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의 주나라 문왕은 덕망이 높고 올바른 정치를 베풀어 신하와
백성들이 많이 따랐어요.
어느 날 문왕이 사냥을 나가기 전에 점을 쳐 보았어요.
"오늘 사냥에서는 어떤 큰 짐승을 잡을 것 같소?"
점쟁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어요.
"오늘 점괘는 이상합니다."
옆에 있던 신하들이 깜짝 놀라 물었어요.
"이상하다니? 점괘가 불길하다는 거요?"
"그게 아니라 대왕께서는 오늘 잡으실 것은 곰도 아니요, 호랑이도 아닙
니다. 대왕을 도와 줄 큰 신하를 만날 운수입니다."
그 날 문왕은 사냥을 즐기다가 위수라는 강가에 다다랐어요. 거기에는
수염이 허연 노인 하나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어요. 문득 점쟁이가 한
말이 생각난 문왕은 노인에게 다가가,
"여보시오, 노인장! 고기 좀 잡으셨습니까?"
하고 물었어요.
"허허허, 잡기는요. 그저 세월을 낚고 있는 거지요."
다소 엉뚱한 노인의 대답에 문왕은 호기심이 생겼어요.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요?"
"지금 천하는 몹시 어지럽소. 난 여기소 이 어지러운 세상을 함께 구할
어진 군왕을 기다리며 수십 년 동안 빈 낚싯대를 드리운 채 세월을 낚고
있지요."
문왕은 그제야 보통 인물이 아님을 깨닫고 노인에게 간청했어요.
"나는 주나라 문왕으로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널리 어진 인재를
모으고 있소. 세상을 편안하게 다스릴 비책이 있으면 부디 나에게 알려 주
길 바라오."
"허허허.... 나 같은 시골 늙은이에게 어찌 그런 비책이 있겠습니까? 다른
분을 찾아보시지요."
노인이 점잖은 말로 거절하자 문왕이 다시 말했어요.
"선왕이신 태공께서 돌아가시기 전 내게 말씀하시길, 후에 반드시 성인
이 찾아와 그의 힘으로 주나라가 번성할 것이라고 하셨는데 당신이 그 성
인임에 틀림없소. 부디 사양하지 마시고 저를 도와 주시기 바라오."
그제야 노인은 낚싯대를 접고 문왕을 따라 나섰어요.
문왕은 그를 수레에 태워 궁궐로 모신 후, 그를 '태공이 바라던 성인'이
란 뜻으로 '태공망'이라 불렀어요.
이분이 바로 주나라 문왕을 도와 백성들에게 어진 정치를 베푼 강태공이
지요.
요즘 낚시광을 가리켜 '강태공'이라 일컫는 것을 강테공이 문왕을 만나기
전까지 늘 강가에 나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거
지요.