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과 함께 찾아 온 반갑지 않은 IMF 한파는 요즘 우리들의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 게 만들고 훈훈한 인정까지 메마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국가적 어려움 속에서도 금모 으기 운동등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사랑은 가히 감동적이었다.
지난해 여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언뜻 보기에도 잘 어울리는 한 젊은 부부가 손을 꼭 잡고 진료실에 들어왔다. 이 부부는 7년간 열렬한 연애 끝에 마침내 결혼에 골인, 신혼의 단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남편의 남성(?)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아 결혼 2년 이 지나도록 부부관계 한 번 제대로 갖지 못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아내는 『처음 만난 이후 지금까지 진심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아무 런 문제가 없지만 부모와 주위 친지들이 왜 아이를 갖지 않느냐』고 자꾸 물어와 상담을 하 러 왔다고 했다.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요즘 같은 시대에도 이렇게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내심 감동을 받았다.
남편을 찬찬히 검사한 결과 기질성 발기부전으로 나타나 음경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을 권 했다. 2주 후 다시 병원을 찾은 그 부부는 수술 경과가 좋다며 흐뭇해 했다. 그 부부에게 『수술도 잘 됐고 하니 신혼여행이나 다시 한번 다녀오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하고 날짜까 지 잡아 주었다. 『선생님께서 정해준 날짜에 휴가를 내 꼭 신혼여행을 다시 다녀오겠다』 며 밝게 웃으며 나가는 그들의 뒷 모습에서 뭔가 뭉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개숙인 남성(?)은 이제 더 이상 불치의 병이 아니다. 음경내 자가주사요법이나 요도내 발 기유발제 유입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돼 있다. 심한 경우도 음경보형물 삽입이라는 수술법 으로 치유가 가능하다.
50여년 전부터 시작된 음경보형물 삽입술은 처음에는 발기가 부자연스럽고 합병증이 잦아 문제가 많았지만 의학기술 발달로 요즘은 수술 여부조차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을 정도 로 완벽에 가깝게 치료가 가능하다.
정리해고니 감봉이니 해서 가정과 사회에서 한 껏 기가 죽은 남성들이 늘면서 이에 따른 강 박관념 때문에 성기능 위축을 호소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고개숙인 우리네 남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내의 따뜻한 사랑과 이해다. 아 무리 IMF 한파가 매서워도 부부간에 따뜻한 사랑과 격려로 참고 이겨내면 몇 년 쯤 뒤에는 보다 더 큰 사랑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