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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 대화시의 상식, 몰상식

1. 상사를 불쾌하게 만드는 말들


    "아무거나 상관없습니다"는 금지해야 할 말이다

  술자리를 초대받아 선배나 상사가
  "무엇을 들겠나? 맥주, 아니면 위스키?"라고 물으면
  "아무거나 좋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 말은 표현에 따라서는
오해를 낳는다.
  '요즘 젊은이들은 함께 마시러 가자고 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선입견이 선배나 상사의 머릿속에 있기 쉽다. 또한 부하 직원이나 후배가
퉁명스럽다거나 진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업무상의 대화인 경우에는
뜻밖의 오해를 초래하기도 한다.
  김 대리는 대리점 주인들에게 신제품을 설명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과장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이번 설명회 때 개회 인사는 5분 정도가 좋을까, 아니면 10분 정도는 해야
될까?"
  설명회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김 대리는 '스피치 시간은 과장
마음대로'라는 의미로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한 순간, 과장의 얼굴색이 바뀌었다.
  "자네, 그 말투가 뭔가? 개회 인사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말인가?"
  과장을 화나게 만든 원인은 김 대리의 설명 부족에 있었다.
  원래 비지니스 현장에서의 대화라는 것은 어떠한 경우이건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상사와 부하라고 하는 직책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바쁠 때에는 더욱 그렇다. 대화에도 저절로 신경이 곤두선다. 그러므로 어느
때보다도 충분한 배려가 필요하게 된다.
  아니다 다를까 이 과장은 내년도 계획 자료 작성에 쫓기고 있었다. 스피치
일까지 신경 쓰기 힘든 과장의 입장을 김 대리는 우선 이해했어야 했다. 이
경우에 김 대리는
  "시간은 넉넉합니다. 5분으로 해야 할지, 10분으로 해야 할지는 과장님이
판단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 정도의 설명은 필요했던 것이다.
  노여움을 띠고 있는 과장한테 김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과장님이라면 5분이든 10분이든 자유 자재라고
생각해서..."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은 주의해야 할 말이다

  시스템과에 신임 과장이 들어왔다. 한편 그 과에 컴퓨터 업무에 정통한 베테랑
박 대리가 있었다.
  신임 과장은 시스템과에 오기 전에 판촉 과장으로서 많은 실적을 쌓아 온
사람이었고, 밝은 성격으로 생각한 것은 서슴없이 말하는 타입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장이 박 대리의 설명을 듣고 있다가 울화가 치밀었다.
  박 대리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다가 이야기 첫머리에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런 말은 특히 기술자나 전문가들
가운데 무심코 입버릇처럼 내뱉는 사람이 흔히 있는데 이는 주의를 요하는
말이다. 상대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박 대리한테 나쁜 마음은 없었지만 신임 과장의 입장에서 보면 어쩐지
무시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과장은 박 대리에게 말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모르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들으니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네"
  "아닙니다. 저는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고..."
  때는 이미 늦었다. 박 대리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박 대리의 상사는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말해 주는 사람이어서
오히려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교활한 상사라면 그 자리에서 주의를 주지 않고
뒤에 가서 욕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렇습니까? 버릇이 되어서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입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이렇게 솔직하게 사과해 버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지적해 준 것에 감사한다는
표현을 하기 바란다. 그렇게 하면
  "전부터 자네의 말투 가운데 뭔가 걸리는 것이 있었는데, 이제 이해가
되는군"
이라며 과장도 그 동안 기분 나빴던 것을 풀어 버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입버릇은 좀처럼 고치기 힘든 것이다. 박 대리는 생각 끝에 나중에 그
표현을 이렇게 바꾸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부정 표현에서 긍정 표현으로 바꾼 셈인데 이렇게 하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은 말대답이 된다

  꼼꼼하고 잔소리가 심한 상사가 있다. 한번만 말해도 될 것을 두세 번
집요하게 반복해서 말한다. 그러면 부하는 그 말에 아주 질려 버려서 적당히 좀
해 두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윤 대리는 입사 8년째로 과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그 윤 대리한테도 귀찮게
잔소리를 해대는 상사가 있었다. 어쩌다 출근 시간에 맞추어 아슬아슬하게
회사에 나오면 긴 설명이 시작된다.
  "나이가 제일 많은 당신이 이래서 되겠어? 한두 번 정도야 어쩌랴 싶겠지만
나중에는 습관적으로 늦게 되버리는 거야. 항상 조심해야지"
  깜빡해서 보고서 작성이 늦어지면 마찬가지로 일장 연설이다.
  "그렇게 하면 곤란해. 이런 일에는 전부 보고서가 첨부되어야 한다는 거 몰라?
보고가 끝나지 않은 것은 곧 일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의미이지. 베테랑이
보고를 잊고 있어서야 되겠어? 계속 이러며 곤란해"
  이럴 때 바로 튀어 나올 수 있는 말이
  "그런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그 다음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 말은
  "그렇지 않으니까 하는 소리지"
라는 말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상사로부터 주의를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되어
있어야 할 일이 되어 있지 않으니까 주의를 받는 곳이고 이에 대해서 '알고
있다'라는 말로 반응하면 고분고분하지 않다거나, 성질이 돌발적이다 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물론 그런 말을 들을 각오가 되어
있어서 하는 말이라면 별개의 문제이겠지만 일시적인 감정으로 한 말이라면 나쁜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말해 버린 이상 어쩔 수 없으므로 나중에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 그
자리에서는
  "죄송합니다"
  정도로 해 두고, 점심 시간이나 저녁을 틈타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안다'라고 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것 이외에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도 포함되는 것임을 잊지 마라.
  한마디 밀이 몇 개의 의미를 갖는 것을 '의미의 다양성'이라 하는데 그 때문에
오해가 생기기 쉽다는 것도 명심해 두기 바란다.


    조심성 없게 "늦으셨군요"를 쓰고 있지는 않은가

  영업 사원인 최 대리는 중심적인 방문 계획을 세워 연일 오후 6시, 7시까지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A사로부터 거액이 걸린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서 상사인 과장이 직접 찾아가 후원을 부탁해 주었으면 하던 참이었다.
  최 대리는 과장의 스케줄을 확인하기 위해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과장은
본사에 가고 없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돌아온다고 하기에 오후 4시에 한번 더
전화를 했지만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최 대리로서는 오늘 안에 A사와의 약속을
해 두고 싶었다.
  그래서 최 대리는 오후 5시에 한 번 더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과장이 전화를
받자마자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최 대리의 첫마디는 '늦으셨네요'였다.
  그 말에는 '두 번이나 전화를 했었다'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이미 과장은
최 대리로부터의 연락 메모를 보고 있었다. 분명히 화풀이이다.
  "별 소리를 다 듣겠군. 늦거나 말거나 자네가 무슨 상관인가?"
  분하다는 듯한 말투가 수화기에서 울려 나온다.
  이런 경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즉시 사과해 버리는 것이 해결책일까?
  일반적으로 윗사람은 자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남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에는 특히 그렇다.
  과장은 본사 회의에서 무참하게 깨지고 창백한 얼굴로 회사로 돌아와 자리에
앉는 순간, 걸려 온 것이 최 대리로부터의 전화였다.
  지금 입씨름을 하면 곤란한 사람은 최 대리 쪽이다. 공중 전화였던 것도
다행이었다. 머리를 굴린 최 대리는
  "뭐라구요? 죄송합니다. 잘 안 들리는데 다시 걸겠습니다"
라고 들리지 않는 척했다. 물론 최 대리는 다시 전화를 걸어 과장님께서 몸소
나서 주시기를 정중하게 부탁드렸다.


    "안 된다면 할 수 없습니다만"은 최악의 말이다

  윤씨는 입사 3년째. 적극적인 태도의 소유자로 선배나 계장은 그런 윤씨를
믿음직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젊으니 만큼 시행 착오도 있을 수 있지"
  계장은 자주 그렇게 말하며 윤씨를 부추겼다. 그러나 과장은 연배자이기도
하고, 또한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로 윤씨가 하는 일에 대해서 브레이크를 거는
일이 많았다. 윤씨도 그런 과장이 못마땅해서 선배나 계장을 대할 때와는 다른
태도로 과장과 대면 하였다.
  어느 날, "프레젠테에션(광고주에게 제시하는 광고 대리점의 계획서. 기획서)
강좌"라고 하는 부서에 사외 세미나 안내서가 배부되었다. 윤씨는 안내서를 읽어
보고 이 세미나에는 꼭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틀 동안,
참가비는 80만원이었다. 유급 휴가를 얻고, 비용을 자기가 부담하는 것은 좀
무리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과장의 결재가 있으면 회사로부터 파견되는 형식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안 된다고 해도 이야기나 해 보자'
  그렇게 생각한 윤씨는 과장에게 내용을 한차례 설명한 후에,
  "회사 파견 형식으로 보내 주실 수 없겠습니까?"
하고 제안하였다.
  과장은 윤씨를 힐끗 쳐다보더니, 무거운 침묵을 지키는 것이었다. 윤씨는
그러한 침묵이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참을 수 없어서 윤씨는 이렇게 말했다.
  "안 된다면 하는 수 없지만요"
  과장은 팔짱을 낀 채로 대꾸했다.
  "아직 안 된다고는 하지 않았네"
  "그럼 보내 주시겠습니까?"
  "성급하게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거지. 그런데 자네의 말투가 귀에
거슬리는군. 말하는 법을 초보 단계부터 다시 공부해야겠어"
  이처럼 과장이 심술궂게 구는 이유는 '안 된다면 하는 수 없지만요'라고 한
한마디 때문이었다.
  윤씨가 의도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 말에는 '어차피 안 되겠지요?'라는
뉘앙스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즉 '과장한테 말해도 무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과장 쪽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말하지 말지'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결론을 빨리 내려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설득에는 끈기가
필요하다.
  조급한 성격의 사람은 특히 이 말을 입에 담기 쉬우니 주의하기 바란다.
  만일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게 됐다면 사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런 때에는
  "말씀하신 대로 입니다. 죄송합니다. 화술을 배우는 의미에서 앞으로 제가
잘못 말하면 지적해 주십시오"
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무리라고 생각합니다만"은 체면을 손상시킨다

  불황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적이 침체에 빠진 판매 제1과에서는
과장도 과원도 초조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래도 판로가 괜찮은 편인 이 대리는 혼자 매상을 늘리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었다. 이 대리는 평소에도 말이 많은 남자로, 이른바 수다스러운 타입이었다.
그 때문에 사내에서 이 대리는 상대를 자주 화나게 만들거나 한다. 그러나
본인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으면...'이라고 변명하며 고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과장은 과 직원들을 모아 회의를 열고 종래에 손을 뻗치고 있지 않았던
지역에도 적극적인 공략을 펴서 판로를 확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과장은 이 대리한테 이렇게 말했다.
  "자네가 중심이 되어서 고객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라네. 옛날 고객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테지"
  그런데 이 대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마음에 걸린 과장이
  "괜찮겠지?"
하고 다짐을 해 두자 이 대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저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대리의 이 한마디에 과장의 얼굴색이 변했다.
  "생각만으로 무리라고 포기해 버려서야 쓰나?"
  "현재의 고객을 중심으로 치밀하게 공략을 펴는 쪽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거야 이미 하고 있지 않나? 여러 가지로 손을 써서 가능성을 시험해 보지
않으면 안 될 거야"
  뛰어난 영업 성적을 올리고 있는 이 대리에게는 그 말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서 할 수 있는
적절한 말투가 아니었다. 그 말은 자칫 잘못 생각하면 직원 전원을 적으로
돌리고 있는 것처럼 들릴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과장의 발언을 경시한 것"이나
"다른 직원에게 향한 빈정거림"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말투는 어떠한 표현을 하든 간에 감정이 개입되어 버리기 쉽다.
  그러나 공적 자리인 회의에서는 가능한 한 감정을 억누르고 "for the team
(팀을 위하여)"에 철저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리더로서의 자질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글쎄요, 과장님이 말씀하신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저는 지금 고객을
치밀하게 공략하는 쪽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식으로 조심스러운
표현을 써야 했다. 상사나 부하를 불문하고 "체면을 지켜 주는 것"은 비지니스의
장에서는 최우선 과제임을 기억하라.


    조심이 지나치면 실패한다

  상사와의 대화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지만 너무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오히려 실패한 경우는 없을까?
  예를 들면 부장과 과장, 그리고 평사원인 자신, 이렇게 세 명이 모여
응접실에서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자. 담배를 피우고 싶지만 성냥이 없다.
부장의 라이터를 빌린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동안 부장은 과장과 열심히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원래는
  "좋은 라이터네요. 고맙습니다"
라고 말하며 되돌려 주었을 테지만 그는 조심하느라고 부장 옆에 있는 책상에
라이터를 놓아 버렸다.
  과장과의 이야기가 끝난 뒤, 부장이 말했다.
  "라이터는?"
  "거기에 놓아 두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사소한 일이지만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물건을 빌렸으면 인사를 하고 돌려주는 것이 당연하지. 도대체 무슨 성격이
그래?"
라고 하며 불쾌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꼼꼼한 상대라면 조심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는 가만히 있기만 해서는 이쪽의 마음 씀씀이가
전해지지 않는다.
  업무상 보고를 하기 위해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사한테 말을
걸었다가 꾸지람을 들었던 사람은 그 이후로는 상사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말을 걸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상사와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을 잘 포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할 때는 멈칫거리거나 해결을 못 보거나 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라이터를 썼던 사람은 대화를 가로막더라도 즉시
  "고맙습니다"라고 분명한 목소리로 대답했어야 했다.
  또 부장이
  "라이터는?"
이라고 물어 왔을 때에도
  "고마웠습니다. 말씀 중이라 실례했습니다"
라고 얘기하며 라이터를 건넸어야 하는 것이다.
  업무상 연락을 하고 싶을 때, 상사가 이야기 중이었다면 메모를 건네는 것이
좋다. 비지니스 현장에서 소극적인 태도는 금물이다.
  마음 씀씀이가 극단적이 될 때 자신을 잃게 되며 그렇게 되어서는 적절한 말이
나오지 않게 된다.


    치명적인 실언도 대처하기 나름이다

  기획서 작성이 잘못되었다고 부장에게 무참히 깨지고 문을 열던 이 대리는
누군가와 부딪쳐 버렸다. 화가 나 있던 이 대리는 자신도 모르게 크게 소리를
질렀다.
  "거 좀 조심하지!"
  그리고 고개를 들어보니 이 회사 전무였다.
  또 이런 경우도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중에 탄 사람에게
  "뭘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있어..."
라고 말하고 보니 상무였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즉석에서 사과하는 것이 상책이다.
사과할 때에는 커다란 목소리로 가능한 한 머리는 낮게 숙이는 것이 좋다.
  "실례했습니다. 판매 촉진과의 박정준입니다. 죄송합니다"
  사장이나 전무 같은 상사들은 평사원에게 오히려 관대한 면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뜻밖에 좋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래서 말일
  "괜찮아, 괜찮아. 신경 쓰지 말게"
라고 했다면 그 다음 말도 잊지 마라.
  "아닙니다. 전무님이십니까 그렇게 말씀해 주실 수 있겠지만 만일
손님이셨다면 치명적일 뻔했습니다"
  이렇게 한 번 더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큰마음 먹고 용기를 내어 대응하는 것도 인간 심리를 이용한 한 가지
방법이다.


    무심코 튀어나온 말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말이 헛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슬립 오브 텅(slip of tongue)이라고
하는데 즉, 입을 잘못 놀려 쓸데없는 말을 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때, "이거 쓸데없는 소리를 해 버리고 말았다"라고 생각했다면
즉석에서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빼도 박도 못하는 곤란한 말을 했을
경우가 있다.
  빈정거림이나 불쾌감을 느끼는 말을 했을 때가 바로 그것이다.
  민 과장은 다른 부서의 신 부장과 차를 마실 기회가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 부서는 뭔가 잘못 된 것 같아요. 잔업이 너무나 많고, 일도
척척 진행되지가 않아요"
  다른 부서의 부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민 과장은 긴장이 풀렸다, 두서
없는 화제에서 비롯되기는 했지만 민 과장은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말았다.
  "큰일이에요. 얼마 전 우리 부서에 교환을 통하지 않은 야간 직통 전화를
설치하자고 부장님한테 의논을 드렸다가 호통만 들었어요. '업무는 정시까지
끝마쳐야 되는 거야.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것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야'라고 하시잖아요"
  여기까지 말한 민 과장은 자신이 실언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 부장의
입장에서 보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다른 부서의 부장으로부터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더군다나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인
만큼 상황은 더욱 골치 아프다.
  이 난관을 헤쳐 나간 민 과장의 한마디는
  "그렇기는 해도 야근이라는 것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업무는 열심히 하면
할수록 다른 일이 생기거든요"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말투에 잘못이 있었다면 즉석에서 사과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괜히 겁낼
것도 없는 것이다. 상사와의 대화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어떤 경우라도
상대의 체면, 인격에 상처를 입히는 치명적인 언동을 피하라는 것과 비록 실수를
했더라도 대화를 중간에 그만두지 말고 말할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게
말하라는 것이다. 말이 헛 나오는 것을 지나치게 경계하다가 중요한 말을 하지
못하는 누를 범하지 마라. 도중에 중단해 버린 말이나 충분치 못했던 표현이
오해를 낳기 쉽다.@ff
      2. 추천하고 싶은 적절한 변명


    적극적인 변명은 오히려 해야 한다

  지각을 해서 꾸지람을 들으면 '전철이 늦게 왔다'라고 대들듯이 말하고 업무에
미스가 있어 주의를 주면 '바빠서 그랬다'며 태연하게 말대답을 한다. 기안
작성에 있어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문서 작성은 원래 잘 못합니다'라고
뽀로통하게 말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하지만', '아무래도'라고
자신을 지키는 말을 앞세운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실패에서 도망치기 위해
책임을 전가하거나 거짓말을 해서 결국 신용을 잃게 된다.
  입사 5년째인 변 대리는 상사의 추궁에 핑계를 대는 타입이었다.
  변 대리는 서류 작성을 지시 받고 일을 하던 중에 부장으로부터
  "그 서류 다 되었나?"
라는 재촉을 받았다. 변 대리는 부장이 지금 외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순간적으로
  "네"
라고 대답해 버렸다.
  부장이 외출했다가 돌아오려면 두 시간은 걸린다. 변 대리는 그 동안에 다 해
놓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부장은
  "그럼 잠깐 볼까?"
라고 한다. 이미 사태는 막다른 곳에 이르렀다. 그는 순간적으로 떠오른 말을
해 버렸다.
  "실은 지금 손님이 회사 앞 찻집에 와서는 당장 만나자고 합니다. 하지만 두
시간 정도 기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 핑계도 또 다시 어긋났다.
  "그래. 그렇다면 아르바이트 학생 이군에게 서류가 있는 곳을 가르쳐 주게.
가져 오게 할 테니"
  궁지에 몰린 변 대리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변명은 일반적으로 안 좋은 의미로 사용된다.
  '변명'에는 잘못을 건성으로 애매하게 덮어 버리려는 의미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사리를 가려내어 똑똑히 밝힌다는 적극적인
의미도 있다. 어떤 일의 이유를 설명한다고 하는 입장에서 볼 때 변명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수단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 것인가?
  부장으로부터 보여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변 대리는 생각하고 있던 것을
분명하게 말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죄송합니다. 사실을 말씀드리면 부장님이 외출에서 돌아오실 때까지는
완성시켜 놓으려 했습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부장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장의 입장에서도 외출 시간에
쫓기며 대충 훑어보는 것보다는 돌아와서 천천히 보는 쪽이 더 좋을 것이다.
  "알았네. 잘 부탁하네"
  사정을 똑똑히 전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성의 표시이기도 하다.
  오히려 "변명 같은 것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마음대로 생각하고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 자기도 모르게 상대에게 폐를 끼치는 경우보다는 오히려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상대를 위한 변명은 설명이 된다

  현 대리는 엔지니어로서 능력이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고 상사도 그를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기획과를 사무국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가 편성되었을 때에도
현 대리는 멤버의 일원으로 뽑혔을 뿐만 아니라 담당 업무도 바빠 매일 7시,
8시까지 회사에 남아 있는데다가 프로젝트 회의에도 출석해야 했기 때문에
정말이지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사가 현 대리를 불렀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엄한 얼굴을
하고 상사가 말했다.
  "자네는 프로젝트 회의에 매번 늦게 출석 한다더군. 중요한 프로젝트인데
그렇게 매일 늦어서 되겠는가"
  "매일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일하는 파트에서도 회합이니 뭐니
해서 바쁘기 때문에 몇 번 지각을 했습니다. 프로젝트 쪽에도 폐를 끼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말을 들은 상사는 점점 기분이 나빠졌다.
  이러한 경우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우선 현 대리는 자신의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 잘 모르고 있다. 원래 프로젝트 회의에는 출석하지 않고 있던
부장은 현 대리가 상습 지각범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프로젝트 회의 멤버 사이에서 나온 말이 부장의 귀에 들어간 것이다.
  바쁜 업무를 떠맡은 현 대리가 프로젝트 회의에까지 참석해야 했으니 지각도
피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납득시키려면 상황 설명이 필요했다. 하지만 현
대리는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항상 프로젝트 회의에 참석할 때
'늦었습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현 대리의
인상을 나쁘게 할 뿐 아니라 늦어진 이유를 다른 멤버들이 알 턱이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비록 회의중이라고는 해도
  "늦어서 죄송합니다"
라고 분명하게 말한 다음
  "회합이 길어져서 지금에야 왔습니다.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과원들은 아직
계속 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저만 도중에 빠져 나왔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바쁜데 힘드시겠습니다"
라고 위로해 주는 멤버도 나올지 모르며, 상사의 체면도 설 수 있을 것이다.
  적극적인 변명은 비지니스의 장에서 오히려 필요 불가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변명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고 상대한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잠자코 있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다

  변명만 하는 사람도 문제가 되겠지만, 필요한 변명을 하지 않고 참고 있는
사람은 비지니스의 장에서 그 이상으로 문제가 된다.
  잠자코 있어도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라는 일종의 체념적 기분이 침묵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당당하게 말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은 결코 나를 알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오해가 커지고 문제는
미해결인 채로 남게 되기 쉽다.
  작성한 견적서에 문제가 생겨 상사로부터 지적을 받았다고 하자. 이쪽도
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상사의 지시 방법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남 대리는 이벤트 기획에 관한 예산을 내 달라는 지시를 상사로부터 받고, 5억
원의 견적서를 작성했다. 그러자 상사는
  "이거 계산이 이상하잖아. 도대체 몇 년 이 일을 해 왔는데 이 모양이지?"
라고 불평했다. 그 예산을 산정하는 데는 A, B두 방법이 있었다. 그래서 남
대리는 A방식으로 계산을 했고 상사는 B방식의 계산법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사가 불평을 한 것이었다. 지시가 분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상사한테도
잘못이 있었다. 그런데도 남 대리는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만 하고 물러섰다.
그리고는 B방식으로 계산해서 견적서를 제출했는데 그 상사는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해 주게"라고 호되게 말했다.
  지독한 상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남 대리한테도 문제가 있었다. 남
대리가 진정한 자기 주장을 하는 비지니스맨이라면 묵묵히 있지 말고 다음과
같이 말했어야 했을 것이다.
  "제가 확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실수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A방식으로
할지 B방식으로 할지  의문을 품었었는데... 제 마음대로 해석을 내렸던  것이 잘
못이었습니다. 바로 B방식으로 고쳐 작성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자신의 미흡한 점을 사과하면서도 상사의 잘못된 점을
넌지시 일러 주게 된다. 그렇게 하면 상사도 내 지시 방법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아니, 나도 처음부터 자네한테 분명하게 일러 두었어야 했네"
라고 말해 주었을지 모른다. 그때는 자신이 먼저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라고 사과하면 서로 불쾌해지지 않는다.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라는 관계는 동료만큼 편한 입장이 아니므로 상황의
변화, 생각의 차, 쌍방의 실수 등 이유를 설명해야 될 상황이 좀 더 빈번하다.
이럴 때 잠자코 있어서는 오해를 피할 수도 없고, 사태는 점점 애매해져 버리고
만다.


    곤란한 때일수록 변명은 적극적으로

  상사는 영업부 1과의 채 대리에게 '어떻게 해서든 그 일은 따내야 한다'라는
말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교섭에 열과 성의를 다했다.
  몇 개 회사가 경합하여 치열한 공작을 벌이고 있었지만 조건적으로는 차이가
없었다. 열의, 경영력에 있어서도 결코 다른 회사에 뒤지지 않는다고 채 대리는
스스로 자부하고 있었지만 결국 라이벌 회사 S사한테 지고 말았다.
  채 대리는 쇼크도 컸지만 상사한테 뭐라 설명하면 좋을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몇 갑절 더 무거웠다.
  상사는 신경질적인 타입이었다. S사한테 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도대체 자네가 한 일이 뭐야!'하고 호통칠 것이 분명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회사로 돌아와, 자리에 앉으니 상사 쪽에서 먼저 말을 걸어
왔다.
  "채 대리 기다리고 있었네. 어떻게 되었나?"
  채 대리는 체념하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경합 중이던 S사로 결정되었습니다"
  "뭐야! S사라구!"
  상상했던 결과였다.
  "그게, 그쪽에서 태도를 분명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좀 더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버텼는데... 물론 우리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새삼 강조했고, 적당한 선까지 이야기가 되어 있었는데 마지막에"
  요령 부득이다. 할만치 했지만 소용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패를 후회하는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서 이후의 대책을 짜는 것이다.
  만약,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이었다면 상사한테 하는 말도 좀 달랐을 것이다.
  "S사도 저희 회사도 조건적으로는 차이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막판에 S사한테 참패를 당한 것은 스타트가 늦었기 때문입니다. S사는
즉각 뛰어들었지만 저희 회사는 내부 사정으로 반나절 스타트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문제점을 정리해서 분명하게 설명하면 상상도 일시적인 감정을 가라앉힐 테고
이후의 상황을 대처하는 방안으로 이야기의 초점이 옮겨갈 수 있을 것이다.
  변명을 필요로 하는 상황은 흔히 번거로운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의식하면
할수록 과도하게 긴장하여 말을 얼버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곤란한 상황이면 상황일수록 변명은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변명할 때
다음 세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a.겁내지 말고, b.타아밍을 잘 포착, c.반성점을
간결하게 말하라.


    변명은 무조건 재빨리

  상사로부터 오늘 안에 마쳐 달라고 부탁을 받은 자료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오후에 다른 일이 생겨 두 시간이나 소비해 버렸다. 맙소사 하며 자리에 앉아
자료 작성에 달려 있을 때는 이미 오후 3시. 야근을 해도 제시간 안에 끝마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하는 데까지는 해 보자며 전력을 다해 서류 작성에
몰두했다.
  저녁 5시 가까이 되어서 상사로부터
  "슬슬 다 되어 가나?"
라는 재촉을 받았다.
  "실은 도중에 클레임 처리 건이 끼는 바람에 오늘 안에는 무리일 것
같습니다"
  "큰일이군. 어째서 그 이야기를 이제서야 하는 거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만약 3시경에 그 일을 미리 얘기했다면 상사의
반응은 아마 달랐을 것이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태가 예상된다면 예상되는 시점에서 변명을 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 왜냐하면 말할 것도 없이 상사한테 폐를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그렇다고는 해도"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

  황 대리는 연수 계획을 입안하는 연수실에 근무한다.
  황 대리는 아이디어맨으로서 책상 위는 항상 책이나 자료, 서류로
지저분하고, 깨끗이 정리되어 있는 적이 없다. 이제까지 같이 생활했던 실장은
그런 것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이번에 바뀐 실장은 첫날 황 대리에게
면박을 주었다.
  "자넨 잘도 늘어 놓는군"
  그리고 2주 후에 다시 황 대리의 책상에 와서는
  "변함없이 책상 위가 지저분하군. 정리 좀 하게"
라고 분명하게 주의를 주었다. 그 말투가 엄했기 때문에 지난번처럼 대충 웃어
넘길 수가 없었다.
  황 대리는
  '그렇다고는 해도... 일이 일인만큼 말이죠'
라는 말을 하려다가 순간적으로 그 말을 삼켰다.
  "저는 이렇게 해 놓고 일하는 것이 일하는 데 더 편합니다.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거든요. 시험해 보시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실장은 쓴웃음을 지었다. 변명도 이 정도로 밝게 할 수 있으면
상대의 기세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사과할 때는 "하지만..."을 뺀다
  일의 경위나 문제의 배경을 설명할 때
  "변명을 듣자는 게 아니야"
라고 떨떠름한 얼굴을 하는 상사가 있다. 이 말을 들은 부하는 쇼크를 받아 그
이후로는 변명이나 하는 인간처럼 인식되는 것이 싫어 필요한 설명까지
게을리 하고, 점점 자신의 색깔만 고집해 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상사의 이러한 태도는 자신을 다루기 힘든 완고한 부하나 존재가 불분명한
부하로 만들어 버릴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무의식 중에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방어 본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은 변명을 할 생각이 아니었어도 상대방은 그것을 변명으로 인식할 수
있음을 우선 이해하라.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방이 약간이라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 같으면
얼버무리지 말고 떳떳하게 사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그대로 입니다만', '조금 늦어질 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습니다만'처럼
'만'을 연발하는 사람이 있다. '만'에는 그 뒤에 또 다른 변명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대로 입니다', '조금 늦어질 거라고는 예상했습니다' 여기에서
일단 말을 끊고 '죄송합니다'를 이어 말한다. 그렇게 되면 대화가 산뜻하다.
  이야기에 몰두하고 있는 중에 '변명은 듣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들었다면
잠자코 있지 말고 즉석에서 분명하게 사과하는 것이 좋다. 그런 후 필요한
설명을 더하면 상사도 태도를 바꾸게 된다.
  나중에 오해했다는 것을 상사가 알게 되면 자신이 상대방의 말을 좀더
주의 깊게 듣지 않았음을 반성할 것이다. 만약 상사가 이후에도 같은 태도를
보인다면 그때야말로 정식으로 불평을 말해야 할 것이다.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은 자신한테 구애되는 마음을 떨쳐 내는 자세이다. 납득할
수 없을 때, 상사에게 당당한 것은 용기 있는 자세이고, 때에 따라서는 필요한
행동이다.
  앞으로는 비지니스에 있어서도 외국인과의 교섭이 늘게 될 것이다. 자기의
생각을 주장하고, 자신이 처한 사정을 적극적으로 이해 받으려 하는 태도는 부디
익혀 두기 바란다.@ff
    3. 대화가 곤란한 상사와는 이렇게


    반론을 싫어하는 상사한테 어떻게 반론을 제기하나

  일에 대한 분석이 정확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면에 있어서는 신뢰가
두터운 과장이 해외 조사를 위해 부하 한 명을 파견한다고 말했다.
  송 계장은 과장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듣고, 매상 신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해외 파견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이 줄면 노동량이 눈에
띠게 과중 되기 때문이었다. 정확한 판단을 한다고 정평이 나 있는 과장으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미스라고 생각했다.
  송 계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외 파견은 시기를 늦추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자신 만만한 과장이 일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부하의 반론에는 맹렬하게 반발할 것임에
틀림없었고 자칫 커다란 응어리를 남기게 될지도 모른다. 언젠가도 한번 반론을
폈다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라고 무조건 무시당했던 기억이 송 계장에게는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송 계장이 솔직하게 사과를 함으로써 별일 없이 끝났다. 하지만 이번은
분명히 달랐다. 송 계장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라고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반론이 어렵게 생각되었다.
  송 계장은 과장이 현명한 장수라면 여러 가지 의견 충돌이 있어도
최종적으로는 올바른 의견을 채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송 계장은 다음날 작심하고 반론을 시도했다.
  "과장님, 해외 파견 건입니다만"
  송 계장은 저자세로 말을 꺼냈다.
  "아아, 한 가지 부탁하지. 슬슬 사람을 뽑아야 할 것 같거든"
  "아니, 그것은..."
  "그런데 말이야"
  이런 식으로 송 계장은 몇 번이고 말을 제지당했다. 그러나 송 계장은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설명했다. 송 계장이 작심을 하고 반론하기
때문인지 과장의 주장에는 평소의 박력이 결여되어 있었다. 마지막에는
  "어쨌거나 이 건은 부장님의 양해도 얻어 놓았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입을 다물어 버렸다. 더 이상 밀어붙일 수 없다고 판단한
송 계장은
  "알겠습니다" 하고 깨끗이 물러났다. 그런데 다음날 과장이
  "송 계장, 그 해외 파견 건은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네"라고 하면서 살짝 웃는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건에 관해서 과장도 내심 망설이고 있었던 것이다. 송
계장이 조리 있게 반론을 펴는 것을 듣고 오히려 찝찝하던 과장의 기분이
개운해진 셈이 된 것이다. 송 계장의 반론은 100%효과를 보았다.
  뛰어난 상사는 부하의 반론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올바른
의견이라면 듣는 귀도 가지고 있는 것이 현명한 상사의 특징이다. 반론을
싫어한다고 꺼릴 것이 아니라 상사를 존중하면서 조리 있게 반론을 펴고, 최후
결과는 상사한테 맡기는 것 그것이 비지니스맨의 프로 정신이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될 것은 그 자리에서 번복을 재촉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점이다. 프라이드가 높은 상사일수록 그럴 때 완고해지기 쉽다. 의견을
이야기하게 하기보다는 목적을 잃은 논쟁이 되기 쉽다. 물론 체면도 서지 않게
된다.
  그러한 의미로는 송 계장처럼 적절한 때에 물러서는 것이 최고이다. 과장은
부하가 의지를 가지고 조리 있게 말한다고 느꼈기 때문에 납득한 것이다.


    반론을 즉시 받아들이는 상사야말로 요주의

  부하의 반론을 즉시 받아들이는 상사도 있는데 이 경우 오히려 주의가
필요하다. 얼핏 생각하면 이해심 넓은 상사로 해석될 것 같지만 결과가
바람직하지 않을 경우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라며 책임을 부하에게 뒤집어씌우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보다
웃상사에게 '송 계장의 말로는'이라고 보고하고 부결되면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이라고 말하면서 슬쩍 빠져 나오는 타입이 많다.


    체면을 중시하는 상사한테는 체면을 세워 주는 말을

  부하로부터 반론이나 이의를 받으면 금세 감정이 상해 뚱해지는 상사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체면만을 중시하는 타입이다. 처음부터 반론을 하면 부하 직원은
틀림없이 보복을 당한다.
  조씨는 판매 제2과의 과장이다. 제2과는 서울 서북부를 담당하고 있는데,
작년부터 매상이 침체 상태에 빠져 남동부 지역을 맡고 있는 1과에게 크게
뒤지고 있었다. 조 과장으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매상을 올리고 싶지만 영업
사원이 부족한 상태였다. 부하들은 일은 잘 해 주고 있지만 좀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부하가 한 사람 있었으면 하는 참이다.
  어느 날, 부장으로부터 소집이 있어서 판매 회의가 열렸다. 그 자리에서
부장은 2과의 매상을 올리기 위해 '전원이 한마음이 되어서',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라는 근성론을 제시하였는데 그것은 추상적이기만 한
해결책이었다. 조 과장은 구체적인 안을 원했다.
  "여러 가지로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적은 인원으로 모두 애쓰고 있습니다.
지금 매상을 올리는 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증원입니다. 1과쪽은
저희보다 두 명이나 많기 때문에..."
  조 과장의 반론에 부장의 얼굴이 그게 굳어졌다.
  "사람은 항상 필요하지. 좀더 노력할 수 없겠나? 나는 2과의 침체를 어떻게든
해야겠기에 하는 말인데"
  "그러자면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베테랑이 한 사람 더 있으면 '매상을
신장시켜라, 신장시켜라'해도 지금 이대로는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부족해서 일을 할 수 없다니 말이 되야 말이지"
  부장은 목청을 돋구며 조 과장을 노려보았다. 제 1과장은 팔짱을 낀 채 모르는
척하고 있을 뿐이다.
  조 과장은 솜씨가 좋은 영업맨으로서 이른바 수완가이다. 그러나 과장은
직선적이었고 이 경우 부장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부장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반론을 당하게 되면 체면이 상한다고 느끼고 즉시 노여움을 나타내는
타입이었다. 이러한 때에는 다음과 간은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
  "부장님께 여러 가지로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저희들도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말씀대로 매상이 침체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았는데 그 점을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라고 미리 양해를 구한 뒤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말할 때는 a.상대의 의견에
우선 찬성의 뜻을 표시하고, b.그 뒤에 가능한 한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말을 골라 하는 것은 결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상대방에게 적절한 말을
골라 하면 오히려 상대한테는 '내 체면이 세워지고 있다'라고 느껴질 수 있다.
  동석하고 있던 1과의 과장 앞에서 '두 사람이나 많다'라고 말한 것은 과장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도 있는 말이었다. 책임 회피라고 반격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사한테 의견을 말할 때에는 어떠한 경우이건 '부장이 말씀하시는
것은 잘 알겠습니다만'이라고 상대의 체면을 세워 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나는 지금 잘난 척하고 있지는 않은가

  옳은 말을 듣고도 바로 노여움을 드러내는 상사에게는 가능한 한 그 자리에서
반론하지 않도록 한다. 부여된 업무에 불만이 있더라도 일단은 이르는 대로 일을
해 두고, 어느 정도 일을 끝마쳤을 때 상담을 하러 간다. 그 때,
  "과장님의 지시에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라고 예기해서는 안 된다. 이때는 우선 저자세로
  "이 정도는 제 쪽에서 사전에 먼저 신경을 써 두었어야 했었습니다"
라고 일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고 사과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서 상사의
지시를 실행에 옮겼을 경우에 안 좋은 결과를 차분하게 설명한다. 먼저 숙이고
들어갔기 때문에 상사도 듣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상사한테는 장으로서의 긍지가 있다. 반론을 싫어하는 타입은 이 의식이 특히
강하다. 부하로서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해 두지 않으면 반발만을 초래하게 될
뿐이다.
  그런데 부하도 몇 명 생기고 베테랑이 되면 자신 만만해져서 상사에게
  "우리 부장님도 잘 모르시는 모양이야"
라는 감정을 가질 때가 있다. 어느 틈에 교만한 태도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게 되고, 상대의 의견을 솔직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바로
당신이 거부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론하는 경우는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여유를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주장에도 잘못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벼락 상사에게 첫마디는

  총무과의 일은 아침이 분주한데 전화 벨이 울렸다. 수화기를 드니
공장장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돌연 호통 소리가 들려 왔다.
  "누구야?"
  "네, 차 X X 입니다"
  "제 2 공장의 안전등이 더럽더군!"
  "그렇습니까?"
  "그렇습니까라니. 안전등 관리는 총무과 담당이 아닌가? 깨끗이 해 두도록"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좋을 일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일방적으로 퍼부어 대기
때문에 한마디도 답할 수 없었다.
  차 대리는 다른 부서 과장한테는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이야기했었고, 또한
그들도 차 대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었는데, 공장장은 안하 무인격이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럴 때는 선수를 치는 것이 현명하다.
  전화벨이 울린다.
  "안녕하십니까? 차 X X 입니다"
  이때 목소리는 당당하고 떳떳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상대방은 위압감을 느낄
수 있다.
  "제 2 공장의 안전등이 더러워져 있네"
  "죄송합니다. 지금 당장 깨끗이 해 놓겠습니다"
  "그럼 가능한 한 빨리 부탁하지"
  자신감과 당당함은 대화의 내용을 이렇게 바꾸어 놓을 수가 있다.
  일방적으로 혼자서만 떠들어 대는 상사가 있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금세
위축된다. 또한 주춤거리고 있으면 손도 발도 쓸 수 없게 되기 쉽다.
  이때는 '무얼 하고 있는 거야!'라고 호통을 치기 전에 '미안합니다'라고
선수를 쳐서 사과해 버린다. 그렇게 되면 상사는 태도를 부드럽게 하고 이쪽
이야기를 들으려 할 것이다.
  선수를 쳐서 말하는 한마디는 심리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충동적인 제안을 하는 상사가 있으면 시간을 끌라

  어떤 책을 읽은 후 '이것은 좋다', '이렇게 해 봐'라고 부하에게 강요하는
상사가 있다. 그러나 상사가 말하는 내용이 타당하더라도 회사 실정에 맞지 않는
경우에는 부하라 하더라도 반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반론에 '알았다'라며 긍정하지 않고 반대로 '꼭 해보라'며 더욱
적극적으로 미는 상사가 있다.
  이런 타입의 상사는 넌더리도 내지 않고 바로 다른 생각을 들고 나온다.
  이러한 경우에서는 논리적으로 반론을 펴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이다. 우선 네,
네라고 긍정을 하며 들어 두고, 그리고 나서 내팽쳐 둔다. 재촉 받으면 '좀 더
시간을 주십시오'라고 시간을 끈다. 이러한 상사는 시간이 지나면 열의가
식어서 자신이 지시한 것을 잊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진언에는 시간과 때의 조건을 살린다

  적극적으로 진언해서 상사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일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서 하는 것이다. 진언으로 일을 만들고, 타이밍을 잘
포착해서 상사에게 진언하는 사람은 순식간에 두각을 나타낸다.
  그런데 단순한 생각이 아니고, 충분히 조사를 한 뒤에 제안하는 것인데도
설명을 반도 듣지 않고는 '지금, 바쁘니까'라며 말을 끊어 버리는 상사가 있다.
또 '알았다'고 해 놓고는 그 후 이야기에 대한 아무런 말이 없는 상사도 있다.
  여기서 비지니스맨이 주의해야 할 사항은 내용은 좋아도, 그리고 아무리
열심이어도 상사에 대한 배려가 결여되어 있는 진언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어
버리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회사에 플러스가 된다, 자신은 열심히 진언하고 있다, 라는 의식이 너무
강하면 상대를 무시하고 독불 장군식 태도를 취하기가 쉽다.
  그래서 진언 방법으로써 우선 첫째로 시간을 생각해야 한다. 마감 시간에
쫓기며 리포트를 작성 중인 상사한테 귀찮은 진언을 하는 것은 정말이지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또한 전무와 부장이 무슨 사정이 있는 듯이 걱정스럽게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을 때에는 진언을 해 보아야 건성으로 들을 수밖에 없다. 진지하게 정말로
듣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재촉 받아도 '나는 모른다'라고 밖에 대답할 수 없다.
  단지 '알았다'일 뿐만이 아니라 '과연', '재미있군', '확실히 필요한 일이야'
라고까지 찬성의 말을 해 주기 때문에 OK가 틀림없다고 판단하고 착수 준비를
시작한다. 나중에는 상사의 GO사인을 기다릴 뿐. 그런데 막상 중요한 사인이
나오지 않는다. 기다리다 지쳐 재촉하니 상사는 까맣게 모르는 척,
  "나는 모르네"
  스스로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싶어지는 일이다. 그런 바보스러운 일이 어디
있나 싶어도 이미 쏟아진 물이다.
  진언을 잘 하는 사람은 상사가 어떤 타입인지를 간파한 뒤, 진언의 장에 대해
궁리한다. 이것이 둘째 원칙. 책임 회피형 상사는 여하튼 부하한테 그
자리에서만 좋은 얼굴을 한다. 그리고는 막상은 '나는 모르는 일이야'라며
피한다.
  따라서 동료, 후배를 함께 진언시에 참석시키든지, 주위 사람한테 들리도록
'OK시죠?'라고 못을 박는다. 나중에 모른다고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진언을 할 때에는 유리한 장을 조성하려 노력해야 한다.


    "책임은 자네가 질 건가"라는 말에는 사과하는 것이 상책

  단도 직입적으로 진언하는 것은 좋지만 진언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상대를
비난하려 기를 쓰는 사원이 있다.
  상사도 사람이다. 너무 찍소리도 못하게 밀어붙이면 상사는 금세 울컥한다.
  "그렇다면 자네가 알아서 하게. 그 대신 책임은 자네가 지는 거야"
라는 식으로 상사가 말한다. 이 때
  "네.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라고 대답하면 오는 말에 가는 말이 되어 결국 싸움이나 마찬가지가 되고 만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자네가 알아서 하라는 것은 결국 승낙의 표시이다. 그러므로 상사의 태도,
표정을 통해서 찬성의 기분이 파악되면 잠시 틈을 두었다가
  "어떻습니까?"
하고 재촉한다. 만일
  "그럼, 자네가 알아서 하게"
라고 말하면
  "죄송합니다"
라고 하면서 꼬리를 내려 버린다. 깨끗이, 그리고 선선히 피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아니 아니, 그런 말이 아니네"
라고 오히려 태도를 바꾸는 상사도 있을 것이고
  "자네도 어쩔 수 없군"
이라며 OK사인을 보내는 상사도 많을 것이다.


    성질이 급한 상사가 호통을 치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품의서를 가지고 설명을 하러 들어가면
  "말하고 자 하는 요지가 대체 뭐야!"라고 소리부터 지르는 상사가 있다.
말 붙일 여지가 없는 것이다.
  상사의 태도에 기가 죽어
  "결국은 말입니다"라고 말을 시작하려 하면 또 다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고 묻고 있잖아"라며 성화를 부린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거나,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반응이
없다는 이유로 상사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면 그 원인의 대부분은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 현명하다.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강박관념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아, 자신의 화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간과하기 쉽기 때문이다.
  능력이 있는 상사일수록 부하의 장황스러운 말, 요령 부득의 말에 초조함을
느낀다. 게다가 상사는 연달아 일어나는 문제를 단시간에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치에 있다. 진척이 잘 안 되는 부하의 이야기를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라고 일축해 버리고 싶어질 것이다.
  부하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는 것은 이것도 자신의 업무의 하나라고
체념하고 있다고 생각하라. 대개는 상사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는 외침을
마음속으로 수십 번도 더 부르짖고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우선 자신의 화술을 되돌아 보라. 보고는 결론을 명확하게, 경과를
간결하게 설명해야 한다. 제안을 하고자 한다면 무엇을 위한, 무엇에 관한
제안인가를 한마디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서두가 긴 것은 금물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논점과 그 근거를 명쾌하게 이야기한다. 이때 상사의 성격과
심리 상태를 고려하는 것도 잊지 마라.
  이쪽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상사의 반응을 머리 속에 잘 새겨 두면 다음에
이야기할 때 도움이 된다. 이러한 태도로 견지한다면 '그의 이야기는 포인트가
있어', '그는 머리가 좋아'라는 평판을 자연스럽게 얻게 될 것이다.


    결론을 내지 않는 상사에게는 시간을 두고 설득한다

  입사 8년째인 한 대리는 직속 상관인 과장의 성격 때문에 의욕을 잃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진언하면 과장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대신 '부장님은 뭐라
하시겠나?'라고 말하면서 문제를 회피해 버리기 때문이었다. 한 대리는 부장님을
운운하는 그런 과장의 성격 때문에 이내 의지가 약해지고 말았다. 그럴 때마다 한
대리는 아예 직속 부장에게 직접 결재를 받을까 하는 생각이 치밀어 올랐다.
  한 대리는 현재의 제품 출하 방식에 몇 가지 난점이 있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안을 작성해 내용을 최종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새로운 방식에 의한 장점이 다섯 가지나 보장되었다. 한 대리는
통계적이니 만큼 이번에는 무난히 과장의 양해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과장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과장은 두세 가지 질문을 한 뒤, 팔짱을 끼고 말했다.
  "음, 부장님이 무어라 하실지"
  정말이지 한 대리도 치미는 화를 참을 수 없어서 이렇게 말했다.
  "말이 안 됩니다. 부장님이야 OK건 NO건, 그전에 우선 과장님이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OK이라면 부장님을 설득하는 것이 과장님의 일이 아닙니까? 과장님은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네는 조직 사회를 잘 몰라"
  "그래서요"
  "아 좋아, 어쨌든 이 안은 내가 맡을 테니까"
  "그러나..."
  한 대리는 말을 계속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이 이상 계속하다가는 싸움이 되어
버릴 것 같았다. 본인의 의사는 아니지만 물러나기로 했다.
  자신의 상사를 끌고 들어가되, 도가 지나치면 부하의 신뢰를 잃기 쉽다는 것을
한 대리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한 대리의 응대는 너무 단순했다. 입사 8년째라면 이미 베테랑이다.
회사 사람들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이 되어 있을 시기이다. 상사에게
'부장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라고 문제를 회피하는 버릇이 있다면 그 배경에
어떠한 것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연차라는 이야기다.
  '부장님을 설득하는 것은 과장님의 일입니다'라고 하는 말은 이치상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러한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출하 방식은 부장이 리더를 맡고 있었던 옛날 프로젝트 팀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부장은 출하 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을 것이며, 자존심이 센
부장인지라 '지금의 방식에 문제가 많다'라는 식으로 대뜸 치고 들어오면
즉석에서 퇴짜를 맞을 확률이 많다.
  이러한 상사 밑에 있는 과장인지라 정신적인 어려움이 많음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면 뚱해 있는 과장에게 한 대리가 책임을 떠맡기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시간을 두고 한번 더 과장에게 접근하는
것이 상책이다.
  "아까는 실례했었습니다"
  우선은 이렇게 가볍게 사과해 두는 것이다. 그리고
  "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라고 타진해 본다. 별다른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부장에게 슬쩍 알아볼 수도
있는 일이다.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는 품의서나 회의를 할 필요가 있는 제안은 시간을 들여
주위의 반응을 충분히 파악한 후 과장, 경우에 따라서는 부장을 설득해 가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이 때 설득에는 충분한 납득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심리학자는 인간은 이치에 맞으면 납득을 한다고 하였다. 이 말을
뒤집어서 생각하면 납득을 하면 그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과연'은 기분 문제인 것이다.


    언제나 일을 시키기만 하는 상사에게 어떻게 거절하나

  입사 3년째로 자신의 담당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김상범은 계장한테
블만을 품고 있었다. 계장이 하루에 한 번 심한 경우에는 네 번 정도 김상범이
일하고 있는 상황은 상관없이 '이것 좀 해 주게', '저것 좀 하지'라며 다른 일을
시키는 것이다.
  유명 대학을 졸업했고, 머리가 트인 고급 관리직을 자임하고 있는 계장이었다.
샤프하고 일도 민첩하게 하는 타입이지만 사람을 다루는 것이 거칠어서 그 과
사람들은 계장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김상범은 맡겨진 일을 해내기에도 바빠, 때때로 야근을 해야만 했다. 자기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일을 추진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일을
시키거나 하면 자신의 일은 지장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계장은
김상범의 사정 따위는 무시하고 빨리 하라든가, 급하다든가 하며 마구잡이로
시켜 대는 것이었다. 상사가 시킨다고 해서 상사가 시킨 사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에 김상범은 크게 불만이었다. 그런 맺힌 감정이 아직 풀려 있지 않은
상태에서 또 계장이 김상범을 찾았다. 그리고 다른 때와 같은 식으로 말했다.
  "이거 아주 급한 건데, 일람표를 좀 만들어 주게"
  김상범은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지금 당장 말입니까?"
  "그래, 지금이야"
  부하의 사정 따위는 무시하는 자기 멋대로의 상사에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이때는
  '지금이다'라는 말을 들은 순간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라.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일람표를 작성해서 계장한테 가지고 간다.
  "이거 아주 빠르군. 고맙네"
  계장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 이렇게 덧붙여 말한다.
  "마침 타이밍이 잘 맞아서 잠시 짬이 났거든요. 손이 비어 있을 때에는 기꺼이
돕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제 일로 쫓기고 있을 때가 있으니까 그 때에는
시간적인 여유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을 해도 이러한 성격의 계장은 다음날이 되면 부하 직원의 말을
까맣게 잊고 또 부탁하러 올 것이다. 그 때에는
  "죄송합니다. 지금 제가 하던 일에서 손을 뗄 수가 없는데, 오후에도
상관없습니까?"
라고 분명하게 말하면 된다. 더욱이 '전날에도 말씀드렸듯이'라며 말을 끊으면
계장도 그 전날에 한 말을 기억해 낼 것임에 틀림없다.
  한 가지 더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손이 비어 있을 때는 상사, 선배의 부탁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탁을 받을 때 귀찮은 얼굴을 하면 마침내는 자신의
부탁도 들어 주지 않게 되고 만다.
  바쁜 때 갑자기 일을 시켜 오는 상사에게는 구분을 두어 지금은 무리라고 하는
사정을 분명하게 전할 필요가 있다. 마지 못해 계속 떠맡고 있기 때문에 짜증이
먼저 나는 것이다.
  입사 3년째는 그 정도의 상황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길어진 상사의 이야기는 이렇게 자른다

  이야기가 긴 상사, 떠들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 상사를 일일이 상대해 주고
있다 보면 끝없이 떠들어서 스스로 피로해지는 경우가 있다.
  도씨의 경우가 그 예에 해당된다.
  '부장한테는 질렸다구'
  도씨는 부장한테 붙잡힐 때마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해결을 위한 좋은 방법이
발견되지 않았다. 도씨는 일을 척척 처리하고, 적극적인 면이 있는 반면, 마음이
좋아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 때문에 부장의 길디 길은 이야기를 매번
들어야 하는 지경에 빠지는 것이다.
  오늘도 지나치다가 불리워져서
  "이봐, 자네 좀 앉지"
라고 하기에 도씨는 껄끄러운 감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부장은 정년을 앞두고 있지만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고 아직도 원기가
왕성하였다. 40대에 비서 부장을 역임한 바 있어 그 때의 수많은 에피소드가 늘
자랑이다. 재계인의 이야기, 현재 회장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면 멈추지 않았다. 또 그 에피소드에는 반드시 교훈이 있었다.
  그 가운데는 흥미 깊게 전개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시간은 10분, 20분은 보통이고, 때에 따라서는 30분을 넘길 때도 있었다. 또
하나 곤역인 것은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이야기는 전에도 들었습니다'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게다가 오늘 도씨는 오후부터 봄맞이 안전대책회의에 필요한 자료
정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더더욱 화가 났다.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고 꺼내서 길게 늘어 놓는 사람은 내심으로는 상대의
괴로움을 의식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계속하고 싶다고 하는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게 된다.
  이럴 때는 분명하게 자신의 의지를 이야기하라. 요는 타이밍이다.
  아무리 긴 이야기에도 한숨을 돌릴 부분이 있다. 그러면 그쯤에서 재빨리
한마디한다.
  "죄송합니다. 급한 용무가 있어서, 또 다음에"
  그리고는 작심하고 일어서 버려라.
  또 한 가지 방법은 상대의 이야기를 요약해서 나타내 버리는 것이다.
  이쪽에도 용건이 있는 경우
  "잘 알겠습니다. 이러이러한 이야기군요. 그런데 부장님, 그건
말입니다만..."
이라는 식으로 해서 화제를 바꿔 버린다. 그리고 용건이 끝나면
  "고맙습니다. 좀 급한 일이 있어서..."
라고 이야기를 자른다. 이것도 틈을 두지 말고 재빠르게 할 필요가 있다. 한
순간이라도 지체되면 다시 이야기가 길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또, 미리 후배에게
  "부산 지점으로부터 장거리 전화가 와 있습니다"
라는 식으로 트릭을 짜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길게 늘어 놓는 상사를 까닭 없이 싫어하거나 경원하는 것은
어떨까? 바쁠 때에는 단호히 자를 필요가 있지만 여유가 있을 때에는 상대해
주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상대해 주기로 했다면 "시시한 이야기이다" "또 그
이야기"라고 발뺌하려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그건 시간 낭비일 뿐이다.
이때는 호기심을 가지고 들어야 한다.


    능글맞은 상사에 대처하는 법

  강 대리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부탁 받은 일은 잔업을 해서라도
기일까지 반드시 끝내는 사람이다. 그는 손이 비어 있어도 수다를 떨거나 하지
않고 즉시 다음 일에 착수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과장은 강 대리와는 정반대이다. 그는 강 대리가 부탁한 일을 잊기가
일쑤이고
  "아아 그거, 지금 검토 중이야. 조금만 더 기다려 주게"
라고 하면서 모든 면에 걸쳐서 장단을 잘 맞춘다.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녀
하루의 반은 늘 자리에 없었다. 가끔 자리에 앉아 있기는 해도 언제나 누군가와
수다를 떨고 있다. 그런데도 어떻게 된 일인지 부장한테는 높은 점수를 따고 있고
주위의 평판도 좋았다. 오로지 성실하기만 한 강 대리로서는 이러한 과장의
평가가 이해될 리가 없었다.
  강 대리가 기일이 촉박한 일을 떠 안고 한창 바쁘게 일을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과장이
  "정말, 열심이군. 자네만 믿네"
가고 말하며 어깨를 툭툭 친다. 강 대리는 '입으로만'이라는 생각이 들어 문득
울컥해지는 것을 느꼈다.
  능글맞은 사람들은 대개 '적당히 맞장구를 잘 치는 사람', '무책임하게
영합하는 사람', '신이 나서 가볍게 입을 놀리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겉치레의 말을 잘 해서 남을 치켜 세우기 때문에 무책임하고
신용할 수 없는 사람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붙임성이 좋고, 말도 달변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좋은 점수를 따기 쉽다.
  이러한 타입의 상사에게서 '자네만 믿네'라는 소리를 들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a.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협력한다.
  b.싫은 얼굴로 해서 반발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한테 알린다.
  c.이쪽도 적당히 장단을 맞춘다.
  a과 b는 올바른 대응이라고 할 수 없다. a의 경우라면, 주위의 동료, 부하들이
당신을 얕잡아 볼 수 있다.
  b는 이러한 상사를 깔볼 수 있을 정도의 배짱과 업무 실력을 갖고 있을
경우에만 유용한 대응 방식이다. 어설픈 실력으로 반발하고 노골적으로 싫은
얼굴을 해서는 머지않아 상사에게 발목을 잡히게 된다. 이러한 상사는 내심으로
반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표면적으로는 장단을 잘 맞추다가 그가 주의로부터
유리되도록 서서히 공작을 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정답은 c의 경우이다. 결국, '그대로 받아들여서 신나는 척한다'는 것이다.
느물느물한 상대에게는 그와 똑같이 상대하라.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답해서 상대를 기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타입의 상사가 가진 '처세술',
'재빠른 변신술'을 배울 것. 흉내낼 필요는 없더라도 알아 두면 자신한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여기니까 하는 말이지만"에는 다섯 가지 패턴이 있다

  홍 대리는 점심 시간에 과장과 둘이서 차를 마시게 되었다. 해야 할 업무상의
이야기는 없었지만 과장도 상대가 없었고, 홍 대리도 동료와 같이 식사하러 나갈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었다.
  가벼운 잡담을 나누고 있던 과장이
  "그래, 그래. 여기니까 하는 말이지만..."
이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과장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홍 대리한테만 살짝 하는
말이라는 분위기의 얼굴 표정을 보였다.
  홍 대리는 과장의 말에 설마 하며 혀를 찼다. 전날 술자리에서도 과장은
'여기니까 말인데'라고 서론을 달은 뒤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최근 김 대리가 너무 제멋대로야. 부장이 화를 내더라구. 그 사람 인간성에
문제가 너무 많은 것 같지 않나"
  홍 대리는 이 말에 '그런 일은 저와는 관계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싶은
걸 억누르느라 애를 먹었다. 어째서 김 대리에게 직접 얘기하지 않는 것인지 홍
대리는 너무나 불쾌했다.
  그런데 또 다시 오늘 과장의 '여기니까 하는 말인데'를 상대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홍 대리는 진저리다 일어났다. 급한 볼일이라도 생각난 척하고 이
자리를 떠날까 아니면 말을 가로막을까, 홍 대리는 망설였다.
  '여기니까 하는 말'을 꺼내는 상사는 다음 다섯 가지 중 한 가지는 꼭 갖고
있는 사람이다.
  a.자신의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하기 위해서 습관적으로 '여기니까 하는 말'
이라고 말해 보이는 성격. 주로 자신감이 없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다. 동료들
가운데도 이런 타입의 유형이 많은데 '여기니까 하는 말'에는 일일이 상대해 줄
필요는 없다.
  이때는 '다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이라고 가능한 한 빨리 화제를 바꾸어
버리는 것도 현명한 대처 방안이다.
  b.남에 대한 불만이 많고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금세 화를 내는
성격. 이런 사람들은 불만을 본인한테 직접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붙잡고 '여기니까 하는 말이지만'이라고 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털어
놓는다. 이런 타입은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평소의 말투도 시원스럽지가 않으며
생각이나 태도가 분명치 않다. 이런 타입의 성격이 상사라면
  "이런 말씀을 하시고 싶은 것입니까?"
라고 하여 남을 욕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불만을 대변해 본다.
  그래도 변함없이 태도가 불분명하다면 입을 다물라. 그러면 상사도 마침내는
포기할 것이다. 어쨌거나 까탈스러운 사람이니까 조급하게 굴지 말고 깊이
개입하지도 말며, 또한 최소한의 접촉만 하도록 하라.
  c.'여기니까 하는 말'은 결코 여기만이어서는 안 되는 말이 분명하다. 오히려
남에게 퍼뜨려 주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쓰는 말일 확률이 크다. 그렇지 않더라도
남의 소문, 평가는 전달 속도가 빠르다. 부하가 이야기를 퍼뜨려 주었으면 하는
것이 목적인 경우에도 이런 식의 표현을 한다. 이때 상사는 '자네를 신용해서
이야기하는 건데...'라고 말함으로써 자신이 상대의 아군인 척한다. 만약
소문이 퍼지면 이런 타입의 상사는
  "자네가 소문을 낸 거 아니야?"
라고 추궁해 온다. 이런 경우에는
  "저는 수다쟁이입니다. 들은 것을 품어 두지 못하고 즉시 남에게 전하는 나쁜
버릇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자신이 없습니다"
라고 얘기하는 배짱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면 상사도 말을 멈춰 버릴 수밖에
없다.
  d.동료나 후배에 대한 평판을 묻기 위해 이런 식의 대화를 유도하는 상사도
있다.
  상사로부터 후배인 사람의 업무 처리가 어떤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래서
지시 받은 일은 잘 하지만 스스로 달라붙는 적극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상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의도적으로 질문했던
것이다.
  상사의 의도는 그가 후배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동료의 업무 처리나 인간성에 관해서 질문을 받으면 우선 상사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라. 상사의 의도에 덫이 감지되면 의견을 물어 와도
얼버무리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협력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보자.
  부하 권씨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낀 김 과장은 원인을 파악할 수가 없어
해결책을 찾고 있었다. 권씨한테 직접 물어도 대답할 것 같지 않아 김 과장은
권씨와 친한 당신에게 그 원인을 물었다고 하자. 이 경우에는 '여기니까 하는
말이지만'의 말에 구애 받기 보다는 중시하여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고,
상사에게 협력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시험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동료, 후배에 대해 당신이 알고 있는 특별한 정보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상사가 그것을 질문해 오는 경우가 있다. 자신만이 알고 있는 어떤 진실이
있다면 그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동료, 후배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면 결단코 떠들어서는 안 된다.
  이때는 '제 쪽에서 묻고 싶습니다'하고 피해 둔다. 계속 추궁 당해도 태도를
바꾸면 안 된다.


    "자네는 장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의 본심은 무엇인가

  "자네는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부장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하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당신이 신입 사원이나 입사한지 2, 3년밖에 안 된 비지니스맨이라면 아마도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본 뒤 자신의 방향을 정하고 싶습니다"
라는 식의 대답을 할 것이다.
  그러나 경력이 10년쯤 된 베테랑이라면 부장의 질문에 어떠한 의도가 깔려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대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흔히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당신에게 불만을 표명하기 위해서 말을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둘째, 분발을 재촉하고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미 10년이나 되었으니 슬슬
분명한 방향을 내세우는 것이 어떤가? 주어진 일은 잘 하지만 '이렇게 하고
싶다', '저렇게 하고 싶다'라고 하는 자신의 생각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힘을
좀 내라고 독려하는 경우이다.
  셋째로 이동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계기이다.
  상사가 이미 그를 이동시키려고 결심했지만 일단 생각이나 희망을 들어 보고
나서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고 있는 경우이다.
  어느 경우이건 입사 10년째의 베테랑이 이러한 질문을 받았다면 적신호라
생각하고 긴장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적절한 대처 문구가 있다.
  "실은 저 자신도 지금의 자신한테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무엇이
문제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지금의 위치에서 좀더 좋은
성과를 올리고 싶습니다만, 느끼시는 바를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가르침을 구하고, 자신을 계발하려 하는 자신의 의욕을 드러내라. 상사가
말하고 있는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도 성급하게 결론을 내어서는 안
된다.


    팔짱을 낀 채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는 않은가

  최 과장은 일도 잘하고, 자신 만만하며 경쟁심이 강하다. 부하에 대해서는
물론 상사에게도 자신이 생각한 것을 분명하게 말하는 타입이었다.
  그 최 과장이 새로 바뀐 부장에게 주의를 받았다. 회의석상에서 눈을 감고,
팔짱을 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별것도 아닌 것에 불평한다고 생각한 최 과장은
승복하기 어려웠다.
  "자네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되네. 적어도 남이 이야기를 할 때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듣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거만을 떤다고 오해를 사기 쉽네"
이렇게 말하는 부장에게 최 과장은 이렇게 대꾸했다.
  "저는 무슨 말이건 똑똑히 듣고 있습니다. 그것만은 자신이 있습니다"
  "자네 정도라면 내가 무슨 의도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네. 앞으로는 주의를 주는 일이 없을 테니 조심하게"
  미소지으며 타이르는 부장의 말에 최 과장도 말문이 막혔다.
  그러나 기껏해야 팔짱을 끼고 부하의 보고를 듣는 태도를 가지고 새로운
부장에게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최 과장은 납득할 수 없었다.
  당신이 최 과장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대개의 경우, 상대가 눈앞에 있다. 결국 듣는
사람의 태도, 자세는 이야기하는 사람의 시각에 강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팔짱을 끼고 듣는 자세는 이야기하는 사람의 시각에 마이너스 영향을 끼친다.
팔짱을 끼거나 눈을 감고 듣는 것이 '듣기 쉽다', '주의력을 집중하기 쉽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그것은 저항감을 느끼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어떠한 태도로 듣든, 똑똑히 듣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의사 소통이란 어떤 상황을 객관적으로 전할 뿐만 아니라
감정을 농도 짙게 동반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잘 들어 준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이야기하는 사람의 감정을 잘 받아 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상사가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얘기를 들으면 부하는 저항을 느껴서,
최소한의 말밖에 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상사는 오히려 손해를 본다.
왜냐하면 상사에게 충분한 정보가 들어가지 않게 되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상사라면 더욱 더 그렇다.
  상사이건 부하이건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a.상대를 보고, b.듣고
있다고 하는 반응을 나타내야 할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 알버트 멜라비언의 조사에 의하면 인간이 상대로부터
받는 충격 가운데 55퍼센트가 시각, 38퍼센트가 청각으로, 말의 의미로부터 받는
충격은 7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를 보더라도 이야기하거나 듣거나 할
때의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