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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는 치료해도 소용이 없다?

송윤미
  단국의대 가정의학과

  뇌성마비 증세를 보이는 아이에게는 정상아보다 더욱 큰 관심과 자극이
필요하다. 아이를 어릴 때부터 집안에 가두거나 외부와의 결합을 막는 것은
매우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온 가족과 친지의 축복 속에 태어난 아기가 백일이 지나도 고개를 가누지
못하고 뒤집지도 못하면 젊은 부모는 근심스러운 마음으로 여기저기 물어보다가
주위 할머니로부터 "좀 늦되는 아이도 있는 법" 이라는 말을 듣고 그냥
지나친다. 그후 아기의 발달이 어느 정도 정상을 따라가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7, 8개월이 지나도 혼자 일어나 앉지도 못하고 돌이 되어도 비슷한 상태가
계속되면, 그제사 병원을 찾게 된다. 뇌성마비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게
되고 수술이나 약물로 완치될 수 없다는 말을 들으면 부모와 가족은 비탄에
잠긴다. 혹시나 다른 병원을 찾아봐도 역시 같은 진단을 받게 되어 더 깊은
절망에 빠지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갖가지 요법을 동원해 보지만
아이의 상태는 그대로이다. 이쯤되면 왠만한 젊은 부모의 재정상태는
파탄지경에 이르고 "왜 하필 내 자식이 뇌성마비에 걸려야하는가"하는 분노의
마음을 지나 심한 자책에 빠져 "내 죄가 많아서...",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 슬픔과 실의에 가득찬 나날을 보내며
치료해도 소용이 없다는 무력한 생각에 환아를 포기, 방치해 버리거나 안타까운
마음에 과잉보호하여 발달과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인 각종 감각,
운동자극을 받지 못하게 되어 뇌성마비의 증세는 더욱 악화된다. 환아의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족들은 주위 이웃들로부터 받을 멸시와 사회적 불이익이 두려워
환아를 더욱 집안에만 가두어 두게 되고 환아는 필요한 자극을 전혀 못받게
되고 점점 인간적인 삶으로부터 멀어져간다.
  이상은 뇌성마비아의 재활에 실패하는 전형적인 과정이다. 물론 이처럼
극단적인 결과를 맞게 되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뇌성마비에 대한 잘못된
태도로 인한 불행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뇌성마비아와 그 가족들이
겪게 된다. 이 아이의 부모들이 잘못 생각한 것은 무엇인지 하나씩 짚어 보도록
하자.
  첫째, "늦되는 아이도 있는 법"이라는 말을 듣고 그냥 지나쳐 버린 점이다.
아기의 발달이 늦되는 경우 생후 6개월쯤, 늦어도 돌 전에는 뇌성마비의
가능성에 대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뇌성마비아의 발달지연,
운동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감각적, 운동적 자극을 통해 정상발달과정을
경험하게 해야 하며 조기에 자극을 줄수록 효과가 좋다. 발달이 늦은 아이가
시간이 지나면 정상 발달하는 경우도 있지만 발달 지연이 심하고 근육힘이 너무
강하거나 너무 약하거나, 팔다리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인 증세를 보이면 일단
의심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방주사를 맞출 때마다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으며 6개월째에는 성장발달 정도를 진단받는 것이 좋다.
  둘째, 치료해도 나을 수 없는 병이라는 말을 듣고 일찍 포기해버린 점이다.
뇌성마비는 완치란 불가능하지만 운동발달에 필요한 자극을 끊임없이 주고
근육이 마르고 관절이 굳지 않도록 운동시키면 환아의 운동과 자세의 기능은
좋아지게 된다. 한순간에 씻은 듯이 낫게 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끈기를 가지고
조금씩 호전되어 씻은 듯이 나은 상태에 점점 가까워지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셋째,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서 환아를 집안에만 가두어 둔 점이다. 한순간에
완치가 되지 않는다고 하여 환아에 대한 재활을 포기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환아를 이웃보기에 부끄럽다는 이유로 집안에서 속박하거나 과잉보호로 환아
스스로 생활에 필요한 동작을 할 기회를 뺏는 것 역시 치명적인 걸림돌이 된다.
뇌성마비아는 정상아에 비해 훨씬 많은 감각적 자극과 운동이 필요하다.
  뇌성마비는 씻은 듯이 낫게 할 수는 없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가족과 사회의
따뜻한 관심, 꾸준한 재활치료를 하면 훨씬 차원높은 삶을 얻을 수 있다.
외국의 통계이지만 뇌성마비아 중 25p에서 30p정도는 어른이 되어 자주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어른 뇌성마비의 35p에서 50p가 직업에서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