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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방지의 첫걸음은 전식주의에 있다.

1) 불균형하기 짝이 없는 일본의 육식 문화
  내가 일본에 가서 우선 놀랐던 것은 일본인의 빈약한 육식문화였다.
  닭고기를 파는 집에 모래주머니(닭의 위)를 사러 갔더니 팔고 있기는 했으나 모래주머니 안측에 본래 붙어있어야 할 황색막이 없었다. 어찌된 일인가 싶어 물어보았더니 닭고기 파는 가게로 오기 전에 그 황색막은 이미 처분된다는 것이었다.
  "처분되다니요, 그러면 그것은 팔기 전에 모아서 약에 사용하는 사람이 있나요?"하고 물어보니
  "아니요, 아마도 버릴걸요. 기분 나쁘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라고 가게 주인은 대답했다.
  나는 아연실색하였다. 왜냐하면 내가 원했던 것은 그 황색막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닭이 철이나 돌맹이, 모래 유리조각 따위를 집어먹어도 무른 변을 볼 정도로 소화를 할 수 있게 되는 것도 다 그 황색막 덕분인 것이다. 더구나 그것은 닭 한 마리당 아주 조금밖에 얻을 수 없기에 중국에서는 한 마리분의 황색막이 닭 한 마리와 거의 맞먹는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대단히 비싸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환자, 노인들의 배가 팽팽해졌을 때 가스를 제거하기 위한 대책으로써 그것을 먹인다. 이것은 대단히 효과가 있으므로 모두들 다투어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그것을 기분 나쁘다며 버리고 있다고 한다.
  돼지의 신장도 그러하다. 이것은 일본에서도 약간은 팔고 있다. 하지만 도무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냄새가 고약하다.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도대체 어째서 이렇게 냄새가 나는 것일까 하고 의아하게 여겨 알아보았더니 처리하는 방법이 아주 잘못되어 있었다.
  잡은 돼지를 분해하여 나눌 때에 신장은 고기와 함께 곧 냉동실에 넣고 있었다. 그러니 고약한 냄새가 날수밖에.
  중국에서는 내장은 도살한 즉시 꺼내서 깨끗하게 물로 씻는다. 신장의 경우 그대로 놔두면 조직 속에 오즘 성분이 배어들게 되어 고약한 냄새가 나게 된다. 그러므로 도살하면 즉시 내용물을 물로 씻어서 뇨 성분을 뺀 후에 보관한다. 그렇게 하면 결코 고약한 냄새가 남지 않게 된다.
  일본에서는 그런 가축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전혀 없는 채로 처리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자세히 살펴보니 일본인은 고기를 먹는다고 해도 정말로 '고기' 부분밖에 먹고 있지를 않았다. 다리라든가, 머리, 귀, 내장은 거의 식탁에 올려놓지 않은 채 처분되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정말로 놀랐다.
  고기 부분만 먹고 있다는 것은 동물 속의 단백질과 지방만을 섭취하고 있다는 것으로써 다른 부분에 함유되어 있는 우리 신체에 유효한 성분은 버리고 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습관화되면 섭취되는 영양이 고르지 않고 편중되게 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에 의하여 장내 세균의 종류가 악당균이 많은 상태로 되는 것이다. 나아가서 지방대사가 순조롭지 못해져서 여분의 지방이 각 장기에 차서 기능저하를 일으키며, 가스가 차기 쉬운 체내 환경을 조성시키게 된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우리들은 생명이 있는 것을 먹으며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여기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생명이 있는 것을 희생하고 있는 것이므로 가능한한 헛되이 버리지 않도록 전부를 먹는 것, 다시 말해 전식주의,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2) 중국 식문화의 근본사상인 이류보류란
  중국에서는 오랜 식생활 전통 속에서 내장의 어느 기관이 약해진 경우에는 다른 건강한 동물의 같은 기관을 먹음으로써 보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을 이류보류라고 한다.
  가령 예를 들자면 중국에서는 환갑을 맞은 부모님에게 자식이나 손자가 돼지의 발을 드리는 것을 최고의 선물로 여기고 있다. 돼지의 발도 한 마리 당 네 개밖에 없으므로 대단히 비싼 것이다.
  그것을 사서 발목에 리본을 묶어 "아버님 혹은 어머님, 환갑을 축하드립니다"하며 선물한다. 우리의 감각으로 본다면 "이게 무슨 기분 나쁜 짓이람!"하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돼지의 발에는 다리와 허리가 약한 노인분들에게 아주 영양이 될만한 것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그것을 모두가 알고 있으므로 선물하는 것이다.
  한 마리의 돼지를 도살하여 기름과 고기만을 먹고 나머지는 기분 나쁘다며 버리는 것과 전신을 깨끗하게 먹는 것은 돼지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어느 쪽이 나을까?
  닭다리도 그러하다. 일본에서 이 닭다리는 이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상당히 비싼 물건이다. 현재는 일본에서 대만으로 수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닭다리는 망치로 두들겨 이겨서 뼛속까지 전부 드러낸 후 부글부글 끓여 엑기스를 낸다. 이 엑기스를 식히면 한천 상태로 굳어진다.
  나에게는 86세의 어머니가 계신다. 사람은 나이를 먹게 되면 가장 먼저 약해지는 것이 다리와 허리이다. 다리와 허리가 약해지면 자세도 나빠지고 두뇌 활동도 약해진다. 이 닭다리로 만든 요리 - 마치 가자미, 넙치 따위의 아교질이 풍부한 생선을 조려 국물이 엉겨 굳어진 것과 같은 것인데 - 를 만들어 먹게 되면 많은 효과를 보게 되므로 중국에서는 귀중한 요리 중의 하나로 꼽힌다.
  돼지의 콩팥(신장)도 중국에서는 쉽사리 구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산부인과 의사의 증명서를 얻어 가지고 도살장과 자택 부근의 정육점에 신청을 한다.
  예정일이 언제라고 정확하게 등록하고 나서 애기를 낳게 되면 비로소 한 쌍의 콩팥을 살 수 있게 된다. 한 마리 분의 돼지 고기를 대체적으로 100명 이상의 손님이 사가지고 간다. 그 100명중 아기를 낳은 산모가 최우선적으로콩팥을 살 수 있으며, 일반인들은 쉽사리 그것을 손에 넣을 수가 없다.
  아기를 낳은 산모라 하여도 일곱 개 이상은 구입할 수가 없다 콩팥은 산후 회복기에 허리를 튼튼하게 하고 배가 늘어지는 것을 방지하며 조여준다. 그러므로 귀중한 식품인 셈이다. 물론 잘 처리하여 둔 것이므로 냄새 따위는 전혀 없다.
  껍질, 꼬리, 귀, 내장 등은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 장점을 살려서 소나 돼지, 닭 등 그 어느 곳도 버리는 부분없이 전부를 통째로 먹는다.
  그러나 일본의 고기 소비는 먹기 좋은 살에만 한정되어 있다. 이것은 식물에 비유하자면 뿌리나 가지, 줄기는 모두 버리고 열매만을 먹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상황이나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귀중한 영양보다 오히려 질이 좋지 않은 지방 등을 많이 섭취하게 되므로 몸에 해를 끼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본인이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은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찍이 후쿠자와 유기치의 충고로 인해 일본에서 처음으로 쇠고기를 팔게 된 곳은 요코하마에 있는 나가가와 정육점이었다.
  이곳에서는 제일 처음 소를 죽일 때 사방에 금줄을 쳐 놓고 신사의 우두머리(신관)에게 기도를 부탁한 후 도살하고, 살 부분만을 떼어내고는 나머지는 곧바로 매장하고 나서 스님에게 기도를 부탁했다는 것이다.
  육식 문화가 시작된지 100년 남짓 지났으니 생산자도 그 처리방법을 잘 모르고 소비자 역시도 먹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은 무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실은 도살당하는 가축에게 미안할 정도로 귀중한 부위들을 헛되이 버리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식물이든 모든 부분을 균형있게 먹을 필요가 있다. 이것은 비단 중화요리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프랑스 요리 역시도 이 전식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옥스 테일(소의 꼬리) 등은 그들이 최고의 요리로 치는 것 중의 하나이지만 일본인은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
  동물의 고기는 각각의 부위로 잘 나누어서 전부 버리지 않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 이것을 위한 지식이나 처리방법을 공부하는 것이 앞으로의 식생활에 대한 일본인의 테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가축의 장기)
  동물부위 - 효과 있는 병
  간장 - 빈혈, 냉증, 생리불순
  위주머니 - 위확장, 위하수
  심장 - 심장질환, 냉증
  췌장 - 췌장, 췌장의 기능 저하
  꼬리 - 노인의 기립불능증
  발 - 아이들의 발육부진, 노인의 허리와 다리의 강화
  귀 - 중이염 치료
  근골 - 아이들의 발육 촉진

    3) 저녁식사에 편중되어 있는 셀러리맨의 식생활
  지금까지 가스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아침 3, 점심은 2, 저녁은 1의 비율로 식사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언급해 왔다.
  이것은 일본인의 식사방법과는 정반대이다. 식사습관이라는 것은 그 생활스타일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이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와 같이 저녁식사에 편중하는 형태의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은 비단 일본인만이 아니다. 서양인도 그러하다.
  나는 아침에 대체적으로 고기를 먹는데 어쩌다 호텔 등에 묵게 될 때는 참으로 곤혹스럽다. 호텔의 아침식사는 대개가 달걀요리와 햄이나 오트밀, 거기에 음료수가 곁들이는 정도로 어딜 가나 거의 흡사한 형태이므로 전날 미리 주문을 해 두지 않으면 아침에는 고기요리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의 자연스런 생리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볼 때, 저녁을 위주로 편중된 식사형태는 아주 잘못된 것이다.
  관연 현대인들의 분주한 모습을 볼 때, 저녁을 먹을 때 외에는 느긋하게 식사를 즐길 시간이 없다는 사정은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러한 생활 스타일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의 식생활에서는 일이 다 끝난 후에 느긋하게 맛있는 것을 먹자 하는 생각에서 아침과 점심은 아주 간단하고 영양이 편중된 것을 섭취하기 쉽상이다.
  아침에 계흭된 시간보다 다소 늦게 일어나 부리나케 준비를 하고는 뛰어나가서 곧 일에 임하고는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하는 사이사이에 뭐든지 배를 적당히 채우면 된다는 식이다.
  일을 다 마치고 저녁의 휴식시간이 되어서야 마음을 놓고 여유롭게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며 술을 마시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매일매일의 실정이다.
  식사 뒤에는 밤늦게까지 교제상 술을 마시고 즐기며, TV도 밤 늦게까지 방영되고 있다. 그것을 끝까지 다 보고 자려고 하면 아무래도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늦어지게 마련이다. 당연한 결과로서 아침에는 지각할지도 모르는 빠듯한 시간까지 잠에 취해 있어야만 피로가 풀리게 되어 있다.
  근래 30, 40년 사이에 급속도로 발달한 문명은 현대인들의 생활 스타일을 자연스런 신체의 리듬을 깨뜨리는 올빼미형으로 바꾸어 놓고 말았다. 그런 생활 스타일의 부자연화, 혹은 인공화와 인간의 심신의 황폐와는 결코 무관하지 않음도 이미 진술한 바 있다. 그러한 것들을 잘 생각하여 시대적인 조류에 휩쓸려서 자신을 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정하게 거리를 유지하면서 문명과 자연이 잘 협력하여 살아가야 한다는 자각을 갖는 것이 지금에야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녁 식사를 일찌감치 마치고 취침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일찍 잠자리에 들며,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즐기고 나서 아침식사를 충분하게 섭취한다. 밤 늦은 시간을 즐길 것인가, 아침의 이른 산책을 즐길 것인가, 굳이 따지자면 그 차이뿐이다.
  그것을 뒤바꾸기만 하면 생활스타일은 완전히 변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암과도 공존할 수 있을 만한 건강한 매일매일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4) 전식주의를 실천한 시라네 전 궁내청 차관
  전 궁내청(황실에 관한 사무를 맡아보는 관청)의 사무차관을 지냈고 퇴관 후에는 일본 적십자 이사를 맡과 계셨던 시라네 마츠스케씨가 내가 찾아온 것은 그가 72세 때였다. 당시는 식사를 하여도 금방 오바이트를 하는 상태로서 병원에서는 위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있었다.
술을 많이 마신 탓인지 간장도 나빴고 무엇보다도 그 분의 양친 모두가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시라네씨를 더욱 나약하게 만들고 있었다.
  나는 우선 식생활의 리듬을 바꾸도록 일러주고 아침은 3, 점심은 2, 저녁은 1의 비율을 지키도록 하였다.
  특히 저녁에는 간단하게 죽을 먹도록 하고 야식은 절대로 먹지 말 것을 일러 주었다. 그 외에도 생활함에 있어서 세세한 주의를 주고 한동안은 그 새로운 생활법을 실시하도록 권유하였다.
  시라네씨는 몹시 커피를 즐겨 마셨는데 나는 그것을 특별히 금지하지는 않았다. 나의 전신주의 사상의 근본은 이것도 먹으면 안되고 저것도 먹으면 안 되는 금욕적인 식사요법은 아니다. 오히려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을 모두 균형을 고려한 후에 먹도록 하자는 발상인 것이다.
  시라네씨는 서서히 식욕을 회복하였고 아침에는 그가 좋아하는 비프스테이크, 점심에는 뱀장어, 저녁에는 죽의 식사 메뉴가 아주 몸의 컨디션을 좋게 만들어 준다며 계속하여 그와 같은 식사방법을 실시하였다.
  1983년 7월의 일이었다. 나의 진료를 받으러 다닌지 20년이나 지났고, 완전히 건강을 회복한 시라네씨였으나 일본 적십자 이사를 맡고 있던 관계상, 스스로 자진하여 그곳에서 건강진단을 받고자 한 것이다.
  건강진단 전날 오셨을 때도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검사 때문에 내일은 절식을 해야 한대요"라며 웃으셨다. 그런데 검사 당일 아침에 병원에서 나에게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아침식사로 비프스테이크가 먹고 싶으니 병원으로 갖다 줄 수 없겠느냐는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물론 병원에서는 그런 일을 용납할 리 없다. 검사를 위해서 결국 아침, 점심 두 끼를 걸러야만 했던 것이다.
  그날 오후 3시 30분경, 간호원이 혈액검사를 하러 갔을 때는 시라네 씨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 97세라고 하는 고령이긴 하였지만.
  나는 시라네 씨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딸 같은 심정으로 대하고 있었으므로 그가 결과적으로는 식생활의 리듬과 발란스를 깨트린 일로 돌아가시게 된 것이므로 몹시 슬프게 생각하였다. 그냥 도저히 있을 수가 없었으므로 시라네씨의 사인을 알아보기 위해 내 자신이 그를 해부해 볼 수 있도록 일본 적십자에 의뢰하였다.
  일본 적십자의 규정에는 90세까지는 사체 해부를 할 수 있으나 그 이상의 연령이신 분에 대해서는 그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무리하게 부탁을 한 것이다. 특별히 허락을 받고 조사를 해본바, 시라네씨의 대장과 위에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그러나 상당히 오래된 암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시라네 씨는 최초에 내게 찾아왔을 때부터 이 두 부위에 암을 지니고 있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것에 의하여 일찍 죽음으로 맞이하지 않았던 것은 나의 건강법에 대한 사고방식을 완전히 믿고 따라 주며 심신의 여유를 가지고 생활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암과 공존하면서 생활하고 있었던 셈이다.
  식사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동물성 지방은 먹어서는 안 된다든가, 비타민 E를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는 식으로 신경질적으로 과도하게 의식하여 먹어야 할 것과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엄밀하게 구별할 것이 아니라 양의 균형을 고려하면서 전체적으로 여러가지 음식을 과부족 없이 섭취하는 일이다.
  시라네씨 정도의 연령이 되면 매일매일 식사의 규칙성이 더더욱 중요해지게 된다. 그것이 건강진단 때문에 깨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 연령의 분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대단히 위험스런 일이다. 나는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유감스럽기 그지없다.

    5) 일본인에게 위암, 위궤양이 많은 이유
  일본인에게는 위궤양, 위암을 비롯하여 위에 대한 병이 상당히 많다.
  최근 오스트레일리아가 제작한 일본연구의 다큐멘터리 속에서 일본인의 특성으로 일본 어린이들의 두뇌 속에 강하게 주입되어 있는 말에 '빨리'라고 하는 말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빨리 밥 먹어라." "빨리 학교 가야지." "빨리 걸어라." "빨리 하라니까." "빨리, 빨리, 빨리...!"
  나도 몇 권의 나의 저서 속에서 이것을 지적해 왔다. 빨리 밥을 먹으라고 하는 것은 옛날 군대에서 엄격하게 요구되어지던 말이었다. 군대에서는 3분 안에 식사를 다 마치도록 하라고까지 명령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지금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셀러리맨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황급히 식사를 마칠 것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위의 병이 많게 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또한 가축의 위나 장을 식용으로 먹게 되면 소화기관, 특히나 위의 점막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일본에서는 그다지 이용하고 있지 않다. 꼬챙이구이를 집에서 술 안주로 먹는 정도가 아니라 식사 속에 도입하여 이를 애용하였으면 하는 바이다.
  느긋하고 여유있게 소화액의 분비를 기다리며 위장이 음식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기 위한 준비를 다 갖춘 후에 잘 씹어서 천천히 먹고 가능한 한 위장의 부담을 가볍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도 식당을 가도 조금만 늦으면 "음식은 아직 멀었나?"하고 안달하고 초조해 하며 기다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초조해하면 위액의 분비가 과잉되어 소화액의 발란스가 무너지게 되고 소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게 되므로 더더욱 위에 가스가 생기게 된다.
  초조해 하거나 안달하는 성격은 신경성 위장병, 즉 위궤양이 생기기 쉽고 그곳에 가스가 차게 되면 위궤양의 상처가 번지게 되어 더욱 심각한 상태가 된다는 것은 이미 언급하였다.
  그런데다가 냉장고에서 갓 꺼내온 차가운 음식과 뜨거운 요리를 한꺼번에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키고 있다. 단 것, 자극이 강한 것, 매운 것, 물기가 많은 것, 기름진 것 등등의 음식을 혀끝만의 감촉을 즐기며 무질서하게 집어넣는다.
  그런데다가 위장도 쉬어야 할 시간이 되어서야 대량의 음식을 먹은 탓에 그것이 다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잠이 들고 만다. 위의 기능은 폭음 폭식을 하게 되면 극도로 저하하게 된다. 그 때문에 음식물이 오랫동안 위 속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일본인에게 위하수나 위확장이 많은 것은 그러한 식생활과 무관하지 않다. 대체로 이와 같이 위장을 괴롭히고 있으니 병에 걸리지 않는 쪽이 도리어 이상할 정도이다.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식사 전에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에 대해서는 다 잊고 눈을 감은 후 귀 맛사지를 하고 배를 뒤로 젖혀 식사를 할 자세를 갖춘 후에 식사에 임했으면 하는 바이다.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는 등줄기를 펴고, 입을 다물고 양쪽 어금니로 잘 씹어 먹도록 한다. 아주 간단한 일이 아닌가.
  또한 음식물은 가능한 한 자신의 체온에 가까운 온도를 유지해 먹는 것이 좋다. 온도의 차가 큰 것, 혹은 맛이 진하거나 자극이 강한 향신료가 너무 과도하게 들어 있으면 위의 점막이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뜨거운 카레라이스를 먹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차가운 물을 벌컥벌컥 마셔대고, 그리고 나서는 뜨거운 커피에 찬 우유를 섞어 마시는 식의 식사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병이란 식생활을 포함한 생활 전체가 만드는 것이다. 위암이 많다는 것은 위암을 발생시킬만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학의 진보는 분명 갖가지 병의 치료를 가능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병 그 자체를 근본에서부터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일상생활뿐인 것이다.
  생활의 전반에 있어서 아무런 절제도 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대로 살다가 병에 걸리면 무조건적으로 의사에게 다 맡기겠다는 식의 태도는 너무도 무성의한 것이다.
  식생활을 포함해서 생활습관이란 것은 한 번 거기에 길들여지게 되면 새로운 생활습관으로 개선하고자 마음 먹어도 참으로 고치기가 힘든 법이다.
  중요한 것은 작은 결심을 자꾸 쌓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언급해 왔던 내 나름대로의 충고를 우선 하나만이라도 실천해 보고자 결심해 보기 바란다. 가령, 오늘부터 야식을 절대로 하지 않겠다든가, 아침에는 반드시 산책을 한다든가, 무엇인가 하나 실행 가능한 것부터 실천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그러는 사이에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의 고마움을 지금까지 이상으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하면 생활 전반에 걸쳐서 여러가지 건강에 대한 사항을 실행해 가는 것이 번거롭기는 커녕 즐겁게 여겨지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1년 후, 혹은 2년 후의 독자 여러분의 생활이 자기 자신과 그리고 가족 전체의 건강을 올바르게 인식하여 좋은 생활습관을 몸에 익혀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열망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