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구
이피부과 의원
비듬은 피부병인가? 머리를 자주 감지 않으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당연한 자연스런 현상인가?
텔레비젼에 나오는 샴푸선전에 이런 장면이 있다. 미모의 아가씨가 옷을
깨끗히 차려 입고 회사에 출근하는 길인데 겉옷에 비듬이 떨어져 있다. 그것을
본 동료 남성이 여자가 비듬이! 하고 핀잔을 준다. 울상이 된 아가씨가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이제는 깨끗해진 머리결를 시원하게 날리면서 활기차게
걸어간다. 이런 화면을 보고 우리는 쉽게 어쩌면 이쁘장한 숙녀가 머리를 자주
감지 않아 지저분하게 비듬이나 있을까? 라고 생각하게 되고, 따라서 비듬이
마치 머리를 자주 감지 않을때 생기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또는 샴푸를
쓰면 비듬이 없어지는구나 라고 잘못된 지식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듬은 하나의 피부병이지 자주 감지 않으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당연한 자연스런 현상은 아니다. 비듬은 아주 흔히 보게 되는 피부병으로
두피(머리 피부)에 가늘고 마른, 꼭 겨 같은 인설이 생기며 가려워서 긁으면
옷에 떨어져 상대방에게 지저분한 느낌을 주므로 대인관계에 당혹감을 갖게
되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작은 부위에서 시작하지만 점차 퍼져 두피 전체에
광범위하게 침범되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두꺼운 인설, 가피, 홍반 등이
생기고 진물이 나기도 한다.
대체적인 의견은 지루성피부염이 두피에만 국한되어 약하게 발생한 상태를
비듬이라고 하는데, 어떤 이들은 지루성 피부염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질환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최근에 비듬의 원인으로 P.ovale라는 곰팡이균의 과다증식에 기인한다는
설이 있으나 아직 정설은 아니며 현재까지도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다만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과도한 땀분비 등에 의해서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듬이 경미한 상태일 때는 현재 시판되고 있는
타르나 항진균 성분이 들어 있는 샴푸를 이용하여 머리를 감고 스테로이드로션
등을 바르는 방법이 추진되고 있다.
아무튼 비듬은 피부병의 일종이라는 점을 다시금 인식하고, 주위의 비듬이
있는 사람을 머리를 자주 감지 않는 게으르고 지저분한 사람으로 매도하는
오류는 더 이상 없어야만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