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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기초 이론

1. 대화의 시대


    대화란 무엇인가

  우리는 대화를 나누면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리 변화되어 가는
사회를 살아가더라도 시대화 생활이 어떠한 과정을 겪으면서 변천되어 가도 사회
공동체의 속성을 떠날 수는 없는 일이다.
  대화란 누구든지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얻는 인간의 본질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와 같이 누구나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안이한 사고 방식으로
말미암아 대화의 진정한 의미를 밝혀, 더 나은 대화의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자세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현대는 대화의 시대이다.
  오늘날 우리들 사이에 쓰이는 대화가 진정한 대화로써 얼마만큼 대화다운
대화로 접근되어지고 있는지 따져 보자.
  대화는 우리에게 아주 가깝게 접근되어 있어 친근한 것 같다. 하지만 실상 그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바람직한 대화의 효과는 기대할 수도 없다. 또한 점차
대화 불통의 기분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며 인간에게는 대화가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톨스토이는 '사람들에게 말이 적으면 적을수록 기쁨은 더 많아진다'는 말을
남겼으며, 동양의 명언에도 '세 치의 혀가 다섯 자의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말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잠깐 생각해 보자.
  톨스토이의 말과 동양의 명언은 서로 상이한 내용의 말 같지만 말의 어려움과
대화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사전에서 대화란 도대체 무엇인지 찾아보자.
  '마주앉아 이야기하는 것, 회화, 대담'
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좀 더 자세한 사전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해석해 주고
있다.
  '직접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것, 또 그 말. 회화와 똑같은 의미로 쓰여지거나,
회화 가운데 다소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경우를 말하는 등 그 의미는 일정하지
않으나 보통은 특정한 개인과 다른 특정한 개인이 1 대 1의 형태로 상대하여
서로 듣고 서로 말하는 경우'
  따라서 대화는 한사람 한사람이 상대하여 행하여지는 말이다. 또한 이야기하는
쪽이 듣는 편도 되고 듣는 쪽이 이야기하는 편도 되는 것이다. 이것은 대화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이다.


    대화는 왜 중요한가

  "사람이 살지 않는 외딴섬에 어머니와 아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희망도
좌표도 없었다. 말을 상실한 10여년의 세월은 끝내 아들이 어머니를 범하는
동물적인 인간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정신분석 학자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말한 '대화론'의 한
토막이다. 오늘날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기의 사상과 감정을 주고
받는 이 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어른과 아이의 대화, 남자와 여자의 대화, 젊은이와 늙은이의 대화, 국민과
정치인의 대화 등 실로 대화야말로 시대와 역사의 호흡 속에 내일을 창조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인 것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대화가 원활한
민족은 번영되지 않은 적이 없었고, 대화를 원활하게 소통시킬 줄 알았던 국가는
부강하였으며 희망과 용기를 잃은 적이 없었음을 우리의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대화란 고통의 마찰을 완화시켜 주는 윤활유요, 희망의 등불을 갖게 하는
고함이며 '가나안'을 향한 신앙의 설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대를 '대화의 시대', '협상의 시대'라고도 한다.
  또한 우리의 일상생활을 돌아보면 하루의 대부분을 대화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가족끼리, 친구와, 직장에서, 또는 음식점에서, 쇼핑할 때 등 실로 우리
생활에 대화가 없다면 올바른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가 없다. 또한 대화를
상실한 인간사회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싸움과 폭력, 비정의 연속일
뿐이다. 이러한 현상을 강원용 목사는 그의 저서 '5분간의 사색'에서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사람이 사람으로 되는 길은 대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생각해 볼 수 없다.
인간의 근본 형식은 공동 인간성이기 때문에 인간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대화를 상실하는 때 인간은 비인간화 되어 버린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화의 상실에 있다. 시장에 가 보면 큰 목소리로 말다툼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그들은 각각 자기가 옳다는 주장만은 내세울 뿐 상대방의
이야기는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들을 줄 모르고 말할 줄만 아는 것이 곧
싸움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되며 이런 싸움은 결국 욕설과 폭력으로 번져 가기
마련이다. 이것이 대화를 상실한 인간사회의 모습이다"
  이렇듯 대화는 인간학적으로 그리고 교육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대화의 습득은 단순한 의사 표현이나 의사 전달의 수단만을 얻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사람됨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의 대화가 빈약한지, 풍부한지, 애매한지, 분명한지, 혼돈 상태에 있는지,
정리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사람됨도 역시 빈약하던가, 풍부하던가,
애매하던가, 혼돈 상태에 있던가, 잘 정리되어 있다고 하겠다. 즉 인간이 그의
내부 세계를 그의 대화를 통해서 표현한다는 점에 대화의 중요성이 있다.


    스피치의 종류

  스피치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a.혼자만의 스피치, b.상호간의 스피치, c.일방적인 스피치, d.집단 속에서의
스피치 등 네 가지로 나눈다.

  -- 혼자만의 스피치
  혼자만의 스피치는 말하는 이도 자기며, 듣는 이도 자기 자신인 경우를
말한다. 독화라든가 독백이라고도 불리워진다. 자기 혼자만의 이야기는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를 거는 것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성립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상한 자극을 받아서 한 때 흥분했을 경우에 외치는 말이다.
정신병 환자나 정신박약 증세가 심한 사람들은 '자기만의 이야기'에 빠져 버리는
수가 많다.
  '혼자만의 스피치'가 의미 있게 쓰이는 것은 언어 교육에 있어서의
지도법이라든가 또는 연극의 이른바 모노르그의 경우이다. 언어 교육에서는
말 짓기의 한 가지 형태로서 자기의 경험이나 자기의 감상을 표현하려 할 때
쓰여진다. 연극의 모노로그는 주인공의 기분이나 사상의 표현 방법으로, 또는
연극의 설명으로 쓰여진다.

  -- 상호간의 스피치
  상호간의 스피치라는 것은 개인과 서로 이야기하거나 듣거나 하는 것이
특색이다. 대화는 대부분 목적이 있기 때문에 행하여지는데 여기에는 일상적인
인사, 소개, 응대, 상담, 요담, 면접, 면담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회화라든가 좌담이라고 부르는 말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 그 자체에 사교적인
의미가 있고, 이야기를 듣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따라서 상호간의 스피치의
경우라면 상호성이 가장 강하게 느껴져야 한다. 그러므로 하나의 이야기는
반응을 일으키고, 그 반응은 또 다른 이야기를 불러낸다는 식의 진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상호간의 스피치가 잘 진행되는지 아닌지는 그 이야기를 하고 듣는 당사자
양쪽에게 모두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이야기를 잘 하는 것만이 아니라 듣는
데도 익숙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때에 따라서는 화제를 적절하게 이끌어 내야
하며, 유머를 적당하게 삽입하여 전체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 나라 사람은 회화나 좌담에 서툴다. 그것은 상호간에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진행해 나가려는 노력이 결여되어 있고, 또한 평소에 화제를
풍부하게 해 두는 준비성이 없고,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화제를 바꾸어 나가는데
둔감하며, 상대방의 입장이나 기분을 살펴 이야기의 상태를 바꾸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호의 이야기가 익숙하게 되기 위해서는 이렇듯 회화의 기법이 익숙해져야
한다. 잠시 대화의 기법을 요약해 보자.
  a. 설명하는 기법: 상대방이 잘 모르는 일이라든가, 알고 있어도
일부분밖에 알고 있지 않은 사항을 상대방에게 잘 알려주는 기법을 말한다.
  b. 설득하는 기법: 자기의 생각에 상대방을 찬성시킨다거나, 자기의
생각대로 행동시킨다는 기법을 말한다.
  c. 감명을 주는 기법: 상대방을 기쁘게 해준다거나 슬프게 해주어 깊이
감동하도록 만드는 기법을 말한다.
  상호간의 스피치는 당사자가 각각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되어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 특색이지만, 주고 받는 이야기의 내용이 협조적인 경우와 대립적인
경우가 있다.
  대립적인 경우는 서로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한다. 이때는 사고방식이나 입장,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어서 서로 상대방을 자기의 의견에 승복하도록 만든다.
이 경우에는 의논이라든가 논쟁이라는 대화의 기법이 몸에 베어 있지 않으면
자기의 의견이 올바르고 상대방의 의견은 틀리다는 식의 이야기로 되어 버려
대화의 진행이 어려워질 것이다. 이러한 대립적인 이야기에서는 상대방을
신복시키는 일보다도 상대방이 자기의 의견에 반대하지 못하도록 하고, 상대방이
자기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근거를 잃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므로
토론에 이기더라도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에 찬성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한 것이다.

  -- 일방적인 스피치
  일방적인 스피치는 개인이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하여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이 대화 방식을 독화라고 부르는 학자도 있다. 대부분
청중을 상대로 하는 강연, 연설, 강의, 설교, 보고, 발표, 공적인 인사, 테이블
스피치 등을 말한다.
  상호간의 스피치에서 그때그때 상대방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이해를 하나하나 확인해 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스피치는 상대방에 대해서 말하는 이가 일방적으로 생각하고
상대방이 이해할 것이라고 짐작하며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대다수의 듣는 이들의 얼굴 표정이나 분위기에 따라 상대방의 이해를
살피고 이야기의 상황을 바꾸어야 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하는
말하는 사람만의 판단으로 행하여지는 것이지, 상호간의 스피치와 같이 상대방이
한사람 한사람 '그것은 무슨 의미입니까?'라고 물어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일방적인 스피치에서 그 이야기의 표현법이 익숙한가 서툰가는 주로 말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듣는 사람은 듣는 사람으로서의 청취법을 지키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방적인 스피치에서는 화제나 주제의 선택 방법, 이야기를
꺼내는 방법이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방법,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법과 계획이
중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일방적인 스피치는 준비된 스피치라고 할 수
있으며 계획된 스피치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듣는 사람, 즉 청중은 말하는 이의 이야기를 모두다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야기를 시작할 때는 들어보려는 마음으로
모였지만, 이야기의 내용이 시원치 않거나 이야기하는 방법이 서툴면 이야기를
듣지 않고 엉뚱한 것을 생각한다거나 꾸벅꾸벅 졸거나 신문, 잡지를 읽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그 장소를 떠나 버리는 사람도 생기게 된다.
  이러한 일방적인 스피치는 옛부터 '웅변 또는 연설'로써 알려져 왔으며
외국에서도 대중 연설이라 하여 민주 사회의 중요한 전달 방법의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웅변조라는 특별한 화법이 행하여 지고 있고, 오늘날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화에서도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상대방의 이해와 납득을 하나하나 얻도록 이야기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정되어 있다.

  -- 집단 속에서의 스피치
  집단 속에서의 스피치라는 것은 집단 혹은 그룹이 단위가 되어 행하여지는
스피치를 말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집단으로 의견을 나누면서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토의, 회의, 협의 등으로 불리워지기도 한다. 집단 속에서의
스피치는 집단의 성질이나 그 집단에서 주고 받는 문제의 취급 방법에 따라서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토의로 대표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형식적인 회의로 대표되는 것이다.
  토의는 그룹 디스커션(group discussion)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룹의 멤버가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 그 본질을 밝히고 여러 가지 지식이나 정보,
사실이나 의견을 알려 주어 전원이 협력하여 공정한 해결 방안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따라서 토의는 공동사고하든가 협력사고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해결 방안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의 인간적 협력에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이다.
  토의도 세분화하면 자유 토의라고도 부른다. 여기에는 전원이 형식에 매이지
않고 가볍게 의논하는 원탁식 토의, 전문 사항에 대한 문제 해결이기 때문에 그
문제의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하여 강사를 중심으로 토의를 진행하는 강의식
토의,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한 연구자나 경험자를 4~5명 선택하여 이 선택된
사람들 즉 패널에 의해서 토의를 진행하고 뒤에는 참석자들에게도 발언하도록
하는 패널식 토의 등이 있다. 토의에 참석하는 사람 수나 토의의 목적에 따라서
토의의 형식이 달라져야 한다.@ff
        2. 대화의 요령


    화제와 화재

  -- 대화에는 반드시 용건이 있다
  대화에 특별한 용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만났으니 차라도
마시면서 이야기합시다'라는 경우처럼 잡담이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 대화에도 용건은 반드시 있다.
  이 말에 반문하는 사람도 없진 않겠지만 특별한 용건이 없다고 아무 볼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근황을 말한다든지, 여러 가지 잡다한 연락을 하거나 하는
식의 용건이 있을 수 있다. 잡담에는 이야기가 시작될 때까지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마음속에서 미리 준비되지 않았어도 말하는 과정에서 이야깃거리가 차츰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것이다.
  즉, 한 번의 대화에서 그것을 통일시키고 간추릴 수 있는 용건이 아니라면 그
대화는 특별한 용건이 없는 대화이다.
  비지니스에서도 이렇게 잡담을 하는 경우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뚜렷한 용건이 있어서 대화를 한다.
  용건을 대하에 있어서 전달되는 일들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용건에서 화제와
화재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화재, 즉 대화의 재료는 극히 풍부하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해 두어서는 정리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이것들을 어떤 방법으로든지 정리해 두는 것이 편리하다. 그
정리 방법으로 화제라는 것이 설정될 수 있겠다.
  대화를 하게 되면 우선 어떤 이야기의 제목이 설정되고 그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그 경우에 이야기되는 하나 하나가 대화의 재료인
것이다. 화제에는 각양각색의 크고 작은 것들이 있으며 화재도 다양하다. 그래서
하나의 대화에서 화제가 하나일 때도 있고 숱하게 많은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야기를 꺼낸다

  -- 첫 말은 형편에 따라
  회의를 하는 경우에는 보통 의제가 미리 정해져 있으며, 상담을 하는 경우에도
무엇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것인가가 대강 정해져 있다. 대화를 할 때도 미리
화제가 주어져 있다면 그 선택이나 결정에 대해서 이것저것 망설일 필요가
없겠지만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 대하자마자 곧 바로 그 화제로 들어간다고는
말할 수가 없다. 대화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인사말 따위를
생략할 수도 있겠으나 이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하며 상대방과의 관계에
따라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예정된 화제로 들어가기 전에 대화를 끌어 낸 쪽에서 먼저 말을
준비해야 한다. 보통은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하고 그 밖에 다음과 간은 짤막한
인사말을 하는 것이 좋다.
  "바쁘실 텐데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지난번에 부탁드렸습니다만, 조금 폐를 끼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인사말이 곧 용건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이것은
상대방과의 원활한 대화를 진행시키기 위해서 우선 서로가 말 장단을 맞추는
일이라고 하게다. 더구나 대화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나서 준비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조금이라도 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일은
당연하겠지만, 대화를 시작할 때까지 충분한 정보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초면의 상대방이나 잘 모르는 상대방과의 대화에서는 어떤
화제로 찾을 것인지는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날씨에 관한 화제를 곧잘 들추곤 한다.
  "대단히 춥습니다"
  "오늘은 다소 추위가 풀린 것 같습니다"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아이구, 이렇게 더워서는 못살겠어요"
  "한 줄기 쏟아졌으면 좋겠는데요"
  이런 식의 허두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어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날씨 타령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알맞는
화제를 끌어내는데 별로 어려울 것이 없겠지만, 그런 사람이라도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념해 두면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즉 사람들은 흔히들 '이야깃거리가 없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너무나 안이하고
노력하지 않는 태도이다. 이야기의 재료를 찾아볼 생각만 있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거리를 걷고 있을 때 온갖 간판이랑 광고물을 무심코
보아 넘기는 경우가 많다. 만약 구두를 사려고 할 경우라면 구두가게의 간판이
대뜸 눈에 띨 것이다. 그냥 멍청하게 보고 있으면 그뿐이지만, 문제의식이
개입되면 이제까지 보이지 않던 것도 갑자기 클로즈업되어 보여지는 법이다.
  그러나 초면인 사람이나 잘 모르는 사람의 대화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이제부터 망설이지 말고 이런 경우에는 다음 10항을 실제의 대화에 응용해 보자.
  a. 기후, 자연현상
  b. 취미, 기호, 도락
  c. 뉴스(방송, 신문, 잡지에서의 화제)
  d. 여행, 명소, 명물, 풍속, 습관
  e. 친구, 지인, 친척, 유명인의 일들
  f. 가족의 일
  g. 건강, 병, 약, 치료법
  h. 섹스
  i. 일, 직업에 관한 이야기
  j. 의, 식, 주에 관한 이야기


    화제의 선택

  -- 화제 선택시 꼭 필요한 10가지 요령
  a. 목적에 맞는 화제
  화제의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에 맞는 화제를 선택하는 일이다.
  목적에 맞지 않는 화제를 선택한다는 것은 아무리 좋은 내용의 것이라도 먹을
것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고상한 그림을 갖다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대화를 하게 된 동기, 대화의 목적에 알맞는 내용의 화제를 선택하기에 힘써야
한다.
  b. 구체적인 화제
  추상적인 이론이나 애매 모호한 화제는 듣는 이의 이해를 둔화시킬 뿐 아니라
흥미를 끌지 못한다.
  전화를 걸 때 첫마디가 '나야'라고 하는 사람을 곧잘 본다. 그것도 자기 집이
아닌 사무실에서, 이때 상대방은 '나라니요?'라고 반문한다. 이것은 당연한
반문이다. '나야'가 아닌 '김 아무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화제의 선택이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c. 일상 생활에 익숙한 화제
  일상 생활에서 항상 보고 듣는 이야기가 나오면 사람들은 친숙감을 느낀다.
  더구나 듣는 사람 자신과 관계되는 이야기일 때는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일상 생활의 이야기가 아니고 새로운 사실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흥미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암닭이 울면
재수가 있다'라고 한다면 새로운 표현에 흥미를 느낄 것이다.
  d. 시사성 있는 화제
  신문이나 잡지는 새로운 뉴스, 시사성 있는 내용이 생명이라고 한다.
  이 말은,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사건, 새로운 변화에 관심이 높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말하는 이는 진부하거나 구태의연한 이야기보다 새로운 현재 문제가
되어 있는 화제를 선택하여야 한다.
  일상 회화에서는 생각하고 있던 화제에서 점점 다른 화제로 옮겨가는 것이
보통이다. 하나의 화제에 구애되어 케케묵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대화는
어쩐지 지리해진다. 새로운 화제, 진기한 화제가 차례차례 튀어나오면 그 대화는
재미가 있게 마련이다.
  e. 유머러스(humorous)한 화제
  유머는 사람의 감정을 부드럽게 해주고 특히 긴장과 경계심을 완화시켜 새로운
주의력을 이끌어 준다.
  따라서 적절하고 알맞은 유머 사용은 대화를 한층 돋보이게 할 것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유머는 말의 주제와 관련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
또  시기에 맞고 누가 들어도 불쾌감을 주지 않는 것이라야 한다. 유머는 한번
크게 웃기고 오랫동안 침묵인 것보다는 고상한 미소가 끊임없이 떠오르는 것이
좋다.
  f. 욕망에 호소하는 화제
  인간 행동의 원동력은 욕망이다. 인간은 욕망의 만족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을 정도이다. 따라서 말하는 이는 듣는  이의 욕망이 무엇인가를 잘
분석하여 그것에 최대한 초점을 맞춘다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화의 목적이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인간 행동의 원동력인 욕망에
호소하는 화제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욕망에 호소하는 말을
노골적으로 하지 말고 고상한 명분을 내세워 은연중에 본래의 목적을 이루도록
할 것이다.
  g. 스릴(thrill)있는 화제
  사람은 평범하고 안전한 것에는 별로 주의와 흥미가 가지 않는 법이다.
  무엇인가 아슬아슬한 변화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것이다. 탐정소설이나
첩보 영화 따위에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평범하고 일반적인 화제보다는 스릴(thrill)이 있는 화제를 선택하는 것이 듣는
이의 주의와 흥미를 돋구어 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h. 경험적인 화제
  경험적인 화제는 말하는 이를 자신 있게 할뿐만 아니라 듣는 이에게는 실감과
신뢰를 준다.
  특히 자신만이 경험한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는 생생한 교훈이 되기 때문에
흥미와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i. 숫자나 통계를 제시하는 화제
  듣는 사람에게 숫자나 통계로 어떤 일을 설명한다면 그 사람에게 확신을 주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강한 인상과 확신성을 주기 위해서는 숫자와 통계를 제시하는 화제를
선택하라. 그러나 너무 많이 숫자나 통계를 쓰게 되면 오히려 듣는 사람에게
부담감을 주게 되므로 알맞게 사용해야 한다. 또한 숫자 그 자체가 추상적이므로
현실 생활과 비교하여 사용해야 생생한 감명을 줄 수 있다.
  j. 실현성 있는 화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그것이 실현성이 없다면 쓸데없는 공상에 불과하다.
  화제의 선택에 있어서도 이 실현성이 대단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지금의
대화가 특히 비평만이 아닌 대안의 제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훌륭한 사람', '존경받는 사란', '돈 많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부자가 되면 좋다는 것도 알고, 성공하는 방법도
생각해 본다. 그러나 그 방법의 대부분은 실현성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대화를 성공시키려면 비록 쉽지는 않더라도 노력만 하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는 화제를 선택해야 한다.

  -- 화제 선택시 10가지 금지 사항
  한편 일상 생활에서 쓰이고 있는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화제 선택시 꼭
생각해야 할 일반적인 금지 사항도 있다.
  10가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소개한다.
  a. 식탁에서 불쾌감을 주는 화제
  식탁에서는 불쾌감을 주거나 불결한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식사 도중에 죽은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거나 지저분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간혹 그러한 화제를 꺼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심술꾸러기도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b. 공석에서의 사담
  공적인 모임이나 격식을 차려야 할 회합에서는 개인적인 화제나 가정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출판기념회에서 거의 친하지도 않은 옆자리의 사람에게 자기 집의 증축에 관한
일을 꺼리낌 없이 신이 나서 이야기한다고 해 보자. 또 학교 육성회의 모임에서
'유치원에 다니는 우리 딸은 발레 솜씨가 뛰어나다'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듣는
사람은 괴로워질 것이다.
  c. 음식에 대한 불평
  차려 놓은 음식 앞에서 '이것은 맛이 있다', '이것은 맛이 없다'라는 식으로
불평하는 사람을 종종 보았다. 또한 '나는 음식 잘하는 곳이라면 모두 찾아
다녔기 때문에 맛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듣는 사람으로서는 맛있는 음식도 어쩐지 맛이 없는 것 같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불쾌하게 느껴질 것이다.
  d. 가십(gossip)의 이야기
  자기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남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곧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소문 때문에 커다란 오해나 심한 비극, 심각할 경우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남의 비평, 동료의 흉, 아는 사람의 스캔들을 화제로
삼는 것은 가장 위험한 것이다.
  e. 자기의 이야기만 하는 멍청이
  '내가...', '제가...'라며 자기의 이야기를 신나게 지껄여 대는 사람이
있다. 이런 이야기는 듣는 사람을 지루하게 만들고, 말하는 사람으로도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되풀이 하며 지껄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것이다.
  f. 설교나 교훈식의 이야기
  나이가 많은 분이나 지위가 높은 분은 대화를 할 때에도 자칫 젊은 사람에게
설교나 교훈을 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의 젊은이들은...'이라든가, '내가 젊었을 때는...'이라는 식으로
말해서는 듣는 이가 기분이 좋을 리가 없을 것이다.
  g. 다른 사람 앞에서의 꾸짖음
  상대방의 실수나 부주의를 화제로 하는 것은 절대로 좋지 않다. 손님 앞에서
자기의 아내를 꾸짖는 남편이 간혹 있는데 이런 남편이 간혹 있는데 이런 남편은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모두 낙제이다.
  h. 모임의 자리에서 흥미를 주지 못하는 화제
  모임에 참석한 모두에게 공통된 흥미를 줄 만한 화제를 선택해야 한다.
  몇 사람만 흥미를 느끼고 몇 사람은 전연 흥미를 느낄 수 없다면 그
모임에서의 대화는 환영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i. 파티에서 신체에 대한 화제
  신체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될 경우에는 말을 돌려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이런 이야기는 좋은 화제가 될 수 없다.
  j. 때와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화제
  쉴 틈 없이 시시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축하의 모임에서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혹은 초상집에 가서 크리스마스 파티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얼간이도 있다. 화제는 그때 그때의 분위기나 장소에 맞추어
선택해야 한다.


    화제를 바꾼다

  저 사람의 이야기는 천하일품이다라는 평을 듣는 사람이 있다. 대화에 익숙한
사람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으면 이야기의 내용이나 화법만이 익숙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적당한 곳에서 화제가 차례차례 바뀌어 멋있는 파노라마를 보는 것처럼
이야기에 끌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것이다. 대화의 명수는 화제를 적절하게
바꾸어 나갈 줄 아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해서 말하는 사람만이 화제를 적절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참가자도 화제를 바꾸어 나가는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화는 참가자 전원이 각자 마음의 창문을 열고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기쁨이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 화제를 바꿀 필요가 있을 경우
  대화를 할 때 화제를 바꿀 필요가 있을 때는 여러 경우가 있다. 그 주된
경우를 소개하면
  a. 하나의 화제가 오래 계속되어 참가자 가운데 싫증을 내는 사람이 생길 때는
화제를 바꾸도록 한다.
  참가자 가운데 몇 사람만이 열중하고 몇 사람은 대화에서 빠져나갈 경우가
있다. 그 화제에 열중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관심을 갖도록 그
대화에 끌어들이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b. 비슷한 이야기로 화제가 연결되어 그 장소의 분위기가 술렁댈 때에는 화제를
바꾸도록 한다.
  어쩔 수 없이 모인 사람들의 대화라면 이야기의 진행이 극히 형식적이 되며,
흔히 대화를 주고 받게 된다. 이런 때에는 전원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화제로 옮길 필요가 있다.
  c.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의논이나 감정적인 발언을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되면
화제를 바꾸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예로 정치, 사회문제, 인생관, 신앙 문제에 관계되는 화제라면
참가자의 사상이나 입장이 노출될 때가 많아 대화가 험악해지며 감정적인 발언이
되는 위험성이 있다. 이러한 때에는 참가자들이 의식적으로 화제를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
  d.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누군가에게 기분을 상하게 한 것 같으면 화제를
바꾸도록 한다.
  어떠한 화제가 생각지도 않은 사람에게 뜻밖에도 불쾌한 기분은 일으킨다거나,
대화시에 '이 이야기는 저 사람에게는 좋게 들리지 않았을 거야'라는 기분이 들
때가 있었을 것이다. 이런 때에는 얼른 다른 쪽으로 옮겨야 한다.
  e. 어떤 화제가 나왔는데 참가자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거나 흥미를 느끼지
않는 것 같을 화제를 바꾸도록 한다.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닌 곳에서 정치나 외교에 관한 것을 화제로 한다면 그
사람은 대화에 참가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런 때에는 얼른
화제를 바꿀 필요가 있다.
  f. 이야기가 도중에 탈선 중단되었을 때는 앞의 화제로 되돌아가도록 한다.
  어느 화제가 아직 끝을 맺지 않았는데 어떤 계기에 의해서 다른 화제로
옮겨 버리는 예가 있다. 그때에는 적당한 찬스를 보아 앞의 화제로 돌아가자는
발언을 한다. 이것은 그 화제를 꺼낸 사람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며, 그 사람에게
강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도 되는 것이다.

  -- 화제를 바꾸는 방법
  화제를 바꿀 필요가 있는 경우도 이렇게 많지만 화제를 바꾸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화제를 바꾸는 방법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a. 어떤 화제를 도입했을 때에 사용한 말투를 다시 한번 사용한다.
  예를 들면 복장과 연령의 관계라는 도입적인 말투로 시작된 화제가 어느 정도
계속되었을 때,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여 화제를 바꾸어 나가도록 한다.
  "지금의 이야기는 복장과 연령의 관계에 대한 것으로서, 이제까지 여러분께서
말씀하신 것과는 전연 다른 각도의 것인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습니다..."
  b. 필요 이상의 의논을 하려는 사람의 발언은 중지시켜라.
  상대방이 감정적인 발언으로 나온다거나, 의논을 하자는 식으로 나왔을 때에는
그 이야기를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 대화를 할 때에는 의논에 이기든 지든 별로
기분이 개운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깨끗하게 상대방의 의견이
옳다는 식으로 말하며 그 화제를 중단시키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이런 식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중단시키는 방법도 있다.
  "생각에 따라서는 반대 의견도 나오겠습니다만, 부인도 동석한 자리에서
말싸움을 한다는 것은 예의에 벗어나는 일이니 이 문제는 이 정도에서 끝내도록
하지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감정적인 기분이 고조되어 좌석의 분위기가 험악해 질 때도 있다. 그러한
때에는 레코드 음악을 들려준다거나 차를 내놓으면서 그 화제와는 아주 다른
곳으로 방향을 돌려 그 화제를 중단시키는 것도 좋다.
  c. 그 화제와 관계가 있는 어느 실제의 예를 들어 그 화제를 바꾸어 나간다.
  이때의 이야기는 그 화제와 관계는 있지만 다른 화제로 발전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만한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예비군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스라엘의
예비군에 관한 이야기로 진전되었다고 하자. 여기서 이스라엘 예비군을 계기로
다음과 같은 화제로 방향을 전환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이스라엘의 예비군이 강력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만, 그 이스라엘과 아랍
제국의 싸움은 요즘 어떻게 되었지요?"
  d. 회의에 참석한 전원이 공통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사항은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야기는 바뀝니다만, 마나슬루 등반으로 한국의 등산도 세계 수준에
달했군요. 김정섭 선생, 그 때의 장비도 국산품이 많았다지요? 그 장비에
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e. 교묘한 말씨로 그 화제를 중단시킨다.
  "저, 선생님께서는 지금 X X X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와는 좀 다른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이러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시는
것이 있으면 한 말씀 해주시지요. 궁금하군요"
  교묘한 위트로 이야기를 딴 데로 돌릴 수 있다면 그는 대화의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ff
        3. 화재의 효용


    화재를 메모한다

  대화에 있어서의 재료는 평소부터 꾸준히 모아 둘 필요가 있다. 필요로 하는
화제의 재료가 한 권의 책 속에 모두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이곳 저곳에 깔려
있기 때문에 편의상 목차나 색인이라도 메모해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책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얻어지는 가지가지 재료들도 그때그때 메모해서
정리해 두면 수시로 필요에 따라 찾아 볼 수 있어 편리하다.

  -- 노트와 카드를 이용하라
  대화의 재료를 문서화하는데는  노트 이용법과 카드 이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즉, 다른 말로 바꾸어 표현하자면 상거래에서 볼 수 있는 장부 방식과 전표
방식에 해당되는 것이다. 즉 노트는 상거래의 장부요, 카드는 전표와 같다는
논리이다.
  노트의 장점은 기재의 누락만 없다면 그 한 권으로도 충분한 재료가 될 수
있으며 분실이나 산만해질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재 사항 중에서 몇
개의 부분을 빼내어 집계를 한다던가 순서를 변경할 경우에 불편하다는 점이
노트 이용법의 단점이다.
  그리고 카드 이용법은 하나하나 떨어져 있는 카드를 여러 개로 모아야 비로소
재료로써 가치가 있는 것인데 묶여져 있지 않기 때문에 분실과 산만해질 우려가
있다. 그러나 기재 사항 중에서 필요한 부분만 빼내어 집계를 낸다든지 순서를
바꿀 경우에 편리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이 두 가지 방법을 병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요즘은 컴퓨터나 복사기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일반화되기 곤란한
것들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필요로 하는 대화의 재료를 손쉽게 모아 들여야
한다. 따라서 개인의 취향이나 성격, 혹은 주위의 사정에 따라 방법이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에 노트와 카드 중 어느 방법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기록된 재료의 선택이나 배열을 바꿀 필요가 생길 때를 착안한다면
카드 이용법이 노트 이용법보다 편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노트나 카드도 어떤 종류를 선택할 것인가를 살펴보자. 종이의 모양,
크기, 지질, 값 등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은 기재 내용, 기재 장소, 기재 상태,
이용 횟수에 따라서 달라진다. 재료 모으기가 소규모일 때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규모가 커지면 되는대로 아무 종이에나 기록해 두어서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기록의 정리, 보관, 이용에 능률의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트로 하건 카드로 하건 양식을 일정하게 만드는 것이 여러 가지로 편리하며,
긴 안목으로 볼 때 지속성도 크다.
  그러나 카드와 노트를 이용할 때에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카드는 성격상으로 보아 '1항목에 한 장씩'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긴 문장을 기록할 때에는 몇 장을 사용해도 상관이 없겠지만, 내용이
짧다 하여 한 장에 두 항목 이상을 기록한다는 것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카드의 장점을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카드는 한 쪽 면만 사용하도록 한다.
  그러나 노트는 그런 걱정은 할 필요는 없지만 각 항목의 소재를 나타내는
목차라든가 색인 따위를 붙여 둘 필요는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힘들여 모아
둔 재료를 이용할 때 찾느라고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그리고 기록할 내용도 재료 수집의 목적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달라진다. 예를
들면 참고서에 서명만 적어 두면 되는 때도 있을 것이며, 필요한 명부나
주소록을 만들기만 해도 좋은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화의 재료를
수집하는 데는 보다 많은 것을 적어 두어야 하는 때가 많다. 가령 면접 때 들었던
이야기를 적어야 할 경우 그 이야기의 요점만을 필요로 할 때도 있을 것이고, 그
사람의 말씨 등을 남겨 두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문헌을 참고로 할 때에는 그 내용의 개요가 필요하다면 자신이 요약해서 적어
두겠지만, 표현 방법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될 때에는 충실하게 묘사해 두어야
한다.
  대화의 재료에 필요한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기록해 둘 사항이 어디에서
입수된 것인지도 중요하다. 면담했을 때 들어 둔 내용만으로 충분할 경우도
있겠으나 그 정보가 누구에게서 얻어진 것인가, 또 언제쯤 어디에서 들었던
것인가 등이 그 정보의 가치 판단에 극히 커다란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다. 또
이러한 사항을 알고 있으면 그 내용의 신빙성이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누구에게 들은 이야기인지, 언제쯤의 이야기인지 그 출처가
확실하지 않는다면 신빙도의 면에서도 재료로써의 가치가 하락되고 상대방에
대한 설득력이 약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내용을 더 자세히 알아 보고
싶어도 누구에게 물어 봐야 좋을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서적을 참고로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책의 이름이나 저자 또는 재료로 뽑은
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페이지 번호 등을 기록해 두면 편리할 때가 많다.
  그리고 노트나 카드 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등의 기사나 사진 등을 오려 내어
스크랩해 둘 때에도 그것이 실렸던 신문이나 잡지의 이름과 발행 연월일, 페이지
번호 등을 기록해 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화재를 정리한다

  대화의 재료를 유효하게 뽑아 쓰기 위해서는 재료의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노력과 시간을 들여 마련한 재료가 필요할 때 이용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수집된 재료의 정리가 잘 되어 있으면 그만큼 이용도가 높아지므로
재료를 이곳 저곳에 산만하게 놓아 두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재료의 수집을
중도에 그치는 사람이 많은데 그것은 정이 방법이 나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 재료의 분류법
  대화의 재료로 모아지는 것들을 정리해 보자. a.자기의 생각을 적어 둔 메모
b. 남의 이야기를 적어 둔 메모 c.서적에서 옮겨 적은 것 d.신문, 잡지의 스크랩
e. 팜플렛 또는 리플릿 f. 프린트 류 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e.와
f.은 분류해 두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정리가 쉽다. 그러나 c.과 d.는 정리에
특히 곤란을 느끼는 것들이다.
  그래서 재료의 분류에는 노트나 카드, 스크랩북, 화일 박스, 하도롱 봉투 등이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필요로 할 때 유용하게 찾아 쓰기 위해서
도서관 같은 곳에서 채택하고 있는 십진분류법 따위가 널리 이용되기도 한다.
  또 똑같은 재료가 몇 가지 일에 쓰여질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카피를 만들어
각각 해당되는 곳에 넣어 두면 편리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분류 정리법은 그때 그때의 상황이나 개인의 여건 등에 따라
자기 나름대로 간단하고 편리한 방법을 연구 개발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실정에
따라 적절하게 정리법을 바꾸어 나갈 필요도 있다. 분류 항목별로 재료를 하도록
봉투에 넣어 그 봉투 거죽에 항목명을 배열해 놓는다거나 서적의 케이스 또는
와이셔츠 상자를 이용하는 지혜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화재를 선택한다

  -- 필요한 것만 골라라
  대화의 재료를 모을 때 그 대화에 관계되는 것은 되도록 많이 모으는 방법과
중요한 것만을 골라 가며 모으는 두 방법이 있다. 이것은 대화의 목적이나 성격에
따라서도 달라지며, 준비 기간이나 인원의 많고 적음에 따라서도 크게 차이가
난다.
  화제나 목적이 설정되고 그 대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짐작이 가는
경우에는 필요한 재료만을 골라서 모을 수가 있다. 이렇게 필요한 재료만을
모으는 중에 생각지도 못했던 재료를 찾게 되는 수도 간혹 있다. 그럴 때
이야기의 진행이나 대화의 구성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
것이며, 재료를 모을 때에는 되도록 광범위하게 생각해 두는 편이 좋다.

  -- 좋은 화재란 무엇인가?
  대화의 재료가 좋다는 것은 적절한 재료라는 말과도 같다. 적절한 재료라고
하면 대화의 목적에 꼭 필요한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자기가
하고자 하는 말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어야 하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관심을 끌어
이해하기 쉽도록 해야 하며, 서로가 어울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이것들 중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을 연구해 보기로 하자.
  우선 첫째로 확실하게 신뢰할 수 있는 것이면 좋은 재료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부정확한 재료를 사용하면 판단에 착오를 일으키기 쉬워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이나 상대방의 이해를 위해서나 출처가 분명하고
의문이 없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하는 화재가 좋은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재료는 상대방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상대방에
대해서 조사해 두어야만 할 것이다. 즉 상대방의 직업이나 취미, 가정 형편 등
신변에 가까운 것이면 좋다. 그리고 현실적이며 생생하게 움직이는 것으로써
상대방의 마음을 끌 수 있는 것이어야 좋은 재료로써의 생명이 있다.
  셋째로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과 직접 관계가 있는 것이 좋은 재료이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의 이해를 방해할 염려도 있으며 빗나간 이야기로 받아
들여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변화를 해 본다거나
상대방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리 이야기의 줄거리를 말해 줄 필요도 있다.
  이러한 대화의 재료들은 a.구체적인 실예, b.귄위자의 증언, c.통계자료
등으로 뒷받침 해 줄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감을 갖도록 추진시켜 주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진이나 도표나 모형 등의 참고물을 덧붙이는 방법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대화의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재의 선택 방법은 일반적으로 어른들과의 대화에서 적용되는
일반적인 일반적인 선택 기준이며, 어린이와의 대화에서는 그 기준을 약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와의 대화 재료

  어린이는 어린이의 감각, 다시 말해서 어린이들의 경험 범주 안에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다음은 몇 개의 항목으로 분류해서 그 구체적 기준을 삼아 본
것이다.
  a. 음악적 운율이 내포된 것:어린이들은 음악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복잡한
음악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 리드미컬한 소재를 다룬 것이면 무난하다.
  어린이들은 음율적인 표현에 의해서 자라 왔기 때문에 이것들을 대화의 재료로
하여 화제를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b. 회화적 인상을 주는 것:어린이들이 이야기에 흥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림으로 뒷받침에 주면 커다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림이 준비되어 있지 않을 경우에는 추상적인 화재를 피하고 실제로 어린이들이
눈으로 보아 온 재료를 선택하면 어린이들은 그림을 보는 듯 스스로 인상을 깊게
지우게 된다.
  c. 반복되는 것:어린이는 사건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것을 가장 기쁘게
생각한다. 어린이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두 세 번 반복해서 들려주면 반복되는
것에 흥미를 느끼며 그것을 잘 기억하게 된다.
  d. 가공적인 요소를 내포한 것:어린이들은 공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어른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상천외의 생각을 한다. 이렇듯
활발한 공상력에 호소하는 재료야말로 어린이들의 흥미를 끄는 화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도덕적인 합리성에 적합한 재료라면 더욱 효과적이지만
가공적인 불합리성이 있다고 해서 염려할 필요도 없다. 심신의 발달과 함께
그것은 자연히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에게 상상력을 풍부하게
키워 준다는 것은 위대한 발명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 재료가 단순한 것:어린이와의 대화에서 등장되는 재료는 되도록 단순한
것이 좋다. 등장 인물이 많아도 좋지 않으며 사건이 복잡하게 얽혀 나가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 중심적인 인물이 최후까지 일관하여 중심을
이뤄 나가야 하며, 또 등장 인물의 성격이 극히 단순해야 좋다. 그래야
어린이들에게 명확한 인상을 심어 줄 수가 있는 것이다.
  f. 동물을 소재로 하는 것:어린이는 선천적으로 동물을 좋아한다. 특히 개나
토끼나 원숭이 등 일상 자주 볼 수 있는 동물에 대해서는 이상한 흥미를 갖고
있다. 흥미를 갖는다기보다는 친구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어린이들과의 대화에서는 동물을 소재로 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우며 효과적인
방법이다. 동물이라면 사자도, 코끼리도, 쥐도, 개미도, 새들도 모두 좋은
대화의 재료가 될 것이다.
  g. 짧게 끝낼 수 있는 것:주의력이 없는 어린이를 상대로 하는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되도록 빨리 끝낼 수 있는 소재라야 한다는 것이다. 즉,
10분에서 15분 정도로 끝나는 이야기가 가장 좋다. 만약 여러 사지 사정으로
약간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해야 할 경우라면 두 가지 화재를 준비하여 앞의
이야기와 뒤의 이야기와의 사이에 약간의 휴식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상 일곱 가지 재료 선택의 기준은 어린이 특히 유년기 어린이들과의
대화에서 필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소년기에 해당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적절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소년기 어린이들과의 대화에서는 그들의 지능이
상당히 발달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화재의 선택도 달리 할
필요가 있다.
  a. 앞뒤가 일관된 것:소년기에는 이야기의 부분 부분이 재미가 있고도 하나의
테마가 있어야 흥미를 갖게 된다. 중심 인물이 활약하는 사건의 종말이 명료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즉 끝을 맺을 수 있는 재료를 요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의 원인과 결과가 뚜렷한 것을 화재로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b. 사실에 가까운 것:소년기에는 상당히 합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어서 터무니없는 거짓에는 배타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유년기에서 좋아하던
동물의 의인화 같은 것은 잘 받아 들여지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경멸하는
경향까지 있게 된다. 그래서 소년기에는 그들이 경험하는 현실 세계에서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어도 황당무계하게 꾸며 낸 것이라고 생각되는
화재로써는 그들에게 결코 만족스러운 대화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상당히
공상적인 재료라도 그것이 사실로써의 가능성이 있는 화재라면 소년기의
화재로써 부적당한 것만은 아니다.
  c. 극적인 성질을 지닌 것:소년기의 어린이들은 감정에 약하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것, 용맹스러운 것, 강한 것, 정직한 것, 효성심이 있는 것,
충절심이 있는 것 등 이런 재료를 소재로 한다면 이런 인간의 행위에 대하여
존경과 동경을 하게 된다. 따라서 화재로는 영웅 호걸의 이야기와 같이 극적
장면이 있는 것을 필요 조건으로 한다. 이러한 재료는 그들의 인격 함양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다.
  d.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것:소년기가 되면 주의력의 지속도 상당히 길어지기
때문에 재료의 길이도 상당한 양을 갖게 될 것이다. 짧은 재료를 가지고 오랜
시간 이야기하는데는 상당한 수완을 요하는 것이며, 또 긴 재료를 가지고 짧게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충분히 전달될 수 없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 시간이
30분 정도 걸리는 것이라야 적절하며, 길더라도 40분을 초과해서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만약 시간 형편상 1시간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있을 경우라면 일단 30분
정도에서 끝맺고 다른 제목으로 바꾸어 이야기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