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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도시의 어느 조용한 거리를 키 작은 노인이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가을 오후였다.
  낙엽들은 그에게 지나간 다른 여름들을 생각나게 했다.
  이제 이듬해 유월이 올 때까지 그는 또다시
  길고 고독한 밤들을 보내야만 했다.

  그때 고아원 근처의 낙엽들 사이에서
  종이 쪽지 하나가 그의 눈에 띄었다.
  노인은 몸고 숙여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주워들었다.
  어린 아이의 글씨체로 쓰여진 그 글을 읽으면서
  노인은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 단어들이 하나씩 그의 마음을 울렸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을 사랑해요.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이 필요해요.
  난 얘기를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니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을 사랑해요."

  노인은 눈을 들어 고아원을 두리번거렸다.
  마침내 노인은 창틀에 코를 누른 채 밖을 내다보고 있는
  외로운 여자 아이를 발견했다.
  노인은 마침내 자신에게 친구가 생겼음을 알았다.
  그래서 노인은 소녀에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들은 알았다. 그들이 그 겨울을
  웃으며 보내리라는 것을.

  그들은 실제로 그 겨울을 웃으며 보냈다.
  담장을 사이에 두고 얘길 나누고,
  서로를 위해 만든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노인은 그 어린 소녀를 위해 장난감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소녀는 노인을 위해 크레용으로 초록색 나무와
  햇빛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부인들을 그려 주었다.
  그리고 그들은 더 많이 웃었다.

  이윽고 여름이 오고 유월의 첫째날이 되었을 때
  어린 소녀는 노인에게 그림을 보여 주기 위해
  담장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노인은 그곳에 없었다.
  그리고 어린 소녀는 알았다.
  그가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래서 소녀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크레용과 종이를 꺼내 써 내려갔다.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을 사랑해요.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이 필요해요.
  난 얘기를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니 누가 이것을 발견하든지, 난 당신을 사랑해요!"
  <작자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