 카드놀이를 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어요. 백작은 매우 흐뭇
한 표정으로 하인에게 물었어요.
"이거 자네가 만든 건가?"
"예 그렇습니다!"
"참 간편하고 좋은 음식이군.... 덕분에 잘 먹었네."
샌드위치 백작은 그 음식으로 요기를 하며 하루 24시간 꼬박 카드놀이를
하는 기록을 세웠어요.
이 때 같이 놀던 친구들도 그 음식을 먹어 보았는데 맛이 그만이었어요.
"이거 맛이 괜찮군. 가끔 집에서 해 먹어야겠는데...."
이리하여 이 간편한 음식은 일반 가정에서도 널리 펴졌으며, 백작의 이
름을 따서 '샌드위치'라 부르게 되었어요. 그 후 식사 대용으로 많은 사람
들의 사랑을 받게 된 거지요.
두 가지 세력 사이에 끼여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 때도 '샌드위치가 됐
다.'는 표현을 쓰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