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홍관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당뇨병환자에게 식이요법은 정상적인 활동을 하면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각 영양소별로 골고루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쌀과 보리의
칼로리와 성분 차이는 얼마나 될까?
당뇨병이란 소변에 당분이 나온다는 데서 이름이 붙은 병으로 혈액속의
포도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이다. 포도당은 3대 영양소의 하나인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만들어지는데 탄수화물은 우리가 먹는 밥에도 많이 들어
있다. 그런데 포도당이 우리 몸에서 이용되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고 하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인슐린은 우리 몸의 췌장에서 분비된다. 만약에 인슐린이 잘 분비되지
않거나, 인슐린이 어떤 이유로 각 세포에서 제기능을 잘 발휘하지 못하면
피속의 포도당이 이용되지 않고, 소변을 통해서 포도당이 빠져나가게 된다.
혈당이 높아지면 소변으로 포도당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이 때 소변에 물이
같이 빠져나가게 되므로 소변의 양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인슐린이 부족해서
섭취한 영양분이 이용되지 않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며, 영양분이 이용되지
않는 것을 모르고 음식물을 많이 먹게 된다. 따라서 음식물은 많이 먹는데도
불구하고 피로는 더 느끼고 체중은 빠지는 것이다.
당뇨병의 치료는 네 가지로 요약되는데 첫째는 적절한 식사, 둘째는 적절한
운동, 셋째는 약물 요법, 넷째는 스트레스의 관리이다. 이중 당뇨병의 치료에
식사가 중요한 까닭은 체중이 증가하면 인슐린의 저항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적절한 식사량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거나 뚱뚱한 경우에는 적절한 체중으로
줄이기 위해서이다. 적절한 식사요법은 단순히 어떤 음식을 줄이거나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활동을 하면서 적당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기에게
가장 알맞는 열량을 각 영양소별로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당뇨의 식사요법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내용만 설명하고자
한다. 당뇨병환자의 식이요법의 두 가지 원칙은 첫째는 자기 몸에 맞는
칼로리만큼만 제한해서 음식물을 섭취해야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음식물의
종류별로 알맞는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다.
이중 첫 번째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가 하루에 얼마만큼의 칼로리를
섭위해야 하는지를 정해야 한다. 자신이 필요한 하루 칼로리는 표준체중을
계산해서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35칼로리를 곱해주고, 활동량이 적은 사람은
30칼로리를 곱하면 된다. 표준체중은 자기 신장에 따라서 표에서 찾아보면
되지만 표가 없을 때는 간단히 자기 키(단위 cm)에서 100을 뺀 수치에 0.9를
곱하면 된다. 예를 들어 170cm의 환자라면 100을 빼서 70예 0.9를 곱하면
63Kg가 표준체중이 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당뇨환자에게 쌀밥은 나쁘고 보리밥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틀린 생각이다. 보리밥은 30p를 보리로 섞었을 경우에 70g에
100칼로리이고, 쌀밥도 70g에 100칼로리로 같다. 이 양은 공기밥으로
계산했을때 약1/3정도이다. 또한 성분에 있어서도 보리쌀(보리밥이 아님)
100g에 332칼로리이며, 탄수화물 68.4g, 단백질 10.3g, 지질 1.9g이다.
쌀(쌀밥이 아님)은 밀양살을 기준으로 했을 때 100g당 348칼로리에 탄수화물
77.0g, 단백질 7.5g, 지질 1.1g으로 큰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하면 보리밥과
쌀밥은 그 칼로리는 같으며, 그 성분은 약간의 차이밖에 없다.
다른 말로 하면 보리밥을 먹는다고 당뇨가 좋아지거나, 쌀밥을 먹는다고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보리밥과 쌀밥은 그 차이가 거의 없으며, 단지 그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면 쌀밥이건 보리밥이건 좋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당뇨병 환자의 식사요법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생각으로 '쌀밥은 나쁘고, 보리밥은 좋다' 라든지, '설탕은 나쁘지만 꿀은
자연식품이므로 당뇨병에 좋다' 라든지 '당뇨병으로 체중이 빠지니까
무엇인가를 먹어서 몸을 보해야 한다' 든가 '맥주는 나쁘지만 소주나 위스키는
괜찮다' 는 생각들을 하는데 모두 틀린 생각이다. 당뇨병에 적합한 식사요법은
단순한 소문에 따르지 말고 체계적으로 근거 있는 내용을 꾸준히 배워서 익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