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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이홍식
  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통념은 (미친 사람) 이라는 말로 압축할 수 있다.
정신분열증과 범죄의 상관관계에 대한 객관적 근거는 과연 얼마나 합리성을
가지고 있는가?

  얼마전 여의도 광장을 택시가 질주하여 많은 사상자를 낸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을 저지른 택시 운전사가 정신과 치료를 받았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각 신문과 매스컴은 정신질환자를 매우 위험한 인물로 규정지으려
했고 뒤이어 정신질환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적성검사가
실시되어 한동안 신경정신과병원이 북적대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이 사건
이후에 일시적이지만 정신과에 입원한 환자수가 증가하였으며 정신질환자의
가족이나 이웃의 문의전화가 쇄도했었다. 이들의 문의 내용은 대부분
"정신질환자가 위험하지 않느냐?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는 식으로 마치
범죄자인양 하는 느낌이었다. 이에 필자는 정신질환자와 범죄의 가능성에 대해
몇자 적고자 한다.
  첫째, 사회 전반에 걸쳐 정신질환의 개념이 잘못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정신질환은 '신경증' 과 '정신병' 의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사회에서 미친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신병' 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정신병' 에는
정신분열증, 조울증, 편집증, 우울증 및 기타 기질적 정신병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정신병'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정신분열증을 들 수 있겠다.
일반인들은 정신분열증이란 질병은 정신이 분열되어 모든 부분의 인격이 망가져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데 문제가 있다.
실제 정신분열증의 증상 중 감각의 이상 즉 환청이나 환시 같은 증상들을
인격장애의 일부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정신병의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어느 정도의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둘째, '정신병' 환자의 범죄율이 일반인에 비해 높다는 객관적인 근거는
없다. 특히 '정신병' 환자의 범죄나 폭력은 그들의 정신증상 즉 환청이나
피해망상, 착각 등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범죄가능성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즉 '정신병' 환자의 범죄나 폭력은 적절한
치료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국가와 사회는 이들을
위험한 죄인 취급하지 말고 이들에 대한 적절한 치료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단지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정신병' 환자의 범죄가 예측 불가능하고 잔인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이들을 사회에서 격리시키고 이들의 사회활동을
막는다면 아마도 이는 위하다 후진국임을 증명하는 창피스러운 일일 것이다.
다시 한번 부연하건데 정신병환자(미친사람)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는
통념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